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윤 시스템에 도전하는 투쟁이 필요하다

국면 전환 시도, 위기를 맞다




6ㆍ4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박근혜의 국면 전환 시도가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유가족들이 성역 없는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국회에서 농성을 벌인 끝에 5월 29일 밤 집권당의 양보를 받아냈다. 


‘청와대 비서실과 국가안보실, 국가정보원 등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고, 조사 대상 기관의 장들이 조사에 나오며, 조사는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이다.


5월 초에도 유가족들의 청와대 앞 농성으로 KBS 사장이 사과하고 보도국장이 자리에서 물러났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믿었던 안대희 카드가 실패한 뒤 군색해진 박근혜의 처지가 드러난 것이다.(집권당의 지방선거 승리 전망도 썩 밝지 않은 듯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위기 정국에서 탈출하려고 박근혜는 채찍과 당근을 모두 사용해 왔다.


‘해양경찰청 해체’라는 충격 요법을 곁들인 대국민 담화 ‘눈물 쇼’도 보여 줬다. 


언론이 만들어 준 청빈ㆍ강직 이미지의 안대희를 총리 후보에 내정했다. 국정원장 남재준과 청와대 안보실장 김장수도 물러나기로 했다. 


“세월호 참사의 근본적 원인은 유병언 일가”라며 속죄양 삼기도 하고 있다.(물론 이들은 죄 없는 속죄양이 아니다.)


박근혜는 예민해진 노동계급 사람들의 분노를 이런 조처들로 피해가려 한다. 그러면서도 정치적 저항에 대해서는 칼을 세웠다. 


경찰을 이용한 탄압을 부쩍 강화했다. 세월호 참사 항의 시위 참가자 수백 명을 연행했다. 참사 항의 교사 선언에 징계의 칼을 들이대려 하고 있다. 


심지어 세월호 유가족을 미행하다가 들켰다. ‘바다 경찰 해체’라더니 육지 경찰은 더 바빠졌다.


이런 대응은 예상됐던 것이다. 애초에 자본주의의 “적폐”가 쌓이고 쌓인 끝에 일어난 사고인 만큼 기업주들의 대변자 박근혜가 무엇을 해결할 수는 없다. 


박근혜는 어떻게 이 기회를 역이용해 의료와 철도 등의 민영화, 공공부문 구조조정 등을 추진할까 하며 기회만 노리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 국면에서 반동의 추진력이 일시적으로 약화된 것은 사실이다. 


발목을 잡은 것은 역시나 부패였다. ‘관피아 척결에 앞장서겠다’던 안대희 본인이 전관예우(‘법피아’)의 ‘국가대표’였던 것이다.


안대희는 대법관 퇴직 후 변호사 개업을 해 1년도 안 되어 수임료를 최대 27억 원이나 챙겼다. 개업 두 달 만에 십수억 원짜리 롯데캐슬을 산 것도 의심스러운데, 이마저도 탈세를 노리고 구입가를 축소 신고했다.


안대희는 2003년 차떼기 수사 때, ‘미래 권력’인 박근혜를 무혐의 처리했었다. 대가성이 명백했는데도 말이다. 박근혜가 안대희를 보은성 중용한 것 자체가 부패다.


결국 안대희는 박근혜 정부의 ‘관피아 척결 1호’가 됐다! 바로 이런 일이 두려워 ‘지방선거 전 내각 총사퇴’ 카드를 쓰지 못하고 총리만 교체했던 박근혜로서는 타격을 받게 됐다.


게다가 탄압을 강화했는데도 저항의 강도는 더 커지고 있다. KBS 두 노조가 어용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공동 파업에 들어갔다. 열기도 세고 지지도 높다. 민주노총은 6월 총궐기 시위를 예고했고, 약 1백30명의 교사들이 ‘박근혜 퇴진’ 선언을 했다.


이런 때야말로 친자본주의적 반동에 맞서 “돈보다 생명과 안전”을 외치며 싸워 왔던 조직노동자들이 제 힘을 발휘할 때다.


KBS 노조들처럼 세월호 참사와 각 작업장의 고유한 쟁점들을 서로 연결시켜야 한다. 그래야 이윤에 타격을 주는 투쟁을 할 수 있고 그래야 정부와 기업주들을 진정으로 압박할 수 있다.


※ <노동자연대> 127호에 실림. ☞ 바로가기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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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세론이 ‘박근혜 필패론’으로 바뀔 조짐을 보이면서 집권당이 자중지란에 빠져드는 듯하다. 


인혁당 사건 관련 발언 이후 반우파층이 결집하며 지지율 1위를 추월당하고 일대일로는 문재인에게도 뒤지는 상황이 한 달 가까이 바뀌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위기감 때문에 추석을 앞두고 5ㆍ16과 유신이 “헌법 가치 훼손”이라고까지 ‘양보’했지만, 별무효과다. 박근혜는 정작 인혁당 문제 사과를 건의한 당 대변인 홍일표를 잘라냈고, ‘사과’ 당일 부산에 내려가 말춤을 추면서 [맘 없는 사과로 생긴] ‘스트레스’를 풀었다. 



참여연대 페북에서 퍼옴.



그래서 10월 4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선 당 전면 쇄신과 친박 측근 총사퇴 등이 거세게 제기됐다. “[박근혜가] 머리 풀고 몸뻬라도 입고 나올 정도로 변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친박들의 반발 때문에 이런 쇄신도 어려울 뿐 아니라, 대선을 코앞에 두고 섣부른 ‘쇄신’ 시도가 오히려 붕괴를 낳을 거라는 위기감도 제기되고 있다.


위기 돌파를 위한 외연 확대 차원에서 끈 떨어진 동교동계 한광옥을 영입했으나, 앞서 영입한 안대희가 “무분별한 비리인사 영입은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같은 날 또 다른 영입인사 김종인은 “경제민주화를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당은 아무런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 이런 식으로는 일을 할 수 없다”며 결별을 암시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친박 측근들의 골프 회동과 선거 돈 살포 추문에 박근혜 사촌들의 부정축재 의혹까지 줄줄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총체적 위기 시점에서 박근혜가 직접 건의까지 한 무상보육 정책에 이명박 정부가 어깃장을 놓고, 내곡동 특검 임명을 거부했던 것도 의미심장하다. 


새누리당은 내곡동 특검에 대해 청와대 편을 들면서도 이명박이 특검을 거부하면 생길 파장에 곤혹스러워했다. 


이런 혼란과 동요는 이명박의 레임덕과 박근혜의 딜레마가 겹쳐진 결과다. 


박근혜의 우파적 본질로 말미암은 [지지율 확장성의 한계 때문에] 중도적 외연 확대가 필요하지만, 성공 가능성이 너무나 작다. 이런 상황에서는 우파 결집에 조금이라도 균열이 생기면 안 되므로 이명박을 내칠 수도 없다. 


이런 모순과 한계 때문에 박근혜는 그동안 우파 결집과 중도적 외연 확대 사이에서 동요해 왔고, 이명박과도 확실한 차별화를 못 하고 줄타기를 해 왔다. 


그런데 수도권과 청년세대 사이에서 반우파 정서가 커지고 결집하는 것을 놔두면 [우파 결집도 흔들리면서] 대세론은 무너지게 된다. 투표 시간 연장 제안을 결사 반대하듯이, 젊은 층이 투표소로 몰려오면 ‘멘붕’하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베드로가 예수를 배반한 것처럼 아버지를 부정”했지만, 그럼에도 베드로가 그랬던 것처럼 박근혜도 박정희의 사도이길 포기한 것은 아니다


결국 박근혜의 모순과 위기는 박근혜가 그 정체성 탓에 우파적 기반과 결코 단절할 수 없다는 데서 비롯하는 것이다. 그만큼 노동계급 청년세대 중심으로 기층의 반우파 정서가 강력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진보진영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박근혜 필패론’을 더욱 가속화할 공격과 행동에 더 박차를 가하며 독자적 대안을 건설해야 한다. 


※ 이 기사는 약간 축약해 <레프트21> 90호에 실렸습니다. ☞ 바로가기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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