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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13 한반도 평화 ②: 진보신당 내 위험한 反평화 주장들 2

‘안보 무능’이 문제라고 말하는 진보진영 일각의 주장은 우려스럽다.

가령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우리 군의 대포들이 왜 유사시에는 새떼를 쫓고, 허공을 가르는지 의문 투성이일 뿐”이라며 “이명박 대통령 집권 3년 만에 상승[常勝]의 최정예 우리 군은 연전 연패의 당나라 군대가 되어가고 있[다]”고 질타했다.

심 전 대표는 앞뒤 맞지 않게 ‘평화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하긴 하지만, “우리 군”의 ‘군사적 무능’을 걱정하는 그의 주장은 호전적 매파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 줄 수 있다.

상승(常勝)의 남한 군대에게 바라는 것이 이런 전투인가.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종북주의’ 낙인이 찍힐까 봐 국회의 대북규탄결의안에 기권한 반면,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옳게도 반대표를 던졌다. (이와 관련해서는 국회대북규탄결의안―민주당의 호전성이 드러나다 를 보시오.)

그런데 정작 진보신당 안에선 아연실색케하는 주장들이 나온다.

최병천 사회민주주의연대 집행위원은 “나치즘과 파시즘은 ‘무찌르는 것’이 역사적 정의(正義)이지, ‘양비론적’ 평화를 외치는 것이 정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대북결의안을 찬성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단체 기획위원인 홍기표도 “외국의 포탄이 본토에 떨어진 마당에 … 단호하고 신속한 대응을 … 요구하는 게 … 무리한 건가” 하고 말하고는 조 대표의 표결로 “반공 정서에 물든 노동계급을 탈환해서 … 수권가능한 진보정당을 건설하겠다는 … 구상이 물 건너 가는것이 아닌가” 하고 비판한다.[각주:1]

냉전 우익의 반공주의를 연상시키는(수사와 구호를 일부 차용한) 이들의 주장은 제1차세계대전에서 제국주의 조국의 수호를 외치며 전쟁을 찬성한 서유럽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을 떠오르게 한다. 이 당들은 제2차세계대전 후에는 혁명을 분쇄하려는 미국의 시도에 야합했고[각주:2], 체제에 충성을 바친 대가로 기성 정치권에서 입지를 다졌다.

지금 북한은 더는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각주:3] 세계 민중과 남한 민중의 안전을 위협하는 주범도 아니다. 오히려 미국 제국주의와 남한 정부가 진정한 위협 세력이다[각주:4].

이런 상황에서 진보신당 내 온건파들이 북한을 향한 호전주의 주장을 하는 것은 무엇보다 남한 자본주의를 향한 충성심을 과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 이 글을 다듬고 축약해 <레프트21> 46호에 실었습니다. 기사 주소: http://www.left21.com/article/8995

  1. 최병천과 홍기표는 국회대북규탄결의안이 호전적이라는 점을 부인한다. 그러나 이는 자신들의 반공주의를 정당화하려는 아전인수다. [본문으로]
  2. 이들은 반공을 당 강령에 포함시키고,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에서 반파시즘 레지스탕스 세력의 집권을 막으려는 미국의 시도에 협조했다. 미국은 이 레지스탕스들을 공산당이 주도한 점을 문제삼았다.경제적으로 마샬플랜을 제공했고 이탈리아 같은 경우 지중해 함대를 배치하고 위협했다. 스탈린의 지령에 따라 서유럽 공산당들은 순순히 미국의 협박에 따랐다. 그리스는 그 결과 반나찌 저항세력이 미군에게 물리적으로 궤멸됐다. [본문으로]
  3. 쇠락한 독재국가 북한은 오히려 혐오 대상이다. 반공주의는 이 점을 이용해 북한 체제나 정권의 노선과 관계 없는 좌파 전체(그리고 사회주의 대안)의 신용을 떠어뜨리려 한다. [본문으로]
  4. http://www.left21.com/article/8993 를 보시오. [본문으로]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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