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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9.22 기성체제의 환심을 사려는 박원순 서울시장

〈노동자 연대〉134호 기사 보기 ☞ http://wspaper.org/article/14902


기성체제의 환심을 사려는 박원순 서울시장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은 여야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최근 내홍을 겪는 상황에서도, 여야 간 다툼에서도 빠져 있으면서 개혁 이미지를 유지한 덕분인 듯하다.


물론 대선은 3년이나 남았고, 경제 위기로 정치 상황의 유동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 지지율 추세가 계속 유지될지는 단정할 수 없을 것이다.


개혁주의 정치는 집권 가능성이 커질수록 기성 정치ㆍ경제 체제에 더 아첨하기 마련이다.


개혁주의가 결국 자본주의 국가 기구를 운영하려는 것이므로 개혁주의자들에게 당선은 대중의 심대한 불만이라는 요인과 함께, 기성 자본주의 질서의 수호자들과 얼마나 원활한 관계를 맺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기성 체제는 이것을 ‘국정 운영 능력’이라 부르며, 개혁주의 정치인들에게 이를 입증받길 요구한다. 그래서 대체로 말해, 개혁주의 정치인들은 갈수록 지지 대중의 기대와는 어긋나는 실천을 자주 하게 된다.


참여연대 창립자 박원순 시장의 최근 행보도 그래 보인다.


다산콜센터 노동자들의 직접고용과 노동조건 개선 문제에서 박 시장은 중립적 중재자처럼 행동한다.


미국계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를 시정에 깊숙이 끌어들였고, 싱크홀, 작업장 안전사고, 석촌호수 문제 등 안전 문제가 곳곳에서 제기된 제2롯데월드 건축과 관해서는 모호한 태도로 롯데그룹의 편의를 봐 줘 왔다.


독재 미화 집단인 박정희기념재단에는 시유지를 민영화해 넘겨주는 특혜를 주려 한다.


맥킨지 컨설팅도 모자라 맥킨지 간부를 부시장급으로 영입함



3월 5일 서울시는 맥킨지에 의뢰한 ‘시정 주요 분야 컨설팅 결과’를 발표했다. 무려 30억 원이나 들였다.


컨설팅 결과는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SH공사, 서울시설공단 등 서민 생활과 밀접한 공기업들을 공공성보다 수익성 기준으로 뜯어고치라는 것이었다.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은 “공공성이 중요하지만 효율성도 중요하다”고 그 결과에 호응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고통전가 정책인 ‘공공부문 정상화’ 계획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그 때문인지 올해 SH공사는 공공임대 아파트 공급 계획을 축소했고,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는 노동자 복지와 인력 감축을 추진해 왔다. 애초에 기업주를 위한 민영화, 기업 합병과 구조조정 등의 컨설팅으로 악명 높은 맥킨지에게 거액의 컨설팅을 맡긴 것이 문제였다.


설상가상으로 박 시장은 아예 맥킨지 간부를 서울시로 영입했다. 9월 16일 맥킨지 한국지점 서울사무소 파트너 출신 서동록을 경제진흥실장에 임명했다. 이 자리는 ‘서울형 창조경제’를 이루겠다며 부시장급으로 신설한 직책이다.


박정희기념재단에 특혜를 주려 함



서울시는 마포구에 있는 박정희기념ㆍ도서관 부지를 박정희기념재단에 매각하려고 한다. 박정희기념재단에 대한 특혜다.


애초 박정희기념관 건립은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이 우파들을 달래 보수층 표를 더 얻어 보려고 내놓은 공약이었다. 김대중 정부는 건립비용 수백억 원을 국고로 지원했다. 민주당 서울시장 고건은 한 술 더 떠, 시유지를 기념관 터로 무료 제공했다. 완공까지 10년 넘게 임대료를 내지 않는 특혜였다.


기념관이 완공되면 건물을 기부채납(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무상으로 사유재산을 받아들이는 것) 받고 시설의 절반을 공공도서관으로 하는 조건이긴 했지만, 우파는 돈도 별로 들이지 않고 국가의 재정으로 독재 정부를 미화하며 왜곡된 역사를 홍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는 완공 후 기부채납을 요구하지 않았다. 박정희기념재단은 그 틈을 타 공공도서관을 폐쇄했다. 그러자 서울시는 시정 지시가 아니라 아예 부지를 팔아 넘기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는 전형적인 ‘민영화’ 방식의 특혜다. 공공을 위해 써야 할 건물과 땅을 독재 미화 세력의 소유로 넘겨주는 것이다. 아마 박원순 서울시장은 매각으로 서울시 수입을 늘리고, 우파의 환심도 살 수 있는 꿩 먹고 알 먹기라는 계산을 한 듯하다.


서울시의 박정희기념ㆍ도서관 터 매각 결정은 당장 철회돼야 한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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