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시판에서 이런 댓글)놀이가 유행한 적이 있었죠.
술은 마셨지만 음주 운전은 아니다
때리긴 했지만 폭행한 것은 아니다
빨간 불일때 건넜지만 신호 위반은 아니다
얼굴이 바뀐 건 맞지만 성형은 아니다
...
오늘 미디어법 날치기 판결을 보면서 헌재도 인터넷 게시판 놀이를 상당히 즐겼다는 인상을 받았네요.
"절차는 위법이지만, 법은 합법이다."
아쉬운 건 유행이 많이 지난 걸 되풀이한 점이랄까요.
심지어 14년 전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유명한 판결도 떠오릅니다. 성공한 날치기는 어찌할 수 없다는 건지...
낡은 기억을 여러 개 되살리는 오늘 헌재의 판결은 '헌' 법재판소라서 일까요, 헌번'개'판소라서 일까요.
앞으로도 이 정권 아래선 댓글 놀이가 이어질 것 같습니다.
4대강은 파지만 대운하는 아니다
부자 감세 하지만 친부자는 아니다
집회는 금지하지만 반민주는 아니다
방화 증거는 없지만 무죄는 아니다
전투는 하지만 전투병은 아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10년 쯤 뒤에 이 시대를 이렇게 기억하지 않을까요.
쥐××라고 했지만 욕한 건 아니다
선거에서 이겼지만 대통령은 아니다
법은 만들었지만 지켜야 하는 건 아니다
...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해야 할 말이 있습니다.
임기는 있지만 지켜야 하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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