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상류층 학부모의 품앗이 프로그램인 것이 드러났다. 꼭 청문회 탓은 아니지만, 동양대 총장에게 조국이 직접 전화한 일은 쇼킹했다. 조국 의혹에서 분노의 포인트가 민주당, 한국당 가리지 않은 그들만의 리그 실체와 속칭 강남좌파 지식인의 위선에 있었는데, 그 정서의 정당성이 재확인됐다.
2. 청문회에서 한국당의 화력이 약했던 건 무능한 집단임도 드러냈지만, 믿는 구석은 있었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검찰 기소로 현 정부의 정치적 위기는 본격화됐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의 실체가 드러났다. 검찰의 중립성이 뭘 의미하는지도 분명해졌다. 그렇다고 산 권력을 수사하라고 고무한 현 여권이 윤석열을 비난하는 것도 우스워 보인다. 조국의 안대로라면, 공수처가 할 일이다. 그런데 그걸 지금 대검이 하는 것은 공수처에 반대하려고 하는 일이다. 이 갈등은 공수처 신설이 어떤 성격의 개혁인지 보여 준다는 점에서 시사적이다.(공평한 무기이자 실제로는 덮어주기, 가정해 보건대, 공수처가 검찰을 견제했다면 검찰이 이런 수사를 하지 않았을 것인데, 그게 뭘 의미하는 것이겠는가?) 한국당 김진태는 이제 껍데기(허명)만 남은 조국의 좌파성까지도 삭감하고 순치시키려고 했다. 사실 청문회 같은 제도가 하는 게 그런 일이다.
3. 민주당과 조국 측의 준비도 한국당과 마찬가지로 부실했는데, 압권은 딸의 진단서 요청에 대해 딸의 페북 "돼지됐나봉가" 캡처 글을 자료로 낸 것이었다. 차라리 내지 말지, 기본 수준이 의심되는 이런 태도는 지금 청와대와 친문의 의지가, 현재의 정치적 양분 상태를 총선 때까지 지속하겠다는 뜻인 듯하다.(대선도?) 즉 온갖 세력에게 민주당이냐, 한국당/검찰이냐 하고 줄세우기를 강요하는 방향으로 몰고가려는 것 같다. 이미 지적했듯이, 한국당은 진작에 그러고 있었고.
4. 나경원과 한국당이 똥 묻은 개 겨 묻은 개 나무라는 식으로 하는 것도 웃기지만, 친문진영 고위 리더들이 공직자의 도덕성 검증 문제에서 드러낸 이중성, 멀리 갈 것도 없이 조국과 이재명에 대해 보인 사악한 이중성은 두고두고 회자될 일이다. 그리고 정의당에 대해서는 반론할 수 없는 고인을 팔아서 비난하는데, 좀 역겹다.
5. 민주당과 한국당, 신 여권과 구 여권이 조국 문제로 한국 사회를 반으로 갈라 싸우며, 사회의 모든 세력에게 조국 임명이냐 아니냐로 줄서기를 강요하고 있다. 그러나 많고 많은 사람들을 열받게 만든 것이 바로 신 여권, 구 여권 모두 한 성채에서 살고, 그때문에 계급 문제에서는 이해관계를 공유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조국 임명 찬반 양극화는 정당한 계급적 분노를 표현하는, 즉,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사장시켜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다운 책략들이다.
6. 따라서 노동계급은 이 강요된 줄서기를 거부해야 마땅하다. 그것은 조국 임명 찬반 문제로 어느 한편에 서는 게 아니라 당면한 노동개악 투쟁에 계급 불평등 현실의 폭로, 대안 정치를 결합시키려 노력하는 것, 즉 계급정치를 전진시키는 일이 과제라는 뜻이었다. 민주노총, 정의당, 민중당 지도부 모두 그 과제에서 실망을 줬다. 정의당이 장고 끝에 오늘 내놓은 입장은 양쪽에서 다 욕먹기 딱 좋다. 필요한 길이 당장은 외로운 골목길, 험한 오솔길처럼 보였어도, 그 길을 가려고 했어야 하고, 그렇게 목소리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했다. 자충수다.

7. 공정 경쟁이 아니라 원천적인 기회의 평등 문제다. 문재인이 말하는 기회의 평등으로는 결과의 정의는 불가능하다. 정의로운 결과가 가능해야 기회가 평등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려고 촛불 들었나 하면서 열받는 급진적 청년들에게는 마르크스주의 정치, 사회주의 정치에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하고 호소하고 촉구한다.
8. 검찰 기소 뉴스까지 보고, 이번에 관련 주제로 쓴 3편을 다시 살폈는데, 좀 뒤늦긴 했지만, 그 시점에서 사태를 이해하는 데에 필요한 정치적 맥락과 추이를 잘 짚은 듯하다.


[시간순]
👉 조국 딸 의혹: ‘공정’과 ‘정의’보다 계급 불평등이 문제다 https://wspaper.org/m/22584
👉 나경원의 조국 비난, 똥 묻은 개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다 https://wspaper.org/m/22634
👉 조국 문제로 드러난: ‘그들만의 리그’와 민주당의 위선 https://wspaper.org/m/22633

 

조국 문제로 드러난: ‘그들만의 리그’와 민주당의 위선

문재인이 조국을 법무부장관에 기어이 앉힐 태세다. 청와대 실세, 사법 개혁과 검찰 개혁의 주도자, 현 청와대가 미는 차기 대선 후보 등으로 불린 조국이 낙마하면 레임덕이 본격화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칭호들이 모두 청와대가 부여한 것임을 볼 때, 이번 인사가 잘못되면 문재인이 오판해 자기 무덤을 판 결과가 될 참이다.  그러나 민주당과 친문 인사들의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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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의 조국 비난, 똥 묻은 개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다

지난해 말 나경원은 친박계의 지원으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됐다. 그 뒤로 그가 집중한 일은 우파 결집(보수대연합)에 헌신하는 것이었다. 올해 2월 황교안이 보수대통합을 내세우고 당대표가 된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한국당은 대정부 투쟁을 하면 흩어진 전통적 우파 지지층을 복구할 수 있고, 그 동력으로 바른미래당을 흡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려면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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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딸 의혹: ‘공정’과 ‘정의’보다 계급 불평등이 문제다

검찰이 8월 27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모펀드 투자 관련 의혹, 딸의 입시 특혜 의혹 수사를 명목으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박근혜 정권을 수사하며 얻은 국민적 인기를 배경으로 일약 검찰총장이 된 윤석렬이 이 수사를 직접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다음 달 자신들의 직속상관이 될 수도 있는 (차기 대선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정권 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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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딸 의혹: ‘공정’과 ‘정의’보다 계급 불평등이 문제다 https://wspaper.org/m/22584

 

조국 딸 의혹: ‘공정’과 ‘정의’보다 계급 불평등이 문제다

검찰이 8월 27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사모펀드 투자 관련 의혹, 딸의 입시 특혜 의혹 수사를 명목으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박근혜 정권을 수사하며 얻은 국민적 인기를 배경으로 일약 검찰총장이 된 윤석렬이 이 수사를 직접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다음 달 자신들의 직속상관이 될 수도 있는 (차기 대선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정권 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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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기사이고, 애초에 개인 사정으로 좀 늦게 나온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몇 가지 단상을 추가해 본다.

1. 어제 간담회를 봐도 서민층 청년들을 허탈하고 열받게 만든 문제에서 달라질 건 없었다. 그는 본질을 인정했고, 그렇게 된 것에 대한 책임은 회피했다.
2. 기레기 얘기가 나오는데, 오후 1시에 공지받고 3시30분에 시작했는데, 오히려 언론사들이 예고되지 않은 임의의 퍼포먼스를 생중계까지 해 준 것이야말로 조국 측 편의를 너무 봐 준 게 아닌가? 진행도 심문식 질문(문답을 반복 진행하며 답변에서 문제점을 끄집어내거나, 답변에 대한 반박 증거 제시하기)이 불가능해 뭔가를 끌어낼 수 없고 해명자에게 유리한 방식이었다.(활동가라면, 대의원대회 같은 데서 질의 시간에 집행부를 추궁하는 질문을 하면서 부딪치는 그런 문제.)
3. 조국 관련 기사가 수십만 건이고 황교안과 비교해 부당하다는데, 적어도 그 절반은 조국 옹호일 텐데 과장스럽다. 그만큼 현 정부가 중요한 인물로 부각시켰기 때문 아닌가? 사실 황교안과 비교하는 건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4. 오히려 과소대표되는 것은 수백만 노동계급·서민의 허탈감과 분노다. 공식정치에서든 언론에서든 이들의 불만이야말로 제대로 대변되지 못하고 있다.
5. 요즘 기레기/가짜뉴스 담론은 기성매체들의 계급적 보수성에 대한 비판 측면보다는 매체 환경의 시대적 변화 속에서 새 매체와 기성 매체 간, 즉 정치세력 간 경쟁에 (필요에 따라 선호하는 매체의 신뢰도를 높이려고) 활용되는 성격이 더 강한 듯하다. 물론 야밤에 문 두들기는 그런 행태를 옹호하는 건 당연히 아니다. 그러나 조국 논란의 본질이 거기에 있는가?
6. 계급 문제로 조국을 비판하는 건, 출신 따져 사람들을 단정하는 천박한 노동자주의(기계적 유물론)가 아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강남좌파’는 바로 마르크스의 사상적·실천적 동반자 엥겔스였다. 여기서 강남좌파 얘기가 나오는 건 계급 문제가 드러나면서 위선도 동시에 드러났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천박한 개념 사용은 유시민처럼 서울대·고려대 학생 집회를 특권층의 불평 정도로 치부해 버리는 입장들이라고 본다.(그러면서도 권력자 편에 서서 마스크를 문제삼는 야비함을 보라.)
7. 문재인이 취임사에서 말한 기회의 평등은 경쟁에 참여할 기회의 평등이었다. 마르크스주의는 다른 측면에서 근본적인 기회 평등을 말한다. 자이실현의 기회가 평등하려면 그것을 위한 자원(과 자원 배분 과정)에 접근할 권한 자체가 평등해야 한다.(그것이 사회주의적 민주주의의 일부다.) 서민층 사람들이 조국 딸 문제가 합법이라도 분노스럽다고 하는 건, 본능적으로 이 점에서의 불평등을 문제삼는 것이다.(의식하든 못하든, 뭐라 표현하든) 그러니 조국을 옹호하는 이른바 진보적 자유주의 명사들이 이 점을 잘 알아채지 못하는(또는 직시를 회피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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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가 혁명적 공산주의로 내딛은 첫발은 독일 슐레지엔 직공 반란에 대한 옛 동료들의 경멸적 태도와 결별하는 것이었다.
마르크스는 대중의 현재 의식과 삶을 덮어놓고 찬양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추수주의가 대중의 의식이 발전할 가능성을 무시하고 현 상태에 머물도록 현혹하는 것이라며 경멸했다.

마르크스는  현재의 노동계급이 가진 온갖 낡은(후진적) 편견과 분열 상태를 비판했다.

그것은 마르크스가 노동계급 대중의 지적 역량과 해방 능력을 믿었기 때문이다.(비록 현재는 잠재력일지라도) 마르크스는 그래서 즉자적 계급과 대자적 계급을 구분했고, 후자로 가려면 그들 스스로 투쟁에 나서야 하고, 그럴 경우에만 필요한 계급의식을 쟁취할 수 있다고 봤다. 이 계급의식은 당연히 분열된 노동계급을 혁명적(해방적) 계급으로 단결시키는 것을 뜻했다.

그래서 그가 관여한 조직들에서 그가 반복해서 핵심 기치로 포함시킨 것은 “노동계급의 해방은 노동계급 스스로의 힘으로 쟁취해야 한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였다.

마르크스는 슐레지엔 직공이 고용주들에게 일으킨 반란을 지지했고, 찬양했다. 그리고 그것이 노동계급이 장차 혁명의 주도적 계급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 그의 옛 동료들은 반대로 몇몇 약점들을 잡아서 슐레지엔 노동자들을 비난했고, 무지하고 무도한 대중이 사회 변화의 선두에 서서는 안 되는 증거로 삼으려고 했다.

마르크스는 혁명적 공산주의자로 변모하는 데서, 슐레지엔 직공 반란 지지 문제를 놓고 옛 동료들을 격하게 비판하고 결별한 것은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물론 이 전환에는 영국과 프랑스의 선진적인 노동운동, 사회주의운동, 정치경제학, 정치철학 등을 접하고 무엇보다 엥겔스와 만난 것이 기여했지만 말이다.

 

👉 홍콩 송환법 반대 운동: 정부의 무력 위협에도 170만 명이 모이다 wspaper.org/m/22567

 

홍콩 송환법 반대 운동: 정부의 무력 위협에도 170만 명이 모이다

8월 18일 홍콩에 다시 대규모 집회와 행진이 벌어졌다. 집회를 공식 주최한 민간인권전선은 이날 홍콩 시민 170만 명이 참가했다고 발표했다. 한 현지 소식통은 실제 참가자 규모가 주최 측 발표보다 더 컸을 수 있다고 했다. 시위 당일 대중교통이 엉망이 돼, 많은 사람들이 여러 곳에서 자발적으로 행진했다는 것이다. 앞서 홍콩 정부는 8월 18일 행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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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넓은 맥락에서 살펴보는 홍콩 시위 wspaper.org/m/22478

 

넓은 맥락에서 살펴보는 홍콩 시위

200만 명이 참가한 6월 17일 시위와 학생이나 학생-노동자 연합이 주도하는 그보다 작은 시위가 우후죽순 번지는 과정은 정말로 흥미진진했다. 이 시위를 촉발한 것은 홍콩 입법회[의회]가 통과시키려 한 ‘범죄인 인도 법’(송환법) 개정안이다. 이 법은 중국 당국이 홍콩 사람을 중국 본토로 송환하고 홍콩 형사 체계 전반에 더 많이 관여할 수 있도록 중국인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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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중국을 가리지 않고 경제 급성장 과정(과거 아시아의 호랑이: 한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에서 홍콩 노동계급에게 강요된 희생은 만만치 않았다. 홍콩 노동계급은 단 한 번도 행정부 수반을 직선으로 선출해 본 적이 없다.

 

이런 곳에서 노동계급이 불평등을 해소하지 않고 희생을 계속 강요하는 정부에 비판적이고, 현 수반(행정장관 캐리 람)의 퇴진과 직선제 요구를 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자신들이 지지하는 중국 정부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간단히 이 거대한 대중운동을 미국의 사주에 의한 것으로 치부해버리는 놀라운 주장들! 한국의 민주화 시위도 미국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환상과 기대를 갖고 있었고, 정확하게 87년의 대통령 직선제 요구는 하고많은 부르주아 민주주의 체제 중에서도 미국식 형태를 요구한 것이기도 했다. 이것도 미국의 사주일까?

 

이런 황당한 소리들이 마르크스주의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것을 보고, 마르크스는 어떤 생각을 할까. 사실 바로 이런 일들을 보고 마르크스가 말했던 것이다. 나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라고.

 

계급사회에서는 민주주의조차도 계급통합적이지 않으므로 계급적 성격을 따져야 한다는 것은 옳다. 문제는 그 성격을 판단하는 게 누구냐는 것이다. 그 판단 주체는 중국공산당도 아니고 미국 첩보기관들도 아니다. 그것은 홍콩 노동계급의 자주적 행동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초보적 이데올로기일지라도 저항에 나서고 있다. 이들의 편에 서는 것. 그것이 심층적이지만 또한 단순한 마르크스주의의 기본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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