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회에서 거리를 둬야 가능한가 보다. 노동자들은 그럴 수가 없다. 위험 때문에 개학을 연기하는 정부가 당연히 제공해야 할 휴업 생계 대책은 안 내놓는다. 정부 맞아?
상황이 이런데도, 유시민이는 정부 비판하는 나라는 한국 뿐이라고 볼멘 소리를 한다. 날조 보도가 아닌 이상에야 한국 언론의 경험적 기초는 국민 대중의 경험이다. 그것을 변조하거나 아니면 책임을 피하려고 파편적 사실만 전하든 말이다. 물론 있는 그대로 진실의 조각들을 전하는 쓸만한 보도도 없지 않다.

국민 대중의 경험의 실체는 어떤가? 당연히 불만스러운 게 당연한 상황이다. 대통령이 이제 다 끝났다는 식으로 말한 직후에 확산됐고, 그 뒤 한 달의 경험은 신천지 등에 책임을 떠넘길 수 없는 실패(구조적으로, 당장의 판단에서)가 드러났다.

또한 한국에 사는 한국인들이 한국 정부의 대처를 평가할 때, 정부가 효율적으로 안전을 제공하고 있는지에 관한 (국가적 시스템, 정부의 판단, 효율성, 그런 누적된 경험에 바탕한 평균적 기대치 등을 배경으로 해서) 개인적, 집단적 경험을 기준으로 판단하지, 겪어 보지도 않은 다른 나라 정부와 비교해서 평가하나? 물리적으로 가능하지도 않다. 마찬가지 이유로 해외 언론의 한국 내 상황 평가도 피상적일 수밖에 없다. 대중의 일반적 경험과 불일치하므로 영향력을 지속 행사하기는 어려운 뉴스들이다.
엉터리 마스크 대책에도 군소리없이 순순이 협조하는 대중을 보면, 안전 대응에 대한 국민 눈높이가 높아서 문제인 것도 아니다. 정부 대책으로 월급 못 받는 노동자들이 기자회견만 하고 다른 액션이 없는 것도 대단히 정부 협조적이고 인내하는 자세다. 게다가 이 정권은 신종플루, 메르스, 세월호 등에서 실패한 새누리당 정권이 중도 퇴진하면서 들어선 정권이다.

종합하면, 유시민의 개소리는 촛불 이후 자기 목소리 내는 국민이 버겁다는 자기 고백에 다름아니다. 집권 4년차가 됐는데도 아직도 집권당으로서의 해결 책임보다는 언론 탓, 야당 탓, 국민 탓만 하니, 사람들에겐 더 부정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이걸 내뱉고 언론에 내보내는 걸 보면, 자기 지지층 단속에 사활을 거는 것이다. 피해의식과 공포를 수단으로.
그런데 사실은 박근혜 정권도 그랬다. 임기 내내 야당 탓, 국민 탓만 했다. 그래서 당시엔 그걸 두국민 책략이라고도 했다. 양당간에 선거로 정권을 주고받는 한국 민주주의가 실제 운영에선 집권하면 남탓 일관, 야당 때는 비토크라시 일관인 것이다.

공식정치 구조는 통치의 정당성을 대중에게 설득하는 것이 큰 목적인데, 그 점에서도 비효율이고 양당 정치인 모두 책임성과 역량도 보여 주지 못한다. 선거 결과와 별개로 여야 모두에 대한 불신도 더 자랄 것이다. 그러니 여야는 더더욱 가짜뉴스 불사하며 자기 지지층 다지기에 열중한다. 여야 모두 두 국민 책략인 것이다. 그래서 이 진영논리 바깥에 서 있는 세력에겐 강력한 배제 압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민주당 위성 정당 논란과 압박은 이를 배경으로 한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