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대회'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6.05.03 한국노총 노동절 대회 다녀 오다
  2. 2009.11.13 20만이 모인 주말 노동자대회 후기 2

박근혜의 총선 참패로 고무된 한국노총 노동자들 

<노동자 연대> 173호 | 입력 2016-05-01 


한국노총은 5월 1일 노동절 맞이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벌이며 박근혜 정부의 노동 개악 강행 시도와 구조조정 협박에 항의했다.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한국노총 노동절 대회(“지침 철폐! 노동법 개악 저지! 임단투 승리를 위한 한국노총 5.1 전국노동자대회”)에는 조합원 3만여 명이 모였다. 특히 금융위원회를 통한 정부의 성과주의(성과연봉제 등) 도입 압박에 맞서 투쟁의 시동을 거는 금융노조 조합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2만여 명이 참가한 금융노조는 본대회 전 사전 대회를 열어서 파업을 포함한 투쟁을 결의했다.)

△126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5월 1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한국노총 조합원 3만여 명이 모여 ‘지침 철폐! 노동법 개악 저지! 임단투 승리를 위한 한국노총 5.1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한국노총

지난해 노동절 대회를 처음으로 야외(서울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개최한 한국노총은 올해도 서울시청 광장에 수만 명을 동원해 박근혜의 노동 개악에 대한 노동자들의 불만이 매우 광범위함을 드러냈다. 한국노총이 노동절에 종로 대로를 행진한 것은 올해가 최초다. 

이날 집회는 새누리당이 참패한 총선 결과 덕분인지 매우 활력 있었다. 한국노총은 총선에서 ‘반노동자 정당 심판’을 내걸고 사실상 새누리당에 반대했다. 

몇몇 노조들은 예상치보다 조합원들의 참여가 높다며 고무됐다. 연단에서는 메르스세월호 등에서 보인 정부의 대처를 재차 폭로하는 발언들이 나왔고, 박근혜 정부야말로 저성과 해고돼야 한다는 발언은 큰 호응을 얻었다. KT노조의 부패를 비판하며 나온 KT노조 민주동지회 소속 조합원들의 홍보 활동도 주목을 받았다.

집회에 초대된 정의당 노회찬 당선인과 한국노총 임원 출신들인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당선인과 한정애 당선인(현 의원), 김기준 현 의원 등은 조합원들에게 총선 결과를 이어받아 박근혜의 노동 개악에 맞서 앞장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특히 맨 처음 발언한 노회찬 당선인은 가장 큰 환호를 받았다. 

반면에 한국노총 중앙 방침을 어기고 새누리당에 비례후보 신청을 해 당선한 임이자 전 한국노총 여성위원장은 조합원들의 야유로 자기 이름도 제대로 소개하지 못했다. “[집회에] 초대받지 못했지만 ... [여권에서] 할 말은 하겠다”고 변명했지만, 쌓인 분노 앞에서 통하지는 않았다. 앞으론 새누리당 의원은 초대도, 무대 연단 제공도 하지 않는 것이 옳을 것이다. 

△126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5월 1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한국노총 조합원 3만여 명이 모여 ‘지침 철폐! 노동법 개악 저지! 임단투 승리를 위한 한국노총 5.1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김문성

대정부 투쟁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4.13 총선결과는 … 정권과 집권여당에 대한 노동자들의 준엄한 심판”이었다며 노동 개악 강행 시도에 맞서 싸울 것을 주장했다. 또한 “구조조정은 대량감원과 임금삭감과 같은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그것은 이윤은 사유화하되 손실은 사회화하는 친재벌정책”이라고 규탄했다. “쉬운 해고와 취업규칙불이익변경이 산업현장으로 확산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공공 금융 노동자들의 성과연봉제 저지투쟁에 적극 함께하자”고도 했다.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한 마무리 집회에서 공공연맹 이인상 위원장은 “한국노총 지도부가 조합원을 배신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 큰 박수를 받았다. 공공연맹은 한국노총 내 금속연맹화학노련과 함께 지난해 한국노총 중앙의 노사정위 복귀와 야합에 반대한 바 있다. 또한 박근혜가 공공기관 성과주의 도입을 직접 챙기겠다며 나서는 상황에서 한국노총 공공부문(주로 금융노조공공연맹공공노련 등에 속해 있다.)도 연합해 저항을 개시하고 있다. 이런 저항 덕분에 정부는 4월말까지를 성과연봉제 선도 도입 시한으로 했으나, 최근 5월말로 미뤄졌다.

이날 한국노총 노동자대회는 박근혜의 총선 참패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설 자신감을 고 있음을 보여 주는 고무적인 집회였다. “5~6월 임·단투에서 정부의 양대지침을 무력화 시키[자]”고 결의했다. 을지로, 종로, 청계천으로 이어진 행진도 힘차게 진행됐다. 다만, 한국노총 지도부가 구체적인 투쟁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언론과 조합원의 눈이 쏠리는 노동절 대회에서 중앙 차원의 대중 투쟁 계획을 발표했다면 고무된 분위기에 초점을 부여해 더 좋았을 텐데 말이다. 5~6월 임·단투에서 노동 개악 지침을 현장에서 무력화시키는 투쟁도 필요하지만, ‘총선 심판을 무시하고 거스르려는’ 박근혜 정부를 압박하고 물러나게 하려면 대정부 투쟁을 집중해서 건설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 그나저나 이렇게 즐거웠던 집회에서, 1년에 한번 노동절에나 만나는 여러 반가운 님들께서 하는 첫마디가 다들 체형이 부르주아가 됐다는 것이라니...









KT전국민주동지회가 KT노조의 부패를 규탄하며 홍보전을 하고 있다.


KT전국민주동지회가 KT노조의 부패를 규탄하며 홍보전을 하고 있다.




서울 노동청을 돌아 종로 대로를 향해 행진 중.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
관련 기사: 20만 노동자들이 이명박 정부에게 강력하게 경고하다


주말 양 노총 노동자대회를 모두 다녀왔습니다. 이틀 연속 여의도공원을 누비고 다녔더니 주초엔 몸살이 나서 이번 주 개인 연구와 집필(?) 계획이 모두 늦춰졌습니다.ㅋ

한국노총 소속 노조에서 오래 일을 했기 때문에 아는 이들이 좀 있는 편이라 인사하느라 입구 쪽에 서 있었는데, 끝도 없이 밀려드는 조합원들을 보며 '인파(人波)'라는 단어가 처음엔 얼마나 신선하고 적절하며 놀라운 표현이었을지 생각했습니다.

아프간 파병 반대 서명하는 부스의 아는 분, <레프트21> 판매 부스의 동료들이 아는 사람 만나면 서명과 신문을 권하라고 압박을 넣는데 밀려드는 사람들 속에서 악수 한 번 하기도 힘든 상황이라 그러질 못했습니다.


여의도공원이 노동자 집회로 그렇게 꽉꽉 들어차고도 사람이 넘친 건 제가 지금껏 본 중엔 처음입니다. 대단했습니다. 민주노총 노동자대회도 꽤 큰 규모였는데 상대적으로 적어 보일 정도였습니다.

물론 민주노총 노동자대회도 열기 있었고 규모가 컸습니다. 특히 언론, 공무원, 전교조 등 이명박 정부와 최전방에서 대치하는 노조들이 적극적인 투지를 밝혀 많은 참가자들을 고무했습니다.

바로 이틀 전 대규모 집회를 한 탓에 이날 공공부문 노조들의 참가가 적었던 게 조금 아쉬웠죠. 그 날 1만5천여 명이나 왔었다는 데요. 전야제 주점에선 옆 테이블의 기아차 조합원들 표정이 지난 여름과 달리 환하고 생기있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철도노조는 분위기는 고조돼 있는데 필수유지업무에 대한 부담이 아직 있는 듯합니다. 조합원 개인들에게 손배소송이 들어올 수도 있으니까요.

어쨌든 한국노총과 인연이 있다보니 저한테 왜 이렇게 한국노총 집회에 사람이 많이 온 것 같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한국노총 지도부는 한나라당과 정책연대 노선을 펴면서 정부와 갈등을 될수록 피해 왔기 때문입니다.

제가 볼 땐 이날 인파는 이명박의 노동정책에 불만의 저변이 매우 커져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공기업 부문에선 단협 해지와 비정규직 해고, 임금 삭감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사기업 부문에서도 해고와 임금 삭감, 노조 탄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민주주의와 삶의 질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도 2년 만에 가장 많은 동원을 했습니다. 양 노총 모두 '간만에' '많이' 20만 명이나 모였고 사기가 이전보다 높았다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여당의 내분이나 양 노총의 공동투쟁 선언도 좋은 영향을 미친 듯합니다. 그 점에서 공동투쟁을 약속한 양 노총 위원장이 서로 상대 집회에 참가해 연대사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합니다.

좌파 일각의 습관적 '어용' 지칭과 달리 한국노총도 보수적이긴 하지만 노동조합인지라 이처럼 현장에서 불만과 분노가 점점 자라는 데 외면하고만 있을 수는 없구요. 이날도 집행부는 행진 거리가 너무 짧아 조합원들이 불만을 제기할까 봐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노동계는 대체로 한국노총이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로 더 큰 피해를 볼 거라고 봅니다. 중소기업 노조들의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조합원 수가 3백 명 언저리로 겨우 상근간부 한두 명 두는 곳에서는 노조 상근자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큽니다.

상대적으로 투쟁 경험이 적기 때문에 한국노총 소속 작업장들에선 평소에 노조 활동에서 집행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큽니다. 그래서 이날 만난 분들도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를 "노조 말살 정책"이라고 보는 정서가 강했습니다.


그러니 이번엔 집행부의 동원 의지도 진지했고 조합원들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열의있게 참가한 것입니다. 한국노총 대박 동원의 교훈은 민주노총도 진지하게 조직하면 가능하다는 겁니다.

한 대형노조는 9년 전 파업 후 최초로 조합원 10분의 1을 동원했습니다. 늘 노조의 주요 쟁점이 '혹사 노동 완화'이고 전국에 조합원이 산개한 조건에서 주말 집회에 조합원을 대규모로 동원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니 전국에서 올라오는 차비와 식대, 기념품까지 일체의 편의를 제공합니다. 이날 하루 집회 참가를 위해 1억 원이나 썼다고 합니다.

평소 집회 동원이 잦은 민주노총 노조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투쟁 경험이나 집회 참가 기회가 적기 때문에 집행부의 의지가 굉장히 중요하긴 합니다만, 불만의 강도와 쟁점의 성격, 집행부의 의지라는 주요 조건이 잘 맞으면 한국노총의 동원력도 무시하면 안 됩니다. 김태환 열사가 죽음을 당했던 4년 전엔 평일 4만 명 파업 집회를 연 적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날 한국노총 노동자대회에 다른 진보 단체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정말 아쉬운 일입니다. 이곳에서 많은 조합원들에게 자신들을 알리고 주장을 해야죠. <레프트21>과 전국농민회총연맹, 반전평화연대(준), 다함께 등만 눈에 띄었습니다.

오히려 쌍용차노조 동지들이 여러 명 참가해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고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쌍용차 조합원들은 파업에서 정말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양 노총 집회에 모두 참여했을 뿐 아니라 부스에는 정규직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함께 했습니다.

한편, 한국노총 노동자대회에서는 또하나의 쟁점인 복수노조 문제가 크게 거론되지 않았습니다.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한국노총 지도부의 일부는 복수노조 허용도 계속 유예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3년 전 노동법 개악 야합에서는 노골적으로 복수노조 허용에 반대했습니다.

이런 영향을 받아서 조합원이나 현장 간부들도 복수노조 허용에 일말의 불안감을 갖고 있더군요. 이날 대회 주요 연사들은 복수노조 허용시 창구 단일화만 언급하면서 반대한다고 했습니다. 노골적으로 복수노조 허용에 반대하지 않은 점에서 다행입니다.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와 묶여서 얘기되니 헷갈리는 분들도 계시던데 복수노조 허용은 애초 노동계가 요구해 입법한 것입니다. 그래놓곤 일방적으로 유예해서 지금까지 시행을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문제점은 복수노조를 허용하되 기업 내 복수노조의 창구 단일화를 강제로 시행하겠다는 것으로 복수노조를 무력화시키는 것입니다. 헌재 판결의 원리가 여기에도 적용되는 군요. 복수노조는 허용하지만 복수 교섭은 안 된다니??? 이건 복수노조를 허용한 것도 아니고, 허용 안 한 것도 아니여~ 얼쑤~

노조는 단결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각자 자유로운 결사권을 가질 때 그 단결이 공고해 질 수 있는 겁니다. 복수노조를 금지해 단결을 유지하자는 건 관료적 형식적 단결에 불과합니다.

기업 단위 복수노조 금지로 고통 받는 건 주로 비정규직노조들이거나 집행부가 정말 우파적인 곳들입니다. 반면 노조 와해 목적으로 복수노조를 사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노조 자체를 없애려는 데 복수노조를 활용하는 건 위험하기 때문이죠. 복수노조 설립으로 기존 노조 와해가 가능하다면 탄압을 해 집행부를 장악하는 게 더 빠른 길일 겁니다.

<레프트21>은 주말 노동자대회에 '풀(full)'로 참여했습니다. 노동자대회에 참가하는 노동자들이야말로 <레프트21>의 주요 독자층이기 때문입니다.


정기구독 홍보물을 나눠주며 신문 판매도 했는데, 1천1백27부가 이틀 동안 판매됐습니다. 저도 홍보물 나눠주기를 잠깐 했었구요, 간만에 만난 지인들(노동자대회 아니면 만나기 힘든)에게 한 부씩 권해 열 부 가까이 저도 기여했네요.ㅋ

참가자 2백명 당 1부씩 구입한 건데요. 고무적인 결과지만 만족하기엔 부족하네요. 더 많은 노동자들에게 신뢰받고 사랑받는 언론, 더 많은 곳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신문, 더 많은 사람들이 기고와 판매까지 참여하는 언론으로 발전하려면 더 빡세게 굴러야 겠습니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