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0)
청와대 안보실장 김장수와 국방부가 10월 4일 ‘노무현의 NLL 포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결국 박근혜와 새누리당, 국정원과 조중동 등은 그동안 있지도 않은 일로 민주당과 친노 정치인 등을 마녀사냥해 온 것이다.
사실 국방부도 이 종북몰이에 협조한 당사자였다. 국방부는 NLL 대화록 마녀사냥이 한창인 7월에 대화록에 나온 노무현의 발언을 “NLL 포기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청와대 안보실장 김장수와 국방장관 김관진은 모두 노무현 정부에서 각각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을 맡고 있었다. 진실을 알면서도 여태 침묵해 온 것이다. 이제 와서 이들이 진실을 밝힌 것은, 마녀사냥의 불똥이 당시 군 최고지휘부였던 자신들에게까지 튈까 봐여서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와서 다시 검찰이 대화록 삭제니 뭐니 하는 것도 우스운 협박일 뿐이다. 내용이 다를 바 없으면 수정본을 남겨 놓고 초안을 삭제하는 것이 뭐 그리 큰 문제인가.
오히려 이로써 NLL 대화록 공방은 ‘진실 게임’이 아니라 안보·종북 프레임으로 불리한 국면을 전환하려고 활용해 온 마녀사냥 무기였다는 것만 다시 드러난 것이다. 지난해 김무성과 올해 국정원의 대화록 공개는 권영세가 “비상계획”이라고 말한 바로 그런 맥락에서 이용된 것이다.
진정한 진실은, NLL은 영토선(해상경계선)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국무부조차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한국 지배자들은 NLL을 영토선이라며 호전적 정책을 펼치고, 이에 북한이 맞대응하면서 서해가 죄 없는 젊은이들의 무덤이 돼 온 것이다.
따라서 NLL 대화록에 관한 진보의 대답은, 국경선도 아닌 것으로 전쟁과 무고한 희생을 부추기지 말라는 것이 돼야 했다. 그러므로 노무현 정부의 문제는 오히려 우파에 굴복한 것이었다.
한편, 노무현은 “NLL 말만 나오면 전부 다 막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는 … 내용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는데, 이는 사실 민주당에게도 해당되는 얘기다.
민주당 자체가 반공주의를 모태로 하는 당인데다가, NLL을 국경선으로 취급해야 한다며 정치 쟁점으로 끌고 들어온 최초 당사자도 사실 민주당이다.(1996년)
올해도 민주당은 ‘영토선인 NLL을 초당적으로 앞장서서 지키겠다’며 안보·종북 프레임을 강화해줬다. 또 ‘대화록 원문’의 열람과 공개를 새누리당과 합의해 국정원의 불법적인 대화록 공개도 사실상 추인해줬다.
이 덕분에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물타기 비상계획을 지금까지 써먹으면서, 안보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우파 결집과 진보 마녀사냥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내 기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박근혜 계급연합이 필요한가 (0) | 2013.11.01 |
---|---|
노동운동의 단결과 주도력이 필요하다 (0) | 2013.10.19 |
내란음모 사건에서 드러난 정의당 개혁주의의 약점 (0) | 2013.09.10 |
마녀사냥에 대처하는 촛불의 자세 (0) | 2013.08.29 |
한 발 물러선 박근혜의 거위털 뽑기 (0) | 2013.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