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지도부가 당 인터넷게시판 악플 놀이 뒤에 숨어 다시금 참여당 통합 문제를 거론하려 기회를 엿보는 듯하다. 진보정치세력의 통합 문제는 제껴두고 9.25 당대회의 충격이 가시기만 기다리고 있다는 신호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 

내가 그렇게 보는 근거  중 하나가 일주일 넘게 미뤄서 열린 10월 4일 최고위원회 결과다. 그 정도 하찮은 내용이라면 당대회 당일날 회의를 열어서 공표해도 됐다. 그런데 민주노총 위원장까지 나서서 게시판에 해명 글을 쓰게 할 정도로 개판인 상황을 만들어 놓고 나서 열린 최고위의 결과가 고작 진보대통합 계속 추진하겠다는 한마디 뿐이란 말인가. 

사실 그 결정에 숨겨진 비수는 진보대통합을 최고위원회가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수임기관은 이제 용도폐기됐다는 것인데, 지난 서너 달 동안 참여당 문제로 벌어진 지난한 당 안팎의 논쟁의 구도를 살펴보면 그 의도를 알 수 있다. 

그동안 당내 공식기구 안에서 참여당 통합 반대의 주요 목소리는 수임기관에 속한 전직 대표 둘을 중심으로 한 의원단과 일부 광역당부 위원장들에게서 나왔다. 수임기관 용도 폐기는 내용적으로 참여당 통합 당론 결정 시도를 부결시킨 9.25 당대회를 현 당 지도부가 거부하고 싶다는 의사 표현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 지도부 내에서 벌이는 행태들, 그리고 조직 동원해 퍼붓는 유치한 게시판 여론몰이가 집요함에 따른 소신과 다수파의 힘을 보여주기보다는 당대회에서 패배한 지도부의 몽니 부리기로밖에 비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현 지도부는 아직 파악하지 못한 듯하다. 한참 독이 올라있다는 건 알겠는데, 아무리 봐도 별로 무섭지가 않다. 

 

노무현 정부 시절, 비정규직 확대와 정리해고에 맞서 싸웠던 이들의 참여당 통합 반대가 분파적 야욕인가.


첫째, 당대회가 끝나자마자 김선동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대회 원안을 부결시킨 반대파에게 “분파적 야욕, 정파적 아집”이라고 저주를 퍼부었다.

그런데, 6월 정책당대회 때 신상발언을 통해 “최고위 안에서 논쟁할 땐 하더라도 최고위의 의견으로 중앙위에 안건이 올라오면 최고위는 의견 통일해 행동해야 하고, 중앙위 안에서 논쟁할 때 하더라도 중앙위 안건으로 대의원대회에 올렸으면 중앙위원들은 자기 의견을 접고 원안을 지지해야 하는 게 당적 태도”라고 일갈한 바 있다. 즉, 당기구가 결정하면 무조건 군말없이 따르는 게 당원의 자세라는 것이다. 

불과 석 달 전, 자기 입으로 한 말을 완전히 뒤집고 민주노총 현직 위원장과 민주노동당의 창당 대표는 물론이고 기륭의 김소연 분회장 같은 현장의 헌신적 투사들마저 분퍄적 야욕 분자로 몰아버린 그 협량으로 아무리 통큰 대통합으로 새시대를 열어보자 한들 말발이나 서겠는가. 그런 자세로 강기갑 전 대표 등을 비난한다고 설득력이 있겠는가. 

둘째, 현 지도부를 지지하는 일부 논자들은 당대회 원안 부결로 진보대통합 관련한 모든 안건이 부결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니 원점에서 참여당 문제를 다시 재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라면, 만약의 경우 [참여당이 급진적이라고 거북스러워 한] 5·31 합의문도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주장은 우선, 당대회에서 당대표와 사무총장이 한 답변을 모두 부정하는 것으로 자기들이 보위하겠다는 지도부를 일약 당대회에서 거짓말을 한 꼼수쟁이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자기 논리에 취해 자신들이 휘두른 도끼가 자기 발등을 찍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더구나, 현 지도부가 임기 1년 내내 가장 중요하게 다룬 사업이 바로 진보대통합 사업이었다. 그런데 이제 당대회에서 모든 진보대통합 추진 사업이 부결됐다면, 이것이야말로 현 지도부가 엄중하게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해야 할 사건 아닌가. 대통합을 추진해야 할 지도부가 협량으로 진보신당을 설득하지 못했고, 끝내는 자기당 당원들도 설득하지 못했으니 이 책임을 누가 어떻게 져야 하는가.

나는 당대회 직후 당게에 올린 글에서 이런저런 ‘현실적인’ 이유로 당 지도부 사퇴 촉구가 슬기롭진 않다고 밝힌 바 있는데, 당 지도부를 엄호하려는 당원들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으니 보는 내가 답답할 지경이다. 사퇴를 거부한 당 지도부가 스스로 퇴진이 마땅하다는 명분을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당론이 정해졌는데도 맘에 안 든다고 지도부가 사보타지를 계속하는 것은 집요함이 아니라 무능으로 비춰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셋째, 당대회에서 다수를 얻었든 그렇지 않든 정해놓은 규칙에 따라 참여당 통합 안건은 부결이 된 것이다. 당헌으로 정한 규칙에 따라 당론이 되기엔 자격이 미달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상대적 다수를 얻었다고 재추진하자고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다수파의 권위를 스스로 허무는 것이고, 당을 깨자는 것이다. 

왜냐면, 원치 않은 당론으로 정치적 처신이 구속될 불편을 더 자주 감수해야 하는 것은 (6월의 창당 강령 폐기 때처럼) 당연히 소수파 그룹일텐데, 다수파가 당론 불복종을 이렇게 관례화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소수파에게는 향후 처신에서 족쇄를 풀어주는 것이다. 

자칭 다수파가 9.25 당대회 결정을 뒤엎더라도 반대파에게는 부당하게 뒤집힌 당론을 따를 하등의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자칭 다수파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무기를 스스로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럼 65퍼센트가 35퍼센트에게 끌려가야 하냐고 반론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왜 진보신당의 다수파인 통합파에게는 당을 깨고 합치자고 말하지 못하는가. 그들도 당대회에서 패배했지만 다수파인데 말이다. 진보신당 통합파는 54퍼센트지만, 민주노동당 당권파는 65퍼센트라고 우긴다면... 그러면 3분의 2 규정은 왜 있는 거냐고 반문할 수 있다. 당헌으로 정해 놓은 상황이 무시된다면, 소수파가 당대회 결정을 안 따를 때 뭐라 할 말이 있겠는가.

넷째, 그들이 유시민과 살림 합치는 걸 방해했다고 원래 한집 식구이던 권영길, 강기갑, 김영훈을 공격해서 얻을 수 있는 정치적 자산이 있는가.

8.28 당대회 직전 <민중의소리> 인터뷰에서 야권통합정당론자인 조국 교수는 이정희 대표에게 진보 통합도 못하면서 참여당 통합을 기웃거린다면서 자기 동네부터 챙기라고 핀잔을 준 바 있다. 

자기 편을 설득도 못하지, 포용도 못하지 도대체 지도력을 발휘 못 하는 리더들의 값어치가 올라갈 수 있을까. 서울시장 선거에서 최규엽 소장이 부진한 것, 서울시장 선본 구성이나 강원도 인제군수 선거에서 푸대접 받은 것이 과연 우연일까. 

국민들은 참여당도 진보로 보니 진보대통합 대상이라고 우기는데,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참여당도 진보로 보는 그 대중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그냥 형제로 본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운동 때 노회찬 전 의원은 아직도 자신을 민주노동당 의원으로 사람들이 부른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형제 통합도 못하는 지도력으로 참여당과 통합해 민주당과 맞먹는 통합정당을 만들겠다고 하면 사람들이 인정해 줄까. 참여당 지지자들의 인터넷 여론에 홀리는 건 자유지만, 그 자유엔 책임이 따른다. 

다섯째, 현재의 위기 국면과 우경화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계경제 대공황의 공포, 심상치않은 한국경제 상황, 그리고 이명박 정부와 사장들의 필사적인 고통전가 노력은 정치 위기, 이데올로기 위기를 낳고 있다. 지배의 정당성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조직 노동운동 바깥에서 희망버스 운동 같은 행동으로도 표출돼 왔다. 이럴때 진보정당이 기성 정치 질서에 순응하는 방식으로 적응하면 기회를 잡기가 더 힘들어진다. 

당 지도부가 참여당에 한 눈 팔다 진보대통합에 실패하면서 지금 국면의 주도권은 일단 ‘혁신과 통합’ 같은 야권통합론자들에게 부분적으로 넘어가 있다. 이들은 민주당을 배제하는 세력이 아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민주당에게는 여전히 대주주 구실을 되찾을 기회가 남아 있다. 그것은 대중의 반한나라·비민주당 정서를 봤을 때 매우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당 지도부들은 민주당의 야권연대 내 패권주의를 막으려고 참여당과의 비민주 통합진보정당을 만들려고 한다지만, 참여당과의 통합 결정은 필연적으로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분열을 낳을 것이므로 그 뜻은 이뤄질 수 없다. 이미 참여당과의 통합 시도만으로 진보신당과의 통합도 불발시켜버렸지 않은가. 
 
끝난지 만 4년도 안 된 노무현 정권에서 맞아 죽고, 해고돼 죽고, 배고파 죽은 사람들이 그 정권을 계승하는 당을 환영하지 않는 것은 역사적 정당성이 있는 것이다. 누구도 참여당을 민중을 대신해 용서해줄 권리도 없다. 

친노 개인들이야 노무현을 존경하면서도 진보적일 수 있고, 진보정당의 당원으로서도 손색 없을 수 있지만, 친노를 정치 지향으로 채택한 정당은 진보가 아니다. 그래서 참여당 포함한 통합은 불안정한 동맹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일단 대중의 비민주당(과 그 아류인 참여당) 정서와 맞지 않고, 그것이 우리 편을 분열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참여당과의 통합 부결이야말로 분열이 더 커지는 것을 막은 것이다. 현재 어려워진 국면의 책임은 명백히 민주노동당 당권파 지도부에게 있다.  

따라서 민주노동당 지도부에게 고언하건대, 참여당과 유시민에게 자신들의 정치적 신용을 담보 잡히는 행태를 더는 지속하지 마라. 친자본 정치세력의 비주류 정당을 끌어들여 덩치 키우기를 하는 건 고도의 전략이나 책략이 아니라 친자본 일색의 정치 구조를 유지하는 일에 협조하는 것일 뿐이다. 

수십 년 동안 품어 온 인민전선 전략의 실현이 눈 앞에 와 있다고 여기겠지만, 수십만 당원과 수백만 노조원을 지지자로 거느리던 1930년대 공산당들도 인민전선 집권으로 모두 더 작은 친자본 중간계급 당들에게 견인당하다가 정치적으로 파산했다. 

프랑스 공산당은 자신들도 기여한 순전한 폐허 위에서 지난한 반나찌 게릴라 투쟁으로 겨우 신용을 회복했지만, 결국은 그 노선을 바꾸지 않은 채 전후 정치 구조에 적응했다가 지금은 사회당의 아류 정당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스페인 공산당은 패배의 크기가 너무 커 그후 반세기 넘게 반전의 기회조차 가져보질 못했다. 

물론 민주노총의 지지를 받는 조건에서는 참여당과 통합해도 우경화는 할테지만 당의 근본 성격이 바뀌진 않을 것이다. 그런 기반이 유지되는 조건에서는 현 지도부가 기층의 압력 때문에 우경화에서 방향을 반대로 틀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지금의 노선이 ‘지금 여기’에서 분열과 우경화, 진보적 계급정치의 존재감 약화를 불러오고 있다는 사실이 바뀌지 않는다.  

여론에 따른다고 다 구체적이고, 관념성을 배격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노조를 만드는데 갤럽에 의뢰하고 시작할 것인가. 전투적 노동운동 싫다고 하면 민주노총과 관계를 끊을 생각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흩어진 진보정치세력을 다시 규합해 노동운동과 진보적 대중의 힘과 투쟁을 강화하는데 복무할 생각을 해야 한다. 주체를 분열시키는 외연 확대는 외연 확대가 아니라 그냥 자중지란적 분열일 뿐이다. 이미 2008년에 충분히 고통스럽게 겪은 일 아닌가. 

지금 민주노동당의 2008년 분당이 이전의 여러 우경화 불씨에 불붙인 이후 지금 대중운동이 얼마나 우경화 때문에 애를 먹고 있는지 경험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소속이든 아니든 진짜 좌파라면 민주노동당의 우경화 행보에 제동을 걸려고 싸워야 하고, 현재로선 그렇게 해야만 노동자 대중운동의 후퇴를 막고 급진 부위를 정치적으로 강화해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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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내가 민주노동당 홈피 당원토론방에 쓴 글(☞ 이정희 대표 유감/보완 글)에 달린 반론 댓글과 그에 대한 내 댓글이다.


우리dlp

1. 당 대표로서 출판기념회를 가지면 안되는지 궁금합니다. 게다가 본인도 "공식 당무는 아니"라고 밝힌바 있는데, 출판기념회를 하려면 허락을 맡아야 하는건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이미 출판기념회 관련한 이야기는 한달이상을 떠돌았었고, 그래서 연기도 됬었는데, 이 과정에서 무수한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했을거라 생각하는데 당게에 올라오지 않으면 당내 민주주의를 무시하는건지 또한 궁금하네요. 


2. 최고위 회의록 찾아봤습니다. 김성진 최고께서 "책 출판하시는 겁니까?"라고 묻네요. 제가 보기엔 몰라서 물었다기보단, 확인의 차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미 지난 1월, 3월등 민중의소리에서 기획을 할 때마다 향후 책으로 낼 것이다라며 몇차례 공표했던 사실인데.. 많은 일반당원들도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인데 과연 몰랐을까 싶기도 합니다.


또한, 지난 연석회의에서는 동의하는 세력은 함께한다고 문을 열었었고, 참여당이 함께 하고 싶다고 했었죠. 이에대해 지금 우리-신당 양당간 협상이 중요하니 합의후에 논의하자며 미뤄왔었습니다. 5.31일 합의도 되었고, 이제 참여당을 받을지 말지, 안받으면 이러저러해서 못받는다라고 하는 어찌보면 밀린숙제를 처리하고 가는 것 필요한 일 아닐까요?  어찌되었든 끼워달라고 한 상대에 대해 '가부'를 알려줄 필요도 있는거구요. 이 얘길 정리하자고 한게 잘못한 일인지 싶습니다.


3. 문제 해결과 반성은 다릅니다. 물론 반성없는 미래는 의미없겠지만, 해결하기 위해 반성하자고 하는것은 옳은 표현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해결하기 위해서는 힘을 키워야지요. 이정희 대표가 "반성을 요구하는것이 적절치 않다고 했습니다" 해석하고싶은 사람의 의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겟지만 저에게는 "반성을 핑계로 함께하고자 하는 과거의 잘못이 있는 사람을 내치지는 말자"라고 들립니다. 

혹시라도, 반성을 요구하지 말자해서, 우리가 "정리해고 도입, 한미FTA, 비정규직 등 노동악법, 공공서비스 민영화, 국민연금 개악, 해외 파병"등을 또다시 결정해야 한다면 그때 한미FTA를 찬성하고, 정리해고를 도입하고, 노동악법을 생산하고... 하겠다는건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이라도 정리해고 실수였다. 한미FTA미안하다, 노동악법 되돌리자 하는 세력이 있으면 누구와도 손잡고 현실에서 바꾸기 위한 힘을 키우는것 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4. 제가 무식해서 그런진 몰라도, 계급정당과 대중정당이 공존할수 없다곤 생각지 않습니다. 다행히 님께서도 "계급정당과 대중정당은 대립되는 게 아닙니다"라고 이야길 하고 계시구요. 저도 유시민 건방지다 생각합니다. 전에는 "민주노동당은 동지는 많으나 친구는 없다"고 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기층당원들의 힘을, 그들의 삶을 보지 못한 건방진 언행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참여당과 통합이, 유시민 한사람과 통합이라 생각지 않습니다. 유시민과 통합 안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 갈 수 있는 수많은 참여당 당원을 잃는것은 안타깝습니다. 그들속에는 민주주의와 노동, 평화, 복지, 인권등과 같은 가치에 동의하며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굳이 그런 사람들과 계급이네 대중이네 하며 갈라서 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런 마음이었다면 애초에 "종북정당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진보신당과의 협상은 불가능 했겠지요. 


5.  현실을 바꾸는 모든 방법에서, 견인해 낼 수 있었다면 , 그걸 실현하지 못한 것 또한 아쉬움이겠지요. 

조금 다른이야기로 "흔히 진보의 정책에는 저작권이 없다"라는 표현을 합니다. 꼭 우리가 실현하지 못해도, 우리가 내걸었던 공약이라 하더라도, 다른 정권이 이를 실현한다면 그것으로 의미 있다는 표현이지요. 지금은 안그렇지만, 한나라당에서 전면 무상급식을 실현하고, 정부책임등록금제를 실시하고, 최저임금을 노동자평균임금50%로 한다면, 왜 우리를 따라하느냐 할게 아니라, 쌍수를 둘고 환영할 일입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 역시, 국회의원 배출 역시 현 제도권안에 들어가 현실을 바꾸는데 조금이라도 더 힘을 발휘하기 위한, 우리에게 불리하기만 한 법과 제도를 바꾸기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이정희 대표의 본회의 반대토론으로 대표적 반민생법안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부결시킨 적이 있었지요.) 가능하면 이렇게도 막고, 저렇게도 성사시키고 해야 합니다. 이런 아쉬움을 두고 한 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진짜 진보의 힘은 노동 대중의 각성과 자주적 행동력 만이 아니라, 이 주변으로 보다 많은 중간층을 인입해내는 것이며, 이를 토대로 실제 노동대중과 중간층의 현실을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거꾸로 생각하고 있다. 그들처럼 하다간 영토를 확장하긴커녕 자칫 자기 살던 집마저 무너질 수 있다.


우리dlp님의 의견에 답변하겠습니다. 


1. 당 대표로서 출판기념회를 하면 안 되는 거냐고 물으셨습니다. 여기에 중요한 단어가 빠진 것 아시죠? 저는 진보정당 대표가 비진보정당 대표와 책을 내고 출판기념회를 하는 걸 문제 삼은 겁니다. 


2. 최고위 회의록 말씀하셨는데, 회의록을 정확히 옮기면 “출판하는 것은 사실이예요?”라고 돼있습니다. 김성진 최고위원이 속으론 미리 알고 있었는지 저는 알 길이 없죠. 그러나 님이 적은 “책 출판하시는 겁니까.”와 회의록의 정확한 문구는 미묘한 뉘앙스와 해석의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반론을 위해 인용할 땐 정확히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3. 문제 해결과 반성은 다르다고 말하셨습니다. 저는 반성 자체가 문제 해결이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문제 해결의 핵심은 힘이죠. 저는 그 필요한 힘을 국참당과 통합 노선이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하는 거죠. 무엇보다 노무현 정부의 과거 실책은 지금 민중을 옥죄는 현실입니다. 과거 성찰은 그래서 진보의 현재 과제와 연결돼 있다고 주장한 겁니다. 힘을 발휘하려면 한 방향으로 힘을 집중해야 하는 법입니다.


사실 저는 유시민 등에게 반성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웃기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안이한 사고의 허점을 국참당이 이용한 거죠. 합의문을 승인해서. 정작 자신들의 강령은 하나도 안 바꾸면서요. 진보신당의 합의문 문제 트집잡아 연석회의 깨고 나면 연석회의 합의문은 아무 의미 없는 문서 됩니다. 그러면 유시민과 국참당은 그 합의문 때문에 발목 잡힐 일 없습니다. 


4. 참여당 당원 가운데 진보적인 당원들과 함께하자고 하셨습니다. 저도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들을 진짜 진보정당 지지자, 당원으로 만들고 싶다면 이정희 대표를 비롯해 일부 진보정치 지도자들이 국참당 지도부를 진보로 포장해 주는 걸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그들이 더 왼쪽으로 옮길 이유를 없애는 어리석은 짓입니다. 


5. 노무현 정부를 견인해 낼 수 있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정부에 참여해서 견인하겠다고 민주노총이 그 무리수를 둬가며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했지만, 노사관계로드맵과 비정규직악법이라는 철퇴를 맞았을 뿐입니다. 

그리고 자본가당의 행정부에 각료로 참여하는 것과 이정희 대표가 민주노동당 이름으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깁니다. 이건 논점을 왜곡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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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5 14:55:06



5-1. 우리 당은 노동자정치세력화 프로젝트를 핵심으로 해서 만들어진 당입니다. 그래서 이 당의 계급기반은 노동입니다. 중간층, 즉 중간계급 대중을 끌어당기려면 노동의 힘이 강력해 그들이 우리를 신뢰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일의 선후관계가 분명한데, 이를 대립시키고 중간층 흡입을 위해 노동 정체성을 약화시키자는 것은 사실상 노동계급정당이라는 정체성을 포기하자는 것이고 실제로 개혁을 쟁취할 힘을 약화시키는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님의 글 마지막 문단이 이런 주장이라고 단정해 비판하기엔 조금 짧고 모호합니다. 그래서 논지를 분명히 하는 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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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sunday

 용서라고요? 진보신당은 용서를 받는다는 말 자체로도 우리와 함께하지 않을 것 입니다.

 왜냐면 그들의 기준은 용서를 빌어야 할 주체는 우리지 그들이 아닙니다.

 정신 똑바로 차리십시요. 그 사람들은 우리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대다수 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자기들의 존재의의이자, 단결을 꾀하는 구심점으로 활용하였습니다.

 노동자 정치? 민중? 그 어느것도 진보신당 내에서 '종북주의'보다 더 강한 단결을 이끈 사항은 없었습니다.  님이 용서를 하던, 우리가 용서를 하던 그것은 지금 그들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진보대통합이 확실하게 한걸음 나아간다면 저는 국민참여당이 지난날에 대한 확고한 반성과 권력에 대한 욕구를 거세하지 않고 손쉽게 우리를 이용해 진보란 방패를 얻는 것에 반대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의 무조건 적인 배제는 민심을 거스르는 큰 패착이 될 것 입니다.

 민심은 통합을 원했고, 그러기에 우리가 진보대통합을 외치는 것이고, 진보대통합이 그나마 힘을 얻어 진보신당이 합의안에 대한 '인정'이라도 한 것 입니다. 그리고 그 민심에서'배제'란 것은 우리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2011.07.16 00:02:44
김문성

님의 마지막 문장에는 동의합니다. 

민심은 통합을 원했고, 그러기에 우리가 진보대통합을 외치는 것이고, 진보대통합이 그나마 힘을 얻어 진보신당이 합의안에 대한 '인정'이라도 한 것 입니다. 그리고 그 민심에서'배제'란 것은 우리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은 진보신당과 통합을 해야 합니다. 엄밀하게 말해서 누가 누굴 용서할 처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분당 당시 탈당파나 당권파나 우경화와 패권주의라는 잘못을 저지른 건 마찬가지입니다.

구원(舊怨)을 떨치고 현명한 방법을 찾아 진보 대중의 단결 염원에 부응해야 합니다. (제 본의는 용서하자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진보신당에 대한 어떤 감정이든 우리 스스로 결단을 내려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말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국민참여당은 실제로는 진보가 아니므로 진보신당 문제와 함께 다뤄질 문제가 아닙니다. 국참당은 우리가 ‘배제’하는 게 아니라 애초에 해선 안 되는 통합인 겁니다. 진보대통합을 바란 민심의 다수가 국민참여당을 진보로 본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일 그런 민심이 생긴다면 그것은 민주노동당 일부 지도부가 국민참여당 지도자들을 진보로 색칠해 주고 있기 때문이고, 상시적(묻지마) 야권연대에 충성을 다해 왔기 때문입니다. 국참당이 진보냐와 상관없이 통합하라는 민심이라면, 그 민심은 민주당과도 통합하라는 민심일 겁니다. 

국참당이 진보라는 진보정치 지도자들은 사기를 치는 것이고, 진보는 아니지만 국참당과 통합하자는 지도자들은 그렇다면 왜 민주당과는 통합할 수 없는지부터 설명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가능할까요?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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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정희 대표와 당권파는 이정희―유시민의 정치적 밀월 관계 의혹 보도, 정확히는 당권파가 진보신당 대신 국민참여당과 통합하려 하는 거 아니냐는 의혹 제기를 사실 무근이고, 근거 없는 풍문으로 당을 흔드는 것이라 답하고 있다.

과연 그런가. 그런데 왜 누가 봐도 같은 진보정당이며 진보대통합의 대상인 조승수 대표에게는 날선 항의 편지를 보내며, 집권 시절 과오를 무엇 하나 속시원하게 반성조차 하지 않는 유시민과는 함께 책을 내며 사이좋게 지내는가. 그것도 야권 연합에 관한 책을 말이다. 굳이 예를 들자 노회찬, 조승수, 심상정과 책을 내야 진보대통합에 복무하는 행동 아니겠는가.

이정희 대표의 한 보좌관이 (국회 연설에서 말한) 과거를 묻지 않겠다는 말의 대상은 진보신당의 선도탈당파를 향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황당하고 웃기는 궤변이다. 당원을 바보로 아는 듯하다. 이미 진보신당과 (지난 몇 년 간 선거연대도 해 왔을 뿐아니라) 몇 달 간 지루한 협상 끝에 통합 합의문을 만들어 놓고는 그 뒤에 국회에 가서 신당의 과거를 묻지 않고 합칠 수 있다고 하는 게 시간 순서상으로 말이 되는가.

무엇보다 과거를 묻지 않겠다는 그 언급이 진보신당을 향한 것이라면, 왜 유시민과 국민참여당이 좋다고 그 발언에 화답하는 반면, 왜 진보신당 독자파는 “저 쪽도 통합을 바라지 않는다”며 날을 세우고 있는가.

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양산하고 양극화를 부추기는 신자유주의를 털어낸다면, 누구든 새로운 진보정치 실현의 길을 함께 갈 수 있습니다.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를 묻지 않겠습니다.” 중간에 어느 하나 삭제하지 않은 이어지는 문장이다. 이 문장에서 떠오르는 정당이 누구인가.

더구나 조승수 대표에게 보낸 항의 편지는 북한 관련 합의문 해석 문제만이 아니었다. 서둘러 국민참여당의 통합 진보정당 참여 문제를 논의하자는 내용도 중요하게 포함된 것이었다. 이정희 대표는 이미 연석회의의 안건으로 올라온 것이라고 그 근거를 댔다. 의혹을 갖지 말라는 뜻일 게다.

그렇다면, 이정희 대표는 왜 연석회의에 국민참여당 참가 건이 한 달 넘게 뒤로 밀어둔 채 진보 양당 중심의 합의문이 나왔는지 정녕 모른다는 것인가. 진보대통합을 위해 모인 구성원 내부에 국민참여당이 진보정당이냐 라는 중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다. 사실 국민참여당은 진보정당도 아니고, 집권 시절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반성한 적도 없다. 그래서 국민참여당 참가 여부가 뒤로 밀린 것 아닌가.

즉, 누구든 진보정당에서 ‘진보정당이 아닌 국민참여당’과 통합을 시도하면 그것은 진보진영의 분열, 진보정당의 우경화(의회주의, 계급정당 노선 탈피, 명망 추구 등)와 진보 대중의 계급의식 후퇴(계급적 단결과 투쟁이 아니라 민주당 등에 실용주의적으로 의존하기 등)를 조장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좌파는 패권적으로 배제될 것이다.

아니나다를까 유시민은 ‘정부에 반대하고 민주당과 차별화하려는 활동’을 중단해야 대중적 진보정당이 될 수 있다는 건방진 충고까지 하고 있다. 당 대표는 바로 이런 발언에 항의 편지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

정황이 이토록 분명하므로 이정희 대표와 당권파가 오해를 풀려면 의혹을 제기하는 당원들을 나무라지 말고, 지금이라도 국민참여당은 진보정당이 아니므로 통합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


2. 진보대통합에 찬성한다고 모든 사람들이 연석회의 합의문에 1백 퍼센트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나도 북한 관련 합의문에 불만이 많다. 물론 당권파와 전혀 다른 이유다. 그렇다고 우파적 이유로 합의문에 반발하는 쪽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미제국주의의 대북 압박에 반대하고 한반도 군사 위기의 뿌리가 거기에 있다고 보지만, 북한 체제가 사회주의라고 보지도 않고 우리의 대안 체제가 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둘은 별개 문제다.

중요한 것은 단지 이견을 존중만 할 것이 아니라 이런 생각의 차이가 있는 현실을 ‘인정’하 는 것이다. 나는 모든 자주파 동지들이 (동지들의 표현대로 하면) ‘3대 권력 승계’ 그 자체나 진보대통합 합의문 문구에 모두 같은 생각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다른 좌파들이 자신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남한에서 사회 변혁을 추구하는 세력이므로 그 차이 때문에 단결 못 할 이유는 없다. 다른 의견을 싸잡아 반북주의로 모는 것은 유감스럽다.

구동존이를 정말 하려 한다면, 이 문제에 관한 서로의 이념과 정견이 달라서 봉합된 문구밖에는 나오기 힘들고 그러다보니 해석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통합 진보정당 건설이 특정 정파의 이념으로 뭉친 정당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고, 단결된 진보의 연합 정당을 만들려는 것이라면, 해석의 차이에서도 구동존이의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 나머지는 정치적 토론과 설득, 협의의 문제다. 억누른다고 해소된 성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점에서 이정희 대표가 항의 편지로 조승수 대표에게 북한 문구 관련 해석을 타박한 것이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 편지야말로 당기구의 판단에 어긋나는 것일 수도 있다.

이정희 대표의 연석회의 합의문 해석과 태도는 6월 4일 중앙위원회에서 압도 다수의 중앙위원이 내용이 부적절하다고 해서 압도적으로 안건 반려시킨 당권파의 특별 결의문의 그것과 같기 때문이다. 즉, 그런 결의문을 채택하면 진보신당을 자극해 통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다수 중앙위원들이 기각한 내용을 당 대표가 공개 편지로 ‘공개’한(부활시킨) 것이다.

사실 6·15선언에 상호 체제 인정이라는 문구가 있는 것도 아니다. 있다면, 독재 정권인 노태우 정부가 합의한 남북기본합의서에 상호 체제 인정 문구가 있다. 우리는 남북 대결보다 평화를 선호하므로 이 점을 인정하지만, 학살자의 정부도 인정한 이 상호 체제 인정 문구가 진보의 거의 유일한 최우선 가치인 듯 말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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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당권파(경기동부연합) 진보대통합을 자본가 정당과의 계급연합으로 끌고 가려는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6월 7일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나선 이정희 대표.

6월 7일 국회 연설에서 이정희 대표는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를 묻지 않겠습니다”라며  국민참여당을 진보대통합에 포함시키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5월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 합의문에서 이정희 대표가 “자본주의 극복” 구절 삭제에 흔쾌히 동의한 것도 국민참여당을 염두에 뒀던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정희 대표의 국회 연설과 같은 날 유시민은 진보 양당이 “[진보정당들이] ‘집권전략’으로 나아갈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참여당이 함께 하는 문제를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정당들에게는 “민주당과의 차별화에 중점을 두고 정부의 정책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활동”을 그만하라는 ‘충고’까지 했다.

개혁적이긴 해도 친자본주의적 성격과 참여정부 집권 전력 때문에 결코 진보정당이라고 할 수 없는 국민참여당이 적반하장 격으로 진보정당이 오른쪽으로 오면 통합할 수 있다고 거드름을 피우는 것이다.

그들은 한미 FTA 추진, 이라크 파병, 비정규직 양산 등 집권 시절 과오를 제대로 반성조차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이정희 대표는 이런 당과 비밀 회동을 하고 “과거를 묻지 않겠다”며 공동으로 야권연합에 관한 책을 출판하겠다고 한다. 이것은 명백한 ‘묻지마 계급연합’ 추진이다.

묻지마 계급연합

그래서 유력 대선주자가 있는 참여당과 합당해서 몸집을 키운 다음, 민주당과 장관 자리들을 거래하며 연립정부로 나아가는 것이 이정희 대표와 당권파의 계획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진보신당과 통합은 오히려 거추장 스럽게 생각하고 일부 명망가만 데려 오겠다는 계산이라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강령에서 “사회주의의 이상과 원칙 계승” 구절을 삭제하려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민주노동당 웹사이트 당원토론방에는 “이럴려고 상반기부터 기를 쓰고 유시민 콘서트를 추진하고 그랬는지”, “강령 삭제가 참여당과의 밀월을 위한 액션 아닐까”, “대표의 국회연설을 보노라면 … 밀실에서 야합비슷하게 … 모종의 중대한 협약이 이미 이루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들이 올라오고 있다.

민주노동당 당권파와 이정희 대표의 행보가 혹시라도 진보대통합 합의문이 진보신당 당대회에서 부결되길 노리는 것이라면, 진보대통합 불발의 책임을 진보신당 독자파에게 떠넘기고 명망 있는 지도자들을 포함해 진보신당 통합파 일부만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어떤 경우라도 민주노동당 당권파와 이정희 대표가 진보의 원칙과 단결을 파괴하며 벌이는 ‘연합정치’가 민주노동당 당원은 물론이고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진보정당 지지 대중의 반발과 불신을 낳을 것이라는 점이다.

민주대연합 노선이 진보의 정책과 가치를 후퇴시키고, 진보의 단결을 해칠 것이라는 경고가 현실화되는 것이다.

이정희 대표는 민주노동당 입당 전인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 강금실을 지지한 적이 있다. 이정희 대표는 2008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전략후보로 영입된 후 이를 이렇게 설명한 바 있다.

“당원으로서 강금실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겠죠? … 제가 사회적 변호인이다라고 생각했던 일들에서는 민노당 강령에 어긋나는 일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민노당이 추구하고 있는 바를 위해서 일을 해왔다.”

현재 이정희대표의 행보는 이런 약속에 일말의 기대를 걸었던 사람들에 대한 배신이며 진보정당 정치인으로서 원칙과 기준에 어긋난다.

민주노동당 당권파와 이정희 대표는 민주노동당을 자본주의 국가 운영에 더 적합한 당(이른바 ‘수권정당화’)으로 만들면서 자본가 정당과의 권력 공유를 추진하는 것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이런 계급연합과 연립정부 노선은 선거에서 득표나 권력 나눠먹기에는 유리할지 모르지만 노동자들의 계급의식을 갉아 먹고, 노동자 단결과 투쟁을 가로막아 결국 진정한 진보와 개혁을 방해할 뿐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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