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6월 8일) 이스라엘 대통령 시몬 페레스가 한국에 온다.
페레스는 깡패국가의 대통령답게 이번 팔레스타인 구호 선박 학살 사건 1(☞ 관련 기사 ① / ② / ③ / ④)이 “한국에 대한 북한의 도발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은 호전적인 주변 국가의 도발에 대해선 엄중히 대응하는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천안함 사태를 두고는 "명백한 군사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매일경제> 6월 3일치)
이래서 이명박은 페레스를 좋아한다. 이명박은 이미 올해 초 다보스포럼에서도 페레스와 회담을 한 바 있다. 이명박은 올 2월 따분하기 짝이 없는 국정홍보 라디오 연설에서 페레스가 해 줬다는 말을 자랑스레 소개하기도 했다.
이 뿐인가. 이명박 정부는 이번 구호 선박 사건이 나자, 6월 1일 책임 소재 언급 없이 “깊은 유감”과 “심심한 애도”를 표하는 애매한 외교부 논평을 낸 뒤, 6월 2일 이스라엘 정부를 규탄하는 유엔인권이사회 결의안 투표에서 기권했다 2
한국 정부는 지난해 연초에도 비슷한 사건을 두고 유엔인권이사회 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했다.
그때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를 무차별 폭격해 민간인 수천 명을 죽였다.(☞ 관련 기사) 유엔인권이사회는 이를 규탄하고 이스라엘 군 철수와 폭격 중지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은 두 번 다 결의안에 반대했다)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對 팔레스타인 정책(깡패국가의 짓)을 사실상 지지하는 몇 안 되는 국가 가운데 하나다.
이스라엘과 군사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 정부는 이번 방한을 무기 수출을 늘리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 군수업체 기업주들을 위해서다. 전경련은 이를 위해 6월 10일 삼성 소유의 신라호텔에서 페레스 일행과 비즈니스포럼을 열 계획이다.
<예루살렘 포스트>(5월 28일치)를 보면, 페레스와 함께 오는 이스라엘 기업인들은, 주로 벤처 기업인들로 구성됐다는 한국 쪽 보도와 달리, 주로 엘빗시스템스, 이스라엘 에어크래프트, 엘타 등 이스라엘의 주요 군수업체 경영자들이다. 3
페레스는 방한 전 한국의 훈련용 초음속 제트기인 “T-50”에 관심 있다고 밝혔다. 아니나다를까, 페레스의 방한 보도가 나간 뒤, T-50에 부품을 납품하는 방산기업 삼성테크윈과 퍼스텍의 주가가 급상승세를 탄다는 주식 보도가 나왔다.
양국의 전쟁광들이 무기와 이권, 외교적 지지를 놓고 거래하려는 게 이번 페레스 방한의 진짜 모습이다. 한국 정부는 혹시나 페레스 방한 반대 시위가 벌어질까봐 벌써부터 경찰 경호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반면에 애초 페레스가 방한 뒤 가려던 베트남에선 정부가 이스라엘을 비난하며 방문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 정도만 봐도 우리가 페레스의 방한에 반대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레프트21> 33호 | 발행 2010-06-05 | 입력 2010-06-04
이 글은 기사 원문을(http://www.left21.com/article/8213) 보충·변형한 것이다.
- 6월 5일에도 이스라엘은 아일랜드 국적의 구호 선박을 나포했다. 이번엔 천만다행이게도 인명 살상이 없었다. [본문으로]
- 한국은 부끄럽게도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이다. 이번 표결 관련 정보는 유엔인권이사회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www.ohchr.org/en/NewsEvents/Pages/DisplayNews.aspx?NewsID=10095&LangID=E) [본문으로]
- “The business delegation includes CEOs from companies such as Elbit Systems, ECI Telecom, Israel Aircraft Industries, Elta, RAD Data Communication, and Naan, among others.”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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