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인사: 대부분은 노동자 계급이 환영할 것이 못 된다

2017.06.16 18:35 |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문재인 인사대부분은 노동자 계급이 환영할 것이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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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6월 11일 추가 내각 후보자로 발표한 명단을 두고 우파가 “코드 인사”라며 반대하고 있다. 가당치도 않다. 국방부장관 후보자인 해군참모총장 출신 송영무는 군부의 주류를 이뤄 온 육군 출신이 아니라는 점을 빼면, 구 여권의 호전적 인물들과 다를 게 전혀 없다. 그는 장관 후보 지명 후 국방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놓고 “북괴”라는 표현을 썼다. 요즘은 국방백서에서도 그렇게 표현하지 않는데 말이다.

송영무는 NLL(북방한계선) 사수를 강조하면서, 1999년 이른바 제1차 연평해전에서 전투전단장으로 북한에 대승을 거둔 지휘관이었음을 자랑으로 내세운다. 그리고 심지어 아예 한국군이 사드를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까지 말한다.


물론 문재인 인사에는 개혁 성향 인물들도 약간 섞여 있다. 교육부장관을 겸하는 사회부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나 노동부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 법무부장관 후보자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 등이 그렇다. 김상곤 전 교육감은 진보진영의 지지를 받아 첫 직선 진보교육감이 된 후 무상급식 등을 실시했다.


그렇다고 해도 다 진짜로 개혁적인 것은 아니다. 안경환은 검찰 출신이 아닌 법무부장관 후보로, 문재인이 민정수석 조국과 함께 검찰 개혁을 맡기려는 듯 보인다. 하지만 안경환은 국가인권위원장 시절인 2008년 이명박 정부의 촛불 시위 과격 진압에 늑장 대응해 진보진영과 인권단체들의 항의를 받았다. 6월 말 촛불 집회에서는 인권위 직원이 경찰에게 폭행을 당했는데도 10월에 가서야 인권위의 공식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명박의 인권위 약화 시도가 취임 전부터 지속됐다는 점을 감안해도 안경환이 정권 눈치 보기를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순 없다. 2003년 국가인권위원회(당시 위원장 김창국)는 노무현 정부가 미국의 이라크 침략 전쟁을 지지하며 파병하려 할 때 전쟁 반대 의견을 공식 채택·발표했다. 여당은 물론 야당인 한나라당까지 인권위를 비난했음은 물론이다. 한때 국가인권위는 스스로 “국가의 왼손”을 자처하기도 했다. 이런 과거를 감안할 때, 안경환의 당시 행동은 전혀 ‘인권스럽지’ 못하다.


안경환은 또한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박정희가] 유신 이후 보인 행적은 결코 용납할 수 없지만, 그 전에는 그가 시대적으로 맡아서 한 소임이 있었다 … 박근혜로 인해 박정희라는 개인이 상징하는 그 시대의 모든 것이 다 무너진 데 대한 아쉬움이 있[다.]”


일각에서는 환경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김은경도 환경운동가 출신이라고 소개했으나, 실제로 환경운동 경력보다는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지속가능발전위원회 비서관을 지낸 경력이 눈에 띈다. 그가 2010년 설립해 대표를 맡아 온 지속가능성센터 ‘지우’의 주요 활동은 진보적 환경운동이라기보다는 지방자치단체 등에 지속가능 발전과 경영에 관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다.


“지속가능 발전” 담론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담론처럼 실질적인 사회 변화보다는 정부와 기업 등 기성 체제에 진보적 외피를 씌우는 것으로 비판받아 왔다. 스타벅스가 일부 원료를 공정무역으로 구입해 공정무역 기업 소리를 듣는 것과 본질적으로 비슷하다.


조대엽은 우파로부터 음주운전 전력을 비판받고 있지만, 이 행위는 매우 사소한 실수여서 문제삼을 게 전혀 못 된다. 더구나 그는 실제로 고려대 출교생들의 항의 투쟁을 지지방문하고 귀가 길에 그 사소한 실수를 범했다.


조대엽이 박근혜의 성과연봉제에는 반대했지만, 그를 친노동 개혁가라고 부를 수는 없다. “탈계급 민주주의”를 주장해 왔고, “‘노동계급’의 시대에서 ‘노동하는 시민’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계급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시민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라는 것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가 원장인 고려대 노동대학원의 대표 과정인 노사정최고지도자과정과 노사관계전문가 과정은 노조 상임 지도자들만이 아니라 노동부 관료들과 기업의 노무 관리 임직원들이 수강하는 과정이다.


이런 점들을 볼 때, 조대엽의 임무는 문재인이 지난 10일 6월항쟁 30주년 기념사에서 강조한 “노사정 대타협”을 추진하는 것이 될 듯하다. 문재인은 그날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해 가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그 해법으로 “노사정 대타협”을 강조했다. 조대엽은 문재인의 일자리 공약 구상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고, 그 구상이 참조했다고 하는 “광주형 일자리”는 노동시간을 줄이는 대신 임금총액도 줄인다.


이런 점에서 민주노총이 조대엽 후보자 지명에 기대감을 나타내는 듯한 논평을 발표한 것은 성급하다.


문재인 인사 변호론 비판 ― 우파만 의식하지 말고 노동자와 피차별자의 이익도 의식하라

△1917년 러시아 2월 혁명 이후 집권한 자유주의자들은 급진적 노동자들과 반동적 왕당파 사이에서 끼어 좌우로 얻어터졌음을 그린 《만화로 보는 트로츠키》(책벌레)의 한 장면. 문재인 정부가 노동자·민중 운동과 자본가·친제국주의자들 사이에서 압착될 상황도 이와 유사할 것이다.

진보진영의 가장 온건파들은 자유한국당 등 우파가 문재인 내각 후보자들의 임명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문재인의 인사를 변호하고 있다. 진보·좌파 지식인들이 김상조 임명을 위해 서명한 것이 대표 사례일 것이다. 또한 민주노총이 조대엽에게 기대감을 공식 표명했다. 여성운동 대부분은 반기문 지지자 강경화의 임명을 지지하고 있다.


문재인 인사를 변호하는 진보진영 온건파들은 대체로 구 여권인 자유당과 조중동 등 우파가 이들의 임명에 반대한다는 점을 근거로 삼는다. 우파가 반대하므로, 반(反) 우파 진영은 그들을 지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진영 논리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첫째, 그들은 진보·좌파가 방어할 수 없는 것들을 방어하려고 한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어디 있냐며 말이다. 강경화의 딸 위장 전입은 평범한 노동자와 민중은 언감생심인 특혜와 특권 문제이다. 그래서 강경화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른 무엇보다 촛불의 요구인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 입장도 분명치 않다.


김상조의 경우, 자기 논문 표절 의혹이야 아예 쟁점도 되지 못한다(좌파가 저작소유권 논리를 우파와 공유할 이유가 없으므로). 그러나 김상조의 재벌 개혁론이 전혀 노동계급 친화적이지도 시장 규제적이지도 않은데도 진보·좌파가 그를 편들 이유는 없다.[관련 기사: 김상조를 지지하지 않으면 재벌을 지지하는 셈인가?진보·좌파 학자들의 ‘김상조 일병 구하기’(개정판)]

우파가 무엇에 반대한다고 해서 그 무엇이 자동으로 진보적인 것은 아니다. 가령 노무현이 박근혜가 이끄는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안했을 때, 한나라당은 꼼수라며 결사 반대했다. 그렇다고 진보·좌파가 대연정 제안에 찬성했어야 하나?


어떤 이는 2004년 초, 당시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주도한 노무현 탄핵 때를 기억해야 한다며 우파의 최근 문재인 인사 반대가 당시의 반동과 비슷한 것인 양 혼동을 드러낸다. 완전히 추상적인 비교일 뿐이다.


2003년 내내 노무현 정부는 여당 의석수가 1백 석도 안 돼 공식정치에서는 세력이 약한 정부였다. 그런데도 우파는 노무현 정부의 등장으로 대중의 개혁 염원이 커지는 과정을 중단시키려고 했다. 문제는 노무현이 취약한 입지를 극복하려고 우파에게 구애하다가 우파의 지지도 못 받고 지지층만 떨어져 나가게 한 것이었다. 우파는 당시의 민주당과 함께 이것을 기회 삼아 국회 다수당 지위를 이용해 노무현을 국회에서 탄핵했다.


직선제로 뽑힌 대통령이 지지율이 떨어졌다고는 해도 대중이 퇴진까지는 바라지 않는 상황에서, 반동적 우파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제거될 수 있다면, 그것은 반동적 결과를 낳을 것이었다. 그때 노무현 탄핵이 성공했다면,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앞당겨서 2004년부터 등장했을 것이다.


대중이 사태의 본질을 꿰뚫어 봤기에 즉각적으로 대중적인 탄핵 반대 운동이 벌어졌다. 탄핵 반대 여론(70~80퍼센트)은 당시 노무현 지지율의 갑절이었다.


지금의 정치 지형이 그런 상황인가? 문재인 정부는 거대한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이 성공을 거둔 배경 속에서 등장했다. 이 운동은 정치 지형을 (급격히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좌경화시켰고, 역대 최대 표차로 문재인이 대선 1위를 하는 상황에서도 진보정당 후보(정의당 심상정)가 최초로 2백만 표 넘게 득표했다. 반면, 우파는 사분오열하고 절대 득표도 추락했다. 이런 배경에서 지금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은 높고 우파 정당들의 지지율은 추락했다.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이 문재인 인사 문제에서 오락가락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세력 관계를 따지지도 않고 노무현 탄핵 경험 운운하는 것은 일종의 기억상실증이다. 좌파라면 여론조사나 온라인 댓글들에 휘둘리지 말고, 우파의 위선을 폭로하면서도 친민주당계 언론들이 잘 보도하지 않는 반노동계급적·반민중적·친제국주의적 측면들을 보도해야 한다. 이낙연의 전두환 찬양 보도가 결코 민정당 사무총장의 발언 인용 보도만 있는 게 아닌데도, 그 점을 지적하는 보도를 “가짜 뉴스” 취급한 부정직함도 비판해야 한다.


특히, 좌파라면 친민주당계 언론이나 지식인들이 “개혁성”이라고 포장하는 것이 노동계급 친화적인 것이 아니라 단지 한국 자본주의의 효율과 착취율을 높이려는 개혁(부르주아적 개혁)에 불과하다는 점을 노동자들에게 있는 그대로 알릴 책임과 의무가 있다.


좌파가 할 일은 자유주의적 개혁을 변호하는 게 아니라, 경제 위기 때문에 결국 다가올 공격에 대비해 노동자들을 준비시키는 것이다. 즉, 노동자들의 의식과 투쟁성을 강화시키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덧붙여, 그런 폭로와 비판이 반드시 우파를 이롭게 하는 것도 아니다. 문재인이 그 자리를 ‘진보 인사’로 불리기에 합당한 인물로 대체하면 된다. 선택의 문제다. 


따라서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일관성 없고 불충분한 개혁 행보에 있는 것이지, 좌파의 원칙적인 비판에 있는 것이 아니다.(우리가 김상곤 비판은 자제하고 있음을 눈여겨 봐야 한다. 하지만 그의 정책과 행동이 개혁 염원 대중의 기대에 못 미치고, 진보·좌파의 가치에 미흡하면 그때는 가차없이 폭로와 비판을 할 것이다.)


부패가 여야 간 정도의 차이일 뿐임을 인정한 김진표 

문재인 정부의 정권 인수위 노릇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위원장 김진표는 6월 11일 “꽤 괜찮다고 알려진 사람들이 희생당하고, 우리 사회에서 매도되는 현상”을 극복하자면서 인사청문회 이원화 방안을 제안했다. 정책 검증은 공개적으로 하고,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하자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인사가 처음부터 꼬이는 상황을 타개해 보려는 의도일 것이다. 스스로 개혁 인사로 꼽은 김상조(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강경화(외교부장관 후보자), 김이수(헌법재판소장) 등의 임명 절차가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강경화 임명에는 자유당은 물론 국민의당까지 반대하고 나섰고 국회 인준 절차를 겨우 통과한 국무총리 이낙연도 곤란을 겪었었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이미 공약 사항인 ‘인사원칙 5대 기준’을 하향 수정했다.

추가 내각 인선에서도 국방부장관 후보자 송영무의 위장 전입 등을 선제 공개해야 했다. 11일에 발표한 명단은 ‘탕평’과 함께 ‘개혁’ 인사 색채를 부각했는데도 그랬다.

사실 인사청문회 이원화를 위한 법 개정안은 이미 박근혜 정부가 2014년에 내놓은 바 있다. 박근혜 정부는 후보자들마다 비리 사실이 너무 많아 청문회도 가기 전에 총리, 장관 후보들이 낙마하는 곤경을 겪어야 했다. 박근혜 퇴진 운동이 불거지면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김병준을 제외해도 박근혜 정부는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6명 중 3명이 부패·비리 문제로 청문회도 못해 보고 후보자를 사퇴했다.

당시 새누리당 사무총장이던 윤상현은 인사청문회 이원화를 주장하며 현 청문회 제도가 “정치공세, 망신주기[나 하는] … 구태 정치”라고 비판한 바 있다. 당시 제1야당이던 새정치민주연합은 ‘공개 청문회를 통한 꼼꼼한 검증은 국민의 당연한 권리’라며 반대했다.

이런 전례를 봤을 때, 김진표의 발언은 문재인 정부의 첫 인사가 내포하는 위선과 난처함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깨끗한 (자유주의자) 인재 풀도 새누리당 때와 정도의 차이만 있다는 점을 스스로 고백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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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개혁 염원에 못 미치다

2017.06.08 18:09 |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인사로 드러난 문재인 정부 한 달대중의 개혁 염원에 못 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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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의혹 검증 때문에 정권 초 (인수위 과정이 없기에 더욱) 신속해야 할 내각 임명이 늦춰진다는 불평 때문에 문재인은 공약인 소위 5대 인사 원칙을 삭감해야 했다. 그럼에도 청와대 안보실 제1차장으로 내정됐던 김기정을 추문을 이유로 갑작스레 사퇴시켜야 했다.

강경화는 “공직자로서 판단이 매우 부족했다”고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럼에도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딸을 이화여고에 진학시키려 했다는 사실은 남는다. 이 사실은 문제가 특권층의 부패 문제임을 보여 준다. 이화여고는 아마 고위층 자녀들을 유치해 학교 위상 등을 높이려 했던 게 아닌가 싶다. 이 의혹은 밝혀져야 한다.

△청문회에서 답변하는 강경화 ⓒ사진 제공 원명국

물론 부패로 말할 것 같으면 자유한국당·바른정당 등 새누리당 계승 정당들과 조중동 등 주류 언론이 딴지를 거는 건 가소로운 일이다. 불과 한 달 전에 그들 중 다수는 돼지 발정제로 강간을 공모한 작자를 편들며 대통령으로 뽑자고 했던 자들이다. 그들 대부분이 바로 부패 때문에 집권 여당의 지위에서 강제로 쫓겨나거나 야반도주하듯이 도망나온 자들이다. 한때 “아우라가 1백 개의 형광등이 켜진 것 같다”며 박근혜에게 듣기에도 민망한 아부를 떨다가 그가 권력 투쟁에 밀리자 폭로 보도로 돌아선 것도 그들이다. 이런 자들이 “민주공화국”의 국회의원과 공공 언론이라고 하는 건 너무나 역겨운 일이다.

따라서 대다수 평범한 사람들이 구 여권의 악취나는 위선에 공감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우파의 방해가 이 정부의 알리바이가 될 수는 없다. 촛불 덕분에 집권한 정부가 가장 추진력이 있을 때인 정권 초에 촛불의 기대에 못 미치는 행태들을 슬금슬금 시작하는 것을 진보·좌파는 비판할 자격이 있다.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두드러진 노무현 정부 시즌2

문재인 정부의 초기 인사를 보면 정말로 노무현 정부 시즌2 냄새가 난다. 특히, 한국 지배자들의 위기감이 큰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그런 듯하다.

경제 분야에서는 노무현 정부 시절 경제 정책의 얼개를 세우고 주도했던 관료들이 먼저 나서고 있다. 경제부총리, 청와대(총무비서관), 국무총리실(국무조정실장) 등은 노무현 정부에서 나란히 청와대 정책실장을 거친 박봉흠·변양균의 경제기획원 라인들이다.

외교·안보 라인도 그렇다. 외교부장관 후보자 강경화는 김대중·노무현 시절 외교부에서 중용됐고, 노무현 정부가 당시 외교부장관 반기문의 유엔 사무총장 선거 도전을 지원할 때, 외교부 간부로서 선거운동을 도왔다. 이후 반기문이 사무총장이 된 유엔으로 아예 자리를 옮겼다.

선택

유임된 외교부 제1차관 임성남, 새로 임명된 국방부 차관 서주석 등이 모두 노무현(과 문재인) 시절 청와대를 거쳤고, 서주석과 국민안전처 차관 류희인은 대통령 자문 기관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실무진이기도 했다.

이런 인사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안보 노선과 기조가 노무현 정부 때와 그리 다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즉, “자주”라는 포장지를 입힌 친제국주의, 복지와 친노동의 냄새는 피우지만 결국 기업주들을 위한 경제·노동 정책들 말이다. 노무현은 미국의 이라크 침략 지원 파병, 연금 개악, 비정규직 확대를 고착화한 법 개악, 한미FTA 추진 등을 민족주의적 언사와 모호한 진보적 미사여구와 함께 추진했다.

특히, 한미FTA의 전격적 추진은 (지금은 문재인 정부 지지에 올인하는 듯한) 온건 진보파들도 정권에 등돌리고 격하게 저항하게 만든 일이었다. 한미FTA는 대미 종속 문제가 아니었다. 시장 경제의 확대를 통한 국내 산업과 일자리의 친기업적 구조조정을 위한 것이었다.

노무현은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갔다”며 이런 선택을 불가피한 것으로 정당화했다.(선택과 불가피성은 양립 불가능하다.) 그는 그때 심지어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안했다. 노무현은 대연정 제안을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충정”이라고 변명했으나, 그 ‘진정성’은 좌우의 모두에게 의심받았다. 노무현 정부가 지역주의 타파를 중시한 것은 여당의 재보선 참패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5년 이후 모든 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한 것은 배신당한 지지층의 실망과 환멸이 낳은 결과였다. 오히려 문재인이 2006년 부산에서 “노무현 정부는 부산 정권”이라고 해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노동자·민중은 자신의 삶이 지역주의 때문에 악화된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다.

결국 노무현은 정권 초 자신을 중심으로 한 여당을 만들려다가 첫해를 까 먹고는 또다시 집권 여당을 강화하려는 꼼수로 대연정을 제안했다가 이번에는 더 큰 이반과 환멸에 직면했다.

이런 배신적인 선택의 결과로 자신감이 증대한 기업주들과 우파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더해 노무현의 배신이 낳은 정치적 환멸이 이명박 정부, 더 길게는 새누리당 정권 9년으로 가는 길을 닦았다.


민주당 표 “개혁”의 상한선

민주적으로 선출된 최초의 ‘흙수저’ 대통령이라는 기대를 받았던 노무현 정부의 존재가 지배계급의 차선책이라는 본질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은 노무현과 민주당의 확고한 친자본주의적 성격을 확인해 주는 것이다.

이는 민주당이 비록 지배계급의 전통적인 제1 선호 정당은 아니지만(그것은 단연 새누리당이었다), 제2 선호 정당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누리당과의 차별화도 필요하지만, 한국 자본주의의 이해관계를 가이드라인 삼아 충실히 따르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 가이드라인을 벗어나는 것에 늘 그 스스로 큰 두려움을 느꼈다. 가령 노무현은 퇴임 직후인 2008년 이명박에 반대한 촛불운동에 정권 퇴진은 지나친 요구라며 자제를 호소했다.

이 점은 새누리당 정권을 중도 퇴진시킨 대중 운동 덕분에 운동의 후미 부위인 문재인과 민주당이 집권한 일과 관련해 꽤 시사적이다. 대중 운동의 뒷받침을 받아 집권했다는 사실은 정권 초기에 개혁 동력일 수도 있지만, 지배계급의 가이드라인을 지켜야 한다는 압력과 충돌한다. 바로 이런 모순 때문에 문재인의 행보도 결국 어떤 한계를 돌파하지 못하는 것이다.


‘전략적 모호성’의 실체가 드러나는 안보 문제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배치에 관한 허위 보고 색출 소동은 결국 국방부 정책실장이던 중장 위승호를 육군으로 돌려보내는 미봉책으로 끝났다. 이것도 위에서 말한 문재인 정부의 ‘가이드라인’과 연결지어 볼 수 있다. 청와대 안보실장 정의용은 사드 배치 철회는 없을 것이라고 미국 정부에 약속했고, 우파가 반발하는 사드 배치 관련 환경영향평가도 이미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 발사대 2기와 레이더가 계속 가동되는 상태에서 진행된다. 사드 배치는 한국 지배자들이 안보 위기를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해 돌파하겠다는 생각에서 강행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파는 역사적으로 미국이 해 주던 구실을 중국이 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니 이런 때일수록 미국이 한국을 핵심 동맹의 지위로 삼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박근혜가 탄핵돼 수감돼 있는 와중에도 사드 배치 기정사실화가 진행됐던 것이다.

문재인의 “전략적 모호성” 발언 등은 지배계급 다수의 이해관계와 의도를 파악하지 않고는 설명하기 힘들다. 강경화가 청문회에서 위안부 합의를 비판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가간 합의는 지키는 것이 국제 사회의 관행이라는 말도 덧붙여 모호하게 답변한 것도 그 연장선이다.


△모순적인 문재인 ‘애국 통합론’을 그냥 받아들이면 노동운동에 족쇄가 될 수 있다 ⓒ사진 출처 청와대

애국으로 좌우 통합?

문재인은 진보든 보수든 모두 “애국”의 반열에 올려 한국의 “이념 갈등”, “증오와 대립”, “세대 갈등”을 끝내고 “애국으로, 대한민국을 통합[하자]”고 한다.

같은 날 오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정권 인수위 구실을 대신하는 기구)는 문재인 정부의 국가 비전 키워드로 ‘정의’와 ‘통합’을 설정하고, 조만간 그에 맞는 5대 목표를 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날카로운 갈등 속에 집권한 정부가 집권 초에 “국민 통합”을 강조한다. 새 정부를 중심으로 국가적·국민적 단결을 하자는 것인데, 사실상 새 정부를 전폭 지지해 달라는 뜻이다.

이는 정부의 초기 공약 집행에 힘을 실어 주기도 하지만, “국민의 지지”를 표방하기 때문에, 지지층의 지지를 받은 정책을 일방으로 실행해선 안 된다는 자기제한성도 함축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처럼 강력한 대중 운동의 (썩 흡족하지 않은) 결과물로 등장한 정부의 ‘통합’론은 개혁(적폐 청산)이 그다지 날을 세우지 않을 것임을 구 여권에게 안심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그럼에도 정권의 정당성 문제 때문에 적폐 청산과 정의를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의 통합론은 과거 박근혜가 대선과 정권 초에 내세운 “1백 퍼센트 국민 대통합”과 다르다. 박근혜는 반대자들의 입을 틀어막고서 자기 정부 뜻대로 하는 걸 “국민 대통합”이라고 우겼다. 그래서 주류 언론을 장악해 비판 목소리가 안 나오게 하고 민주적 권리를 무시하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반발을 억눌렀다. “1백 퍼센트 통합”은 권위주의적 사고의 발로였다. 당시 유행한 “1 vs. 99” 담론에 대항해 우파가 반박으로 내놓은 슬로건이었던 셈이다.

“1 vs. 99” 슬로건은 미국 뉴욕 등지에서 벌어진 광장 점거 운동에서 유행해 한국에서도 노동자와 청년들에게 지지를 받았다. 사회가 부와 권력에서 1퍼센트 특권층과 99퍼센트 민중으로 구분돼 있다며 이런 불평등에 맞선 투쟁을 호소했다. “1 vs. 99”는 포퓰리즘(피억압 민중의 계급 동맹)적으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한편에서는 계급 특권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에서도 “1 vs. 99” 구호는 거듭 인용됐다. 퇴진 운동에 참가한 대중이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에 크게 분노해 있다는 징표였다.

촛불 계승 정부를 표방하는 문재인은 이런 불만을 어느 정도 정치의 기조에 반영해야 한다. 박근혜는 정권 반대파를 “반(反) 대한민국 세력”으로 취급했다. 문재인은 민주화 운동, 노동자들 모두 “애국자”라고 포용하자고 한다. “전쟁의 경험을 통치의 수단으로 삼았던 이념의 정치, 편가르기 정치를 청산하겠[다]”고도 한다. 박근혜식 통치가 오히려 국민 분열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의 이런 (포퓰리즘적) 언행은 ‘국가 발전(경제·안보 등 국가적 위기의 극복)을 위한 계급 화해’라는 통치 기조의 일단을 보여 준다. 박근혜의 대결적 방식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의 방식으로 화해하자는 것이다. 사회적 합의 형식을 통해 노동계급에게 고통 분담(사실은 고통 전담)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포용의 형식을 띤 배제의 협박이다.

이는 친민주당계 지식인들이 특권층의 범주에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까지 포함시키는 식으로 “정의”와 “불평등”을 말하는 데서도 드러난다. 그 대표격이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된 장하성이다. 사실상 조직 노동계급이 임금 등의 조건을 양보하는 것이 “애국”이라는 뜻이다.

그럼에도 문재인의 계급 통합이 실제로 성공할 것 같지 않다. 담론 상으로도 그렇다. 한국전쟁의 “호국 용사”들의 행위가 애국이면, 그들에게 짓밟힌 민간인 학살 피해자들은 무엇일까?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 애국이면, 결과적으로 대한민국 건국의 첫 선거였던 남한 단독 선거에 반대한 제주 4·3 항쟁의 정당성은 어떻게 인정될 수 있을까? 백남기 농민을 살인 진압한 경찰의 “애국”과 박근혜를 몰아내 나라를 바로잡자고 생각한 사람들의 “애국”은 공존할 수 있을까? 경제 위기 고통 분담을 명분으로 내세운 사회적 합의 강요를 노동자들이 거부하면 그것은 “비애국”일까?

‘국민 통합’은 “계급 화해”를 강요한다. 그러나 이병철과 전태일을 하나로 묶는 “국민”은 부와 권력의 불평등 때문에 일상적으로 분열해 있다. 적대적 계급 관계는 잠시 봉합되거나 폭력으로 그 갈등이 억제될 순 있어도 영구 화해하거나 통합될 수 없다. 그러니 계급 화해는 봉합과 억제를 일시적으로 뜻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서구의 복지국가 체제는 제2차세계대전 이후 세계경제의 장기 호황이 끝나고 1970년대 중엽 이후 위기로 가면서 지속적으로 해체와 공격의 대상이 돼 왔다. 바로 그런 시스템을 만든 한 당사자인 정부와 기업주들, 공식 정치를 지배하는 정당들에 의해서 말이다.)

실용주의자들에게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하는 경향이 있다. 박근혜와 문재인 모두 “애국 vs 비애국”을 포용과 배제의 기준으로 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애국”은 평범한 노동계급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국가와 체제에 ‘희생으로’ 충성을 증명할 것을 요구한다.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선 수백만 노동계급 대중이 바란 적폐 청산은 지배계급의 기득권 구조를 개혁하는 것이다. 사실상 (약간일지라도) 계급 권력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문재인 정부의 “국민 통합”(“계급 화해”) 목적에 어긋나는 것이다. 자신의 계급 기반에 도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노무현 정부가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고 하고 참여(케 하는) 정부가 되겠다고 했지만, 노동자들의 노동조건뿐 아니라 파업권을 제약하고 집회·시위의 자유를 억압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였다.

두 정부에게는 지배계급을 위한 산업(노사관계) 평화와 ‘팍스아메리카나’라는 목적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대중에게 적폐 청산은 새누리당을 선거에서 심판하는 것(그 당과 대립하는 당에 투표하는 것) 이상의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정의’와 ‘통합’은 퇴진 운동에서 분출된 박근혜 정권 청산(“적폐 청산”) 염원에 미칠 수가 없다. 아무리 촛불 혁명 계승 정부, 6월 항쟁 계승 세력을 자처하며 자신들을 포장해도 그 과제는 일관되게 구현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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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첫 인사: 적폐청산 공약과 거리가 먼 인사

2017.05.31 14:59 |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문재인 정부 첫 인사적폐청산 공약과 거리가 먼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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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개혁과 진보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문재인 정부의 초기 인사는 실망스러운 것이다. ‘개혁적’이라고 호평을 받은 인사들조차 특권형 부패 의혹을 받고 있다.

문재인은 대선 운동 기간에 ‘인사 배제 5대 기준(원칙)’으로 “논문표절·부동산투기·세금탈루·병역면탈·위장전입”을 제시하며 이를 저지른 인물은 공직 인선에서 배제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개혁 인사’라는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김상조, 외교부장관 후보자 강경화, “탕평 인사” 성격이었던 국무총리 후보자 이낙연 등이 모두 위장 전입 문제에 걸렸다.

이들이 받는 의혹은 모두 특권층형 부패 의혹이다 왼쪽부터 강경화, 김상조, 이낙연

물론 위장 전입을 불법으로 규정한 주민등록법은 국가 통제적 법이므로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해 볼 일이다. 하지만, 김상조와 강경화의 경우는 모두 자녀의 명문 학교 배정을 위한 특권형 위장 전입으로 보인다.

이낙연은 위장 전입 외에 뇌물 입법 의혹, 처(妻)의 그림 강매 의혹 등이 제기됐다.

강경화는 해명도 거짓이었다. 애초에 친척집으로 위장 전입했다고 했으나, 실제 위장 전입 주소지는 딸의 입학을 목표로 한 이화여고(강경화의 모교)의 재단 소유 아파트였다.

김상조는 위장 전입뿐 아니라 탈세를 위한 부동산 거래 허위 신고(다운계약서) 신고 의혹, 처(妻)의 부정 취업 의혹 등 다른 특혜 의혹도 번졌다. 재벌 개혁을 천명한 탓에 기업주들이 채근하는 ‘검증’ 시도가 혹독할 것임을 이해하더라도, 의혹의 성격이 전혀 개혁적이지 않고 해명도 부실하다.

국가정보원장 후보 서훈은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스스로도 “반민주 악법”으로 규정했던 테러방지법을 “[현행 법이므로 국정원이] 이행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문재인의 국정원 국내 정보 파트 폐지 대선 공약에 대해서도 “국내 정치와 관련된 수집 활동만 폐지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조차도 국정원의 국내 대공수사권(사실상 국가보안법 수사) 폐지에는 반대했다. 그는 민주적 권리를 위협할 사이버테러방지법 제정에도 긍정적이다.

사실상 새누리당 정권 9년의 국정원 적폐에서 무엇이 청산되는 것인지 어리둥절할 뿐이다. 서훈이 문재인 정부 초기 인사 중 맨 먼저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것으로 주류 언론들이 예상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청와대의 반부패비서관실 이인걸 임명도 문제다. 공안검사 출신인 그는 가습기 살균제 사측을 변호한 경력이 있다. 반부패비서관실은 노조 파괴 공작 박형철을 비롯해 반개혁적 인물들이 집결하고 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 인사의 부패 행위들이나 공약 후퇴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진보진영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미디어 오늘>은 <한겨레>의 이낙연 의혹 추가 취재가 보도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취재 내용은 이낙연이 부패한 결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대한노인회의 간부에게 의료 사업도 지원했다는 의혹이라고 한다.

이런 문제들에 침묵할 뿐 아니라 심지어 덕담하기에 바쁜 일부 진보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수년 전 노동운동의 정치적 독자성과 전투성에 해를 끼쳤던 “전략적 야권연대”가 “전략적 여권연대”로 변신해 등장한 느낌이다.

그러나 정작 문재인 정부는 진보·좌파, 노동운동과는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 존재하지 않는 동맹에 충성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새누리당 출신자들은 입 닥쳐라

조중동과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은 이낙연 총리 후보 등의 인준에 반대한다. 부패한 후보들이라는 것이다. 개도 웃을 일이다. 총체적 부패로 여당 지위를 뺏긴 지 겨우 두 달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내각 임명 당시를 돌아보면, 위장 전입은 기본이고 부동산 투기, 전관 예우 특혜, 탈세 등 “걸레 경연대회”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지자체 공금으로 향응을 받기도 했다. 이명박 때는 총리 후보인 한승수와 환경부 장관 후보 박은경이 부동산 투기 의혹이, 복지부 김성이는 공금 유용 의혹, 통일부 남주홍은 부당공제 의혹이 터져나왔다.

해명도 뻔뻔했다. 박은경은 청문회에서 땅 투기 의혹에 “땅을 너무 사랑해서”라고 했다. 결국 고려대 총장 시절부터 오물 덩어리였던 교육부장관 후보자 어윤대와 박은경, 남주홍 등이 임명 전에 낙마했다.

박근혜 정부도 못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는 초기 낙마자가 너무 많아 인수위를 두 달 넘게 하고도 취임 한 달 후까지 내각 회의를 열 수가 없었다. 박근혜는 정권 4년 동안 총리를 3명밖에 기용하지 않았는데, 인사청문회를 두려워했기 때문일 것이다.

전관 예우 특혜, 탈세, 직위 이용 축재 등 이유도 전형적인 특권층형 부패였다. 심지어 미래창조과학부 김종훈은 CIA 요원(첩자) 의혹을 받고 낙마했다. 이때는 새누리당이 국회 과반수 여당이었는데도 내각 임명이 뜻대로 안 된 것을 봐도 얼마나 썩었는지 알 수 있다.

심지어 초대 총리 정홍원은 세월호 참사를 책임지는 모양새로 물러났으나, 후임자가 낙마해 다시 돌아와야 했다. 이완구는 성완종 리스트로 두 달 만에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 초기 인사에 진보 쪽 비판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보니, 이런 썩어빠진 정권 출신자들이 정의의 대변인인 양 떠드는 가소로운 꼴을 보게 된다.


전두환 미화·찬양 이낙연은 총리 자격 없다

현직 전남도지사인 이낙연은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출신으로 우파와도 우호적으로 지내 왔다. 바로 그 점 때문에 오히려 민주당 정부 때 중용됐다.

김대중 정부 때 민주당에 영입돼 국회의원이 됐고, 이후에는 노무현의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을 지냈다. 민주당이 쪼개져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으로 분리될 때 민주당에 남았지만, 노무현 국회 탄핵에는 반대 투표한 것으로 알려졌다(당시 무기명 투표).

호남 배려와 중도 성향, 노무현과의 인연으로 총리 후보가 됐다. 하지만 부패 의혹이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노인회에 세제 혜택을 주는 법안을 두 차례나 발의했다. 그 기간에 대한노인회 간부에게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도 풀린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이낙연이 <동아일보> 기자 시절, 전두환을 미화·찬양하는 보도들을 한 것이다. 하나만 예로 들자. 1981년 2월 5일 한미정상회담 등 전두환의 해외 순방을 평가한 기사에서 이렇게 썼다. “한미 관계의 정상 회복 선언 자체가 큰 결실 … [우방] 국가들이 그동안 한국에 대해 보여왔던 굴절된 태도들은 이제 적어도 침묵되거나 아니면 선회하는 조짐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서방 국가들의 “굴절된 태도”는 전두환이 쿠데타와 광주항쟁 진압이라는 위험을 무릅썼다는 뜻이다. 그래서 전두환 정부를 곧바로 한국의 합법 정부로 인정하지 않았다. ‘자유민주주의’ 강대국들의 위선이고, 금세 인정하는 것으로 바뀌었지만 말이다. 이런 제스처 동참을 “전통 우방의 대한(對韓) 태도에 훈풍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할 일인가?

△언론인이 대량 해직될 때, 자리를 지키며 출세길을 열려고 한 이낙연의 전두환 미화·찬양 기사(1981.2.5)와 광주항쟁 당시 〈전남매일〉 기자들의 항의 선언문(1980.5.20)(사진의 비석은 광주의 광주항쟁 기념 묘역에 있다.)

또한 이런 “전비어천가”를 늘어놓았다. “전 대통령의 방미가 대외적으로 얻은 수확들이 국내에 투영했을 때 그 결과는 승수 효과로 나타나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고 보면 전 대통령 방미의 결산은 대외 계정보다 오히려 대내 계정에 더 큰 수치를 올려놓아야 할지도 모른다. 한미 정상회담으로 「생업이 즐거워졌다」는 일부 성급한 보도가 나올 정도이고 보면 이 같은 계산 방식이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반체제 동포의 모국 방문을 보장하겠다”, “나는 군사 정부에 명백히 반대하는 사람이다” 등 재미교포들 앞에서 전두환이 내뱉은 흰소리들도 미화했다. “이 같은 발언들은 … 재미 교민들이 모국에 대해 갖고 있는 거리를 좁혀 「민족 대화합」을 이루어야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 같다.”

주류 언론들이 이런 기초적인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았을 리 없다. 그런데도 우파 언론과 친민주당 포퓰리즘 언론들이 모두 나름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 사실을 외면하는 듯하다. 오히려 일부 언론과 문재인 지지자들은 이를 찾아내어 따지는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매도한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처사다. 이낙연의 이런 경력은 거대한 촛불 운동 뒤에 등장한 정부의 첫 총리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이런 인물을 호남 총리라고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5월 광주 정신에 대한 모독이다.


공약 뒤집기

주요 인선에 문제가 생기고 심지어 문재인의 고위 공직자 인선 기준에 어긋나는 일이 생기자, 26일 비서실장 임종석이 사과했다. “선거 캠페인과 국정 운영이라는 무게가 기계적으로 같을 수 없다.”

그래도 상황이 여의치 않자 29일 문재인도 “양해를 당부[했다.]” “공약한 것은 그야말로 원칙이고, 실제 적용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 … [물론] 그때그때 적용이 달라지는 고무줄 잣대가 되어서도 안 될 것 … 인수위 과정이 있었다면 … 사전에 마련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두 사람의 말 모두 개혁적 공약이 언제든 뒤집힐 수 있음을 함축한다. 그래서 인수위 과정 없이 출범해 시간이 부족했다는 문재인의 해명이 설득력 있게 들리지 않는다.

정부가 급히 마련한 새 인사 기준은 가령 위장 전입과 관련해 이렇다. 국무위원 전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2005년 7월 이후는 위장 전입자를 후보자에서 원천 배제한다. 그 이전은 부동산 투기 건만 배제한다. 문제가 된 딱 세 명을 구제하는 내용이다. 세 명 모두 2005년 이전 건이고 자녀 교육 목적이었다. 애초 위장 전입이 주민등록법 위반 문제라면, 2005년 7월이 기준이 될 논리적 근거가 없다. 일반인들은 위장 전입이 들통나면 지금도 처벌받는다.

문재인 정부 인사의 이런 약점들은 이 당의 기반이 구 여권과 마찬가지로 지배계급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제1선호 정당인 구 여권에 비해 제2선호 정당이므로, 정도는 좀 덜해도 지배계급의 부패한 네트워크 속에 포함된 인물들인 것이다. 그래서 노동자 계급의 표를 얻으려고 낸 포퓰리즘적 공약들도 ‘국정 운영은 다르다’며 뒤집을 가능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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