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는 세월호 참사를 역이용해 

민영화, 규제 완화, 노동조건 후퇴 추진하려 한다



세월호 참사의 배경에는 자본주의 우선순위에 따른 계급 차별 문제가 있다.

이윤지상주의가 노동계급 사람들의 생명을 내팽개친 것이다.

그래서 한국 자본주의의 최상위 통치자로서 박근혜는 책임전가로 일관해 왔다. 오히려 ‘이번 사고로 소비심리가 위축돼선 안 된다’며 기업주들 돈벌이 걱정에 여념이 없었다.

이런 박근혜가 5월 19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마음에도 없는 눈물을 짜냈다. ‘국민 검사’로 불리던 안대희를 새 국무총리로 임명하고, 국정원장 남재준 등을 교체하기로 했다.

계급적 분노가 정권 책임론으로 번져 대중적 저항으로 발전할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다. 이런 위기감 때문에 뒤로는 경찰 탄압도 늘었다.

세월호 참사 항의 시위 참가자 수백 명을 연행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시신을 탈취하고 지도부를 구속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교사선언에 징계의 칼을 들이대고 심지어 세월호 유가족을 미행하다가 들켰다. 해경은 해체한다더니 육지경찰은 더 바빠만졌다.

박근혜가 밝힌 “국가 개조”도 기만이다. 국가 불신 정서를 역이용해 연금 삭감 등 애먼 하위직 공무원을 때려잡으려 한다. 규제 완화와 민영화, 노동조건 후퇴 등을 알맹이로 하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공공부문 ‘정상화’도 가속화하겠다고 한다. 이런 친기업 정책들이 세월호 참사의 원인인데도 말이다.

고위 관료들의 퇴직 후 재취업을 규제한다는 것도 조삼모사다. 박근혜는 대신 관료직 자체에 더 많은 ‘민간’(사실상 기업 경영자들이나 친기업 전문가들)을 끌어들이겠다고 했다. 정경유착을 합법으로 계속하겠다는 뜻이다. 

(따라서 박근혜의 국가 개조는 사실상 신자유주의적 개조(구조조정)다. 이것은 우리 삶을 위협하는 이윤지상주의를 국가 전반에서 더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자를 그대로 두고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운운할 수 있겠는가!) 

새 총리 내정자 안대희는 2003년 한나라당 차떼기 사건 수사 때 유독 박근혜만 무죄로 풀어 준 전력이 있다. 관피아 척결한다는 내각 개편에 법피아 전관예우로 특혜 받아 온 인물을 앞세운 것이야말로 국민 우롱이다.

대국민 담화 이후 국면을 전환하고 위기에서 빠져나가려는 박근혜를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 민주노총은 이미 박근혜 퇴진 투쟁을 공식 선언한 바 있다. 지금이야말로 박근혜 정부를 더 깊은 정치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도록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힘을 동원해야 할 때다.

 



속죄양 만들고 국면 전환?

그러나 박근혜에게 커다란 책임이 있다

 

박근혜는 말로는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면서도 진짜 책임은 철저히 외면했다.

박근혜는 “해경의 구조업무가 실패”라며 “해경을 해체”하겠다고 말했다.

“구조·구난 업무는 사실상 등한시하고, … 해양안전에 대한 인력과 예산은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경의 구조 업무는 박근혜가 ‘해체’했다. 올해 초 정부의 예산 삭감 지시로 각 지방 해양경찰청의 수색구조계가 없어졌다. 이 부서는 ‘인명 구조, 수난구호명령, 선박 좌초·전복 대처’ 등을 맡고 있었다. 현 정부야말로 역대 최초로 재난관리 예산을 줄여 왔다.

박근혜는 “적재중량을 허위로 기재한 채 기준치를 훨씬 넘는 화물을 실었는데, 감독을 책임지는 누구도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박의 과적과 화물 결박 현장 점검을 문서 제출로 하게 해 감독 기능을 없앤 것이 바로 박근혜 정부다. 선장의 선박 안전관리 보고 의무도 없앴다.

박근혜는 “기업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큰 피해를 입히면서 탐욕적으로 사익을 추구하여 취득한 이익은 모두 환수 … 문을 닫게 만들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기업의 사익 추구에 대한 최소한의 규제들을 “쳐부술 원수”라며 ‘전쟁을 벌이자’고 선동한 것은 바로 박근혜다. 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한 피해 보상을 회피한 삼성을 감싸며, 충분히 보상하겠다는 공약을 저버린 것도 박근혜다. 독재 통치의 유산으로 차지한 정수장학회, 영남대재단 등에서 사익을 위해 노조 탄압을 일삼아 온 것도 바로 박근혜다.

 

기업 이윤도 분노의 대상이 돼야 한다


세월호 참사로 이윤지상주의 시스템이 정당하냐라는 사회적 물음이 제기됐다. 이런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철저한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고, 이윤을 우선해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가 던진 자본주의 체제의 우선순위 문제는 그동안 “돈보다 생명”, “이윤보다 안전”을 외쳐 온 노동자투쟁의 정당성과 보편성을 보여 줬다.

노동운동이 주력해 온 철도와 의료 민영화 반대, 비정규직 철폐, 작업장 안전 등은 모두 이윤체제의 우선순위에 도전하는 문제들이며, 보통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과 떨어져 있지 않다.

노동자들은 이런 투쟁에서 승리했을 때 진정으로 사회의 보편적 이익을 대변할 수 있다. 예컨대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의료민영화를 막아내고 일자리를 지켰을 때 공공서비스를 방어할 수 있고, 화물 노동자들은 적정 운송료를 보장받을 때 과적, 과속의 위험으로부터 공공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

그러려면, 거리 시위에 참가해 항의할 뿐 아니라 작업장에서 노동계급 고유의 투쟁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 이윤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노동자들의 단체행동은 정치 위기를 심화시키고 이윤 우선 정책을 후퇴시킬 수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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