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빨리 시작한 박근혜 정부의 위기가 길어지고 있다. 현재 위기의 효과와 수준을 과장해서도 안 되지만, 여러모로 살펴 보면 위기인 것은 분명하다.


정부조직법 통과가 안 돼 취임 후 20일이 될 때까지 “식물정부 소리를 들었다얼마나 열을 받았는지 박근혜는 34일 대국민담화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부르르 떨었다.” 문제는 “부르르 담화” 이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성장’과 ‘안보’를 강조하는 우파 정부가, 그것도 경제와 안보 위기가 특히 두드러지는 시점에서, 경제부총리·미래창조과학부(신설국방장관·청와대 안보실장(신설) 등을 임명 못 하고 있는 것도 참 상징적이다.


북핵 위기를 띄우며 박근혜가 지하에서 “벙커 회의”를 하는데, 정작 국방부와 군 고위층은 골프장에서 “벙커샷”을 즐긴 일도 위기상의 한 단면이다.


지지율 하락과 불통 행보 때문에 집권당 내부와 우파 사이에서 불협화음도 드러났다. 우파적 인물들인 국무총리 내정자 김용준과 헌법재판소장 내정자 이동흡을 낙마시키는 결정적 공헌을 것은 우파 신문 <동아일보>였다.


이런 사태가 민주당 탓인가 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정부조직법 협상에서 줄곧 후퇴하는 양보안을 낸 건 민주당이었다. 도리어 “협박근혜”의 ‘몽니’ 행보에 부담을 느낀 민주당은 법무장관 황교안 등 문제 인사들을 인사청문회에서 모두 통과시켜줬다.


결국 박근혜의 초반 위기는 일차적으로 정치 양극화 속에서 우파 본색 드러내기가 자초한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정부조직법 통과 후에도 위기 요소들이 곧바로 물밑으로 가라앉질 않을 것이다.


박근혜의 첫 내각 후보 명단은 “걸레 경연대회”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부패 비리 복마전 에 ‘박정희 유전자’로 채워진 인물들을 대거 내놓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당선을 위한 책략으로 내놓은 ‘복지’와 ‘경제 민주화’ 구호가 취임도 하기 전에 하나씩 철회되고 뒤집혔다.


이것은 그렇지 않아도 대선에서 반우파 정서로 뭉쳤고 반감을 풀지 않고 있던 ‘48퍼센트’(대선 반박근혜 득표율)를 자극했다. 심지어 박근혜 투표층에서도 이탈이 시작됐다.


박근혜가 아무리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 좋은 일자리를 많이 … 만들겠다는 목적 이외에 어떠한 정치적 사심도 담겨있지 않다”고 해도 미래창조과학부의 방송 장악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사람이 없다.


이미 공중파 방송을 대선에 톡톡히 활용했고, 우파 언론들에게만 종편을 허가해 준 새누리당 정권 아닌가. 게다가 정보통신과 전자정부 업무 등을 통폐합하면서 국민 개인 정보들이 미래창조과학부로 집적돼 통제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또, NGO 단체인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노년 유니온’ 등은 박근혜와 복지부장관 진영을 사기죄와 허위사실공표죄로 고소했다. 통치의 정당성에 문제제기를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가 새누리당을 거수기 취급을 한 것도 악수가 됐다. 대신 박근혜가 택한 것은 대국민 직접 호소 방식의 여론 몰이였다. ‘부르르 담화’가 바로 그것이었다.


그러나 대선 투표층에서조차 ‘속았다’는 말이 오는 상황에서 이 작전은 성공할 수 없었다. 복지장관이 ‘복지 공약은 선거 캠페인용’이라고 하는 상황에서 ‘새 정부를 야당이 정략적으로 발목 잡고 있다’는 말이 먹히겠는가. 오히려 유신 선포식 같았다는 비아냥만 들었다.(물론 민주당은 겁을 먹었고, 인사청문회에서 모조리 양보하는 선물을 내줬다.)


오히려 국회를 완충지대로 이용하는 책략을 피하면서 도리어 새누리당만 무력해졌다. 오죽하면, 떠오르는 실세 측근인 국가미래연구원장 김광두마저 “직접 나서면 보좌하시는 분들이 타협을 하거나 좀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낼 룸(공간)이 전혀 없어진다”고 한탄했을까.


결국 박근혜의 ‘몽니’ 행보는 민주당을 끌어들여 ‘국민적’(여야) 합의 방식으로 처리하는 대신 날치기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산 넘어 산’이라고 이번엔 ‘국회선진화법’이 발목을 잡았다.


이 법은 지난해 총선에서 패배할 것을 우려한 박근혜 새누리당이 ‘날치기와 몸싸움을 막자’며 18대 국회에서 만든 것이다. 민주당과 진보정당이 과반수가 되는 국회를 견제하려던 법이 박근혜의 날치기를 막고 있는 것이다결국 정부조직법 날치기를 하려면 국회선진화법 개정 날치기부터 해야 하는 신세다.


그래서 집권당 내분도 있다. 최고위원회는 “소수에 의한 국회 지배를 보장하는 것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경하게 말하는데, 일부에선 “자기가 낳은 자식이 좀 어눌하다고 해서 의사에게 내 자식인지 아닌지 판정을 해 달라고 하는 꼴”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물론 지난 5년간 봤듯이 집권당의 당내 분열은 주요 변수가 못 될 것이다. 오히려 집권당과 행정관료, 또는 국가기구간 갈등으로 표출되는 것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 물론 아직 그 정도까지 위기가 진척된 것은 아니다.)


사실 많은 경우에 부르주아 정당과 언론들 사이에는 임기 행정부에게 협조해 주는 불문율(“허니문) 있다. ‘그들만의 리그’다운 신사협정인 것이다. 또 임기 초에는 공약 이행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도 대체로 올라간한다.(투표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기대를 보내게 되므로) 박근혜는 역대 최강의 보수대연합이 밀어준 정부였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가 임기 초부터 지지율 하락과 집권당 이완 상황이 벌어진 배경에는 경제 위기와 동아시아 긴장 고조 상황이 있다. 이것은 박근혜가 선택한 환경이 아니다. 지금 객관적 정세를 규정하는 가장 근본 요소라 할 수 있다. 


우선 경제 위기 조짐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1퍼센트대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런 낮은 1분기 성장률은 1998년이나 2009년처럼 큼지막한 경제 위기 때 말고는 기록한 적이 없다.


또 용산 개발 사업이단군 이래 최대 헛삽질 것도 위기의 심각성을 보여 아니라 경기 폭락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게다가 북한 실험 이후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급속히 고조됐다.


이런 상황들이 박근혜를 밀어줬던 반동적 지배자들을 조급하게 만들고 있다. 핵심 기반이 이런 상태니 박근혜도 취임 초에 이런저런 민심잡기 쇼를 벌일 정치적 수단이 줄어들었다.


결국 경제 위기 조짐, 안보 위기를 배경으로 정치 양극화가 깊어지는 정치 환경 속에서 박근혜 본인도 더욱 신속하게 측근과 핵심기반에 의존하는 것으로 기울게 될 것이다. 정당성의 위기가 커질수록 인사와 통치 방식의 우경화는 갈수록 선명해질 것이다.


벌써 안보 위기를 이용한 통합진보당 마녀사냥 조짐이 벌어지고 있다. 박근혜는4대악 근절 내세우며법과 질서 통한 권위주의 통치 방식을 강화하려.


물론 최근 이마트 압수수색과 재벌 세무조사 등으로 ‘경제 민주화’ 같은 포퓰리즘 언사도 다시 동원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곳도 아닌] 공정거래위원장에 재벌 앞잡이 김앤장의 변호사 출신을 내정한 것이야말로 본심 아니겠는가.


그래서 박근혜 정부의 앞날은 ‘반동’과 ‘동요’가 주요한 특징이 것이다. 대중의 불만이 조직된다면, 집권당은 서로 부패를 폭로하며 분열할 있다.


세계경제 위기와 동아시아 군사 긴장 고조가 국내의 경제·정치 위기로 옮겨오고 있다. 반제국주의·반자본주의·반우파·노동자 투쟁이라는 기치 아래 주장과 행동을 배치하는 것이 중요한 까닭이다. 


박근혜의 정치 위기를 ― 노동운동의 사기 회복에 도움이 되도록 ― 줄기차게 폭로하고 활용하면서 싸울 태세를 갖춰야 한다.



4·24 재보선과 안철수, 그리고 진보


예상보다 빨리 찾아온 박근혜 위기 때문에 4 재보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결과에 따라 박근혜의 임기 위기가 심해질 수도 있다.


의도치 않게 박근혜의 위기를 촉발한 구실을 했지만, 민주당의 ‘발목 잡기’는 여전히 어정쩡하고 수줍다결국 첨예한 정치 양극화 속에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민주당 모두 지지율이 하락했다. (반새누리·비민주당 지대의 공백이 커졌다는 뜻)


이처럼 행정부와 국회 모두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정치 앞세운 안철수가 4·24 재보선 출마를 선언했다반박근혜 비민주당 층에서 정치적 공백이 생기자 안철수가 이를 메우려 나온 것이다.


게다가 정치 양극화가 가속화하면, 양극화를 봉합하려는 경향도 생기게 마련이다. 안철수는 정부조직법 협상에서제발 빨리 협상해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정치 하라고 주문한다.


그럼에도 공식정치에 대한 거대한 불신과 반새누리 비민주당 진영의 공백 때문에 안철수가 부상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양극화 봉합노선이 대안이냐 하면 그렇지 않다. 정부조직법에 관한 언급처럼 모호하기 그지 없다.


그는 기성 정치에 ‘비전과 대안이 없다’고 비판하지만, 정작 ‘고통 분담을 위한 제살 깎기로서 국회의원 정수 축소’ 말고는 별 다른 “새 정치 비전”을 내놓은 바도 없다오죽하면, ‘안철수의 새 정치는 안철수 본인의 당선 말고는 없다’는 비판이 나오겠는가.


게다가 서울 노원병 선거구에 출마하면서 부당한 사법 탄압으로 이곳의 의석을 뺏긴 진보정의당과 노회찬 대표에 대한 진지한 배려도 없었다. 그가 진보정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 주는 사례


반새누리·비민주당 정서의 오른쪽 정도에서 양극화 봉합을 추구하려는 것이다. 이런 행보들은 안철수 정계개편이 박근혜 정부의 실패에 대비한 지배계급의 플랜B 구실을 수도 있다는 보여 준다.


진보정의당 노회찬 대표는 “새 정치를 하겠다고 했으면서 지금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회의원 한 번 해보려는 것처럼 움직인다”고 안철수를 직격 비판했다.


결국 4·24 재보선 국면은 진보정치 세력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새누리 비민주당 층에 정치적 공백이 있다는 것이고, 이 층의 왼쪽을 대변할 정치 구조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말이 뜻하는 바는, 지금 이런 논의가 아직 무대에 오르지 않았지만 내년 지방선거 전에 조만간 문제가 제기될 거라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런 흐름에서 원칙있는 단결과 급진적 대안을 대변할 축을 단단히 세우는 것이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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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은 새로운 경제 위기가 다가오는 전조 속에서 치러지고 있다.


투표를 앞두고는 노골적으로 말하지 않고 있지만, 기성 친자본주의 정당의 누가 당선돼도 어떤 형태로든 경제 위기 고통전가 정책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아직 결과를 예단할 순 없지만] 유독 박근혜가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는 상황이 적지 않은 이들에게 불쾌감과 불안감을 주는 이유는 무엇인가.


박근혜는 18년간 독재 정치로 한국 정치를 피로 물들여 왔던 박정희의 딸이자 그 정치의 계승을 목표로 하는 반동적 우익이다.


박근혜는 유신체제에서 이미 정치활동에 참여해 독재 권력을 누렸던 자다. 박정희가 죽은 뒤에는 전두환 정권의 비호 아래 박정희가 강탈한 재산을 물려 받아 호위호식하며 살아온 자다.


그는 야당 시절, 국가보안법, 사립학교법 같은 가장 기본적인 민주 개혁조차 “국가정체성에 어긋난다”며 극렬하게 반대해 왔다. 이명박이 추진한 부자 감세, 각종 사기업화, 기업의 공익적 규제 완화 정책 등은 박근혜가 2007년 내세운 ‘줄푸세’의 연장선이었다.


지금 박근혜 주변에는 군사독재 시절의 옛 영광을 그리며 사는 특권층 늙은이들과 1퍼센트 자본가들이 줄을 서고 있다. 전두환과 김영삼, 이건희와 정몽구, 방일영 등이 박근혜와 손을 잡고 있는 것이다.


저들은 경제 위기 고통전가 정책에 저항할 노동자운동을 단속할 권위주의적 우익 정부가 필요하다고 여긴다.


바로 이것이 바로, 올라가진 못해도 내려가진 않는다는 박근혜 40퍼센트 지지율의 실체다. , 경제 위기와 저항에 대비해 똘똘 뭉친 1퍼센트 특권 우파들의 결집, 보수대연합이다.


물론 박근혜가 이긴다고 해서 박정희·전두환 체제를 곧바로 되살릴 순 없다. 그런 일을 허용할 만큼 노동자운동의 조직과 의식이 후퇴하거나 훼손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보수 대결집과 낮은 투표율 덕분에 당선한 정권은 오히려 취약한 기반 속에서 반동적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모순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박근혜가 집권하면, 당분간 우익들이 더 자신감을 얻어 더 반동적 목소리를 높일 것은 분명하다.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 우파 정책이 면죄부를 받았다고 우기면서, 반민주·반노동 공세에 더 성마르게 나서고 싶어할 것이다. 저들은 이명박 정부 5년을 그런 기회로 삼으려고 부단히 노력해 왔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박근혜의 집권에 반대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우리는 박근혜 집권을 저지하고 싶어하는 수백만 대중과 수십만 노동자들의 염원에 공감한다


노동자들은 박근혜 당선 후 반동적 우익들의 환호성을 듣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쉴 것이다


이런 정치 양극화 때문에 1퍼센트 특권층과 보수 세력이 박근혜로 집결하는 만큼, 그 반대편에서도 그런 결집이 이뤄지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지금 선거에서 박근혜에 맞선 결집은 진보정치세력이 아니라 민주통합당의 문재인에게로 이뤄지고 있다. 노동자들의 염원이 뒤틀리고 굴절돼 정치 양극화가 부분적으로 왜곡되는 것은 현재 선거 구도에서 문재인이 유일하게 박근혜를 낙선시킬 후보로 돼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과 박근혜의 확장성 한계가 불러온 위기가 여러 차례 왔는데도, 박근혜 대세론이 끈질기게 살아남은 것은 민주당의 한계와 진보정치세력의 분열과 약화 때문이다.


우선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이전 10년 동안 정리해고를 도입하고 비정규직을 늘리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한미FTA를 추진했고, 명분없는 미국의 전쟁에 군대를 파병했다.


기업과 부자에게 세금을 깎아주기 시작한 것도, 새만금 등 각종 환경파괴 개발 정책을 대규모로 추진한 것도 민주당 정부였다. 제주 해군기지에서 삽을 뜬 것도 그들이었다.


문재인은 딱부러지고 선명하게 이런 과거와 내용에서 단절하겠다고 약속하지 않는다. 민주당은 “이명박근혜 정권을 심판하자”면서도 새누리당과 합의해 진보정당을 국회 운영에서 배제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새누리당과 달리 민중운동과도 어느 정도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지만, 그 뿌리는 명백히 친자본주의 정당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 이런 약점과 과거의 기억 때문에 그들은 반박근혜 정서를 가진 젊은 세대에서 충분한 지지를 끌어모으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진보정치세력이 분열·약화하면서 이런 상황에 제대로 된 선거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에 있다. 민주노총도 정치방침을 결정하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조직 노동운동이 분열해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금 진보 후보들은 많아야 1퍼센트대 지지율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노동자들이 불가피하게 떨떠름한 심정으로 문재인을 지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문재인에게서 어떤 희망을 발견한다기보다는, 최선의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를 보고 싶지 않아서,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한다는 심정인 것이다.


미국 역사가 하워드 진은, 주류 양 당 사이의 사소한 차이가 노동자·민중에게 의미있는 차이가 되는 경우는 아래로부터의 투쟁이 진정한 압력을 권력자들에게 행사했을 때라고 충고한다.


무엇보다 다가오는 경제 위기 고통전가 공세에 맞설 투쟁을 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시기와 방식은 다르더라도 친자본주의 정당의 후보들이 집권하면 내핍 정책과 공격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이미 이명박 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복지를 삭감한 긴축 예산으로 짜 놨고, 레임덕 속에서도 공공서비스의 사기업화 정책을 추진할 기반을 닦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아마 박근혜가 집권하면 좀더 빨리 더 노골적으로 공공부문 공격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이 자신감있고 강력한 것은 아닐 거라는 것과 그들의 계급적 처지 때문에 반동적 공세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모순되는 것이 아니다. 


문재인은 자신이 어떤 사회적 염원 속에서 집권했는지 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심스러워 하며 사회적 협약을 맺자는 방식으로 [사실상은 고통전가인] ‘고통분담’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낙선한 우파의 신경질적이고 반동적 압박에 얼마나 일관되게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바로 이런 점들 때문에 박빙의 상황 속에서 박근혜와 문재인 둘 다 99퍼센트 대중을 위한 시늉뿐인 개혁에 대해서조차 점점 말을 아끼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철탑 농성과 경고 파업, 쌍용차와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고공 농성은 이처럼 대선에서 주류 후보들이 진정한 진보 의제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목소리를 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노골적으로 자본주의를 방어하는 후보보다 자본주의 체제를 반대하거나 이의제기하는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원론적으로 더 좋은 일일 수 있다. 실제로도 이정희, 김소연, 김순자 후보는 지금 훌륭하고 통쾌하게 노동운동의 대의와 투쟁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나는 진보 독자 후보들의 목소리에 공감하고, 이들에 대한 투표 심정을 이해한다.


그러나 진보진영이 분열한 탓에, 선거에서 이들의 존재감이 너무 미약하다. 현대차, 쌍용차 노동자들의 투쟁이 광범한 사회적 지지를 받고 있는데, 이런 지지를 1퍼센트도 안 되는 득표로 대표한다고 말하기는 좀 곤란하다.


1997년과 비교해도 당시 권영길 후보는 민주노총 위원장이었고, 연초에 정권을 강타한 대중파업의 지도자였다. 자신감을 갖고 민주노총은 독자 후보 출마를 공식 결의했다. 그렇게 해서 민주노총 조합원 3분의1 가량이 권영길 후보에게 투표했고, 여기에 상대적 소수의 진보 대중의 표가 합쳐진 것이 30만여 표였다.


이 표는 충분하지도 않았지만, 누가 돼도 독자 정치세력화를 가겠다는 일종의 종자돈이 됐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 진보 후보는 분열돼 출마한 탓에 어떤 후보도 그런 득표에 한참 못 미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투표로 분열하기보다 투쟁에서 단결하는 입장을 채택하는 것이 더 낫다. 우리 모두 다음 정권에서 투쟁을 조직하는 데서 함께할 사람들이다. 진보 후보들은 선거 영역과 달리 투쟁을 조직하고 건설하는 데서는 훨씬 더 큰 능력과 영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경제 위기 고통전가 공세에 대비한 ‘투쟁 태세 갖추기’를 투표의 주요 목적으로 해야만, 박근혜가 당선하는 최악의 경우에도 다소 더디더라도 우리가 향후 투쟁 건설을 위한 영햘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런데 조직 노동자들 다수가 문재인이 내키지는 않지만, 박근혜가 되는 꼴은 보기 싫다고 말한다. 노동자를 구속하고 해고한 민주당 정권이지만, 문제는 그 반대편에 노동자를 고문하고 학살한 정권의 후계세력들이 모여 있다. 


그러므로 박근혜가 되건 문재인이 되건 똑같다고만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중요한 것은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전개하는 데서 노동자들의 의식, 계급의식에 어떤 상황이 유리한가다.


대다수 노동자들은 박근혜 당선으로 반동적 우익과 자본가들이 기뻐하고 의기양양해 하는 모습을 보지 않은 것만으로도 안도할 것이고, 이는 투쟁 태세를 갖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2012년 대선에서는 “아무런 환상 없이 문재인에게 박근혜 반대 투표를 하자, 그리고 누가 되든 투쟁을 준비하자!”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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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말한 이정희 후보를 비난하는 우파

99퍼센트의 입을 막으려 하지 마라




“지지율 0.7퍼센트 후보에 휘둘린 TV 토론”(<동아일보>)

“판 깨러 나온 지지율 0.2퍼센트 후보”(<조선일보>)

“이정희가 다망쳤다” (<한국경제>)


12월 4일 18대 대선 TV 토론회를 마치고 난 뒤, 우익들이 광분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우익들의 지도자인 박근혜를 그로기 상태가 되도록 몰아붙였기 때문이다. 


박근혜 선대위 대변인 박선규는 “소중한 자리를 실망의 자리, 어쩔 수 없는 탄식의 자리로 만들어 놓았다”고 불평했는데, 실망과 탄식의 주인공이 ‘국민’이 아니라 [자신들의 지도자가 속절없이 모욕당하는 걸 지켜 본] 1퍼센트 부패 우파들이라면, 사실 틀린 말이 아니다.

 

우파가 노골적으로 방송 장악까지 해가며 감추려 했던 지배계급의 추악한 실체와 가려왔던 악행들이 너무도 속시원하게 똑똑히 폭로됐기 때문이다.  



<한겨레> 만평.



이정희 후보는 토론 시작부터 기성 정당 후보들이 외면하는 진정한 노동계급의 의제들을 거론했다. 쌍용차 해고자 투쟁, 제주 해군기지에 반대하는 강정마을, 용산 철거민 참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공 농성, 한미FTA 폐기 등.


특히, 발끈한 ‘행동하는 앙심’ 박근혜가 ‘애국가’ 논란으로 역겨운 색깔론 공격을 폈을 때, 이정희 후보의 반론이 압권이었다.


“충성혈서 써서 일본군 장교가 된 다카키 마사오[각주:1], 누군지 알 것이다. 한국 이름 박정희. 해방되자 쿠데타로 집권하고 한·일협정을 밀어붙였다. 뿌리는 숨길 수 없다. 친일과 독재의 후예인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한미 FTA를 날치기 통과해서 경제주권을 팔아먹고서 애국가만 부르면 용서가 되는가.”[각주:2]


또, “전두환 정권이 박정희가 쓰던 돈이라며 6억 원[각주:3] 줬다고 스스로 받았다고 했지 않은가, 당시 은마아파트 30채를 살 수 있었던 돈 아니냐”고 일갈한 것도 훌륭한 폭로였다. 연타를 맞고 멘붕에 빠진 박근혜가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약속을 얼떨결에 해야 할 정도였다.


이정희 후보는  “재벌과 권력의 유착이 권력형 비리의 핵심”이라며 “삼성 장학생이 참여정부 집권 초기 장악했다는 말 있다. 삼성장학생인지 아닌지 검증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고위직에서 제외시킨다는 약속을 하라”고 문재인도 압박했다. 


이런 이정희 후보의 활약은 2002년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TV 토론에 나와 “한나라당은 IMF당, 민주당은 정리해고당입니다. 한나라당은 부패원조당, 민주당은 부패신장개업당입니다” 하면서 지지를 얻었던 일을 떠오르게 한다. 


당황과 분노를 어쩌지 못하고 있는 <조선일보>는 이정희 후보가 “남쪽 정부”라고 표현한 것을 놓고 또 종북 색깔론을 펼쳤는데,  자신들도 지난해 6월 2일치 사설에서 “남쪽 정부”란 표현을 세 번이나 반복한 것이 드러나면서 꼬리를 내려야 했다. 


결국 새누리당과 우파의 광분은 “첫 대선 TV토론의 주인공은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라는 <PD저널>의 긍정적 평가를 거꾸로 확인시켜주는 것일 뿐이다.


이정희 후보가 대변한 진보 의제와 통쾌한 폭로는 사실 왜 독자적 진보정치세력이 필요한지 보여 준 훌륭한 증거라 할 수 있다. 또 진보세력이 의회나 선거 연단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모범 사례를 보여 준 것이다. 


그날 TV 토론에서 이정희 후보가 없었다면 쌍용차, 현대차, 강정의 억울함과 분노를 누가 대변할 수 있었겠는가? 억눌리고 빼앗겨 온 99퍼센트의 목소리를 어디서 들을 수 있었겠는가!


다카기 마사오


토론회 직후에 “다카키 마사오”와 “전두환 6억”이 검색어 1,2위에 오른 것은 이런 폭로와 비판이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한겨레> 정영무 논설위원은 이를 두고 “당연히 모든 유권자의 검증을 받아야 하지만 그만큼 드러나지 않았음을 반증한다”고 옳게 지적한다. 정 위원의 평가대로 “점령군에 장악된 방송의 마이크를 잠시 탈취한 잔 다르크 … 이정희 후보는 이미지를 조작하는 바보상자와 그 배후세력에 진실의 어퍼컷을 날린 것”이다. 


이는 박근혜가 우파 결집에 충실하면서 명실상부한 보수대연합 후보로 서고, 안철수의 압박으로 문재인이 오른쪽을 기웃거리면서, 밋밋하고 재미 없는 선거로 가던 대선 국면에 새로운 활기가 생겼다는 뜻이다. 


주류 후보들이 제대로 자신들을 대변하지 않는 것 때문에 ‘그 놈이 그 놈’이라는 냉소 속에서 대선에 흥미를 잃어가던 젊은 세대가 ‘다까끼 마사오의 딸이 여왕으로 등극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반우파 정서의 청년 세대가 “여자 1호는 여자 2호가 무섭다”, “6억씩이나 받고는 오빠가 다 늙어서 29만 원으로 산다는 데 돌봐주지 않나?”는 식으로 박근혜를 비꼬며 즐거워하는 것을 보라.  


바로 이런 효과 때문에 새누리당은 여론조사 15퍼센트 후보만 TV 토론에 나오게 하자는 속칭 “이정희 방지법”을 만들겠다는 역겨운 제안을 전광석화처럼 하고 있다. 2차 TV토론에서는 ‘환경’ 주제를 슬쩍 빼버렸다. 4대강과 핵발전으로 공격받을까 봐 선수를 친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대형마트 규제 법안 등에 굼뜨기 그지 없고 가로막기 급급했던 것과 천양지차다. 날치기 속도전이라도 펼치려는 것인가. 자기 지도자를 보위하려고. 쓴소리 막으려고 법도 뚝딱 만들어낼 수 있다는 그 마인드야말로 ‘유신 마인드’ 아니겠는가.(오죽하면 3자 출연 TV 토론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겠는가.)


그런데도 우파 뿐 아니라 자유주의 세력과 진보진영의 일부조차 이정희 후보의 활약에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예컨대, <한겨레> 사설은 “이 후보의 거친 토론 방식이 오히려 보수층 결집의 효과를 거두었다”며, “유력 대선주자 두 명이 … 진검승부를 벌이는 미국 대선토론회를 … 언제까지 부러워하고만 있어야 하는가”라며 진보 후보의 TV 토론 배제 압력에 호응하고 있다. 


유시민은 “거친 표현”이 “정상적이진 않았다“며 “이런 방식이 과연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을 얼마나 떨어뜨릴지 의심스럽다”며 <조선일보>가 기특하게 여길 말만 골라서 하고 있다[각주:4]


이미 박근혜의 높은 지지율이 보수대연합의 결과로 형성돼 있는데, 새삼 보수층 결집을 걱정하는 것은 우습다. ‘박근혜 쪽이 사실은 몰래 좋아하고 있을 것’이란 것도 말이 안 된다.


눈이 있다면 지금 우파가 답답하고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라는 것을 얼마든지 알 수 있다. 

지금 보수 대결집으로 형성된 박근혜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것은, 반우파 청년들의 열정을 불러일으켜 이들의 투표율을 높이는 것으로만 가능하다. 


우파와 박근혜에 대한 이정희 후보의 날선 공격이 문재인의 존재감을 약화시켰다는 비난도 우습다. 공평하게 시간이 주어지는 토론회에서 존재감이 사라졌다면, 자기 탓을 해야지, 누구 탓을 하나. 


사실 문재인의 박근혜 비판과 대안이 별 새롭지도 않고, 날카롭지도 않기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문재인은 박근혜와 덕담이나 주고 받다가 이정희를 오른쪽에서 압박하기도 했다. 


토론회 다음날 <리서치뷰>와 <오마이뉴스> 조사를 보면, 문재인 후보 지지층의 30.8퍼센트가 이정희 후보가 가장 토론을 잘 했다고 지목했다. 문재인이 자기 지지자조차 만족시키지 못한 것이 문제인 것이다. 


오히려 이정희 후보의 박근혜 공격으로 박근혜가 이기기 쉽던 대선 구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젊은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들썩이기 시작한 것이다. 저들이 강요한 명망성과 엘리트주의적 품격론의 룰 따위에 얽매이지 않은 덕분이다.) 


이정희 후보도 유시민 세력과 민주노동당의 통합을 주도하는 등 진보의 정체성을 훼손하던 때가 아니라 독립적인 진보의 목소리를 대변했을 때, 지지를 받는다는 사실을 새겼으면 한다. 


이정희 후보가 다음 토론 때는 이 추운 겨울 칼바람을 맞고 있는 쌍용차, 현대차, 용산, 강정의 절절한 목소리와 피눈물을 더욱 생생하게 전하며, 박근혜를 또 한 번 ‘멘붕’시키기를 기대한다.


※ <레프트21> 온라인 기사로 살짝 축약해 실렸습니다. 추가 박스 기사도 있으니 방문해서 보세요. 

바로가기 


  1. 박정희에겐 일본 이름이 하나 더 있다. 만주군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육사로 편입할 때, 더 일본식인 오카모토 미노루라는 새 일본 이름을 썼다. [본문으로]
  2. 솔직히 한국은 국민의례가 지나치다. 웬 스포츠경기를 보러가서도 국민의례를 해야 하는 건지, 아는 사람 손 들어보시라. [본문으로]
  3. 박정희의 비밀 금고에서 나온 돈이라고 한다. [본문으로]
  4. 유시민은 본인이 야권 단일 후보로 나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점잔 빼다가 김문수에게 졌다. 유시민이 사실상 지휘한 노무현 고향 김해을 재선거서도 김태호에게 졌다. 1997년엔 김대중필패론을 책으로까지 내며 조순을 밀었다. 이미지와 달리 유시민의 판세 분석은 취약하기 짝이 없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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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개원 합의는 19대 국회의 미래를 미리 보여 주는 듯하다.


유혈 낭자한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신군부 일당의 일원이던 강창희를 국회의장으로 ‘모시기’로 합의한 자들이 진보정당 의원들의 ‘국가관’을 심사하고 제명하자는 것이다. 


선거 부정 때문에 자격 심사를 한다는 핑계는 위선일 뿐이다. 이번 총선 당선자 중 82명이 선거법 위반으로 입건됐는데, 압도 다수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소속이다. 그런데도 입건도 되지 않은 이석기ㆍ김재연 의원만 ‘부정한 자격 취득’이라는 것은 역겨울 뿐이다.


심지어 새누리당은 돈을 주고 당원명부를 입수해 당선한 의원이 다섯 명이나 된다고 알려져 있는데도, 이런 자들에겐 의원직 박탈의 ‘박’자도 꺼내지 않고 있다. 


이런 양 당이 나머지 합의 사항 ― 이명박 불법 사찰과 내곡동 사저 의혹 등 각종 권력형 비리에 관한 국정조사와 청문회 실시 등 ― 을 진지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힘들다.


오히려 18대 국회가 ‘이명박 거수기 국회’가 된 것처럼 다수당인 새누리당은 19대 국회 초반을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국회’로 만들려 할 것이다. 


물론 박근혜는 대선을 의식해 한편에서 점잔을 빼며 ‘복지와 경제 민주화 코스프레’는 계속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말과 달리 박근혜는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우파 신자유주의자이자 재벌 찬양론자인 이한구를 밀었다. 대선 캠프엔, 삼성 임원 출신으로 전경련 부회장을 지내며 이른바 ‘경제 민주화 조항’이라는 헌법 제119조 2항 삭제를 주장했던 현명관을 영입했다. 


또 19대 국회 첫 입법안이라며 내놓은 법안들 중 사내하도급법은 ‘불법 사내하청 합법화 법’, ‘불법 사찰 금지법’은 ‘사찰 합법화법’이라 불릴 정도로 기만적인 엉터리 법이다. 새누리당 몫이 된 국회 문방위원장에는 민주당 최고위원회를 도청한 한선교가 내정됐다. 


게다가 세계경제 위기가 다시 고조되면서 먹구름이 짙어지는 상황이다. 


이명박도 7월 2일 국회 개원 연설에서 “미증유의 혼란에 수반되는 위기[에서] … 재정은 국가 경제의 최후 보루 … 당장 어려움을 모면하고자 우리 후손에게 무거운 짐을 떠넘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을 것 … 정부와 국회는 … 국익을 위해 대승적인 관점에서 더욱 협력해나가야 한다”며 경제 위기 앞에서 국가기구가 단합할 것과 ‘재정 긴축’ 기조에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경제 위기 고통전가와 민주주의의 후퇴에 대한 불만과 분노가 넘치는 기층의 분위기와 괴리된 19대 국회도 폴리스라인 안에서만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정치 양극화와 정치적 유동성도 더 커질 것이다.



그래서 다음날 이명박 정부가 허점투성이 ‘무상보육’ 정책조차 선별 지원으로 후퇴시키겠다고 발표했는데, 새누리당은 아직까지 일언반구도 없다. 통합진보당 문제엔 하루에 하나 꼴로 대변인 논평을 내던 자들이 말이다. 


사실 경제 위기 악화 조짐 속에서 전경련 등 기업주 단체들은 진작부터 19대 국회에 압력과 회유 공작을 펼쳐 왔다. 


재계 5단체는 5월말에 국회 당선자 1백여 명을 초청해 축하 리셉션을 열며 친재벌 정책을 당부했고, 최근엔 전경련이 국회의원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캠프를 추진하고 있다. 


전경련은 이미 5월부터 ‘통합진보당이 부정선거에 휘말려 국민적 지지를 상실한 점, 따라서 민주통합당도 '좌클릭'에 부담을 느낄 것이란 점, 새누리당 역시 ‘보수 결집’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란 점 등”을 전망하며 친재벌 입법을 위한 대국회 압박과 로비를 강화해 왔다. 


독립


이처럼 우파 정책 거수기 국회가 다시 4년 동안 반복될 조짐이 보이는 것에는 민주당의 책임도 적지 않다. 민주당이 이런 우경화를 막을 의지와 능력을 전혀 보여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검찰의 권력형 비리에 대한 축소 수사에 분노가 커지고, 노동자 투쟁이 불거질 조짐이 보이자 서둘러 개원 합의를 했다. 대중의 불만을 공식 정치 안으로 흡수하려고 시도한 것인데, 의회 다수파는 새누리당이니 결국 정국 주도권을 넘겨 준 셈이 됐다.


이석기·김재연 의원 자격심사 합의도 “통진당이 섞인 야권연대가 선거를 이긴다[면] … 북한 김정은 왕조와 공동정부가 수립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우파의 협박에 굴복한 것이다. (사실 늘 반복해 온 일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불법사찰 특위 위원장을 새누리당에게 내주고 4대강 청문회 요구도 포기하는 대가로 각종 개발 이권이 걸린 국토해양위원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확보했다. 


물론 민주당 지도부는 소수 야당이란 핑계를 댈 것이다. 그러나 집권당이던 15대 국회 중반부터 심지어 원내 과반수를 차지했던 17대 국회까지 민주당은 늘 우파의 반대를 핑계로 개혁 입법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려 왔다. 


그러면서 1997년 경제 공황 속에서 정리해고 등 노동악법은 소수파 여당일 때도 한나라당과 협조해 통과시켰다. 결정적 국면에는 친자본 정당으로서 본색에 충실해 왔던 것이다. 


따라서 “미증유의 [경제] 위기”를 배경으로 한 국회 안에서 민주당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의 우파 노선에 진지하게 도전할 가능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진짜 문제는 진보정당의 약체화다. 통합진보당은 총선에서 진보적 대중의 염원 덕분에 약진했지만, 내부 경선 부정이 드러나고 내분에 빠지면서 혁신도, 국가 탄압과 마녀사냥에 대한 대응도 모두 실패하고 있다.[각주:1]


유일한 원내 진보정당마저 이런 약점들 때문에 존재감이 약화된 결과, 19대 국회는 ‘1퍼센틀 위한 경제 위기 고통전가 국회’, ‘우파의 목소리가 커지는 친박 국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각주:2] 복지 재원 논쟁이 벌어질 것이고, 경제 위기 대처 방안과 대선을 염두에 둔 각축이 주요 양상이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선진화법 같은 것으로 날치기 같은 우파의 횡포를 막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자기 기만이다. 이 법의 본질은 법안 처리 권한을 원내교섭단체간 협상에 집중시키며 소수 진보정당을 배제하는 것이다. 두 당이 합의하면 진보정당의 물리적 저항을 처벌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원내 활동으로는 의회 안에서 노동자들과 피억압 민중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기 힘들다는 뜻이다. 이처럼 공식정치와 기층의 분위기와 괴리되면, 그동안 진행된 정치 양극화가 더 심해져 정치적 유동성이 더 커질 것이다. 


이는 18대 총선에서 우파가 다수를 차지하면서 오히려 대중이 촛불운동으로 분노를 표현했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대선을 코 앞에 둔 지금은 선거 심판론이 꽤 자리잡는 차이가 있긴 하다.[각주:3] 


그럼에도 최근의 화물연대와 건설노조 투쟁 등은 기층의 반발력과 잠재력을 보여 줬다. 이 투쟁의 와중에 한일군사협정 비밀 체결 시도에 대한 여론의 반발은 정부의 사과와 후퇴를 불러 왔다. 예고되는 금속노조의 투쟁도 상당한 힘이 될 것이다. 


이명박의 레임덕 위기를 이용해 이런 투쟁 건설의 방향을 추구하면서 진보진영이 힘을 만회하고 정치적 대안을 재정립해야 한다.


진보진영은 대중의 정서와 괴리될 국회보다 국회 바깥의 대중행동 건설을 두 우선해야 한다. 진보 정책의 ‘실현가능성’을 높인다며 정책의 급진성을 삭감하는 것은 도리어 우파의 자신감을 더 높일 것이다.  


대중투쟁의 요구를 정책과 입법안에 선명히 반영해 원내 활동이 대중투쟁을 고무하고 돕도록 해야 한다. 긴축 재정 기조에 맞서 부자 증세와 군축을 통한 복지 재원 마련을 주장하며 독립적 대안도 제시해야 한다.  


그러려면 민주당에 의존하지 말고 다시 불거진 이명박의 레임덕 위기를 이용해 반격을 해야 한다. 노동자 투쟁이 주요한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 게다가 연립정부 노선으로 말미암은 우경적 실용주의와 당선 만능주의 같은 잘못된 노선 때문에 신당권파든 구당권파든 새로 바뀌는 지도부 아래서 진보적 급진성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혁신’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본문으로]
  2. 박근혜의 불체포특권 포기 운운은 의회를 검찰과 사법부에 견줘 그 위상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한다. 물론 의원의 특권은 3권 분립 기준으로만 볼 수는 없다. [본문으로]
  3. 2008년 5월은 대선과 총선 직후라 시간상으로 선거심판론이 작동하기 힘든 조건이 있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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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들어가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부패 우파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 자격심사안 공동 발의’에 합의했다. 

두 당이 사실상 두 의원의 의원직 박탈에 합의하면서 내세운 명분은 ‘선거 부정으로 국회의원 자격을 부당하게 얻은 것을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패와 비리의 온상인 자들이 적반하장으로 정의를 내세우는 위선이 역겹기만하다. 

두 당은 성추행 혐의의 김형태나 논문 표절로 교수가 된 문대성 같은 자들에 관해선 의원직 박탈의 ‘박’자도 꺼내지 않는다. 스스로 찔리는 구석이 있기 때문 아니겠는가.

새누리당은 17대 최연희와 18대 강용석 등 성추행 당사자들의 의원직 박탈을 대놓고 막은 바 있다. 강용석 제명안 표결 때는 “이만한 일로 제명되면 우리 중 이 자리에 남아 있을 국회의원이 얼마나 되겠냐”는 말까지 했을 정도다.  

윤리적 자격이 아니라 선출 과정에서 생긴 국회의원 자격 시비를 심사하겠다는 것도 말이 안 되긴 마찬가지다. 

지금 새누리당은 당원명부가 유출돼 당내 불공정 경선 의혹이 불거져 있고, 돈을 주고 입수한 것이 분명한 당원명부의 도움으로 무려 다섯 명이 국회의원에 당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총선 당선자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1백여 명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을 예정인 상황에서 입건도 되지 않은 이석기와 김재연 의원을 제명하겠다는 것은 앞뒤도 맞지 않는 억지다. 게다가 이들 선거법 위반자들의 압도 다수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출신 아닌가. 

이들이야말로 부패와 부정으로 정치적 기득권열 유지해 온 자들로서 국회에 들어가면 안 되는 자들인 것이다. 양 당은 왜 이런 자들의 자격심사는 논의하지 않는가. 범죄자가 범죄자를 심판할 수는 없기 때문 아니겠는가.

이처럼 두 의원 제명 시도가 명분도 논리적 일관성도 없는 것은 실제 의도가 선거 부정 해결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들은 ‘민주주의’와 ‘정의’에 눈꼽 만큼도 관심이 없다. 

사실 새누리당과 우파 언론들은 선거 부정 사태가 터지기 훨씬 전인 3월부터 ‘통합진보당=종북 주사파=간첩’이라는 도식을 만들어 놓고는 마녀사냥을 벌여 왔다. 

당시에 새누리당은 이석기·김재연 의원이 포함된 통합진보당 당권파를 “김일성 초상화를 걸어놓고 묵념하는 세력”이라고 공격했고, 이명박은 “북한이 지금 가장 반대하는 것이 제주 해군기지, 한미FTA”라며 진보진영을 중상모략했다. 

총선 뒤에도 우파들은 통합진보당의 내부 경선 부정 문제를 통합진보당 ‘종북좌파’ 마녀사냥 공세의 지렛대로 삼아왔을 뿐이다. 그리고 이런 마녀사냥은 연이어 터져 나오는 정권 심장부의 치부와 비리를 감추는 방패막이가 돼서 우파의 숨통을 터 주는 구실을 톡톡히 해 왔다.  

지배계급 우파들은 통합진보당의 위기를 이용해 진보진영을 위축·분열시키고, 남한 국가와 체제에 순응하도록 길을 들이는 한편, 경제 위기가 본격화하려는 시점에서 앞으로 고통전가 정책에 대항하는 분노의 초점이 될 수도 있을 진보정당의 의회 진출을 방해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5월부터 ‘종북주사파가 국회에 들어가면 안 된다’며 제명 추진을 해 왔고, 이명박은 물론이고 박근혜도 “국가관을 의심받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돼서는 안 된다”고 거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박정희 유신 독재와 사법부조차 내란죄로 판결한 전두환 독재를 여전히 고무·찬양하는 새누리당 지도부의 ‘국가관’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 아닌가. 

‘신군부의 막내’인 하나회 출신 강창희를 국회의장으로 임명하는 데 합의한 양 당이 무슨 자격으로 진보정당 의원들의 사상을 문제 삼는가. 

따라서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에 합의한 민주당이 마치 선거 부정 문제 때문인듯이 구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꼴에 불과하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에게 두 의원을 제명하라는 우파의 압력을 전달하는 벨트 구실을 했고, 색깔론 공격에 진지하게 대응하지 않았다. 

사실 늘 대선을 앞두고 ‘국가관을 검증하자’는 우파의 압력에 굴복해 온 것이 민주당의 역사다. 지배계급 주류가 안심할 만한 집권세력으로 인정을 받고 싶어서였다. 

바로 그 때문에 민주당은 “통진당이 섞인 야권연대가 선거를 이긴다[면] … 북한 김정은 왕조와 공동정부가 수립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우파의 황당한 협박에 굴복한 것이다. 

오죽하면, 민주당이 이참에 진보정당을 위축시켜 양당 구도를 확립하는 데 더 관심있는 것처럼 보일 지경일까.

우리는 ‘종북좌파’란 이유로 이석기·김재연 의원이 국회에서 제명되는 것에 반대한다. 새누리당과 우파의 위선적이고 비열한 마녀사냥을 규탄한다.

우파들이 오늘은 ‘종북’을 문제삼지만, 진보진영이 이런 비열한 공격을 묵인한다면, 내일은 진보진영에게 더 많은 것을 후퇴시키라고 요구할 것이다. 

아울러, 유약하게 우파의 마녀사냥에 야합한 민주당의 작태도 강력하게 규탄한다. 

진보적 사상과 정치 활동의 자유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은 합심단결해서 정치·도덕적 ‘무자격자’들의 국회의원 사상 검증 시도에 반대해야 한다.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사상 문제는 진보운동의 정치적 권리를 제약하려는 우파들의 관점이 아니라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하는 진보의 관점에서 다뤄져야 한다. 따라서 진보진영 안에서 비판적으로 토론하고 민주적으로 해결할 문제다[각주:1]

정치적 논쟁의 문제든 의원직 사퇴 여부든, 선거 부정 진상 규명과 재발 방치 대책 수립이든 모두 진보진영과 통합진보당 내부에서 민주적으로 논의하고 결정할 일이다. 



  1. 나는 두 의원이 다른 당선자나 후보들과 함께 내부 정화 차원에서 사퇴하는 것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비례경선 참가자에 대한 사퇴 요구는 범행에 책임지라는 것이 아니었다. 선거 전체의 신뢰성이 추락했으므로 모두 사퇴해서 진보정당의 자정 의지와 능력을 보여 주자는 집단적 해결책 차원이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의 타락상과 정치적 우경화에 관해서 구 당권파의 책임이 적지 않다. 이들이 져야 할 책임에는 이 문제가 다른 후보보다 추가되긴 해야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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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지난해 말 공중분해 위기로 몰렸던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후 온갖 사탕발림을 했었다. 당 강령에 경제 민주화를 삽입하고 보편 복지를 공약했다. 수구꼴통 이미지를 벗으려고 이준석ㆍ손수조 같은 20대 청년을 앞세웠다. 


물론 친기업 부패 우파 정권 4년을 지긋지긋하게 겪은 사람들은 쉽사리 박근혜의 ‘쇄신’ 사기극에 속질 않았다. 그래서 박근혜는 총선을 앞두고 이명박과 공조하며 우파 결집에 전력을 다하는 방향으로 달려갔다. 


“한미FTA에 반대하는 세력에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며 FTA 발효 바람잡이로 나섰고, 제주 해군기지 강행도 나서서 찬성했다. 


결국 민주통합당이 꾀죄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우파 결집으로 총선을 돌파한 박근혜는 그 뒤 새누리당을 ‘박근혜 유일체제’로 만들어 갔다. 그리고 이제 박근혜는 잠시 가려져 있던 ‘수구꼴통적’ 본색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최근 박근혜는 이석기ㆍ김재연의 의원직 제명을 추진하며 “국가관을 의심받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돼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선거로 당선한 의원도 개인 사상을 빌미로 의원직을 박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정희 향수’를 넘어서 아예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이다.


돌아보면, 박근혜는 2002년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만들 때 창당대회를 5월 17일로 잡았는데, 올해 새누리당 전당대회 날짜도 5월 15일이었다. ‘아버지 박정희’가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5월 16일을 어떻게든 출발점으로 삼으려고 애써 노력한 흔적이다.


한편, 민생법안 1호로 내놓은 ‘사내하도급법’도 박근혜의 계급적 본색을 드러낸다. 이미 대법원에서 정규직 전환 판결을 받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계속 비정규직으로 두겠다는 철두철미하게 1퍼센트만을 위한 법인 것이다. 


이런 법이 원활하게 통과되도록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에 하나회 출신 강창희를 내정했다. 



골수 우파


이 강창희를 비롯해 김용갑, 김기춘, 최병렬, 김용환 등 박정희ㆍ전두환 독재정권에서 권세를 부리던 늙고 추한 자들의 모임인 ‘7인회’가 바로 박근혜 후견 그룹인 것도 최근 드러났다. 


반동적이고 낡은 인물들 중에서 특별히 더 골수 우파적인 자들을 고른 것처럼 보일 정도다. 천주교 순교 막말을 한 장군 출신 한기호도 친박계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박근혜의 정치 기반은 가장 반민주적이고 부패했으며 영남 지역주의에 물든 세력인데, 박근혜의 우파적 본색은 이런 태생적 기반과 관계 있다. 


게다가 경제 위기 재발 조짐이 커지는 가운데 정권이 레임덕 위기로 휘청대고 있으니 집권당은 우파 결집을 위한 우경화 드라이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도 KTX 민영화 강행을 선언했고, 대법관 후임 인사를 모조리 자신과 가까운 보수 인사들로 채웠다. 검·경은 정권을 감싸고 있고, 군부는 통합진보당 당원명부를 활용하겠다고 한다. 이명박과 박근혜는 경쟁하듯이 번갈아 강경 우파 발언을 내뱉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과 청년층에게 인기가 없는 박근혜가 이처럼 우파 본색을 드러낼수록 과거 회귀에 대한 불안감과 대중의 반우파 정서도 커질 것이다. 이미 젊은층에서 ‘군사독재를 지지하는 우파의 국가관과 민주주의관부터 검증해야 한다’는 분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록 도를 넘는 우파적 공세가 이른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불안정성(특히 세계적 경제 위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을 보여 주긴 하지만, 절차적 민주화를 되돌리는 반동으로 당장 귀결되긴 어려울 것이다. 


절차적 민주화가 나름 1987년 이후 정치체제 안에 나름 구조화됐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도를 넘은 행태는 도리어 공식 정치권 안에서 갈등을 첨예하게 할 수 있고 집권당 안에서도 불만이 생길 것이다. 


무엇보다 공격의 진도를 더 나갔다간 조직 노동운동이 중심이 된 진보 운동의 반발도 고려해야 한다. [절차적 민주화에서 그 사회적 내용의 핵심은 노동계급 조직들(진보정당과 노동조합, 그리고 각종 단체들)이다.] 반동이 성공하려면 이들을 무너뜨려야 하는데, 그런 세력관계상 우위를 우파가 확보한 것이 아니다. ‘오버’하다가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따라서 지금 박근혜의 지지율이 올라간 것도 사상누각일 수 있다. 중도층이나 수도권 청년들 속에서 지지가 늘어난 [즉, 지지층 범위가 커져서 지지도가 높은] 게 아니라, 우파가 똘똘 뭉쳐서 [나머지 새누리당 후보들을 잠룡이 아니라 잡룡으로 만들면서] 지지율이 유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1997년과 2002년에 오만방자하던 이회창도 압도적 격차로 여론조사에서 앞서 나갔으나 결국 반우파 정서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 일은 자동으로 벌어지지 않는다. 저들도 위기감 속에서 나름 필사적이므로 지금처럼 진보진영이 무기력하게 대응한다면,  


따라서 진보진영은 광범한 단결을 추구하면서 반우파 투쟁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박근혜의 우파 본색과 이명박의 부패를 모두 공격해야 한다. 매카시즘 공세에 아랑곳 않고 기지개를 펴는 노동자투쟁들이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반우파 투쟁이 커질수록 ‘이명박근혜’는 분열할 것이고 우파는 고립될 것이다.



발단은 선거 부정인데, 사건의 귀결은 공안 탄압으로 가고 있다. 저들의 도박이 성공하지 못하도록 하려면 진보진영은 혁신과 구분해서 단결해 싸워야 한다.



□ 떠들썩하지만 보잘것없는 민주당 경선



엎치락뒤치락하는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 과정은 민주당이 처한 모순된 상황을 반영하는 듯하다. 


대주주들인 ‘친노’ 이해찬과 ‘호남’ 박지원이 당내 반발 속에서 ‘이박 담합’을 강행했지만 결과는 혼전 양상으로 가고 있다. ‘이박 담합’이 민주당이 처한 위기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지 않으면서 민주당 내 다양한 세력들이 태클을 걸고 나선 것이다. 


경선이 대선 후보 대리전처럼 진행되면서, 손학규 등 ‘비노’ 진영 대선 주자들이 문재인을 견제하려고 김한길을 지지했다. ‘비전’도 ‘감동’도 없이 이해득실만 난무하는 선거에서 후보들이 각자 자기 출신 지역에서 1위를 하는 등 퇴행적 현상도 계속됐다.   


사실 총선 패배 후 민주당 지도자들은 모두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를 중시하며 지나치게 ‘좌편향’한 것이 문제라는 ‘중도강화론’을 받아들였다. 껍데기뿐이던 ‘진보 시늉’조차 문제 삼은 것이다. 


경선에 참여한 대부분의 후보들이 이런 전제를 공유하고 있다 보니, 경선에서 정치적 쟁점도 형성되지 않았다. 국가관을 핑계로 한 새누리당의 이석기ㆍ김재연 사상 검증과 제명 시도에도 민주당의 입장은 오락가락하기만 했다. 


색깔론 마녀사냥에 대한 대중적 반감이 커지기 시작하자 그제서야 이해찬과 김한길이 ‘매카시즘 공세에 정면 대응하겠다’고 말을 바꾸고 있다. 


사실 지금으로선 누가 민주당 대표가 될 것인지 예측하기 힘들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대여 투쟁 지향적인 사람이 조금 더 유리하지 않을까.→ 이 글은 당대표 경선 결과가 나오기 전 씌여졌다.) 


그러나 선두 그룹인 이해찬ㆍ김한길은 물론이고 3위 그룹인 추미애ㆍ강기정 모두 친기업 정책을 표방해 왔던 전력이 있고, 민주당의 중도 강화론에 동조하고 있다. 


따라서 누가 대표가 돼도 포퓰리즘적 성격 때문에 오락가락하면서도 친자본주의 당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달라질 것 같진 않다. 다만, 새누리당과의 여야관계는 좀더 전투 지향적이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이 와중에도 박지원은 저격수 주특기를 되살려 박근혜 폭로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지지율을 낮추지도 민주당의 지지율을 올리지도 못하고 있다. 박근혜가 싫지만 민주당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려면 폭로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보진영은 하루빨리 자체 위기를 해결하고 민주당과 차별되는 대안 건설에 나서야 한다. 



※ 이 글은 지난 주에 쓴 글이며, <레프트21> 83호에 축약해 두 꼭지로 나뉘어 실렸습니다. 

☞ 바로 가기 박근혜의 쌩얼 / 민주당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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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근혜’가 막가파식 공안몰이에 몰두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명분으로 ‘국가기구 정화 운동’이라도 벌일 기세다.

5월말 “북한보다 남한의 종북 세력이 더 문제”라며 본심을 드러냈던 이명박은 현충일 추념사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세력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결국 이명박은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을 보인 대법관들이 퇴임하는 자리에 TK·고려대 출신 등 보수 성향 측근 인사들을 채우려 한다. 대법원을 우파의 확실한 진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직 군인이 SNS 매체에 이명박을 비판했다고 군당국의 수사를 받고 자살 시도를 한 사건도 벌어졌다.

박근혜는 이석기·김재연의 의원직 제명을 지지하며 “국가관을 의심받고 있고 국민들도 불안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술 더 떠 새누리당 대표 황우여는 국무총리 출신인 이해찬에게까지 “의원 자격 심사”를 하겠다고 들이댔다.

이명박근혜는 공안몰이로 분위기를 다잡으면서 우파적 정책도 밀어붙이려고 한다.

정부는 KTX 민영화를 임기 안에 강행하겠다고 선언했고, 박근혜는 민생법안 1호로 ‘사내하도급법’을 내놓았다. 이 법은 이미 대법원에서 정규직 전환 판결을 받은 사내하청노동자들을 계속 비정규직으로 두겠다는 법이다.

이런 법을 내놓은 박근혜는 최근 국회의장으로 하나회 출신 강창희를 내정했다. 강창희는 ‘7인회’의 성원인데, 7인회는 박정희와 전두환 등 군사 독재 정권에서 득세했던 원로 일곱으로 구성된 박근혜 후견 그룹으로 최근 그 정체가 드러난 바 있다.



매카시즘 선풍에 걸려 미국에서 쫓겨난 위대한 찰리 채플린. 위 사진은 나치를 풍자한 <독재자>에서 채플린이 검문당하는 장면. 그런데 바로 이 영화가 매카시즘이 문제삼은 작품이기도 하다.



‘국가관’ vs ‘민주주의관’


<레프트21>이 총선 직후 지적했듯이우파는 총선 후부터 집권당 지위와 국회 내 세력관계 우위를 이용해 사회 전반의 세력관계를 우파 우위로 재편하려 시도해 왔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이명박 일당의 권력형 비리가 줄줄이 터지고 최측근들이 구속되는 지경까지 되면서 별 효력이 없는 듯 보였다.

하지만 자체 선거 부정 등의 문제로 통합진보당이 내분과 위기에 빠지고1당 목표 달성에 실패한 민주통합당이 ‘중도화’ 간판으로 오른쪽을 기웃거리면서우파의 기세가 되살아났다.

집권 우파는 통합진보당 위기 뒤에 숨어서 온갖 권력형 비리들이 사람들의 눈에서 멀어지길 바라고대선을 앞두고 야권을 분열시키며진보정치를 위축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저들의 의도가 그렇다는 것과 그 의도대로 상황이 흘러가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물론 정권의 치부를 가리는 데는 일부 효과가 있었다불법 사찰의 몸통이 이명박이라는 사실도이명박 최측근들이 죄다 구속되고 있다는 사실도, 2007년에 이명박의 BBK 의혹을 덮는 데 결정적으로 도움 된 편지가 한나라당이 만든 ‘가짜’라는 사실도 가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호기에서조차도 꾸준히 정권의 치부가 드러나고 공개되고 있는 것은 이명박의 레임덕 위기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부패가 가려진 것처럼 저들의 ‘위기’도 가려졌을 뿐이지 사라진 건 아닌 것이다.


매카시즘 


미국 위스콘신주(州) 출신 공화당 상원의원 J.R.매카시는 1950년 2월 “국무성 안에는 205명의 공산주의자가 있다”는 연설을 해 파장을 일으켰다. ‘반미매국’의 공산주의자 적발이라는 매카시즘 반공 마녀사냥이 시작된 것이다. 1949년부터 상원의 비미(非美)활동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한 매카시는 정부 내 의심세력부터 공격을 시작했지만, 이것은 곧 진보진영과 지식인, 문화계로까지 확산했다.

각종 블랙리스트가 돌고, 동료들을 고발하도록 만드는 마녀사냥의 광풍이 벌어졌다. 
매카시 선풍은 냉전 초기에 냉전 대결을 국내로 들여와 사상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억압한 냉전 우익적 반공 선풍이었다. 이에 저항하는 사람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1954년 상원이 매카시를 비난하면서 사그라들었다. 당시 매카시를 요즘 우리말로 묘사하면 수구꼴통 또라이 정도 되겠다. 



‘명박산성’ & ‘유신공주’


무엇보다 집권 내내 권력형 비리와 민주주의 파괴에 앞장섰던 부패하고 인기 없는 정권의 매카시즘 공세는 오히려 대중의 반우파 정서를 자극해 역효과를 낳고 있다.

존 매카시. 그의 영광은 잠시. 그의 퇴장은 쓸쓸했다. 긴 시야로 보면, 진실은 뜻밖에도 힘이 강하다.

사람들은 매카시즘 공세를 지켜보면서 박근혜와 새누리당에게 ‘군사독재를 지지하는 우파의 국가관과 민주주의관부터 자격심사해야 한다’고 분노한다

집권당을 ‘박근혜 유일체제’로 만든 새 ‘권력자’ 박근혜까지 공안몰이의 선봉에 나섰으니 ‘독재로 회귀한다’는 불안감과 반감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명박산성’과 ‘유신 공주’가 민주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것도 구토나는 일이다.

사실 선거로 당선한 의원을 개인의 사상을 심사해 의원직을 박탈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사실 자기들이 만든 ‘자유민주주의 헌법’조차 부정하는 독재적 발상이다.

우파가 절차적 민주화조차 언제든지 되돌릴 수 있는 악당들이긴 하나, 87년 이후 25년간 대체로 진전돼 온 절차적 민주화를 그 정도로 되돌린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어느 정도는 구조화돼 대중의 의식과 조직, 심지어 주류 정치인들조차 적응해 온 제도와 관행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을 선제공격하자는 꼴통 우파인 <중앙일보> 김진마저 ‘사삼 검증으로 의원직 박탈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고백한다. 사실 새누리당 스스로 ‘합헌적’ 법안을 만드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박근혜와 대선 후보 경쟁 중인 정몽준은 “종북주의 등 사상 문제를 이유로 국회의원을 하지 말라는 입장은 안된다”고 박근혜를 비판했다. (물론 우파 재벌 정치인이 진심으로 매카시즘에 반대하리라 믿을 순 없다.) 

이처럼 우파의 필사적인 마녀사냥 공세는 아직까지는 도리어 사회 세력관계에서 우위에 서지 못한 자신들의 처지를 보여 줄 뿐이다

우파 천국은 저들의 목표일 뿐이고, 그것은 저들 스스로 큰 정치적 희생을 치르는 도박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아예 그런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 점에서 저들에게 문제는 박근혜가 그런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냐는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식 권위주의는 우파들 안에서조차 반발을 살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의 지지 확장성의 한계는 우파 안에서 새로운 도전자들이 등장하게 만들 것이고, 이명박의 부패 천성은 계속해서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할 것이다. 

정치적으로 실패한 우파 정권의 집권당 새 지도자가 단기간에는 위기감을 자극해 매카시즘 공세에 우파를 동원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그것을 자신을 중심으로 하는 권력 체제로 굳힐 정도로 갈 수 있냐는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권력, 즉 이명박 문제가 미래 권력으로 박근혜가 서는 데 계속 걸림돌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세력관계는 그것을 굳힐 힘이 저들에게 없다는 걸 보여 준다. 

이런 상황에서 저항이 존재한다면, 집권당이 유일체제로 갈수록 분열 위험성은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경제 위기


531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 참석자들은 “세계경제가 ‘잃어버린 10년’을 맞을 수도 있다. 한국은 금융보다 실물경제 타격이 클 것”이라는 데 모두 공감했다.

경제 위기 재발 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서 이들은 또다시 정당성의 위기와 기층의 저항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실 이 경제 위기 공포감이 저들이 매카시즘 무리수를 두도록 만든 위기감의 뿌리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참에 위기에 빠진 진보정치세력을 할 수 있는 한 최대치로 약화시켜 놓는 것이 저항의 섟을 미리 죽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이쯤에서 동요하던 민주통합당도 태도를 바꿨다

민주통합당은 그동안 우파의 눈치를 보며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에 협조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내 왔다그러나 최근 당대표 경선 중인 이해찬과 김한길 등이 ‘새누리당의 매카시즘에 정면 대응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대중의 반감이 성장하는 것에 영합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민주화 반동의 정도가 지나치다는 실질적인 반감도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그 칼춤이 민주당의 일부에게까지 번졌으니 말이다. 

민주당이 통합진보당 공안탄압까지 진지하게 대응할 리는 없다고 본다. 이·김 제명 문제는 19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 지렛대 정도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물론 새누리당도 이런 협상에 응하면서 진보정당을 배제하는 양당 구조를 굳히려 할 수 있다.

필사적인 공세 속에서도 이미 대중의 반감과 절차적 민주주의의 일정한 구조화 때문에 균열 조짐이 집권당과 정치권 안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우파의 필사적인 매카시즘 공세는 자신감의 발로가 아니라 위기감의 발로이미 전세 굳히기가 아니라 전세 역전을 노린 도박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또한 언론 파업 등 곳곳에서 노동자들의 투쟁도 공안 정국 조성 기도에도 굴하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 

그럼에도 진보진영이 민주당과 야권연대로 정권을 바꾸겠다는 단순한 전략만 가지고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도박은 전부는 아니더라도 본전 이상을 거둘 수도 있다.

따라서 진보진영은 몇 가지를 유념하며, 광범위한 단결로 반우파 대중투쟁을 구축하려 해야 한다. 반우파 투쟁이 강해질수록 ‘이명박근혜당’은 오히려 분열할 것이고, 우파는 고립될 것이다. 

첫째이명박을 ‘죽은 권력’이라고 무시해선 안 되고, 애써 감추려는 치부를 철저히 폭로하고 맞서야 한다. 

이명박의 부패는 여전히 집권 우파의 아킬레스건이며분열의 씨앗이다무엇보다 국가 탄압과 우파 정책 집행자는 여전히 이명박이다.

둘째박근혜의 우파적 본질을 폭로해야 한다.

박근혜와 우파는 안보 공세로 정치 지형이 우경화할수록 거추장스런 복지 흉내를 벗어던질 것이다.

셋째, 민주당에 의존하면, 일관되게 대중의 반우파 정서를 대변하며 투쟁을 건설하기 힘들다.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는 총선 이후 민주당 중도화론자들의 주장이기도 하다. 그런 당이 지금은 또 ‘매카시즘’이라며 우파와 싸우고 있다

민주당에 의존하면 이런 좌우 오락가락하기에 투쟁의 중심이 흔들리게 된다.

넷째, 통합진보당의 내부 선거 부정 문제 해결 노력은 지속하되, 공안 탄압에 맞서서는 단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석기·김재연은 당권파로서 정치적 책임을 지라는 차원에서 사퇴가 제기된 것이다. 사퇴 요구 지지 여부를 떠나 그들이 사상 문제로 의원직을 박탈당하는 것은 진보정치에게 강요된 후퇴다. 검찰이 선거 부정 수사한답시고 관계도 없는 통합진보당 당원 명부를 훔쳐간 것을 봐도, 저들의 목적은 처음부터 공안 탄압에 있었다는 것을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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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파와 새누리당은 통합진보당의 당내 선거 부정 사태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고 눈이 벌개져 있다. 새누리당이 5월 6일부터 6일 동안 낸 논평 16개중 6개가 통합진보당 비난 논평이었다. 


통합진보당 일부 세력의 선거 부정은 명백히 용납할 수 없는 잘못이지만, 사실 새누리당의 부정부패에 대면 코끼리 앞의 비스킷이다. 


같은 기간에 벌어진 일을 보자. 울산에선 새누리당 경남도당 부위원장이 뇌물을 받아 먹고 구속됐다. 이명박과 오세훈이 서울시장을 할 때 저지른 파이시티 건설 비리가 드러나고 있고, 이명박의 ‘멘토’ 최시중과 ‘왕차관’ 박영준이 구속됐다. 


전당대회에서 대놓고 대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린 것도 새누리당이었고,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를 방해한 깃털들도 새누리당 보좌관들이었다. 


새누리당의 공세는 코끼리가 비스킷 뒤에 숨어서 자신의 치부를 감추려는 역겨운 것이다. 


그런데도 이 ‘부패원조당’은 이 공세를 색깔론 마녀사냥으로도 이어가려 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사태를 “북한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파쇼적 행태”라며, 자진해서 ‘검찰수사를 받으라’고 비난한다.



비스킷 뒤에 숨은 코끼리


조중동과 공안당국은 ‘통합진보당의 이석기가 민혁당 재건에 연루됐다’고 흘리며 ‘통합진보당=종북 주사파=간첩’ 공식을 만들어 마녀사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치부를 가리고 재재집권에 유리하도록 정치 분위기를 우경화시키려는 것이다. 진보진영의 누구도 이런 마녀사냥에는 동조하지 말아야 한다. 


한편, 이런 우파적 공세 속에서 새누리당은 갈수록 ‘박근혜 유일 체제’로 가고 있다. 원내 대표와 정책위 의장에 박근혜가 암묵적으로 지원한 친박 이한구와 진영이 뽑혔다. [이 글을 쓴 뒤, 예상대로 친박 황우여와 이혜훈이 나란히 당대표 선거 1,2위를 차지했다.]


한미FTA를 추진한 노무현 정부조차 ‘좌파’라고 공격한 ‘원조’ 우파 신자유주의자 이한구가 ‘박근혜당’에서 득세한 것은 박근혜의 쇄신 사기극이 거짓이라는 걸 잘 보여 준다.


무엇보다 우파 표를 ‘누룽지까지 긁어서’ 겨우 1당이 됐지만, 수도권과 청년층에서 명백한 한계를 보인 박근혜가 우파적 공세에 치중하는 것은 그 약점의 모순만 키울 것이다. 


게다가 이 와중에도 이명박 일가와 측근 비리는 꾸준히 터져 나오고 있다. 


이국철 SLS 접대 의혹, 불법 사찰, CNK 주가조작 의혹 등 권력형 비리가 터질 때마다 이름이 거론돼 온 박영준 구속은 이명박에게 위험 신호다.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온갖 추잡한 비리가 드러나고 있는데, 그중 불법 대출로 예금 수천억 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김찬경과 임석은 각각 이명박과 이상득과 가까운 관계였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진보진영의 공세는 안타깝게도 무디기만 하다. 통합진보당은 선거 부정으로 정치적 마비 상태가 돼 있다. 그동안 무원칙한 통합과 묻지마 야권연대 노선 때문에 민주당에 발목을 잡힌 탓도 크다.  


또 진보진영 일부에서는 박근혜가 총선에서 이명박과의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평가하며 무기력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명박 일당의 비리 폭로가 “박 위원장에게 큰 타격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게 우리의 딜레마”(<한겨레21>)라는 식이다. 


이런 생각 때문에 최근 진보진영 일각에서 ‘이명박 퇴진 요구가 역풍을 부를 수 있다’며 투쟁 회피성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근시안적 시각은 상황의 모순을 놓치는 것이다. 



이명박을 때려야 박근혜도 괴롭다


터져 나오는 이명박의 부패는 집권당을 장악한 박근혜에게 [정권심판론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더 강력한 차별화(숙청)를 하라는 압력을 주지만, 우파 결집으로 간신히 총선에서 승리한 박근혜에게 이명박과의 단절은 쉬운 과제가 아니다. 


자칫 차별화 강도를 높이다가 우파 분열을 촉진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명박 쪽에서 계속 문제가 터지면, 조만간 정몽준 등 비박계 대선 후보들과 이명박과의 차별화를 놓고 경쟁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새누리당이 ‘박근혜당’이 돼 갈수록 박근혜도 정권심판론의 대상이라는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명박에 대한 공격이 박근혜에 대한 공격과 구분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총선 전후로 박근혜는 한미FTA와 제주 해군기지 같은 문제에서 이명박과 한몸으로 움직여 왔다. (18대 국회에서 세종시 문제 정도를 빼면, 박근혜가 이명박과 충돌하는 표결은 한 적도 없다.)


이런 박근혜의 ‘쇄신 사기극’이 사람들에게 그럴싸하게 보였다면, 그것은 오로지 민주당의 ‘정권심판론’이 대중의 분노치에 한참 모자라 차별성을 찾기 힘들어서이다. 


예를 들어, 과거에 민주당이 신자유주의를 추진한 경력과 그 기반 때문에 “원래 한미FTA는 공격 사안인데 수비 사안이 돼 버렸다.”(문성근) 당장 미래저축은행의 임석이 박지원 등 김대중 정부 실세 출신들과 연줄을 이어 왔다는 증언들이 나오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진보진영이 박근혜의 우파적 본질을 폭로하면서도 이명박의 부패에 대한 대중의 공분을 언론 파업, 쌍용차 투쟁,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과 결합시킨다면 우파를 분열시키며 우리 편이 전진할 수 있다.


진보진영은 더는 ‘묻지마 야권연대’와 민주당 중심의 선거심판론에만 매달리지 말고, 대중적 반우파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 이 글은 <레프트21>81호에 “통합진보당 위기 뒤로 숨으려는 부패 우파 ― 끌어내서 타격해야 한다”는 제목으로 일부 축약해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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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특히 민주당)에선 최근의 MB 측근 수사가 레임덕의 징후라기보다는 박근혜 대권가도에 걸림돌을 미리 제거하는 수준이라는 시각이 있다. 그래서 검찰 수사도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되고 말 것이니 기대할 것도 더 압박할 것도 없다는 것이다.


이런 냉소적 관측은 박근혜가 이명박과의 차별화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와 연동돼 있는 듯하다. 총선에서 보인 우파 결집을 과장해서 보는 것. 이젠 이명박을 공격해도 크게 소용없다는 결론을 내리는 경향도 엿보인다. 


불법사찰 등을 다루는 최근 여러 연합체에서 ‘이명박 퇴진 요구가 역풍을 부를 수 있다’며 투쟁을 회피하는 발상도 부분적으로 이런 시각에 영향을 받는 듯하다.


이런 시각이 우세한 것을 보면, 우파 지배자들의 민주당 길들이기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검찰의 시도가 박근혜의 대권가도 다지기 성격이 있을 수도 있으나 이것은 상황의 모순을 놓치는 것이다. 이것이 대중의 공분을 산다면 박근혜가 이명박과 차별화(숙청) 과정에서 우파가 분열할 수도 있다. 


저축은행 건은 부정 문제 뿐아니라 피해자 대책, 부동산 정책, 가계대출 정책 등 경제 향방을 놓고도 분열을 낳을 수 있다.


만약에 박근혜의 쇄신 사기극이 일부에게나마 먹혔다면, 그것은 민주당의 반MB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즉 사람들은 더 급진적인 정권 심판을 바라는 데 야권연대를 대표한 민주당은 도리어 거기에 못 미쳤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옳다.  


오히려 강력한 정권심판론, 반우파 투쟁이야말로 박근혜의 말뿐인 쇄신을 더 초라하게 만들 것이고, 제주해적기지와 한미FTA, 이명박근혜 공천 등에서 드러난 우파 동맹의 본질을 더 분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 그리 될수록 박근혜는 더 날카로운 차별화를 해야 한다는 압력 속에서 전전긍긍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패배적·음모론적 시각은 오히려 우파를 돕는다. 저들이 한 몸이라면서도, 둘 다를 공격 못 하는 것은 총선 패배감과 민주당의 집권 과거 때문으로 보인다. 


이른바 ‘반MB 진영’의 이런 무기력과 유약함 속에서 우파들은 다시 통합진보당 부정 경선을 소재로 진보진영에 대한 포화 수준을 높이고 있다.(물론 통합진보당 선거 부정 사태는 이런 맥락을 고려하면서도 별개의 자기 정화 과정으로 다뤄야 한다) 


이를 소재로 야권연대 분열 공작을 펼치면 민주당에서도 야권연대는 유지하되, 무게중심은 중도화에 두는 쪽으로 가려는 힘이 강화될 수 있다. 최근 국회선진화법의 합의 통과는 이런 징후를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회선진화법의 본질은 소수파 진보정당을 배제하며 원내 교섭단체들인 기성 양당의 합의 구조를 강화하는 것이다.)


노무현 비자금을 다시 터뜨릴 수도 있는데, 민주당 왼쪽에서 야권연대에 환멸을 느끼게 만들 수도 있다. 이는 민주당을 더 움츠러들게 할 것이다. 


이것은 우파가 바라는 바다. 정치지형을 전반적으로 우경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주적이 이명박이냐 박근혜냐 하는 식으로 판단하는 것은 선거주의적 발상일 수 있다. 우리에게는 이명박과 박근혜 모두 문제이고, 우리 편이 물렁하게 나올수록 우파의 분열 위기가 진보 마녀사냥 속에서 봉합될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 중요한 시기에 진보가 적전 분열하고 있는 것이다. 자체 선거 부정 문제 해법과 별개로 당권파를 비롯한 당내 주요 세력이 연립정부를 목표로 하는 문제가 내가 지적한 정치적 약점들을 진보진영이 극복하지 못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이명박과 박근혜 등을 모두 공격하려면 [민주당을 의식하는] 야권연대의 관점이 아니라 일관된 진보적 관점에 서야 한다. 특정인을 넘어서 반우파 정치투쟁을 벌여야 하고, 그 방식은 거리 시위와 노동자 파업들을 연결하는[각주:1] 투쟁적 방식이어야 한다. 



단결 그 자체가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림처럼 효과적인 단결이 돼야 한다. 민주당 중심이 선거심판론으로 단결하는 것은 계급적 이해관계가 달라 효과적인 단결이 될 수 없다. 이번 총선이 맛보기로 보여 준 결과이기도 하다.



  1. 도심 거점 농성을 결합해도 좋을 것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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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노동자후원회 소식지 기고] 풀잎의 소리 


4·11 총선을 돌아보며 

박근혜의 어부지리, 사람들은 더 본질적인 심판을 바랐다 






꼭 4년 전 총선에서 한나라당을 포함한 우파들은 국회 의석의 3분의 2에 가까운 의석을 얻고 개선가를 부르고 있었다. 


그러나 진정한 사회적 세력 관계가 선거 결과와 같았던 것은 아니었다. 바로 그 때문에 촛불항쟁이 터져 나왔다. 최고조일 때는 1백만 명이 거리에 나와 취임 석 달 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이 운동은 비록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했지만, 이명박 4년 동안의 세력 균형의 기초를 놓았다. 야당이 1백 석도 안 되는데도 집권당은 거듭 힘겨운 날치기에 의존해야 했고, 그럴수록 사회적 분위기는 우파의 득세 대신 반우파·반신자유주의 정서가 ‘대세’가 됐다.


그럼에도 촛불운동 그 자체와 쌍용차 등 주요한 투쟁에서 승리를 못 거두고, 노동자 운동의 전진이 더디면서 급진적 분노는 투쟁의 폭발보다 선거 심판론으로 수렴돼 왔다. 그 결과,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2009년 재보선에도 졌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패배했다. 


이 과정에 희망버스 운동이 승리했고, 한미FTA 반대 운동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결국 정권의 통제력이 느슨해져, 검찰과 경찰이 수사권 문제로 다투다가 선관위 사이버 테러 사건이 폭로되고,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까지 드러나며 집권당은 진정 해체 위기에 몰렸다. 


이명박의 불법 사찰 건마저 터진 선거에서 사람들은 4년 만에 우파가 지배한 의회를 끝내고, 집권당의 참패를 속 시원하게 축하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결과는 ‘박근혜당’의 국회 과반 확보였다. 


우파들은 총선 이후 4년 전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으려 주도면밀하게 우파 우위의 의회 세력 관계를 사회적 세력 관계에 반영하려고‘우파적 정치 투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우파들은 자신들이 정권을 잡고도 정치·사회적으로 진보적 의제가 우위를 점했던 상황을 만회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박근혜가 어울리지도 않게 붉은 옷을 입고, ‘경제민주화’니 ‘복지국가’니 하는 녹음기 유세를 펼치고, 이명박이 ‘친서민’, ‘공정경제’, ‘재벌의 사회적 책임’ 같은 단어를 국정 목표로 제시해야 했던 굴욕적 수모를 이제는 뒤집어 보겠다는 것이다.


조중동 등은 민주통합당이 ‘좌클릭’하다가 중도층을 박근혜에게 빼앗겨 선거에 진 것이라고 우긴다. ‘김용민 막말’,‘김지윤 해적 기지 발언’ 등이 패인이란 주장도 강조한다. 문제된 두 사람은 4년 동안 반MB·반우파 투쟁 속에서 떠오른 인물이고, 문제 발언의 핵심 취지는 반제국주의 정서의 표현이었다. 


우파들이 선거가 끝난 뒤에도 둘을 문제 삼는 것은 바로 눈엣가시를 확실히 묻어 버리고 ‘안보’ 등의 우파적 의제로 정국 주도권을 회복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그 점에서 통합진보당을 ‘종북’ 좌파라고 공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한미FTA 반대 투쟁, 제주 해군기지 반대 등이 ‘종북’의 지표라고 말한다. 비열하고 역겨운 마녀사냥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김진표 등은 이런 평가와 중도층 강화론에 동조한다. 총선 후 민주통합당은 호전적 대북 결의안에 새누리당과 합의했고, 제주 해군기지, 영리병원 확대 문제에서 입을 다물고 있다. 심지어 청와대 불법 사찰 문제에서도 별 대응이 없다.


민주통합당의 이런 행보에는 <한겨레> 류의 개혁 언론들도 영향을 미친 듯하다. <한겨레> 등은 “박근혜의 훌륭함은 중도층을 끌어들인 것”이라며 이런 우경화론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한겨레21> 기사가 인정하듯이 “김용민 막말 파문에 영향을 받았다는 사람은 30퍼센트 미만이고, 정권 심판론, 민간인 불법 사찰 등에 영향을 받았다는 사람은 그 두 배”였다. “부동층의 4분의 3 가량이 야권 성향인데 이런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지 못한 것”(서강대 서복경 교수)은 민주통합당의 약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밖에 없다. 


진보적 차별성이 두드러지지 않고 새누리당과 뭐가 다른지 신뢰를 주지 못한 민주통합당의 정권심판론에서 진정성을 찾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4년 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전국 정당 득표는 642만여 표였다. 여기에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의 득표를 더하면, 우파 3당의 정당 득표는 985만 표에 의석수 185석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얻은 정당 득표가 912만 표, 자유선진당을 더하면 981만 표, 157석이다. 충청권 지역구 약진도 절반은 자유선진당의 의석을 뺏어온 것이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비관도 아니고, 정체도 불분명한 중도층 운운하며 ‘우클릭’하겠다는 민주통합당을 추수하는 것도 아니다. 민주통합당의 중도화 전략은 우파적 의제를 강화해 우파의 주도권 회복에 이용될 뿐이다. 


통합진보당은 역대 최대 성적을 거뒀다. 수도권에 교두보를 만들고, 호남 두 곳에선 민주당과 겨뤄 당선했다. 낙선한 울산 북구와 동구에서도 통합진보당은 역대 최다 득표를 했다. 


18대 총선과 비교하면, 북구에서는 투표자가 2만 5천여 명 늘었는데 김창현 후보는 이중 80퍼센트인 2만 표를, 동구에서는 1만 5천여 명 늘어난 투표수를 고스란히 이은주 후보의 득표로 흡수했다. 창원에서도 통합진보당 후보와 진보신당 후보의 득표를 더하면, 당선이 가능했다. 


즉, 영남 진보벨트에서 통합진보당의 패배는 늘어난 득표수를 볼 때, 노동운동과 진보진영의 분열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가 석패한 거제에서는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이 공동 유세를 하지 않았다.


이제 결론을 내리자. 집권 우파들은 여전히 위기를 겪고 있다. 박근혜는 ‘좌클릭’ 변장극과 색깔론, 지역주의 선동을 총동원하고서도 소선거구제의 도움을 받고서야 절반의 의석을 차지했다. 역설이게도 박근혜와 이명박의 잠재적 충돌 가능성은 더 커졌다.


이는 여전히 반우파·반신자유주의 정서가 더 강하고 진보적 의제가 사회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총선 이후 재개된 집권당 내부의 암투와 분열이 이명박과 박근혜의 치부를 드러내고 있고, 광우병 분노가 다시 일고 있다. 한일병원 노동자는 승리했고, 아직 언론 파업이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이런 정서를 담을 그릇이 아니라는 것도 드러났다.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가 아니었다면 민주통합당은 더 나쁜 성적을 거뒀을 것이다. 엔지오 지도자들과 한국노총을 끌어들였어도 자본가당의 본성을 바꿀 순 없다. 


참여당과 통합하면서 노동 중심성과 진보 정체성이 후퇴했지만, 우경적인 한국 정치 지형과 색깔론 공격을 고려하면, 통합진보당의 약진은 '진보정치'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 준다. 


우파는 이를 역전시킬 공세를 계속하고 싶겠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2008년처럼 선거 결과와 밑바닥 정서가 다르므로 이는 대중의 반우파 분노를 다시 자극할 것이다.


진보 진영은 선거 심판론에 지나치게 기댄 것이 약점이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당분간 우파들의 공세가 먹히느냐는, 특히 민주노총이 더 진보적이고 계급 투쟁적 방식으로 반우파 투쟁을 능동적으로 건설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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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1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을 확보하자 우파 진영은 이 기회를 이용해 그동안 잃었던 정국 주도권과 정치ㆍ이데올로기적 우위를 되찾으려고 나서고 있다.


북한 로켓 발사를 빌미로 안보 위기론과 색깔론을 조장하고, 제주 해군기지 공사, 영리병원 확대 등을 강행하려 한다. 언론 파업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도 계속되고 있다. 수원 여성 살해 사건을 빌미로 범죄 공포를 부추기며 법 질서 강화 등 우파 의제를 강화하려고도 한다.


그동안 진보진영이 정치ㆍ이데올로기적 우위를 차지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우파는 무상급식을 막으려다 서울시장 자리를 잃었고, 이명박은 공정사회를 위한 ‘재벌의 사회적 책임’에 관해 말해야 했다.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도 복지국가를 내세워야 했고, 새누리당은 어울리지도 않는 ‘경제민주화’를 정강에 넣어야 했다. 이 때문에 박근혜는 보수 논객 전원책에게 “보수의 적”이라는 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이처럼 궁지에 몰렸던 집권당이 오히려 총선에서 과반을 얻은 만큼 우파는 그동안의 수모를 되갚을 절호의 기회로 삼고 싶을 것이다. 총선 개표 방송에서 전국을 뒤덮는 붉은 물결을 보면서 의회에서의 세력관계 뿐아니라 실제 사회 세력 관계도 우파들이 압도하는 상황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우파들은 첫째,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를 하면서 말로나마 ‘좌클릭’했던 민주통합당을 흔들어서 내부 분열과 우경화를 압박하고 있고, 둘째, 통합진보당을 ‘종북’좌파로 마녀사냥하고 있다. 북한 문제가 이 두 공격의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노동운동이 이런 의제들을 내놓고 투쟁을 모아나가는 구실을 해야 한다. 지금도 언론 파업, KTX 민영화 반대 등 가장 선두에서 反우파 투쟁을 벌이고 있는 집단이 민주노총이다.


새누리당은 북한 로켓 발사 직후 통합진보당이 ‘북한 제재에 반대한다’는 논평을 내자 “북한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내용이 전혀 들어 있지 않다. … 통합진보당과 손잡은 민주통합당은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하기 바란다”고 공격했다.


통합진보당을 ‘종북’ 좌파로 공격하면서 동시에 민주통합당의 우클릭을 압박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이들은 ‘평’화와 복지’ 대신 ‘안보와 성장’이라는 우파적 의제를 다시 사회에 강요하려 한다.


사실 우파 결집과 현행 선거제도의 모순 덕분에 새누리당이 과반을 차지했지만, 전국적 득표수에서 새누리당이 앞선 것은 아니다. 실제 사회적 세력관계가 우경화된 것은 전혀 아닌 것이다.


그러나 우파는 선거 결과를 과장해 계급세력 균형의 반동을 시도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우파의 공세에 뒤로 물러선다면 기성 정당들이 모두 ‘좌클릭’에 나설 정도로 진보진영에게 유리했던 정치 지형이 후퇴할 수도 있다. 이것은 피억압 대중의 사기와 투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시도를 저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번에도 어김없이 민주통합당은 ‘엑스맨’ 구실을 하며 우파들의 공세에 굴종하고 있다. 조중동 등 보수언론은 민주통합당이 선거에서 패배한 것이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를 하면서 중도층 유권자에게 안보 문제 등에서 불안감을 준 탓이라며 이를 부추겼다.


이들은 또 ‘통합진보당의 주요 인사들은 과거 민혁당 사건에 연루된 종북좌파’라며 마녀사냥에 몰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이 요구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행위 규탄 결의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하며 친제국주의 정당으로서 본색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다. ‘엑스맨’ 김진표는 16일 “왜 중도층을 끌어안는 데 실패했고,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는지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고, 문재인은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중도층의 지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안정감 있는 변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은 선거가 끝나자 청와대 불법 사찰 건에서도 한마디 말을 하지 않고 있고, 제주 해군기지에 관해서는 전혀 관심도 두지 않고 있다. 경제민주화를 떠들더니 KTX 민영화나 영리병원 확대 저지에도 열의가 없다. 


진짜 문제는 통합진보당 등이 우파의 공세에 단호히 맞서면서, 우파에 굴종하는 민주통합당을 비판하며 독자적 투쟁을 강화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이다.


책임 전가


이런 태도에는 일부 자유주의 언론의 선거 평가가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새누리당에게 밀린 것은 중도층을 박근혜에게 빼앗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우파의 공세에 무장해제를 촉구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겨레>는 ‘박근혜는 중도층을 끌어들여 승리한 반면, 야권은 한미FTA, 제주 해군기지 등에서 너무 과격한 입장을 취한 게 문제였다’는 식으로 평가한다. ‘김용민 막말’ 책임론, ‘해적기지 발언’ 책임론 등 온갖 적반하장식 책임전가 논리도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한겨레21>는 “유권자들에게 쇄신하는 이미지를 주면서도, 현 정부와 전면적인 결별을 통해 전쟁으로 가지 않고 조화시킨 것”(경희대 교수 김민전)이 박근혜가 중도층을 끌어들인 “훌륭함”이었다고까지 평가한다.


그러나 박근혜의 이런 기만적이고 어정쩡한 비MB 차별화는 그의 정치 수완을 보여 주기보다는 오히려 곤란한 처지를 보여 준다. 지금 박근혜는 우파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이명박과 차별화도 해야 하지만, 또 우파 결집을 위해 이명박을 쉽게 버릴 수도 없는 모순에 처해 있다.


사실 박근혜가 중도층 유권자를 흡수했다는 주장은 사실 관계에서도 맞지 않다.


4년 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정당 득표는 642만여 표였다. 여기에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의 정당 득표를 더하면, 우파 3당의 정당 득표는 985만 표였다.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얻은 전국 정당 비례 득표는 912만 표였고, 자유선진당을 더하면 981만 표다. 충청권 지역구 약진도 절반은 충남에서 자유선진당의 의석을 뺏어온 것이다.


그 결과, 18대 총선에선 우파 정당 당선자수가 185명이었는데, 이번엔 157명에 불과하다. 새누리당 과반 확보는 다른 우파 정당들의 지지가 새누리당으로 집중된 결과에 불과한 것이다. 그나마도 크게 줄어들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박근혜는 선거의 여왕이 아니라 우파의 여왕인 것이다. 


<한겨레21> 기사가 스스로 인정하듯이 “김용민 막말 파문에 영향을 받았다는 사람은 30퍼센트 미만이고, 정권심판론, 민간인 불법사찰 등에 영향을 받았다는 사람은 그 두배”였다.


결국, “부동층의 4분의 3 가량이 야권 성향인데 이런 사람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지 못한 것”(서강대 서복경 교수)은 민주통합당의 약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밖에 없다.


진보적 차별성이 두드러지지 않고 새누리당과 뭐가 다른지 신뢰를 주지 못한 민주통합당의 정권심판론에서 사람들이 진정성을 찾기 힘들었던 것이 진짜 문제다. (그래서 반MB 성향의 30대에서 투표율이 떨어졌다는 조사도 나온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정체도 불분명한 중도층을 확보하려 ‘우클릭’하겠다는 민주통합당을 추수하는 것이 아니다. 민주통합당의 중도화 전략은 오히려 우파적 의제를 강화해 우파의 주도권 회복에 이용될 뿐이다.


박근혜당의 불안정한 승리는 이명박과 박근혜 사이에 잠재적 갈등 가능성을 그대로 유지해 놨다.


진보적 의제로 계속 저들을 압박할 때만 우파들의 분열이 가시화되고 투쟁에서도 선거에서도 지금보다 더 유리한 기회가 조성될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정치적 좌우 양극화와 그 속에서 통합진보당이 상대적으로 민주통합당보다 더 성장한 것은 우파 정권 아래서 진보정치의 대안과 실천에 대한 기대감이 성장하고 있다는 걸 보여 준다.


진보진영은 불가피한 경우에 선택적 야권공조를 하는 유연성을 배제하지는 않으면서도, 독립적인 대안과 투쟁을 중심으로 우파의 공세에 맞서야 하며, 무엇보다 언론 파업 등 각종 투쟁을 연결시켜 계급투쟁적 방식의 반우파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 이 글은 <레프트21> 온라인판에 약간 축약해서 실렸습니다.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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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 선거의 특징은 새누리당과 야권연대로 표의 좌우 양극화 현상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선거와 달리 무소속 당선자가 거의 없는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새누리당이 선전한 결과 이면에는 다른 우파 정당들의 희생이 있었다. 야권연대에 참여하지 않았던 진보신당도 몰락했다. 
실제 전국 범위에서 정당비례나 지역구 득표수를 따져 보면, 새누리당과 야권연대 표가 얼추 비슷하거나 야권연대 득표 총합이 살짝 앞서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지역별로는 편차가 있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는 민주당의 말바꾸기, 진보적인 듯하나 속내는 그렇지 않은 점을 이용해 과거 민주당 시절의 좋지 않은 기억들을 되살린 것이다. 또 통합진보당을 색깔론으로 공격해 反새누리 표를 분열시키려 줄기차게 시도했다. 

결국 민주통합당의 약점이 박근혜의 술책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선거판이 더러워지고, 민주당의 대안적 매력을 못 주고 노무현 향수에만 의존하는 듯하자, 진보 성향 유권자 일부의 투표 참가 의지가 약해진 듯하다. 

그렇지 않겠는가. 민주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이명박근혜의 당이 싫어서 투표하려는 것인데, 별다른 비전을 못 보여주니 말이다. 

더구나 민주통합당은 한나라당이 해체 위기까지 몰렸을 때 거리의 한미FTA 반대운동과 통합진보당을 배제하면서 양당 구도를 복원해 주고, 양당 구도 아래서 반사이익을 얻겠다는 멍청한 전술을 썼다. 

정권심판론의 진정한 동력은 거리에서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反우파 투쟁이었는데, 이 투쟁의 섟을 죽이니 우파의 사기만 올려줘 우파 결집을 막지 못한 결과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민주당 관점에서 보면 자업자득이다

야권연대 덕분에 18대의 참패를 상당히 만회했는데도, 민주당이 정치적으로 사실상 진 선거라고 보는 이유다. 

야권연대의 일부였던 통합진보당은 역대 최대 의석을 얻고 제3당으로 부상했는데, 反새누리 야권연대 지지 세력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더 진보적인 정당의 지지가 성장세에 있다는 걸 보여 줬다고 할 수 있다. 그것도 엄청난 색깔론 공격을 이겨내고 말이다.
양극화 추세 속에서 야권연대에포함된 진보정당이 약진하고, 새누리당이 약진한 상황은 이전부터 유력한 구도였던 反새누리非민주 정서의 오른쪽 정서에 공백을 만들었다. 친노가 밀던 문재인의 파괴력도 단기적으로 약화했다. 민주당 보수파는 대선을 위해서 다시 우클릭해야 한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 만도 하다. 이 점이 내가 선거 직후 제기한 안철수 조기 등판 가능성의 전제다. 


※ 전국과 서울 득표 비교는 선거 직후 쓴 내 글의 표를 참고하시오. (바로가기)


2. 박근혜당의 과반 확보는 중도층 흡수나 민주당 지지율을 뺏어온 결과가 아니다.  

사회 전반이 보수화해 우파 지지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우파가 위기감 속에서 색깔론, 안보 위기론, 지역주의 등을 동원하며 결집한 결과다. 즉 이전 선거들과 비교하면,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다른 우파 정당들을 잡아먹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는 우파 정당들의 득표 추이를 살펴 보면 드러난다. 

우파가 완전히 찌그러든 채 선거를 치렀던 17대 총선(2004)에서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정당 득표를 더하면, 820만여 표가 나온다. 우파가 득세했던 17대 대선(2007)에서 이명박 혼자만 1천149만 표를 얻었다. 이듬해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642만여 표를 얻었고, 여기에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를 더한 우파 3당의 정당 득표는 985만 표였다. 

이번 선거에서 박근혜 당이 얻은 전국 정당 비례 득표는 912만 표였고, 자유선진당을 더하면 우파 2당의 득표 합계는 981만 표다. 

새로운 표의 확장은 전혀 없었고, 우파를 초결집한 결과인 것이다. 반대로 야권연대 두 정당들의 정당비례 합계는 997만여 표다. 지역구 득표수도 야권연대가 전국적으로 더 많다. 

이 점에서 박근혜의 승리는 지역주의 등을 자극하고, 민주당의 자체 삽질로 얻을 걸 못 얻은 결과로 생긴 불안정한 어부지리다. 

박근혜가 잘 한 것은 우파 결집+민주당 약점잡기였다. 박근혜의 비MB 차별화는 이명박에 실망해 사기저하한 우파와 보수적 대중을 다잡았을 뿐인 것이다. 

그러나 선거 승리로 이명박 책임론을 통한 이명박 제거 기회가 유보되면서, 여전히 이명박과의 단절 문제라는 아킬레스 건을 지니고 가게 됐다. 또 박근혜 개인으로나, 이명박근혜 정권으로는 수도권과 중도층으로 표의 확장성이 없다는 것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지금 박근혜는 이명박과 차별화도 해야 하지만, 우파 결집도 유지해야 하는 모순에 처해 있다. 




3. 서울을 보자. 2007년 대선에서 우파 후보인 이명박(약 269만 표)과 이회창이 서울에서 얻은 표는 무려 330만여 표다. 

그것이 이듬해 총선에서 우파 정당들이 얻은 정당비례 득표는 203만여 표로 추락했는데, 여기에는 투표율 저하와 함께 ‘고소영’ 등으로 반감을 사기 시작한 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서울을 주무대로 벌어진 3개월 간의 촛불시위의 조짐을 보였다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당시에는 야당의 득표율이 더 추락해서 서울에서 의석 다수를 얻을 수 있었다. 

이번 총선에서 우파2당이 얻은 정당비례 득표도 203만여 표다. 그럼에도 의석 분포가 역전된 것은 그 반대편 정당들의 득표가 4년 전과 비교해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사실 한나라당과 야권연대 후보로 표의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한 첫 전국 선거인 2010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오세훈은 208만 표를 얻었다. 여기에 자유선진당 지상욱 표를 더하면 214만 표가 된다. 당시 두 당의 서울광역 정당비례는 195만여 표(44%)였다. 

무리한 주민투표 실패와 후보의 각종 부패 혐의로 패색이 짙던 2011년 서울시장 재보선에선 나경원이 186만여 표를 얻었다. 참고로 16대 대선(2002)에서 이회창이 얻은 서울 표가 244만 표였다. 우파가 찌그러진 17대 총선(2004)에서 한나라당이 서울에서 얻은 정당 득표는 175만 표였다. 

결국 이번 서울에서 박근혜당이 얻은 것은 나경원 선거 때 사기저하로 분산된 우파 표를 재결집해 2008년 수준으로 복원한 것에 불과하다. 

이 과정에서 진보정당의 지지율이 상승했다. 통합진보당은 [사전 여론조사 단일화를 통해 민주당을 이기고 올라가거나, 민주당 탈당파와 겨뤄] 최초로 지역구 두 석을 얻었고, 서울에서 정당비례득표 48만여 표(10.56%)를 얻었다. 여기에 진보신당 정당비례를 더하면, 55만여 표(12%)가 된다. 

민주통합당은 이번에 서울에서 정당비례로 175만여 표를 얻었다. 이는 2010년 지방선거 서울광역 정당비례보다 4만여 표 줄어든 결과다. 

당시 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진보신당을 모두 더한 표가 55만 표였다. 이중 참여당 지지표가 분산한 것을 고려하면 성장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이런 성적표는 단일 진보정당으로 출마한 17대 총선(2004)의 민주노동당이 얻은 역대 최대치 60만 표에 근접하는 수치다. 18대 총선의 민주노동당 13만여 표, 진보신당의 14만여 표와 비교하면 완연한 회복과 성장이다. 무엇보다 서울에서 통합진보당 지지표를 계급투표와 무관하게만 보는 것은 맞지 않다. 

이렇게 봤을 때, 서울에서는 2010년 이후 야권연대 소속 정당과 후보가 전반적 지지도에서 앞서고 있다는 특징이 이번에도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진보정당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더 성장했다. 지역구에선 지지표 결집과 야권연대의 도움으로 지역구에도 교두보를 마련했다. 



4. 노동자 도시라는 울산을 보면 어떨까. [창원 성산구(옛 창원을 선거구로 권영길 의원의 지역구)는 명백히 진보정당 후보들의 득표 합계가 새누리 후보보다 높았으므로 진보정당 간의 반목과 분열 때문에 낙선한 것인데, 이를 통합진보당의 노동자성 후퇴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건 어처구니없는 아전인수 해석이다.) 

특히 진보정당이 구청장과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당선 경력이 있는 울산 북구와 동구를 보자. 

이 두 곳에서 통합진보당은 애석한 패배를 했다. 그런데 이곳들은 2008년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못했던 곳들이므로 당시의 민주노동당 후보 득표수와 비교하면, 좀더 선명한 비교가 가능할 것이다. 

18대 총선과 비교하면, 북구에서 2만 5천여 명, 동구에서 1만5천여 명의 투표자가 늘었다. 

동구의 이은주 후보는 늘어난 투표자를 모두 흡수했다. 북구에선 늘어난 투표자의 80%인 2만여 표를 흡수했다. 이것은 야권연대의 효과이기도 할 테고, 계급투표의 성장이기도 할 것이다. 

아쉽게도 북구에선 늘어난 약 5천 표가 양당 구도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가는 바람에 석패했고, 동구에선 새누리당 표가 18대 수준을 유지하는 바람에 석패했다. 

양 구에서 18대 총선과 비교하면, 동구에선 우파 정당들의 총 득표 합계가 새누리당으로 그대로 유지됐다. 북구에선 오히려 늘어난 투표자의 5분의 1인 5천여 표를 추가했다. 

울산 전체 정당비례로 가면, 18대보다 진보정당 합계는 1만 9천여 표가 늘어 8만 7천여 표(18.3%)었다. 통합진보당이 2만 5천여 표 늘었고, 진보신당이 6천여 표 줄었다. 득표율은 양당을 합치면 0.4% 줄었다.

2010년 지방선거와는 직접 비교하기 힘든데, 당시에 민주당이 울산에서 광역비례 후보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광역비례 후보를 낸 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의 정당득표를 더하면, 이번 선거와 대동소이하다. 

그런데 울산 북구로 보면, 18대 총선의 진보 양당 득표(1만 2천여 표+3천여 표)보다 통합진보당 득표만 4천여 표 늘었다.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을 더하면 18대 양당 합계보다 6천여 표 성장한 것이다. 득표율로 하면, 2% 하락했다. 예외로 볼 수 있는  2004년과 비슷한 수치다.

동구에선 18대 총선에서 약 9천 표+5천여 표이던 것이, 약 1만 6천 표+약 1천5백 표로 늘었다. 득표율로 하면, 그대로다. 2004년 2만 1천여 표보단 적다. 

이를 통해서 울산에선 투표의 좌우 양극화가 새누리당과 통합진보당으로 표현됐다. 두 구에서 통합진보당은 상당한 득표수 성장을 기록했다. 지역주의와 색깔론으로 무장한 우파 결집도 상당했던 데다가, 진보정당이 분열해 지지자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이 석패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울산에서 통합진보다의 정당비례 득표수가 최대치인 2004년과 비교해 준 것은 주로 남구와 중구에서 일어난 현상이다. 예외적 최대치였던 2004년과 비교해도 울산 북구와 동구의 정당 득표는 거의 줄지 않았고, 이곳에서 진보정당 득표율 하락의 주요 양상은 진보신당의 지지율 대폭 하락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울산에서 진보정당을 향한 계급투표는 여전히 성장하는 단계에 있다는 것이다. 울산의 선진노동자들은 두 선거정당의 차이가 별로 없다고 보고, 다수 속에선 통합진보당으로 쏠림 투표가 일어났고, 일부에서는 분열상에 실망해 기권한 듯 보인다. 비정규직 노동자들 일부는 통합진보당의 예비 후보로 현대차 정규직노조의 이경훈이 나왔던 것 등을 이유로 투표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듯하다. 

사실적 근거를 놓고 봤을 때, 일각의 주장처럼 진보정당을 지지하던 울산 노동자들 사이에서 계급투표 현상이 사라졌다거나, 크게 후퇴했다는 주장의 근거는 찾기 힘들다. 

한편, 김창현 후보에 대한 상당한 우파적 색깔론 공격이 울산 북구에선 당선으로 가는데 큰 걸림돌이 됐을 거라고 본다. 후보가 조승수였다면? 그건 확답할 수 없다. 





5. 통합진보당 지도부의 ‘묻지마’ 야권연대는 문제가 있었다. 통합진보당으로선 어느 정도 우클릭을 감수해야 했다. 야권연대에 정신적으로 종속된 나머지 야권연대가 원내 다수를 차지하지 못하자, 의기소침해져 민주당 일부 보수파의 진보정당과의 야권연대 무용론을 제대로 비판하지도 못하는 모순도 보인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을 패퇴시키려면 어느 정도 진보적 후보들끼리의 선택적·제한적 야권연대의 불가피성은 인정할 필요도 있다.

또 묻지마 전면 야권연대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과 선거에서 실리가 있었느냐 하는 것은 별개다. 전자는 가치판단 문제지만, 후자는 실증의 문제다. 그 점에서 통합진보당에게 야권연대는 확실한 선거적 실리가 있었다.

그리고 전면적·전략적 야권연대 즉 인민전선 전략의 약점은 계급 연합 때문에 노동계급의 투쟁이 발목 잡히는 데 있지, 선거 부진에 있지 않다. 이 둘을 구분 못 하고 비판하는 좌파는 오히려 ‘내 안의 선거주의’를 한 번쯤은 의심해 봐야 한다. (이 점에선 나도 선거 직후 불명료했는데, 득표 결과를 실증적으로 살펴 보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그렇다면 야권연대 때문에 통합진보당이 얻은 표는 단순히 민주당 표를 거저 먹은 것이라고 볼 수 있나.

이 질문의 경우, 한국사회 전체의 정치지형에서 진보정당의 입지를 판단해야 한다. 통합진보당은 친북와 민주노총 꼬리를 약화시키려고 참여당을 포함한 통합으로 탄생한 당이지만, 다수 사람들에게는 민주노동당의 확장판으로 비춰졌다. 게다가 우익들은 통합진보당을 ‘종북’좌파로 줄기차게 공격했다.

그런 조건에서 통합진보당은 야권연대 과정에서도 독자적 성장을 했다. 급진화 수준이 ‘민주당 왼쪽, 그러나 진보정당은 아직 아닌’ 수준이므로 야권연대로 反새누리 표가 결집하는 속에서도 진보정당이 성장한 것은 의미있는 성과다.
게다가 울산과 창원 등에서 절대 득표수가 성장한 것은 계급투표에 기반해 야권연대의 실리를 챙겼다고 볼 수 있게 한다.

일부에서 민주당의 보수적 지지층이 단일 후보라 할지라도 통합진보당 지지를 곳곳에서 거부하고 이탈한 마당에 통합진보당의 지역구 성적이 민주당과 직접 겨룬 호남에서조차 고루 올라간 것은 그런 해석이 무리라는 것을 보여 준다



6. 그럼에도 진보정당간 분열 때문에 창원과 거제처럼 당선이 유력한 선거구에서 패배한 것은 유감스런 일이고 이는 앞으로 노동운동의 단결, 진보정치의 단결이란 과제가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렇다고 이를 야권연대 탓에 계급투표가 실종된 결과라고 평가하는 것은 지나치다. 통합진보당의 득표수 성장이나 진보신당의 몰락에서 보듯 사실이 이런 가설을 전혀 뒷받침하지 않는다.

게다가 부르주아 의회 선거란 어차피 주어진 선택지에서 고르기다. 통합진보당의 일부 우경화 행태나 ‘묻지마’ 야권연대에 반감이 있더라도 노동계급 운동의 다수를 대표하는 정당에 소극적으로나마 투표해서 전체의 이익 증진을 바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별 차이도 없어 보이는 진보정당들’이 선거에서 분열하는 것은 바라지는 않는 것이다. 그게 투표와 관련한 노동 대중의 정서이기도 했다. 그것이 통합진보당의 득표수 성장과 진보신당 득표수의 추락으로 뒷받침된다.

그 점에서 야권연대 때문에 계급투표가 부진했고, 그래서 통합진보당이 영남에서 몰락했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과 부합하지도 않는다. 통합진보당의 영남 노동벨트 당선 실패는 진보진영의 분열 때문이다.

이런 주장의 진위를 가리려고 더 살펴 본 울산의 선거 결과를 통해 통합진보당을 향한 계급투표가 여전히 유지됐음을 알 수 있다. 일부 필자들이 득표율을 놓고 대폭 지지 감소 얘기하는데, 선거마다 투표율이 다르므로 득표‘율’만 놓고 증감을 말하는 건 상황을 잘못 볼 수 있다. 득표‘수’와 득표율을 동시에 놓고 비교해야 한다. 전국 범위나 광역 단위로 볼 땐 정당비례도 좋은 지표가 될 수 있다.

울산 동구와 북구에서 통합진보당 지역구 후보들은 역대 최고의 득표를 기록했다.

민주당 표를 일부 흡수했다 해도, 이것은 상대적으로 지역구 지지세가 민주당보다 더 센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이어진 계급투표가 지속됐다는 전제를 하지 않고선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정세에 따른 증감이 그동안 있었는데, 실제로 역대 최고치이던 2004년의 정당비례와 비교해도 정당비례에서도 질적인 후퇴를 찾긴 힘들다.

총선 결과를 이렇게 해석하면, 우리는 여러 아쉬움과 조짐에도 진보정치의 성장 가능성을 정확히 볼 수 있다.. 일부 초좌파적·종파적 선거 결과 분석은 오히려 이런 긍정적 가능성을 부정함으로써 노동조합의 보수화 같은 잘못된 신화의 유포를 의도치 않게 도울 수 있다.

해적기지 발언이 문제가 됐다는 우파들의 해석도 우습다. 정치적으로 문제는 많았지만 어쨌든 해군기지 강행에 문제를 제기한 민주당이 제주에서 모두 지역구 당선했고, 제주기지 전면 반대를 내세운 통합진보당은 지역구 후보 하나 안 내고도 정당비례에서 자신의 정당득표 전국 평균보다 높은 12%를 득표했다.(여러 후보를 내고 선전한 2010년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투표율이 줄었는데도 당시 민주노동당의 정당비례 득표 규모를 유지하면서 득표율은 상승했다. 그러나 진보신당의 득표수가 크게 하락했고, 참여당 지지표는 분산된 듯하다. 2008년과 비교하면, 통합진보당 득표가 민주노동당+진보신당을 더한 것보다 많다. 이곳에서도 역대 최대치인 2004년 결과보다는 4천여 표 적다.)


7. 선거 결과는 좌우 양극화를 보여 줬고, 그 왼쪽 극의 다수당 실패는 민주통합당 중심으로 反우파 정권심판론을 다수화하기 힘든 한계가 있다는 걸 보여 준다

진보정당 성적은 이를 대체할 가능성을 일부 보여 준 것이고, 이 잠재력은 제대로 된 투쟁을 건설할 때 현실적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통합진보당은 진보의 정체성과 노동 중심성을 더 강화해야 한다. 선거는 실제 계급투쟁의 한 시점과 한 단면만을 보여 줄 뿐이다. 

그러므로 선거 결과가 통합진보당의 오류를 다 덮어주는 것으로 봐선 곤란하다. 단지 객관적 조건이 비관적이지 않다는 걸 밝혀낸 것 뿐이다. 앞으로 야권연대로 얻을 민주당 보수적 지지층을 의식해 진보정치의 날을 무디게 하는 것은 패착이 될 것이다.

진보정당은 영남 진보벨트(또는 노동벨트)라 불리는 지역에서조차 당선 안정권을 고정표로 확보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울산 북구에서조차 2000년 이후 구청장 포함 아홉 번 선거에서 4번을 이겼을 뿐이다. 충성도가 아직 다져지지 못한 지지층은 영남이라는 지역 특성상 지역주의, 색깔론에 흔들릴 수 있고, 정당의 실수, 후보의 선호도 등에 따라 흔들릴 수도 있다.

이는 진보진영의 단단한 결속과 노동중심성에 기반한 진보적 대안 추구, 투쟁 건설에 실천적으로 진지하게 임하기 등으로 정치지형 자체를 왼쪽으로 이동시키려 노력해야 진정한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박근혜의 딜레마를 극대화하는 길은 이명박에 줄기차게 맞서며, 이들의 1% 정책에 도전하는 대중투쟁 건설에 전략을 다하는 길이다. 이런 투쟁이 국민적 지지를 얻을 때, 우파는 분열하게 돼 있다

이것 없이 선거공학적 야권연대에 매달리면, 이번처럼 오히려 보수대연합에 포위될 수 있다. 1988년 총선 이후 야권 주도력을 쟁취한 김대중의 평화민주당이 당시 전투적 학생운동과 민주노조운동과 거리를 두며 이 운동들의 섟을 죽이고 이 에너지를 의회로 흡수해 자파의 입지 강화에만 이용하려 했고 진보진영이 독립적이지 못한 결과, 민자당이라는 보수대연합에 포위됐다가 결국 19915월 투쟁의 덕으로 간신히 숨통을 확보했던 역사가 있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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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근혜’ 정권이 총선을 앞두고 안보 위기론과 색깔론ㆍ마녀사냥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명박은 “북한이 지금 가장 반대하는 것이 제주 해군기지, 한미FTA”라며 우파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종북’으로 매도했다. 또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시도를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적 행위”라고 규탄하며 ‘북풍’에 이용했다. 

천안함 사건 2주기를 이용해 “응징”, “보복” 등의 언사를 써 가며 ‘북풍 기원’에 여념 없던 국방부는, 한미회담이 끝나자마자 북한 위성 추진체를 “요격하겠다”고 위협했다[각주:1]

북한 위성 발사를 이용해 먹기에 바쁜 정부와 우파를 보면, 북한의 위성 발사 소식을 듣고 속으로 기뻐했던 것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조중동은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여론조사 부정 사건을 이용해 색깔론 ‘소설’을 쓰며 ‘마녀사냥 파티’를 벌이고 있다. 

이 황당한 소설들의 공통된 줄거리는 ‘이정희는 경기동부연합이라는 괴물에게 영혼을 판 마녀인데, 괴물들의 본거지인 통합진보당이 민주통합당을 꾀어내 대한민국을 전복하고 김정은에게 헌납하려 한다’는 것이다.

(☞ 경기동부 소동과 관련해 진보가 진짜 다뤄야 할 문제점들은 여기를 참고하시오.)


역겨운 반동

이 조중동식 소설을 그대로 베껴 쓴 새누리당의 요즘 논평은 1980년대 ‘반공 웅변 대회’를 보는 듯하다. 3월 25일에는 “김일성 초상화를 걸어 놓고 묵념하는 세력[이] … 민주통합당을 이용해 국회를 움켜쥐고, 12월 대선에서 소위 연합정권을 출범”시킬 것이라며 거품을 물었다. 

특히 <조선일보>의 색깔론 보도들은 기사끼리도 사실관계가 안 맞을 정도라서, 소설가 공지영조차 “이런 소설가들을 제가 어찌 따라갈지, 갈 길이 멉니다”라고 비꼴 정도다. 

이명박근혜를 풍자한 합성 사진.

이런 역겨운 반동은 사회 전반에서 사람들을 위축시키며 분위기를 우경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교과부가 총선을 앞두고 4월에 ‘일진회가 있는 학교 9천5백79곳의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나서는 것도 마찬가지 의도다. 경찰청이 내려보낸 일진회 선정 기준을 보면 “학생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는 행위, 장기자랑 및 행사 시 앞에 나서는 행위, 학생들의 선망 대상 학생” 등이 포함돼 있다. 사실상 ‘청소년 계엄령’이다.

이처럼 반동 공세에 필사적으로 매달린 결과, ‘우파 결집’이라는 일차 목적은 부분적으로 달성한 듯하다. 

공천에 불복해 분열할 듯하던 친이계들은 일단 박근혜에게 힘을 실어 주자는 이명박의 설득으로 탈당을 멈추고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박근혜는 “이명박 탈당이 해법은 아니다” 라고 했고 이상득을 경북 선거대책위원회의 명예위원장으로 앉혔다.

이런 행보들이 우파 결집의 메시지를 준 결과, 자유선진당과 국민생각 등이 바닥을 기는 대신 새누리당이 지지율을 회복했다. 박근혜는 “석달 전만 해도 선거도 치를 수 없을 것 같더니 이젠 희망이 보인다”고 안도했다. 

문제는 새누리당의 원기 회복에 민주통합당 지도부가 큰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 심판을 말하면서도 심판의 구체적 내용은 빼놓거나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애초에 한미FTA와 제주 해군기지를 시작한 세력으로서 이 문제들에 일관되게 반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속으론 골치아픈 문제에서 이명박 손에 피를 묻혀, 선거에서 반사이익만 얻으면 된다는 계산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민주통합당의 이런 어정쩡한 자세는 반MB 대중들에게 실망과 환멸을 불러일으켰다. 

주류 지배자들로선 총선 전에 한미FTA와 제주 해군기지 등을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만들고 있는 것에도 안도하고 있을 것이다. 또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민주통합당 길들이기도 어는 정도는 만족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통합진보당 등 진보진영 주류 지도자들이 총선 야권연대를 위해 이런 민주통합당과 다른 진보적이고 구별되는 태도를 취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정치적 양극화

한미FTA 발효와 제주 해군기지 건설 강행이 단기적으로는 새누리당에게 우파 결집이라는 호재로 작용한 것은 이 때문이었다. 

이제 우파는 총선 구도를 최대한 ‘더럽게’ 만들면서, 청년세대가 환멸과 냉소로 돌아서길 바랄  것이다. 또 민주통합당의 무능과 한계를 이용해 정권심판론을 희석시키려 한다.

그러나 더 긴 시간을 두고 일어나는 정치 변동의 관점에서 볼 때, 상황이 우파의 뜻대로만 흘러가진 않고 있다. 민간인 사찰 파문과 ‘이명박근혜’ 공천을 보면서 정권 심판 정서가 다시 결집하고 있다. 이를 배경으로 우파 결집을 위한 우파 공세가 반대편의 결집도 불러 왔다.

한국일보 여론조사에서는 54%가 이번 총선을 정권심판 선거라 답했고, 경향신문 조사에서는 적극 투표층의 야권단일후보 지지 의사가 새누리당 지지의 세 배가 넘는다.

이런 정서가 청년세대 사이에서 “투표율 70퍼센트 운동”을 유행시키고 있는 것이다. 1퍼센트의 탐욕를 지속하려고 풍과 색깔론과 마녀사냥에나 매달리는 자들이 정권을 연장하는 걸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정서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자유주의 정권에서 청소년기와 20대 초반을 보냈고, 취약해진 북한 체제를 보고 자란 이 세대에게 북풍 유도와 색깔론은 대체로 구태의연한 꼰대짓으로 보이기 십상이다.

따라서 4월 총선에서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 패배를 모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새누리당의 패배 정도에 따라 이명박의 레임덕 위기, ‘지연된 분열’은 재개될 것이다. 청와대 민간인 사찰과 BBK 의혹도 ‘이명박근혜’당에게는 지뢰밭이 될 것이다.(관련한 최근 상황 정리는 여기로)

최근 일시적 봉합 국면을 보면, 친이계는 우파 분열의 책임만 뒤집어쓰고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큰 위험한 [분당과 독자 생존의 모색이라는] 길보다는 총선 이후를 도모하는 전술적 후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무난한 결과를 얻으면 이명박 정권이 면죄부를 받은 것으로 보이게 되니 살아날 구멍이 생기고, 패배하면 박근혜 책임론을 들고 나올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일단 ‘분열은 필패’라는 생각으로 이명박과 손을 잡았을 박근혜로서도 정권 심판론 탓에 새누리당이 참패하면 ‘이명박 죽이기’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BBK는 여전히 박근혜와 이명박 사이에 놓인 지뢰밭이고 민간인 사찰 의혹은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권력을 향한 탐욕스런 다툼도 끝날 수가 없는 것이다.

청와대가 개입한 민간 사찰은 그 자체로 탄핵·구속 감이다. 한미FTA와 제주 해군기지 강행, 각종 반민중 정책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민간 사찰과 조직적 은폐 사실의 폭로는 반동 공세가 레임덕 위기를 완벽히 틀어막지 못하고 있다는 걸 보여 주는 명백한 증거다.

진보진영은 어설픈 총선심판론에 안주하지 말고, 투쟁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저들이 분노의 대상이 되고 그 때문에 분열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 바로 기회인 것이다.

게다가 민주통합당 주류의 최근 행태를 봐선 이들이 19대 국회를 주도한다고 해도 제대로 단죄할 것이라고 확신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과감한 행동으로 광범한 대중의 불만을 결집하려 할 때만 집권당의 총선 참패 가능성도 커진다. 

새누리당의 총선 선전과 재집권을 두고 볼 수 없다면, 그래서 총선 심판만으로는 부족하다. 거리와 대학, 작업장에서 불붙는 정권퇴진 투쟁은 ‘이명박근혜’를 다시 분열시킬 것이고, 레임덕을 데드덕으로 만들 것이다. 이들의 이전투구는 우리의 투지를 더 고무할 것이다.


※ 이 글은 축약돼 <레프트21> 78호에 실렸습니다. ☞ 바로 가기  


  1. 사실 한국군 자체로는 요격할 능력이 없다는 것은 조선일보가 다른기사에서도 인정하는 내용이다. 따라서 국방부의 발언은 정말 북한 자극용이거나, 아니면 MD 체제를 정당화하고, 추진체 요격 시스템을 갖춘 미군 구축함의 서해 진입을 정당화하려는 계산된 발언일 수도 잇다. 둘 중 어느 경우라도 평화보다 대결을 추구하는 호전적 발언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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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앞두고 이명박 정부의 우파적 정면 돌파 공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명박은 37일 제주도 구럼비바위 폭파를 시작했고, 그 다음날 KTX 민영화를 위한 투자자 설명회를 개최했다. 315일엔 한미FTA가 발효된다.

이명박이 36일 긴급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주재한 직후에는 국방부장관, 통일부장관, 합참의장 등이 ‘응징’, ‘복수’ 등의 호전적 용어를 쓰며 ‘북풍’을 자극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이런 호전적·냉전적 발언들이 “정권 차원의 공통된 인식과 계획 속에서” 나오고 있다고 지적한다.

돌아보면, 집권당이 치명적 위기에 빠진 지난 몇 달 동안 박근혜의 쇄신 사기극도 이명박 정부의 친부자·반민주 정책과 부정부패에 분노한 대중을 달랠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민주당을 흉내내며 ‘좌클릭’을 해봤자 어차피 불리한 게임이라는 점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자 이 정권은 한미FTA 발효, 제주 해군기지와 KTX 민영화 등을 강행하며 오히려 보수층을 결집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방송사 파업에도 초강경으로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 안보 위기 선전과 색깔론을 되살리고 있다.

이들은 제주 해군기지, 탈북민, 이어도 문제를 ‘북풍 3종 세트’로 이용하고 있다.

탈북민 북송 문제로 중국과의 외교 마찰을 부각한 데 이어, ‘이어도는 중국의 경제수역과도 겹친다’는 중국 외교부의 발언도 부각하며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제주 해적기지’ 발언 마녀사냥도 하고 있다.

중국을 포위하려는 미국과 ‘전략적 동맹’을 맺으며 한미FTA와 제주 해군기지를 추진해 온 이명박 정부가 ‘중풍’으로 반대 여론을 잠재우려는 것이다. 

산토끼 잡기에 한계를 느낀 박근혜도 정부의 우경화에 발맞춰 우파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박근혜는 2005년 농민 시위를 살인 진압한 책임자이자 KTX 민영화를 추진했던 허준영 등 부패한 우파들을 ‘전략’ 공천하고, 한미FTA와 제주 문제 등으로 민주당 때리기에 여념이 없다.

5·184·3 항쟁을 ‘폭동’이라고 부른 이영조를 서울 강남을에 공천했다가 취소했는데, 이 해프닝은 박근혜의 반동적 역사관을 보여 준 사례라 할 수 있다.

박근혜는 공천 과정에서 ‘일부’ 친이계 솎아내기를 했지만, 빈 자리를 메운 친박계들은 더 부패하고, 더 우파적이며, 더 철두철미하게 1퍼센트를 대변하는 자들일 뿐이다.

이명박은 이런 박근혜를 “우리나라에서 그만한 정치인이 몇 사람 없다”고 추켜세웠다. 낙천한 친박계 이탈파 김무성, 친이계 이동관 등도 ‘종북좌파 저지와 우파 정권 재창출’을 위해 잔류를 선언했고, 박근혜는 청와대 전 정무수석 출신인 정진석 등을 공천하며 화답했다.

‘이명박근혜’당이 본색을 강화하면서 안보 위기론의 ‘샴쌍둥이’인 ‘종북 색깔론’도 등장했다. 이명박은 “북한이 지금 가장 반대하는 것이 제주 해군기지, 한미FTA”라며 반대 여론을 매도했다. 통합진보당 김지윤 후보의 ‘해적기지’ 발언 마녀사냥 소동도 이런 맥락에서 일어난 것이다.

이들은 이런 반동을 통해서 화수분처럼 터져 나오는 저축은행 로비 의혹, 이상득 차명계좌,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다시 불거진 BBK 등 각종 권력형 부패들을 감추고 입막음하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한미FTA, 제주 해군기지 등이 바로 민주당 정부 때 추진돼 왔다는 것을 강조하며 반MB 야권을 분열시키려고도 한다.


보수층 결집


근본에서 이 프로젝트들은 한국 지배자들이 오래 전부터 합심해 추진해 왔던 것들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한나라당의 지지를 받으며 이 사안들이 추진됐던 것이 그 방증이다.

그런데 주류 지배자들은 혹시라도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하고, 자신감을 얻은 대중의 압력 때문에 민주통합당이 이런 핵심 의제들에서 후퇴할까 봐 우려할 것이다.

우선 이명박과 박근혜의 흉물스런 우파 동맹은 불안정한 동맹이다.

이명박은 퇴임 후를 대비하려고, 박근혜는 대선 지원을 받으려고 하는, 각자 사리사욕을 위해 맺은 동맹이므로 총선에서 참패하는 등의 상황 변화에 따라 얼마든지 서로 등을 돌릴 수 있다. 박근혜가 2007년에 김경준을 기획 입국시켰다는 최근의 폭로도 잠재적 갈등 소재다.

(이와 관련한 박근혜의 모순된 처지에 관해서는 여러 차례 반복했으므로 이 블로그의 관련 포스트를 참고하시기 바람)

최근 한미FTA 폐기와 제주 해군 기지 반대를 요구하는 집회 모습. 투쟁하는 진보정치를 추구해야만 이런 열망을 받아 안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런 식의 낡은 냉전 우파적 공세가 오히려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반MB(정권 심판) 정서를 더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천안함’을 이용한 안보 색깔론을 밀어붙이다가 역풍을 맞은 것, 무상급식에 우파적 돌격을 시도하다가 서울시장 자리만 야당에 헌납한 것이 바로 그런 사례다.

그래서 최근의 우파 공세는 최대한 총선 전에 우파적 정책들을 해치우고 ‘대못’을 박아 두려고 ‘돌진’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주류 지배자들은 만일을 대비해 진보정당을 배제하고 민주통합당 길들이려고 하는 것이다.

바로 이런 배경 때문에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이런 문제들에 일관되게 반대할 수가 없다. 민주통합당의 이런 한계는 그 계급 기반과 친자본주의 성격에서 비롯한 것이다.

결국 주류 지배자들은 민주통합당이 허둥대는 걸 보며 반MB 대중이 정치적 냉소에 빠지기 바랄 것이다.

벌써 길들이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야권연대 협상에서 민주통합당은 한미FTA ‘폐기’로 합의하길 끝내 거부했고, 민주통합당 대표 한명숙은 “안보적 측면에서 [제주 해군기지의] 필요성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고 한발 뺐다. 최고위원 김부겸은 ‘해적기지’ 발언을 두고 “해군에게 모욕감을 주고 … 색깔론의 빌미를 줄 뿐”이라며 한나라당 출신다운 본색을 드러냈다.

공천심사위원장인 강철규는 “[정체성의] 내용에 대해 오해”가 있었다며 “한미FTA 찬반과 같은 것으로 정체성을 판단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선대인 같은 친민주당 인사들조차 실망할 정도로 민주통합당 공천에 대한 진보 대중의 실망도 크다. 이 때문에 이해찬 탈당설이 나올 정도로 파열음도 컸다.

이렇게 난리법석을 떠는데도 민주통합당을 왼쪽으로 견인하겠다며 들어갔던 NGO 출신 인사들이 침묵하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 김기식, 이학영, 박용진 등은 당 지도부의 기회주의적 처신에 공개적 비판조차 하지 않고 있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난처한 우파적 의제들을 이명박이 강행하고 자신들은 그로 말미암은 선거적 반사이익만 얻으면 된다는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새누리당도 아니고 민주통합당도 아닌 진정한 진보의 대안이 절실해지고 있다.

이명박이 부패와 분열 위기를 덮고 총선 전에 각종 개악들을 완료하려고 돌진하고 있는데, 총선심판론에만 안주하다가 분노한 진보 대중의 섟만 죽이고 말 수 있다. 진보진영은 제주와 방송사 파업, 한미FTA 폐기 투쟁 등을 한데 엮으며 앞장서 이명박의 우파적 정면돌파에 투쟁으로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


※ 이 글은 일부 축약해 <레프트21> 77호에 실렸습니다. ☞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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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주도 ‘해적기지’ 또는 해적들의 만행이란 표현은 이미 지난해부터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에 맞서 싸우시던 주민과 평화운동가들이 써 오던 표현이다.(관련 언론 보도만 검토해 봐도 알 수 있다.) 

그 말은 국민의 안전을 지킨다던 해군에게 토지를 강제 수용 당하고, 범죄자·폭도·부랑아 취급 당하면서 범죄없는 마을로 칭송되던 마을이 타의에 의한 범법자 천지가 되는 현실에 대한 한탄이요, 분노가 섞인 표현이다. 

강정 토지 절반(주민들의 논밭과 집)을 강제 수용하고, 10미터 수심에 사람을 쳐박고 낄낄. 이것이 해적질이 아니고 뭔가. 

오히려 이런 절규와 한탄이 김지윤의 인증샷 이전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이 문제다. 이런 외침이 알려지지 않은 다른 이유는 없다. 지금 방송사 파업을 부른 바로 그 이유, 오로지 진실이 언론을 통해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 청년비례경선에 나선 김지윤 후보가 제주 해적 기지에 반대한다고 말한 것은 바로 그런 심정과 분노와 투쟁에 연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다.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돼야 할 진보 정치인의 모범을 보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김지윤 후보가 꼭 청년비례 후보로 국회에 입성하길 바란다.)

진보 정치인이라면 당연히 이래야 하는 것이고, 덕분에 해적 기지란 표현은 사람들에게 제주 강정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느냐 하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제대로 의제화를 시킨 것이다. 이제 해적기지란 표현 논란은 제주 해군 기지에 대한 일종의 상징 싸움처럼 돼버렸다.

문정현 신부님의 말대로 “저들이 두려운 것은 전 국민이 해군더러 ‘해적’이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해군기지 찬반 프레임이 안보 이슈에 가깝다면, 해적기지 찬반 프레임은 안보보다 민주주의 문제를 건드려 반MB(정권 심판) 프레임에 걸쳐 있다. 또 기지의 제국주의 성격에 접근하는 데도 해적기지 규정은 유리하다. 제주기지 반대가 
구럼비바위 보전 문제로 협소화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 북한과 긴장 관계를 유도하는 호전적 발언을 해 온 [
국방부장관을 위시한] 군 당국이 김지윤 고소로 무리한 강경 대응을 한 것은 해적기지 단어 하나가 기지 건설 강행의 정당성과 직결된다고 봤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더 작게는 <조선일보>의 경우에 김지윤 낙선 공작의 의도도 없지 않다. 

만약 강정에서 한 짓거리를 신성한 국방의 의무라고 포장한다면, 저들이 지금 적처럼 취급하는 강정 주민과 평화운동가들이 해적이란 말인가. 해군참모총장의 고소 행위야말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지속하겠다는, 바로 군이 민간에 개입한 해적질이다.

천안함이 정말 북의 소행이라면, 작전에도 실패하고 사병 안전도 못 지킨 무능에 책임지고 일벌백계를 당했어야 마땅한 작자들이 도리어 국민의 삶과 평화를 파괴하더니, 이제는 사병과 유족을 팔고 일부는 눈물이나 짜고 있다.
 

민주 사회에서 군은 신성불가침의 존재가 아니다. 욕 먹을 일을 했으면 욕을 먹는 게 마땅하다. 선출된 대통령도 욕먹는 세상에 군을 욕하면 안 된다, 그런 게 어딨나. 나도 군필자고, 수많은 선후배와 친구들을 군대에 보내봤지만 신성한 국방의 의무 같은 것도 없다. 법으로 징병제를 해 놨으니 다들 어쩔 수 없이 울고짜고 하면서도 입대하는 것이다.

지금 군의 명예훼손 고소는 작게는 강정 싸움에 대한 반동일 뿐아니라 군이 민간에 개입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만행이다. 진정 군대가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위한 존재라면, 오히려 ‘그런 표현의 자유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군이다’라고 말하는 것이 순리 아닐까. 그러기는커녕 국가폭력을 계속 자행하겠다는 해군 당국은 해적 맞다!!! 

제주 강정마을에 있는, 주민들이 만든 포스터.




2. 물론 더 근본적으로 진보인 우리가 제주 해군 기지에 반대해야 하는 이유들은 더 있다.

무엇보다 해군 기지 건설 과정에서 벌어진 폭력은 바로 기지의 성격에서 비롯한다. 생각해 보라. 평화 박물관을 짓겠다고 군대가 나서서 사람들을 패고 쫓아내고 생명 위협을 하겠는가. 

이 군항은 미국의 중국 봉쇄 전략에 이용될 기지다. 제주는 ‘남중국해-동중국해-센카쿠열도-대만해협-서해’로 이어지는 미국의 중국 해양 포위선,즉 미국과 중국의 해양 갈등선의 일부다. 미국은 세계경제 규모 2위로 떠오른, 그러나 여전히 서방 강대국들에게 경제·군사적으로는 열세인 중국을 잠재적 적국으로 삼아 왔다.

최근 태평양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미국 국방부 차관 애슈턴 카터는 최근 “태평양에 배치돼있는 미 해군 함정의 수를 현재 52% 수준에서 몇 년 안에 60% 수준까지 증강”하고 “항공모함도 1척을 추가 배치해 총 6척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에 짓는 기지는 이렇게 증강되고 있는 미군의 전략기동함대가 이용하면서 중국을 선제적으로 군사 압박하려는 기지다. 불가피한 방어용 기지가 아니란 말이다. 국방부 부인과 달리 제주 해군 기지에 배치될 한국 이지스함은 언제든지 미국 주도의 해상 MD 체제로 전환 가능하다.

제주 해군 기지는 미중 간의 군사 대결, 군비 경쟁의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 따라서 군사적 긴장과 군비 증강 경쟁을 고조시켜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협할 괴물인 것이다.

중국과 일본 등이 주도하고 한국이 뒤따른 말라카 해협 등 주요 해상로 경비 경쟁에 미국이 직접 진출해 이 해상로를 중국 해양 봉쇄선으로 삼으려는 것이고, 그 선의 한 기점에 있는 제주 기지는 그런 구실을 할 목적으로 짓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에 주둔하는 주한미군도 노무현 정부 때 이미 그 성격을 대북억지력에서 전략적 유연성이란 명목으로 전세계를 상대로 한 신속기동군 성격으로 바꿨다.

용산미군기지가 평택미군기지로 가는 것도 그런 목적이었다. 평택이란 지리적 위치는 육지에 주둔한 주한미군이 공격의 주요 대상으로 염두에 둔 나라가 바로 중국이라는 걸 보여 준다. 
 

미국의 호전적 패권전략 뿐 아니라 한국 정부의 호전성도 문제다. 지난 정부가 시작한 ‘대양해군론’은, 한미FTA와 군사 협력을 통해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와서 미국의 중국 해양 포위 전략과 연계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더 큰 틀에서 한국 지배 엘리트 다수의 합의인듯하다[각주:1]
(이와 관련해서는 진보평론에 기고한 내 글을 참고하시오. ☞ 바로 가기

천안함 사건을 두고 북한 위협설을 그렇게 떠들던 이명박 정권이 왜 북한과 정반대 방향인 제주 해군 기지에 목을 매는지 이해를 해야 한다. 왜 한국 해군이 자국 해안 방어에 빈틈을 만들면서까지 머나먼 아덴만 앞바다에 애써 만든 주력 구축함(DDH급)을 보내고 있을까.[각주:2]

어떤 이들은 중국과의 이어도 다툼을 말하는데, 물론 중국을 편들 생각은 없다. 그러나 이름이 섬이지 사실상 존재하지도 않는 전설 속의 섬을 가지고 말 수준의 다툼을 벌였다고 전쟁 준비를 한다는 건 엄청난 오버일 뿐이다. 그리고 중국의 이어도 관할권 주장은 몇 년 된 주장으로 새삼스런 것도 아니다. 

오히려 미 해군 항공모함의 서해 진출 시도가 중국의 항공모함 건조에 자극을 한 것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즉, 
가장 위험한 것은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 그 자체라는 것이다. 경쟁적 방어 논리로 군비 경쟁의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 가장 야만적인 어리석음이다. 한국이 중국과 군사 경쟁해서 압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경쟁으로 평화가 오는 일은 없다. 

사실 그런 논리면, 독도를 이유로 울릉도에 함대 기지를 짓자는 것과 같은데, 왜 미국은 울릉도가 아니라 제주도 해군 기지에만 찬성할까. 이용 목적과 상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핵심은 해군 기지의 지리적 위채와 결부된 호전성의 차이에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와 군부의 목표는 미국의 세계 패권 전략의 하위 파트너로 적극적 구실을 해 국제 지위를 높여 보겠다는 것이다. 한국의 대기업주들은 이런 전략을 환영할 것이다. 그것은 간접적으로 자신들의 국제 경쟁력을 높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지배자들이 추구하는 한미 동맹 강화는 이처럼 경제와 군사 두 측면 모두다. 

한국 정부도 제주 기지를 군사적 해외 진출을 위한 전진 기지로 보고 있지, 방어형 기지로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제주에 건설하려는 해군 기지는 한국 영토 방어가 아니라 미국의 패권전략의 일부이고, 한국 지배자들의 군사적 세계화를 위한 전진 기지다. 

미국의 제국주의 강도질에 협력하려고 만드는 기지니, 그 성격 자체로도 ‘해적기지’라 할 만하다. 사실 그 피해 면에서 베트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대규모 학살을 저지르고 사회를 파괴한 미국 군대의 제국주의 강도질을 해적에 비교하는 건 해적에게 미안한 정도로 과소 표현한 것이다. 





3. 사정이 이러니 해군 당국이 나서서 김지윤을 고소하겠다고 설레발치는 것이 결코 단순하지가 않다. 이것은 ‘명박스러움’을 넘어서는 행위다. 해적이란 비난을 인정 않겠다는 것은 지난 5년 간의 만행을 인정 않겠다는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해적질’로 ‘해적기지’를 강행하겠다는 뜻이다. 왜 그럴까.

한미FTA와 제주 해군 기지, KTX 민영화 등은 대기업주와 군부를 포함해 친미 노선을 추구해 온 한국 주류 엘리트 집단이 초당적으로 협력해 온 사안이다. 노무현 정부조차 이 의제를 적극 추진한 것이 그 간접 증거다. 야당으로서 반대할 순 있지만 정부 운영권을 넘겨 받은 여당으로선 반대하기 힘든 것, 즉 지배적 주류 다수의 ‘컨센서스’라는 것이다. 코드네임은 두 개다. ‘미국’과 ‘재벌’.

이런 목적에서 이명박 정부와 우파들은 학교폭력과의 전쟁, 탈북자 북송 이슈 등으로 외곽을 치고 나서, 한미FTA 발효 강행과 제주 구럼비 폭파 강행, 한미군사훈련, KTX 민영화, 핵안보정상회의의 우파적 선전 등을 본격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보수층을 결집해 계급 세력 균형을 뒤집어 보려 한 것이다. 이 경우 새누리당에게 유리할 텐데, 어쨌든 새누리당은 그들의 A당 아닌가.  

그런데, 이 쟁점들이 한국 지배적 주류의 전반적 합의라는 점은 민주통합당 지도부에겐 이 문제들이 아킬레스 건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들은 한미FTA와 제주 강정에서 흉물스런 이명박 정부와 해적 집단을 보지 못한다. 그 쟁점들은 자신의 정치적 거울이다. 과거에 자신들이 저질렀던 것들, 미래에 자신들이 집행해야 할 것들. 

민주당이 일관되게 행동할 수 없는 까닭이다. 차라리 이명박의 손에 피를 묻히고 자신들의 그 대가로 집권하는 것을 바란다. 그럼에도 민주당 처지에선 통합진보당을 보완
물로 해 당장 한미FTA 폐기 등 진보·개혁적 대중의 정서에 영합하지 않으면,  재집권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지키지 못 할 약속을 남발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주류 지배자들 입장에선 혹시라도 총선 결과에 따라 [집권당의 참패로] 분위기가 더 악화돼 [즉, 반대 여론과 운동이 더 탄력을 받아] 그들의 핵심 이슈 추진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이명박은 총선 전에 이 문제들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 놓으려 하는 이다.

만약에 그 결과로 새누리당이 침몰하면 어차피 플랜B 정당인 민주통합당이 집권하면 되니 말이다. 어차피 중요한 이슈들이 돌이키기 힘들게 추진된 상황이니 민주당의 집권
이 덜 불안한 상황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난 번 집권 때 나름 임무를 잘 수행한 정당 아닌가.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구럼비 폭파 자체가 안보 문제로 보수층을 결집시키려는 작전의 일부인 것이다. 

저들의 흔한 수법이다. 1996년 총선에선 북에 돈 주고 판문점에서 총질한 총풍을 갖다 썼다.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천안함을 선거에 이용하려 했다. 올해도 총선을 앞두고 북풍을 이용하려고 북한을 일부러 자극한다는 지적이 있다. 

두 새누리당 지도자들, 이명박과 박근혜의 선거적 노림수도 이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보수층은 결집하면서 민주당의 약점인 쟁점을 부각해 경쟁자들의 결집, 즉 야권연대는 부실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저들에게
피하고 싶은 상황은 야권연대 무기력화가 단순히 야권 무력화가 아니라 민주당 지지세 위축의 반대급부로 통합진보당이 부상하는 경우다.
본으로 야권연대 지지 정서의 한켠에는 반한나라당 비민주당 정서가 자리잡고 있기에 가능한 경우의 수다.

우익의 김지윤 때려잡기, <조선일보>의 문경식 후보 공약(“이명박 
구속”) 문제 삼기, 탈북자 북송 이슈화, 한미군사훈련 강행 등은 모두 이를 겨냥한 것이다. 종북좌파 색깔론인 것이다. 

야권연대 협상에서 민주당이 우위를 잡아야 과거 전력을 놓고 도찐개찐 싸움을 벌일 수 있다. 그래야 그나마 새누리당이 민심 이반과 분열 위기를 만회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바위처럼 님의 패러디물.




4. 이렇게 봤을 때, 통합진보당 지도부가 진보적 정책을 희생시키고, 김진표 같은 X맨들을 위해 후보를 사퇴하면서 진보진영 사이에 분란만 일으킨 이번 야권연대 합의는 단견적 시야의 발로다. 김지윤 후보를 당의 입장과 무관하다고 발뺌하고, 이명박 구속 공약을 비난한 <조선일보>에 침묵한 것도 실책이다.

사실 인증샷 논란의 본질은 공인의 경솔한 [순간적] 언행 문제가 아니다. 인증샷 나흘 전 논평에서 이미 김지윤 후보는 ‘해적기지’라는 표현을 썼다. 저들은 강정 싸움을 색깔론으로 가져가려고 평소에 미운털 박힌 김지윤을 선택한 것이다. 

이처럼 문제는 매우 단순해서 강정싸움의 어느 편에 설 것이냐 하는 선택 문제였는
데, 통합진보당 지도부는 선거를 앞두고 공중파와 조중동이 총공세를 펴니 그만 몸이 굳어버린 것이다.

군의 정치 개입, 표현의 자유 위협[footnote][/footnote]에 대해서조차 말을 못하는 건 뭔가. 공인의 언행? 그런 개념이라면, 현직 판사가 가카빅엿이란 말을 쓰는 건 공직자로서 신중한 언행이었나. 그 분은 통합진보당 비례후보로 영입돼 있다.(물론 나는 서기호 판사의 당시 발언을 내용과 형식 모두 옹호하는 사람이다.)
 
이런 실책은 통합진보당과 진보진영 지도부와 다수 정파들을 감싸고 있는 총선 심판론에 있다. 저들은 총선 전에 밀어붙이고 있는데, 총선에서 심판하자고 하니 오히려 분노를 느끼는 대중의 섟을 죽이게 되는 꼴이다. 게다가 선거 표를 의식한 정치를 우선하다보니, 조중동의 우파적 포퓰리즘 공세에 무기력해져 있다. 

애초 제주 강정 기지 건설에 찬성했던 유시민 대표의 부적절 발언은 여전히 그가 확실한 진보정당의 지도자로서는 아직 자격 미달이라는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이정희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청년비례 선출 위원회가 당과 무관하다는 보도자료를 낸 것이나, 노회찬·우위영·천호선이 공동 대변인으로 있는 대변인실이 이 보도자료를 그대로 배
포한 것에서 통합진보당 지도부 전반의 무기력을 엿볼 수 있다. 

물론, 통합진보당 지도부의 문제점은 배신성보다는 모순에 있다. 이정희 대표는 구럼비바위 폭파 발표가 나자마자 제주로 내려가 몸을 던지며 싸웠다. 통합진보당의 사법개혁 요구에는 명예훼손죄 폐지가 담겨 있다.(군의 김지윤 고소죄목이 명예훼손죄다.) 

이번 야권연대 합의에서도 진보의 몫을 늘리려고 했지만, 내용에선 후퇴하는 이런 식인 것이다. 한미FTA 폐기, 강정기지 반대가 모두 재검토 수준으로 후퇴했고, 경북 울진에는 민주당의 찬핵 후보를 야권단일후보로 합의해 녹색당의 항의를 받았으며, 김진표 등을 야권단일후보로 인정해 통합진보당 후보를 사퇴시켰다. 

무엇보다 진보의 단결과 투쟁을 민누리통합당과의 선거연대를 위해 희생시킨 것이다. 이것이 대중이 바란 야권연대일까. 의심스럽다. MB스런 세상이 싫다고 야권연대하는데, MB스런 정책을 제대로 단죄하지 못할 정책을 내는 것, 
MB스런 집단을 야권단일후보로 미는 것이 옳은 것일까. 이런 바보스런 행태는 중단돼야 한다. 

지금 진보가 할 일은 모순을 정리하고 일관된 진보의 자세, 진보의 대안을 구축하는 것이다. MB의 방송 장악에 정면으로 도전한 방송사 파업과 전국적 이슈로 떠오른 제주 강정 싸움을 두 축으로 한미FTA 폐기 투쟁 등을 결합해 전면적 반MB 투쟁 전선을 구축하는 것이다. 지금 강정을 비롯한 곳곳에서 타오르는 분노의 정서를 거리에서 불붙여야 한다. 

그 투쟁 속에서 진보 대중의 사기와 투지를 높이고, 정국의 주도권을 쥐려고 해야 한다. 그런 진정성이 있어야 진보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고, 신뢰를 받을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선거도 승산이 생길 것이다. 




  1. 평택 기지 이전 합의 ― 한미FTA 협상 ― 제주 강정 기지 시작이란 세 사건의 연쇄적 진행도 그 연결고리를 의심해 봐야 한다. [본문으로]
  2. 여섯 척 구축함 중 세 척이 아덴만 교대와 정비로 묶여 한반도 해역 방어엔 상시적으로 세 척밖에 기동할 수 없다. [본문으로]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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