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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11 <레프트21> 독자 연행 뒤, 사흘간 무슨 일이? 2

관련 기사: <레프트21> 독자 연행의 배경 - 진실을 말한 죄?
연행된 김지태 씨의 글: 진실을 알리기 위해, 탄압에 굴하지 않겠다”
독자들이 보내준 응원글 모음: 연행자를 응원하는 <레프트21> 독자들의 목소리
사건 직후 첫 기사: 정부 비판적인 진보 언론에 대한 마구잡이 탄압


7일 강남역에서 <레프트21>을 판매하다가 연행되신 분들이 어제(10일) 밤 연행 47시간 만에 풀려 나오셨습니다.

서초경찰서는 유치장 안에서도 인권 침해를 수차례 저질렀더군요.
반말에 욕에, 변기가 막혀 직원 화장실 좀 쓰는데 빨리 나오라고 욕하질 않나, CCTV도 있는데, 캠코더를 유치장 방 앞에 세워놓고 찍질 않나. 참.

결국 첨엔 사상검증, 선거법 위반 어쩌고 씨부렁 거리더니 막상 조사에선 옹색하게도 '미신고 집회'를 초점으로 질문했습니다.


연행됐던 분들은 모두 오늘(매주 월/금이 정기 거리 판매일) 강남역에 다시 신문 판매하러 나가셨습니다. 오늘 저녁 강남역과 대학로, 신촌역 등 거리 판매대엔 연행 소식 들으시고 일부러 <레프트21>을 사러 오신 분들도 꽤 계셨답니다.(일부에선 사복경찰들이 여전히 판매대를 위협·방해하는 일이 있었다네요)

강남촛불, 구속노동자후원회가 연행된 분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와주셨습니다, NTM뉴스 김종현 기자 님도 연행 과정을 촬영해서 사건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유치장 안에서는 하루 먼저 잡혀 온 동희오토 노동자들이 유치장 항의에 동참해 주셨습니다. 민주노동당 이상규 서울시당 위원장 님은 면회도 가셨더군요. 그밖에도 수많은 익명의 네티즌과 트위터리안들이 무한RT와 펌으로 응원해 주셨습니다.

풀려나신 분들께 여러 ‘진보·민주 시민’들의 도움을 잘 전해드렸습니다. 앞으로 검찰이 기소한다면, 연행된 분들에게는 특히 이번 응원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기업 광고도 안 받는 독종 진보 언론에게 독자의 성원 만큼, 지지자들이 늘어나는 것 만큼 값진 무기는 없습니다.
새삼 결의를 다지고 말 것도 없이 늘 긴장감과 투지에 넘치는 신문사지만, 그래도 새삼 다시 한번 힘을 얻었습니다.


금요일 밤부터 오늘 낮까지 첫 속보 기사는 6천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경찰이 신경질적으로 문제 삼은 “안보 위기는 사기다”는 제목의 표지 기사도 조회수가 수직 상승했습니다. 오프라인 발행을 하기 때문에 평상시 사이트 조회수보다는 꽤 많은 숫자지요. 그밖에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이 조회수가 2만여 건을 넘었습니다. 트위터 RT는 다 세지 못했습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트윗은 5월 7일 밤에 올라온 "아까 강남역에서 신문 한 부 샀는데"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분은 조금만 늦게 그 곳을 지나셨으면 신문을 못 사실 뻔 했습니다. ㅋ

오늘 연행자 중 한 분인 김지태 씨가 아고라에 쓴 글도  순식간에 베스트로 올라갔고, 지금은 조회수가 4천 건을 향하는 군요. 중요한 것은 댓글 가운데,  이번 일로 <레프트21>을 알게 됐다, 한 부 사 보겠다, 볼 때마다 꼭 사겠다, 거리 판매 장소에 찾아가겠다, 1년 정기구독 신청했다 등 물질적 응원까지 해 주시려는 분들이 생겼다는 겁니다[각주:1].

사실, 기업 광고 없는 독립 언론에게는 신문을 구입하고(이왕이면 정기구독) 재정 후원하는 것, 좋은 글을 보내주고 주변 지인들에게 권하는 것, 이게 가장 확실한 지지와 성원 아니겠습니까.


<레프트21>이 좌파 안에서 보이는 영향력에 대면 대중적으론 아직 많이 알려진 신문이 아니라는 점에 비춰보면, 이런 지지와 성원은 이명박 정부의 민주주의 권리 침해에 많은 분들이 분노해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합니다.

적지 않은 분들이 신문사 사무실은 괜찮냐고 물으셨는데, 사실 신문사 사무실은 평온했습니다. 결국, 일선 경찰서가 합법 정기 간행물의 판매까지 자의적으로 방해할 정도로 오버하는 행태가 많은 이들을 공분케 한 듯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아직은 의도적으로 (합법 간행물을 공격하는) 무도한 도박을 할 정도로 기세가 높지 않습니다. 반대로 그 정도로 궁지에 몰린 상태도 아닙니다.

첫 속보 기사 뒤의 후속 기사를 맡으면서 본의 아니게 주말에 기자들 취재 전화를 많이 받았는데요, ,저도 얼른 취재해서 기사를 써야 했는데도!! 알찬 취재원 구실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노조 홍보부장 시절에 기자 응대 자주 해 봤지만, 간만의 변신이었으니...

중요한 건 적지 않은 기자들이 주말인데도 관심있게 취재해 줬다는 겁니다. 심지어 기대 못한 방송국 기자들도.(당연히 파업이던 MBC 빼고) zzz 글 쓰다 잠들었네요. 분명히 5월 10일 밤에 글을 쓰고 있었는데... 얼른 글 마무리하고 정식으로 자야겠네요. 의자왕은 의자에서 3천 시간도 잔다고는 하던데... 언론 탄압이 워낙 노골적이라 딱히 진보라 하기 힘든 매체의 젊은 기자들도  어느 정도는 적극적으로 다루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각주:2].

사실, 서초서 유치장 인권 침해 문제로 아는 기자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는데 흔쾌히 도움을 주셨습니다. 인권침해 사실 제보에 대한 확인 취재를 통해 정당하게 서초경찰서를 압박해 준 거죠.(캠코더 철수에 저도 5퍼센트 정도는 기여한 걸까요?[각주:3])

시민들과 기자들의 태도를 볼 때,
 천안함 빌미로 안보 정국 만들기, 선거 앞두고 비판 언론 틀어 막기 등 이명박의 언로(言路) 봉쇄 시도는 (우리 편이 아주 멍청하게 행동하지만 않는다면) 계속 실패 중이고, 앞으로도 실패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불만만으론 저들을 괴롭힐 수 있을 뿐 그로기 상태로 몰고갈 순 없습니다. 저들을 녹다운시키려면 조직된 저항 행동으로 나가야 합니다. 이를 만드는 데 <레프트21>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싸워야 할 거짓, 써야할 진실이 다시한번 분명해 졌습니다. 대중 저항이라는 들불이 퍼지는 데 진실이라는 불씨가 될 것입니다.

탄압으로 진실을 잠시 가릴 순 있어도, 진실을 없앨 순 없습니다. 우리가 늘 그 증거가 될 것입니다.

<레프트21> 정기구독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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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트21> 정기 거리 판매: 매주 월.금 저녁 7~8시

·강남역 6번 출구 1백 미터 파리크라상 앞
·신촌역 3번 출구 버거킹 앞
· 홍대입구역 4번 출구
·혜화역 4번 출구
·명동 예술극장 앞
·건대입구역 5번 출구

  1. 드라마 '히어로'의 용덕일보와 비교하시는 글이 있던데, 어느 정도 칭찬인 건가요? 기득권에 맞서는 삼류 신문 기자의 활약상 정도만 듣고 이 드라마는 보질 못해서요. [본문으로]
  2. ‘민중의 소리’(5.7)와 ‘미디어오늘’(5.10) 말고는 전통적 인터넷 진보언론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게 좀 의아하고 아쉬운 점이겠네요. [본문으로]
  3. 암튼, 취재 당하기와 취재하기를 병행하며 산만한 정신 상태를 유한 결과, 처음 사이트에 올린 기사에 코엑스가 서초구에 있다는 실수를 하기에 이릅니다. 바로 고치긴 했지만, 정신 없던 정신 상태와 강북보이 티만 팍 내고 말았네요. [본문으로]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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