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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27 국회 대북규탄 결의안 ― 민주당도 호전주의라는 게 드러나다 2

무력 대응 천명 결의안 발의와 전쟁 선동으로 국내 위기 모면 기도 ― 미치광이 정당 한나라당

국회 결의안 찬성, 국방예산 증가 요구 ― 호전적 본질 드러낸 민주당

침묵과 기권 ― 무기력한 민주노동당 / 올바른 표결 ― 진보 체면 지킨 진보신당


1125일 국회가 채택한 ‘북한의 무력도발 행위 규탄 결의안’은 매우 호전적이고 반평화적인 결의문이다.(☞ 호전적 대북 강경 대응은 긴장만 더 격화시킬 것이다)[각주:1] 나는 이 표결에서 오직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만 제대로 된 표결을 했다고 생각한다. 

결의문은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추가 무력도발행위에 대하여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을 주장한다. 사실상 추가 사태 발생시 ‘군사 보복’을 국회가 촉구한 것이다.

북한의 민간인 지구 폭격은 규탄 받아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한나라당과 우익들의 호전주의를 지지할 순 없다.[각주:2]  

한반도에 존재하는 군사 긴장의 장기적 배경에는 미국의 군사적·경제적 대북 압박이 있다미국 오바마 정부는 이번 사건을 빌미로 초대형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를 서해에 보낸다는데, 이것은 중국과 북한을 모두 겨냥한 것이다.

최근 서해는 중국을 포위하려는 미국의 전략과 한미연합훈련, 이에 편승한 남한의 대북 압박이 중국과 북한의 반발을 낳으면서 항구적인 군사적 긴장 지대가 돼 왔다. 이와 관련해 남북간 긴장 원인의 한 축인 북한한계선(NLL)은 엄밀히 말해 국경으로서 국제법적 근거조차 없다.(☞ 관련 기사)

북방한계선 NLL은 미국 아이젠하위 정부가 이승만의 북진을 막으려고 그어놓은 북쪽으로 더는 올라가지 말라고 한 선이다. 이 선은 한미연합사의 묵인 말고는 국경으로서 어떤 국제법적 근거도 없다. 북한은 1956년부터 NLL을 국경으로 인정하지 않고 이를 넘어 왔다. 따라서 NLL을 국경으로 여겨 북한이 자기 영토라고 인정하는 곳에서 군사훈련을 하거나 북한 선박을 공격하는 행위도 무력도발이긴 마찬가지다. 북한의 민간인 폭격과 남한의 도발적 군사훈련 모두 중단돼야 한다.

 그런데 그동안 ‘평화’를 내세우며 이명박의 대북 정책 실패를 비난하던 민주당도 이 결의안에 당론으로 찬성했다.

결의안이 열리기 직전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 박지원은 “오늘 아침 비교적 우리 민주당의 주장[평화적 해결 노력]이 언론에 잘 보도가 됐다. … 국방위 통과안[최종 채택된 결의안]을 그대로 본회의에서 의결했으면 좋겠다” 하고 밝혔다.

‘햇볕정책’이나 ‘평화정당’이라는 민주당의 주장이 본질에서는 ‘언론용 선전’에 불과하다는 걸 실토한 셈이다. 실제로 민주당의 실천은 ‘안보 무능’론에 바탕한 우익적 의제로 완전히 기울어 있다. 햇볕이나 냉풍이나 나그네 옷 벗기려는 목표는 같은 것 아니겠나.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당대표 손학규는 “이명박 정부가 얼마나 안보에 무능한 정권인지 똑똑히 봤다”고 했고, 박지원은 “민주당은 4대강 예산을 대폭 삭감해서 국방예산을 증액하고, 서해5도 복구 및 국방 강화를 더욱 튼튼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서울시청에서 열려던 ‘청와대 불법사찰 국정조사 요구 및 4대강 사업 반대 국민 집회’도 ‘국민 여론’을 이유로 취소했다. 이 집회를 시기와 연계해 비난한 것은 한나라당과 보수 언론들이었다. ‘안보’ 국면에서 ‘민생과 민주주의’보다 지배계급의 단결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 셈이다.

게다가 국방예산 증가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서 “이명박 정부 3년 동안 대북강경책과 말로는 강력한 안보를 외쳤지만, 정작 국방예산은 증가율이 참여정부보다 줄어들었고 정부의 안보 무능에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하고 주장했다.

사실 저들이 자랑처럼 내세우는 노무현 정부의 ‘국방개혁 2020’ 계획이야말로 민주당의 햇볕정책이 진정한 평화 노선이 아니라는 방증일 뿐이다. 이른바 자주국방 노선군사력 대폭 증강 노선이었다. 국방예산을 큰 폭으로 늘리며 민생 복지 예산을 갉아 먹었다[각주:3].

민주당 정부는 10년 동안 서해에서 두 번이나 사상자를 내는 교전을 치렀고 미국의 대북 압박에 늘 동참해 왔다. 미국의침략전쟁에도 처음부터 파병했다.

민주당은 호전적 본질을 드러내는 와중에도 햇볕정당이란 걸 부각하려고 연평도 주민들의 이주 대책을 마련하는 특별법도 내놓긴 했다. 그러나 이 법은 군사 긴장을 더 높일 “단호한 대응”과 “국방 예산 증가” 주장과 모순된다. 연평도 주민 다 이사시켜 놓고 맘껏 전투를 하자는 얘기인가.

이런 민주당의 태도는 민주당의 계급적 본질을 잘 보여 준다. 이들이 안보 정책 강화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국익은 포장된 지배자들의 이익일 뿐이다. 한반도에서 군사적 대결로 이득을 얻을 노동계급 대중은 없기 때문이다[각주:4].

그래서 그들이 안보를 이유로 이명박 정부에 초당적 협력을 하려는 것은 경쟁하는 북한 지배계급과 대결 국면에서 남한 지배계급의 단결을 추구한 것이다.

그 단결의 결과는 당연히 추악하다. 다른 예산을 줄여서 국방예산을 늘려야 한다는 자들이 같은 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여야 합의로 국회의원 세비는 5퍼센트(14224백만 원) 인상했다.

매우 유감스럽게도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이 호전적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지지 않고 기권했다[각주:5].

호전적 보수 우파들의 선동으로 조성된 ‘여론’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다. 이것은 자신들이 그동안 내세워 온 한반도 평화 정책과 실천을 스스로 부끄럽게 만드는 결정이다[각주:6].

친북(종북)정당이란 비판을 피하고자 하는 의도가 컸을 거라 짐작하지만(이해가는 면도 있지만), 상황은 군사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이 더 중요한 문제이므로 결단을 했어야 한다[각주:7]. 이 표결은 두고두고 자신들의 정치적 짐이 될 것이다.

민주당과 보조를 맞춘다는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민주대연합 노선도 이런 잘못된 타협에 영향을 준 듯하다.

다행히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는 우파 미치광이들의 광풍 속에서도 용기있게 결의안 반대 발언을 하고 옳게도 반대표를 던졌다.



※ 이 글을 다듬고 축약해 <레프트21>에 실렸습니다. 주소: http://www.left21.com/article/8958
  1. 이 글은 민주당을 주로 다루는 글이다. 링크한 글은 사태에 더 큰 책임을 가지고 있는 집권당과 우익들의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링크한 글과 쌍으로 읽어야 균형잡힌 시각을 갖출 수 있다. [본문으로]
  2. 아마리 미국의 제국주의적 대북 압박이 문제의 배경에 깔려 있다고 해도 민간인 폭격은 불가피한 선택이 전혀 아니다. 그 점에서 민간인을 희생양으로 국내외적 위기를 탈피해 보려는 북한 정권의 시도는 규탄 받아 마땅하다. 이런 발상 자체가 북한이 국가간 경쟁을 위해 평범한 노동계급을 희생양 삼는 자본주의 국가라는 방증이다. [본문으로]
  3. 이번 희생자들도 장비 노후화로 사망한 게 아니다. 자주포 고장은 사후 대응에서 문제였던 거지 그 역순이 아니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과 희생자 발생은 그게 무엇이든 군사기술과 장비 탓이 아니라 정치적 이유 탓이다. [본문으로]
  4. 그 점에서 연평도 주민들의 공포와 비극을 보면서도 보복 운운하는 애국주의 광풍은 우스운 광대 놀음이다. 남북 대결은 남북 지배자들끼리의 경쟁일 뿐이다. [본문으로]
  5.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이 표결에서 왜 찬성하지 않고 기권했는가만 대변인 논평으로 해명했는데, 진보진영에게 왜 반대하지 않았는지도 해명해야 한다. 할 말도 없겠지만 말이다. [본문으로]
  6. 이날 기권자들 가운데는 ‘규탄 결의안’의 강도가 너무 약하다는 송영선 같은 미치광이들이 있다. 이런 자들과 구분되지 않은 표결을 한 일은 앞으로 민주노동당 지도부에게 두고두고 짐이 될 것이다. [본문으로]
  7. 결국 북한에 대한 정치적 태도 문제가 올바른 정치적 대응을 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드러난 것이다. [본문으로]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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