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는 박근혜를 탄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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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절 우익 총동원 집회에 10만~20만 명이 모이자, 예상대로 청와대는 탄핵 찬반 여론이 반반이라느니, 3월 4일 집회도 기대한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 자신이 조종하고 독려한 시위로 여론 운운하는 것을 보니 가소롭다. 박근혜는 삼일절 우익 총동원 집회을 앞두고는 박사모에게 직접 격려 메시지를 전했다. 국회의 탄핵소추 이후 박근혜가 표명한 입장들은 탄핵 반대 집회의 명분과 논리가 돼 왔다. 새누리당(자유한국당)과 박근혜 변호인단은 이 집회의 단골 연사들이다.

△ "찬탄/반탄"이 아니라 "탄핵 즉시 인용"이 진짜 민심이다. ⓒ사진공동취재단

친박 우익 단체들을 청와대 행정관이 관리하고, 삼성과 전경련이 자금을 대 왔다는 의혹이 강력하게 제기된 지 한참이다. 미르·K스포츠재단 만들고 돈 모으는 일에서만 박근혜와 전경련이 한통속인 게 아니었던 것이다.


진정한 바닥 민심이 아니라 위에서 조직한 운동이었으므로 삼일절 ‘옹박(擁朴)’ 집회가 성공했다고 해서 ‘열에 여덟’이 박근혜 퇴진을 바라는 여론 지형을 바꾸지는 못했다. 퇴진 운동의 삼일절 집회 규모는 주말 집회보다 크게 줄었어도, 여전히 매주 평균 70여만 명이 참가하는 이 운동에 우익 집회를 들이댈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열에 둘(우익)’이 넋 놓고 있는 것과 총력 동원을 하며 기를 살리려는 것이 다른 것도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측이 불공정 시비와 세 과시로 헌법재판소를 압박한 것은 평결 지연이라는 일말의 가능성을 시험해 본 것이었다. 밑져야 본전이니 말이다.


그리고 이는 그들로서는 최악의 경우(탄핵 인용)에도 자기 대오를 유지하고 결속시킬 명분을 만드는 것이다. 다음 정권이 경제 회복에 실패하고, 경제 위기 고통전가 정책 등을 펴다가 인기가 떨어지면 우파에게도 재기의 기회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직 정권의 임기가 남은 동안 그 힘을 이용해 최대한 자기 세력을 결집해 다음 기회를 엿볼 태세를 갖추려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박근혜식 ‘질서있는 퇴각’ 계획인 것이다.


적폐 청산

게다가 너무 부패하고 민망한 실상 때문에 박근혜 제거에는 동의한 지배계급의 일부(아마도 상대적 다수)도 박근혜의 적폐 정책들까지 버릴 생각은 없다.


경제 위기 고통전가, 블랙리스트 통치로 민주적 권리 옥죄기, 한일 ‘위안부’ 합의나 사드 배치 같은 친제국주의 정책 펴기 등으로 노동자·민중을 무시하고 못살게 구는 일들 말이다.


(박근혜가 자신이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고 강변한 것은 순전한 거짓부렁이지만) 그의 부패는 기업주들과 공모해 벌인 것이지, 기업주들을 괴롭히거나 이윤 추구를 방해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박근혜와 거리를 두는 우익 언론들조차도 지금은 촛불 운동과 좌파, 노동운동을 비난하는 데 더 열중한다. 황교안이 권한대행으로 박근혜가 없는데도 박근혜 정부처럼 유지하는 것에 호의를 보낸다.


또한 이 운동의 발전 수준 때문에 아직은 정치적 헤게모니가 주류 야당에 있다는 약점을 이용하려고 야당 대선 후보들을 흠집 내는 데 신경 쓴다. 또한 마치 탄핵 찬반 의견이 팽팽한 것처럼 호도하며 우익 결집을 일부 돕는다. 저들은 사람(박근혜)은 미워해도 (박근혜) 정권은 미워하지 말라고 우리에게 삿대질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황교안 내각은 노동개악도 포기하지 않았고, 사드 배치와 국정교과서 실시를 강행했다. 국가보안법 탄압도 벌였다. 삼일절에 한일 ‘위안부’ 합의를 존중하라고 도발했다. 경찰은 삼일절에 교묘하게 퇴진 집회를 방해하며 우익 집회의 기세가 돋보이도록 유도했다.


이런 동향 때문에 헌재의 탄핵심판 전망이 퇴진 지지 측에 다소 유리해 보인다고 해서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게다가 2월 말 3월 초에 퇴진 운동의 방심과 주류 야당의 기만 때문에 우익의 책략이 일부 성공해 그들의 기를 살려줬다. 특검 연장 무산이 대표적이다.


야당은 아직 특검 연장 결정 시한이 일주일가량 남았던 2월 23일에 국회 처리 무산을 선언해 버려 결과적으로 특검 연장을 거부하려는 황교안의 부담을 덜어줬다.


결국 황교안이 27일에 특검 연장을 거부하자, 이번에는 특검법 개정의 국회 처리를 무산시킨 요인들(자유당의 반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거부)이 하나도 바뀌지 않았는데도 황교안 탄핵이니 특검법 개정이니 믿기 힘든 ‘뻥카드’만 날리면서 면피를 하려 했다. 야당을 압박하되, 믿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아래로부터의 투쟁

퇴진 운동은 처음부터 박근혜 1인 제거가 아니라 정권 퇴진 운동이었다. 노동자·민중의 대다수는 정권 퇴진을 통해 부패한 인물들을 처벌하고, 가진 자들만 대변하는 정책들을 중단시키고 싶어서 이 운동에 매주 참가하고 열렬한 지지를 보낸 것이다.


그러려면, 헌재 평결 이후에는 아래로부터의 운동을 억제하고 정치 체제의 안정을 재구축하고 싶어 하는 지배계급의 나머지와도 싸워야 한다.


주류 야당이 특검 연장을 진지하게 추진하기보다 쇼만 하고 그만둔 것만 봐도 그렇다. 최근 민주당의 우클릭에는 단지 중도보수층 표를 얻을 계산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그들도 기성 체제를 지지하는 야당으로서 지난 다섯 달간의 정치 상황을 정리하는 것에는 이해관계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주류 야당들은 운동이 자신들에게 도움이 될 정도로만 얌전하게 유지되길 바란다.


또한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통한 자진 사퇴(항복)와 달리, ‘탄핵 인용’으로는 박근혜 정부가 곧바로 끝나지 않는다. 별다른 일이 없는 한 박근혜 정부는 황교안(혹은 그 후임) 같은 자들의 통솔 아래 조기 대선이 끝나는 날까지 유지된다.


따라서 퇴진 운동은 계속 힘의 우위를 유지하려 해야 하고, 탄핵이 인용돼도 조직을 유지하고 시위를 계속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향후 진행될 검찰 수사와 재판에도 압력을 가해야 하지 않겠는가? 또한 우익 결집에도 맞서야 한다. 그래야 지배계급이 운동을 함부로 다루지 못할 것이다.


박근혜 퇴진(탄핵)이라는 1차 목표를 이룬 자신감으로 적폐를 유지하려는 구체제의 인물·정책들에 맞서 곳곳에서 싸우도록 고무해야 한다. 노동자·민중이 벌이는 아래로부터의 투쟁만이 개혁과 변화를 이끌어 낼 진정한 동력이기 때문이다.


이미 퇴진 운동의 전진이 미친 영향들이 조금씩 엿보인다. 학생들이 대학본부의 친기업화 정책에 맞서 점거농성을 벌여 온 서울대에서 비학생조교들이 부당한 해고에 항의하는 농성을 시작했다. 이화여대 경비 노동자들은 노동조건 후퇴에 본관 점거로 맞서 승리했다. 경북 경산에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교과서를 채택한 학교 관리자들에 맞선 교사와 학생들의 저항이 거세다. 입학식이 무산될 정도다. 이런 일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특히, 조직 노동계급의 파업과 시위가 많아져야 한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헌재 평결을 전후로 헌재 앞 대규모 집회를 열어야 한다. 탄핵 기각(또는 각하)은 결코 수용할 수 없고, 그럴 경우 더 격렬한 저항으로 박근혜를 직접 끌어내리겠다고 강조하고 준비도 해야 한다. 탄핵이 인용돼도 퇴진행동은 해산하지 말고, 조직 명칭과 투쟁 기조를 유지하며 주말 집회를 이어 가야 한다.


또한 지금보다 더 전진하고 싶어 하는 퇴진 운동 참가자들은 지금보다 더 급진적이고 계급적인 전망과 정치가 필요함을 이해해야 한다.


탄핵 인용을 위한 촛불의 약속


헌재 탄핵 선고가 다가 오고 있다.
이제 우리 촛불이 탄핵 인용을 위해 더 비상하게 나서야 할 때다.
광화문에 모인 우리는 약속한다. 그리고 호소한다.

1. 선고 전날 7시 광화문에 모이자!
2. 선고 당일 아침 헌재로 모이자!
3. 선고 당일 저녁 광화문에 모이자!
4. 선고 주말 광화문에 모이자!
5. 3월 11일(토) 광화문에 모이자!


촛불이 승리한다! 함께 모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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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익의 발악에 맞서 총력 동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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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박근혜 탄핵심판 심리의 최종변론일을 2월 27일로 정했다. 현재의 8인 재판관 체제가 7인 체제로 축소되는 3월 13일 전에 평결을 하겠다는 뜻이다.

적어도 탄핵 평결 시점에 관한 한, 조기 탄핵을 촉구한 퇴진 운동의 압력이 먹힌 셈이다. 그런 맥락에서 탄핵 인용 가능성도 좀 더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박근혜 일당은 3월 13일 이후로 평결을 늦춰 보려고 줄기차게 지연 책략을 부렸다. 증인 대거 신청, 불공정 심리 비난, 부실 변론 등.

탄핵 결정 시점이 다가오면서 정치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박근혜와 우익이 발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들이 도발하면 그 반작용으로 우리 편 대응도 격앙됐다. 삼성 이재용 구속 문제가 그랬다.

특검 연장

최근 우익은 전 통일부장관 정세현의 말을 꼬투리 삼아 색깔론으로 야당의 기를 죽이고 우익을 결집시키는 소재로 쓰려 한다. 정세현은 북한 김정남 피살 사건이 북한 정권의 소행이라면, 한국도 비난만 할 처지는 아니라고 했다. 이승만과 박정희 등의 정적 살해 역사를 보면 당연한 얘기다.

그런데도 문재인은 ‘더러운 잠’ 논란에 이어 또다시 사과를 하며 꼬리를 내렸다. 대통령이 떼어 놓은 당상이나 된 것인 양 전형적인 ‘부자 몸조심’ 행보다.

한편, 특검 수사 기간 연장도 중요 쟁점이 됐다. 2월 28일로 만료되는 특검 수사 기간이 30일 연장되고 3월 10일 전후로 탄핵 인용(대통령직 파면) 결정이 되면 박근혜 구속 수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일단 국회에서는 특검법 개정이 불발됐다.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이 “대선용 정치 공세”라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연장 승인 권한을 가진 황교안도 연장에 부정적이다.

레드카드 박근혜의 죄는 "종신형" 감이다. ⓒ조승진

탄핵

대선용 공세라는 비난은 어불성설이다. 수사 기간을 30일 연장해 봐야 3월 안에 수사가 끝난다. 지금 수사가 끝나도 현재 구속 기소된 거물급 재판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대선에 영향을 미친다. 어차피 우익이 불리한 것이다. 그럼에도 특검 연장에 격하게 반응하는 걸 보면, 우익도 박근혜가 탄핵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듯하다.

그러나 우익의 공세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 우병우는 구속을 피하려고 자기 혐의를 대부분 박근혜가 시켜서 한 일이라고 진술했고, 김영재는 자기가 청와대에서 피부미용 시술을 했다고 시인했다. 박근혜 변호인 김평우의 말대로면, 박근혜의 뇌물죄 혐의는 “종신형” 감이다!

2월 22일 헌재 심판의 박근혜 측 대리인단이 막말쇼를 하며 불복을 암시한 것도 이런 일들 때문일 것이다. 기본적인 도덕성이 파탄 나 더는 사실과 논리로 재판부나 여론을 설득할 수 없다고 보고, 그저 지지층 결집과 동원을 위해 헌재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최근 범여권을 중심으로 탄핵 판결 전 ‘자진 하야설’이 나왔던 맥락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자진 하야설’의 음험하고 더러운 시나리오는 이렇다. 특검 연장을 무산시켜 일단 구속수사 위험을 막는다. 탄핵 판결 전에 자진 하야 선언을 해 탄핵심판도 각하시킨다. 탄핵 인용(대통령직 파면), 구속과 특권 박탈의 위험을 일단 피한 뒤에 불구속 수사나 차후 사면 등 정치적 거래를 시도한다. 이 꼼수를 성공시키기 위해 박근혜가 직접 지지층을 동원하며 우익적 압박을 극대화한다.

협박

박근혜가 스스로 탄핵 가능성을 인정하는 책략을 실행할 가능성은 낮다. 다만, 적어도 박근혜 일당이 “내란” 운운하는 것이 단순 막말이 아니라 필사적인 협박을 담은 책략임은 진실일 것이다.

이런 협박을 하는 것이 대한민국과 결혼했다던 박근혜의 실체다. 틈만 나면 법과 원칙, 애국과 희생을 국민에게 요구하던 국가 원수의 실체다.

지금은 다섯 달째 이어지는 퇴진 운동이 마침내 그 첫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결정적 국면이다. 박근혜 일당의 뇌물뿐 아니라 세월호 참사, 블랙리스트 통치 등 부패하고 우익적인 그 정부 자체를 종식시켜야 한다.

박근혜 변호인의 히스테리는 박근혜의 초조함을 보여 준다

2월 22일 헌재 심리에서 박근혜 측 대리인 김평우는 “약한 … 여자 하나”를 괴롭히는 것이 탄핵이라고 했다. 자신의 최근 책 《탄핵을 탄핵한다》에서는 박근혜가 임기 말 외톨이라 괴롭힘을 당한다고도 썼다.

“약한 여자” 프레임은 기가 차 말이 안 나오게 만드는 쟁점 물타기일 뿐이다. 박근혜가 외톨이인 게 국민 탓도 아니고, 정치적 민주주의라면 잘못한 대통령을 국민이 감싸 줘야 할 이유도 없다. 박근혜는 부패한 통치자로 대중의 증오를 사서 쫓겨날 상황으로 몰린 것이다.

특히, 유독 세월호 쟁점에서만 여성 대통령임이 강조되는 것도 의뭉스럽다. 김평우는 세월호 참사가 탄핵소추 사유가 된 것도 비난했다. 세월호 구조 방기가 대통령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는 것에 대해 “여자 대통령한테 10분 단위로 보고해. 이게 말이 되냐?”고 반박했다.

세월호 비극을 이토록 뻔뻔하고 무책임하게 다루는 자들이 헌재 재판관에게 “약자를 생각하는 게 [법관의] 정도”라고 한 것은 이율배반의 극치다. 약자를 생각한다는 자비로운 자들이 “내란”, “서울 아스팔트 피와 눈물로 덮어 버려” 같은 협박성 말을 그렇게 스스럼없이 한단 말인가?

다른 나라도 그렇지만, 한국 현대사를 봐도 우익은 매우 폭력적이다. 그리고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 등으로 이어지는 권위주의 정체 시절 국가의 폭력성은 절정에 달했다. 사실 우익은 진작부터 “계엄령” 운운하며 퇴진 운동 진압을 촉구해 왔다. 물론 지금 박근혜 처지에서 가능한 방법은 아니다. 그러니 여론을 돌릴 방도도 없고 초조해진 우익 일부가 가짜 뉴스와 악선동, 백색 테러 위협 등에 의존하는 것이다.

△부패한 통치자 박근혜는 지금 당장 청와대에서 나와야 한다. ⓒ조승진

박근혜의 공범답게 특검 연장 승인 않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특검 연장 승인 권한을 쥔 황교안이 특검 연장 승인을 미루고 있다.

보수 쪽의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가 된 황교안은 박근혜 구속을 바라지 않는 자기 지지층을 의식할 것이다. 새누리당(자유한국당)도 당론으로 특검 연장 반대를 정해 황교안의 뒤를 받치고 있다.

그러나 그가 특검 연장을 끝내 거부해 범죄 은폐에 노골적으로 협조한다면 그 스스로 공범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는 대선 출마를 고려하는 그에게는 당장은 불리할 수도 있다. 그래서 곧바로 거부 의사를 밝히진 않고 있다. 그러나 그가 박근혜 임기 내내 박근혜 적폐 내각의 핵심 인물이었던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새누리당과 황교안은 당장의 대중적 뭇매를 맞더라도 특검 연장을 거부해 현재의 탄핵 반대층을 기반 삼아 훗날을 도모할 심산일지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차차기 대선까지 보면서 차기 정부가 실패하기를 기다릴 계획인 것이다.

황교안이 박근혜 없는 박근혜 정부를 계속 이끌면서 꽃길을 꿈꾸게 놔둬선 안 될 것이다.

민주당, 입으로만 특검 연장

우병우 구속영장 기각으로 특검 연장의 필요성은 더 커졌다. 우병우와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수사를 보강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재판에서 유죄를 받아내려면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다.

물론 운동이 충분히 강력하다면, 수사가 다시 검찰로 넘어가도 박근혜 일당의 유죄를 받아낼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11월에 검찰이 박근혜를 사실상 주범으로 한 공소장을 제시했듯이 말이다.

특검 초기 박영수 특검이 인정했듯이, 검사 20명으로 끌고 가는 특검보다 그 1백 배 인력을 갖추고 시간과 돈의 압박 없이 수사를 벌일 수 있는 검찰의 ‘하드웨어’가 훨씬 유리한 점도 있다.

그러나 특검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고 특검 연장이 세력 간 대결 쟁점이 돼 특검 연장 무산은 우리 편의 김이 빠지는 일인 데다가 수사 결과를 검찰로 이첩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특검 연장이 필요하다.

그런데 민주당은 특검법 개정을 너무 쉽게 포기하는 듯하다. 황교안 압박이 안 되면 국회에서 특검법 자체를 개정해 수사 기간 등을 확보해야 한다. 그 점에서 야당들이 합의한 개정안 자체도 약하다. 50일 연장으로는 부족하다. 부패가 워낙 광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쉽게 국회 처리 무산을 인정한 것은 특검 연장과 박근혜 구속이 만에 하나 보수층 결집 역풍을 불러 자신들이 대선에서 불리할까 봐서인 듯하다. 그래서 민주당은 대선 경쟁자 중 하나인 황교안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수준에서 그치려 하는 듯이 보인다.

민주당 당대표 출신인 국회의장 정세균이 특검법 개정안의 직권상정을 거부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정세균은 지난해 11월 현재의 특검법을 통과시킬 때는 당시 이를 거부하려는 여당에게 직권상정을 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사실 박근혜를 겨냥한 특검인데, 애초에 그 법에 수사기간 연장 승인권을 대통령에 넘겨 준 것부터가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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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익의 총공세에 맞서 모두 거리로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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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일당의 가증스러운 발악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의 지속적 압박에 의해 청와대 실세 비서들과 장관들이 구속됐다(김기춘, 안종범, 조윤선, 김종덕, 문형표). 최순실 등 비선 실세들도 구속됐다.


이들의 혐의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박근혜가 블랙리스트 작업을 직접 지시한 것도 드러났다. 박근혜와 최순실이 개인적 재산 형성 과정에 서로 엮여 있음도 분명해지고 있다.


재벌 총수들은 법원 등의 도움으로 구속을 면했지만, 삼성과 SK 총수의 뇌물죄를 입증할 정황 증거들도 나오고 있다.


△황교안은 박근혜 정권을 계승하려는 확신범이다. ⓒ사진 이미진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일당이 일말의 소생 가능성이라도 잡아 보려고 벌이는 최근 작태들은 너무 조잡해 기가 막힐 지경이다.


박근혜는 “거짓의 산” 운운하며 촛불운동, 특검, 헌법재판소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태극기 집회가 촛불보다 많다며 고맙다고도 했다. 최순실은 난데없이 ‘민주 투사’ 흉내를 냈다. 그 광경을 본 청소 노동자 말마따나 “염병!”이다.


우익 지지층에 공공연히 반격 신호를 보낸 것이다. 그 결과 우익 지지층 결집 효과를 약간 냈다. 하지만 우익이 유포하는 각종 음모설의 진원지가 사실상 박근혜 본인이라는 것도 드러났다.


우익의 ‘가짜 뉴스’는 과거 독재정권이 벌인 정치 공작을 연상케 한다. 가령 ‘JTBC의 태블릿 PC 보도 조작’설을 온·오프라인에서 배포하고, 박근혜의 하수인들로 가득 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JTBC를 징계하라고 압박한다.


박근혜가 ‘애국 세력이여, 나를 위해 나서라’ 하며 부패 범죄 수사에서 본인이 살아남는 것을 나라 구하기와 연결시키는 걸 보면, 하도 어처구니없어 우리 편이 오히려 ‘분노 피로증’을 걱정해야 할 정도다.


그 졸개들도 다르지 않다. 헌법재판소 탄핵심리에서 박근혜 측 대리인단은 미르·K스포츠 재단의 부패와 권력 농단을 고영태·노승일 등이 꾸민 음모라는 식으로 몰다가 재판관들에게 핀잔(“증언을 잘 듣고 질문하세요”)을 듣거나 증인의 반박을 사기 일쑤다. 야비하게도 최순실과 고영태의 내연 관계까지 끄집어 냈다. 우파 언론들은 박근혜 탄핵과 하등 관계없는 이슈를 흥미거리 소재로 삼았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우익 지지층이 다소 결집하는 듯하자, 우르르 탄핵 반대 집회로 몰려갔다. 그러면서 정작 박근혜가 만든 ‘새누리당’ 당명은 바꿨다. 새 당명 자유한국당을 보고, ‘박정희로 안 되니 이제 이승만이냐’는 조롱이 나온다.


세월호 7시간 의혹과도 연계된 김영재의 처 박채윤은 특검에서 호흡 곤란 소동을 벌였다. 이게 안 통하자, 조사를 받기도 전에 ‘협박 수사’라며 최순실 흉내를 냈다. 지금은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다’고 한다.


박근혜 일당의 발광을 보면 하도 가당찮아 웃다가 호흡 곤란이 올 지경이다. “염병하네”라는 말이야말로 근래 가장 대중적 심금을 울린 단어일 만하다.


"대선보다 탄핵이 먼저다"

박근혜 일당의 총공세는 퇴진 운동 지지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우익의 반동 시도가 확연히 느껴지는 상황에서 열린 2월 4일 집회는 40만 명이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물론 국회 탄핵 전인 11~12월보다는 규모가 감소했다. 그러나 퇴진 운동이 탄핵 이전보다 훨씬 더 예리한 정치 지형 속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국회 탄핵 이후 선거를 의식해 우경화하는 주류 야당 정치인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켜 둬선 안 된다. ⓒ사진 이미진

가령 헌재가 2월 내 탄핵이 어렵도록 일정을 잡으며 재판 진행의 ‘공정성’에 신경을 쓴 것은 우파의 압력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아래로부터의 반발이 커지자 재판부는 3월 초순 탄핵 인용이 가능한 일정을 다시 내놓았다.


지금은 우익의 동원에 맞서 총력을 쏟아 거리 동원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노동자들이 더 많이 거리로 나와야 한다. 2~3월은 비상한 각오로 집회 규모와 기세를 늘려야 한다.


이유는 첫째, 권력층의 핵심부에 있으므로 박근혜와 그 일당은 절대 순순히 물러날 집단이 아니다. 게다가 권력 의지가 남달라 매우 교활하다.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것은 퇴진 운동의 성과물일 테지만, 그 결과로 대중의 변화 염원에 크게 못 미치는 친노 세력이 유력한 정권 교체 세력으로 부상한 것은 퇴진 운동의 한계이자 약점이다. 일찍이 박근혜와 우파는 이런 점을 잘 활용해 집권했다. 지금도 이 점을 이용하려 한다.


또한 박근혜의 공공연한 저항으로 우익 지지층의 부분 회복이 있었다. 그 결과, 대통령 권한대행 황교안이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1위와 격차는 크지만) 2~3위권으로 올라섰다. 황교안은 박근혜 정권의 사악한 정책들을 앞장서 추진해 온 공범이다. 지금도 ‘박근혜 없는 박근혜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 협조 요구도 무시한다. 이런 행보를 볼 때, 황교안이 2월 말로 예정된 특검 시한의 연장을 거부할 공산도 크다. 그것이 박근혜 구속을 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단지 선거를 통한 정권 교체를 중심에 놓는 전략으로는 우익의 동원에 대응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 퇴진 운동은 헌재 압박은 물론이고 황교안과의 투쟁도 강화해야 한다.


둘째, 지배계급의 다수가 박근혜 일당을 권좌에서 제거하는 것에는 동의한다 해도, 이들이 박근혜가 펼치던 친기업·친제국주의 정책들까지 포기한 것은 결코 아니다.


이들이 박근혜의 앞잡이였던 황교안 내각의 안정을 지지하는 이유다. 그리고 세력 균형을 다시 자기네에게 유리하게 되돌리는 것에는 지배계급 안에 공감대가 있는 것이다. 또한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 박유하 무죄 등의 보수적 판결을 지지한 이유다. 경찰이 가짜 뉴스나 패러디 그림 등을 빌미 삼아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데 나서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여기에는 삼성 이재용, SK 최태원, 롯데 신동빈 등의 뇌물죄 혐의에서 보듯이 지배계급의 핵심도 박근혜 정권과 인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


따라서 박근혜 퇴진이 사악한 정책·정권의 청산으로까지 더 나아가야 한다. 그러려면 운동이 노동자 참여 증대로 더 심화돼야 한다.



야당들의 우클릭 경쟁 ― 선거만 기다려서는 안 되는 이유


바른정당 대선 예비후보인 유승민과 남경필이 보수 단일화 문제를 놓고 설전중이다. 유승민은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을 포함해 보수 후보가 단일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근혜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친박이라는 말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친박”이라고 한 인물답다.


유승민은 박근혜의 압박을 받자 원내대표에서 자진 사퇴했고, 총선에서도 새누리당 후보로 공천되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에 탈당해 출마했으며, 총선이 끝나자마자 새누리당에 복당했다.


갑부 아버지의 지역구(경기 수원 팔달)를 물려 받아 5선을 한 ‘정치 오렌지족’ 출신 남경필이 박근혜 세력과 단절해야 한다며 보수 단일화에 반대하는 것도 우스꽝스럽다.


이처럼 바른정당이 박근혜 세력과 차별점을 보여 주지 못하면서 일부는 다시 구체제 쪽으로 견인됐다. 황교안의 우파 기조 유지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런 점이 반기문 사퇴 후 황교안/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유승민·남경필/바른당보다 높아진 이유일 것이다.


이런 상황이 안 그래도 중도 보수층 확보에 열을 올리던 민주당의 주요 대선 후보들의 우클릭 경쟁을 더 자극한 것 같다. 체제 옹호적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보여, 부유하는 중도 보수층을 흡수해 보려는 것이다.


가령 문재인은 안보 실력자라는 명분으로 전 특전사령관 전인범을 2월 7일 영입했다. 그런데 이 자는 1980년 광주에서 발포 책임자가 전두환이 아닐 거라고 하고, 당시 특전사령관 정호용을 좋은 사람이라고 불렀다. 8일에는 그의 처인 성신여대 총장이 교비 횡령으로 구속됐다. 전인범은 이틀 만에 캠프에서 철수했다.


안희정도 대연정, 사드 찬성, 노동 유연화 불가피론 등 보수적 입장을 내놓았다. 당 안팎에서 비난도 컸지만, 안희정 지지율은 올랐다. 안희정의 지지율 상승은 문재인이나 안철수 등의 중도 보수층 구애 노력을 더 자극할 것이다. 안철수가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고 (탄핵은 찬성하지만) 헌재 압박은 반대한다고 하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주류 야당의 주요 후보들이 벌이는 이런 우클릭 경쟁은 공식 정치의 지형을(의제와 세력관계도) 오른쪽으로 이동시켜 ‘진성 보수’를 내세우는 새누리당/황교안 등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비록 야당 지도자들은 자신이 보수층을 흡수해야 황교안/새누리당의 지지율 확대를 막을 수 있다고 정치공학적으로 변명하겠지만 말이다. 그런 정권 교체가 어떤 의미일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런 뒤틀림은 퇴진 운동의 진정한 잠재력을 현실화할 만만찮은 좌파 정치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근혜를 탄핵당하게 만들며 현재 우익에게 여전히 불리한 정치 지형을 만든 것은 주로 노동계급으로 구성된 대중의 아래로부터의 행동이었다. 이것이 전략적으로 훨씬 더 중요하다.


스스로의 힘을 믿고 행동하는 대중에게는 더 많은 변화를 쟁취할 가능성이 있다. 선거 결과를 중심에 두지 말고 대중 투쟁에 의존해야 하는 이유다.


따라서 거리와 일터에서 노동자의 참여와 활동을 더 강화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


박근혜 퇴진 운동 다이어리


박근혜 하야 매일 촛불

매일 7시 광화문 광장
※일요일은 없습니다.


박근혜·황교안 즉각퇴진! 특검연장! 공범자 구속을 위한
16차 범국민행동의 날 ‘탄핵지연 어림없다’

2월 18일(토) 오후 4시 30분
▶ 자세한 일정


박근혜 4년, 너희들의 세상은 끝났다
2017년 첫, 민중총궐기

2월 25일(토) 오후 4시, 광화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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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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