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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의혹: ‘공정’과 ‘정의’보다 계급 불평등이 문제다

검찰이 8월 27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모펀드 투자 관련 의혹, 딸의 입시 특혜 의혹 수사를 명목으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박근혜 정권을 수사하며 얻은 국민적 인기를 배경으로 일약 검찰총장이 된 윤석렬이 이 수사를 직접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다음 달 자신들의 직속상관이 될 수도 있는 (차기 대선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정권 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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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기사이고, 애초에 개인 사정으로 좀 늦게 나온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몇 가지 단상을 추가해 본다.

1. 어제 간담회를 봐도 서민층 청년들을 허탈하고 열받게 만든 문제에서 달라질 건 없었다. 그는 본질을 인정했고, 그렇게 된 것에 대한 책임은 회피했다.
2. 기레기 얘기가 나오는데, 오후 1시에 공지받고 3시30분에 시작했는데, 오히려 언론사들이 예고되지 않은 임의의 퍼포먼스를 생중계까지 해 준 것이야말로 조국 측 편의를 너무 봐 준 게 아닌가? 진행도 심문식 질문(문답을 반복 진행하며 답변에서 문제점을 끄집어내거나, 답변에 대한 반박 증거 제시하기)이 불가능해 뭔가를 끌어낼 수 없고 해명자에게 유리한 방식이었다.(활동가라면, 대의원대회 같은 데서 질의 시간에 집행부를 추궁하는 질문을 하면서 부딪치는 그런 문제.)
3. 조국 관련 기사가 수십만 건이고 황교안과 비교해 부당하다는데, 적어도 그 절반은 조국 옹호일 텐데 과장스럽다. 그만큼 현 정부가 중요한 인물로 부각시켰기 때문 아닌가? 사실 황교안과 비교하는 건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4. 오히려 과소대표되는 것은 수백만 노동계급·서민의 허탈감과 분노다. 공식정치에서든 언론에서든 이들의 불만이야말로 제대로 대변되지 못하고 있다.
5. 요즘 기레기/가짜뉴스 담론은 기성매체들의 계급적 보수성에 대한 비판 측면보다는 매체 환경의 시대적 변화 속에서 새 매체와 기성 매체 간, 즉 정치세력 간 경쟁에 (필요에 따라 선호하는 매체의 신뢰도를 높이려고) 활용되는 성격이 더 강한 듯하다. 물론 야밤에 문 두들기는 그런 행태를 옹호하는 건 당연히 아니다. 그러나 조국 논란의 본질이 거기에 있는가?
6. 계급 문제로 조국을 비판하는 건, 출신 따져 사람들을 단정하는 천박한 노동자주의(기계적 유물론)가 아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강남좌파’는 바로 마르크스의 사상적·실천적 동반자 엥겔스였다. 여기서 강남좌파 얘기가 나오는 건 계급 문제가 드러나면서 위선도 동시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천박한 개념 사용은 유시민처럼 서울대·고려대 학생 집회를 특권층의 불평 정도로 치부해 버리는 입장들이라고 본다.(그러면서도 권력자 편에 서서 마스크를 문제삼는 야비함을 보라.)
7. 문재인이 취임사에서 말한 기회의 평등은 경쟁에 참여할 기회의 평등이었다. 마르크스주의는 다른 측면에서 근본적인 기회 평등을 말한다. 자이실현의 기회가 평등하려면 그것을 위한 자원(과 자원 배분 과정)에 접근할 권한 자체가 평등해야 한다.(그것이 사회주의적 민주주의의 일부다.) 서민층 사람들이 조국 딸 문제가 합법이라도 분노스럽다고 하는 건, 본능적으로 이 점에서의 불평등을 문제삼는 것이다.(의식하든 못하든, 뭐라 표현하든) 그러니 조국을 옹호하는 이른바 진보적 자유주의 명사들이 이 점을 잘 알아채지 못하는(또는 직시를 회피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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