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건한 자유주의 지식인들은 지금의 경제 위기를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치세력(자본주의 야당들, 더민주당 또는 국민의 당 또는 둘 다)이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러니 현 부르주아 야당들을 수단으로 투표한 노동자들이 저 마음 깊은 곳에서 얼마나 두렵겠나.


하필 대선 직전 총선에서 야당이 기대밖 승리를 한 직후 박근혜가 경제 위기를 부각하는 곳에는 실제 위기 문제와 노림수들이 있다. 그중에는 두 자본주의 야당의 공동책임을 강조하는 것도 있다. 같이 살던가, 같이 죽자는 거다. 즉, 한국 자본주의 차원의 위기이니 국정에 협력하라는 것이고, 그 국정은 틀림없이 경제 위기 고통전가일 것이다.


자유주의 야당과 그 지지 지식인들이 박근혜와 같이 죽지 않고 계속 반사이익을 대선 때까지 유지하려면 할 일이란 뻔하다. 


대중의 기대치를 낮추는 것. 총선 결과로 기세가 더 좋아질 조직 노동운동 코 죽이기, 386빙자해 좌파 엿먹이기, 사민주의 압박하기 등. 그래서 야당 '괴롭히지 않게 만들기.

(그런데 이런 일들은 총선 참패의 상처를 수습하려는 박근혜에게 더 큰 도움이 될 것. 이들도 모순을 겪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분장실 강 선생이 글 하나 새로 썼는데,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personnidea&logNo=220695762041&redirect=Dlog&widgetTypeCall=true


글 제목만 보고도 속이 너무 뻔해 안 읽으려다가 새 논리가 있나 하고 읽었더니 역시나다. 이 양반들이야말로 10년 동안 진보한 게 없다. 이론도 아니고 변설 주제에.


(자유주의 정권의 실패를 노동자 탓, 그것도 탐욕 탓으로 돌리는 것만 10년 넘게 틀고 있다.)  인기 진보 지식인, 유명 교수 타이틀 달고 하는 짓이 너무 유치하고 악질이다.
솔직해라. 노동자 표는 필요하지만 위해 주기는 싫다고. 불쌍한 표정 짓고 손 내밀면 어루만져 줄 순 있지만, 눈 부릅뜨고 주인 행세 하려는 건 죽어도 못 보겠다고. 어부지리 승리로도 벌써 이 지경이라니. 대단.


( 너희가 비정규직 노동자들 위해 무엇을 했다고 노동자들을 비난하는가? 몇천만 원 연봉이 귀족이라니. 많이 받는 것도 아니지만, 하층계급은 임금 많이 받으면 안 되나?) 


내가 지지난해 강준만 서평, http://wspaper.org/article/14907 과 비교해 보면, 이들의 문제의식도 더 쉽게 알 수 있고, 특히 올해 공천에서 운동권 몰아내기 식의 시도와 비교하면 흥미롭다. 강 선생의 입장은 개인의 견해가 이미 아님을 알 수 있다.)


한편, 저 글의 핵심 논리 중 하나인  "좌파는 반대만 할 줄 안다."는 규정은 편견과 경멸만이 아니라 거북스러움과 무의식적 두려움이 담긴 표현. 많은 경우, 특히 집단적 실천이란 측면에서 '반대=안티'가 훨씬 더 급진적인 경우가 더 많다. 


가령, 지난해 '공무원연금 개악 반대'와 '공적연금 개선' 슬로건을 비교하면 알 수 있다. '노동개악 반대'와 '민주적 노동개혁'도 때에 따라 그럴 수 있ㄹ다. 개악 반대는 (협상과 별개로) 투쟁을 반드시 요구하게 돼 있지만, 후자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권력자들은 물론이고 권력에 간택되길 바라는 지식인들은 정책대안 식의 이름으로 자신들이 주도하는 담론(과 담론의 장인 학계 또는 국회)을 중시하고 (그런 담론들의 운명을 좌우해 버릴 잠재력이 있는) 노동계급 장삼이사들의 대중적 실천을 더 혐오(경멸)하기 때문에 의도했든 아니했든 사고방식이 그렇게 되는 것.(상층 지향적 중간계급 전문가/지식인들은 대체로 노동계급을 경멸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제대로 된 급진적 긍정은 반드시 급진적 부정(반대)를 포함해야 함을 알아야 한다. 사회주의 대안은 그 어떤 그럴싸한 포장보다도 자본주의 반대(=해체=파괴)의 전제에서만 위력이 있는 것처럼. 그것이 더 실천적이기 때문.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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