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기 전에 다음 연결 기사를 읽기 바랍니다 : [다함께] 박근혜 패퇴와 노동운동의 전진을 위한 진보정치 연합체가 필요하다 , [차경윤] 진보정치 연합체에 대한 입장에서 군더더기로 보이는 점들



노동자연대다함께가 발표한 “박근혜 패퇴와 노동운동의 전진을 위한 진보정치 연합체가 필요하다”는 성명은 통합진보당 사태가 노동운동과 진보진영의 정치적 리더십 위기를 낳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시의적절하고 합리적인 제안을 담은 글이었다.


차경윤 동지는 이 성명에 전반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몇 가지 이견을 제시했다.


차 동지는 “참여당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참여당계 평당원까지 배제의 낙인을 찍자는 것은 아니다.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은 노동자나 피억압 사회집단에 속하며 진보진영으로 견인해야 마땅하다”는 성명의 주장이 “불필요한 사족”이라고 말한다.


우선, 차 동지는 이 주장이 실질적 효과가 없을 거라고 보는 듯하다.


노동자 정치세력화 주체였던 사람들이 대대적 부정선거를 자행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등 소름끼치는 얼굴을 본 참여당계 출신자들의 입장에서” 새로운 진보정치 연합체라고 “매력을 느낄지도 의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 효과는 정해져 있지 않다. 차 동지 말대로 진보정치의 도덕성과 자정 능력, 리더십이 바닥을 친 상황에서 그런 외연 확대 효과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효과가 없을 거라고 해서 진보정치 연합체가 “노동자나 피억압 사회 집단”에 속한 평범한 참여당 지지자들을 미리 선을 긋고 배척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진보정치 연합체 제안은, 지금 비록 일차 초점이 노동운동 안에서 무너진 정치적 리더십을 재구축하는 문제에 있지만, 기본으로는 진보정치가 민주당·참여당 류에 실망해서 급진화하는 대중 속으로 외연을 확대해 세력을 키우려는 목적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때 외연 확대는 지난해 민주노동당 당권파가 참여당과의 통합을 위해 노동운동과 진보정치를 분열시킨 것과 같은 계급연합 추진 노선과는 명백히 다른 것이고 달라야 한다.


노동자연대다함께가 제안하는 진보정치 연합체는, 차 동지도 인정할 테지만, 노동계급을 기성 자본가정당들에게서 떼어내 독립적인 진보정치로 단결시키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보정치의 외연 확대는 이런 목적에서 노동계급을 단결시키고, 더 많은 노동자와 피억압 대중을 반자본주의적 진보정치로 “견인”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 (내 주장에 담긴 원리는 민주노조가 진보정당 지지를 조직적으로 결정했다고 해서 조합원 자격에 진보정당 지지를 두는 게 비효과적인 것과 같다.)


이 점을 인정한다면, 사실 ‘효과’ 문제는 진정한 쟁점은 아니라고 본다.


효과가 부족해 보이더라도, 그런 개방적 태도가 필요한 일이라고 진심으로 여긴다면, 어떻게 효과가 있도록 할 수 있을지를 묻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내게 차 동지의 주장은 결과적으로는 참여당계를 전면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들린다.


이에 대해 차 동지는 진보정치의 위기 때문에 “[참여당계에서] 기층이 지도부와 이반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혁명가들이 계급의식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과제라고 인식했다면 우리는 어렵더라도 그것을 실현할 방법을 운동 속에서 배우면서 강구해야지, 그들을 “신 포도” 취급하는 식으로는 진정한 계급 정치 운동도, 조직도 구축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나는 차 동지가 그런 태도를 갖고 있다고 보진 않는다.


그래서 나는 차 동지의 가정에는 특정한 정치 세력의 지도부와 기층의 지지자들을 구분해서 보지 않으려는 태도를 암묵적으로 깔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애초의 노동자연대다함께 성명이 표현했듯이, “노무현 정부 시절에 요직을 차지하고 각종 배신과 개악을 주도했던 유시민, 천호선 등 참여당계 리더들”과 “노동자나 피억압 사회 집단”에 속한 기층의 지지자들은 그 이념에서 동질감이 있더라도 명백하게 계급 구분선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차 동지가 이 ‘기층 지지자’들을 진보로 견인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그 과제를 제기한 문구가 ‘사족’이라고 표현한 것은 부적절한 일이다.


독자 후보


한편, 차경윤 동지는 진보정치 연합체가 대선에 독자 후보를 내는데, 사퇴할 가능성을 열어둬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미리 그런 후퇴한 상황을 해설하는 것은 … 결과적으로 그럴 수도 있다는 설명이 길어져 … 독자적 정치세력화의 과제를 절실하게 느끼게 하지 않고 느슨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주장을 담은 단락은 ‘미리 사퇴 가능성을 말할 필요는 없지 않냐’는 주장으로도 읽히고, ‘무조건 독자 완주가 옳다’는 것으로 읽힌다. 사실 어떤 것이든 문제가 달라지진 않는다.


왜냐하면, 지금처럼 박근혜의 집권에 대한 반감이 강력하고, 상대적으로 진보정치의 독자적 위상이 약화된 시기에 진보 독자 후보는 그 지지자들에게서조차 처음부터 이 질문에 부딪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실제로 이미 진보정치의 대선 대응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라 있다.


그리고 바로 이런 상황 때문에 진보정치 세력의 단결을 위해서나, 박근혜 집권을 어떻게든 막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우호적인 소통을 위해서나, 독자 후보의 진퇴 여부를 미리 결론짓지 않고 열고 가는 것이 불가피하게 필요한 것이다.


이것은 사퇴를 전제로 하는 것과 다르다. 노동자연대다함께는 독자 완주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구체적 상황에서 불가피한 전술적 타협의 여지를 남겨 놓자는 것이다.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에게는 선거나 투표가 투쟁의 한걸음 한걸음 보다 훨씬 부차적인 위치를 차지하기에 이런 전술적 유연함이 가능한 것이다.


선거에서 독자 완주도 소중한 가치고 득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노동운동과 진보진영이 어떤 상태에서 다음 정권을 맞이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따라서 단결에 기초한 투쟁 태세를 갖출 수 있는 가장 구체적 조건을 따지는 것이 진짜 중요한 것이다.


사회주의 단체가 자신들의 전술적 제안을 하면서, 이처럼 뜨거운 쟁점에 명료한 입장을 제시한 것이 “군더더기”라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출처: http://www.left21.com/article/11639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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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의 한미FTA 날치기가 진보운동 진영의 게으름을 깨우고 있습니다. 투쟁에 함께하는 누구나 시민들의 분노가 엄청난지 알 수 있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투쟁에 나선 시민들은 명확하게 ‘비준 무효, 명박 퇴진’을 외치고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은 투쟁의 거리에서, 항쟁의 계절에 가장 두드러지는 원내 정당입니다. 그것은 민주노동당이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일관되게 반노동·반복지·반민주 협정인 한미FTA에 반대하며 싸워왔기 때문입니다.

광장에서는 민주노동당이 다수당입니다. 거리와 광장의 정치가 부활하니 의석수에 가려진 민주노동당의 잠재력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투쟁을 이끌 가장 힘있는 사회세력인 민주노총, 그리고 전농이 모두 민주노동당의 배타적 지지 단체인 것입니다.(물론 안타깝게도 아직 충분히 힘을 발휘하고 있진 못합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감히 연단에 오를 생각조차 못합니다. 오히려 불만과 비난의 대상입니다. 물론 주적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손학규 등이 마이크 잡아 봐야 야유나 받게 될 겁니다. 나꼼수의 정봉주 전 의원도 환호보다 탈당하라는 질책을 더 받았죠.

국민참여당과 유시민 대표는 이 투쟁의 지도력 면에서 정치적 존재감을 찾긴 힘듭니다. 그것은 그들의 FTA 원죄 때문입니다. 기세를 올리는 듯했던 ‘혁신과 통합’은 쥐죽은 듯 침묵하고 있습니다. 이해찬과 문재인의 모호한 입장 때문이죠. 

이들 모두 이전 정권에서 FTA 체결의 원죄가 있고, 지금도 FTA 완전 반대인지 아닌지 모호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그들 스스로 이 투쟁에서 주도력 발휘를 회피하고 있습니다. 

지금 터져 나오는 이 
이 분노의 쓰나미를 ‘비준 무효’와 ‘정권 퇴진’으로 이끌 수 있는 지도력은 우리 진보진영의 흔들리지 않는 신념과 확고한 실력에 달려 있다는 게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민주노동당은 이 엄중한 시국의 한 가운데서 국민참여당과 통합을 결정하는 당대회를 열려고 합니다. 
 
물론 참여당이 한미FTA 폐기 투쟁에 깃발을 들고 나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우리는 이들을 환영합니다. 지금 투쟁에 나오는 시민들 중에서도 민주당 대신 지지할 반MB 대안을 바라는 마음에 3자 통합을 지지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투쟁의 대열에서 환영하는 것과 정당을 함께하는 것은 다릅니다. 오히려 지금 국면이야말로 투쟁 속에서만 진보의 단결과 외연 확대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한 주장이 옳았다는 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진지한 평당원들이라면 함께 연대하면서 진짜 진보의 힘과 가치를 증명하면 됩니다. 

국민참여당은 한미FTA를 체결한 정권을 계승하는 당입니다. 평당원들과 달리 그 당의 지도부는 노무현 정부에서 신자유주의를 앞장서 추진했던 정부와 공기업 관료 출신들입니다. 참여당은 반MB 전선에서 연대 가능 대상일 뿐 정체성과 이념에서 당을 함께할 대상은 아닌 이유입니다. 
 
지금도 이 당 지도부가 내놓은 참여당 공식 견해는 ‘노무현의 FTA는 좋았다’는 것이고, ‘통합 진보정당이 노동자가 주체가 되는 정치를 표방하면 안 된다’는 것이고,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기업에 부담을 주는 비현실적’이라는 것입니다. 
 
이 당의 지도부는 진보를 변화시켜 야권대통합에 참여시키겠다고 노골적으로 말합니다. 노동자 중심 진보정당을 순치시켜 자신들 재집권을 위한 보조물로 삼겠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참여당과의 통합을 위해 창당 강령을 폐기했습니다. 민주노동당이 합의한 참여당 포함 3자 통합 강령은 진보정당의 이념과 정체성을 분명하게 보여 주지 못합니다. FTA 폐기도, 비정규직 정규직화도 강령에서 빠졌습니다. 
 
왜 우리가 노동자·민중의 절절한 염원을 우리의 강령에서 포기해야 합니까. 그래서 민주노동당이 참여당과 통합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통합의 방법으로는 이념과 정체성, 기반이 다른 그들을 결코 견인할 수 없습니다.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위해 민주노총의 결의로 탄생한 당이며, 현재 유일한 원내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이념과 정체성을 훼손하고 민주노총을 비롯한 진보진영의 분열을 감수하면서까지 참여당과의 통합을 밀어붙일 합리적 근거가 없습니다.
 
FTA 폐기로 모아지는 대중의 분노와 열기는 독자적 진보정당의 존재가치를 증명하고 있는데, 정작 진보정당은 거꾸로 갈 이유가 무엇입니까? 물론 내년 의석 확대도 우리 과제입니다. 그러나 진보만이 할 수 있는 과제에서 위력을 발휘해야 의석도 확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투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진짜 열쇠입니다. 
 
FTA에 일관되게 반대하지 못하는 참여당과의 통합은 FTA 폐기 투쟁을 민중항쟁으로 발전시켜 투쟁 목표를 반드시 쟁취해야 할 진보진영의 책임과 과제를 훼손하는 것입니다. 
 
지금 진보정당과 진보진영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무를 다하려면 참여당과의 통합을 중단하고 당원의 총의를 모아 ‘비준 무효, 명박 퇴진’ 투쟁에 총력 매진해야 합니다. 
 
27일로 예정된 민주노동당 당대회는 취소하거나, 굳이 개최한다면 참여당 통합 안건을 부결시키고 오히려 정권 퇴진 투쟁 건설을 결의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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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당권파 지도부가 925국민참여당이 통합 대상임을 확인하려는 임시당대회를 소집했다. 그것도 수임기관 내부의 이견 때문에 합의가 안 되자, 당권파 지도부가 직접 대의원 서명을 받아 당대회를 소집했다.

이런 초유의 상황은 당권파 지도자들의 참여당 통합 의지가 강하다는 것뿐만 아니라 당 안팎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함께 보여 준다.

참여당과의 통합에 반대하지 않는 김성진 최고위원조차진보신당에서 부결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국민참여당과 하자는 태도에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고 할 정도다.

물론 진보신당 독자파가 진보 대중의 단결 염원을 거부한 것이 이런 상황을 초래한 한 요인이기는 하다.

그렇다고 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도 아닌 국민참여당과통합하겠다는 것이 정당화될 순 없다. 이정희 대표도 인정했듯이진보정치대통합은 진보정당이 분열되어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지지자들의 요구에서 출발한 것이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은 진보신당 부결 이후에 진보신당 통합파 지도자들과 민주노총 임원들, 진보 지식인들이 결성한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통합연대(이하 통합연대)가 진보대통합을 다시 추진할 수 있도록 인내하고 기다려 주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지 않고 민주노동당이 이번 당대회에서 참여당과의 통합을 결정하면, 이들을 내치면서 진보대통합을 거의 파산시키겠다는 것과 다름없을 것이다.

바로 이런 과정이 반복돼 오면서 진보대통합이대중들에게 감동을 주고 대중을 움직일 수 있는 기회는 모두 사라지고 남은 것은 감동이 아니라 짜증과 상처들”(손호철 교수)뿐이게 된 것이다.

짜증과 상처를 낳은 핵심은 참여당과의 통합 시도다. 참여당은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노동자·민중을 고통스럽게 한 정권을 계승하겠다는 당이기 때문이다.

참여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금속노동자 선언은노동자들이 피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던 신자유주의 정치세력과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는 경악스러운 소식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런 역사 때문에 권영길 의원은참여당이 통합하고자 한다면 먼저 넘어야 할 산이 있고 건너야 할 강이 있다고 말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노동당 이의엽 정책위원회 의장은 최근통합의 길에서 과거를 불문하겠다어떤 조직적 성찰이나 반성, 이런 얘기를 어떤 결정도, 표현도 한 바 없음을 명확히 말씀드린다며 참여당에게 구애했다. ‘묻지마 통합을 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참여당 지도부는 이미 민주노동당 수임기관의 간부를 비공식적으로 만나참여당이 논의에 참여하는 강령의 작성이 새 정당 참여의 필수 요건이라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경악

 

논의에 참여해서 참여당은 무엇을 요구하려는 것일까?

그것은 참여당의새로운 진보정당 추진위원회강령정책분과위원회가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알 수 있다.

여기서는 진보 양당이 얼마 전 합의한 강령 초안이전반적으로반기업 정서가 드러나는  편향적 태도를 담고 있다고 비판한다. 기업에 부담을 줄파견제 철폐적시되는 것경계하며, “‘무상의료’, ‘무상교육’[]…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참여당이 ‘5·31 합의문을 동의한다고 했던 것이 결코 진심이 아니었음을 증명한다. 왜냐하면 진보 양당의 강령 초안은 5·31 합의문과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참여당이 5·31 합의문에 동의했다’는 근거로 참여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던 세력은 정당성을 잃은 것이다.

그런데 민주노동당 이의엽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런 모순을 해명하기는커녕 “[5·31 합의문] 문구 수정은 당연하다유연하고 대중적으로 가다듬어야 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참여당이 진보를 향해 다가오고 있으니 통합할 만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었으며, 진보의 가치를 포기하면서까지 친자본주의 정당과 통합하겠다는 것이 진정한 의도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진보정치의 성장을 위해 외연 확대는 필요하지 않나 하는 고민은 있을 수 있다. 세력이 있어야 힘이 있고, 힘이 있어야 진보와 개혁을 쟁취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이런 정서를 이정희 대표는 921일 당원 호소문에서진보정당이 더 이상 언제까지 무력하게 국회 안에 존재하는 것에서만 의미를 찾겠습니까. … [국민들은] 우리가 표 찍어 주고 이기게 해 줄 테니, 제발 합치기만 하라고들 하십니다하고 표현했다.

민주노동당 송재영 경기군포위원장도참여당 합류가 오히려반신자유주의 정치 전선을 확대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참여당 견인론이다.

물론 몇몇 쟁점에서 참여당과 공조를 취할 수도 있다. 오세훈 투표 거부 운동 같은 쟁점은 함께하는 것이 유용했다. 세력 확대나 의석수 늘리기도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실제 개혁을 쟁취할 동력을 약화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미FTA를 찬성하고무상의료’, ‘파견제 철폐를 거부하는 당과의 통합이 어떻게반신자유주의 정치 전선을 확대하는 것일 수 있겠는가. 노동자 정당인 민주노동당은파견제 철폐를 요구하지만 참여당은반기업적이라는 이유로 반대한다.

이런 계급적 이해관계는 화해불가능한 것이므로 참여당과 진보정당이 합당한다고덧셈의 정치가 이뤄질 순 없다참여당이 “’노동자 정당’의 면모를 보이는 것을 경계”하는 친자본가당이기 때문이다.

정희 대표는 “당원들의 힘”이 있기에 “진보의 원칙은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하지만, 이 민주노동당은 좌파적 창당 강령을 폐기하는 등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지향하는 참여당과의 통합을 위해 진보의 가치들을뺄셈하고 있다.

반면 참여당은 이것으로 만족하지 못해 민주노동당이계급적 편향성을 못 벗었다며, 통합하면민주노동당 당원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내겠다고 한다.

참여당 창당 주역인 천호선은 그 지향점을중도적인 국민의 지지도 받을 수 있는 대중적 진보정당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819일 발표한 참여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금속노동자 선언문의 지향점과 완전히 대조적이다.

통합 진보정당은 노동자계급, 특히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정당이어야 하며, … 거리에서 대중과 함께 싸우는 정당이어야 한다. …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고, 노동자가 주인 되는 새로운 세상, 변혁적 가치와 지향을 분명히 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

 

노동자 정치세력화

 

이명박 정부의 반노동·반민주적 경제 위기 고통전가 정책을 막고 개혁을 쟁취하려면 노동자들의 단결과 투쟁이 핵심이다. 통합진보정당은 이것에 도움되는 수단이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위력적인 투쟁이 진보의 대안을 현실가능한 것으로 보이게 할 때야말로 진정한 외연 확대가 가능하다.

그래서노동 쪽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면 실제로는 힘을 못 쓰게 됩니다라는 강기갑 의원의 지적은 의미심장하다. 실제로 권영길, 천영세, 강기갑 등 민주노동당 전 대표들까지 반대하는데도 참여당과의 통합 시도가 계속된다면 외연 확대는커녕 민주노동당뿐아니라 민주노총까지 쪼개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진보대통합에 적극적이었던 진보교연 김세균 상임대표도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의 합당안이 통과된다면, … 민주노동당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국민참여당 배제 통합진보정당 건설을 지지하는 모든 세력들을 최대한 결집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번 민주노동당 당대회에서 참여당과의 통합안이 통과됐을 때, 이런 반발이 어떤 분열과 파장을 낳을지 지금으로서는 분명히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계적 경제 위기 속에서 안철수 신드롬으로 표현된 기성 정치의 위기는 대중과 유연한 방식으로 만나되, 기성 정치와는 결이 다른 진보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 안철수와 박원순이 뜨는 동안 민주당·참여당과 유시민의 지지율이 정체·추락한 것은 이를 잘 보여 준다.

따라서유연한 진보는 원칙을 저버리는 것이 아니라 원칙을 지키면서 그 원칙을 표현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권영길 의원의 말은 일리가 있다.

민주노동당 당대회 결과가 무엇이든, 참여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며 노동자 단결과 투쟁을 위한 진보대통합을 추구했던 운동의 성과와 결속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계속 이어져야 한다.

 

 
※  이 글은 약간 축약돼 <레프트21> 65호에 실렸습니다. ☞ 기사 링크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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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에서 국민참여당과 통합하자는 분들은 국민참여당이 5.31 합의문에 동의했으니 합당 대상이 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참여당은 지난 7월 중앙위원회에서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5.31 합의문이 정당에게 요구한 것은 권한 있는 의결기구에서 승인을 받아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합당 결정 권한이 있는 당대회를 여는데, 참여당이 공지한 당대회 안건과 9월 17일 상임중앙위원회 결과 공지를 보면, 이번 당대회에 5.31 합의문 승인 안건은 없습니다. 즉, 참여당은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과 달리 합당을 결의할 권한이 있는 의결기구인 당원대회에서 5.31 합의문을 승인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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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전국당원대회 소집공고(2011. 9. 14)


o 일시 : 2011년 10월 1일(토) 17:00

o 안건 :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민주노동당과의 신설합당 및 수임기관 구성의 건

   - 국민참여당은 민주노동당과의 신설합당을 통해 한국사회의 진보와 정치개혁을 염원하는 진보개혁세력과 인사들이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현대적이고 대중적인 진보정당을 건설한다.

   - 신설합당과 관련하여 정당법 제19조와 20조의 규정에 따른 제반 업무를 수행하는 수임기관의 역할을 상임중앙위원회가 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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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당은 17일 저녁 서울 마포 중앙당사에서 유시민 대표의 주재로 제18차 상임중앙회의를 열어, 10월 1일 임시전국당원대회에서 민주노동당과의 신설합당에 대한 안건이 가결될 경우, 새로운 진보정당의 당명·당헌·강령정책 등에 대한 민주노동당과의 최종합의안을 11월 중 임시전국당원대회를 통해 결정할 것을 중앙위원회 안건으로 제출키로 결의하였다.
― 2011.9.18 참여당 공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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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대회 개최를 확정한 참여당 제5차 중앙위원회의 자료집의 내용, 그리고 이의엽 정책위 의장의 인터뷰 발언을 볼 때,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참여당이 5.31 합의문을 법적 효력을 갖는 단위에서 승인할 생각이 없다는 걸 알고 있지 않았나 하는 의문이 듭니다. 아래 링크의 글과 거기에 링크된 본문들을 따라가 보시면, 5.31 합의문에 동의한다는 참여당의 본심과 실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당 지도부는 지금 참여당이 5.31 합의문 동의 세력이라고 우길 게 아니라, 참여당 강령정책 담당자와 만난 간부가 누군지, 무슨 대회를 했는지, 이의엽 정책위 의장의 발언 진의는 무엇인지부터 밝혀야 할 것입니다. 


관련 보기 ☞ http://enlucha.tistory.com/164


현재 참여당 새진추의 강령정책분과위원회(위원장: 노항래 참여정책연구원장)은 자당 웹사이트 당원대회 토론방에 올린 공지사항 글에서5.31 합의문이 기초가 된 진보 양당의 8.28 강령 잠정 합의문을 고쳐야 한다며 비판하는 의견을 올려달라고 떠 있더군요. 

승인 문제가 아니라 동의도 하지 않고 있으며, 통합 가결만 되면 5.31 합의문을 남김없이 뜯어 고칠 태세네요. 


관련 보기 ☞ http://www.handypia.org/mbstop/New/3341799

 

이런 여러 행위가 이번 임시당대회 안건과 관련해 문제가 되는 것은 5.31 합의문이 금과옥조의 문서라서가 아닙니다. 진보대통합을 위한 수임기관이 진보신당의 부결 사태에도 해산하지 않고 곧바로 참여당과의 통합으로 방향을 틀 수 있는 근거가 국민참여당의 5.31 합의문 동의라는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아니라면 참여당과의 통합을 ‘진보’대통합이라고 우기는 억지스런 상황은 발생할 수 없죠. 5.31 합의문 수준조차 받아들이지 못하고 실질적으로 부정하는 세력과 진보대통합(합당)을 추진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참여당은 여전히 당 차원에서 노동, 민중, 자본주의 비판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정당입니다. 이 당이 그 앞에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기존 진보정당과는 다른 자유주의적 친자본가당이라는 방증입니다. 당의 인적 기반보다 지지 대중(미조직 노동자, 청년층 등)을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그렇게 따지면 한나라당도 노동자들의 지지를 많이 받습니다.이념과 기반, 실천을 종합해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참여당의 당원 해설 자료를 보면, 우리 당을 계급 편향적인 당으로 규정하고, 사회주의 강령 폐기를 긍정적 변화로 해석합니다. 아울러, 대중적 진보정당이란 중도적인 유권자들로부터 지지 받는 정당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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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선거제도를 도입한 나라에서 자본가당이 표를 자본가에게만 얻으면 정치권력을 잡을 수 없죠. 그래서 보수정당들이 실제로는 계급정당이면서 서민, 국민, 시민 찾으면서 국민정당 흉내를 내는 것입니다. 계급간 이해 충돌은 화해할 수 없으므로 진보정당은 계급정당임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밖에 없습니다. 진보정당이 노동계급 중심 정당(노동자로만 구성되진 않으므로)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이 당은 정체성에 기초해 자본주의에 비판적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당장 참여당은 한미FTA가 국회 외통위에 상정됐는데, 한줄 논평도 없죠. FTA 자체를 반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들은 이명박이 재협상한 것 말고 노무현 정부가 합의한 원안에 찬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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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같은 문제와 달리 FTA 원천 반대 여부는 정치세력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수준의 쟁점입니다. FTA 자체가 민중의 삶을 희생해 기업 이익을 극대화하는 조약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진보가 말하는
 한미FTA의 독소조항이란 것들은 모두 원안 자체에 있던 것입니다. 최근 위키리크스가 한미FTA 체결 과정에 관해 폭로한 내용을 보면, 모두 원안 협상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이죠. 


불행하게도 이정희 대표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FTA는 어떤 나라와, 어느 정도의 규모로, 어떤 내용으로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한미 FTA의 경우엔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등 ‘독소조항’의 위험성이 매우 높아 우리가 갈 바가 못 된다고 본다.” 라는 위험천만한 인터뷰를 한 바 있습니다. 야권연대/참여당과 합당에 대한 열의가 지나쳐 그 당들과 보조를 맞추려다 보니 나온 잘못이 아닌가 합니다. 이명박 표 FTA는 반대한다니 그 문제에 한정해 연대하면 되지, 합당 대상은 아닙니다. 
관련 보기 ☞ http://news.donga.com/3/all/20110822/39700369/1


또 유시민은 자신이 복지부 장관일 때 의료 시장화 정책을 추진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데, 이것은 거짓말입니다. ☞ http://enlucha.tistory.com/160 사실 그가 2007년 대선용으로 내놓은 저서 ‘대한민국개조론’(2007)에서는 의료 시장화에 대한 확신을 장황하게 늘어놓은 바 있습니다. 유시민이 장관시절, 입법예고했다가 폐기된 의료법 개정안의 독소조항은 이명박 정부에서 통과 시도했던 의료법 개정안의 그것들과 같습니다. 유시민과 참여당 자체를 진보로 감싸다간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것도 일관되게 할 수 없다는 거죠. 


이처럼 과거와 현재에 명백하게 결이 다른 차이들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번갯불에 콩 볶아 멋듯이 참여당과의 통합을 밀어붙이면 진보 운동의 분열을 낳을 위험성이 대단히 큽니다. 민주노동당은 당분간 우경화 우려와 혼란에 시달릴 테고요.

안철수 신드롬이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이라면, 그 기성정치권과 뼛속부터 다른 진보의 정체성을 강화하며 세력을 키워야 대안 세력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겁니다. 백번 양보해 참여당 지도부의 좌선회 가능성을 열어둔다 하더라도 그것은 엄청난 실천의 변화를 통한 입증 과정이 뒷받침돼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그들에게 그럴 의사가 크게 없어 보입니다. 


저는 민주노동당 중앙위원으로서 임시당대회 참여당 통합 안건은 부결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민주노동당 당원토론방에 9월 20일 올린 글입니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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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진보진영은 국민참여당(이하 참여당)을 민주당과 같은 자유주의 정치세력으로 여겨왔다. 5·31 진보대통합 합의문이 “새로운 진보정당’이 보수세력, 자유주의세력과 구별되는 진보정치세력의 독자적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명시한 까닭이다. <레프트21>은 아예 자유주의적 친기업주 당이라고 규정했죠. 

반대로 참여당 통합에 찬성하는 쪽은 참여당이 5·31 진보대통합연석회의 합의문에 동의했으므로 이제 진보정치세력이라고 주장한다. 좌선회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통합에 찬성하는 민주노동당 지도부로선 참여당을 진보로 규정하면, 당대회 결정 위반이라는 비판도 피할 수 있다. 6월 민주노동당 당대회는 “진보진영과 통합을 추진한다”고 결정한 바 있기 때문이다. 우경화의 끝은 꼼수정치인지도 모른다. 
 
참여당 대표 유시민도 “합의서에 나오는 ‘자유주의 세력’은 민주당을 지칭하는 것”이라면서 합의문을 승인한 자신들을 진보대통합의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시민 스스로 7월 19일 <프레시안> 인터뷰에서 “5.31 합의문에는 우리의 의견이 토씨 하나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불평했다. 중앙위원회에선 “[합의문] 동의는 문을 열고 들어가는 형식에 불과하고, 일단 논의 자리에 들어가서 우리의 내용을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반대파를 설득했다. 진보대통합 합의문과 정면 충돌하는 자기 당의 강령을 손보지도 않는다. 뭘 동의하고 승인한 걸까.
 
최근 한 토론회에서 유시민은 스스로 차이가 많다면서도 통합하려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정권 교체라는 당면 목표’를 위해 “우리 모두 순진해질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차이는 묻지 말라는 뜻이다.
 
그런데 정작 유시민 본인은 순진하지 않은 듯하다. 그는 “인간이란 … 불안정하고 모순덩어리다. 국가권력을 두고 다투는 정치라는 사업은 그 속에서 하는 것이다. … 속으로 갑갑해도 뭔가 일을 도모하기 위해 필요하면 자기 입장을 바꿔야 한다”(<레디앙> 2011.8.17)고 주장한다.
 
중요한 것은 입장을 바꿀 땐 명확한 해명과 단절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 유시민의 좌선회는 전혀 기존 입장을 바꿨다는 것을 믿을 수 없는 행보로 가득차 있다.


사람 헷갈리게 하는 FTA 찬반
 
2007년 “한미FTA는 체결했으면 한다. 정부 각료로서 … 경제학자로서 내 소신”이라던 유시민은 올해 7월 전국농민회총연합에 찾아가 “제가 대통령이었다면 한-미FTA를 그렇게 하자고는 못했을 것 … FTA 비준 문제도 우리 당은 이제 민주노동당과 함께 반대한다”며 사과했다.
 
그런데 사흘 뒤 참여당 대변인 이백만은 노무현 정부가 체결한 한미FTA는 “미국측이 큰 손해를 봤다면서 재협상을 … 강요할 정도로 떳떳한 협상”이었다고 논평했고 그 한 달 전 참여당 부설 참여정책연구원은 “FTA로드맵”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냈다. 

<미래의 진보> 북콘서트에서 유시민은 “[과거 잘못을] 논리적으로 끝까지 규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제한 속에서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눙치는 발언을 했다. <미래의 진보>에는 FTA가 잘못이라는 말이 단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지난 봄 한EU FTA로 국회 로텐더홀에서 민주당을 뺀 야당이 농성할 때도, 이 농성에 참가한 참여당 최고위원 유성찬은 날치기에 반대하는 것이지, FTA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이백만의 논평에 유시민이 침묵한 것을 봐도, 참여당은 사실상 이명박 표 FTA만 반대한다는 것인데, FTA 자체를 반대하는 진보진영과는 여전히 견해 차이가 [참여당과 한나라당의 견해차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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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거짓말로 책임회피하는 영리병원

최근 한나라당은 영리병원 도입을 노무현 정부가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유시민은 “2006년 4월 중순 [자신의 건의로] … 정부에서는 영리의료법인은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이후로 일체의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20064월 중순 청와대 관저에서 있었던 주요정책에 대한 긴급업무보고에서 제가 당시 장관으로서 영리의료법인은 허용하지 않는 것이 국민보건이나 국가운영에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대통령께 말씀드렸”으며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이것을 받아들여 “그 이후 정부에서는 영리의료법인은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이후로 일체의 논의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의 유시민 복지부장관은 2007년 2월 의료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그런데 이것은 노무현이 그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의료 등 서비스 산업 중시 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다. 시장 도입의 방식으로 의료 등 서비스 산업에서 일자리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 발상은 삼성경제연구소도 주장한 것이며, 이 발상이 고스란히 한미FTA 추진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 개정안에 관해선 내용은 그해 2월 23일 유시민의 장관 사퇴를 촉구하며 수백여 사민사회단체들이 합동으로 발표한 성명서 일부를 인용해 보자.  

 
의료기관의 영리행위를 조장하는 조항을 끼워 넣은 것으로 독소조항이 삽입된 것  … ‘병원경영지원회사’ 설립을 포함한 의료기관의 영리성 부대사업을 대폭 확대하여 사실상의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것, 병원 간 인수합병을 허용하여 병원을 일반기업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 의료기관의 환자에 대한 유인알선을 허용하여 환자유치행위를 허용하고 민간보험사와의 가격계약을 허용하는 것 등이다. 참여정부가 추진해왔던 시장주의에 따른 의료의 상업화, 의료산업화정책의 종합판이 바로 이번 의료법 개정안의 주요 골자” 

이 법 개정 시도는 결국 이해당사자들까지 반발하면서 무산됐지만, 이명박 정부가 2010년 재추진했던 의료 민영화란 정확히 이 법을 다시 처리하려는 것이었다. 영리병원 관련해선 명백히 두 정권 사이에 연속성이 있을 뿐아니라, 문제의 2006년 4월 이후에도 유시민 본인이 영리병원 도입 시도를 했던 것이다. 이명박의 의료민영화는 수만 명이 온라인 명을 하는 등 반대 여론이 거셌다[각주:1].

그 뒤 노무현 정부는 대선 직전인 2007년 11월 23일 국회 본회의에 민주노동당을 뺀 여야 합의로 경제자유구역 내 국내 자본의 영리병원 진출을 사실상 허용하는 법안을 상정했다. 반대표는 민주노동당 의원단과 무소속 임종인 의원 뿐이었다. 유시민은 이날 국회본회의에 참석해 찬성표를 던졌다.

유시민은 2007년 대선 예비 후보 시절에 발간한 <대한민국 개조론>이란 책에서 의료산업 시장화를 통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고, 이런 발상이 노무현 정부의 핵심 플랜인 ‘비전 2030’과 연계돼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노무현 표 한미FTA도 일단 발효되면 경제자유구역 내 국내 자본의 영리병원 진출을 막을 수 없고, 이것이 의료보험 민영화로 가는 참병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열린우리당 의원이었던 최재천조차도 2008년에 지적한 바 있다. 설상가상으로 그뒤 경제자유구역 지정도 더 확대돼 왔다.
 
도둑이 뒷문으로 들었는데, 문지기가 앞문 막았으니 죄가 없다고 하면 누가 인정해 주겠는가. 참여당의 과거와 현재는 이렇게 연결돼 있고, 유시민은 지금 명백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 잘못을 인정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과거 행적을 거짓으로 감추면서 입장을 바꾸는 것을 누가 진정성 있는 좌선회라고 볼 수 있겠는가.


음주운전
 
그런데도 유시민은 자신들에 대한 신자유주의 규정에 반감을 드러낸다. “종북”, “빨갱이” 낙인과 같다는 것이다. “당시 정책 중 신자유주의 정책 있었다. 그 점에 대해서는 미안하다. … [그러나] 신자유주의 추종자라는 [규정은] … 아주 비민주적이다.”
 
술 먹고 운전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격이다. 신자유주의 정책도 폈지만, 복지도 늘렸으므로 신자유주의가 아니라고 한다면, 이명박 정부도 신자유주의가 아니다. 그러면, 진보진영은 근 15년 동안 유령과 싸우고 있단 말인가.

이런 모순을 지적하며 참여당의 진보대통합 참여를 반대하는 진보세력에게 유시민은 “탐미주의적 열정”이라고 비꼬았다. “큰 불이 나서 난리인데, 좀 더 우아하고 고상하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그러나 참여당이 진보대통합에 쉽게 끼지 못하고 “자존심을 굽히[는]” 정치적 비용을 많이 쓰고 있는 까닭은 본인 스스로 지적했듯이 참여당이 너무 오른쪽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05년 노무현의 대연정 제안을 옹호하며 “[민주노동당과의 타협은] 한나라당과의 타협을 위해 오른쪽으로 이동해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왼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 타협의 정치적 비용이 민주노동당 쪽과 할 때 훨씬 더 많이 들어간다”고 말한 바 있다.
 

계급과 국익

지금도 이백만은 한나라당에게 “지지층이 강한 반대를 하더라도 [한미FTA 등] 국가의 장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라면 소신껏 추진했다. 이게 바로 ‘노무현 정신’”이라고 일갈한다. 유시민은 신자유주의 비판에 “대통령이 국민 일부에만 맞는 정책 패키지를 선택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고 답한다.
 
이처럼 참여당이 계승하는 노무현 정신은 노동자·민중의 이익보다 ‘국익’을 우선하는 정치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사회는 계급사회다. 계급 사회에서 정치는 어느 계급을 대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국익’ 정치는 모든 계급을 대변하는 정치가 아니라 국가를 지배하는 세력의 이익을 보호하는 정치가 변장한 것에 불과하다. 참여당이 친기업가 정당이란 건 그래서다.

가뜩이나 세계경제가 커다란 위기 속에서 그 지속불가능성을 의심받고 있는 때, 대중과 함께 
반자본주의 대안을 모색해야 할 진보정치세력이 자본주의를 수호하려는 [그래서 앞으로 계속 동요할] 친기업가정당과 당을 합쳐 공생 발전한다는 것은 아무리 좋게 봐도 헛발질이다.  
 
지난해 참여당은 건강보험료를 보편적으로 인상해 보장성을 높이자는 ‘건강보험하나로’ 운동조차 재정 안정성을 해쳐 국익에 역행한다며 비판하는 정책연구서를 낸 바 있다.

“일을 도모하기 위해 필요하면 입장을 바꾸”는 유시민과 참여당의 실용주의 정치는 계급 기반과 득표 기반이 다른 엘리트 정치의 전형적인 특성이다.
 
참여당이 “자본주의의 한계와 폐해를 극복하며 … 초국적 자본과 재벌 등 모든 독점 권력을 반대하고, 노동자, 민중이 … 사회생활 전반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정치권력을 수립하기 위한 진보적 대중정당”에 함께하겠다면서도, 강령에 “기업하기 좋은나라”, “군사력의 강화” 등을 포함하고 한미FTA를 여전히 지지하면서 민주노동당 노동정책을 “친노동·반기업”이라고 비판할 수 있는 이유다.
 
이런 당과 함께 정권 교체를 추진하다간 노동자들에게서 진보정치의 신뢰만 잃을 것이다.
  1. 당시 이명박 정부는 복지부가 나서서 의료민영화가 아니라고 해명했는데, 유시민의 해명과 비교해 보면 재밌다. 참여당과 통합이 한나라당 반대도 일관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경고를 잘 새겨야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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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수임기관이 7199시간 회의 끝에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문제를 “진보신당과의 통합 문제가 일단락 된 후, 최종 결정한다”고 결정했다.

권영길 의원, 이병수 대구시당 위원장 등 국민참여당 합류 반대파들은 소수파였다. 이정희 대표와 장원섭 사무총장, 김창현 울산시당 위원장 등은 “당장 통합을 추진한다”를 원안으로 제시했고, 우위영 대변인 등은 표결로 원안을 통과시키자고 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일부 서울 지역 위원장들이 비공개 회의장 밖에서 지도부의 의도에 반대하는 팻말 시위를 벌이고 당내 서명운동이 벌어지는가 하면,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져 일부 지역에서 노동자 당원들의 집단 탈당 경고가 나오는 등 당 안팎에서 반대 목소리가 서서히 결집한 효과로 당권파 지도부는 수임 기관 안에서 다수인데도 원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이는 그동안 국민참여당과도 통합 가능하다는 생각을 밝혀 왔고 심지어 유시민에게 경기도지사 단일 후보 자리까지 양보했던 진보신당 심상정 전 의원이나 6월말 국민참여당도 통합 대상이라고 밝혔던 노회찬 전 의원이 최근 다시 말을 바꾼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718일 민주노총, 진보 양당, 사회단체, 진보학계를 망라한 인사들이 주최한 토론회에서도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이나, 이를 염두에 두고 진보정당의 강령과 실천이 우경화하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다는 것이 드러났다.

친자본주의 정당인 국민참여당을 무원칙하게 진보대통합에 포함시키려는 진보정당 일부 지도자들의 행태에 비판적인 압력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이는 진보대통합을 앞두고 진보정치의 우경화에 반대하는 다양한 세력들이 효과적으로 힘을 모아 한목소리를 낸다면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행보를 좌절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


이 때문에 국민참여당은 공식 논평에서 “대통합이 결코 쉽지 않은 길임을 보여 준다. 국민참여당은 … 민주노동당의 고뇌와 고충을 이해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번 결정은 당장 통합 논의를 하겠다는 것은 막았지만, 민주노동당 경기동부(와 울산) 당권파 지도부가 국민참여당과 통합하려는 시도를 공식화하는 것까지는 막지 못했다.


진보의 자격


첫째, 수임 기관 회의의 결정문은 “국민참여당이 5.31 연석회의 최종합의문과 부속합의서에 동의하고 참여정부의 오류와 한계를 일정하게 성찰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이 진보대통합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인정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둘째, 국민참여당의 참여 문제를 놓고 “당원 및 노동자 농민 등 기층 민중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겠다고 결정했다.

이는 이미 민주노총 산별대표자회의가 613일 “진보정당의 통합을 앞둔 엄중한 시기에 국민참여당과 관련된 논란은 부적절한 것임을 확인”했는데도 이 결정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이제는 민주노총의 결의마저 무시하고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셋째, “진보신당과의 통합 문제가 일단락된 후, 최종 결정한다”고 한 것도 문제다.

이것이 ‘통합한 후’에 최종 결정하겠다고 하는 것이라면 국민참여당의 합류를 반대하지만 진보대통합은 찬성하는 진보 대중과 진보정당 당원들의 참여를 막는 효과를 낼 것이다.

그런데 “통합 문제가 일단락된 후”라는 문구는 여의치 않을 경우 아예 진보신당과 당대당 통합을 포기하고 국민참여당과 통합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진보대통합을 진보대분열로 만들 수도 있는 위험한 결정인 것이다.

그래서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도 “당혹스럽다”며 “논란의 불씨를 계속 남겨 놓았”다고 논평했다.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그동안 당대회 등 당내 공식 대의체계 안에서 국민참여당과 통합을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당원들의 의혹 제기와 비판이 나올 때마다 ‘당은 공식 결정한 바 없다’며 대답을 회피해 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경기동부(와 울산) 당권파 지도부가 장악한 수임 기관의 비공개회의에서 [친자본주의인] 자유주의 정당과 통합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진보대통합의 원칙을 훼손한 당 지도부가 진보정당의 당내 민주주의마저 완전히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민주노동당 당대회와 중앙위원회는 “진보대통합”을 결정하고 추진하기로 해 왔지 진보정당이 아닌 정당과 통합은 결의한 바가 없다.[각주:1]

당권파는 당대회에서 새로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할 안건을 자신들이 장악한 비공개 회의에서 통과시키려 한 것이다. 형식 논리로만 봐도 수임기구의 결정 시도 자체가 월권 행위이고, 당론 위배인데도 말이다.

이 역시 당의 우경화와 무관하지 않다. 친자본가적 정당일수록 상층 지도자들 몇몇이 당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비민주적


한편, 국민참여당이 진보진영 연석회의 합의문의 내용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통과시킨 까닭을 유시민은 당시 자기 당 중앙위원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이 동의는 문을 열고 들어가는 형식에 불과하고, 일단 논의 자리에 들어가서 우리의 내용을 반영하도록 하겠다.”

유시민에게 합의문 승인은 쉽게 말해 진보대통합 논의 안에 들어와서 헤집어 놓겠다는 ‘트로이의 목마’ 정도에 불과한 것이다.

실제로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고려해 노동”계급”과 사회주의 “이념”을 강령에서 폐기해 버린 민주노동당 지도부와 달리 국민참여당 지도자들은 진보진영 연석회의 합의문과는 완전히 배치되는 자신들의 강령은 ―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보장”하고 “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군사력을 강화”하겠다는 ― 털끝만큼도 건드리지 않고 있다.

이런 강령과 태도에서 참여당이 노동운동에 기반한 진보정당들과는 완전히 다른 계급 기반을 대변하는 친자본주의 정당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참여당은 [평당원 구성과 일부의 지향과 관계없이 실제로는] 노무현 정부의 고위 관료 출신 정치인들(과 이들과 연계된 상층 중간계급 인사들)이 지배하는 당이다. 

유시민은 이제 “노무현 대통령을 대신해 사과할 자격이 나에게 없다”면서 “주관적으로는 둘 다 피해자”라거나 “민노당이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망하게 함으로써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았냐는 의구심이 있다”는 궤변까지 늘어 놓고 있다.

그런데 이런 적반하장을 논박하며 참여정부의 과거와 그 주축 인사들에게 “우리는 노동자·민중을 대신해 너희들을 용서할 자격이 없다”고 꾸짖어야 할 진보정당 지도자들이 오히려 국민참여당 지도부에게 진보대통합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인정해 주려고 애쓰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수임기관의 결정은 국민참여당의 진보대통합 합류와 이로 말미암은 진보정치의 우경화에 반대하는 다양한 세력들에게 가능성과 경고를 동시에 줬다.

이제 진보대통합을 우경화시키려는 시도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들은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경기동부(와 울산) 당권파의 행보에 일단 제동을 건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더욱더 힘을 모아 강력한 운동을 건설해 나가야 한다.

  1. (※ 6월 19일 정기 당대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건설 방침’ 中 2번 항, “민주노동당은 신설합당 방식으로 진보신당 등 타 정당을 포함한 진보진영과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을 건설한다.”) (※ 6월 19일 정기 당대회가 만장일치로 승인한 ‘진보대통합 연석회의 합의문’ 中 2번 항, “‘진보정치대통합으로 설립될 새로운 진보정당’이 보수세력, 자유주의 세력과 구별되는 진보정치세력의 독자적 발전과 승리를 위해”)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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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내가 민주노동당 홈피 당원토론방에 쓴 글(☞ 이정희 대표 유감/보완 글)에 달린 반론 댓글과 그에 대한 내 댓글이다.


우리dlp

1. 당 대표로서 출판기념회를 가지면 안되는지 궁금합니다. 게다가 본인도 "공식 당무는 아니"라고 밝힌바 있는데, 출판기념회를 하려면 허락을 맡아야 하는건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이미 출판기념회 관련한 이야기는 한달이상을 떠돌았었고, 그래서 연기도 됬었는데, 이 과정에서 무수한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했을거라 생각하는데 당게에 올라오지 않으면 당내 민주주의를 무시하는건지 또한 궁금하네요. 


2. 최고위 회의록 찾아봤습니다. 김성진 최고께서 "책 출판하시는 겁니까?"라고 묻네요. 제가 보기엔 몰라서 물었다기보단, 확인의 차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미 지난 1월, 3월등 민중의소리에서 기획을 할 때마다 향후 책으로 낼 것이다라며 몇차례 공표했던 사실인데.. 많은 일반당원들도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인데 과연 몰랐을까 싶기도 합니다.


또한, 지난 연석회의에서는 동의하는 세력은 함께한다고 문을 열었었고, 참여당이 함께 하고 싶다고 했었죠. 이에대해 지금 우리-신당 양당간 협상이 중요하니 합의후에 논의하자며 미뤄왔었습니다. 5.31일 합의도 되었고, 이제 참여당을 받을지 말지, 안받으면 이러저러해서 못받는다라고 하는 어찌보면 밀린숙제를 처리하고 가는 것 필요한 일 아닐까요?  어찌되었든 끼워달라고 한 상대에 대해 '가부'를 알려줄 필요도 있는거구요. 이 얘길 정리하자고 한게 잘못한 일인지 싶습니다.


3. 문제 해결과 반성은 다릅니다. 물론 반성없는 미래는 의미없겠지만, 해결하기 위해 반성하자고 하는것은 옳은 표현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해결하기 위해서는 힘을 키워야지요. 이정희 대표가 "반성을 요구하는것이 적절치 않다고 했습니다" 해석하고싶은 사람의 의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겟지만 저에게는 "반성을 핑계로 함께하고자 하는 과거의 잘못이 있는 사람을 내치지는 말자"라고 들립니다. 

혹시라도, 반성을 요구하지 말자해서, 우리가 "정리해고 도입, 한미FTA, 비정규직 등 노동악법, 공공서비스 민영화, 국민연금 개악, 해외 파병"등을 또다시 결정해야 한다면 그때 한미FTA를 찬성하고, 정리해고를 도입하고, 노동악법을 생산하고... 하겠다는건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이라도 정리해고 실수였다. 한미FTA미안하다, 노동악법 되돌리자 하는 세력이 있으면 누구와도 손잡고 현실에서 바꾸기 위한 힘을 키우는것 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4. 제가 무식해서 그런진 몰라도, 계급정당과 대중정당이 공존할수 없다곤 생각지 않습니다. 다행히 님께서도 "계급정당과 대중정당은 대립되는 게 아닙니다"라고 이야길 하고 계시구요. 저도 유시민 건방지다 생각합니다. 전에는 "민주노동당은 동지는 많으나 친구는 없다"고 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기층당원들의 힘을, 그들의 삶을 보지 못한 건방진 언행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참여당과 통합이, 유시민 한사람과 통합이라 생각지 않습니다. 유시민과 통합 안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 갈 수 있는 수많은 참여당 당원을 잃는것은 안타깝습니다. 그들속에는 민주주의와 노동, 평화, 복지, 인권등과 같은 가치에 동의하며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굳이 그런 사람들과 계급이네 대중이네 하며 갈라서 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런 마음이었다면 애초에 "종북정당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진보신당과의 협상은 불가능 했겠지요. 


5.  현실을 바꾸는 모든 방법에서, 견인해 낼 수 있었다면 , 그걸 실현하지 못한 것 또한 아쉬움이겠지요. 

조금 다른이야기로 "흔히 진보의 정책에는 저작권이 없다"라는 표현을 합니다. 꼭 우리가 실현하지 못해도, 우리가 내걸었던 공약이라 하더라도, 다른 정권이 이를 실현한다면 그것으로 의미 있다는 표현이지요. 지금은 안그렇지만, 한나라당에서 전면 무상급식을 실현하고, 정부책임등록금제를 실시하고, 최저임금을 노동자평균임금50%로 한다면, 왜 우리를 따라하느냐 할게 아니라, 쌍수를 둘고 환영할 일입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 역시, 국회의원 배출 역시 현 제도권안에 들어가 현실을 바꾸는데 조금이라도 더 힘을 발휘하기 위한, 우리에게 불리하기만 한 법과 제도를 바꾸기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이정희 대표의 본회의 반대토론으로 대표적 반민생법안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부결시킨 적이 있었지요.) 가능하면 이렇게도 막고, 저렇게도 성사시키고 해야 합니다. 이런 아쉬움을 두고 한 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진짜 진보의 힘은 노동 대중의 각성과 자주적 행동력 만이 아니라, 이 주변으로 보다 많은 중간층을 인입해내는 것이며, 이를 토대로 실제 노동대중과 중간층의 현실을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거꾸로 생각하고 있다. 그들처럼 하다간 영토를 확장하긴커녕 자칫 자기 살던 집마저 무너질 수 있다.


우리dlp님의 의견에 답변하겠습니다. 


1. 당 대표로서 출판기념회를 하면 안 되는 거냐고 물으셨습니다. 여기에 중요한 단어가 빠진 것 아시죠? 저는 진보정당 대표가 비진보정당 대표와 책을 내고 출판기념회를 하는 걸 문제 삼은 겁니다. 


2. 최고위 회의록 말씀하셨는데, 회의록을 정확히 옮기면 “출판하는 것은 사실이예요?”라고 돼있습니다. 김성진 최고위원이 속으론 미리 알고 있었는지 저는 알 길이 없죠. 그러나 님이 적은 “책 출판하시는 겁니까.”와 회의록의 정확한 문구는 미묘한 뉘앙스와 해석의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반론을 위해 인용할 땐 정확히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3. 문제 해결과 반성은 다르다고 말하셨습니다. 저는 반성 자체가 문제 해결이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문제 해결의 핵심은 힘이죠. 저는 그 필요한 힘을 국참당과 통합 노선이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하는 거죠. 무엇보다 노무현 정부의 과거 실책은 지금 민중을 옥죄는 현실입니다. 과거 성찰은 그래서 진보의 현재 과제와 연결돼 있다고 주장한 겁니다. 힘을 발휘하려면 한 방향으로 힘을 집중해야 하는 법입니다.


사실 저는 유시민 등에게 반성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웃기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안이한 사고의 허점을 국참당이 이용한 거죠. 합의문을 승인해서. 정작 자신들의 강령은 하나도 안 바꾸면서요. 진보신당의 합의문 문제 트집잡아 연석회의 깨고 나면 연석회의 합의문은 아무 의미 없는 문서 됩니다. 그러면 유시민과 국참당은 그 합의문 때문에 발목 잡힐 일 없습니다. 


4. 참여당 당원 가운데 진보적인 당원들과 함께하자고 하셨습니다. 저도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들을 진짜 진보정당 지지자, 당원으로 만들고 싶다면 이정희 대표를 비롯해 일부 진보정치 지도자들이 국참당 지도부를 진보로 포장해 주는 걸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그들이 더 왼쪽으로 옮길 이유를 없애는 어리석은 짓입니다. 


5. 노무현 정부를 견인해 낼 수 있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정부에 참여해서 견인하겠다고 민주노총이 그 무리수를 둬가며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했지만, 노사관계로드맵과 비정규직악법이라는 철퇴를 맞았을 뿐입니다. 

그리고 자본가당의 행정부에 각료로 참여하는 것과 이정희 대표가 민주노동당 이름으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깁니다. 이건 논점을 왜곡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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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5 14:55:06



5-1. 우리 당은 노동자정치세력화 프로젝트를 핵심으로 해서 만들어진 당입니다. 그래서 이 당의 계급기반은 노동입니다. 중간층, 즉 중간계급 대중을 끌어당기려면 노동의 힘이 강력해 그들이 우리를 신뢰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일의 선후관계가 분명한데, 이를 대립시키고 중간층 흡입을 위해 노동 정체성을 약화시키자는 것은 사실상 노동계급정당이라는 정체성을 포기하자는 것이고 실제로 개혁을 쟁취할 힘을 약화시키는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님의 글 마지막 문단이 이런 주장이라고 단정해 비판하기엔 조금 짧고 모호합니다. 그래서 논지를 분명히 하는 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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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sunday

 용서라고요? 진보신당은 용서를 받는다는 말 자체로도 우리와 함께하지 않을 것 입니다.

 왜냐면 그들의 기준은 용서를 빌어야 할 주체는 우리지 그들이 아닙니다.

 정신 똑바로 차리십시요. 그 사람들은 우리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대다수 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자기들의 존재의의이자, 단결을 꾀하는 구심점으로 활용하였습니다.

 노동자 정치? 민중? 그 어느것도 진보신당 내에서 '종북주의'보다 더 강한 단결을 이끈 사항은 없었습니다.  님이 용서를 하던, 우리가 용서를 하던 그것은 지금 그들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진보대통합이 확실하게 한걸음 나아간다면 저는 국민참여당이 지난날에 대한 확고한 반성과 권력에 대한 욕구를 거세하지 않고 손쉽게 우리를 이용해 진보란 방패를 얻는 것에 반대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의 무조건 적인 배제는 민심을 거스르는 큰 패착이 될 것 입니다.

 민심은 통합을 원했고, 그러기에 우리가 진보대통합을 외치는 것이고, 진보대통합이 그나마 힘을 얻어 진보신당이 합의안에 대한 '인정'이라도 한 것 입니다. 그리고 그 민심에서'배제'란 것은 우리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2011.07.16 00:02:44
김문성

님의 마지막 문장에는 동의합니다. 

민심은 통합을 원했고, 그러기에 우리가 진보대통합을 외치는 것이고, 진보대통합이 그나마 힘을 얻어 진보신당이 합의안에 대한 '인정'이라도 한 것 입니다. 그리고 그 민심에서'배제'란 것은 우리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은 진보신당과 통합을 해야 합니다. 엄밀하게 말해서 누가 누굴 용서할 처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분당 당시 탈당파나 당권파나 우경화와 패권주의라는 잘못을 저지른 건 마찬가지입니다.

구원(舊怨)을 떨치고 현명한 방법을 찾아 진보 대중의 단결 염원에 부응해야 합니다. (제 본의는 용서하자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진보신당에 대한 어떤 감정이든 우리 스스로 결단을 내려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말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국민참여당은 실제로는 진보가 아니므로 진보신당 문제와 함께 다뤄질 문제가 아닙니다. 국참당은 우리가 ‘배제’하는 게 아니라 애초에 해선 안 되는 통합인 겁니다. 진보대통합을 바란 민심의 다수가 국민참여당을 진보로 본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일 그런 민심이 생긴다면 그것은 민주노동당 일부 지도부가 국민참여당 지도자들을 진보로 색칠해 주고 있기 때문이고, 상시적(묻지마) 야권연대에 충성을 다해 왔기 때문입니다. 국참당이 진보냐와 상관없이 통합하라는 민심이라면, 그 민심은 민주당과도 통합하라는 민심일 겁니다. 

국참당이 진보라는 진보정치 지도자들은 사기를 치는 것이고, 진보는 아니지만 국참당과 통합하자는 지도자들은 그렇다면 왜 민주당과는 통합할 수 없는지부터 설명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가능할까요?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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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대표는 노동자 진보정당의 대표답게 행동해야 한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713일 유시민과 함께쓴 책의 출판기념회 참가 여부를 두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고민을 토로했다.

이 보도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의문은 이 출판기념회가 문제가 된 것은 진보정당의 대표로서 적절한 행보냐가 쟁점인데, 당기구나 당원게시판이 아니라 왜 페이스북에서 여론을 수렴하는 척하냐는 것이다. 그것도 출판기념회를 하루 앞둔 시점에 말이다.

여러 당원들이 당대회 때도 국민참여당 문제로 질문과 의견을 많이 냈고, 당원게시판에도 비판적인 글들과 학생위원회 유시민 초청 논쟁이 벌어졌다. 당대표라면 당연히 당기구와 당원게시판에서 먼저 당원들의 의견을 듣고 묻고 토론하고 해야 하는 것 아닐까.

그래서 나는 이정희 대표가 당내 민주주의를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갖게 된다. 이 의문은 이정희 대표의 개인적 행보를 보면서 더 짙어진다.

공개된 612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이번 책의 출판 여부는 당 최고위원들도 몰랐던 듯하다. 이정무 <민중의소리> 편집장의 변으로는 이미 올해초부터 이 책의 기획은 진행돼 왔다.

이정희 대표는 이 책의 서문에서 “꽃길을 내고 길 폭을 넓혀 함께 걸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심지어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에게 보낸 610일치 공개편지에서도 빨리 국민참여당 합류 여부를 결정하자며 채근하기까지 한 바 있다.

그리고 국민참여당은 최근에 진보정당과 반 년 넘게 통합에 관한 대화를 해 왔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정기당대회에서 당대표와 지도부들은 반복되는 질문에 국민참여당과 통합 등 관계 문제는 당에서 공식으로 논의하거나 결정한 바 없다고 답했는데, 막상 당 대표는 국민참여당과 거리좁히기를 개인적으로 지속해 왔던 것이다.

사진 출처: 국민참여당 웹사이트.


이정희 대표는 이런 행보를 비판하는 이들에게 “과거에 대해 반성을 요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정희 대표의 본인의 경험이 그러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국민참여당의 진보대통합 참여에 반대하는 많은 당원들과 진보 활동가들이 문제삼는 ‘과거’는 단지 옛날의 안 좋은 기억 문제가 아니다. 정치적 지향과 기반에 관한 문제이고, 현재의 정치적 과제 문제.


과거는 묻지 마세요?


울부짖으며 저항하는 국회 밖의 민중과 의사당의 민주노동당 의원들을 내팽개치고 저들이 통과시킨 악법이 한두 개가 아니다.

정리해고 도입, 한미FTA, 비정규직 등 노동악법, 공공서비스 민영화, 국민연금 개악, 해외 파병 등 민주당 정권 10년이 만든 죄악이 이명박 정부의 도움을 받아 아직도 살아서 노동자·민중에게 고통을 안기고 있는데, 이를 앞장서 해결해야 할 진보정당이 그들의 과거를 묻지 않는다면 어떻게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겠는가.

무엇보다 이명박 정부가 등장한 배경에는 오히려 노무현 정부의 개혁 배신이 대중의 환멸을 낳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 있다. 진보정당이 질적으로 그들과 다른 정치를 제대로 추구하지 못했던 대가로 노무현 정부의 실패를 기회로 바꿔놓지 못했다.

그래서 과거에서 진짜 배워야 하는 교훈은 진보정당이 자유주의 자본가당들 사이에 있는 차이를 흐리는 게 아니라 분명히 하면서 단결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정희 대표는 [국민참여당이] 진보의 방향으로 발걸음을 떼어주신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한다. 국민참여당이 진보대통합 합의문을 승인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그러나 유시민과 국민참여당 지도부는 기존 진보정당들을 ‘계급적[이념적] 진보정당’이라고 부르면서 자신들은 ‘대중적 진보정당’을 지향한다고 선긋기를 분명히 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이정희 대표도 이에 동조했다. 그런데 유시민과 참여당 지도부의 이 용어법은 우리를 소수의 골방분자로 매도하려고 의도된 것이다.


계급 vs 대중?


계급정당과 대중정당은 대립되는 게 아니다. 한국에서 우리가 대변하고 설득해야 할 노동계급 대중이 17백만 명에 이른다. 집권을 거부하는 것도 아니다. 저들의 용어법은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목표로 탄생한 민주노동당을 경멸하는 편견의 표출이고 진보대통합을 교란하려는 의도된 상징 조작에 불과하다.

유시민은 건방지게 진보정당에게 ‘정부에 반대하고 민주당과 차별화’하면서 투쟁하고 계급을 내세우는 ‘소수파 전략’을 포기하라고 말한다. 참여정부에 반대만 해서 한나라당이 살아나게 한 것에 진보진영도 성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진보대통합 합의문에 동의한다면서, 이 합의문의 지향·정책과 정면 충돌하는 자신들의 강령을 바꾸지 않는다.

그런데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어떤가. 노동‘계급’과 사회주의 ‘이념’을 포기하면서 진보대통합 합의문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강령을 바꿔 버렸다. 유시민이나 국참당 지도부의 같잖은 충고에 단 한마디도 반론하지 않는다. 국민참여당과 가까이 하려다가 당 안팎에서 반발이 생기고, 애초 기획했던 진보 양당 통합마저 위태로워지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지금 국민참여당과 통합 논의 때문에 정작 자기 위치를 잃고 있는 정당은 어느 정당인가? 어느 당이 어느 당에게 끌려가고 있는가?[각주:1]

이정희 대표는 《미래의 진보》 서문에서 “참여정부가 시도한 개혁이 성공하지 못한 것은, 진보진영이 참여와 비판의 방법을 고루 활용하며 정부가 개혁과 진보의 길을 강력하게 밀고 가도록 해야 했으나 성공하지 못한 것과 마치 동전의 앞뒷면처럼 전체에서 잇닿아 있다”고 썼다.

얄궂게도 참여당 대변인이자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이던 이백만이 이 문구 그대로 이정희 대표의 말이라며 인용해 자기 트위터에 올렸다. 왜 그랬을까.

문제는 이것이 완전히 그릇된 평가라는 것이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2005 정부에 참여해서 친노동 정책을 견인하겠다 그 무리수를 둬가며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했지만, 노사관계로드맵과 비정규직악법이라는 철퇴를 맞았을 뿐이다.

한미FTA와 제국주의 전쟁 파병, 공공서비스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한나라당과 대연정 운운하는 정부에 진보정당이 어떻게 참여하나. 노동자 농민이 집회 현장에서 경찰에 맞아 죽는데, 진보정당이 그 정부에 참여하지 못한 것이 문제인가, 아니면 그 정부를 제대로 타격하지 못한 것이 문제인가.


FTA 반대? 재협상?


이정희 대표가 그렇게 평가하는 까닭은 결국 연립정부를 꾸리자는 결론을 유도하려는 셈법일 것이다. 그런데 참여정부 실패에 진보도 책임있다는 평가야말로 유시민 등이 자신들의 반성(성찰)을 전제로 진보정치세력에게 요구하는 것이고, 저들이 반성 시늉을 했으므로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에게 요구할 문제다.

저들의 반성을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사실은 진보정치세력을 함정에 빠뜨리는 길이다.

연합을 고려하는 지금에도 민주노동당이 이렇게 후퇴하는데, 연립정부를 본격 추진한다면, 이런 압력은 통합 진보 정당이 노동자·민중의 독자적 투쟁을 가로막는 구실을 하게 만들 것이다.

예를 들어, 왜 ‘한미 FTA 반대’가 당론인 당이 야권공동 요구 작성 때 ‘FTA 재협상’에 합의하는가. 야권연대를 하더라도 FTA 반대는 독자적으로 투쟁하고, ‘일방 비준 강행시 실력 저지’만 합의해서 그렇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지금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취하는 정책이야말로 기층 투쟁을 망가뜨리는 지름길이다.

정권 참여가 중요하다 해도 어떤 정권인지가 더 중요하고, 어떤 정권인지보다 노동 대중의 각성과 자주적 행동력이 더 중요하다. 그것이 진짜 진보의 힘이니 말이다. 국민참여당을 진보대통합에 끌어들이는 것은 이 힘을 분열시키고 혼란에 빠뜨려 마비시키는 길이다.

호위호식하며 민중을 억누르고 탄압한 참여정부 고위관료 출신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헛된 자신감 말고 기층의 대중투쟁을 조직해 개혁을 성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할 때다.

이정희 대표는 기층 민중의 투쟁의 전통을 이어받겠다며 노동자 정치세력화로 탄생한 정당의 대표라는 것을 다시 되새겨 한다.


※ 이 글은 민주노동당 웹사이트 당원토론방에 올린 글(☞ 바로가기)을 다듬어 <레프트21> 온라인 기사(☞ 바로가기)로 실은 것을 보완한 것이다.

참고: 이정희 대표가 알아야 할 것들 1 (☞ 바로가기)



  1. 국민참여당(과 민주당)과 연합하려고 그들의 문제점에 눈감는 행태는 마치 1920년대 제국주의 국가들과 우호적으로 동맹하려던 소련 지배자들과 코민테른의 행태를 떠올리게 한다. 역사가 아이작 도이처는 당시 “코민테른은 동맹을 숭배하는 병에 걸린 듯했다”고 쓴 바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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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의 분열과 진보대통합의 미래



▶맑시즘2011 : 변혁이냐 야만이냐, 7.21(목)~24(일), 고려대학교, 주최_ 다함께

6월 26일 진보신당 당대회는 진보대통합 연석회의 최종 합의문(이하 합의문)을 승인하지 않았다. 대신 ‘합의문을 인정하고 수임기구를 구성해 8월 말까지 2차 협상을 진행한다’는 특별 결의문을 채택했다. 협상 쟁점은 ‘합의문에 대한 이견, 참여당과의 통합 문제, 패권주의 극복, 당명과 강령’ 등이다. ‘분열은 공멸’이라는 위기감 속에서 진보신당 통합파와 독자파 일부가 가까스로 봉합안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러나 앞길은 여전히 어둡다. 우선, 통합파와 독자파 일부가 연합했는데도 합의문 승인을 위한 대의원 3분의 2 수준에는 못 미쳤다. 강경 독자파는 당대회 내내 반발했고, 고성과 삿대질이 오갔다. 통합파와 독자파 사이의 감정의 골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깊어 보인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는 진보대통합을 주도하는 개혁주의 지도자들의 잘못된 태도가 영향을 줬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당권파는 합의문이 나온 이후에 계속  진보대통합을 민주대연합(민주당 등과의 계급연합)으로 연결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특히 이정희 대표가 ‘과거를 묻지 않겠다’며 참여당까지 진보대통합에 포함시키려 하면서 진보신당  독자파의 강력한 반발을 자초했다.


진보신당 통합파 지도자들도 책임이 있다. 심상정 전 대표는 진작부터 연립정부를 구상해 왔고 노회찬 전 대표도 당대회 다음 날 ‘참여당도 통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참여당 대표 유시민은 진보 양당 당대회에 모두 초청받아 “동지가 되면 좋겠다”고 추파를 던졌다. 

민주노동당 당권파는 진보신당 당대회 결과를 두고도 합의문을 승인하지 못한 것만 부각하고 있다. 이것은 ‘진보신당이 합의문을 승인하지 못했으니 추가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주장으로 들린다. 그래서 진보신당은 “진보신당을 이후 함께할 동반자로 여기는 게 맞는지 의심케 한다”고 논평했다. 

결국 진보진영의 단결을 해치면서까지 야권연대, 연립정부에 관심을 가지는 일부 진보정치 지도자들 때문에 진보대통합의 의의가 훼손되고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점에서 ‘진보대통합이 야권연대와 연립정부의 통로로 전락하고 있다’는 진보신당 독자파의 주장은 일부 타당성이 있다. 참여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것도 옳다. 

노동자 계급은 하나가 아니다? 

그러나 진보신당 독자파가 진보대통합을 사실상 지지하지 않는 것은 문제다. 진보대통합을 ‘도로 민노당’이라고 부르는 강경 독자파 일부는 당대회에서 “민노당, 진보정당 아니잖아?”라는 팻말 시위까지 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명백히 노동자  진보정당이다. 

독자파가 야권단일정당론자인 복지파와 동맹해 합의문에 반대하는 것도 무원칙한 태도다. 이것은 독자파의 계급연합 반대 주장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강경 독자파의 리더인 장혜옥 전 전교조 위원장이 “통합 동지들에게는, 민노당으로 돌아가, 참여당과 어울려서, 민주당과 연합하는 수순이 쭉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과도하다. 그것은 결정돼 있지 않다. 더구나 그런 위험성이 있다면 거기에 개입해서 막으려고 하는 게 옳다. 

사실 최근 김현우, 장석준 등이 독자파의 ‘깃발’로 제시한 여성, 생태, 비정규직을 위한 ‘녹색사회당’ 노선은 이미 3년 전 진보신당 창당 때 제시됐던 것이다. 김현우는 “[녹색사회당] 노선이 새롭지 않은 것이라는 주장(비난)이 있다면, 그러니까 이제 그것을 사람들을 모아서 본격적으로 하자는 차이라는 답변 밖에는 할 것이 없다”고 고백한다.

더구나 그 내용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김현우는 “세상이 변했기 때문”에 “천만 노동자 총단결은 불가능하며 노동계급은 하나가 아니”고 “계급을 12개 범주로 구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조직 노동자”의 “보수화 경향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며 ‘불안정 비정규직 노동자’를 새로운 주체로 제시한다. 나아가 “임금인상하고 근로조건 개선하는 것으로 노동해방은 오지 않았다”며 “더 적게 만들고 더 적게 벌어도 자족하며 살 수 있는 사회”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이것은 노동계급의 단결과 투쟁보다는 그것을 해체시키는 주장이다. 남종석 진보신당 부산시당 동래ㆍ연제구 당원협의회 부위원장의 비판처럼 “‘노동자계급이여 안녕’을 위한 중간 과정”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주장을 듣고 있으면, 독자파들이 민주노동당 시절 ‘정규직 노동자 양보론’인 사회연대전략을 주장하고, 탈당할 때 “민주노총당”을 비난하던 것이 떠오른다. 

자본에 맞서는 정당은 단지 ‘비정규직만의 당’이 아니라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을 추구하는 ‘노동계급 정당’이 돼야 한다. 또 조직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투쟁 등을 지지하면서 그 힘을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구조 변혁 등을 위해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좌파는 조직 노동자에 기반을 둔 통합 진보 정당의 건설 과정에 개입해야 한다. 통합 진보 정당의 우경화를 방관하며 오히려 그것을 통해 자신들의 차별성을 내세울 기회로 여긴다면 종파적 태도일 것이다. 그 점에서 통합 진보 정당 안에서 별도 조직을 유지하는 대신 통합을 승인하자는 진보신당 김종철 전 대변인의 제안은 타당한 측면이 있다

진보신당의 좌파들은 민주노동당 자주파에 대한 경쟁심과 반감이 아니라 진보정치와 노동운동을 급진화시키겠다는 관점에서 진보대통합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노동자 대중이 지지하는 진보대통합 과정에 함께하면서 그 속에서 계급연합 노선과 싸워야 한다. 정치적ㆍ조직적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통합 진보 정당 안에서 좌파 블록을 구성해 진보 정치와 노동운동의 좌파적 강화를 도모해야 한다. 민주노동당 당대회에서 강령 개악에 반대한 3분의 1의 목소리는 이러한 투쟁의 잠재력을 보여 줬다.


<레프트21> 60호 | 발행 2011-07-02 | 입력 201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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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보대중의 단결투쟁 염원에 복무해야(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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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 새벽, ‘진보정치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에 (사회당을 뺀) 참가 단체들이 최종 합의문에 합의했다.

진보 대중 다수가 진보세력의 단결을 바랐던 만큼 연석회의의 통합 협상 타결을 환영한다.

최종합의문은 ‘새로운 진보정당’이 “세계 변혁운동의 이상과 역사적 성과를 비판적으로 계승하고 … 남한 자본주의와 북한 사회주의의 한계를 넘어서 … 노동자·민중이 … 사회생활 전반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정치권력을 수립하기 위한 진보적 대중정당”이라고 밝혔다. 

새 진보정당이 진보세력의 단결에 기초해 이런 지향대로 행동한다면 노동자와 진보적 학생들의 투쟁의지를 고무할 수 있을 것이다.

대통합파인 진보신당 박용진 부대표 등이 최종합의문에 반발하는 것은 진보대통합이 단일정당론으로 포장된 민주당으로의 흡수통합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이 점만 봐도 진보대통합을 비판적으로 ‘지지’하는 것이 진보정치의 보루를 지키는 데 더 유용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옛 이랜드노조 수석부위원장 출신 이남신 한국비정규센터 소장은 “전국적으로 이뤄진 이랜드투쟁을 지원한 핵심은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노동자, 여성, 인권, 시민사회단체들이었는데 분당 후 지원대책위 체계가 무너졌다”며 진보대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부속합의문으로 채택한 ‘20대 주요 정책과제’도 진보세력이 쟁취할 실천 과제로 손색이 없다. 비정규직 해소, 무상의료, 무상교육, 투기자본 규제, 핵발전 폐기, 국가보안법 철폐, 해외 파병 반대, FTA 반대 등.

연석회의는 또 앞으로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동의하는 세력과 개인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더 많은 진보 대중과 단체들이 합류할 수 있도록 개방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약속이 실질적으로 지켜져야 할 것이다.

제발 손에 손잡고 민주대연합으로 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단결 염원

 
한편, 일부에선 결렬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쟁점들이 모호한 문구로 절충됐다.

최대 쟁점이었던 2012년 대선은 “완주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 선거연대는 … 신자유주의 극복과 관련된 주요정책들에 대한 가치를 확고한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고 앞뒤가 서로 안 맞는 절충을 시도했다. 연립정부 문제는 아예 합의문에서 빠졌다.

북한 핵 개발과 3대 세습에 관해서는 “한반도 비핵화 … 등을 적극 추진”하고 “’북의 권력 승계 문제는 국민 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견해를 존중한다’는 문구로 정리됐다. 사실상 ‘새 진보정당의 주류’는 3대 세습을 비판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당 운영 문제는 “패권주의와 분파주의 극복”으로 “당 조직을 공동 운영”하자고 절충했다.

사실 연석회의는 그동안 자신들이 정한 합의 시한을 계속 어겨왔다. 3차 합의문은 4월을 넘겼고, 최종합의문 시한인 5월 26일도 넘겼다. 쟁점간 이견이 워낙 첨예했던 탓이다.

일각에서는 난항을 겪은 책임이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주류인 ‘경기동부’파에 있냐, 진보신당의 독자파와 사회당에 있냐에 분석의 초점을 두기도 한다.

여러 보도를 종합하면, 2012년 대선 선거연대에 찬성하는 민주노동당 자주파와 진보대통합시민회의 등 연석회의 주도 세력들이 “독자 완주”를 주장한 진보신당을 압박하고 사회당은 배제하는 모양새였던 듯하다. 결과도 그렇게 됐다.

사실 연석회의 난항의 근본적 배경은 연석회의 주도세력이 진보대통합을 민주대연합의 부속물로 여기면서 연석회의 논의 구도 자체가 우경화한 것이다.

예를 들어, 분당 전 민주노동당에게 대선 독자 완주는 당연한 ‘전제’였다. 2007년 대선에서 기대보다 낮은 득표 때문에 민주노동당 안에서 책임 공방이 일고 분열로 이어졌지만, 논쟁 당사자 누구도 ‘독자 완주’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금 연석회의 주도세력은 ‘독자 완주를 기본으로 한다’는 문구를 “양보”라고 부른다. 일부는 민주당과 공동정부도 꾸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경화


연석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진보대통합 논의를 미루고 4·27 재보궐 선거에서 야권연대를 추구했다. 이런 태도들이 연석회의 안팎에서 좌파적 반발을 낳았다.

현대차 비정규직과 KEC에서 ‘민주대연합’ 의원단이 투쟁을 망친 것에 대한 비판도 늘었다. 전북 버스 노동자들은 손학규 낙선운동을 경고했다. 울산 동구청장 선거에 이갑용 민주노총 전 위원장이 출마해 민주노동당 후보와 경합했다.

연석회의 주도세력이 패권적으로 나온 것은 바로 이런 배경에서였다. 좌파들과 현장 투사들의 반발을 피하려고 최종 협상은 밀실 협상으로 진행됐고, 이런 우경화와 패권주의를 비판한 ‘다함께’는 ‘반자본주의 단체라는 이유’로 연석회의에 포함되지 못했다. 진보신당과 사회당을 제외한 세력들이 사실상 담합해 두 당을 압박했다.

밀실협상은 불신을 더 증폭시켰다. 민주노총의  민주노총 임성규 전 위원장조차 “이탈자를 가속화하고 고립화하는 과정이 되고 있어 매우 불쾌하다”고 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최종합의문이 연석회의 주도세력 입맛대로만 되지 않고 절충 형태를 띤 것은 바깥의 비판과 압력 때문이었다. “자본주의 극복” 문구가 4차 대표자회의에서 빠졌다가 최종합의문에서 “자본주의 한계와 폐해 극복”으로 다소 완화돼 되살아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 과정에서 급진좌파의 참여가 봉쇄됐기 때문에 진보신당과 사회당이 좌파를 대변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진보신당 지도부는 일관성이 없었다. 오히려 애초의 원칙적 견해를 쉽게 포기해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지분을 보장받는데 더 관심있는 것 아니냐는 당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진보신당 독자파와 사회당은 그동안 야권 선거연대에는 거의 반대한 적이 없고, 주요 점거 파업을 방해한 야권 중재단에 진보신당 지도부가 참여한 것은 비판하지 않았다.

진보신당의 독자파 부대표들이 야권단일정당론자인 박용진 부대표와 함께 진보대통합 합의문에 반대 성명을 낸 것도 독자파의 일관성 부족을 보여 준다.[각주:1] 이래서 안타깝게도 독자파와 사회당의 민주대연합 반대 주장은 자주파에 대한 종파적 태도와 구별하기 힘들 때가 많다.


반북주의?


한편,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등은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핵 개발과 인권, 3대 세습을 비판하자는 견해를 ‘반북주의’라며 우파적 동기에서만 비롯한 것처럼 주장해 왔다.

진보신당 독자파 일부와 대통합파(복지파) 등이 북한 쟁점에서 우파 논리에 기대는 것은 사실이다. 최종합의문 발표 후 독자파 리더 중 한 명인 이근선은 우파 매체 <브레이크뉴스>의 칼럼 “진보신당은 종북정당에 연연하지 말라”를 당원 게시판에 올렸다. 대통합파인 최병천은 이를 지지했다.

김준수, 심재옥 등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추진위원회’ 위원 넷도 합의문 비판 성명을 내고 “미국과 남한의 가중되는 압박”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을 문제삼았다.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가 합의문에 ‘국민 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를 포함하자고 한 것은 이런 압력을 고려해서일 것이다.

그러나 동아시아 군사적 긴장의 주범인 미국 제국주의보다 북한을 주로 비판·반대하는 것은 균형 잡힌 태도가 아니다. 또 북한 지배자와 남한 민중 운동의 일부인 자주파는 구분해야 한다.

그러나 진정한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핵에 철저하게 반대해야 하는 진보의 원칙에서 볼 때, 북한 정권의 3대 세습이나 핵개발을 지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것은 단순히 친북으로 비치는 걸 피하자는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진보정당이 지향하는 대안사회의 모습에 관한 것이다.

북한은 노동계급이 민주적으로 사회를 운영하는 사회주의와 관계가 없다. 3대 세습은 바로 그런 비민주성과 억압성의 한 표현이다. 새 진보정당은 남북 양 체제 모두 반자본주의적으로 극복하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은 새 진보정당의 지향을 다루는 것이므로 2008년 “종북 소동”과도 다르다.

민주노동당 자주파 등은 6·15 선언을 근거로 북한 체제를 인정해야 한다고 하는데, 6·15 선언은 남북 통치자들 간의 합의다. 각자 나라에서 민중을 억압하는 지배자들이 서로의 통치 질서를 인정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거꾸로 말해 북한 정권이 남한 체제를 인정했으니 우리도 남한 자본주의를 대안사회로 인정해야 할까. 아니지 않은가.

그러나 진보정당은 달라야 한다. 이번 합의문은 진보신당은 물론이고 “북한 사회주의의 경직성”을 “극복”하겠다고 한 민주노동당의 기존 강령에서도 후퇴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민주노동당 자주파 일부(경기동부)와 이정희 대표가 북한 비판 자체를 모두 싸잡아 반북주의·반공주의 취급하는 것은 왜곡이다.

 

공동전선
 
결국 최종합의문은 핵심 쟁점에서 좌파와 현장 투사들에겐 불만족스럽게 절충됐다. 그래서 연립정부 반대와 북한 정권 비판을 요구했던 진보신당은 내분에 빠지는 듯하다.

다함께와 <레프트21>은 진보 대중의 단결 염원을 받아 안으면서도 첨예한 쟁점이 오히려 분열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각 단체의 독자성을 보전하며 합의가능한 행동강령 중심으로 뭉치는 공동전선 형태가 효과적이라고 주장해 왔다. 단일정당 형태를 취하더라도 운영 원리를 이를 반영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다.

무엇보다 연석회의 주도세력이 새 진보정당을 우경화로 이끌어 가려는 상황에서 급진좌파가 개입하는 것에 더 유리한 것은 공동전선적 당 운영일 것이다.

연석회의가 통합진보정당 추진위원회를 개방하기로 결정했는데, 연석회의는 그다양한 진보세력에게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급진좌파도 이 기회를 이용해 진보대통합이 민주대연합의 부속물로 추락하지 않도록 개입해야 한다.

성공회대 서영표 연구교수의 지적처럼 “진보대통합이 정치적 과정이라면 이미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 과정에 개입하는 정치적 주체들이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서 그 성격과 방향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연석회의 주도세력도 민주대연합 따위를 일방적으로 추구하거나 추진위 개방을 국민참여당을 위한 장치로 만들려 하면 애써 마련한 진보대통합의 신뢰를 무너뜨릴 것이다.

진보 대중이라면 누구나 한나라당 정권을 교체하고 싶어한다. 문제는 정권교체 자체로는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혁의 진정한 동력은 언제나 아래로부터의 투쟁의 힘이었다.

정권 교체는 대중투쟁의 사기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만 의의를 찾아야 한다. 그것이 기업주와 관료, 사법부와 군부 등 선출되지 않은 권력들이 양보하도록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수단을 목적으로 여기는 것은 개혁주의의 고전적 사고방식이다.

또 민주당은 반MB 야권연대하자면서 한EU FTA 통과에 합의하는 등 이중성을 보여 온 것은 민주당이 대중의 표를 얻어야 하는 의회주의 정당이지만, 근본적으로 자본가계급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정당과 연립정부로 개혁을 성취할 수 있다는 생각이야말로 몽상이다.

새로운 진보정당의 과제는 진정한 사회 변화를 목표로 단결된 대중투쟁을 건설하는 것이다. 그래야 민주대연합 등 선거주의 압력을 이겨내고 진정한 사회 변화에 헌신하며 진보정치의 독자성과 대중성을 함께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6.1)
  1. 이들은 민주당까지 포괄하는 정당을 만들려고 민주노동당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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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 5 6 3차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 합의문에는 새로운 진보정당이 추구할 가치와 정책과제 20개가 담겼다. 주로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해 ‘민영화 반대’와 ‘보편적 복지’ 등 진보적 요구를 담고 있는데, 진보적 사회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이라면 흔쾌히 지지할 만한 내용들이다.

그런데 합의문 원안에 있던 “궁극적으로 자본주의를 극복함으로써”라는 문구가 최종 논의 과정에서 삭제됐다.

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을 위한 시민회의(이하 시민회의)’의 삭제 요구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등이 수용한 것이다.

시민회의는 이 회의에서 “자본주의 극복”을 빼고 “자본주의 폐해 극복”을 넣자고 했다고 한다.

시민회의는 국민참여당을 진보진영 연석회의에 참가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자본주의 극복” 문구가 보수 언론에 이용될 수 있다는 걱정도 했다고 한다.

결국 시민회의는 국민참여당이 진보대통합 참가에 부담스러워 할 ‘너무 센’ 문구를 삭제하자고 한 듯하다. 명백히 오른쪽의 눈치를 보는 것이다[각주:1].

이처럼 개혁적이지만 친자본주의적 한계가 있는 정당[각주:2]까지 통합의 대상으로 삼으며 “자본주의 극복” 문구를 합의문에서 삭제한 것은 명백한 후퇴다.

물론 새로운 진보정당이 폭넓은 단결을 목표하기 때문에 개방적이고 유연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고 중요한 진보적 가치가 훼손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 극복’ 문구 삭제는 부적절하고 불필요한 후퇴다


첫째, 상징적인 의미에서 후퇴다.

궁극적으로 자본주의를 극복” 문구는 연석회의 참가 단체들의 집행 책임자 회의에서 ‘다수안’으로 채택된 것이며, 이 잠정합의안은 이미 공개된 바 있다.

이 문구가 다수안이 됐던 것은 이미 기존 진보정당들이 이미 ‘자본주의 극복’을 기존 강령에 상징적으로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은 “사회주의적 이상과 원칙을 계승 발전”을, 진보신당은 “자본의 지배 자체를 극복”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둘째,반자본주의’[각주:3]라는 시대적 과제에도 안 맞다.

현재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가 심각해 지면서 도처에서 민중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

각국 지배자들이 자본주의를 위기에서 구출하려는 시도는 경제 위기에 책임이 있는 기업주들을 살리는 대신 세계적 물가인상과 복지 삭감, 실업 증가와 대중의 소득 축소를 낳고 있다.

자본주의적 경쟁이 불러 온 전쟁과 핵 공포, 기후 변화의 위협은 또 어떤가.

이런 위기를 배경으로 중동에선 친제국주의적이며 신자유주의를 추구한 독재 정권을 타도하는 민중 혁명이 터져 나왔다.

이처럼 반자본주의적 지향이 더더욱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그것을 삭제한 것은 후퇴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위기의 시대에 이번 3차 합의문에 포함된 “토지 사회화”, ”보편적 복지” 등을 실현하려면 다소간 모호하더라도 모종의 반자본주의 목표와 수단을 진보진영이 채택해야 한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3차 합의문에서 추상적이나마 반자본주의 가치 지향을 담은 표현이 사라진 것이다.

이런 진보진영 연석회의 3차 합의문 채택 과정은 진보대통합을 민주대연합의 부속물로 여기는 노선이 진보대통합을 우경화로 이끌어갈 위험성을 보여 줬다.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등 연석회의에 참여하는 진보진영 지도자들 다수가 실제로는 ‘포괄적인 야권 연대와 연립 정부’를 반대하지 않기 때문에 급진적 가치를 문서화하는 데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올초 민주노동당의 사회주의 강령 삭제 시도 등도 같은 맥락이다.

그 점에서 연석회의에 참여한 진보교연, 사회진보연대(참관) 등 좌파들에게도 아쉬움이 생긴다.

시민회의가 제시한 “자본주의 극복” 대신 “자본주의 폐해 극복”을 넣자는 안이 다수의 지지를 받자, 좌파들은 “자본주의 폐해 극복”은 자본주의를 인정하는 것이므로 안 넣으니만 못하다는 생각을 한 듯하다. 그래서 둘 다 빼고 “새로운 대안사회”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자본주의 극복”을 유지하도록 일관되게 주장하고 설득하는 것이 첫째로 필요했을 것이고, 그것이 힘든 상황에서는 “자본주의 폐해 극복”이라도 반영되도록 하는 게 더 적절했다고 본다.

대안사회라는 표현은 너무 모호해 지칭하는 바가 없다. “자본주의 폐해 극복”이 원안에서 후퇴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어쨌든 반자본주의 지향을 담은 표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석회의 안의 좌파는 필요한 논쟁은 회피하고, 타협해도 될 문제는 과도하게 대응한 듯하다.

지금 3차 합의문을 두고 연석회의 참가 단체 중 사회당만 4차 합의문 작성 과정에서 “자본주의 극복” 문구 문제를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종합의문에서 또다시 불필요한 후퇴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시대의 요구’인 반자본주의 가치가 반영돼야 한다.

그러려면 연석회의는 다함께 같은 급진좌파들의 참가를 가로막지 말고, 논의를 개방해야 한다.


한편, 이번 3차 합의문은 진보신당과 사회당 등의 요구대로 북한의 핵개발과 3대 세습, 2012년 대선 방침, 패권주의 등 민주적 당 운영 등 핵심 이견들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이를 5월까지 해소하도록 노력한다고 표현했다.

애초 3차 합의문이 4월까지 합의해 3차 대표자회의에서 발표할 계획이었는데, 5 4차 대표자회의로 넘어온 것은 연석회의를 주도하는 세력들이이 쟁점 사항을 표기하자는 의견을 패권적으로 묵살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연석회의 주도 세력은 사회당 울산시당이 4·27 재보선 울산 동구청장 선거에서 이갑용 후보를 지지한 것을 문제삼기도 했는데, 연석회의가 야권연대를 합의한 바도 없는데, 왜 민주당과 연합한 민주노동당 후보는 지지해도 되고, 독자 출마한 진보 후보는 지지할 수 없다는 것인가.

좌파들은 진보대통합 논의가 민주대연합 노선의 부속물이 되지 않도록 적극 참여하고 개입해야 한다.


  1. 시민회의는 자본주의 극복이 대통합의 문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는데, 이들에겐 오른쪽 문턱만 걱정인 듯하다. [본문으로]
  2. 최근 국민참여당은 민주당의 한EU FTA 합의를 규탄하는 농성에 참여했는데, 농성에 참가한 최고위원 유성찬은 쇄국주의에 반대하며 통상국가를 지지한다며 원칙적으로는 FTA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진보대통합 3차 합의문은 한미·한EU FTA에 반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본문으로]
  3. 여기서 반자본주의란 혁명적 반자본주의부터 생태주의와 급진개혁주의 등 개혁적 반자본주의를 포괄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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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올해 메이데이에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선언할 예정이다.

△1997년 1월 대중파업으로 정리해고법과 반민주 악법들을 철회시킨 민주노총 노동자들은 한동안 한국 정치의 주역이었다. 이 때 얻은 정치적 자신감과 교훈이 노동자 정치세력화로 이어졌다.

민주노총이 발행한 “2011년 정세와 투쟁” 교안은 이 과제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한다.

“노동조합이 단위사업장의 근로조건 개선 등 경제투쟁을 뛰어넘는 … 전체 노동자계급의 이해와 요구를 관철해 나가는 정치적 투쟁으로 나아가지 못하면 자신만의 고용에만 안주하고, 통장에 남은 잔고만 바라보는 신세를 벗어나기 어렵다.”

노동자들이 바라는 사회의 진보적 변화를 위해서는 노동계급의 정당을 통해서 정치권력을 획득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가 정당에 의존해서는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하기 힘들다는 깨달음은 진작부터 있어 왔다. 그 가운데 대중적으로 성공한 첫째 시도가 2000년에 민주노동당을 창당한 것이었다.

민주노동당은 한때 선거에서 주목할 만한 성공을 거두며 약진하기도 했지만,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분열했다.

다수의 현장 조합원들은 진보정당이 단결해 세력을 키워서 노동자 투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민주노총의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진보대통합’을 뜻하게 된 이유다.

이 점에서 일부 급진좌파들처럼 진보대연합을 지지하지 않거나 냉소적인 것은 잘못이다.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왜 난관에 부딪쳤는가

민주노동당은 2004년 4월 총선 때 노무현 탄핵 반대 투쟁의 열기 속에서 의원 열 명을 당선시키며 약진했다.

2004년은 파병반대 운동, 비정규직 투쟁,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 등 대중운동이 활발한 시기였다. 그런데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이런 투쟁들을 확대ㆍ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의회 안에서 열린우리당과의 공조에 더 매달렸다. 자주파와 평등파 지도자들 모두 이러한 방침을 추구했다.

이후 노무현 정부는 아예 우경화해 2005년에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안하고 2006년에 한미FTA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양극화는 심화했고, 비정규직은 늘어만 갔다.

문제는 이에 맞서 투쟁과 대안을 건설해야 할 일부 노조 지도자들이 투쟁을 회피하려고 비정규직 투쟁 등 단결된 투쟁을 외면한 것이다. 심지어 일부는 비리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그런데 민주노동당 지도자들은 (대체로 정파를 가리지 않고) 이런 노조 지도자들을 비판하며 투쟁을 호소하는 대신 침묵했다. 게다가 “정규직 이기주의론”에 굴복하는 사회연대전략 같은 정책을 추진하려 했다.[각주:1]

그것은 오히려 진보진영과 노동운동을 모두 겨냥한 우파의 공세에 힘을 실어줄 뿐이었다. 결국 노무현 정부의 개혁 배신과 우경화에 실망해 왼쪽으로 이탈한 대중을 민주노동당은 흡수하지 못했고 민주노총의 선진 조합원들에게는 실망을 안겨줬다.

진보정치의 위기에는 주요 지도자들의 온건한 개혁주의 전략이 크게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진보정당이 자유주의 집권당을 대체할 대안으로 부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대중의 환멸을 기회 삼아 이명박 같은 우파가 권력을 잡을 수 있었다. 

그런데 심상정 전 의원 등은 ‘민주노총당’, ‘데모당’이 문제라며 민주노동당을 더 온건화시켜 이 상황에 대처하려 했다. 국가보안법으로 탄압받는 당원을 제명시키려고도 했다. 원인과 해법이 어긋났기 때문에 이런 시도는 대가를 치렀다.

다함께 등의 좌파가 이 잘못된 시도에 맞섰지만, 끝내 민주노동당은 분열했다. 분열의 결과로 진보 양당이 모두 약화됐고 어느 정도 더 온건해졌다.

그래서 현장 조합원 다수가 진보진영의 단결을 바라지만, 한편에선 불신도 있다. 현대자동차 정동석 조합원은 “울산 북구에서 국회의원, 구청장을 노동자들이 계속 밀어줬는데, 노동자의 삶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그래서 진보대통합에 기대감은 있지만 열정적이진 않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한다.

따라서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대중적 정치투쟁 방식으로 단결을 추구해야 노동자들의 사기와 신
뢰를 높여 이명박 정부의 경제 위기 고통전가 정책에 브레이크를 거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반MB 범야권 연대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이명박 정부 아래서 벌어진 부자 감세, 기업 특혜, 임금 삭감과 고용 불안, 물가와 전월세 폭등, 노동운동 탄압 등 때문에 수많은 노동 대중이 고통받고 분노하며 싸우고 싶어 한다. 이명박 정부에 반대한다는 뜻에서 이들의 ‘반MB’는 기본으로 ‘반정부’를 뜻한다.[각주:2]

문제는 이것이 민주당까지 포함하는 ‘반MB’ 민주연합(범야권연대)이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전 대표 등은 진보대연합 이후에 민주당과 선거연합하는 것을 당연시한다. 심상정 전 대표는 나아가 민주당과의 연립정부까지 얘기한다.[각주:3]

그런데 현 정부에 반대하는 것이 꼭 민주대연합이어야 할까? 그것은 ‘반자본주의’를 위해 ‘반MB(반정부)’를 기각하자는 급진좌파 일부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논리 비약이이다. 둘은 같지 않지만, 대립된 목표가 아니며 결합될 수 있다.

그 점에서 반MB 정서는 모순적이다. 그것이 대체로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아니라 민주대연합 지지로 표현된다는 점에서 그 이면에는 민주당을 향한 불신이 배어 있기도 하다.
민주당의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에 있는 진보정당들과 연합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그 정서는 왼쪽으로 향하는 점도 있다. 그 점에서 정치인들의 민주대연합 노선과 대중의 정서를 구별해서 봐야 한다.

그래서 허영구 민주노총 전 부위원장처럼 ‘반MB’를 단순히 ‘민주당 지지 정서’로 낮춰 보면 올바른 전략·전술을 내놓기 어렵다. 일부 급진좌파처럼 외부에서 기존 진보정당들을 비난하기만 하면, 아직 좌파를 지지하진 않지만 이명박 정부와 맞서 싸울 의지가 있으며 왼쪽으로 향하는 대중을 오히려 민주대연합 노선에 내맡기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그래서 진보의 단결이 필요하고, 특히 단결된 대중투쟁이 중요하다. 1997년 1월 노동법·안기부법 철회 파업 때처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청소 노동자 투쟁이나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 쌍용차·한진중공업 등 정규직 파업 등은 전투적 투쟁 자체가 옛날 얘기가 아니라는 걸 보여 줬다. 열쇠는 지도부가 민주노총 차원에서 전(全) 계급적인 연대 투쟁과 파업을 제대로 조직하는 것이다. .


문제는 친자본주의 정당인 민주당과 연합을 하려 하면 할수록 이명박에 맞선 투쟁을 건설하는 데 제약이 생긴다는 것이다. 

자본가 정당인 민주당과 연합해 진보 개혁을 이룬다는 노선은 자본가들과 타협해 개혁을 성취할 수 있다는 생각의 반영인데,
지금처럼 경제 위기 상황에선 자본가들도 이윤과 지배력을 보존하려고 매우 거칠고 무자비하게 나온다.

그래서 단호한 투쟁과 반자본주의 대안이 필요할 때, 진보정당과 노동운동은 요구와 강령을 낮추고 투쟁을 자제해야 하는 모순에 처하게 된다.[각주:4] 그것이 비록 단기적으로는 선거에서 성과를 줄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노동자 정치세력화, 즉 계급정치의 잠재력을 갉아 먹게 된다.[각주:5] 


예컨대, 전북 버스 노동자 투쟁에서는 민주당이 지역 자본가들 편을 들고 있는데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민주당을 날세워 비판하지 못하고 있다. KEC나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 때 민주당과 진보정당 의원들이 함께한 의원 중재단이 투쟁을 자제시키는 구실을 했다.[각주:6] 

이런 상황에서 국민참여당이 진보대통합연석회의에 참가하겠다고 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촛불을 통해서 정치사회에 새롭게 뛰어든 시민들”(이학영)인 국민참여당 당원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국민참여당이 실시한 1월 초 온라인 조사에서 당원 67퍼센트가 자신을 ‘대체로 진보’라고 했고, 75퍼센트는 ‘보편적 복지’를 선호하는 복지 이념으로 골랐다.

그럼에도 그 당의 강령과 핵심 지도자들의 정치가 친자본주의적 자유주의라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은 대체로 ‘제3의 길’ 정치를 추구한다.


그래서 이 당을 진보대통합에 포함시키기보다는 실천 속에서 이 당의 한계와 불철저함을 진보적 대중 앞에서 드러내 보여야 한다. 그리고 진보대연합을 건설해 국민참여당에 호감을 갖는 진보적 대중을 끌어당겨야 한다.


북한을 대하는 태도와 패권주의 문제

‘종북주의’와 패권주의 문제도 진보대통합의 주요 쟁점이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종북주의’ 비판은 색깔론과 유사하며, 단결을 하려면 공통점을 앞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종북주의’ 용어는 마녀사냥 느낌을 주는 잘못된 용어다. 동아시아 군사적 긴장의 주범인 미국 제국주의보다 북한을 주되게 비판ㆍ반대하는 것도 균형 잡힌 태도가 아니다. 또 북한 지배자와 남한 노동자ㆍ민중 운동의 일부인 자주파 동지들은 구분해야 한다.

그러나 진정한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핵에 철저하게 반대해야 하는 진보의 원칙에서 볼 때, 북한 정권의 3대 세습이나 핵개발을 지지할 수는 없는 일이다. 북한 체제에 반대한다고 남한 체제를 지지해서는 안 되지만, 남한과 똑같이 억압적 착취체제인 북한을 대안으로 여겨서도 안 된다.

이처럼 북한을 바라보는 견해 차이와 연립정부에 대한 찬반 등을 어물쩍 덮으며 민주노총 지도부가 세몰이 식으로 통합을 밀어붙이는 것은 패권적 태도일 것이다.

민주노동당 자주파 지도자들은 패권주의를 반성한다고 말하지만 ‘묻지마 야권연대’ 추진 과정에서 당내 절차와 비판 의견은 패권적으로 묵살해 왔다. 그 점에서 오히려 진보대통합의 진정성을 의심받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런 견해 차이와 문제점들을 이유로 민주노동당 자주파와 연합하는 것 자체를 사실상 반대하는 진보신당 독자파 등의 태도도 적절하지는 않다. 급진좌파 일부처럼 진보대연합이 민주대연합의 사전단계라고 선험적으로 단정해 버리는 것도 지도부의 노선만 보고는 대중의 염원을 무시하는 처사다.

그래서 다함께와 <레프트21>은 진보대통합이란 이름으로 단일 정당 방식을 고집하지 말고 공동전선 방식의 진보대연합을 하자고 주장해 왔다.

그것은 각 정파가 독립성과 비판의 자유를 유지하면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행동강령 십수 개를 중심으로 단결해 대중투쟁과 선거 대안을 함께 추구하는 것이다. 자주파와 평등파의 정치ㆍ문화적 차이와 오랜 갈등의 뿌리를 볼 때 이것이 가장 효과적인 단결 방식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급진좌파는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진보대연합이 선거공학으로 기울어 민주대연합의 부속물이 되지 않고 노동계급의 단결과 투쟁의 수단이 될 수 있도록 개입해야 한다. 그것이 대중의 염원에 부응하면서도 진보운동의 좌파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 이 글은 축약해 <레프트21> 55호(발행 4.23/온라인 입력 4.21)에 실렸습니다. 바로 가기


  1. 이 전략은 상대적으로 평등파 지도자들이 더 적극적이었다. 이때부터 진보정치는 대중투쟁 대신 기업주들과 그들을 대표하는 다수당 그리고 국가기구와 벌이는 정치협상을 주요 목표이자 수단으로 의식적으로 추구하기 시작햇다. [본문으로]
  2. 이 반정부 정서는 이명박 정부의 시장주의에 바탕한 반노동계급적 성격 때문에 반신자유주의·반자본주의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본문으로]
  3.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을 위한 대표자 연석회의에 참여한 진보대통합 시민회의나 최근 모임을 만든 ‘진보의 합창’도 통합진보정당이 범야권연대나 연립정부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본문으로]
  4. 그 점에서 복지국가 강령으로 민주당과도 연합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복지국가단일정당론’은 (진지하게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는 전제에서) 공상에 가까운 목표다. [본문으로]
  5. 만일 민주당의 양보로 민주노동당이 선거에서 성과를 얻게 된다면, 그 성과를 유지하려는 관성과 이 정책을 추진한 사람들이 스스로 옳았다는 판단 때문에 민주노동당의 활동 폭은 더욱 제약을 받게 될 것이다. 즉, 민주당에 정치적으로 더 종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물론 개혁주의 정당으로서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의 변신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본문으로]
  6. 민주당은 최근에도 부자 감세의 하나인 취득세 인하에 합의했고,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직업안정법개악에 한나라당과 합의했는데, 민주대연합에 적극적인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이를 비판하지 않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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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끝난 진보신당 서울시당 위원장 선거에서 한 선본의 웹 홍보물엔 이런 내용이 있었다.

당원들을 만나 다시 활동을 하자고 권유를 하면 대부분 ‘당이 사라지는데 지금 활동을 해서 뭐합니까?’라고 반문합니다. 진보신당은 이제 희망도 미래도 사라져 버린 당으로 보이는 것이 현실입니다.”

정경섭 진보신당 서울 마포구 당협위원장도 최근 <레디앙>에 “얼어 죽고 굶어 죽게 생겨 버렸다. … 진보신당은 사람을 모을 돈도, 사람들의 발과 입으로 내세울 의원도 없다.”고 털어놨다.

진보신당 내부는 이 당의 선거적 성공 가망이 점점 없어진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이에 관해 더 자세한 제 견해는 ☞‘진보신당 논쟁과 대표 선거 ― 실패한 전략 반복하기?’를 보세요.)

존재의 위기감’ 때문에 심지어 분열 걱정까지 나온다. 통합파인 유의선 서울시당위원장 당선자가 당원총투표로 진로를 결정하자는 공약을 낸 것도 이런 맥락인 듯하다.

[현재 당원 모두]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으로 함께 갔으면 합니다. … 가장 걱정하는 것은 ‘그냥 따로 가자’ ‘제 갈 길 가자’는 불신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동당과 절대 함께 못하겠다며 독자 노선을 고집하는 일부 독자파의 태도는 당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사실 <조선일보>와 인터뷰해서 민주노동당을 종북주의라고 비판했던 조승수 대표 자신이 ‘종북파’의 핵심이라던 김창현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위원장과 후보 단일화로 당선했다. 진보신당 지방의원 25명 가운데 21명이 사실상 민주노동당과 후보 단일화를 거쳐 당선했다.

독자파가 목소리를 높이지만, 냉정한 당의 현실과는 괴리감이 있는 셈이다. 그래서 정경섭 위원장은 독자 노선은 “그냥 고사되자는 거나 같은 소리”라고 비판한다.  

정경섭 위원장은 “[민주노동당의] 자주파는 적이 아니다.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이 더 많다”고 옳게 지적한다. 진보정당이 차이점을 앞세워 분열할 게 아니라 이명박에 맞서서 공통의 요구를 중심으로 단결하고 투쟁해야 하는 것이다. 

진보신당 당원 다수는 이런 단결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당 선거에서 ‘진보통합정당에 단결해서 참여하자’는 유의선 후보가 절반 가까운 득표로 당선한 것과 통합파 두 후보의 득표 합계가 70퍼센트에 육박한 것은 이것을 보여 준다.

통합파 안에서도 국민참여당 같은 친자본가 정당과도 통합할 수 있다는 최선 후보보다 진보정당 통합이 우선이라는 유의선 후보가 갑절 더 많이 득표했는데, 둘 모두 범야권 선거연합 가능성은 열어뒀다.

유 당선자가 특별히 당원 총투표를 주장하는 배경에는 당원 여론과 달리 당 지도부와 대의 기구에는 여전히 독자파가 많아 대의원대회에서 진보대통합 합류 방침이 통과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분열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당원을 통합진보정당으로 조직하려는 계산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일부 통합파 지도자들이 진보 대중의 진보대연합 지지에 부응하는 수준을 넘어서 민주당과 연립정부를 하는 수준의  민주대연합까지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관련 내 글 보기 ☞ 연석회의 출범 ― 어떤 진보대연합인가)

심상전 진보신당 전 대표는 2012년 대선에서 민주당과 연합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것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 전략”이라고 주장한다. 진보대연합의 파트너인 민주노동당 지도부도 민주대연합 노선에 기울어 있다. (한편 민주노동당 지도부 주류가 실제로는 진보대통합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자본가 계급에 기반을 두고 그들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명백한 한계가 있는 민주당과 연합해서 이명박에 맞서겠다는 잘못된 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도 민주당은 비정규직을 늘리는 직업안정법 개악을 한나라당과 합의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묻지마 통합’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독자파의 일부 주장에 일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장석준 상상연구소 연구기획실장처럼 “범민주당 정권을 복원하는 것이 목표고, … [진보정당] 통합은 단지 그 사전 정지 작업”이라고 단정하며 진보대연합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잘못이다.   

우선 진보신당 독자파의 태도는 일관되지도 않다. 말과 달리 독자파의 “진보정치의 독자성” 원칙은 ‘선거적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달랐다.

진보신당의 독자파 대부분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 당선 가능성 있는 후보들의 야권연대에 침묵했다. 장석준 실장도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과의 선거연합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고 있다. 최근 제출한 당발전계획[안]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독자파가 지도부 다수인 진보신당은 민주당이 제안한 4·27 재보선 야권 단일화 협상에 참가했다. 조승수 대표는 민주당을 비판했지만, 그가 서명한 공동 합의문은 “4·27 재보선부터 민주진보진영의 연합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였[]”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독자파들은 민주노동당의 자주파를 공격하기 위한 용도로만 민주대연합을 비판하는 듯한 인상도 준다. 

무엇보다 조 대표가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 때 야권공조로 공장에 가 농성 해제 종용에 동참한 사실에 대한 비판을 당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독자파는 민주노동당과 재통합에 반대한다는 점에서만 일관성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재통합이 자신들이 주도한 분당/창당 프로젝트의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싸우는 노동자들과 진보 대중이 바라는 진보대연합은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이나 홍익대 미화노동자 파업 같은 투쟁에서 진보세력이 충심으로 단결해 투쟁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진보의 진정한 민생정치 아니겠는가.

그런 연대와 승리, 단결과 신뢰가 누적돼야 연합 조직을 함께 구성하는 것도 가능할 테고, 더 큰 투쟁으로 갈 정치적 자신감을 얻을 수 있으며, 선거에서 단일한 진보 후보를 내고 지지를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장석준 실장의 말과 달리 다함께처럼 민주대연합에 반대하면서도 이런 투쟁적 진보대통합을 지지하고 추진하는 좌파들도 있다.

실제로 홍익대 투쟁처럼 진보정당과 진보 단체 들이 단결해 연대한 곳에서 노동자들의 사기도 높아졌고 투쟁도 전진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진보 양당이 단결한 곳에선 양당 지지율 합계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다.

이런 방침은 국민참여당 등처럼 그 지지층은 탐나지만, 그 지도부는 연합할 만한 가치가 없는 세력들에 대한 태도에도 해법을 줄 수 있다. 기준도 전망도 모호한 ‘가치’가 아니라 실질적 ‘요구’와 ‘투쟁’으로 단결했을 때, 무능한 그 지도자들의 손아귀에서 진보적 대중을 왼쪽으로 끌어올 수 있다.

반대로 그들에게 진보적 색을 칠해 주면서 연합하는 방식으로 하면 오히려 대중에게 그들에 대한 환상을 키워줄 뿐이다.

따라서 단언하건대, 다수 개혁주의 지도자들의 의심스런 행보를 핑계로 광범한 진보 대중의 단결 염원을 거부하는 것은 현명한 좌파의 태도가 아니다. 진보대연합을 지지하고 동참하면서, 그 속에서 진보대연합이 민주대연합의 사전 단계가 아니라 진보진영의 단결과 투쟁에 복무하도록 노력하는 게 올바른 태도일 것이다.

그 점에서 현재 진보신당 내 통합 논쟁에서 빠진 것은 진보대통합의 목적에 관한 문제의식, “진보대통합이 어떻게 계급투쟁을 강화할 수 있느냐” 라고 본다. 어느 파도 선거공학적 관점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집트와 중동의 민중 반란이 보여 주듯이 진정한 개혁을 성취할 수 있는 힘은 아래로부터의 대중 행동에 있다. 진보대연합은 노동자의 단결과 투쟁 건설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런 투쟁 속에서 서로 협력하고 신뢰를 쌓으며 선거에서도 진보 단일 후보를 내야 한다.

한편, 단일한 정당 형태로 통합했다가 다시 당내 경쟁이 격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정경섭 위원장은 “섣불리 통합했다가 다시 분열이라도 된다면 진보정치의 미래는 거의 끝”이라고 걱정한다.

신뢰에 바탕한 단결이 되려면 공통점을 앞세워야 하지만, 차이점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억압돼선 안 된다. 단일 정당 모델은 그 점에서 여전히 위험하다. 분당 경험은 차이점을 더 크고 분명하게 해 놓았다.

따라서 각 정치세력의 독자적 선전, 비판, 조직 활동의 자유가 보장되면서 10~20개의 진보적 행동강령을 중심으로 단결하고 투쟁하는 공동전선 모델이 단결을 위해 더 효과적이다.


※ 이 글은 수정·축약해 <레프트21> 51호에 실렸습니다. ☞ 바로 보기   이 글은 그 기사를 보완해 논지를 더 보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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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연석회의)’가 1월 20일에 시작된다.

이 회의에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민주노총, ‘진보정치세력 연대를 위한 교수-연구자모임(진보교연)’과 ‘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을 위한 시민회의(시민회의)’, 농민단체와 빈민단체 등 8개 단체 대표가 참여한다.

지난해 12월 7일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가 연석회의 구성에 합의한 지 한 달 반 만이다.

합의가 늦어진 표면적인 이유는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2000년대 초반에 ‘반(反)조선노동당’ 슬로건을 내걸었던 사회당의 참여를 껄끄러워 한 것에 있다. 그러나 ‘과거를 묻지 말고 통 크게 연합하자’면서 사회당의 과거를 문제 삼은 것은 앞뒤 안 맞는 행동이었다.

연석회의는 이제 진정한 진보대연합의 초석을 놓는 기구가 돼야 한다. 노동자들의 염원을 받아 안아서 단결과 투쟁의 구심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런데 진보대연합을 민주대연합의 사전 단계로 간주하는 태도가 이것을 가로막고 있다.

우리 지금 만나. 당장 만나. 만나는 것은 필요한 일인데, 만나서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가 진짜 중요한 쟁점이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상반기 안에 진보정당을 통합[해야] … 민주당까지 포함한 야권 전체를 진보진영 주도 속에 이끌고 진보적 정권교체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진보정당 통합은 민주당과 계급연합(민주대연합)을 하려는 과정의 일부라는 것이다.

이처럼 진보대연합을 민주대연합의 부속물로 취급하면, 사실상 핵심 목적은 민주대연합이므로 일관되게 진보대연합을 추구할 수 없게 된다. 민주대연합을 반대하는 좌파들을 진보대연합에 포함시킬 이유도 없게 된다.

이것이 최근 민주노동당 지도부와 자주계열이 취하고 있는 태도다. 겉으로 하는 말과 다른 이들의 소극성과 폐쇄적 태도는 노동계급의 단결인 진보대연합과 자본가 계급과의 연합인 민주대연합은 동시에 추구할 수 없는 모순 관계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보여 준다.

반면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김대중, 노무현 때도 노동자들의 고통은 심화됐다. MB만 악으로 규정하는 게 바람직한가”라며 민주대연합 노선에 의문을 던졌다. 이것은 타당한 제기다.

그러나 진보신당 지도부는 일관성이 없다. 예컨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점거파업 중단을 종용한 야4당 중재단에 조승수 대표 자신이 포함돼 있었다. 정책연합을 위한 야 4당 정책연구소 모임에도 진보신당은 함께하고 있다.

따라서 연석회의는 민주대연합의 사전 단계로서가 아니라 노동계급 단결과 투쟁을 위한 진보대연합이라는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취지에 동의하는 급진좌파들도 연석회의에 참가할 수 있도록 개방해서 진정으로 폭넓은 진보의 단결을 추구해야 한다. 반면 민주당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국민참여당을 진보대연합에 포함시키자는 주장은 옳지 않다.

단순히 선거 대응만이 아니라 대중투쟁 건설을 위한 진보대연합이 돼야 하고, 이를 위해 해고 반대, 복지 확대, 반민주적 탄압 반대 등 분명하고 구체적인 공동 투쟁의 과제를 중심으로 연합해야 한다.

조직 구조와 운영 방식은 느슨하고 개방적이어야 한다. 진보진영의 단체들 사이에서는 조승수 대표가 제기한 북한 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쟁점을 두고 정치적 이견이 존재한다. 더구나 민주노동당ㆍ민주노총 지도부와 자주계열의 패권주의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히 크다.

따라서 의견 통일 압력이 큰 단일 정당 모델보다는, 각 단체의 독자성을 보장하면서 단결을 추구할 수 있는 공동전선 모델로 진보대연합을 하는 게 단결에 효과적일 것이다.


※ 이 글은 <레프트21>49호에 다듬어 실렸습니다. ☞ 바로 보기
※ 이 글 이후 상황, 특히 진보신당 내부 논쟁과 관련한 글은 다음을 보시오. ☞ 바로 보기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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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7월 28일 국회의원 재ㆍ보궐 선거에서도 6ㆍ2 지방선거 때와 같이 한나라당이 참패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 이명박 정부가 선거에서 지고도 대중의 의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열망은 더 커지는 듯하다.

정부는 ‘4대강 죽이기’ 공사를 강행하고, 상속세 폐지를 운운하는가 하면, 참여연대와 한국진보연대를 마녀사냥하기도 했다.

물론 이명박의 반동 엔진이 약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집권당 내부 분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오죽하면, 이재오가 당의 도움 없이 혼자 선거를 치르겠다며 선을 긋겠는가.

한나라당이 이번 재보선에서도 패배한다면 이명박의 레임덕과 여권 분열은 더 가속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 6ㆍ2 지방선거 때처럼 범야권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이런 흐름은 이명박의 오른팔이던 이재오에 맞서 야5당(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사회당)이 모두 후보를 낸 서울 은평 을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민주당이 이번 재보선 8곳에서 모두 사실상 양보를 거부하고 있는데도, 서울 은평구 시민단체ㆍ촛불모임 등 주민 수백 명이 서명해 야5당(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사회당)의 단일화를 공개 촉구했다[각주:1].

오른팔

“[이재오의 지역구라는] 상징성이 있[으니] … 대의를 생각해 야권연대를 성사시켜 달라”는 주문이다. 물론, 이들 다수는 “동의할 수 없는 후보”를 낸 민주당에 불만을 털어놨다[각주:2].

이런 불만에는 민주당을 향한 뿌리 깊은 불신도 깔려 있다.

광주 남구에선 시민사회단체들이 야 4당(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을 모아 오병윤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을 “[비민주당] 시민사회 단일후보”로 내세웠다. 이들은 이 지역에서 사실상 집권당 노릇을 하며 문제를 일으켜 온 민주당에게 이번 재보선에 후보를 내지 말라고 요구한 바 있다.

반이명박 정서 속에서도 존재하는 민주당 불신 정서는 민주당이 자초한 것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복지를 말하지만 부자 증세를 말하지 않고, 4대강 반대를 말하지만 4대강에 찬성한 후보를 공천하며, 반MB를 말하지만 일관되게 이명박에 맞서 싸우지 않았다.

이런 모순은 기업주들의 당이라는 근본 성격 때문에 생긴 것이므로 고쳐질 수가 없다.[각주:3]

그래서 지방선거 직후 집권당의 패인을 묻는 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등 야당이 잘해서’라는 사람은 2.4퍼센트에 불과했다.

따라서 진보진영은 이번 재보선을 진보 단일화와 독자 완주를 통해 독자적 진보 대안을 건설할 기회로 삼는 게 현명하다.

진보 후보들이 의미 있는 득표를 해야 이명박 정부와 기성 정당들에 진정한 압력을 줄 수 있다. 이것이 반MB 야권 단일화로 민주당을 당선시켰다가 그들이 이명박 정부와 타협하는 것을 보면서 실망하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이다. 실망에 실망을 거듭한 민주당의 10년 집권 경험이 바로 이것 아닌가.

진보 후보가 진보적 주장을 날카롭게 펴고 의미 있는 득표를 했을 때, 누가 당선하든지 진보의 만만치 않은 힘을 의식해 함부로 공격이나 배신을 하기 쉽지 않아질 것이다.

그동안 반MB 민주연합 때문에 민주당에 정치적으로 의존한 결과, 진보진영은 이명박의 경제 위기 고통전가 정책에 맞서 일관된 투쟁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부터 반년간 민주당을 추수하며 독립적 투쟁을 미루다 통과를 막지 못한 타임오프제가 대표 사례다.

압력

그래서 설사 당선 못 하더라도 진보 후보의 의미 있는 득표가 장기적으로는 이명박 정부에 맞서는 독립적 진보 정치대안 건설에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 후보가 더 많은 지지를 얻을수록 이런 미래를 더 앞당길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사회당 금민 후보의 진보 단일화 논의 제안에 응하겠다는 이상규 후보의 말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마침 진보신당도 은평에서 진보 단일 후보를 지지하겠다며 단일화를 촉구했다.

서울 은평 을 사회당 금민 후보 개소식. 진보 단일화를 하려면 민주노동당이 먼저 반MB 단일화의 미련을 버려야 한다.


‘진보 단일화’가 맞다. 이명박 정부에 맞서 진보적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민주당·국민참여당이 아니라) 두 진보 후보 사이에 커다란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야권 혁신이 아니라 야권 교체"(금민)라는 말이 호소력 있다.

두 후보는 정부 재정을 통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나 전 국민 기본소득 도입 등 진보적 정책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지배계급의 고통전가에 반대하는 진보적 가치와 운동을 대변한다.

그러므로 민주노동당은 범야권 단일화 미련을 버리고 은평에선 진보 후보 단일화에 나서고, 유일한 진보 후보가 된 나머지 세 곳에서는 독립적 진보 대안 건설을 위해 완주해야 한다.

그런데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유감스럽게도 “어떤 살신성인 다해서라도 야권연대 만들어 내야한다”며 또다시 반MB 야권 단일화에 매달리고 있다.

반MB 야권 단일화를 위해 “살신성인”까지 하겠다면서 동시에 “이제는 민주당이 양보할 차례”라고 매달리는 것은 구차하게 보이기도 한다[각주:4]. 정책과 정치 노선을 우선해야 하는 진보정당의 정체성과도 맞지 않다.

이 같은 ‘민주당 양보론’을 두고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도 “시장에서 … 흥정하는 것처럼 비춰”진다고 비판했다.

행여나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또다시 민주당과 단일화를 추진하려 하면 진보진영 전체로부터 흔쾌한 지지를 받기도 힘들 것이고 진보대통합은 그만큼 멀어질 것이다. 수도권에서 진보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과제도 더욱 멀어질 것이다.

사회당도 “민주노동당의 [6ㆍ2 지방선거 방침에 관한] 책임 있는 평가와 성찰”을 후보 단일화 협상의 ‘조건’으로 내걸거나 자당 중심의 단일화를 고집해서는 안 된다[각주:5]. 협력적 논의를 거부하는 것 같은 이런 태도는 진보 후보 단일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태도가 아닐 것이다.

※ 이 글은 <레프트21> 36호에 실린 내 기사를 거의 원문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다.

원문 주소: http://www.left21.com/article/8391  
관련 기사: 김세균 서울대 교수의 진보대연합론 단상(短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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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결국 이 모임은 결렬됐다. 민주노동당 선본 관계자는 중앙 시민단체가 주도한 협상도 실패했는데, 지역 단체들이 요구한다고 되겠느냐고 논평했다. 쟁점이 민주당의 양보 문제였기 때문이다. 즉, 이말의 뜻은 전국 단위 조정도 거부하는 민주당이 은평 하나에서 그냥 양보하라는 말을 수용할 리 없다는 것이다. [본문으로]
  2. 여기에는 좀더 진보적이고 진취적인 후보를 바랐던 사람들의 불만과 해당 지역 위원장의 출마를 바라던 내부 불만(그 흔한 공천 파동)이 섞여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본문으로]
  3. 그래서 진보진영이 민주당과 하는 연합을 정당화할 때, 자신들의 모순을 감추려고 민주당이 변화가능하다는 듯이 말하는 것은 의도했든 아니든 일종의 사기극이다. 이 사기극이 사실이 되는 길은 민주당에게 아주 작은 변화만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일이 반복되면, 민주당을 견인하겠다는 진보진영의 말문만 막히게 되는 것이다. [본문으로]
  4. 앞뒤도 안 맞아 보는 이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살신성인은 자기가 죽겠다는 뜻인데, 민주당에게 양보하라는 말과 어떻게 조화될 수 있을까. [본문으로]
  5. 이와 같은 내용의 질문에 사회당 관계자는 단일화를 요구한다고 민주노동당의 민주대연합 방침에 입 다물 수는 없지 않냐고 답했다. 약간 동문서답인데, 비판하지 말하는 게 아니라 단일화 협상의 '조건'인 것이 실효성 있냐는 질문이었다. 이 동문서답에서 사회당이 연대연합(공동전선) 전략전술에서 발전이 더디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조건을 걸면, 연합의 필요성 호소보다도 연합 상대를 불신한다는 것부터 드러내는 셈이 되고, 사실상 실현가능성도 없다는 점에서 진지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했으면 한다. [본문으로]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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