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료 인상'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8.26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논쟁 ― 진보정당 후퇴 말아야 2
  2. 2009.12.21 병 주고 건강보험료 올리는 MB 정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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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위해 전 국민이 건강보험료를 인상하자는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이하 시민회의)의 주도적 인사들이 소속 단체에서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관련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논쟁 /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 입장 비판(우석균) 

시민회의 공동대표인 김동중 사회보험노조(공공노조 사회보험지부)위원장은 집행부를 설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연대도 내부 회의에서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부자와 재벌 들은 양보할생각도 않는데 왜 우리가 알아서 보험료를 40퍼센트나 인상해야 하느냐는 기층의 반발 때문일 것이다.

시민회의의 제안에 비판적인 보건의료운동 단체들은 부자와 기업에 물리는 사회보장세 신설과 건강보험 재정 구조 개혁으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여 1년에 의료비가 1백만 원을 넘지 않도록 하자는 “1백만 원의 개혁”을 제안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진보 양당 지도부가 시민회의의 “1만 1천 원 더 내기”에 지지 의사를 보인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중점 사업으로 삼자고 강조하면서 그 재원 마련 방식을 뚜렷이 밝히지 않는다. 이런 태도가 시민회의 방안을 지지해서인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낳고 있다[각주:1].

진보신당 지도부는 더 적극적이다. 8월 21일 열린 전국위원회는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에서 추진 중인 ‘광역단위 시민회의’와 ‘기초단위 지역 모임’ 건설에 적극 함께한다”고 결정했다.

분열과 사기 저하

시민회의는 건강보험 재정에 관해“국민, 기업, 정부가 동시에 부담을 더 하든지, 모두 부담을 더 하지 않든지, 둘 중의 하나만 가능합니다” 하고 밝힌다.노무현 정부 아래서 건강보험 보장성이 소폭 향상됐던 것도 당시에 보험료가 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노동계급이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 복지를 늘릴 수 없다는 뜻이다.

이런 비관주의와 후퇴 논리를 받아들이면, 진보정당들은 앞으로 복지 공약을 내놓을 때마다 노동계급이 사회복지비용을 더 부담하라고 설득해야 할 것이다. 이런 후퇴는 진보진영의 분열과 대중의 사기 저하를 낳을 것이다.

민주대연합을 의식해서인지[각주:2] 진보 양당 지도부가 이런 양보 정책을 기웃거리는 동안 민주당 정동영조차 특권층 1퍼센트에게 부유세를 매겨 사회복지 재원 10조 원을 만들자고 나섰다[각주:3].

예전 민주노동당 부유세 공약보다 온건한데도 이 제안이 두드러져 보이는 건 진보정당들이 그동안 후퇴해 왔기 때문이다. 사실 부자 감세만 원상 회복해도 이보다 많은 재원이 나온다.

분당 전 민주노동당의 복지국가 공약은 기업과 부자들이 그 재원을 부담하라는 것이었다.


건강보험만 해도 재정구조 개혁으로 병원과 제약회사에게 지급할 수가 등 공급자 통제를 강화하면 훨씬 더 적은 액수로 보장성 강화가 가능하다.

양극화를 조장하는 시장경쟁을 통제하고, 누진세 등으로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두 가지 조치가 모두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볼 때, 건강보험은 공립병원 확대 및 대형 병원 국유화로 조세 방식의 무상·공공 의료서비스 제도로 바꿔야 한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민주당의 포퓰리즘이 아니라 진짜 진보 개혁을 쟁취할 대중적 정치투쟁이다.

진보진영은 그동안 정부와 기업주의 부담을 늘려 무상의료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암 치료에 건강보험이 일부 적용되는 등 보장성이 확대된 것은 이런 요구와 투쟁 덕분이었다.

오히려 이 운동의 약점은 노무현 정부가 보장성 확대의 대가를 다시 노동계급에게 전가하는 것을 막지 못한 데 있다. 보험료 인상분은 병원과 제약회사의 수가 인상으로 새 나갔다.

따라서 진보정당 지도부가 할 일은 “1백만 원의 개혁” 같은 급진적 제안을 대중적 정치운동으로 건설하는 것이다. 특히 정부와 기업주들을 위협할 수 있는 힘을 지닌 조직 노동자 운동의 참여가 중요하다.

이 점에서 진보정당 지도부가 보험료 인상 등의 양보를 주장하며 조직 노동자들의 사기를 꺾고 투지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크나큰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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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점을 뚜렷이 밝히지 않는 이유는 건강보험 하나로 시민회의의 입장을 채택하는 게 민주노동당의 기존 정책에서 후퇴하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공공노조 등 민주노총 일부 노조들의 거부감도 영향을 미친 듯하다. 민주노동당은 2008년 총선 공약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를 위해 공급자 통제와 정부와 기업주 부담 확대를 주장했다. 둘 모두 하나로시민회의의 주장에서는 보험료 인상보다 후순위로 밀려나 있다. [본문으로]
  2. 최근 이란 민중이 아니라 한국 기업주들을 걱정하는 이란 관련 논평이나 헌정회 관련 이정희 대표 해명에서 드러나는 ‘유연한’ 발상들을 보면, 근묵자흑이라고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차이를 스스로 흐린 대가가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그것은 진보정당의 정체성 약화다. [본문으로]
  3. 이와 관련해 민주당 전 대표인 정세균은 부유세에 반대하는 게 당론이라며, 부자 감세를 원상 회복하면 된다고 반박해 논쟁이 됐다.이 논쟁은 최근의 빈곤 확대 추세에 비춰 볼 때, 부자 감세 회복과 부유세, 부자 증세가 모두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놓치고 있다.민주당 포퓰리즘의 한계다. [본문으로]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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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건강보험료 인상, 월급만 빼고 다 올리는 이명박 정부


21호 <레프트21>에선 영아 신종플루 접종 때문에 고생한 주부 독자의 편지가 인상적입니다.  특히, 경기도 구리에 있는 병원에서 각각 전북 익산, 강원 춘천, 경기 수원에서 온 주부들끼리 나누는 대화는 마치 단편소설의 한 구절을 읽는 듯합니다.

이명박은 제약회사들의 눈치를 보느라 진보적 보건·시민단체들이 요구한 강제실시(유행병 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가 제약회사가 보유한 특정 약품의 지적재산권을 무시하고 복제약을 만드는 일)를 거부했고, 확진을 위한 검사 비용 등의 국가 지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랬던 이 정부가 다시 제약회사와 병원들에 굴복해 건강보험료를 인상합니다. 보험료가 오르면 보장성이 확대되든 보장 대상이 확대되든 그 반대급부가 있어야 하는데, 총 보험료 수입의 5분의 1 수준의 보장성 확대가 끝입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이 병원에 주는 수가는 병원들이 우기는대로 올려줬습니다.

이 정부가 두드러지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킨 건 역대 정부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특별법으로 건강보험 재정의 절반을 정부가 부담하기로 한 2002~2006년 사이에 정부가 법을 어기며 지급하지 않은 돈만 5년간 3조 7천억 원가량입니다.

특별법이 만료된 이후 바뀐 기준인 '예상 보험료 수입액의 20퍼센트' 기준도 채우지 못해 2007년부터 다시 약 7천6백94억 원을 미지급했고, 약값 거품 제거 약속도 제약회사 눈치 보느라 지키지 않아 2010년까지 2조 원이 넘는 돈이 건강보험 재정에서 더 지출되도록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영리병원을 만들겠다고 설치고 있습니다. 영리병원제를 도입하면 20퍼센트만 영리병원으로 전환해도 전국민 의료비 부담이 1조5천억 원이 늘어날 거라고 합니다.(영리병원 도입하자고 정부가 용역을 맡긴 보건산업진흥원의 연구) 영리병원 도입 여파로 건강보험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더 걷잡을 수 없는 결과가 나오겠죠.

정부가 증액했다는 복지예산의 상당액이 거의 건강보험 등 기금 예산인 점을 감안하면, 4대강 따위 예산이 다른 예산을 갉아 먹는 폐해가 어느 정돈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듣기엔 그럴싸한 신자유주의가 '시장'이라는 '신'만 자유롭게 해주면서 평범한 사람들에겐 안정적 삶을 유지하고 미래를 꿈꿀 자유를 모두 빼앗고 있습니다. '시장' 신을 숭배하는 기업주들과 국가들은 결탁해 제사장 노릇을 하며 평범한 사람들의 꿈과 건강, 삶의 질을 '기업이윤'을 위한 제단의 희생양으로 바치고 있습니다. 권력자들은 이 신자유주의 종교를 버릴 생각이 없는 듯 합니다.

얼마전 친구와 대화 중에 이런 얘기가 나왔습니다. "돼지가 신종플루에 걸렸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 인간 병이 돼지에게 전염되다니. 큰 일이다." 우습지 않습니까. 그렇게 말한 본인도 곰곰이 생각하다 다시 놀랐다는데, 신종플루의 원래 이름이 '돼지독감'입니다. 돼지가 걸리는 게 정상이고, 사람이 걸리는 게 비정상입니다.

육류를 공장에서 철판 찍어내듯이 하며 돈을 벌려 한 다국적 식품기업들 탓에 이제 이런 신종 유행병들이 생겨나 사람들을 공포와 위험에 몰아넣고, 막상 그 원죄의 대가를 치러야 할 자들은 다시 다국적 언론기업과 정부의 도움을 얻어 책임을 모면하고 불과 반 년 만에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져 갑니다. (광우병과 이명박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 허용도 중요한 사례입니다)

'기업 이윤'을 불가침의 신성한 권리로 떠받드는 이 우상숭배 체제에서 국가는 불가침의 권리를 지키는 임무에서만큼은 스스로 불가침의 권력을 선언합니다. 그것이 부패와 위법에 찌든 이명박이 저항하는 이들에게 "법과 질서"와 "무관용"을 뻔뻔하게 외치는 이유입니다.

한국에서 OECD 평균보다 40대 이후 사망률이 높고 20대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한국의 사회보장이 취약하고 노동시간이 세계 최장인 현실과 무관치 않습니다. 이제 병 주는 것도 모자라 병을 만들어 내놓는 자들이 병을 치료할 비용도 더 내라고 합니다.

그러고는 예를 들어, 금연 캠페인 등으로 중병에 걸리는 게 자제력 없는 '루저'들의 탓인 듯 사람들의 인식을 조작하려 합니다. 하지만, 1등만 건강하고 1등만 행복한 (당연하다고 말하는) 더~러운 세상에선 아마 부처님이 와도 견디지 못할 겁니다.

그래서 진보의 대안은 더 근본적이어야 합니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내놓은 것에서 수치 정도만 조정하는 수준의 민주당식 개혁으론 희망을 얻기 힘듭니다.

국가의 우선순위, 세상의 우선순위를 놓고 싸워야 합니다. 이 정부는 우리 정부가 아닙니다. 이건희는 수조 원을 챙기고도 10년 만에 겨우 집행유예, 게다가 판결 1백일 만에 사면 얘기가 나오는데, 50만 원 벌금을 못 내서 유치장에 가야 하는 이런 세상에 우리야말로 "무관용"으로 덤벼야 합니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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