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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28 민노당 지도부가 당대회 결과 책임지는 법


이번 민주노동당 당대회에서 원안 부결을 호소했던 대의원으로서 개인 의견을 짧게 남긴다. 어제 당원토론방에 올린 글을 바뀐 상황을 반영해 수정했다. 

나는 당게시판의 저주 글 난무 그 자체는 사실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도 부끄러워 익명으로 올리는 글, 급조된 아이디로 쏟아붓는 막말이 도도한 진보의 길에 걸림돌이 된 적은 없다[각주:1]

그럼에도 아무리 강호의 도의가 땅에 떨어진 시대라 해도, 유시민을 못 끌어 안아서 전직 대표들과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게시판 막말을 쏟는 것은 불쾌하고 모욕적이다. 이 해법은 당 지도부가 당대회 결정의 참뜻을 서둘러 방침화해서 발표하면 된다.  

그렇지 않고 김선동 의원처럼 반대파 저주를 선동하거나, 정성희 최고처럼 당대회 결정에 어긋나는 언론 기고를 하는 것이야말로 이 어둠의 막말 행진을 조장하는 것이다.  

가장 우려스런 것은 이런 잠깐 동안의 혼선을 기회 삼아 불순한 의도로 여론몰이하려는 세력이 생기는 것이다. 그것이 누구든 이런 행위는 용서받지 못할 행동으로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다. 

사실 애초에 참여당과의 통합 추진을 안건으로 하는 당대회가 이런 분열을 조장할 것을 우려해 당대회 개최를 반대한 것을 참여당과의 통합 반대파였다. 
 
권영길·천영세·강기갑 세 전 대표는 22일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추진 여부를 표결하는 것 자체가 문제 … 가결이 되던, 부결이 되던, 그 결과는 당의 단합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도 당대회 이틀 전 ‘정치방침 때문에 분열해서는 안 된다’며 ‘참여당은 선통합 대상이 아니다’라고 결정했다.
 
그런데도 이런 경고들을 무시하고 당대회를 강행해 분열을 조장하고 문제를 키운 것은 당권파 지도부 자신이었다. 지도부 스스로 화를 자초한 것이다. 
 
따라서 당권파 지도부는 당대회가 끝나자마자 당대회 결정의 본뜻을 이행하는 방침을 서둘러 논의하고 발표해 혼란과 분열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책임있는 행동일 것이다.  

일부의 왜곡과 달리 6.19 당대회부터 이번 9.25 당대회까지 여러 만장일치와 안건 철회 사태, 부결 사태 등을 통해 걸러진 민주노동당 결정의 참뜻은 어떤 이견이 있어도 ‘흩어진 진보정치세력의 단결’을 우선으로 하라는 것이다.[각주:2] 

또 나는 이번 당대회에서 역설적으로 분명하게 확인된 것이 하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우리 당이 민주노총이 만든 노동자 중심의 진보정당이라는 것이다. 찬반 양쪽 모두 노동 현장을 자기 주장의 근거로 삼았다. 민주노동당의 이런 기본 성격은 향후 진보대통합 추진시 명심해야 할 제일 원칙이라고 본다. 

당대회장에서 안타깝게도 금속의 비정규직 투사들과 금호타이어의 노조 투사들이 서로 다른 팻말을 들고 있게 만든 건 바로 참여당과의 통합 문제였다. 이 문제가 현장에서 분열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생생한 현실로 우리 눈 앞에 드러난 것이다. 

사실 답은 간단하다. 진보신당이 통합 대상이라고 할 때는 언제나 만장일치 통과였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과 권영길 전 대표의 호소에 설득력이 있었다면 바로 이 현실을 직시했기 때문이다. 원칙적 반대파가 소수임에도 의미 있는 규모로 지지를 받은 것도 그 때문이다. 주체를 분열시키는 외연 확대는,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참여당과의 통합 시도가 진보진영의 분열을 낳는 까닭은 참여당이 진보가 아니라 신자유주의 정권을 계승하겠다는 친자본주의 정당이기 때문이다. 
 
바로 그 때문에 “김주익이 목 매 죽고, 농민 전용철, 홍덕표가 맞아 죽고, 허세욱이 불타 죽는 일이 언제였습니까? 누구 책임입니까? 용서할 수는 있어도 잊을 수는 없습니다!”라는 권영길 의원의 호소가 당대회장에서 울림을 가졌던 것이다.  

분열과 혼란은 당권파가 자초한 것이다. 이제 와서 책임 전가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것이다.




그러므로 당 지도부는 더는 일부의 분풀이 뒤에 숨지 말고 이런 당대회 결정의 참뜻을 받아 안아 서둘러 분명한 입장 발표를 해야 한다. 최고위 회의를 못해서인지 대변인 성명은 모호하고 불충분하다. 

최고위 무산은 이정희 대표의 불참 때문인데, 그 뒤 행동은 좀 어이없다. 혼란을 방치한 최고위 출석은 아팠다니 뭐라 말하기 뭐하지만, 겨우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엉뚱한 이들에게 사과한 것이나, 중상비방 중단이나 최고위 무산에 대한 사과, 조속한 당대회 결정 이행 같은 입장이 전혀 없이 당대표 직을 이어가겠다는 말뿐이니 말이다. 

지도부 사퇴론에 관해 덧붙이면, 사실 반대파가 바로 이런 상황을 예상해 소집을 반대한 당대회를 강행해 자기 발등을 찍은 것이므로 현 지도부가 마땅히 정치적 책임을 져야할 상황이지만 3분의 2 가까운 지지를 받은 지도부를 소수파가 대놓고 물러나라 하는 것도 그리 슬기롭진 않을 것이다. 당권파가 당대회 부결 운동을 당권투쟁으로 격하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혀 책임지는 일 없이 넘어가는 것도 말이 안 된다

대신 수임기관이든 새로운 기구든 진보대통합 추진기구의 인적 교체는 반드시 해야 한다. 묘한 인터뷰를 한 장원섭 사무총장 등 미련을 못 버리는 당권파 리더들은 모두 배제해야 한다. 

당 지도부가 진정으로 책임을 지려면 당대회 결정의 참뜻을 받들어 참여당과의 통합 추진을 중단하고, 진보 통합에 매진하겠다고 밝히고, 시급히 새통추 회의를 열자고 호소해야 한다.(통합연대가 새통추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이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새 협상에서는 서로 상처줬던 과거를 묻지 말고, 민주노총에 젖줄을 대고 있는 모든 진보정치세력을 단결시키는 데, 진보 운동의 정치세력화를 지지하는 모든 세력들과 함께 가는 길에 민주노동당이 진보정치의 맏형으로서 아교 구실을 하겠다고 말이다. 

이것을 늦추는 것은 당 지도부의 뒤집기에 대한 의심을 키울 것이고, 실제로 조금씩 포착되는 그런 경향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진다면, 경고하건대, 당권파 지도부는 당대회 부결에 이어 더 큰 상처를 입게 될 것이다. 이것은 현 지도부에 대한 당원들의 생각을 바꾸게 할 것이고, 잠복해 있는 지도부 사퇴론이 부상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이것은 단지 형식 논리로 당대회 결정에 복종하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다. 다만, 참여당이 통합 대상이라는 안에 찬성했던 세력이 본래 의미의 진보대통합에 반대하는 분들이 아닐 것이라는 전제에서 원래 우리 모두 만장일치로 하려던 일을 다시 정비해서 추진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지난 여러 차례의 당대회 결정을 확인하는 것이고, 이번 당대회 때 나온 지도부의 답변을 이행하는 것이다. 아무리 충격이 크다 해도 진보신당 당대회 부결 때보다도 충격이 더 크겠는가. 

이를 부정하고 책임을 미룬다면 지금 당 지도부는 스스로 진보대통합에는 실질적 열의가 없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다. 바로 그 때문에 경기동부연합이 주도하는 당권파 지도부가 그 모든 의심의 한 가운데에 있는 것이다. 아울러, 공직 예비 후보들이 참여당 표를 의식해 동지를 파는 일은 더는 없길 바란다.  

8.28 당대회에서 원안을 철회했던 그런 태도를 당 지도부가 다시금 보여 주길 마지막으로 바란다. 

※ 관련 기사: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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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가로 진보신당 통합파는 더 미루지 말고, 통합연대 이름으로 새통추 가입과 진보대통합 추진 시작을 선언하기 바란다. 상황이 당신들 이해관계 재느라고 시간 보낼 만큼 녹록치 않다. 대중이 더는 기대감을 갖고 기다리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8.28 당대회에서 진보신당에게 밥상을 차려주고 숟가락까지 쥐어줬는데도 떠먹질 못해, 결국 민주노동당 안에서 참여당 문제를 해결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더 미루다가 또다시 차려준 밥상을 걷어차는 일은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1. 민중의소리에서는 관심이 있을 수 있겠다. [본문으로]
  2. 6월 19일 정기 당대회에서 민주노동당은 진보신당과 “신설합당 방식이 불가능할 경우 다른 방식으로 이를 추진한다”고 결정해 놓았다. 당시 정성희 최고위원은 “[진보신당 당대회에서 부결될 경우에도] 우리는 진보대통합을 한다는 것이고, 민주노동당 재창당 방식, 대통합당을 함께 만들고 거기로 들어가는 방식” 등을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8월 28일 당대회에서도 이정희 대표는 “만일 진보신당이 안 되면 어쩔 것이냐고 질문 주셨는데 … 지난 정책당대회에서 신설합당이 안 되면 다른 방식으로 한다고 이미 열어 놓았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번 9월 25일 당대회에서도 장원섭 사무총장은 질의에 답하며 “오늘 부결돼도 그 조건에서 진보대통합 추진되는 것 … 참여당 제외하고 나머지 세력을 전체로 모아서 하는 것이겠다”며 중단 없는 진보대통합 추진을 확인한 바 있다. [본문으로]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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