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편견이나 차별의식, 애매한 수준의 불쾌한 발언, 실제 위협받지는 않았지만 외진 공간에서 공포스러웠던 느낌 등. 이런 모든 걸 포괄해서 “여성혐오(misogyny)”라고 해 버린다면, 그것은 단어의 개념을 지나치게 확장해서 실제로 애초에 그 단어가 지닌 사회적 맥락에서 오히려 그 단어를 탈락시키게 된다.


(누구는 미소지니 번역 문제 제기하는데, 애초 영어권에서도 미소지니의 용법은 성차별이라는 sexism을 대체하려고 쓰인 것이고, 잡다한 차별 현상, 편견 등을 싸잡아 혐오로 기록하려고 쓰인 것으로 보는 게 옳다.)

 

이런 걸 보면, 희롱 수준의 성차별까지 경각심을 높이겠다고 다 싸잡아 '성폭력'으로 지칭하려던 운동과 많이 닮았다. 이런 단어 바꿔치기 운동은 제도적으로 성공했지만, 무엇을 남겼지? 범죄가 준 것도 아니고. 성폭력이라고 불리는 다양한 수준의 범죄들을 구분하기 위해 강간/성희롱/성추행 등의 단어(개념 구분)는 계속 필요했는데.

 

사실 단어 자체만 놓고 봐도 차별/천대와 혐오는 전혀 다르다. 혐오는 말 그대로 존재 자체를 싫고 증오해서 사회에서 배척/배제(심한 경우 존재 말살)하는 것이다. 즉, 특정한 표지를 지닌 존재들을 공동체에 해를 끼치는 존재로 보고, 공동체에서 축출하고자 하는 언행/주장/심리다. 차별은 불평등/불공정한 대우를 하는 것이다. 필요로 하지만 대신 동등하게 대우하지 않고 소유물처럼 종속시키려는 것, 심한 경우 내 종처럼 여기는 그런 것이다. 그러니 이 사회에서는 사실 노동자도 차별 받고 여성도 차별 받고, 청소년도 차별 받고, 많은 사람들이 차별 받는다. 어떤 정신나간 자본가가 일하는 노동자들을 혐오하겠는가? 노동자를 천대하고, 좌파 노동운동가를 혐오할 수는 있어도. 그러니 차별의 정도가 좀 더 심한 게 혐오는 아니다. 둘은 성질이 다르다. 따라서 드러나는 양태도 다르다.

 

가령 남편의 가정폭력이 너는 여자라서 없어져야 한다는 이유로 행해지는 건가? 여성에게 데이트 신청했다가 까였다고 복수하는 건 여성에 대한 집착/욕망에서 비롯한 것으로 배척이 아니다. 행태도 배척(쫓아내기)과 집착(스토킹 따위의)은 다르다.


욕망하는데 그것이 주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당사자나 또 다른 누군가에게 화풀이 공격을 하는 것은 어떻게 볼까. 거기에는 여성을 소유물처럼 여기거나 하는 식의 차별/천대 의식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거듭 말하지만, 굴복시켜서 내 곁에 붙잡아 두려는 것과 내 눈 앞에서, 내가 속한 공동체 안에서 특정한 표지를 공유한 집단이 사라지길 바라는 것은 명백히 원인도 맥락도, 형태도 다르다.

 

그래서 사회의 절반이 여성이고 여성이 사회의 필수적 구성원이며 (또 그렇게 여겨지는) 사회에서 여성 혐오는 사실 드물다. 차별/천대와는 달리 광범위하기도 어렵다.

 

반면, 이주자, 특정한 민족이나 인종, 동성애자 등을 표적으로 한 혐오 행위는 다르다. 혐오행위자들에게 이 피해 소수자들은 공동체로 상상된 해당 사회에서 내쫓아도 사회의 운영, 재생산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존재들이다. 오히려 그들이 없는 게 도움이 된다고 본다. 그러므로 이런 혐오들은 실제로 사회에서 배척하려는 것이고, 쫓아내고 살해하고 심지어 유대인 학살 같은 인종청소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

 

오늘날 여혐 분자들로 불리는 사람들은 어떤가? 여성을 사회에서 축출하자인가? 축출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정에서 나오지 말고 쳐박혀 있으라는 것인가? 아니면, 여성이 왜 열등한 자신들에게는 눈길을 주지 않는가? 왜 애먼 군가산점은 없애서 안 그래도 불쌍한 나를 어렵게 하는가? 따위의 것들인가. 사실 대체로는 이미 퍼져 있는 사회적 편견의 재생산이나 열등감의 표출(뒷담화 따위) 같은 것이 대다수다.(피해망상이 심했다고 하는 강남역 범인의 인식이 이런 쪽에 가까웠을 수 있다.)

 

그러니 ‘혐오사회가 저지른 범죄’ 이런 식으로 현실을 과장하고 공포를 조장하지 말라는 것이고, 아무런 죄도 짓지 않은 남성들까지 잠재적 범죄자 취급해서 오히려 사회적 여성차별적 구조에 맞서는 데 반드시 필요한 여성과 남성의 단결된 저항을 해치는 방식으로 분리주의를 조장하지 말라는 것이다. 남성이니 여성의 고통을 이해 못 한다는 식의 유행도 지나간 정체성의 정치로 피억압자들 내부의 소통과 연대의 불가능성을 우기지 말라는 것이다.

 

게다가 단어 개념의 이런 왜곡과 남용은 오히려 그 단어가 가리키는 현상의 뜻을 약화시켜서 부작용을 일으킨다. 이를테면, 페미니스트 본인들이 요구하는 혐오범죄처벌법 같은 것의 시의성이나 사회적 의미도 사라지게 된다. 모두가 혐오에 동조한 사람들인데, 사회 모두를 처벌하자는 법이 될 테니 말이다.

 

혐오라는 단어 안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성소수자/이주자 혐오 행동과의 차이가 사라지면, 이 문제들에서의 혐오 운동의 고유한 의미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그런 식의 개념 남용이야말로 성공하면 성공할수록 실제로는 무용하거나 더 피해가 큰 사람들의 고통이 덜하게 보이는 역효과를 낼 뿐이다. '혐오' 단어를 남발하면 일베를 '여혐' 집단이라고 낙인 찍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여성혐오범죄 가중처벌에 대한 논의도 무용해질 것이다. 여성혐오가 그렇게 광범위하다는 논리를 일관되게 적용하면, 혐오범죄 처벌 강화는 경찰국가가 되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이들은 노동자연대의 기사를 보고 장애인 인권 운운하지만, 정신질환자 딱지에 여혐범죄자 딱지까지 덧붙이려는 사람들이 할 반론은 아닌 듯하다.

 

정신질환자의 희생 대상이 여성인 것이 여성혐오의 증거라고 한다. 그러면, 여성혐오는 피해망상의 원인인가? 결과인가? 결과라면, 사건의 원인이 될 수 없는 것이니, 망상의 원인이라고 본다면, 그 이유는 여성혐오가 사회에서 그만큼 강해서인가? 아니면 여성이 강해서인가? 여성혐오가 강해서라면 여성의 처지가 그만큼 열악한 것일 텐데, 이 범인이자 조현병 환자는 왜 굳이 여성에게 피해망상을 가지게 됐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더 심한 조현병의 한 귀결인 무차별 대상 범죄(묻지마 범죄라는 용어는 이유 없는 살인이라는 잘못된 인상을 주므로, 좀 더 정확히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다른 가설을 세워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정신분열증으로 알려진 정신질환의 피해망상, 환청, 환시 등의 특징 때문에 이에서 비롯한 범죄는 매우 흉악한 형태의 살인범죄인 경우가 많다. 다만, 범죄율 자체는 번개 맞을 확률 수준이라는 것이 범죄학의 기본 상식인 듯하다. 그러니 더더욱 공포를 조장하지 마라는 얘기다.)


비판과 반론에는 그러려니 한다. 수준 낮은 비판은 지 수준이 낮은 것이니 내가 어찌할 바가 아니고, 진지한 물음과 반론에는 그만큼 성의를 들여 반론하면 된다. 어차피 의견과 경험은 다양하고, 그들도 알아야 하는데, 한국에서만 성인이 4천만 명이라는 것이다. 페미니스트와 일베 사이에 수천만 명이 있다는 얘기다. 뒤집어 말하면, 자신들에 대한 지지 아니면 모두 일베라는 식의 논리는 실은 일베 따위의 사회 대표성을 어마어마하게 과장해서 보는 공포감일 개연성이 크다.(이것이 박근혜 시대의 퇴행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더욱 反지성주의적 태도가 만연하는 듯한데, 이것은 그러려니 하기 힘들다. 정말 싫다. 우리가 스스로를 더 못난 존재로 만들 필요는 없기 때문.

 

끝으로 이런 이유들 때문에 일각에서 차별과 혐오를 구분하자는 주장이 혐오를 긍정하는 것처럼 묘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피해자의 억울한 죽음에 함께 슬퍼하는 사람으로서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자는 주장 자체를 매도하는 것은 정의 같은 게 아니라 오히려 부정직에 불과하다.

 

그리고 여지껏 사회의 여성 차별 구조에 앞장서 싸워 온 사람들을 일베 어쩌고 매도하고 퀴어 축제에서 배제하도록 하려는 건, '혐오 반대'라는 과장된 구호 뒤에 감춰진 본인들의 反지성주의를 고백하는 것일 뿐이다. 그런 일에 '좌파'라는 딱지를 달고 가장 이성적이어야 할 사람들이 동조하거나 주도하고 있는 걸 보면 한심할 뿐이다.

 

20여 젼 전부터, 운동권 거의 모두가 관심없거나 차별에 동조할 때부터 동성애 해방 운동을 지지하고 힘을 보태왔던 단체와 활동가들을 모욕적인 이유로 퀴어 축제에서 쫓아내겠다고 하는 게 인권 감수성,차이 존중, 사회적 관용을 표방해 온 운동이 할 짓인가. 미 대사관도 초청했던 주최측이 말이다. 어리석은 일이다. 한심하고 괘씸하다. 성소수자운동사에서 수치로 기록될 일이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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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문 판매가 유죄랍니다. 언론사가 보도자료 낸 사연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진보좌파 신문인 <레프트21>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총 8백만원 벌금을 선고받은 6인이 대책위를 만들고, 법정투쟁을 시작합니다.

연행 당시 정기 거리 판매중이던 레프트21

이들은  5월 7일, 강남역에서 <레프트21> 정기 거리 판매에 참여했다 강제 연행됐습니다. 경찰 수사기록에는 이날 판매대를 찾아온 경찰들이 시민 항의가 부담스러워 지원 경력을 기다리며 외진 곳까지 미행하다 연행했다는 진술이 나옵니다.

5월이면 이명박 정부가 이번에 유임된 김태영 등을 앞세워 천안함 사건을 북풍 몰이와 안보 위기 조작, 공안 분위기 조성에 이용하고 있을 때였죠. 그때 나온 <레프트21> 31호는 “안보 위기는 사기”(오른쪽)라고 헤드라인을 뽑았습니다.

아마 그것이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서초경찰서장과 검찰 등에게 눈엣가시처럼 보였겠지요. 당사자의 하나로서 <레프트21>은 그때부터 관련 소식을 보도하고, 법정투쟁과 대책위 결성을 지원해 왔습니다.(저도 관련 기사포스트를 썼죠)

아무튼, 기소돼 벌금형 판결을 받은 6인과 <레프트21>은 끝장을 보며 싸울 것입니다. 많이 응원해 주십시오. 아래는 법정투쟁 시작을 알리며 사건 발단과 대응 경과, 견해 등을 담은 보도자료입니다. 6인 대책위 지원사격용인 거죠. 붙임파일을 여시면 첨부자료까지 보실 수 있습니다. 보도자료를 받아야 할 언론사가 보도자료를 보내는 사연 잘 읽어보시고 응원해 주십시오.  
 

관련 기사: <레프트21> 판매자 벌금형 선고: 의견 교환의 자유를 침해하는 부당한 판결

‘<레프트21> 판매 벌금형 6인 대책위’ 김지태 대표, “진보적 주장 문제 삼는 탄압에 위축되지 않겠다”



■ 본지 판매하다 불법 집회 혐의로 벌금형 법정 투쟁 시작

• '<레프트21> 판매자에 대한 벌금형 철회와 언론 자유 수호를 위한 6인 대책위'(6인 대책위) 구성

• "불법집회 아니다", 정식 재판 청구(9월 16일 서울중앙지법 첫 재판)

• "체포 과정 경찰 위법", 법무부 상대 손해배상청구소송 제기

• 진보정당과 시민사회단체 들에 성명서 발표 등 연대 요청 계획


□ 발단: 올해 5월 7일(금) 강남역에서 <레프트21> 거리 판매 중 강제 연행

• 경찰, "안보 위기는 사기다" 등 기사 문제 삼아 강제 연행

• 약식 재판에서 "불법 집회" 판결, 벌금 총 8백만 원

• 구금 과정에서 욕설과 감시 등 인권 침해 발생


■ <레프트21>의 입장

• 진보언론 기사와 논조 문제 삼은 처벌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 침해

• 6인 대책위 적극 지원하며 함께 싸워나갈 것


■ 참조: 6인대책위 법정 소송 대리인 법무법인 한결

담당변호사 이상희 tel : 02-3458-0945 e-mail : shlee@hklaw.co.kr


1. 귀 언론사에 연대의 인사를 드립니다.

2. 5월 7일 서울 강남역에서 본지(<레프트21>)를 판매하다 강제 연행돼 유죄 판결을 받은 6명이 법정 투쟁을 시작합니다. 이들은 "<레프트>21 판매자에 대한 벌금형 철회와 언론 자유 수호를 위한 6인 대책위원회"(약칭, '6인 대책위', 대표: 김지태)를 구성했습니다.

3. 사건의 발단은 5월 7일(금) 저녁 서울 서초구 강남역에서 본지의 정기 거리 판매(매주 월‧금 7~8시)를 하던 6명을 서초경찰서 소속 경찰들이 폭언과 협박을 하며 강제 연행한 것입니다. 천안함 북풍몰이가 한창이던 당시 <레프트21>은 “안보 위기는 사기다”라는 헤드라인을 내걸고 있었습니다.

4. 연행과 수사 과정에서 부당하게도 이들은 “국가보안법 위반”이니 “사상 검증이 필요하다”는 등의 협박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중앙지방법원 단독23부는 6월 23일 이 6명에게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총 벌금 8백만 원의 약식 판결을 내렸습니다.

5. 등록된 정기간행물(등록번호: 서울다08179<격주간>)인 본지(<레프트21>)의 공개 홍보‧판매 행위를 ‘집회’로 간주해 기소하고 유죄 판결을 한 것은 명백한 반민주 행위입니다. 게다가 경찰 수사기록은 본지(<레프트21>)의 기사 논조가 좌파적이기 때문에 ‘[불법]집회’로 볼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유죄 판결은 명백히 진보적 비판언론 탄압이기도 합니다.

5. 그래서 6인 대책위는 현재 약식 벌금 선고에 불복하고 정식 재판을 청구했습니다. 현재 6인대책위 대표인 김지태 씨의 심리 공판이 9월 16일로 잡혔습니다.(서울중앙지법 408호, 오전10시 40분) 이와 별도로 6인대책위는 경찰의 위법한 연행 과정에 관해 법무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6. 이들은 법정 투쟁과 더불어 이번 탄압의 본질을 널리 알리며 지지 여론을 모으는 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7. <레프트21>은 이들에 대한 탄압이 바로 진보 언론의 목을 죄는 언론 탄압, 표현의 자유 탄압이라고 판단합니다.

8. <레프트21>은 본지를 판매하다 유죄 판결을 받은 6인 대책위의 결성과 활동을 처음부터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6인 대책위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며 정부의 언론 자유 탄압에 맞서 함께 싸울 것입니다.

9. 귀 언론사의 관심과 취재를 부탁드립니다.


■ 첨부

1. 6인 대책위 정보

<레프트21> 판매자에 대한 벌금형 철회와 언론 자유 수호를 위한 6인 대책위원회

대표 김지태

서울 중구 남창동 205-146 2층

연락처: ☎ 010-3538-1069(대표), fax : 02-777-0211,

             e-mail: support6@jinbo.net

트위터: http://twitter.com/support6twit

후원계좌: 우리은행 1002-337446-442(신명희)


2. <레프트21> 관련 기사 모음

■ 사건의 발단과 진행 과정

<레프트21> 거리 판매자 6명 강제 연행!

정부 비판적인 진보 언론에 대한 마구잡이 탄압(5/7)


<레프트21> 독자 연행의 배경: ‘안보 위기는 사기’라고 진실을 말한 죄?(5/8)


<레프트21> 판매자 불법 연행: 이명박이 두려워하는 “진실의 배포망”(5/20)


<레프트21> 거리 판매는 굽힘 없이 계속됩니다(5/14)


■ 판결 이후

<레프트21> 판매자 벌금형 선고: 의견 교환의 자유를 침해하는 부당한 판결(7/29)


‘<레프트21> 판매로 벌금형 선고받은 6인 대책위’ 대표 김지태 인터뷰

“진보적 주장 문제 삼는 탄압에 위축되지 않겠다”(7/29)


다시 시작된 진보언론 탄압

<레프트21> 판매자들에 대한 벌금형 약식명령 규탄한다(7/19)


■ 지지 활동

거리판매자 연행에 반대하고 <레프트21>을 응원하는 메시지(5/10)


<레프트21> 판매자가 연행된 곳에서 열린 거리 전시회(6/4)


[기자회견]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 무더기 소환장 남발을 규탄한다!(5/14)


<레프트21> 판매자 벌금형 선고 규탄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7/25)



혹시 트위터 하시는 분들은 팔로잉과 RT, 격려 많이 보내 주십시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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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레프트21> 독자 연행의 배경 - 진실을 말한 죄?
연행된 김지태 씨의 글: 진실을 알리기 위해, 탄압에 굴하지 않겠다”
독자들이 보내준 응원글 모음: 연행자를 응원하는 <레프트21> 독자들의 목소리
사건 직후 첫 기사: 정부 비판적인 진보 언론에 대한 마구잡이 탄압


7일 강남역에서 <레프트21>을 판매하다가 연행되신 분들이 어제(10일) 밤 연행 47시간 만에 풀려 나오셨습니다.

서초경찰서는 유치장 안에서도 인권 침해를 수차례 저질렀더군요.
반말에 욕에, 변기가 막혀 직원 화장실 좀 쓰는데 빨리 나오라고 욕하질 않나, CCTV도 있는데, 캠코더를 유치장 방 앞에 세워놓고 찍질 않나. 참.

결국 첨엔 사상검증, 선거법 위반 어쩌고 씨부렁 거리더니 막상 조사에선 옹색하게도 '미신고 집회'를 초점으로 질문했습니다.


연행됐던 분들은 모두 오늘(매주 월/금이 정기 거리 판매일) 강남역에 다시 신문 판매하러 나가셨습니다. 오늘 저녁 강남역과 대학로, 신촌역 등 거리 판매대엔 연행 소식 들으시고 일부러 <레프트21>을 사러 오신 분들도 꽤 계셨답니다.(일부에선 사복경찰들이 여전히 판매대를 위협·방해하는 일이 있었다네요)

강남촛불, 구속노동자후원회가 연행된 분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와주셨습니다, NTM뉴스 김종현 기자 님도 연행 과정을 촬영해서 사건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유치장 안에서는 하루 먼저 잡혀 온 동희오토 노동자들이 유치장 항의에 동참해 주셨습니다. 민주노동당 이상규 서울시당 위원장 님은 면회도 가셨더군요. 그밖에도 수많은 익명의 네티즌과 트위터리안들이 무한RT와 펌으로 응원해 주셨습니다.

풀려나신 분들께 여러 ‘진보·민주 시민’들의 도움을 잘 전해드렸습니다. 앞으로 검찰이 기소한다면, 연행된 분들에게는 특히 이번 응원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기업 광고도 안 받는 독종 진보 언론에게 독자의 성원 만큼, 지지자들이 늘어나는 것 만큼 값진 무기는 없습니다.
새삼 결의를 다지고 말 것도 없이 늘 긴장감과 투지에 넘치는 신문사지만, 그래도 새삼 다시 한번 힘을 얻었습니다.


금요일 밤부터 오늘 낮까지 첫 속보 기사는 6천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경찰이 신경질적으로 문제 삼은 “안보 위기는 사기다”는 제목의 표지 기사도 조회수가 수직 상승했습니다. 오프라인 발행을 하기 때문에 평상시 사이트 조회수보다는 꽤 많은 숫자지요. 그밖에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이 조회수가 2만여 건을 넘었습니다. 트위터 RT는 다 세지 못했습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트윗은 5월 7일 밤에 올라온 "아까 강남역에서 신문 한 부 샀는데"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분은 조금만 늦게 그 곳을 지나셨으면 신문을 못 사실 뻔 했습니다. ㅋ

오늘 연행자 중 한 분인 김지태 씨가 아고라에 쓴 글도  순식간에 베스트로 올라갔고, 지금은 조회수가 4천 건을 향하는 군요. 중요한 것은 댓글 가운데,  이번 일로 <레프트21>을 알게 됐다, 한 부 사 보겠다, 볼 때마다 꼭 사겠다, 거리 판매 장소에 찾아가겠다, 1년 정기구독 신청했다 등 물질적 응원까지 해 주시려는 분들이 생겼다는 겁니다[각주:1].

사실, 기업 광고 없는 독립 언론에게는 신문을 구입하고(이왕이면 정기구독) 재정 후원하는 것, 좋은 글을 보내주고 주변 지인들에게 권하는 것, 이게 가장 확실한 지지와 성원 아니겠습니까.


<레프트21>이 좌파 안에서 보이는 영향력에 대면 대중적으론 아직 많이 알려진 신문이 아니라는 점에 비춰보면, 이런 지지와 성원은 이명박 정부의 민주주의 권리 침해에 많은 분들이 분노해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합니다.

적지 않은 분들이 신문사 사무실은 괜찮냐고 물으셨는데, 사실 신문사 사무실은 평온했습니다. 결국, 일선 경찰서가 합법 정기 간행물의 판매까지 자의적으로 방해할 정도로 오버하는 행태가 많은 이들을 공분케 한 듯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아직은 의도적으로 (합법 간행물을 공격하는) 무도한 도박을 할 정도로 기세가 높지 않습니다. 반대로 그 정도로 궁지에 몰린 상태도 아닙니다.

첫 속보 기사 뒤의 후속 기사를 맡으면서 본의 아니게 주말에 기자들 취재 전화를 많이 받았는데요, ,저도 얼른 취재해서 기사를 써야 했는데도!! 알찬 취재원 구실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노조 홍보부장 시절에 기자 응대 자주 해 봤지만, 간만의 변신이었으니...

중요한 건 적지 않은 기자들이 주말인데도 관심있게 취재해 줬다는 겁니다. 심지어 기대 못한 방송국 기자들도.(당연히 파업이던 MBC 빼고) zzz 글 쓰다 잠들었네요. 분명히 5월 10일 밤에 글을 쓰고 있었는데... 얼른 글 마무리하고 정식으로 자야겠네요. 의자왕은 의자에서 3천 시간도 잔다고는 하던데... 언론 탄압이 워낙 노골적이라 딱히 진보라 하기 힘든 매체의 젊은 기자들도  어느 정도는 적극적으로 다루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각주:2].

사실, 서초서 유치장 인권 침해 문제로 아는 기자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는데 흔쾌히 도움을 주셨습니다. 인권침해 사실 제보에 대한 확인 취재를 통해 정당하게 서초경찰서를 압박해 준 거죠.(캠코더 철수에 저도 5퍼센트 정도는 기여한 걸까요?[각주:3])

시민들과 기자들의 태도를 볼 때,
 천안함 빌미로 안보 정국 만들기, 선거 앞두고 비판 언론 틀어 막기 등 이명박의 언로(言路) 봉쇄 시도는 (우리 편이 아주 멍청하게 행동하지만 않는다면) 계속 실패 중이고, 앞으로도 실패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불만만으론 저들을 괴롭힐 수 있을 뿐 그로기 상태로 몰고갈 순 없습니다. 저들을 녹다운시키려면 조직된 저항 행동으로 나가야 합니다. 이를 만드는 데 <레프트21>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싸워야 할 거짓, 써야할 진실이 다시한번 분명해 졌습니다. 대중 저항이라는 들불이 퍼지는 데 진실이라는 불씨가 될 것입니다.

탄압으로 진실을 잠시 가릴 순 있어도, 진실을 없앨 순 없습니다. 우리가 늘 그 증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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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트21> 정기 거리 판매: 매주 월.금 저녁 7~8시

·강남역 6번 출구 1백 미터 파리크라상 앞
·신촌역 3번 출구 버거킹 앞
· 홍대입구역 4번 출구
·혜화역 4번 출구
·명동 예술극장 앞
·건대입구역 5번 출구

  1. 드라마 '히어로'의 용덕일보와 비교하시는 글이 있던데, 어느 정도 칭찬인 건가요? 기득권에 맞서는 삼류 신문 기자의 활약상 정도만 듣고 이 드라마는 보질 못해서요. [본문으로]
  2. ‘민중의 소리’(5.7)와 ‘미디어오늘’(5.10) 말고는 전통적 인터넷 진보언론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게 좀 의아하고 아쉬운 점이겠네요. [본문으로]
  3. 암튼, 취재 당하기와 취재하기를 병행하며 산만한 정신 상태를 유한 결과, 처음 사이트에 올린 기사에 코엑스가 서초구에 있다는 실수를 하기에 이릅니다. 바로 고치긴 했지만, 정신 없던 정신 상태와 강북보이 티만 팍 내고 말았네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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