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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17.07.19 ‘또 하나의 가족’에서 곤란한 “살모사” 패밀리로
  2. 2017.03.13 특검과 헌재: 박근혜는 권력 농단과 정경 유착의 몸통
  3. 2017.01.04 황교안이 박근혜의 적폐를 밀고 가고 있다
  4. 2016.11.21 [박근혜퇴진] 박근혜의 버티기, 그리고 탄핵 vs 퇴진
  5. 2016.11.07 박근혜 퇴진 운동의 쟁점들
  6. 2016.10.21 썩어빠진 시궁창 박근혜 정부
  7. 2016.10.10 최순실게이트 ― 박근혜 정부의 급전직하 위기

‘또 하나의 가족’에서 곤란한 “살모사” 패밀리로

기사들 2017. 7. 19. 18:21


박근혜 재판과 문재인 정부의 구 여권 비리 수사

‘또 하나의 가족’에서 곤경 치르는 “살모사” 패밀리로


  • 216호
  •  
  •  2017-07-18
  •  
| 주제: 
  • 공식정치
  •  
  •  주류정치

박근혜•이재용 등의 뇌물죄 재판에서 재판부가 안종범의 수첩을 정황 증거로만 쓰겠다고 했을 때는 상황이 박근혜 일당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는 듯했다.

안종범 수첩에는 박근혜와 이재용의 독대 직후 청탁 사항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안종범이 그 독대 자리에 직접 참석한 것이 아니므로 직접 증거로 보기 힘들다고 했다. 안종범이 박근혜한테 삼성 합병 관련 특혜 지시를 받은 바 없다고 발뺌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는 발가락을 다쳤다며 본인 재판에 며칠 동안 출석을 거부했다. 이재용은 박근혜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증언을 일체 거부했다.

구 정권 세력들의 단죄가 쉽지만은 않음을 보여 준 일들이었다.

그런데 7월 12일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이재용 재판에 나와 증언하면서 재판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재용과 삼성은 정유라에 대한 지원은 청탁을 위한 특혜성 뇌물이 아니었다고 주장해 왔다. 정상적인 스포츠 분야 유망주 지원(투자)의 일환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판에 출석한 정유라는 최순실이 “(삼성이 준 말을) 내 것처럼 타면 된다”고 했다는 등, 삼성이 자신에게 특혜성 지원을 했으며 최순실이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특검은 진작부터 박근혜와 최순실을 “경제 공동체”로 규정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 모두 최순실이 관리했지만, 박근혜 퇴임 후 대비용인 게 분명했다. 박근혜는 삼성에 특혜를 주고 삼성은 최순실에게 특혜를 준 것으로 해 제3자 뇌물죄가 성립될 수 있다. 재판부는 실제로 박근혜와 최순실의 뇌물죄 재판을 병합해 진행하고 있다.

ⓒ<노동자 연대>

우병우 

한편 7월 14일 청와대는 박근혜의 청와대가 삼성의 경영권 승계 시점을 기회로 보고 거래를 준비하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긴 문건 3백여 건을 전격 공개했다. 그것도 우병우가 근무했던 민정수석실 캐비닛에서 발견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17일 오후에도 삼성은 물론이고 세월호, 블랙리스트 관련 내용들이 포함된 문건 1천3백61건을 공개했다.

청와대가 공개한 것을 보면, 우호 언론을 지원하고 비우호 언론을 통제한 일, 정권 우호 여론 조성을 위해 “건전 보수” 세력을 육성•활용하려 한 일 등이 담겼다고 한다. 또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의 구조 방기를 일부 입증한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의 상영을 금지하고 방해한 일, 간첩 조작 사건 무죄 판결에 대한 비난도 포함돼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이 문건들이 청와대 최고위층의 지시가 수석비서관회의 등을 거쳐 하달된 흔적들이라는 점이다.

이런 사실들은 박근혜의 직무가 정지된 시점이나 박근혜 탄핵 후의 황교안 체제에서 구 여권이 왜 그토록 청와대 압수수색에 반대했는지 보여 준다. 황교안이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을 왜 거부했는지도 짐작할 수 있다.

박근혜의 청와대는 정권에 반대하는 운동을 궁지로 몰려고 반민중적 권력 농단을 조직적으로 벌인 범죄의 소굴이었던 것이다.

문건 공개 후 청와대는 이 문건들의 사본을 특검에게 전부 넘겼다. 특검은 수사 기간이 끝나 박근혜 일당의 재판 공소 유지만 맡고 있다. 따라서 특검은 재판에서 이를 증거로 제시하고, 필요한 추가 수사는 검찰에서 진행할 것이다.

이날 오전 재판정에 나온 우병우는 이 문건에 대해 질문하는 기자들에게 “무슨 상황인지,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다]”고 군색하게 답변했다. 민정수석실에서 문건이 나왔으므로 검찰은 우병우 수사도 다시 해야 하고 구속도 해야 한다.

정유라의 돌발 발언에 대해 최순실과 정유라의 변호를 동시에 맡고 있는 변호인단은 “살모사 같은 행동”이라고 극언했다. 최순실도 “딸과 인연을 끊겠다”며 화를 냈다고 한다.

정유라는 최순실의 변호 전략을 따르다가는 자신도 구속될 것을 걱정해 살길을 찾으려는 것 같다. 검찰의 부실한 준비와 법원의 보수적 판단으로 정유라 구속영장이 연속 기각됐지만, 정유라에게 특혜를 줬던 이화여대 교수들은 죄다 유죄를 받았고, 총장 포함 핵심 보직 교수들은 실형을 선고받았다. 특혜를 준 사람들이 유죄 판결을 받고 구속돼 있는데, 특혜를 받은 당사자가 언제까지고 안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박근혜•최순실 일당에게 고통을 당해 온 세월호 희생자•미수습자 가족, 노동자, 청년, 언론인 등에겐 이런 상황이 쌤통일 것이다. 부패한 권력자들을 권좌에서 쫓아내고 구속•기소 당하게 한 것은 수백만 대중 투쟁 덕분이다. 그리고 진보 염원 대중의 분노는 아직 식지 않았다.

노림수 

문재인의 청와대는 박근혜 일당을 재판에서 불리하게 하고, 이명박까지도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사건을 던져 추경 예산 통과 등에 협조하지 않는 보수 야당들과 우파를 간접적으로 압박하려 한 듯하다. 여권의 공세가 전 정권의 비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7월 16일 감사원은 방위사업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비리를 발표했다. 한국형 기동헬기라고 자랑하던 ‘수리온’이 결빙 방지도 안 되는 엉터리 기종이라는 것이다. 결빙 방지가 안 되면 얼음이 된 구름 입자가 엔진에 달라 붙어 추락하게 된다. 도저히 안심하고 탈 수조차 없는 수준인 것이다.

감사원은 육군에 관련자 징계를 요청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방위산업 비리는 이명박 정권 때 특히 심한 것으로 드러나 “4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위산업) 비리”로 불려 왔다. 여기에 더해 현재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사장은 박근혜의 친척이고, 방위사업청장 장명진은 박근혜와 서강대 절친 동창으로 알려져 있다.

그 다음 날인 17일 문재인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방산 비리는 “이적 행위”라면서 엄벌을 촉구했다. 노무현 시절의 반부패 컨트롤 타워도 복원하겠다고 한다. 대신 대선 공약인 적폐청산특별위원회는 설치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대중이 요구한 적폐 청산은 단지 구 여권의 불법적 부패 행위로 환원될 수 없다. 그러므로 문재인의 반부패 행보는 대중의 지지를 모아 정권의 국정 장악력을 더 높이는 수단으로 보인다.

박근혜 퇴진 운동의 수혜를 입고 등장한 문재인 정부는 앞으로도 박근혜 일당의 재판 과정을 이용해 대중의 불만을 달래려 할 것이다. 현 체제에 대한 기층의 불만이 우파의 견제보다 강력하다면 말이다. 퇴진 운동의 여파 속에 치른 대선 때 문재인 스스로 “4자방” 비리 등 적폐 청산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약속은 조건이 바뀌면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민주 정부로 정권을 교체하자던 김대중은 정권 초 우익의 협조를 얻으려고 취임식도 하기 전에 전두환•노태우를 사면해 버렸다. 입만 열면 정치 개혁을 강조하던 노무현 정부가, 정치자금을 뇌물로 제공한 삼성그룹 일가에 면죄부를 주고 법망을 피해가게 한 것도 기억해야 한다. 그때 노무현은 알량한 개혁마저 실패하자 공식정치에서 한나라당과의 협력 기조로 돌아서고 있었다.

문재인 정부도 우파의 협조가 필요할 때는 박근혜 일당의 감형과 사면을 카드로 쓸 수 있다. 그렇게 써먹기 위해서라도 박근혜 일당과 구 여권 세력의 약점을 확실히 잡으려는 것이다.

7월 이후 엎치락뒤치락한 재판 과정은, 대중의 기대와 다른 결과를 낳을 가능성과 그게 아직은 쉽지 않은 국면이라는 점 둘 다를 보여 줬다.

박근혜와 구 여권의 부패한 실세들을 단죄하는 것은 노동자•민중의 정의를 세우는 데 꼭 필요한 일이다. 그래야 대중의 사기가 더 유지되고 문재인 정부를 포함해 권력자들이 함부로 우리를 대하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맑시즘2017: 17년 전통의 국내 최대 마르크스주의 포럼 / 7월 20일(목) ~ 23일(일) / 장소: 서울 / 주최: 노동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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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과 헌재: 박근혜는 권력 농단과 정경 유착의 몸통

박근혜정권퇴진운동 2017. 3. 13. 18:09

특검 수사 결과와 박근혜 파면권력 농단과 정경 유착의 몸통

김문성 | <노동자 연대> 200호 | 2017-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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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이 3월 6일 발표한 수사 결과를 봐도 삼성의 뇌물과 경영권 승계 특혜, 블랙리스트 통치, 최순실의 권력 농단 등 중대 범죄들의 몸통은 박근혜 본인이다.

결국 이 중 박근혜와 최순실의 권력 농단이 결국 박근혜 탄핵(파면) 사유가 됐다.


박영수 특검은 특검을 마친 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실체는 “크게 두 고리”라고 했다: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과 ‘정경 유착’. 그런데 그 두 고리를 잇는 점이 바로 박근혜다.


그러므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부패의 고리가 박근혜 정부의 친기업 정책과 연결됐다는 점에서 한국 자본주의의 추한 실상이 드러난 것이기도 하다.


삼성 총수 이재용은 무려 2백98억 원을 미르·K스포츠 재단과 최순실의 딸 정유라 등에 지원했다. 만일 박근혜의 말대로 최순실이 일개 사인(私人)이라면, 삼성이 왜 정유라에게 80억 원 가까운 돈을 지원했겠는가?


문제의 두 재단의 설립 실무를 최순실이 주도했지만, 최순실의 위세는 그와 박근혜의 특수한 관계(“경제 공동체”) 때문에 생긴 것이다.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을 위한 자금은 박근혜가 직접 재벌 총수들에게 요구했다. 청와대 수석인 안종범과 전경련이 중간 매개로 돈을 수금한 것이다.


이재용은 박근혜에게 경영권 승계 협조를 직접 요구했다. 특검 수사 결과, 이재용은 자기 개인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회사 돈을 뇌물로 쓴 횡령죄에, 뇌물의 대가로 정부 차원의 경영권 승계 지원을 받아 낸 뇌물죄를 동시에 저질렀다.


결국 박근혜의 지시로 박근혜의 장관 출신인 문형표가 나서 국민연금이 동원된 것이다. 국민연금이 이 과정에서 손실이 났든 안 났든 그건 부차적 문제다. 애초에 손대지 말아야 할 돈에 손을 댄 것이 진짜로 중대한 문제다. 대부분이 노동계급인 국민연금 가입자들의 노후 연금을 기업주를 위해 동원한 것은 이중의 착취다.


그 결과 이재용은 거대 기업의 경영권을 무사히 승계했다. 게다가 박근혜는 대기업주들의 요구이자 삼성 이재용의 청원이기도 했던 서비스업발전법 등을 날치기 통과시키려고 애를 썼다. 이처럼 박근혜의 정경 유착은 부패한 한국 자본주의의 민낯인 것이다.


이렇게 보면, 보수적인 헌재가 박근혜와 최순실의 극히 협소한 국정 농단만을 탄핵 사유로 삼고 이재용 등 재벌 총수와 정권의 유착 문제를 탄핵 사유로 삼지 않은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 위배

또한 특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화이트리스트 사건을 “청와대 최고위층의 지시에 따라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 권력형 범죄”로서 “헌법의 본질적 가치에 위배되는 중대 범죄”라고 규정했다.


특검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박근혜의 지시 아래 김기춘과 조윤선 등이 정권 입맛에 맞지 않는 문화계 단체와 개인들을 옭아매고 배제하는 방식으로 쓴 것이 블랙리스트 통치다.


특검은 “전혀 진보 또는 좌파라는 분류를 받은 바 없는” 문학동네가 문인들의 세월호 참사 추모글을 모아 책을 낸 것을 ‘좌편향’이라고 낙인 찍고 불이익을 준 것에 주목했다.


중앙정보부 출신의 김기춘이 주도한 이 블랙리스트 통치에 우익적이고 반민주적인 사상이 작용하지 않았을 리 없지만, 특검은 세월호 추모조차 좌편향으로 낙인 찍은 것은 “이념적”이라기보다 친박이냐 아니냐 하는 “정파적” 악행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규정했다.


“청와대의 입장에 이견을 표명하는 세력은 ‘반민주’ 세력으로 규정한다는 인식” 자체가 특검이 보기에 “정파적” 기준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블랙리스트를 통해 예술가들을 옭아맨 것은 권력을 남용해,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 자유민주주의를 해친 일이라는 것이다. 특검은 불법적인 블랙리스트 통치만으로도 헌법 위배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점에서 헌재의 박근혜 탄핵 사유에서 블랙리스트 문제가 빠진 것은 유감이다.

△세월호 참사는 탄핵 제1의 사유다 박근혜 탄핵 인용 직후 발언하는 유경근(예은 아빠)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 ⓒ사진 조승진

세월호 참사

헌재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근혜의 대처에 문제가 있었지만, 직책의 성실 수행 여부는 탄핵심판 절차의 판단 대상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 세월호 참사에 분노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 판단에 동의할 수는 없다.


세월호 참사 구조 문제는 단순히 부작위에 의한 대통령의 의무 이행 실패 문제로만 볼 수 없다. 박근혜는 구조에 완전히 실패했을 뿐 아니라, 그 참사 원인, 구조 실패 과정을 밝혀 내려는 모든 노력을 방해하고 중단시켰다. (이는 헌법의 관점에서 봐도 국민 의무의 배반이다.)


세월호 특조위를 무력화시키고 결국 해산시켰을 뿐 아니라 특검의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수사도 가로막고 결국 황교안을 통해 특검을 해산시켰다.

특검은 대통령의 대면 조사, 청와대 압수수색이 “실행되지 않아 대통령의 구체적 행적을 밝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특검은 주로 오전에 청와대에 들어와서 박근혜의 머리 손질을 해 주던 전담 미용사에게 청와대가 4월 15일에 ‘내일은 들어오지 않아도 된다’는 연락을 받았음을 밝혀냈다.


그리고 특검은 박근혜의 피부미용시술을 한 것으로 밝혀진 시기와 이 전담 미용사들이 청와대에 들어간 날을 비교해 “주로 미용시술이 있었던 날(또는 그 다음날)은 ○○○, △△△가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았을 개연성은 있음”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특검은 세월호 참사 당일의 7시간뿐 아니라 “4월 15일 저녁부터 4월 16일 오전 10시경까지 무엇을 하였는지”에 관한 최소 20시간의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이런 의혹은 추가 수사의 필요성을 제기할 뿐 아니라, 적어도 직무유기에 의한 과실치사일 개연성을 제기하는 것이다. 박근혜가 세월호 참사 3년 동안 진실 규명을 끝내 가로막고 심지어 헌재의 당일 행적 규명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음을 봤을 때, 그 개연성에 대한 의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세월호 참사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헌재 판결과 달리, 단지 당일 직책 수행의 성실성 문제는 아닌 것이다.


박근혜의 탄핵 사유에는 세월호 참사도 포함됐어야 했다. 보수적인 헌재가 세월호 참사를 탄핵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촛불 운동 속의 많은 사람들에게 세월호 참사는 탄핵 제1의 사유였다.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책임자 처벌을 위한 기층의 운동은 계속될 것이다.

박근혜 퇴진 운동 다이어리


추천 책

세월호 참사, 자본주의 그리고 국가

마르크스주의적 분석

김승주 지음, 2017년 1월 7일 발행, 72쪽, 3,000원

분노의 촛불 세대를 위한 토론 광장 | 4월 29일(토) ~ 4월 30일(일) | 장소: 서울(추후 공지) | 주최: 노동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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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이 박근혜의 적폐를 밀고 가고 있다

박근혜정권퇴진운동 2017. 1. 4. 19:14

황교안이 박근혜의 적폐를 밀고 가고 있다

<노동자 연대> 192호 | 2016-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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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박근혜 탄핵심판이 조기에 이뤄질 듯하다는 관측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내년 상반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올랐는데, 새누리당은 지지율 폭락과 함께 둘로 쪼개졌다. 정권 교체 가능성도 높아진 것이다.

연인원 1천만여 명이 참가한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이 두 달여 만에 만들어 낸 정치적 변화다. 민중의 투쟁과 분노가 오만방자한 집권당을 극심한 위기에 빠뜨렸다.

이 점을 강조하는 이유는 역설이게도 정권 퇴진 운동이 아직 그 목표를 이룬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정도에서 멈추려고 그 많은 사람이 영하의 날씨에 눈비 맞고 거리에 나온 것이 아니다.

사실 박근혜의 ‘비선’ 통치가 문제가 된 마당에, 박근혜의 ‘공식’ 업무가 정지됐다고 정권의 악행이 멈출 거라고 생각할 근거가 애초에 없었다. 박근혜는 구속 수사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탄핵심판의 시간을 끌 것이다. 우파는 여전히 호시탐탐 역전 기회를 노린다.

그럴수록 운동은 황교안과의 대결이라는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지금 정치적 유폐 상태의 박근혜를 대신해 권한대행 황교안이, 잠시 멈춘 강성우파 정권의 시계를 다시 돌리려 한다. 황교안 내각이 설사 은밀한 부패의 몸통은 아닐지언정, 그 부패와 융합해 박근혜 정권이 벌인 반민중·반민주적 학정의 몸통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 박근혜 퇴진이 기정사실화됐으니, 차기 대선을 겨냥한 입법·개헌 과제 목록 작성과 정권 교체를 위한 야당 후보 암묵적 지원에 더 신경을 쓰자는 일부 세력들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익의 새 아이콘으로 등극한 황교안

황교안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국정원 권한을 늘려 공작정치를 부분 합법화할 국가사이버안보법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정부 입법을 발의한 것이다. 국회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그가 여소야대 국회에 어떻게 맞서려 하는지는 잘 알 수 있다.

그는 ‘미스터 국가보안법’이라는 별명답게 국가보안법 위반 신고자 포상액도 20억 원(종전 5억 원)으로 대폭 올렸다. 한일 ‘위안부’ 합의 1년을 맞아서는 “[이보다] 더 좋은 합의가 어떤 것이냐”며 기존 합의를 옹호하고, 차기 정권에서도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적폐 청산 요구에 정면으로 도전한 것이다.

한 종편 채널은 경찰청이 11월 19일 퇴진 운동 주말 행진을 경복궁역까지 허용한 것을 황교안이 질책했다고 보도했다. 권한대행을 맡은 후, 경찰이 주말 시위에 더 전진 배치된 것이나, 부산에서 ‘위안부’ 소녀상 설치를 경찰 폭력으로 막으려 한 것도 황교안의 우파적 통치 유지 기조와 연관돼 있을 것이다.

이런 황교안 아래서 적폐 장관들의 행태도 여전하다.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를 만든 문화체육부의 장관 조윤선은 ‘내부 제보자를 데려와 봐라’ 하며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가임기 여성 전국 지도를 만들어 지자체별 경쟁을 시키겠다는 황당한 짓을 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장관은 세월호 참사 추가 ‘진상 규명’에 반대했다. 노동개악을 추진해 온 노동부, 한일 ‘위안부’ 협상을 옹호하는 외교부 등 여전히 변함이 없다.

일부 우파 언론과 논평가들은 정권이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며 황교안을 우익의 새 아이콘으로 치켜세운다. 심지어 정통 보수의 차기 대선 주자로까지 거론한다. 벌써 황교안을 대입한 대선 여론조사가 발표되고 있다. 황교안 내각을 겨눈 투쟁의 중요성이 더 커진 것이다.

△한통속 황교안 내각과의 전투나 헌재 압박 등에서도 성과를 거두려면, 지금까지의 성과를 거두게 한 바로 그 힘을 여전히 중시해야 한다. 그것은 독립적인 대중 투쟁의 힘이다. ⓒ이미진

현 시점에서 개헌 논의는 본질 흐리기다

애초 박근혜 정부의 존재 이유는 경제 위기의 책임과 고통을 노동자·민중에게 전가하고 이를 잘 관철하려고 우파적 통치를 실행하는 것에 있었다.

지배계급 다수는 더는 보호하기 힘들 정도로 만신창이가 된 박근혜를 제거하고 고통전가 기조를 조금이라도 더 유지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 이를 ‘국정 정상화’라고 부른다. 탄핵 인용 결정이 1월 말에 나올지 모른다는 예측까지 나오는 이유다. 특검이 박근혜를 압박하는 강도도 세지고 있다(물론 다 믿을 수는 없지만).

전경련의 기관지라 할 만한 〈한국경제〉는 “모두가 경제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다”며 운동의 압력 때문에 기업 규제 완화가 늦춰지는 것에 짜증을 부렸다.

그러나 폭발적인 대중 저항 때문에 노골적인 우파 통치 기조를 대놓고 유지하기는 힘이 드니, 현 상황에서는 황교안 체제를 지지하면서 여야정 협치를 주문한다. 더는 기존 정치체제의 안정을 흔드는 일들(야당들이 운동을 지지하며 그 요구를 국회에서 대변하는 일)은 중단하라는 것이다. 위기 속에서 박근혜를 도마뱀 꼬리 자르듯 버리고 이제는 지배계급이 큰 틀에서 단결(협치)하자는 것이다.

그 방안 하나가 개헌 정국을 조성하는 것이다. 12월 30일자 〈조선일보〉의 사설 제목은 “역사적 개헌특위 출범, 통치 끝내고 협치 열어 달라”이다. 탄핵안 가결 직후 야당들이 여·야·정 협의체 구성에 합의한 것이나, 1월 30일 여야 주류 4당(민주당, 새누리당, 국민의당, 개혁보수신당)이 1월 임시국회를 열고 개헌특위를 가동하는 것에 합의한 것은 ‘위기 속 단결(협치)’을 주문한 지배계급 여론에 부합하는 행위다.

그러나 현행 헌법 아래서, 군사독재 정권의 핵심 일원인 노태우가 집권해서도 아래로부터의 저항이 강력할 때에는 “물태우” 소리를 들었고, 한때 지지율 90퍼센트를 구가하던 김영삼은 “산 송장” 소리를 들었으며, 김대중은 임기 초 반 년이나 총리를 임명하지 못했다. 노무현은 그 스스로 “권력은 시장에게 넘어 갔다”고 푸념했다.(그럼에도 노동계급을 향한 공격은 줄기차게 계속됐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아래서 대통령과 국회 모두 새누리당이 지배하고, 우파 지배자들이 이 정권을 전폭 지지하는 상황이 이른바 제왕적 권력 현상의 실체다. 계급적 이익(과 정권 존속)이라는 커다란 목표를 위해 서로서로 감싸 주고 덮어 준 것이다. 이명박의 ‘4자방’ 비리를 박근혜(의 검찰)가 덮어 준 일이 한 사례다.

그러므로 현행 헌법의 조문 때문에 박근혜 게이트 따위가 생겼다고 보는 것은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잘못(적폐와 책임)을 가리고 면제해 주는 허구적 담론에 가깝다. (피억압 대중에겐 헌법이 국가권력을 더 제약하고 기본권을 더 많이 보장하는 게 좋겠지만, 그것이 권리로 보장되는 것은 아래로부터의 투쟁이 강력할 때이다.) 퇴진 운동 일각에서 특정 지지 후보에 대한 유불리를 따져 개헌 정국에 섣불리 부화뇌동하다가는 운동이 낭패를 겪을 수도 있다.

오히려 불평등 사회를 더 공고히 해 온 박근혜의 학정 때문에 민중이 겪은 좌절과 분노, 투쟁이 적폐 청산 요구에 더 반영돼야 한다.

헌재가 박근혜를 조기 탄핵할 수도 있다

박근혜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심리에 무더기 사실조회 신청을 내며 시간을 끌고 있다. 최순실도 거의 모든 혐의를 부정하고 있다. 이들 모두 탄핵 결정을 최대한 늦추려 한다. 친박 우파도 헌재 앞 시위를 벌이며 “탄핵 무효”를 외친다.

그러나 박근혜는 현직 대통령으로서 헌법상 형사재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자신에게 적용되지 않는 형사재판 식으로 탄핵심판을 하자는 것은 세력 균형 변화를 꾀할 시간을 벌어 보려는 꼼수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도 박근혜 탄핵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사실 자신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헌법재판관 구성인데도, 박근혜가 시간을 끄는 의도가 무엇이겠는가? 정말로 자신 있다면, 우주 최강급 독점욕을 가진 박근혜가 헌재 심리를 빨리 해서 권좌로 복귀할 생각을 하지 않고 왜 시간을 끌려고 하겠는가?

이는 헌재 탄핵심판이 단순히 사실 심리가 아니라 정치 재판임을 알기 때문이고, 그것이 정치·사회적 세력 균형에 영향을 받게 됨을 알기 때문이다. 지금 수백만의 거리 투쟁이 국회를 압박해 압도적으로 탄핵소추를 가결토록 만든 것은, 박근혜를 탄핵하라는 거대한 압박이 헌재에 가해져 있음을 뜻한다.

이런 세력 균형 때문에 지배계급 다수도 만신창이가 된 박근혜의 존재를 부담으로 여기고 빨리 털어 버리고 싶어하는 것 같다. 애초 빠르면 3월초에나 결정이 될 것 같다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헌재소장인 박한철의 퇴임 전인 1월 말(설 연휴 전)에 결론이 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대두되고 있다. 헌재는 주 2회 심리를 하겠다며 속도를 내고 있다.

비선의 농락이 문제의 본질인가?

기존 정치 시스템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고, 박근혜와 연계된 소수 비선 실세들의 농단과 농락이 박근혜 게이트의 본질이라고 보는 것은 피상적이다.

박근혜의 특수한 개성이 문제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드러난 이 권력형 부패의 실체에서 그런 문제들은 부차적일 뿐이다. 어떤 면에서는 박근혜만의 특수성도 아니다. 계급 사회의 고위층 중에 자기 연설문을 직접 쓰는 자가 몇 명이나 되는가. 대의기구와 대중의 의사와 무관하게 비밀스런 측근들과 정책을 상의하는 일도 흔한 일이다.

물론 이런 저질스런 자들에게 박해를 받고 힘겹게 지내왔다는 것이 노동자·민중 운동에게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긴 하다. 그들의 부정 축재와 특권은 국민적 박탈감도 자극했다.

일각에선 노동운동과 좌파를 겨냥해 ‘초점을 흐리거나 참가자들을 불편하게 할 요구는 자제하고 쟁점을 최소화하자’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박해받고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지지 호소는 광장에서 큰 지지를 받는다. ‘노동 의제는 시민에게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아전인수식 주장을 펴거나, 민주당 등을 곤란하게 할까 봐 노동 의제를 일부러 배제하려는 사람들만 광장에서 노동이 외면 받는다는 (실제 경험과도 다른) 주장을 한다.

그러나 1천만 넘는 사람들이 영하의 날씨에 눈비 맞아가며 광장에 모여 청와대로, 총리 관저로, 헌재 앞으로 행진하는 것은 단지 박근혜 일당의 은밀한 사생활 때문만은 아니다. 애초에 가진 자들을 위해 노동자들을 쥐어짜고 민중을 천대하는 정책들에 정권의 명운을 걸어 온 자들을 향한 반감과 증오가 그 전부터 전개돼 온 노동자 투쟁을 발판 삼으면서 (스스로도 놀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뛰쳐 나올 수 있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실체는 ‘박근혜가 시녀에게 지시받거나 농락당한 것’이 아니다. 정권이 자신의 권력(검찰 등)을 이용해 국가예산, 친기업 정책들을 대기업들과 부당 거래하며, 상호간에 부당한 재산과 특권을 챙겨 왔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작정치 수단도 동원됐다.

가령 세월호 참사에 관해 정부 대응 잘못을 지적한 감사원 보고서가 청와대를 거치며 윤색됐다는 폭로가 나왔다. 세월호 유가족의 항의를 묻어 버리려고 다양한 여론 조작 방법이 동원됐다.

국민연금으로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도왔는데, 엉뚱한 학생들을 탈락시키며 최순실의 딸을 이화여대에 보내는 것에 그 삼성이 수십억 원을 들여 협조한 것도 그런 사례다. 그런 주고받기 속에서 이들은 고통전가와 세월호 참사 항의 탄압하기 등 온갖 악행에 서로 협조해 왔다.

지금도 구속된 최순실은 국정조사를 당당히 거부한다. 서울구치소에서는 최순실 혼자만 식수와 온수로 샤워할 수 있다고 한다. 여전히 정권의 비호를 받는 이런 특혜는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누리지 못했을 것들이다.

따라서 주범은 박근혜 정권인 것이고, 정권의 존재 자체가 적폐인 것이다. 이는 적폐 청산이 결코 몇몇 개혁 입법(당연히 개헌)으로 환원될 수 없고 많은 정책들의 폐기와 함께 인적 청산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운동이 황교안 퇴진과 내각을 향한 공격을 강화해야 하고, 이것이 적폐 청산 투쟁의 알맹이를 이뤄야 하는 이유다.

지금은 어느 정도의 피로감과 안도감, 목표의 일차적 성공에 따른 낙관 등으로 운동의 기세가 잠시 숨을 고르는 듯하다. 여전히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오지만, 12월 9일 이후 조금씩 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뿌리 깊은 증오가 겨우 박근혜의 직무정지 정도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박근혜 일당이 범죄 혐의를 부인하며 헌재에서 시간 끌기로 나오는 것이 분명해지자, 12월 17일 행진에서 조기 탄핵을 촉구하는 헌재 앞 행진 대열이 (전 주와 다르게) 크게 형성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운동이 혁명이나 항쟁 수준은 아직 못 되기에 제도상 방법인 헌재의 탄핵심판을 촉구하는 것으로 표출되지만, 하루라도 빨리 이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지겨운 자들을 끝장내고 싶어 하는 마음은 여전한 것이다.

따라서 퇴진행동은 다수 굴곡을 겪더라도 올곧게 대중의 염원을 대변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정치적이고 투쟁적인 리더십 발휘를 회피할수록 이 운동을 차기 대선에 이용해 먹을 생각만 하는 주류 야당의 보조물로 운동을 조율시킬 뿐이다. 그것은 이 운동의 잠재력을 갉아먹어 전진을 방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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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퇴진] 박근혜의 버티기, 그리고 탄핵 vs 퇴진

박근혜정권퇴진운동 2016. 11. 21. 14:55

까면 깔수록 커지는 박근혜의 부패

김문성 | <노동자 연대> 186호 | 2016-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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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직후 박근혜가 직접 받아 본 국가정보원의 대응 보고서가 공개됐다. 참사 이후 실제 벌어진 일들과 비교해 보면, 이 보고서는 박근혜 정부가 공식 대응을 위해 ‘채택한’ 보고서라할 수 있다.

세월호 참사를 시종일관 ‘여객선 사고’라 지칭한 이 보고서는, 세월호 참사가 경기 회복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고, 진상 규명 운동이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라고 봤다.

이 보고서는 “맞대응 집회 여론전”, “지탄 여론 조성” 등을 주문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의 진상 규명 방해뿐 아니라, ‘과식’ 시위, ‘세월호는 교통사고’ 막말이 모두 청와대의 작품이었다는 것이다.(공작정치의 본산이자,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던 김기춘의 작품일 것이다.)

△박근혜에게 사고 당일 7시간의 행적을 밝히고 구속수사를 받으라고 촉구하는 세월호 가족들. ⓒ이미진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의혹을 희석시키려고 최순실과 짜고 ‘해경 해체’ 같은 황당한 ‘재발 방지책’을 제시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지금도 박근혜는 7시간 의혹을 감추려고 노심초사다.

이런 공작에 당시 우파가 모두 합심했었으므로, 기업주들과 우파 언론 등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우주적으로’ 도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제 위기 때문에 평범한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해야 하는 상황에서 강성 우파 정권의 성공은 자본가 계급에게는 더 없는 소망 아니겠는가.

박근혜는 이런 추악한 결탁을 배경으로 권력욕을 만끽한 야비한 통치자일 뿐이다.

박근혜가 미르, K스포츠재단의 건립과 기업 모금을 지시하는 등 부패의 몸통이라는 사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사실상 박근혜가 중심이 돼서 은폐를 지시하고 실행한 정황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기춘이 정치적 반대파를 제거하고 사회운동을 약화시키려고 정치공작들을 실행한 정황들도 드러났다.

이런 자들이 일부라도 지지층을 복원해 보려고 ‘여성으로서의 사생활’ 운운하는 것은 역겹다. 정부와 기업들이 파괴한 세월호 희생자 엄마들의 사생활은 누가 보상해야 하는가. 한일 양국 정부 모두에게 모욕당한 위안부 할머니들은? 무상보육 후퇴로 고통받는 여성 노동자들의 고통은?

이런 정권을 창출한 새누리당과 협상해 거국 내각 총리를 세운다는 게 합당한 기대인가? 박근혜 정권은 즉각 물러나야 한다.


박근혜의 반격

박근혜가 반격을 시작했다. 15일 꼴통 검사 출신인 유영하를 변호사로 선임해 검찰 수사를 대놓고 거부한 것이 시작이었다. 다음 날, 부산 엘시티(LCT) 부당거래 의혹을 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이다. ‘탄핵해 볼 테면 해 봐라’는 말도 나왔다.

엘시티 개발이 이명박 정부 시절에 시작됐고 한나라당 소속 부산시장들과 연루 의혹이 있는 것을 보면, 새누리당 집안 단속부터 해서 전열 재정비를 해 보겠다는 심산일 것이다. 그러면서 은근히 부산 지역 야당 연루설 등을 흘리고 있다.

△반격을 시작한 박근혜. ⓒ사진 공동취재단

이를 이어받아 이정현과 김진태 등이 연이어 망언을 했고 박사모가 19일에 맞불 집회를 열겠다고 했다. 반공 궐기대회를 여론 조작용으로 이용했던 박정희의 딸다운 발상이다. 2004년 사립학교법 개정과 국가보안법 폐지에 반대해 대규모 동원 집회를 열었던 일도 떠오른다.

그러나 이게 당장은 잘 먹힐 것 같지는 않다. 당장 당황한 검찰이 18일에 박근혜를 범죄 혐의 수사 대상이라고 흘렸다. 사실상 피의자 신분이라는 것이다. 주요한 국가기관이 박근혜에 반발하는 모양새다.

19일 퇴진 집회에도 수십만 명이 참가할 듯하다. 기세와 규모 모두에서 12일 시위는 성공했다. 그 압력 때문에 새누리당 비주류 모임에서 “새누리당 해체”, “탄핵” 같은 얘기가 나오고, 더불어민주당이 박근혜 퇴진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박근혜는 더는 저자세를 가장한 기만책이 안 먹힐 것 같다는 판단으로 반격에 나섰을 것이다. 현재 수준의 시위만으로는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한일군사정보협정, 노동개악, 교육 개악 등 온갖 악행들은 멈출 기미가 없다.

박근혜의 반격은 박근혜 퇴진 운동의 낙관적 전망이 최고조일 때 시작됐다. 따라서 박근혜 퇴진 운동은 느슨하게 주말 집회만 조직하고 대중의 자발성에만 의존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이제 박근혜는 끝난 것이나 다름없으니, 퇴진 이후 전망으로 논의를 옮겨가자’는 허망한 낙관론도 위험하다.

그 점에서 정의당이 ‘질서 있는 퇴진’을 주장하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박근혜가 사임을 선언하고, ‘사표’는 적절한 선거 일정에 맞춰 낸다는 방안인데 공상이다. 도대체 박근혜가 남 좋으라고 자기의 권력을 내줄 성싶은가?

게다가 ‘질서’라는 표현은 결국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사태 해결의 주체로 보기보다는 관리·수습해야 할 상황으로 본다는 인상도 준다. 결국 새누리당(비주류)을 포함한 주류 여·야당에 주도권을 넘기게 돼 정의당의 부상을 도운 거리 운동을 약화시킬 것이다. 정의당으로서는 자신을 주변화시키는 ‘수습책’인 셈이다.

△11월 12일 1백만 명이 운집한 박근혜 퇴진 시위. ⓒ조승진


탄핵 vs 퇴진

운동은 순식간에 강성 우파 정권을 궁지로 내몰았다. 그러나 박근혜가 더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반(反)박근혜 진영도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

박근혜를 어떻게 퇴진시킬 것이냐도 그중 하나다. 탄핵론은 박근혜가 버티니 강제로 퇴진시키려면 국회에서 탄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범국민적 결속을 위해 국회는 국회대로(탄핵과 특검, 국정조사), 거리는 거리대로(즉각 퇴진) 각계각층이 할 수 있는 수단을 각자 쓰자는 주장도 있다. 일종의 역할분담론이다.

그러나 탄핵론은 퇴진 투쟁의 중심을 거리에서 국회로 옮겨야 한다는 뜻이다. 민주당의 우왕좌왕도 못 믿겠는데, 새누리당 의원이 30명 가까이 합류해야 하는 국회의 탄핵소추 과정이 순탄할 리는 없을 것이다.

△박근혜는 노동자·민중의 손으로 끌어내려야 한다. ⓒ조승진

설사 그런 일이 가능하다 해도, 부패와 농단의 공범인 새누리당과 손잡고 박근혜를 퇴진시키는 것은 아주 나쁜 수다. 그것이야말로 새누리당이 박근혜 도당과 차별화해 손쉽게 재활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국회에서 새누리당(비주류)과 합작해 탄핵소추를 의결한다고 해도 또 난점이 생긴다. 진보당을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해산시키는 정치적 범죄를 저지른 지금의 헌법재판소가 탄핵 여부를 심판하는 것이다. 사실상 범국민적으로 정서적 탄핵을 선고 받은 박근혜의 임기 중단 결정을 헌법재판소에 맡긴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그 상황에서는 박근혜의 형식적인 위법 사실을 밝혀야 한다는 압력도 커질 것이고, 검찰은 비협조적일 것이고 운동은 최순실 특검이나 국회 국정조사 등에 매달려야 한다. 세월호에서 이미 목도했듯 박근혜와 여당은 다시금 철저하게 방해하려 들 것이다. 지금의 기회를 만들어 낸 거리 투쟁은 주도권을 잃고 국회와 특검을 바라보는 수동적인 상태에 빠질 공산이 크다.

이보다 박근혜가 더 바라는 상황이 있을까? 게다가 헌법재판소가 탄핵 결정을 내린다 해도 우파의 손을 빌리는 과정에서 박근혜 퇴진은 그 진보적 내용을 상당히 잃어버릴 수 있다.

이렇듯 국회 탄핵론과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통한 퇴진론은 서로 충돌하게 마련이라는 것이 분명하다. 단지 수단만 다른 게 아니라, 행위 주체와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분노한 노동자·민중의 손으로 끌어내려야 한다. 그것이 정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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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퇴진 운동의 쟁점들

박근혜정권퇴진운동 2016. 11. 7. 12:46

박근혜 퇴진 운동의 쟁점들박근혜의 꼼수와 주류 야당의 타협주의를 경계하라

 <노동자 연대> 184호 | 2016-11-01




검찰은 10월 31일, 혐의를 부인하고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최순실을 긴급체포해 서울구치소로 보냈다.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 한국까지 오느라 힘드니 집에 가서 쉬라고 그냥 보내 준 지 하루 만이다. 이미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충분히 준 검찰이 이제 와서 강경하게 나오는 척하고 있다.

이미 박근혜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여론은 10퍼센트대로 추락했고, 부정 평가는 80퍼센트대를 넘어섰다. 주류 정치학에서도 임기 말에 이런 지지율이 나오는 건 민란 수준이라고 말한다. 여론조사에서도 절반 넘게 퇴진이나 탄핵을 바란다.

실제로, 급하게 잡힌 10월 29일 ‘박근혜 내려와라’ 서울 집회와 행진에는 초등학생부터 70대 노인까지 3만여 명이나 모였다. 세종로 일부와 종로1가 전 차선과 인도를 꽉 채우고도 넘칠 정도였다. 이 대열은 청와대로 향하며 “박근혜 퇴진”, “박근혜 하야”를 줄기차게 외쳐댔다.

전국에서 이 집회에 보인 관심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범국민적 분노이고 총체적 불신이다. 박근혜의 온갖 악행들에 치를 떨며 지내 온 4년의 불만이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이런 민심 때문에 금요일 밤부터 여권은 급하게 움직였다. 심야에 청와대 수석비서관 전원에게 사표를 제출하도록 지시했다는 속보가 나왔고, 토요일 오전부터 청와대 문고리 3인방 등과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이 시도됐다.

일요일(30일)에는 청와대 비서진 사표가 수리되고 새 민정수석이 발표됐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여야가 동의하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거국중립내각”을 청와대에 요구했다. 최순실이 전격 귀국했고 하루 뒤 검찰 조사에 나왔다. 그리고 몇 시간 만에 구치소에 가게 된 것이다.

토요일을 전후로 여권의 급박한 대처를 보면, 성난 민심이 행동으로 표출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한 것으로 보인다. 시위의 규모와 강도는 지금 기층 민심을 대표할 뿐 아니라 정치적 초점을 제공해 반박근혜 여론을 더 지속·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발톱은 단지 감췄을 뿐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아직은 크게 물러선 게 아니다.

검찰이 청와대에서는 경호실 요원들과 압수수색 문제로 대치까지 했지만, 정작 우병우는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다.

청와대 비서진을 전면 개편하고 있지만, 우병우가 맡았고 검찰 통제 등을 하는 민정수석 자리에는 최재경을 임명했다. 최재경은 검찰 특수부 출신(최순실 수사는 특수부가 담당)으로 현 검찰총장과 매우 가깝고 검찰 조직 내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검찰 장악, 최순실 수사 개입 의지가 여전히 강력한 것이다.

최재경은 박근혜의 비선 멘토 그룹 7인회와 인연이 깊다. 김기춘과 가깝고 최병렬의 조카다. 김기춘, 최경환 등이 추천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최재경은 이명박의 BBK 사기 사건과 효성그룹 비자금 사건을 맡아 무혐의로 결론 내어 ‘면죄부 검사’라는 별칭도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제안한 거국중립내각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권한을 여야 합의로 호선한 총리에게 이양하는 것이 거국내각론의 핵심이다. 그러나 새누리당 방안에는 대통령 권한에 관해서는 말이 없다.

10월 31일 거국내각론을 포함한 정국 수습 방안을 논의하자던 국회의장과 새누리당·더민주당·국민의당 원내대표 회담에서 새누리당 정진석이 뜬금없이 먼저 화를 내며 자리를 박차고 나간 데서 알 수 있듯이, 새누리당의 거국내각론은 본질적으로 시간을 벌려는 용도다.


성난 파도

그럼에도 요즘 박근혜 지지율은 거듭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평일 촛불집회도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고 11월 5일과 12일은 더 많은 사람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압도적이다. 특히 12일 민중총궐기는 수십만 명 규모가 될 수도 있다.

아래로부터의 압력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새누리당도 분열이 공개적으로 커지고 있다. 비박계 의원들은 현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한다. 이미 대변인 등이 사퇴를 하며 지도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 초점은 박근혜의 마름인 이정현이다. 이정현이 당대표로 있으면 박근혜와 차별화를 제대로 못해 비박계 대선 주자들에게 불리할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권의 숨통을 틔워 주는 것이 주류 야당들이다. 더민주당은 거국중립내각과 특검을 요구해 왔다. 정의당이 박근혜 하야 촉구 운동을 시작한 것과 대조적이다. 우상호는 아예 정의당의 하야 촉구 운동과 함께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특검이면 된다며 검찰의 부실 수사를 압박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현재 여권 추락의 반대급부로 더민주당과 문재인의 지지율이 올라가니, 자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 지금 수준에서 현상이 유지되길 바라며 오른쪽 눈치 보기를 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공상이다. 이런 정치 상황이 마냥 지속될 수 없다. 운동이 더 나아가거나, 아니면 여권이 반격해 안정을 찾게 될 것이다. 게다가 퇴진(탄핵 포함) 요구와 선을 그었으니 더민주당은 이제 여당과 협상을 벌일 카드도 없게 됐다. 10월 31일 원내대표 회동에서 정진석이 ‘그럼 대통령이 물러나라는 소리냐’고 우상호를 압박한 것에는 이런 계산도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지지율 10퍼센트대의 정부를 상대하면서도 협상 주도권조차 못 잡는 민주당과 보조를 맞추려다가는 아래로부터의 분노와 에너지, 이를 결집하는 데 필요한 시간만 낭비할 뿐이다.

반면, 정의당은 ‘박근혜 하야’를 공식으로 내걸고 전국에서 운동을 조직하고 있다. 반박근혜 투쟁의 선두에 서 왔던 민주노총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경북대, 영남대 등에서도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 선언이 나온다. 정의당의 박근혜 퇴진 캠페인이 민주당의 꾀죄죄함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몸통은 박근혜, 최순실은 깃털

최순실 게이트의 몸통은 박근혜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 둘의 관계가 일반인에게는 충격적인 점들도 있지만, 국가 운영의 수장인 박근혜를 단지 사인(私人) 최순실의 꼭두각시라고 보는 것은 사태의 진정한 본질을 흐린다.

누구를 통해서든 박근혜 정부가 지난 4년 동안 자행해 온 온갖 악행들은 경제 위기의 대가를 노동자·민중에게 전가하려는 기업주와 기득권층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것이었다.


연결고리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고 더 쉽게 자를 권리를 기업주들에게 주려는 것, 세월호 참사의 배경, 구조와 진실 규명 등 모든 과정에서 저지른 사악한 행위들, 친제국주의 군비 증강, 복지 삭감 등의 고통전가까지.

이런 일들이 박근혜, 또는 최순실 일당의 사리사욕만을 위한 것인가? 오히려 박근혜 정부의 정책들에 기업주들과 기득권층, 그리고 새누리당은 한마음으로 지지하지 않았던가.

박근혜가 대통령 권력을 얼마나 개인 재산처럼 여겼으면, 단지 수십년 친분이라는 이유만으로 선출도 검증도 되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어마어마한 권력을 행사하고 특혜를 챙겼겠는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은 최순실이 박근혜를 일부 대신해 정경유착 부패의 연결고리 구실을 한 것이다.

따라서 지금의 부패는 단지 최순실 개인의 농단으로 환원될 수 없다.

또한 정권의 정치적 위기(때로는 경제 위기를 포함해) 때문에 여권 내 분열이 일어나고 그것이 상호 폭로(주로 부패 사건)를 자극해 위기가 증폭되는 것은 한국의 역대 정권 임기 말에 흔히 보던 일이다.

그리고 매번 ‘시종 권력’을 휘두르던 측근(대체로는 가족)이 대통령을 대신해 책임을 뒤집어 써 왔다. 박근혜와 최순실의 경우도 그런 듯하다. 그런데 측근 구속은 오히려 정권을 더 약화시켰다. 그러므로 박근혜의 수사 방해와 역습 기도는 계속될 것이다.

박근혜의 퇴진을 요구하며 행동해야 하는 이유다.

△최순실은 깃털 10월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최순실. ⓒ출처 <포커스뉴스>


박근혜-최순실의 헌정 유린?

지금 운동 안에는 다양한 목소리가 있다. 최순실 게이트 폭로 이후에는 ‘국정 농단’, ‘헌정 유린’에 대한 규탄이 많다.

국정 공백과 혼란을 위해 퇴진 요구를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반해, 정의당은 국정공백론에 맞서 박근혜 통치 자체가 오히려 헌정 유린이고 국정 문란이라고 퇴진론을 정당화한다.

그러나 헌정수호론은 일관되기가 힘들고 국정 정상화에 목적을 두므로, 자기제한적 전술에 의존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국정농단, 헌정유린론은 박근혜와 최순실 개인의 부패와 무능 문제로 지금 사태의 본질을 축소시켜 보게 하기 쉽다. 즉, 대한민국 국가시스템은 정상인데, ‘(혼이) 비정상’인 여성 둘이 망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봤듯이 과정이 아무리 비밀스러워도 박근혜 정부의 객관적인 정책은 완전히 계급적이었다. 그리고 자본주의 국가의 시스템 자체가 정경유착적인 것이다.

무엇보다 폭발적인 박근혜 퇴진 요구에는 4년 내내 노동자·서민을 쉴 새 없이 못살게 군 정책들, 가령 노동 개악, 복지 삭감, 민주적 권리 침해, 친제국주의 정책들을 중단하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국정 정상화는 이런 염원에 아무런 보증을 해 줄 수 없다.


‘거국중립내각’은 시간벌기용 사기다

거국중립내각론의 핵심은 총리를 여야 합의로 뽑아 대통령 대신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다.

그래서 총리가 국회와 협의해 장관도 뽑아(어차피 국회가 인사청문회를 하므로) 국정 운영을 하자는 것이다.

대통령 사퇴시 국정 공백을 우려한다며 더민주당의 문재인이 제안하고, 10월 말에는 새누리당 지도부가 정국수습 방안으로 제시했다.

두 당의 쟁점은 박근혜가 대통령으로서 보유한 통치 권한을 포기할 것이냐, 한다면 어느 정도로 할 것이냐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정작 박근혜는 통치권을 양보하거나 축소할 생각이 전혀 없는 듯하다.

임기가 1년 반이나 남은 데다가 (최순실 게이트에서 봤듯이) 대통령 권력을 자기 사유물처럼 써 온 박근혜가 권한 이양을 할 것 같지도 않다.

이미 최재경을 민정수석에 앉히면서 검찰 통제 의지마저 드러냈다.

따라서 박근혜를 그대로 두고 새누리당과 거국내각 협상을 하는 것 자체가 표적과 쟁점을 흐리는 것이다.

노동 개악, 복지 축소, 교육 개악, 친제국주의, 민주적 권리 약화 정책들은 한국 지배계급 전체의 이해관계를 대변한 정책들이었다.

박근혜 정부의 악행은 새누리당의 악행이었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한통속으로 서로 감싸며 저질러 온 악행들이 이미 총체적 불신을 받는 마당에 왜 그들과 국정 수습 협상을 해 면죄부를 주고 반격의 시간을 벌게 해 주려 하는가?

따라서 지금 여권의 거국중립내각 요구에 응하는 것은 부패 공범인 여권에 정국 주도권을 넘겨주는 배신적이고 반동적인 짓이다.


대선관리 중립내각?


박근혜 정부의 부패와 악행을 심판하는 일을 철저하게 국회 내 협상으로 한정시켜 대중의 불만이 일터와 거리에서 투쟁으로 표출되는 것을 가로막는다.

대중은 최악과 차악이 정치권력을 분점하는 양당 체제의 구경꾼으로 있으라는 얘기다. 여야 간 특검 협상이 이런 미래를 예시한다.

여권은 분노의 초점을 분산시키고 관심을 돌리려고 몇몇 파격적인 인사들을 거론하면서 관망을 촉구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려 할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대중의 즉각적 분노가 식기 시작하면 우파가 다시금 반격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진정 박근혜를 퇴진시켜 그 악행을 중단시키려면 국회가 아니라 일터와 거리에서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이명박이 국가 재산을 빼먹는 데 관심이 있었다면, 박근혜는 나라를 자기 재산처럼 생각한 것 같다.

박근혜를 퇴진시켜 그 악행을 중단시키려면 국회가 아니라 일터와 거리에서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박근혜 퇴진 운동 다이어리


박근혜 하야 촉구 촛불

매일 오후 7시 청계 파이낸스 빌딩 앞
주최: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박근혜 퇴진 전국 촛불 집회 일정


2016 전국 노동자대회 / 민중총궐기

11월 12일 2시 / 4시 시청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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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어빠진 시궁창 박근혜 정부

박근혜정권퇴진운동 2016. 10. 21. 16:24


‘도대체 최순실과 정유라가 누구시길래 이렇게’

썩어빠진 시궁창 박근혜 정부


<노동자 연대> 183호 | 발행 2016-10-19 | 입력 2016-10-18




미르 재단과 최순실(개명 전 이름, 현재 최서원) 문제를 세상에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얄궂게도 박근혜의 아군인 밤의 대통령 〈조선일보〉와, 박근혜가 측근 부패를 방지한다며 직접 신설해 임명까지 한 청와대 특별감찰관실이었다.


그러나 청와대의 격분에 〈조선일보〉가 먼저 나가떨어졌다. 이어 특별감찰관실이 공중분해됐다. 박근혜가 얼마나 당황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대응은 도대체 ‘최순실이 누군데’ 하는 의혹만 키웠다.


그렇게 해서 최순실을 고리로 미르와 K스포츠 두 재단, 정유라와 차은택, 재벌들과의 정경유착 실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부패 계보 (크게 보기) ⓒ노동자연대

△“해도해도 않되는 망할새끼들”(정유라 레포트 중에서) 비밀스런 권력의 부패 복마전은 정경유착의 실상을 보여 준다. ⓒ 이미진


두 재단은 각각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창조 문화·스포츠 산업에 대한 기여를 표방했다. 즉, 박근혜의 임기 말과 퇴임 후의 치적 홍보용 성격이 큰 것이다.


이 재단에 재벌들이 (전경련을 통해) 보름 만에 8백억 원이 훨씬 넘는 돈을 걷어줬다. 친기업 정책 추진에 다걸기 하는 정부에 기업주들이 ‘성의’를 보인 것이다. 전경련 부회장 이승철과 정책기획수석 안종범이 모금의 주체였고, 최순실이 ‘회장님’으로 불리며 재단 설립을 총지휘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26일 설립신고를 한 미르재단의 설립 실무는 차은택 쪽이 맡았다. 그는 최순실이 박근혜에게 천거해 2014년 이후 출세가도를 달렸다. 2014년 8월 차은택이 몸담은 회사의 대표였던 김종덕이 문화체육부장관이 됐고, 12월에 외삼촌인 김상률이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됐다. 차은택 본인도 올해 초까지 창조경제추진단장과 문화창조융합본부 단장을 지냈다.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 자리에는 차은택과 함께 영상홍보회사를 운영했던 인물이 앉았다.


올 1월 설립된 K스포츠재단에는 최순실의 단골 마사지센터 사장이 초대 이사장이 됐다. K스포츠재단은 최순실이 더 많은 것을 챙긴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엔 이유가 있었다. 승마선수이자 최순실의 딸인 정유라는 올해 초부터 독일에서 장기 해외 훈련을 시작했다. 이 훈련단 일행의 숙소와 훈련장 등 체류 관련 실무를 K스포츠재단이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이 재단의 첫 업무였던 셈이다. 이들은 20실 규모의 호텔을 통째로 빌려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를 쓰는 상황에서 〈경향신문〉은 K스포츠재단이 국내 모 재벌에게 80억 원을 비인기 종목 도쿄올림픽 유망주 지원 명목으로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재단은 독일에서 비덱이라는 회사를 통해 선수를 관리하겠다고 했고, 이 비덱은 독일 현지 법인으로 최서원(최순실)과 정유라가 공동 지분을 가진 회사라는 것이다. 이젠 스포츠 투자를 빙자한 재산 해외 도피 의혹까지 생긴 것이다. (이 기사를 인쇄소로 넘길 시점에 한국과 독일에 더블루K라는 최순실 소유의 또 다른 K스포츠 재단 연계 기업이 폭로됐다. 독일의 더블루K는 비덱과 주소지가 같다고 한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결국 정유라는 지금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연결 고리가 돼 있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정유라는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했다. 정유라의 체육특기생 입학 지원 자격 자체가 미달이었다. 그러나 이화여대 입학처장이 총장에게 박근혜와 최순실, 정윤회, 정유라의 관계를 그림으로 그려가며 설명하는(“지금 누구의 딸이 우리 대학에 지원했다!”) 특별한 과정을 거친 뒤에 무난히 합격했다.




정유라가 학교를 안 나가서 학점 받기가 어렵자, 학칙을 바꿔 해외 훈련과 대회 출전 계획을 미리 내면 학점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줬다. 그러나 올해 4월에 정유라가 냈다고 이화여대 당국이 국정감사에 제출한 계획표에는 올해 9월 시합의 ‘결과’까지 표시돼 있었다. 4월에 서류를 낸 것처럼 조작하다가 실수한 듯하다. 오죽하면 입학부터 학점까지 ‘시간을 달리는 소녀’라는 비아냥이 나오겠는가. 이런 대가로 이화여대는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을 싹쓸이했다.


대한승마협회가 마치 정유라의 매니지먼트 회사처럼 정유라를 특별 관리한 것도 드러났다. 그런데 지금 승마협회의 협회장을 비롯한 핵심 집행부는 모두 삼성전자 임원들이다. 이들은 정유라의 독일 훈련 비용을 승마협회 공식 사업비로 지출하려 했고, 국가대표 감독을 보내어 개인교습을 하게 했다. 이런 일들이 승마협회의 2020년 도쿄올림픽 금메달 프로젝트로 포장됐다. 삼성이 세계 최고 수준의 명마를 정유라에게 선물한 정황도 드러났다.


결국 청와대와 교육부, 전경련과 삼성, 이화여대, 일부 예술계·스포츠계 인사들이 모두 연루된 표면적 중심에 정유라가 있는 셈이다. 그 정유라와 박근혜를 잇는 고리가 어머니인 최순실이니 결국 박근혜와 최순실의 특별한 관계가 이 엄청난 권력형 부패 스캔들의 중심에 있는 것이다.


그밖에도 실세로 부각된 정윤회(전 남편), 우병우(추천), 차은택(추천) 등 모두 최순실과 관련 있는 인물들이다. 최순실은 박근혜가 1970년대 청와대 시절 멘토처럼 따랐다는 최태민의 딸이다. 최순실은 그 시절부터 40년간 박근혜의 최측근으로 지내 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대통령 취임식 등 중요 행사에 박근혜가 입을 한복과 보석류까지 최순실이 골라 주고, 최순실이 추천한 개인 트레이너를 청와대의 고위직에 임명할 정도로 둘은 각별한 사이라는 것이다.


결국 기업주들이 정경유착으로 특혜를 받으려 한 것이든, 딸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 시나리오를 위해 권력을 이용한 것이든, 권력자가 둘 다 이용하다 들킨 것이든, 그 본질은 같다. 사익을 위해 국가권력이 동원된 전형적인 권력형 특권층 부패인 것이다.


물론 공식 직책도 없는 측근들의 권력형 부패가 문제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독재 정권들은 물론이고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 모두 임기 말에 대통령의 아들 또는 형이 연루된 권력형 부패가 드러나 정권이 약화됐다. 한국의 자본주의적 ‘민주주의’가 부패하고 불안정하다는 점이 다시금 드러난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보여 준 것


최순실 게이트는 첫째, 박근혜 정부의 부패한 정경유착 실상을 확실히 보여 줬다. 박근혜 측근들이 운영할 ‘듣보잡’ 재단을 위해 재벌들이 보름 만에 1천억 원 가까운 돈을 냈다. 삼성이 맡고 있는 대한승마협회는 마치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매니지먼트 소속사처럼 움직였다. 기업화된 대학(이화여대)도 이 대열에 끼었다. 이런 ‘자발적’ 지원과 헌납은 정권의 압박 탓도 있겠지만, 주로 노동 개악, 의료와 철도 등의 민영화와 규제 완화, 법인세 인하, 각종 정부 사업에서의 특혜 등을 바라는 대가성이다.


둘째, 박근혜의 통치 스타일과 부패한 인적 기반을 드러냈다. 박근혜의 권력 독점적 통치 스타일 탓에 잘 드러나지도 않은 민간인 ‘비선 실세’가 박근혜 권력의 그림자 속에서 엄청난 특권을 누려 왔다. 사진 몇 장 말고는 언론조차 어디 사는지 목소리가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비선 실세’, ‘회장님’이라는 별칭으로 전횡을 휘둘러 온 것이다.(〈jtbc〉는 최순실의 대화 녹음 파일을 보도하면서, 본인 목소리를 비교·확증할 근거가 없어서 인용 보도 형식으로 처리했다.) 이런 비밀스런 실세 가족을 위해 정부와 공적 기관들, 재벌이 움직였다.


결국 세월호 참사 당일 근무시간에 사라져 놓고는 ‘사생활이니 묻지 말라’는 적반하장도 이처럼 권력을 사유물처럼 다뤄 온 특권층 DNA의 반영이었을 것이다. 이런 자들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이나 파업 노동자들에게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라’고 비난하는 것은 정말로 역겨운 일이다.


셋째, 아군인 <조선일보>가 이런 비리를 캐려 한 것은 여권 내부의 균열을 보여 줬다. <조선일보>가 꼬리 내린 뒤 <한겨레>가 폭로를 이어간 것도 시사적이다. 정보원이 건재한 것은 여권 내 균열이 봉합된 게 아니라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검찰은 중앙선관위가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한 새누리당의 ‘꼴통 친박’ 김진태 등을 빼고 기소했다. 선관위가 이에 반발해 법원에 재정신청을 한 것도 권력 이완의 한 양상을 보여 준다.


행복 끝, 레임덕 시작


정권의 비밀스런 추문이 터져나오고 부패 폭로가 순식간에 박근혜의 턱밑까지 치달은 것은 실로 심각한 위기의 징후다. 미르와 K스포츠 재단에 정치자금을 헌납한 것을 두고 경총 회장이 ‘기업의 발목을 잡아 돈을 뜯어낸다’는 식으로 발언한 것은 시사적이다. 기업주 대표의 이런 냉소적 반응은 십중팔구 (측근 실세까지 챙겨주며) 이 정부와 정경유착을 한 대가가 시원찮아서일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구조조정을 추진하려고 대우조선과 롯데 등을 뒤졌으나, 자신의 부패도 함께 폭로됐다. 오죽하면 이명박이 ‘나도 못했는데, 박근혜는 더 못한다’며 공개적으로 반발하기까지 했을까.


박근혜 정부의 국정 지지도도 최근 폭락했다. 19~40대에서 지지율은 10퍼센트대다. 새누리당의 정당 지지율도 취임 후 최저다. 이런 지지율 폭락에는 경제 실패 등에서 드러난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반감과 염증이 근본적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요인들을 증폭시킨 것은 9월 하반기부터 이어지는 공공부문 노동자 파업이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 11월 12일 대규모 민중총궐기도 예정돼 있다.


상처입은 야수가 사납듯이, 그럴수록 박근혜는 노동자 투쟁에 더 강경하게 나올 것이다. 노동운동은 위축되지 말고 박근혜의 취약성을 이용해 투쟁을 지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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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게이트 ― 박근혜 정부의 급전직하 위기

박근혜정권퇴진운동 2016. 10. 10. 14:44

※지지난 주에 쓴 기사인데, 이제 올림.


박근혜 정부의 급전직하 위기 ─ 저항을 건설하자


<노동자 연대> 182호 | 발행 2016-10-04 | 입력 2016-10-03


새누리당 대표 이정현이 야당 규탄 단식을 7일 만에 중단했다. 국정감사 거부도 중단하기로 했다.


애초 이정현의 단식은 박근혜와 직결된 권력형 부패 의혹이 연이어 터진 상황에서 부패 스캔들에 쏠리는 시선을 분산시키고 국감 거부 방침이 당내에 관철되고 유지되도록 하는 수단이었다. “프레임 전환” 목적도 있었을 것이다.(박근혜에 대한 국민적 의혹 → 여야 간 대권 진흙탕 싸움)


그러므로 비장함보다는 비웃음을 더 많이 산 이정현의 단식은, 집권당 대표가 ‘밀실 단식’ 퍼포먼스를 벌여야 할 정도로 이 정부가 선택지가 많지 않은 상황에 처했음을 보여 줬다.


박근혜는 양보하고 뒤로 물러서는 모양새 자체가 레임덕 위기를 키울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러나 지금은 레임덕 위기를 막으려 무리수를 둘수록 정권에 대한 불만과 불신은 커져 가는 상황이다.


△다중적 위기 박근혜는 경제 위기, 권력형 부패 추문, 지정학적 위기 등으로 혼란에 빠져 있다. 박근혜 정부가 무능하고 임기 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노동자 투쟁이 버티고 있고, 구조조정 시도 등이 지배계급의 단결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사진 이미진



청와대와 전경련의 증거 인멸 시도


박근혜는 이번 국감이 싫었을 것이다. 야당들에게 정부의 실정들을 말로라도 공개적으로 따져 물을 기회를 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사드 현안이 있는 국방위원회의 국감 진행 문제를 놓고 친박 강경파들이 특히 민감했던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9월 30일에는 우병우 감찰 과정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의 강제 모금 의혹을 조사(정식 감찰을 위한 사전 조사)한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특별감찰관실에 대한 국정감사가 파행으로 끝났다. 박근혜는 9월 23일에 이석수의 사표를 수리하고 27일에 (감찰관이 공석이라는 이유로) 나머지 인원들까지 모두 해임했다. 이로써 이들이 기관증인으로 국감에 나올 수 없게 됐다. 차라리 9월 23일 이전에 이들의 사표를 수리하고 해임했다면, 일반 증인으로라도 부르는 게 가능했다. 사실상 특별감찰관실 해체로 국감 증인 출석을 계획적으로 가로막은 것이다.


같은 때 전경련도 미르·K스포츠 재단은 청와대 측이 아니라 자신들이 주도해 만든 것이고 돈도 자기들이 알아서 걷은 것이라며 ‘해체’ 방침을 밝혔다. 그리고 두 재단과 돈을 낸 대기업들이 일제히 관련 서류를 파기하기 시작했다.


결국 새누리당의 국감 거부야말로 부패한 기득권 ‘귀족’들을 위한 파업인 것이다.




다중적 위기로 정치적 혼란에 빠진 박근혜 정부


총선 참패 이후 박근혜 정부에게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총선 직후에는 경제 위기와 구조조정을 부각하며 지지율 회복을 노렸지만, 오히려 구조조정의 속도와 방법, 책임 소재 등을 둘러싸고 지배계급 내 이해 다툼만 거세졌다. 정권과 기업주들의 무능과 무책임만 드러낸 한진해운 파동이 한 사례다.


롯데와 대우조선을 털다가 의도치 않게 현 정권의 대우조선 부실 책임론이 터져 나왔다. 구조조정 컨트롤타워 구실을 하려던 ‘청와대 서별관회의’가 도리어 국회 청문회 대상이 되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우파들을 단합시키는 의제인 안보 문제도 부각했지만, 사드 배치 문제는 텃밭이라던 경북 성주에서 대대적인 저항에 직면했다. 지금은 김천시로 저항이 번졌다.


게다가 핵발전소와 핵폐기장이 있는 경북 경주와 울산 일대에서 큰 지진이 나면서 정부의 대처 능력 부실이 또 드러났다. 영남이 오히려 지지율 추락의 진앙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병우를 시작으로 최순실, 안종범 등 최측근 비리가 줄줄이 폭로됐다. 미르·K스포츠 재단 정치자금 모금 의혹에는 박근혜 자신이 연루된 걸로 보인다. 여기에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인 김재수 임명 강행도 악재가 됐다.


한마디로 뭘 해도 잘 안 되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위기감 때문에 노동자 파업을 두고 불법 운운하며 협박하고, 백남기 농민 사망, 세월호에 대해 야비한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궁지에 몰릴수록 대중을 상대로 가시돋힌 독설이나 퍼붓고 비루한 측근에만 더 의존하는 행태는 반감만 키울 뿐이다.


이런 정치 상황은 노동자 투쟁에도 유리한 조건이 된다. 9월 23일에 금융노조 하루 파업은 공공부문 노동자 5만여 명의 파업으로 바통을 넘겼다. 9월 29일, 10월 1일 집회는 수만 명이 결집했다. 오랜만에 하루 전면파업을 한 현대차지부도 사측에 수조 원의 타격을 주며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파업 투쟁이 익숙치 않은 노조부터 전통적인 민주노총의 오른팔 노조까지 모두 파업으로 정부와 맞서는 건 시사적이다. 조직된 노동자들이 박근혜에 맞선 저항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더 단호하게 투쟁하면 전진할 수 있다.



미르·K스포츠 재단 건립 비리, 노동자 임금 투쟁 비난 자격 없다


오랫동안 비선 실세 의혹을 받아 온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이 국정에 깊이 개입한 정황이 폭로되며 박근혜의 턱밑까지 치부가 드러나고 있다.


△소싯적(1979년) 최순실(좌)과 박근혜. ⓒ사진 출처 <뉴스타파>



최순실은 박정희 정권에서 박근혜가 퍼스트레이디 구실을 대신할 때, 측근으로 알려진 최태민의 딸이다. 최순실과 박근혜는 그때부터 40년간 측근 관계를 유지해 왔다.


얼마 전까지 그녀의 남편이던 정윤회가 실세 의혹을 받아 온 점과 그 딸이 이화여대 입학 과정에서부터 제공받은 엄청난 특혜를 보면, 최순실이 박근혜와 얼마나 가까운 사이인지 짐작이 간다. 오죽하면 실제 권력 서열은 최순실이 1위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개인적인 측근이 공적인 권력의 후광으로 전횡을 휘두르는 것이야말로 부패한 권력의 전형이다.)


그러니 최순실 측근이 이사장인 ‘듣보잡’ 재단이 재벌들에게서 순식간에 8백억 원이나 되는 돈을 받아낸 일이 단순히 최순실 개인의 비리겠는가? 창조경제 기여를 목적으로 한 이 재단들의 수백억 모금 과정에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안종범이 가담하고, 모금액 규모가 재계 서열대로이며, 재단들의 위치도 공교롭게 모두 박근혜의 삼성동 사저와 1킬로미터 근방이라는 점은 이 ‘불법 정치자금 게이트’의 몸통을 짐작케 한다.


그래서 박근혜가 아군인 <조선일보>와 유혈 낭자한 전투를 치러가며 청와대 민정수석 우병우를 보호하고, 자신이 임명한 특별감찰관 이석수를 내친 것은 모두 의혹 추적이 이 재단의 모금 문제로 모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추정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경련 기관지나 다를 바 없는 <한국경제> 김정호 수석논설위원이 11개월 전에 쓴 칼럼은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 “몇몇 기업에 물었다. 미르에 왜 돈을 냈냐고. 답은 ‘내라니까 냈다’였다. 누가 내라고 했느냐고 다시 물었다. ‘다 아시면서’라는 꼬리 없는 답이 돌아왔[다.]”(<한국경제> 2015.11.19. “이런데도 법인세를 올리자고?”)


이런 강제 모금에는 기업주들을 검찰, 국세청 등이 지속적으로 압박해 온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노동법 개악 등 강성 친기업 행보를 하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협조 성격도 있었을 것이다. 법인세 인상을 하지 말라는 앞선 <한국경제> 칼럼의 제목이야말로 돈을 낸 기업주들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박근혜와 재벌들의 유착물인 권력형 부패 스캔들에서 나는 악취는 그들이 노동계급 공동의 적임을 보여 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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