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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9 단도직입[單刀直入]으로 말하기




누가 봐도 친(親) 부자/기업 정부인 이명박 정부조차 친(親) 서민을 말합니다.이런 거짓말에 눈 뜨고 속을 이는 별로 없겠지만, 이 정부의 새 옷이 아니라 몸통의 지울 수 없는 악취와 속마음을 말하는 사람이 더 적어졌습니다.

오히려 지금 반대파에게 충고하는 듯하면서 이 정부가 하는 거짓말에 힘을 실어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진보적 반대파가 대안 없는 정권 퇴진을 외쳤기 때문에 이명박이 살아났다고 말합니다. 진실은, 기회가 왔을 때 [바로 그들의 방해로] 더 밀어붙이지 못하고 정권 퇴진을 못 시켰기 때문에 이명박은 살아난 것입니다.
 
요즘 반(反)MB 맹주를 자처하는 민주당 역시 집권당 시절, 법인세/소득세를 감면하고, 부동산 거품 조장을 허용하는 등 친(親) 부자/기업 정책을 펴왔습니다.

실로 이명박 정부로 오는 길은 전임 정부가 닦아 놓은 길입니다. 이 점을 각성해야 한다던 사람들중 적지 않은 수가 지금 침묵합니다. 전임 대통령 둘의 사망 이후, 이 문제에 관한 온갖 에두르고 감추는 말들이 넘칩니다. 

이처럼 말과 글이 겉도는 것은 진실을 가리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진실을 냉혹하게 직시하길 두려워 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 어떤 이들은 사실과 소망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의 민주주의 탄압에 맞서 진실을 소리 높여 외치는 사람들의 말과 글조차 사물의 본래 성격을 보여주지 못하고 단지 겉꾸밈의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이미 정권을 잡고 실패한 사람들이 (변한 것도 없는데) 뭘 해 줄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시사人>이란 주간지의 최신호를 보면 정부 비판에 앞장서던 한겨레/경향/오마이/프레시안 등 '진보' 매체들이 광고 수익 때문에 정권과 관계를 재조정해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합니다.

돈의 힘을 빌어 돈이 지배하는 세계를 비판한다는 것은 공상입니다. 생각과 행동이 제약되는데, 말과 글이 제대로 나올 수 없습니다. 


지금의 세계적 경제 위기가 자본주의의 실패가 명백한데도, 말과 글을 다루는 사람들은 이를 직시하길 두려워합니다. 어는 순간 “자본주의가 문제”라는 주장,  “계급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진보진영 안에서도 기피 대상이 됐습니다. “사회주의”나 “혁명”, “레닌” 같은 단어는 말할 것도 없고요. 

우리가 사는 세상은 자본주의 계급사회이고, 우리는 착취와 억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자본주의는 이윤을 위해 낭비적 경쟁을 강요하고 인간의 필요를 짓밟습니다. 경제 위기와 빈곤, 전쟁은 물론이고, 기후와 자원 문제로 지속불가능한 체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회주의로 체제를 전환하는 게 필요합니다. 세계적인 생산 협업은 직접 생산자인 노동계급이 주도하는 권력과 실천을 통해 인간의 필요를 우선시하는 협력적 생산과 분배의 체계를 세울 수 있습니다. 우애와 협력, 지식과 자원 공유가 훨씬 더 효율적인 생활 향상을 이룰 수 있습니다.

말과 글이 사물과 현상의 핵심을 치르지 않고 겉도는 것은 앞선 예에서 보듯 말과 글의 원천인 생각과 행동이 진실을 향해 곧바로 나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선덕여왕> 미실의 대사처럼,
"세상을 가로로 나누면 딱 두 부류, 지배하는 자와 지배받는 자 둘 밖에 없습니다"
미실은 덧붙입니다.
"(지배하는 자가 말하는) ‘백성들의 희망’이야말로 가장 큰 환상"이라고 말입니다.
미실은 지배하는 자의 편에서 세상의 본질을 말하고 있습니다. 덕만이 아니라 미실이 리얼리스트입니다. 실재가 아니라 캐릭터로서 미실이 덕만보다 더 우월해 보이는 이유입니다.

온갖 환상, 사실과 소망을 뒤섞어 놓은 잡다한 말과 글들이 이 엄연한 진실을 가립니다.

단도직입으로 본질을 향해 찌르고 들어가는 글을 쓴다는 것은 대담하고 거리낌 없는 생각과 행동을 하라는 자기 주문 [呪文]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대담하게! 단도직입으로! 는 <레프트21> 기자로서 제 기사 쓰기의 구호입니다.

이 블로그는 이런 정신으로 <레프트21>에 실릴 기사들을 보충하고 지면 바깥에서 마찬가지로 단도직입의 방법으로 제 생각을 보태는 블로그가 될 겁니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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