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정부의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에 관해 <노동자 연대>123호에 기사를 세 꼭지 썼다. ①노동부매뉴얼 전반의 정치적 맥락을 다룬 글, ②연공급제 중심으로 임금체계 논쟁을 다룬 글, ③마르크스주의의 임금 이론을 약술한 글 등이다. 각각을 한 글의 세 꼭지처럼 썼기 때문에 하나만 읽으면 불완전하거나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 있다. 

이번 글의 쟁점은 노조에서 일하던 시절의 경험, 특히 직무급 도입 반대 투쟁 경험 등이 도움이 됐다. 본문 중 자주색으로 된 구절들은 지면 분량상 줄인 내용 중 내가 임의로 덧붙인 것들이 대부분이고, 일부는 추가로 코멘트를 단 것이다.

☞ 이 글의 원문 주소: http://wspaper.org/article/14291



임금체계는 나라별로 각자의 맥락에서 형성돼 왔다. 일본의 전후 재건 과정에서 시작된 연공급제는 1960년대에 한국에 도입됐다. 이 제도는 호황기에 평생고용을 전제로 성립된 임금체계다.


핵심 특징은 초임을 저임금으로 시작하지만 근속년수에 따라서 임금이 계속해서 오른다는 것이다. 저임금 미숙련 노동자를 입사시켜 회사가 직접 훈련시키켜 숙련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점차 임금을 높여 주는 것이다.


경제가 지속 성장을 하던 시기에, 자본가들평생고용을 전제로 노동력을 확보할 유인책이 필요했다. 당장의 신규자에게 저임금 노동을 정당화하면서도 숙련 노동력을 붙잡을 수 있는 (신규자와 숙련자 둘 다에게 당근처럼 보일) 임금체계가 필요했다. 미숙련 노동자를 저임금에 입사시켜 근속년수가 길어질수록 임금을 점차 높여 주는 것이었다.


(※ 근속년수와 숙련도를 같은 개념으로 보는 오해들이 있다. 근속년수가 길어질수록 숙련도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연공급제 안에서 암묵적 가정이지, 핵심 취지가 아니다. 연공급의 핵심은 근속년수다. 직능급이 숙련도에 직접 대응하는 임금체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직무에 필요한 숙련도를 사측이 측정해야 하는 직무급은 노동자 개인들의 숙련도에 간접적으로 대응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제도는 재직 중에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키워 나이가 들수록 교육비와 주거비 등이 더 많이 필요해지는 당시 노동자들의 생활패턴에도 부합했다.

나이가 들수록 임금이 오르는 이 제도는 재직 중에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키우면서 교육비와 주거비 등이 갈수록 더 많이 필요해지는 당시 노동자들의 생활패턴에도 부합했다. 특히 여성노동자들이 결혼과 함께 전업주부로 눌러앉는 것이 보편적이던 시절에는 남성 가장 노동자들의 임금이 근속년수에 따라 상승하는 것이 필수적인 조건이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정년 보장과 중년 이후 임금 상승을 보상으로 삼고 미숙련 시절의 저임금을 장시간 노동을 버텨 온 것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일본에서건 한국에서건 노동조합들도 연공급제를 선호하며 이 제도를 지키려고 노력해 왔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 후반 이후 그 노력의 결과가 신통치 않았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제 세계경제 위기로 연공급제의 전제조건들이 무너지고 있다. 기업주들은 고용과 임금에서 유연성을 확보하려고 한다. 총 임금비용을 줄이고 노동생산성(착취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불황 때문에 노동자 삶의 패턴도 불가피하게 조금씩 바뀌고 있다. 


그런데 한국 자본가들은 1990년대 후반 IMF 위기를 겪으면서 무작정 대규모 해고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현대자동차 등에서 노동자들의 저항이 격렬했던 것이다. 가능한 조건에서는 대규모 해고보다 돈을 더 쥐어주고 내보내는 희망퇴직과 임금체계 개편, 비정규직 채용 등 간접적이고 단계적인 비용 삭감 방식에 주로 의존하게 된 배경이다. 그중 임금체계 개편의 핵심이 성과주의 체계를 도입하는 것이었다. 이것이 노동부 매뉴얼의 정신이다. 총 임금비용을 줄이고 노동생산성(착취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자본가들에게 직무급ㆍ직능급ㆍ성과급 등 성과주의 임금체계의 가장 큰 장점은 개별적인 능력과 실적 격차를 보상한다는 명목으로 전반적인 생산성 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 실적을 빌미로 노동자들끼리 경쟁을 시키는 차등 성과급제는 장기적으로 평균임금을 하락시키는 경향이 있다. 경쟁 기준이 계속 올라갈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끼리 제로섬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직무ㆍ숙련도 등을 따지는 직무급ㆍ직능급도 사용자가 노동자들을 개별적으로 평가하고 배치한다. 직무ㆍ숙련도ㆍ실적 등에 따라 급여가 달라지므로 직무 배치(인사이동)나 인사평가, 업무 지시의 권한을 가진 사용자 권한을 강화시킨다. 또 직무 변동이나 실적에 따라 임금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은 임금 안정성을 약화시켜 노동자들이 생활을 계획적으로 꾸리기 어려워진다.


노동부는 병원 간호사 노동자들에게도 성과급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한다. 협력적으로 환자들을 살펴야 하는 간호사에게 성과급 비중을 강화하라니, 간호사가 환자들에게 한 대 맞을 주사 두 대 맞으라고 ‘영업’이라도 하란 말인가.(실제로 간호사가 환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곳들이 있다.) 이런 계획은 의료민영화 추진 계획과도 관련이 있을 테고, 사용자에 대한 노동자의 종속성을 늘리려는 것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개인 실적을 미끼로 노동자들끼리 경쟁을 시키는 성과급제는 물론이고 직무•숙련도 등을 따지는 직무급과 직능급도 사용자가 노동자들을 개별적으로 평가하고 배치하는 것이므로 노동조합을 통한 집단교섭을 약화시키고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기 십상이다. 따라서 지금 박근혜 정부가 연공급제를 공격하는 맥락은 임금안정성을 파괴해 임금 수준을 전반적으로 하락시키려는 것이고, 현장에서의 세력관계를 기업주들에게 유리하게 바꾸려는 시도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노동자들은 임금체계 개편 시도에 저항해 왔다. 적지 않은 기업들이 직무급을 도입했지만, 직무급을 호봉제처럼 운용하는 등 변형된 형태가 아직은 많은 이유다. 그 점을 고려해 노동부 매뉴얼의 예시안도 40대까지는 연공급과 유사하게 임금이 상승하게 돼 있다.


한편, 직무별로 급여를 달리하려면 직무마다 경제적 가치를 평가해야 하고, 직능급도 직무가치와 노동자 숙련도를 모두 측정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직무가치 평가는 산별 차원에서 해야 (사장들의 직무급 도입이) 노동자들에게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동종 업계의 같은 직무가 회사마다 다른 평가를 받는다면, 더 낮은 임금 수준의 직무급은 수용성을 잃을 것이다.(이것은 지금의 대기업 임금 수준이 그런 것처럼 사장들이 애초에 피하고자 한 바, 높은 기업의 직무급이 상향평준화 압력의 목표점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산별협약


이런 맥락에서 노동운동 일각에선 직무급제가 보편적인 독일ㆍ스웨덴처럼 직무가치나 숙련도 평가를 산별 노사공동으로 수행하면 산별 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이룰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그러나 과거 스웨덴의 연대임금제는 기층 노동자들의 반발로 사실상 실패했고, 최근의 공공부문 산별협약에선 호봉제를 폐지하는 등 좋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


2000년대 초반 독일 금속 산별의 신임금체계 협약이 노동계급 내부의 임금 격차를 줄였다고도 한다. 그러나 이전 제도에 견줘 이 협약으로 임금비용이 순수하게 오른 기업은 4퍼센트밖에 안 된다는 통계가 있다. 또한 직무가치 평가를 노사공동으로 해도, 직무 배치가 사측의 권한으로 남겨져 있는 것은 큰 약점이다.


이들 나라의 사례에서 보듯이 산별 협약에 따른 동일노동 동일임금 도입을 ‘물신화’해서는 안 된다.


물론 직무급제에서도 노조의 투쟁으로 임금을 상승시킬 수 있다. 노동운동이 충분히 강력하다면, 부분적으로 호봉급을 포함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1987년 이전까지 한국 기업 대부분이 연공급제였지만, 임금 ㆍ고용이 지금보다 나았다고 할 수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게다가 지금 고용불안이 만연한 조건에서 연공급제의 형식만을 방어하는 것으로 문제가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고용보장을 받지 못하는 청장년 노동자들에게는 연공급제가 무용하거나 (초기 저임금 때문에) 해롭게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연공급제에 포함되지 못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남의 일처럼 여겨질 것이다. 


물론 고용보장에 대한 믿음이 없는 청장년 노동자들에게는 연공급제가 무용하거나 해롭게 느껴질 수 있다. 비정규직에게는 남의 일로 여겨질 것이다. 예를 들어 연공급제에서 생애임금의 평균이 월 2백만 원이라고 한다면, 고용불안을 느끼는 젊은 노동자들은 월 1백만 원에서 시작해 차근히 올라가는 것보다 처음부터 월 2백만 원을 받는 임금체계를 선호할 수도 있다.


(※ 그런 점에서 제도나 형식을 만지작거리는 것만으로 보편적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보는 사고는 공상적이다. 일종의 제도 물신주의인데, 탁상공론이란 표현이 딱 어울리는 사고 방식이다.)


러나 현실에서 한국의 자본가들과 박근혜 정부가 말하는 임금체계 개악의 방향은 그런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한국 자본가들이 직무급제를 핵심으로 들고나온 맥락을 봐야 한다. 정규직 임금을 유연화시키는 것이 목표다. 자본가들은 그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동일노동 동일임금 요구를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직무급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바꿔치기해 왔다.


일부 기업은 정규직과 직무를 분리해 비정규직을 값싼 직무에 가둬 버리고 임금과 승진의 기회를 제한하는 데 직무급을 이용했다.(은행 분리직군제) 그래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처럼 호봉제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적지 않다.


이런 이간질과 역공이 통한 것은 노동운동 상층 지도자들이 정규직ㆍ비정규직의 단결을 통한 노동조건 방어와 향상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조 지도자들의 투쟁 회피적 타협주의가 문제지, 제도(임금체계)의 문제가 본질이 아니다.


임금체계는 노동계급 대중의 실질임금 수준, 노동자 단결이란 기준에서 살펴야 한다. 사장들이 어떤 경제 조건에서 어떤 목적으로 제도 변화를 추진하는지 그 맥락을 짚어야 한다. 그 점에서 노동계급을 분열시키려는 성과주의 임금체계 도입 시도에 단호하고 일관되게 반대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노동자들의 필요를 반영하는 호봉제 요소를 방어하면서, (임금체계 그 자체에 매몰되기보다) 고용 보장과 충분한 고정급 인상 요구를 중심으로 노동자들을 단결시키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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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정부의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에 관해 <노동자 연대>123호에 기사를 세 꼭지 썼다. ①노동부매뉴얼 전반의 정치적 맥락을 다룬 글, ②연공급제를 중심으로 임금체계 제도와 논쟁을 다룬 글, ③마르크스주의의 임금 이론을 약술한 글이다. 각각을 한 글의 세 꼭지처럼 썼기 때문에 하나만 읽으면 불완전하거나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 있다. 참고로, 아래 글 중 색이 다른 부분은 지면 분량상 줄인 내용들 중 내가 임의로 선별해 덧붙인 구절들이다.

☞ 이 글의 원문 주소: http://wspaper.org/article/14290




경제 위기 고통전가를 위해 박근혜 정부가 또 하나의 무기를 내놓았다. 노동부가 3월 19일 발표한 “새로운 미래를 여는 합리적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이 그것이다.


노동부 매뉴얼은 대놓고 50대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아야 한다고 말한다. 근속년수가 오래될수록 임금이 올라가는 연공급제 때문에 이들이 직무와 성과에 비해 너무 많은 임금을 받는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이 “60세 정년제와 고령화 추세에 맞지 않[는]” 연공급제에 따른 고임금 탓이라고 주장한다. 부담을 느낀 기업주들이 중장년 노동자들에게는 “희망퇴직 형태로 조기퇴직을 실시”하고 청년들에게는 “신규채용을 주저하고, 정규직으로 채용할 인력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등 일자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노동 현실에 조금만 눈 밝은 사람이라면, 노동부의 논리가 실은 경제 위기의 책임과 고통을 노동자에게 전가해 기업주들의 비용 부담을 줄이려는 수작이란 걸 바로 눈치챌 것이다.


노동부는 생산직 신규자 대비 30년 경력자의 임금이 3.3배로 독일이나 프랑스보다 높은 게 문제라고 하지만, 정작 더 중요한(더 불평등한) OECD 국가에서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가 가장 큰 문제는 말하지 않는다. 사실 한국 노동자 전체의 평균 근속년수가 6년 남짓인 상황에서 30년 경력자와 신규자를 비교한 것 자체가 상당히 허구적이다.


노동부가 밝혔듯이 기업주들이 “조기퇴직을 실시”해 왔다는 것이야말로 기업주들 스스로 이미 연공급제를 그 취지대로 운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직무급제가 더 보편적인 미국과 유럽에서도 정규직 고용이 줄어든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양산은 경제 위기에 대응해 비용을 아끼고 노동자들의 힘을 약화시키려는 자본가들의 선택의 결과이지 연공급제와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 저들의 논리는 결국 정해진 인건비 안에서 노동자들끼리 다투라는 논리다. 


청년층의 정규직 신규 고용이 줄어든 이유를 연공급제에 따른 인건비 증가 탓으로 돌리는 것은 책임을 전가해 노동자 분열을 노리는 것이다. 이런 식의 분열 책략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기업주들은 1997년 IMF 위기 때 대규모 정리해고를 실행하면서도 정규직 고용안정이 청년층 신규 고용을 막는다는 논리를 폈었다. 그러나 그 뒤 경영상태가 호전된 대기업들은 이전의 정규직 고용 수준을 결코 회복하지 않았다. 



결국 박근혜 정부가 직무급ㆍ직능급ㆍ성과급제 도입ㆍ확대를 대안으로 내놓은 것은 지난해 통상임금 소송을 계기로 불거진 임금체계 개편 논란에 대한 자본가들의 응답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노동부 매뉴얼도 1월 23일 “통상임금 노사지도 지침”에 이미 실렸던 내용이다.


통상임금 논쟁을 통해 한국 노동자들의 임금체계에서 고정 기본급 비중이 적은 것이 문제임이 밝히 드러났다(제조업 평균 40퍼센트). 나머지를 각종 수당과 상여금들이 채우다 보니 근로기준법의 ‘통상임금’에 어떤 수당들이 포함되고 안 되는지 하는 문제가 생겼던 것이다. 

그동안 사장들은 기본급 비중이 적은 임금체계를 이용해 노동자들에게 장시간 노동을 강요할 수 있었다. 강성노조 작업장이라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조차 1년에 2천5백 시간 넘게 일하는 노동자가 1만7천여 명이나 됐다.(2012년)


그러므로 이 임금체계 논란에서 대안의 핵심은 연공급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함해 고정급 비중을 높이고 이를 충분히 인상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거꾸로 기본급을 성과주의로 바꿔 고정급을 올리기 힘들고 불안정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상여금을 성과 기준으로 지급하라는 것도 (그나마 불완전한) 통상임금 판결마저 무력화하려는 술책이다.


성과주의 임금제는 임금 책정을 개별화하고 내부 경쟁을 강화하며 직무 배치나 성과 측정 권한을 가진 사용자의 지위를 강화시킨다. 성과주의 임금체계가 청년 노동자들의 처지를 개선할 것이라는 보장은 전혀 없다. 오히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선임연구위원의 조사를 보면, 고졸ㆍ대졸 초임은 직무급 체계에서 가장 낮았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의 임금 개악 매뉴얼의 목적은, 첫째 노동계급 전반의 임금을 하락시키려는 시도이며, 둘째 노동자들의 단결을 약화시키고 사용자에 대한 종속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 점에서 민주노총 정책 논평이 고령 노동자의 상대적 고임금이 문제라는 듯한 뉘앙스를 비친 것은 잘못이다.


한편, 박근혜 정부는 취임 초부터 60세 정년제, 임금피크제 등을 추진해 왔다. 이는 큰 틀에서 “나쁜 일자리”로 고용률 70퍼센트를 확보한다는 ‘신자유주의식’ 사회안전망 계획의 일부들이다. 이런 일자리들로 노후복지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줄이고 사회적 불만을 통제하려는 책략이다.


그 점에서 전반적 임금비용을 낮추려는 임금 개악 매뉴얼의 셋째 목적은 기업주들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나쁜 일자리”를 늘리려는 술책이 될 수 있다. 노동부 매뉴얼도 직무급 도입과 임금피크제의 결합을 강조하고 있다.


이데올로기 효과도 노리고 있을 것이다. 하나는 고용불안 등의 책임을 고령 노동자들에게 떠넘겨 노동계급 내부에서 분열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연공급제로 고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이라면 대체로 노조가 강한 대기업이나 공기업 노동자들일 테므로 정부의 연공급제 공격은 ‘노동귀족론’의 새 버전인 셈이다.


둘째는 평생고용을 전제로 한 연공급제를 공격함으로써 청장년 노동자들에게 평생고용을 기대하지 말라는 신호를 주려는 것이다. 기업주들은 연공급제가 약화되면 정리해고에 대한 노동자들의 저항감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는 듯하다.


따라서 노동부가 “[이 매뉴얼의] 임금체계 개편을 중장기적인 노동시장 개혁의 핵심 과제로 삼[겠다]”고 한 것은 노동자들에 대한 선전포고인 셈이다.


노동운동은 경제 위기의 책임이 이 체제와 기업주들에게 있음을 분명히 주장해야 한다. 성과주의 임금체계에 반대하고 고정급의 대폭 인상을 요구해야 한다.


불필요한 타협을 추구하는 개혁주의로는 이를 효과적으로 하기 힘들 것이다. 경제 위기가 심해질수록 고용과 임금에 대한 자본가들의 공격도 심해질 것이다. 상대적 격차를 빌미로 한 이간질도 더 극성일 것이다. 임금 노동자들이 효과적으로 단결과 저항을 구축하려면 변혁적 정치가 필요하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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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추미애와 민주당 지도부 노동법 날치기 책임 공방 - 민주당, 참 별 볼 일 없다


야4당 의원들이 추미애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고 합니다. 민주당은 당내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고 합니다. 환노위 소속 의원들 출입까지 막고 날치기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겁니다.

저는 노동기본권을 침해하는 악법을 날치기했다는 점에서 추미애가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국회 징계와 민주당 출당 정도는 돼야...) 그러나 통과된 개악 노조법의 '내용'을 기준으로 보면, 민주당 역시 노조법 개악의 들러리 구실을 했습니다. 진보 야당들과 반MB 언론들, 그리고 민주노총이 민주당의 책임 문제를 간과하는 건 잘못이라고 봅니다.


민주당이 '김상희 안'을 12월초 당론으로 정했고, '김상희 안'이 복수노조를 허용하고, 전임자 임금 지급도 노사 자율로 하도록 하는 상대적으로 나은 개정안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최종 협상 과정에서 이 안은 민주당의 최종안이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민주당 지도부가 의총까지 열어 확정해 전달했다는 민주당의 노조법 당론은 '감상희 안'이 아니라 사실상 한국노총-노동부-경총이 합의한 '야합안'의 나쁜 핵심을 그대로 인정하는 안이었습니다.

민주노총이 12월 26일 마지막 8자회의 결과를 정리한 문서를 보면, 참여 단위의 최종안이 다음처럼 정리돼 있습니다.

○ 각계 기본입장

<노동부>

- 교섭단위 분리문제는 노동위원회가 결정케 하는 현재의 한나라당안으로도 충분히 소화가능함

- 창구단일화 절차 관련, 당초 의도는 대통령령을 통해 3단계방안을 조합원 투표 방식이 아닌(즉, 반대) ▲연합과반수 인정, ▲노동위 관장 공동교섭단 구성(노조 규모 등 일정조건 검토 등)이었음. 이를 통해 소화가능함.

- 전임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 부가에 대한 부노 조항은 너무 포괄적인 적용이 가능하므로 반대함.

- 시행시기 관련 전임자를 먼저, 복수노조를 후에 실시하는 시차 설정이 합리적임.

- 위원회 설치를 통한 타임오프 상한 방식에 대해서는 좀더 고민하겠음(유보)

- 통상적 노조활동관련해서는 좀더 명확히 하겠음.


<사측, 한나라당, 한국노총>

- 기존안에서 변함 없음.


<민주당 수정제안>

- 창구단일화 수용하되, 산별노조 및 조직대상 같이하는 노조는 제외

- 타임오프 수용하되, 단협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한도 내에서 활동가능 명기


<민주노총 의견>

- 복수노조 문제는 산별교섭을 제도화하는 방안으로 해결해야 함. 노사관계의 선진화를 위해서, 그리고 복수의 노조 설립에 따른 현장의 가능한 혼란을 차단하기 위해서 산별교섭 제도화가 해법임. 산별교섭 제도화가 전제될 경우 창구단일화는 불필요함.

- ‘노사공동의 이해에 기초한 노조관리 업무’가 대단히 불명확할 수밖에 없으며, 사유와 시간 이중규제의 타임오프는 반대함.

- 민주노총은 24조 2항에, 현행 ‘전임자의 임금지급 수령불가’를 “사용자의 전임자 임금지급 의무 없음”으로 바꾸어 명기하고, 81조 4호 사용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를 삭제할 것을 주장함. 또한 노조재정자립방안을 구체화한 후 일정기간 시행할 것을 주장함. 노조전임비용을 노조가 자체 충당하게끔 유도하되, 법적으로는 전임자 임금지급 관련조항을 전체 삭제함을 주장함.


☞ 출처: 노조법 개정 다자간 협의체 최종 회의 결과, 민주노총, 12·28

한마디로, 노조법 '개악의 핵심'인 전임자 임금 타임오프제와 복수노조 창구단일화를 수용하는 안입니다. 환노위 한나라당 간사인 차명진과 민주당 간사인 김재윤 간의 협상에서 제시된 민주당 최종안도 같은 내용입니다. 추미애 안과 두드러지게 다른 점은 산별노조에겐 창구단일화 의무를 두지 않는 점 뿐입니다.[각주:1]

따라서 민주당이 노조법 개악을 막으려 했는데, 추미애가 당론과 다르게 행동해 막지 못했다는 주장은 엄밀히 말해 '착각'이며 사실이 아닙니다. 민주당 지도부가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최종 당론'을 추미애가 수용했더라도 결과는 '개악 노조법'입니다. 결국, 추미애의 날치기가 역설적으로 노조법 개악의 들러리이자 예산 날치기를 무력하게 용인한 민주당 지도부의 책임을 가려준 셈입니다.

이런 착시 현상이 일어나는 건 그만큼 한나라당의 날치기에 대중적 반감이 크기 때문이고, 한편에서 민주당이 MB 독주에 브레이크 구실을 할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대감이 계속 유지되는 배경에는 진보진영이 제대로 싸움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현실이 크게 작용합니다.[각주:2]


민주당은 지난해 연초에 미디어법 협상에서 언론노조를 곤란하게 하는 협상 결과를 내놓고 투쟁을 교란했고, 피눈물을 흘린 쌍용차 투쟁을 외면했으며, 부자 감세 유예의 껍데기에 환호하면서 4대강 예산안 통과에 협조했습니다.(관련기사: 부자 감세 유예는 눈 가리고 아웅)

그런데도 여름, 진보정당들과 민주노총 지도부는 이명박이 비정규직법을 더 개악하려 하자 민주당과 함께 (민주당이 만든) 현행 악법을 고수하는 주장을 펴 현행 악법에 반대하며 싸워 온 비정규직 투사들을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관련 기사: 악법 유예도 현행법 시행도 대안이 아니다 / 왜곡된 구도를 깨고 안정된 고용의 권리를 주장하자)

13년 전, 민주당이 지금보다 더 많은 의석을 가지고도 막지 못했던 김영삼의 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를 철회시킨 건 한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한 달 가까이 벌인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대규모 파업이었습니다. (관련 기사: 김영삼을 산 송장으로 만든 대중투쟁)

민주당이 13년 전이나 지금이나 야당으로서 노동자를 위한 개혁이나 행동에서 별 볼 일 없는 건 민주당이 말과는 달리 기업주를 위한 정당이기 때문입니다. 집권당 시절의 과오는 결코 실수가 아닙니다. 그게 본모습입니다. 그들은 표를 주는 노동자는 좋아해도 스스로 요구하고 행동하는 노동자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추미애 공방은 민주당을 향한 착시가 아직 크다는 점을 밝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점을 가장 뼈아프게 느껴야 할 진보정당 지도자들이 오히려 이런 착시를 조장하는 언행을 하는 것은 그래서 큰 문제입니다.(요즘 개콘에서 나오는 유행어를 빌면, "말이 안 되잖아요~ 정말 미스테리합니다.")


 
  1. 창구 단일화 도입을 전제로 한 타협안. 기업 내 복수 노조가 있을 때, 특정 노조가 산별노조에 가입해 있다면 해당 산별노조의 교섭권을 인정해 간접적으로 창구단일화 의무에서 벗어난다는 겁니다. 이 안은 사실 민주노총 임성규 위원장이 마지노선으로 제안한 것이기도 합니다. 산별노조 교섭권이야 당연히 인정해야 하고, 현행 법에선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않는 산별노조 기업지부에까지 복수노조 금지 조항 적용에 포함시키는것은 잘못입니다. 그러나 창구단일화 도입을 전제로 산별노조 교섭권을 보장하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조항이 요구하는 바는 사실상 창구단일화 의무에서 자유로운 복수 노조를 설립하고 싶으면 산별노조에 가입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는 "결사의 자유"라는 복수 노조 허용 주장의 근본 취지에 어긋나는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너무 일찍 꼬리를 내렸다는 문제가 있습니다.니다. 아울러, 창구단일화를 피하려고 어느 산별노조를 강제로 선택해야 한다면, 자생적인 신생 소수파 노조에겐, 경우에 따라서 창구단일화와 다를 바 없는 압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자주적인 단체행동권을 제약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힘에 부쳐 어쩔 수 없이 산별노조 교섭권이라도 보장받아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 제안은 불필요한 제안힙니다. 만약, 전체 노동자의 권리를 향상시키려는 취지라면 산별 교섭의 제도화가 아니라 산별 단체협약의 확장 적용을 제도화하는 게 답입니다. [본문으로]
  2. 예를 들어, 이 글에서 인용한 회의 결과를 더 살펴 보면, 각주1에서 지적했듯이 민주노총 임성규 지도부도 협상 과정에서 원천적으로 노조법 개악을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노조법 개악 저지 국면에서 진지하지 않았던 민주당과 불철저했던 민주노총 지도부가 문제가 많은 '창구 단일화시 산별노조 교섭권 인정' 문제로 접점을 찾았던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반면, 추미애 중재안은 한국노총 지도부의 의중을 적극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날치기 이후 두 노총의 태도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본문으로]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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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수노조 창구 단일화 반대! 노조 전임자 임금 노사 자율 쟁취! 한국노총 본부 정면에 걸려 있던 현수막 문구입니다.

■ 복수노조 2년 반 유예와 창구 단일화, 노조 전임자 지급 금지 6개월 유예와 타임오프제 법제화. 한국노총이 노동부, 경총과 4일 합의한 내용입니다.

이 두 문구의 차이가 너무 커 4일 저녁 기자회견 직전 한국노총 조합원 수십 명이 한국노총 본부 건물에 모였습니다. 야합이 뻔한 노사정 합의안이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채택되는 걸 막고 장석춘 위원장이 기자회견에 장석춘 위원장이 참여하는 걸 막자는 거였죠.

지도부가 수용한 노사정 합의안이 단지 민주노총만 배신한 게 아니라 노동자들과 노조의 권리를 전반적으로 제약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합원들도 불만이 컸습니다. 

이들에게는 11월 30일 대국민선언문의 작성자가 누군지도 의혹의 대상입니다. 보통 위원장의 기자회견문이나 성명서, 연설문은 홍보 담당 실무자들이 쓰기 마련인데, 해당 실무라인에서는 누구도 이 문서를 작성한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부는 선언문에 포함된 논리와 표현이 사용자 쪽의 것이라고도 지적합니다. 한나라당에서 써줬다는 말도 있습니다. 장석춘 위원장은 의혹과 논란을 의식했는지 자기가 썼다고 합니다. 노조 생리상 말도 안 되는 일이죠. 이 문제에 민감한 이유는 작성자 문제가 야합의 실체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기 때문이죠.

한편, 전임자 임금 노사자율 쟁취와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반대라는 요구와 이를 쟁취하기 위해 투쟁하자는 것은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하고 15만 노동자대회와 총파업 찬반투표로 다수의 의사를 확인한 것입니다. 이를 뒤집은 것 역시 노조 민주주의에 어긋나는 거죠. 그래서 항의파들은 임시대의원대회 소집을 요구했습니다.



논란과 항의 속에서 "재협상하겠다. 배신 이런 말 쓰지 마라"며 어렵사리 빠져나갔습니다. 그  뒤, 중집 회의가 열렸던 한국노총 본부 대회의실에서는 여전히 남아 항의하는 조합원들에게 백헌기 사무총장이 합의안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타임오프제를 하되, 현재 우리 전임자 총량은 유지하기로 암묵적 합의를 했다."

"노조 활동 범위가 공개 합의문에는 교섭과 고충처리 등만 나왔지만 현재 노조 활동을 다 포함하는 걸로 합의가 됐고 대통령령 제정 과정에서 추가 협상으로 범위를 더 넓힐 거다."


"전임자 산출 근거를 2백 명당 한 명으로 할 수도 있다. 협상의 여지가 아직도 있다."

"전반적으로 한국노총은 잃은 게 없다. 우리가 민주노총과 비교하면 전임자가 훨씬 적다. 양쪽을 포함해 실태조사를 한 후 평균을 기준으로 해 적용하면 우리는 더 유리해지는 거다.

"민주노총도 대기업노조 일부는 복수노조에 반대한다. 우리가 야합하고 했다는 건 다 잘 모르고 하는 말이다."

"복수노조 허용 방안에 대해선 창구단일화가 아니라 열어 놓고 2년 반 동안 협상하는 것이다."

백헌기 총장이 설득력 없는 논리로 변명하고 있는 동안, 노사정 기자회견이 YTN 9시뉴스에서 생중계됐습니다. 협상 여지가 있다던 복수노조 창구 단일화가 합의됐고 전 사업장에서 노조 전임자가 금지된다는 것도 분명해 졌습니다. 열받은 조합원들이 "더 들어봐야 의미 없다"며 하나둘 자리를 떴습니다.

위 말들에서 굵은 표시를 한 두 문장은 진상 규명이 필요한 문장입니다. 항의하는 임원들과 조합원 대상으로 한 말이므로 약간 '오버'한 면이 있다고 쳐도 '합의'란 표현을 썼으므로 해명이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이 역시 한국노총 지도부가 벌인 야합의 실체를 구성하는 문제중 하나입니다.

이면 합의인지 암묵적 합의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시행령에서 합의대로 될 거라는 '순진한' 말에서 썩소가 나왔습니다. 본인이 그렇게 믿는 것도 순진하지만 아니라도 그 얘길 듣는 사람들이 그대로 믿을 거라 생각하는 것도 순진한 겁니다. 계급투쟁에서 '순진하면 지는거다.'

사실 기업별 복수노조를 허용하면 민주파든 어용파든 기존 노조 집행부에겐 부담이 생깁니다. 그걸 피하려 기본권에 해당하는 단결권을 법으로 금지하는데 찬성하는 것은 노조관료적 이해관계라 부를 수 있습니다. '자신들이 통제하는 안정된 조직 기반' 즉 관료적 기득권에 안주해 노동운동의 대의-전체 노동자의 이익을 저버리는 거니까요.

이런 관료주의는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조 운영과 노동자 이익 증진에 큰 걸림돌입니다. 그 증거는 전임자 임금에서도 한국노총 지도부가 후퇴한 데서 잘 드러납니다.

경제 위기에 노심초사하는 기업주들이 완강하게 니오니 이명박 정부도 대결 국면으로 몰고 갔고, 한국노총 지도부는 정부와 충돌이 진짜 불가피하게 되자 속절없이 후퇴하다가 '관료적 기득권'이라는 덫에 걸려들었습니다.

이게 정부와 기업주가 노동법 개악을 주도하고, 장석춘 지도부가 조연으로 마름 구실을 한 사태의 본질적 진상이 아닐까 합니다. 정부는 조합원 백수십만 명을 대표하는 노조 지도자들보다 한줌의 기업주들 편을 들었습니다. 한국노총 지도부는 공식 절차를 거쳐 결정한 조합원 다수의 뜻을 저버렸습니다. 그것이 이번 소동에서 드러난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입니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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