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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5.27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에 대한 노동자연대의 정당한 항의

“무조건적인, 그러나 비판적 지지”란 무엇이고, 어떠해야 하는가. 를 생각하게 한다.

20년 전, 도심 어딘가(장소는 나도 기억 안 난다) 은밀한 후원주점에서 당신들 지지하러 왔고, 도움이 되고 싶어 왔다는 말에 “당신들을 어떻게 믿냐. 보아 하니 자기들 안전도 장담 못할 것 같은데. 당신들도 우리 이용하려고 지지한다는 거 아니냐.” 식의 반은 불신, 반은 그래도 운동권 좌파가 지지한다니 신기하고 반갑다는 양가적 감정의 ‘추궁’이 오간 끝에 나온 질문은 “우리가 사회에서 몹쓸 놈으로 매도당할 때, 편들어 줄 수 있냐? 끝까지?” 였다. 성대 근처였던 것 같기도 하고, 그때는 내가 서울 지리에 익숙지 않을 때라 장소는 기억이 안 나지만 실내와 대화는 대강 기억이 난다.

나는 우리 기사 내용을 펴서 보여 주면서 “우리는 그런 상황이면, 우리도 동성애자다”,라고 떠들고 시끄럽게 방어할 거라고 했다. “유태인이 억압받으면 우리도 유태인, 흑인이 억압받으면 우리도 흑인이다! 라고 외치고 나가는 게 우리의 국제 전통이고, 이게 마르크스주의 전통”이라고 답했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닭살 돋는 답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내 대답이 곧바로 내가 끼어든 테이블의 사람들을 흡족하게 할 수는 없었다. 어디서 듣보잡 좌파 대학생 애가 와서리. 뭐 이런 것도 있었다. 그 자리엔 운동권 출신인데, 그 안에서 밝힐 수 없어서 결국 그만두고 나온 이도 있었으니까. 아마 양가적 감정에서 가장 많이 질문한 게 그 양반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어쨌든 그뒤, 가끔 다시 보곤 했지만, 그 술자리에서 만난 분들과는 멀어졌고, 그 직후부터 대학에서 모임들을 만들려는 선구자적인 친구들과 연을 맺고 돕기 시작했다. 

 

어쨌든, 올해 만으로 딱 20년인데, 나는 내가 약속을 지켰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런 조직위의 한심한 결정에 슬프거나 하지 않는다. 그냥 유치할 뿐이다. 그리고 그 결정을 하는 시각에 일어난 일을 생각하면 괘씸하다. 우리의 실천은 그 얄팍한 감수성과 페미니즘 분석으로 재단할 수 있는 수준은 넘어섰다.

아래 유감 성명은 참가시켜 달라고 매달리는 게 아니다. 우리가 조직위나 성소수자 운동 주도층 일부의 잘못에 눈 감을 생각이 전혀 없다는 의사 표시다.

왜냐고? 성소수자들의 운동은 무조건 지지하고 잘 될 것을 바라기 때문이다. 우리가 거기에 잘 기여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기여는 우리가 일방적으로 강요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대화와 협력, 토론과 논쟁 속에서 하나씩 선택돼 지는 과정일 것이므로 우리는 쓴소리를 어떤 누구들처럼 피하지는 않는다. 


노동자연대 성명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비민주적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의 노동자연대 부스 선정 취소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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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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