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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9.07 조국 청문회와 검찰 기소를 보는 좌파의 단상

1.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상류층 학부모의 품앗이 프로그램인 것이 드러났다. 꼭 청문회 탓은 아니지만, 동양대 총장에게 조국이 직접 전화한 일은 쇼킹했다. 조국 의혹에서 분노의 포인트가 민주당, 한국당 가리지 않은 그들만의 리그 실체와 속칭 강남좌파 지식인의 위선에 있었는데, 그 정서의 정당성이 재확인됐다.
2. 청문회에서 한국당의 화력이 약했던 건 무능한 집단임도 드러냈지만, 믿는 구석은 있었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검찰 기소로 현 정부의 정치적 위기는 본격화됐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의 실체가 드러났다. 검찰의 중립성이 뭘 의미하는지도 분명해졌다. 그렇다고 산 권력을 수사하라고 고무한 현 여권이 윤석열을 비난하는 것도 우스워 보인다. 조국의 안대로라면, 공수처가 할 일이다. 그런데 그걸 지금 대검이 하는 것은 공수처에 반대하려고 하는 일이다. 이 갈등은 공수처 신설이 어떤 성격의 개혁인지 보여 준다는 점에서 시사적이다.(공평한 무기이자 실제로는 덮어주기, 가정해 보건대, 공수처가 검찰을 견제했다면 검찰이 이런 수사를 하지 않았을 것인데, 그게 뭘 의미하는 것이겠는가?) 한국당 김진태는 이제 껍데기(허명)만 남은 조국의 좌파성까지도 삭감하고 순치시키려고 했다. 사실 청문회 같은 제도가 하는 게 그런 일이다.
3. 민주당과 조국 측의 준비도 한국당과 마찬가지로 부실했는데, 압권은 딸의 진단서 요청에 대해 딸의 페북 "돼지됐나봉가" 캡처 글을 자료로 낸 것이었다. 차라리 내지 말지, 기본 수준이 의심되는 이런 태도는 지금 청와대와 친문의 의지가, 현재의 정치적 양분 상태를 총선 때까지 지속하겠다는 뜻인 듯하다.(대선도?) 즉 온갖 세력에게 민주당이냐, 한국당/검찰이냐 하고 줄세우기를 강요하는 방향으로 몰고가려는 것 같다. 이미 지적했듯이, 한국당은 진작에 그러고 있었고.
4. 나경원과 한국당이 똥 묻은 개 겨 묻은 개 나무라는 식으로 하는 것도 웃기지만, 친문진영 고위 리더들이 공직자의 도덕성 검증 문제에서 드러낸 이중성, 멀리 갈 것도 없이 조국과 이재명에 대해 보인 사악한 이중성은 두고두고 회자될 일이다. 그리고 정의당에 대해서는 반론할 수 없는 고인을 팔아서 비난하는데, 좀 역겹다.
5. 민주당과 한국당, 신 여권과 구 여권이 조국 문제로 한국 사회를 반으로 갈라 싸우며, 사회의 모든 세력에게 조국 임명이냐 아니냐로 줄서기를 강요하고 있다. 그러나 많고 많은 사람들을 열받게 만든 것이 바로 신 여권, 구 여권 모두 한 성채에서 살고, 그때문에 계급 문제에서는 이해관계를 공유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조국 임명 찬반 양극화는 정당한 계급적 분노를 표현하는, 즉,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사장시켜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다운 책략들이다.
6. 따라서 노동계급은 이 강요된 줄서기를 거부해야 마땅하다. 그것은 조국 임명 찬반 문제로 어느 한편에 서는 게 아니라 당면한 노동개악 투쟁에 계급 불평등 현실의 폭로, 대안 정치를 결합시키려 노력하는 것, 즉 계급정치를 전진시키는 일이 과제라는 뜻이었다. 민주노총, 정의당, 민중당 지도부 모두 그 과제에서 실망을 줬다. 정의당이 장고 끝에 오늘 내놓은 입장은 양쪽에서 다 욕먹기 딱 좋다. 필요한 길이 당장은 외로운 골목길, 험한 오솔길처럼 보였어도, 그 길을 가려고 했어야 하고, 그렇게 목소리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했다. 자충수다.

7. 공정 경쟁이 아니라 원천적인 기회의 평등 문제다. 문재인이 말하는 기회의 평등으로는 결과의 정의는 불가능하다. 정의로운 결과가 가능해야 기회가 평등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려고 촛불 들었나 하면서 열받는 급진적 청년들에게는 마르크스주의 정치, 사회주의 정치에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하고 호소하고 촉구한다.
8. 검찰 기소 뉴스까지 보고, 이번에 관련 주제로 쓴 3편을 다시 살폈는데, 좀 뒤늦긴 했지만, 그 시점에서 사태를 이해하는 데에 필요한 정치적 맥락과 추이를 잘 짚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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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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