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대회 다음날 중앙당 당게에 올렸던 글입니다.


어제(11·27) 당대회는 최악의 당대회였습니다. 개최 자체도 문제였지만, 과정에서도 반칙이 난무했습니다. 


당 지도부는 명백한 당론 위배를 돌아가면서 눙치고 넘어가더군요. 여전히 9·25 당대회가 결정한 당론은 살아 있고 오늘 새 당론을 결정하는 거다라고 답들 하시던데, 당론이 살아있는데, 올라온 안건이 당론 변경의 건이 아니라 당론을 어긴 참여당과의 통합 ‘승인’의 건이더군요. 


백번 양보해도 당론 변경을 요청하는 건이 올라와야지 당론을 어긴 협상을 해서 합의를 해 놓고 승인하라는 건이 올라오면 말이 됩니까, 안 됩니까. 

그리고 당 지도부가 당론을 결정하는 대회라고 답변해 놓고는 “승인의 건이니
 수정동의안을 받을 수 없다”고 한 것도 앞뒤가 다른 거죠. 어제 당대회는 시작부터 끝까지 반칙 대회였던 겁니다. 


당론 변경의 사정이 생긴 게 아니라 진보정당의 최고 지도부가 당론을 어긴 겁니다. 이렇게 당대회 자체가 불법이고 반칙인데, 반대파 당원들에게 당규를 지켜라 어쩌고 막말로 고함치신 일부 당원들은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 특히 전 서울시당 위원장인 이상규 당원이 당대회 내내 뒷편에서 행패 부렸다는데 자중하시길 바랍니다. 지난해 두 번의 선거 후에 님의 진정성 이제 믿는 사람 없습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최형권 전 최고위원인데,  공식 발언에서 반대파 당원들에게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하고 있다” 등의 폭언을 한 일입니다. 


아무리 의견이 다르다고 당 최고위원까지 하신 분이 당대회 찬반토론에서 그런 막말을 할 수 있습니까. 그런 것이 최형권 당원이 말하는 대중성입니까. 그런 대중성이라면 저도 얘기할 꺼리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것이 당의 올바른 길을 설정하려는 논쟁에서 좋은 결론을 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당대회 공식 토론에서 그것도 당의 최고 지도부를 지낸 분이 그러시면 안 되죠. 


명분 없는 반칙 당대회를 옹호하는 입장에서 더더욱 자중하고 정중하게 발언했어야 하는 것이고, 무엇보다 당내 지도적 인사의 그런 태도는 당내 단결과 신뢰의 기풍을 무너뜨리는 단초가 됩니다. 당의 격이 떨어지는 일이고요. 지난 당대회 때도 김선동 의원의 경솔한 페이스북 글이 당원들에게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쳤는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이미 이병수 대구시당 위원장 발언 때부터 무례하고 거친 야유와 고함이 난무했는데, 이런 일을 자제시키고 이성적인 찬반 토론을 하자고 대의원과 당원들을 선도하셔야 할 분[최형권]이 마이크 잡고 겨우 하는 행동이란 게 당을 만들 때부터 10여 년을 당을 위해 헌신하고 당을 지켜 온 당원들을 비아냥거리는 겁니까. 


반대파 당원 모욕주고는 그것이 또 대중성이라고 자랑하시는 걸 보면서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엊그제가 FTA 반대하다가 전용철 열사가 노무현 정부의 경찰에게 맞아 돌아가신 날이었는데, 다른 이도 아닌 농민 부문 최고위원 출신이 보일 태도는 결코 아니었습니다.


최형권 전 최고위원은 당대회 공식 발언에서 절제되지 못한 용어를 사용해 당원을 모욕한 일을 정중히 사과하시길 바랍니다. 그런 의식 수준과 협량이니 최고위원까지 해 놓고도 전북도당 위원장 선거에서 낙선한 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그러고도 반성없이 총선에 나간다면 창피할 것 같습니다.



+++++++++++++++++++++++++++++++++++++++

그리고 이의엽 정책위 의장님의 질의응답 시간 답변도 유감입니다. 


그동안의 당 지도부 설명대로라면 5·31 합의문에 동의한다는 3자가 모인 것 아닙니까. 민주노동당과 통합연대는 합의 당사자고, 참여당은 5·31 합의문에 동의한다는 정당입니다. 5·31 합의문에 동의하는 3자가 모여 강령 논의를 했는데, 어떻게 5·31 합의문을 이렇게 누더기로 만든 통합 강령이 나옵니까. 


통합 강령이 후퇴가 아니라고 하신 것도 그렇습니다. 이미 이의엽 의장님 본인이 9월 15일 참여당 당사에서 정해구 교수와 대담을 하면서 5·31 합의문을 더 유연하게 수정하겠다고 말씀하신 당사자입니다.

당시가 어떤 상황입니까. 의장님이 말씀하신
 
진보 양당의 8·28 합의문을 두고 참여당이 너무 이념 편향적이고, 노동자 중심성 냄새가 강하다면서 수정해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요구했던 때입니다. 그날 과거 성찰도 요구하지 않겠다고 하셨죠. ☞ 관련 링크 보기  


본인이 참여당 가서 강령 문제 양보하겠다고 해놓고서는 이제 민주노동당 당대회에서는 후퇴가 아니라고 하시면 솔직하지 못한 거죠. 


정당의 강령이란 선거 때 내놓는 공약 다발과 다른 겁니다. 당의 이념과 사회 개조 목표를 다루는 것이 강령이고, 그래서 어느 정당보다 진보정당에게 중요한 것이 강령입니다.

그런데 기초로 했다는
 5·31 합의문에서 강령 전반의 이념과 철학, 정신을 담는 전문이 통째로 날아갔습니다. 지금 FTA 폐기 투쟁에서 민주노동당이 지지를 받는 것은 처음부터 일관되게 한미FTA를 반대해 왔기 때문인데, 유일한 원내 진보정당의 강령에 FTA 폐기가 빠지는 게 현명한 결정일까요


과연 누가 그런 걸 빼자고 한 걸까요. 우리는 그게 궁금합니다. 우리 당에서 하자고 했으면 [당원을 속인] 문제이며 명백한 우경화 문제고, 참여당이 빼자고 했으면 진보대통합의 대상이라는 근거가 없어지는 겁니다.

5·31 합의문이 금과옥조의 문서라서가 아닙니다. 참여당에게 과거 반성도 요구하지 않는 마당에 그 당이
 
진보대통합의 대상이라고 볼 유일한 근거로 당 지도부가 내놓은 것이 ‘참여당이 5·31 합의문에 동의한다’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참여당은 5·31 합의문을 공식 회의에서 안건으로 승인한 적이 없죠. 

+++++++++++++++++++++++++++++++++++++++++++++++++++++



어쨋든 불법적인 당대회는 끝났고, 지도부의 당론 위배 행위는 사후적으로 불명예스럽게 정당화됐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민주노동당이 지금 거리의 여당이 된 것은 FTA 반대 등에서 보인 일관성과 진정성 때문인데, FTA체결원조당2와 통합하면서 그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어쨌든, 반대파 당원들의 명분이 사라지지 않았고 현실에서 우리가 올바랐다는 것이 증명될 것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지켜보며 [심지어 탈당을 하더라도] 비판의 채찍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탈당이든 당내 투쟁이든 반대파 당원들이 함께 행동하길 바랍니다. 설사 이번 안건에 찬성은 했어도 노동자 중심 진보정당의 길을 포기하면 안 된다는 진정성 있는 당원들이 여전히 있다고 믿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시다 혹시 잊으셨을까 봐 다시 반복합니다. 


최형권 전 최고위원은 당대회 공식 발언에서 절제되지 못한 용어를 사용해 당원을 모욕한 일을 정중히 사과하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