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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17 진보신당 논쟁과 대표 선거 ― 실패한 전략 반복하기?

1. 진보신당은 9월 5일 당대회에서 ‘선거평가 및 당 발전전략 수립을 위한 특별위원회’(당발특위)가 마련한 당 발전 전략()에서 새 진보정당 추진기구 조항을 삭제했습니다. 

당발특위 발전안(관련 기사 :  진보신당의 당 발전전략안 ― 진보신당의 모순을 보여주다)은 진보신당의 진로 ― 연합정치와 당 정체성 ― 를 두고 벌인 논쟁을 봉합하는 절충안이라고 평가절하돼 왔는데, 진보통합 추진기구 설치는 이런 발전안에서 몇 안 되는 구체적 실천 계획이었습니다. 

겉보기엔 문구상 질적인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도 수정안 가결의 상징성이 큰 까닭입니다. 그래서 당 발전안 통과 후 연합정치 행보를 가속하려던 이른바 ‘통합파’의 입지가 당분간 축소될 것으로 보입니다[각주:1].
연합 지지파 안에서도 진보신당 상층부의 무원칙한 ‘연합정치’ 행보에 반감이 상당하다는 걸 보여줬기 때문이죠[각주:2].

그 결과, 심상정 전 대표는 대표 출마를 그뒤 고사하고, ‘독자파’ 출신 조승수 의원이 대표 선거에 단독 출마했습니다. 


2. 독자파와 통합파는 쟁점을 선명히 드러내는 명칭은 아닌데, 그 본질을 살피다 보면, 또 손쉽게 둘을 구분할 수 있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제 관점에서 보면, 통합파는 말그대로 통합정당을 추구하므로 진보신당 자체는 통합진보정당으로 용해되는 것이고, 독자파는 선거연합은 반대하지 않지만[각주:3], 진보신당을 유지하면서 연합을 하자는 것입니다. 결국, 진보신당의 유지 여부가 쟁점인 것이죠.

물론 통합파도 통합의 지분을 확보하려면 진보신당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 독자파도 세력의 재구성을 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있으므로 우선 당을 강화하자는 데에서는 사실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두 입장의 차이가 불구대천의 차이인지 사실 좀 의심스럽습니다. 다른 측면에서 바로 그런 당 강화에 걸린 양쪽의 필요 때문에, 논쟁 주제가 연합의 범위에서 진보신당의 존재 이유 즉 당의 정체성 문제로 바뀐 것이라 봅니다. 연합이 제기된 것은 이대로는 진보신당이 존폐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체성 논쟁은 2년의 성공/실패 여부라는 평가 문제와 향후 진로 전망 문제를 모두 포함하는 쟁점이라는 겁니다. 

이렇게 보면, 논쟁 구도가 연합의 범위 문제로 시작해 당 정체성 문제로 간 것을 이해할 수 있고, 독자파의 핵심들이 민주노동당 선도탈당파인 점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연합의 범위 쟁점이 국민참여당·민주당에 머물지 않고 민주노동당 문제도 쟁점이 되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선도탈당파에게 재통합은 창당 실패를 인정하는 거니까요.

사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진정한 차이는 진보신당 창당 기획을 포기할 것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점에서 편의상 독자파와 통합파 용어를 그대로 쓰는 것도 그렇게 틀린 용어법은 아니겠다고 생각합니다.

3. 국민참여당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진 중심의 실세 그룹들, 즉 유시민이나 천호선처럼 신자유주의 정책을 앞장서서 추진한 인물들이 주도하고 있고, 민주노동당은 최근 민주대연합 노선과 헌정회 지원과 인천 동구청장 사태 등으로 우경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통합파는 확실히 무원칙합니다. 그들은 진보신당의 위기를 선거공학에 바탕해 민주대연합에 가까운 통합 정당 노선으로 돌파하려 합니다.

국민참여당이나 민주당과 하는 통합에 반대하는 점에서 독자파가 더 올바른 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독자파가 사실 노동계급의 정치적 독립성 같은 애초 진보진영의 독자 정당 건설의 목표를 좌파적으로 되살리며 통합파를 비판하는 건 아닙니다[각주:4]. 그들도 마찬가지로 선거 논리에 기대고 있습니다.

첫째, 그들도 대부분 민주당을 포함하는 선거연합은 찬성합니다. 둘째, 진보 양 당의 재통합을 바라는 민주노총 조합원 등 진보 대중의 바람을 외면합니다. 셋째, 선거 기반이 거의 없는 사회당과 통합은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사실 별 관심이 없습니다.(더 좌파적인 그룹에 대한 태도도 마찬가지)

그것은 독자파도 당 존립에 관한 위기감을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통합파의 방식이 진보신당 주축 세력의 정치적 소멸을 낳을 수도 있다는 게 이들의 솔직한 심정일 것입니다.

‘도로 민주노동당’에 그토록 반감이 큰 것도 그것이 자신들의 분당/창당 기획의 실패를 인정하는 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 2년간 자주파와 세력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제도 선거판에선 집권당 출신인 국민참여당의 세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통합이든 연합이든 자기 기반이 확실해야 지분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점이 통합파의 아킬레스 건입니다. 통합파 리더들의 정치적(선거적) 상품성은 ‘진보정치’에 있기 때문에 진보신당이라는 기반을 버리고 개인적으로 통합 논의로 갈 순 없죠. 이 때문에 통합파가 당대회의 일시적 패배를 감수하고 독자파와 다시 동거에 들어간 것입니다.


4. 그렇다고 독자파에게 당장 실현가능한 뚜렷한 비전이나 기반이 있는 건 아닙니다. 조승수, 김정진, 한석호, 장석준 등 선도탈당파를 이뤘던 독자파들이 “주체의 재구성”을 이루자고 강하게 주장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통합파의 “세력의 재구성”에 맞서 독자파가 내놓은 “주체의 재구성”은 실패한 창당 기획의 반복에 불과합니다.

조승수 의원은 당 대표에 출마하면서 “재벌(=대자본)과 싸우는 당”이 되겠다고 했는데, 자본가 싸우는 당이 왜 노동자(계급 전체)당이 아니라 비정규직(계급 일부)당이어야 할까요.

장석준은 정규직(조직 노동운동의 주요 구성 집단)은 신자유주의에 포섭됐고, “20대, 여성 등의 비정규직”은 신자유주의에서 배제됐다고 말합니다. 배제된 사람들의 당이 되자는 거죠.

즉,
비정규직당” 노선은 노동계급 정당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점에서 “비정규직당” 노선은 조직 노동운동과 거리두기라는 정치적 함의를 지닌 용어로 봐야 합니다.

독자파의 주요 인물들이 민주노동당 분당 전 정규직 노동운동의 정치·경제적 양보로 노동계급 복지를 늘리자는 사회연대전략 지지자들인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장석준은 최근 이른바 ‘비정규직당 노선’을 1960년대 유럽에서 유행했던 신좌파와 연관시키는 데, 당시 신좌파는 반스탈린주의나 환경 등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고 대변했으나 엘리트주의, 총체적 사회 분석의 결여, 종파주의 등으로 빠지기도 했습니다.


구 좌파와 비교해 가장 중요한 특징은 노동계급 기반과 유리되면서 총체적 사회변혁 전략을 포기한 것입니다.
그래서 막상 1968년 이후 세계적 반란 사태(흔히 68혁명이라 부르는)에서 주요한 구실을 할 수 없었습니다. 체제를 뒤흔든 건 그들이 일차원적 인간이 됐다고 무시한 노동계급의 집단적 저항이었습니다.

결국, 친노동 이미지는 유지하되 조직 노동자 운동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것이 “비정규직당” 노선의 실체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창당 기획의 반복에 불과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미 실패한 그 기획 말입니다[각주:5].



5. 장석준은 비정규직당 노선의 성공가능성을 386 유권자들의 가치 투표에서 찾습니다. 독자파도 마찬가지로 선거공학에 의존한다는 한 방증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저는 20대와 여성으로 상징하는 미조직 청년 집단이 매우 불균등하고 유동적인 집단인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진술이라 봅니다. 즉 수백만 명이나 되는 이 집단이 왜 자신들의 집단 투표가 아니라 386의 가치 투표에 의존해야 하는 걸까요.

이들이 신자유주의에서 배제됐다는 이유만으로 진보에 친화적일 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신자유주의 경쟁 논리에 20대 청년층이 포섭돼 희망이 없다는 비관주의가 근거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구 좌파가 마르크스의 말을 좇아 노동계급에 기초해 계급 정치를 주장할 때, 그것은 단지 교조적으로 그런 것은 아닙니다.

‘계급’이라는 관계가 불가피하게 강요하는 것들, 즉 지배적 자본과 대립관계를 형성하고  스스로 작업장을 기초로 조직하게 되며 진보적 사회변화에 친화적일 수밖에 없는
객관적 조건들을 성찰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조건 때문에 계급 정치를 고수하는 것은 이들 말로 어느 정도 이념의 경직성을 지닐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경직성을 피하려 계급 의제를 버린다면  그것은 첫째 주관적 소망 때문에 객관적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며, 둘째, 안정적 진지가 없는 전략은 불안정하고 득표에 의존하는 선거정치로 후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정적으로 기업과 사회를 운영하는 데 필수적인 그들의 노동은 이들에게 사회를 멈출 수 있고 사회를 스스로 운영할 수 있는 잠재력을 부여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문제에서 문제 해결 세력은 조직 노동운동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이야말로 사화 변혁의 핵심 주체 세력입니다.
 
예를 들어, 비정규직 문제 해결조차 열쇠는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연대에 있습니다. 장석준 등이 동희오토 투쟁을 강조하는데, 그 투쟁의 열쇠는 기아차(+현대차) 정규직 노조의 적극적인 연대 투쟁에 있습니다.

오늘날 세계 많은 나라에서 노동조합은 자본에 맞서는 매우 중요한 항구적 진지입니다[각주:6]. 자유민주주의 정치체제를 포기하는 반동을 선택하지 않는 한 노동조합을 와해시킬 순 없습니다. 그런 극단적인 선택은 혁명이냐 반동이냐 하는 선택의 상황이겠죠. 이때야말로 조직 노동계급의 저항이 결정적일 겁니다.

노동계급을 분할해 한쪽을 배타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이들을 분열시키고 내부 불신을 조장하는 것으로 우리 편의 힘을 약화시키는 것입니다. 20대 불안정 노동층 또는 진보·개혁 성향의 청년 대중을 조직하는 것이 꼭 조직 노동자운동과 거리두기에 바탕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노동자들의 힘을 고무해 이 힘을 발휘하는 투쟁을 통해 청년들의 급진화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이 (단기적으로는 힘들어 보여도)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입니다. 이런 세력의 동원을 거부하는 건 자본주의의 근본적 대안을 만들겠다는 창당 목표와도 모순됩니다.

한편, 정규직 노동운동이 신자유주의자들에 포섭됐다고 하는 건 정확하지도 정직하지도 효과적이지도 않습니다.

신자유주의 거품(부채) 호황에 정규직 노동자 개인들 일부가 관심을 보이고 하는 건 포섭의 결과가 아니라 노동소득이 자산 거품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벌어진 불가피한 선택으로 봐야 합니다.

한국에서도 주요 기간산업과 공공부문에 조직 노동운동이야말로 한국 지배자들에게 가장 위협적 존재입니다. 한국 자본가들이 노동운동에 한편에서 양보하면서도 한편에서 공격을 지속하는 것은 이들을 매우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국가운영과 경제(기업의 이윤활동)를 뒤흔들고 멈출 수 있는 유일한 세력입니다.

조돈문 교수는 2년 전 한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집단이 민주노총 조합원 즉, 조직 노동자층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상시적으로 이명박의 신자유주의와 대결하는 조직된 집단이 바로 이들입니다[각주:7].

덧붙여, 신자유주의 노선이 2008년 위기 이후 그 신용을 잃고 각국 지배자들이 혼합 정책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신자유주의 반대만으로는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기 힘들 거라는 점도 지적 대상입니다.

결국 조직 노동운동과 거리를 두며 유동적인 청년층에 기댄다는 것은 촛불항쟁 때와 같은 성장을 다시 한번 꿈꿔 보겠다는 것인데, 짧았던 황금시절의 추억은 다시 반복되지 않습니다.


6. 정치 지형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2007년 당시 이명박 당선 후 정치지형이 매우 우경화된 듯 보였고, 이런 보수화 흐름에 호응하지 않으면 2007 대선 72만 표에서 보듯 진보정당이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습니다.

진보신당의 창당 기획은 기존 진보정당보다 우경화한 진보정당을 만들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사이에 있는 미조직 청년층을 선거적 관점에서 조직하려는 플랜이었습니다. 이 선거주의적 우경화가 진보신당을 스타 정치인에 의존하는 당으로 만든 것이죠. 

이 기성정당 닮아가기가 진보신당 주도세력이 민주노동당을 탈당하면서 민주노동당에 새겨진 이미지, 즉 친북(대한민국 국가기구의 정통성)[각주:8]과 계급(자본주의와 적대)을 새 진보정당에서 지워버리려 한 까닭입니다. 중요한 쟁점이었지만, 이들의 비판 방식과 내용은 좌파적이지 않고 우파적이었습니다. 

그 점에서 진보신당이 촛불항쟁에서 성장한 것은 당시 정치 상황의 모순[각주:9](행동 수준과 이데올로기준의 격차)을 반영한 것이었는데, 진보신당 창당 프로젝트는 행동의 급진화가 아니라 사회의 보수화(우경화)를 예측하고 시작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뒤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촛불항쟁이 사그라들고, 대신 이명박의 거듭된 실정 때문에 온건개혁주의가 성장하면서 민주당의 주요 주자들마저 진보와 복지국가를 읊조리며, 친노 세력이 부활해 국민참여당을 창당해 진보세력 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민주노동당마저 최근 우경화했습니다. 큰 바다 같던 오른쪽 공백은 더 큰 세력들이 채우고, 왼쪽 특히 조직 노동자 기반은 스스로 거리두기를 해 온 탓에 진보신당의 입지는 매우 협소해 졌습니다.

그럼에도 조직 노동운동이 그 위력을 한껏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지면서 이들의 이른바 신좌파적 상상력은 성마른 미조직 청년층과 지친 노동운동 출신 활동가들에게 기대감을 일시적으로 줄 순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7. 이런 의미에서 진보신당의 창당기획이던 비정규직당 노선은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입니다. 그런 무정형의 청년세대 조직화에 성공도 해 봤고, 그들을 정치적으로 융화시키지 못해 곤란도 겪었잖습니까.

종북주의 비판도 대중적으로는 먹히질 않아 분당의 이유 즉, 존재의 이유를 대중적으로 설득하는 데에도 실패했습니다. 그 결과, 민주노동당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있는 국회의원을 둘이나 데리고 나왔는데도 의석 확보에 실패하고, 울산에서 민주노동당의 양보를 얻고서야 의원 한 명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민주노총의 영향력이 요즘 약해지면서 노동계급정당이라는 사상이 당장은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선거공학이나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엄밀한 현실 분석과 전망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2008년 세계자본주의의 심장부 미국에서 시작한 경제 위기는 근본적 시야와 근본적 대안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발전한 자본주의 국가입니다. 즉 이 사회의 다수는 노동계급[각주:10]입니다.이명박 정부는 약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진보적 정치 대안의 부재로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변혁의 전망, 진보정치의 핵심 과제는 노동계급 정치를 강화
(단결과 투쟁력, 정치의식 발전)하는 것입니다. 이들의 단결된 투쟁만이 대자본가들의 권력을 위협하고 양보를 얻어낼 수 있고 새로운 세상의 가능성을 열 수 있습니다.

비정규직 투쟁에 헌신하겠다는 것 자체는 매우 좋은 일이고, 사실상 차기 대표인 조승수 의원이 말한대로 재벌과 싸우려는 것도 고무적입니다. 진작 이랬어야죠. 사실 재벌과 싸우는 당이라는 기치는 창당 기획보다 진일보한 유일한 것으로 그나마 고무적인 변화라고 봅니다.

그러나 이것이 제대로 결과를 내려면 계급 정치가 가장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문제는 이것은 또 피하려 한다는 거죠.
진보신당 스스로 강령에서 자본주의의 극복을 말하고 있다면 당내 좌파는 이 문제에서 더 진지해져야 합니다.

고통분담론에 분칠을 한 건강보험하나로 같은 양보론이 아니라 강력한 시장 통제와 소득 재분배(강력한 누진세와 기본소득 등 도입), 부실기업 공기업화를 통한 고용보장 등을 내놔야 합니다.

덧붙이면, 좌파의 대안 강령과 정책은 이런 운동을 고무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최근의 위기는 신자유주의 반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진보대연합도 노동계급을 진보적으로 단결시키는 맥락에서 추진돼야 합니다. 이런 과제를 수행할 정치단체가 필수적이겠죠.

이것이 되려면 좌파는 ‘계급’과 ‘사회주의’라는 의제를 복원해야 합니다. 민주노총 지도부의 불충분한 태도를 비판하는 데서 멈추는 것은 의회 활동과 노동자 부문의 투쟁을 분리하고 노동운동과 거리 두기 하는 것을 정당화할 뿐입니다.

(10.2 최종 수정)
  1. 당분간은 이번 선거 출마에서 보듯 통합파가 양보해 분열을 막으려 할텐데, 대통합을 주장하는 이들이 자기 당의 분열을 선택하는 것도 모양새가 우스울 수 있는데다가, 각 정당의 통합시 통합파의 리더가 발휘할 영향력과 챙길 수 있는 지분은 진보신당의 크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본문으로]
  2. 물론 표결 자체는 과반수에 3표를 넘겼습니다만, 원안을 지지한 사람들이 노회찬, 심상정 등 진보신당의 대주주라는 점을 고려해야죠. [본문으로]
  3. 사회당과는 통합을 하자는 독자파도 있죠. 또, 독자파들도 방법론은 분분하지만,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당을 포함하는 선거연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습니다. [본문으로]
  4. 그들이 비록 대부분 PD좌파 출신이긴 하지만 말이다. [본문으로]
  5. 종파주의도 반영된 개념으로 볼 수도 있다. 즉,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노동운동가들이 민주노총에서 소수파인 까닭에 정규직=민주노총=민주노동당 식의 개념짓기로 비정규직에 집착하는 면도 있다. [본문으로]
  6. 최근 유럽에서 경제 위기 고통전가 정책에 맞서는 투쟁의 선두에는 노동계급이 있다. 엊그제 스페인의 1천만 명 총파업이나 프랑스, 그리스의 투쟁은 좋은 사례다. 물론, 이 투쟁들의 미래는 정해져 있지 않다. 다만 한국의 노동자 투쟁의 활성화가 이들에게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다. G20 항의시위에 민주노총 조합원이 대규모로 참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본문으로]
  7. 어쩌니 저쩌니 해도 비정규직 문제로 집회도 하고 파업도 하는 유일한 사회세력은 다름아닌 민주노총 조합원들입니다. [본문으로]
  8. 자주파는 원래 북한 정부를 한반도 유일의 합법정부로 인정하므로 남한 정부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았었다. 지금은 이 문제에서 많이 변한 듯하다. 원인은 따로 살펴보겠다. 문제는 이 점이 자주파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1980년대 민중운동은 북한에 대한 태도와 관계 없이 일본 제국주의의 억압 기구를 물려받고 미국 제국주의와 결탁해 건설돼 군사독재로 유지돼 온 대한민국 국가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았다.남한에서 친북노선 비판이 자칫하면 남한 시장경제 체제의 우월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귀결될 확률이 높은 게 이 때문이다. 우리는 남북 양 체제에 모두 급진적 비판을 가해야 한다. [본문으로]
  9. 촛불항쟁은 정권 퇴진을 외치고 수도 한복판에서 1백만 명이 참가하는 등 매우 급진적인 대규모 투쟁이었으나 이 운동의 이데올로기는 온건개혁주의 수준에 머물렀다. 거기에는 이명박의 반동 때문에 사람들이 급진화한 데서 오는 효과도 있었다. [본문으로]
  10. 경제 활동 인구의 3분의 2가 임금노동자입니다. [본문으로]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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