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총선 참패로 고무된 한국노총 노동자들 

<노동자 연대> 173호 | 입력 2016-05-01 


한국노총은 5월 1일 노동절 맞이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벌이며 박근혜 정부의 노동 개악 강행 시도와 구조조정 협박에 항의했다.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한국노총 노동절 대회(“지침 철폐! 노동법 개악 저지! 임단투 승리를 위한 한국노총 5.1 전국노동자대회”)에는 조합원 3만여 명이 모였다. 특히 금융위원회를 통한 정부의 성과주의(성과연봉제 등) 도입 압박에 맞서 투쟁의 시동을 거는 금융노조 조합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2만여 명이 참가한 금융노조는 본대회 전 사전 대회를 열어서 파업을 포함한 투쟁을 결의했다.)

△126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5월 1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한국노총 조합원 3만여 명이 모여 ‘지침 철폐! 노동법 개악 저지! 임단투 승리를 위한 한국노총 5.1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한국노총

지난해 노동절 대회를 처음으로 야외(서울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개최한 한국노총은 올해도 서울시청 광장에 수만 명을 동원해 박근혜의 노동 개악에 대한 노동자들의 불만이 매우 광범위함을 드러냈다. 한국노총이 노동절에 종로 대로를 행진한 것은 올해가 최초다. 

이날 집회는 새누리당이 참패한 총선 결과 덕분인지 매우 활력 있었다. 한국노총은 총선에서 ‘반노동자 정당 심판’을 내걸고 사실상 새누리당에 반대했다. 

몇몇 노조들은 예상치보다 조합원들의 참여가 높다며 고무됐다. 연단에서는 메르스세월호 등에서 보인 정부의 대처를 재차 폭로하는 발언들이 나왔고, 박근혜 정부야말로 저성과 해고돼야 한다는 발언은 큰 호응을 얻었다. KT노조의 부패를 비판하며 나온 KT노조 민주동지회 소속 조합원들의 홍보 활동도 주목을 받았다.

집회에 초대된 정의당 노회찬 당선인과 한국노총 임원 출신들인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당선인과 한정애 당선인(현 의원), 김기준 현 의원 등은 조합원들에게 총선 결과를 이어받아 박근혜의 노동 개악에 맞서 앞장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특히 맨 처음 발언한 노회찬 당선인은 가장 큰 환호를 받았다. 

반면에 한국노총 중앙 방침을 어기고 새누리당에 비례후보 신청을 해 당선한 임이자 전 한국노총 여성위원장은 조합원들의 야유로 자기 이름도 제대로 소개하지 못했다. “[집회에] 초대받지 못했지만 ... [여권에서] 할 말은 하겠다”고 변명했지만, 쌓인 분노 앞에서 통하지는 않았다. 앞으론 새누리당 의원은 초대도, 무대 연단 제공도 하지 않는 것이 옳을 것이다. 

△126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5월 1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한국노총 조합원 3만여 명이 모여 ‘지침 철폐! 노동법 개악 저지! 임단투 승리를 위한 한국노총 5.1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김문성

대정부 투쟁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4.13 총선결과는 … 정권과 집권여당에 대한 노동자들의 준엄한 심판”이었다며 노동 개악 강행 시도에 맞서 싸울 것을 주장했다. 또한 “구조조정은 대량감원과 임금삭감과 같은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그것은 이윤은 사유화하되 손실은 사회화하는 친재벌정책”이라고 규탄했다. “쉬운 해고와 취업규칙불이익변경이 산업현장으로 확산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공공 금융 노동자들의 성과연봉제 저지투쟁에 적극 함께하자”고도 했다.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한 마무리 집회에서 공공연맹 이인상 위원장은 “한국노총 지도부가 조합원을 배신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 큰 박수를 받았다. 공공연맹은 한국노총 내 금속연맹화학노련과 함께 지난해 한국노총 중앙의 노사정위 복귀와 야합에 반대한 바 있다. 또한 박근혜가 공공기관 성과주의 도입을 직접 챙기겠다며 나서는 상황에서 한국노총 공공부문(주로 금융노조공공연맹공공노련 등에 속해 있다.)도 연합해 저항을 개시하고 있다. 이런 저항 덕분에 정부는 4월말까지를 성과연봉제 선도 도입 시한으로 했으나, 최근 5월말로 미뤄졌다.

이날 한국노총 노동자대회는 박근혜의 총선 참패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설 자신감을 고 있음을 보여 주는 고무적인 집회였다. “5~6월 임·단투에서 정부의 양대지침을 무력화 시키[자]”고 결의했다. 을지로, 종로, 청계천으로 이어진 행진도 힘차게 진행됐다. 다만, 한국노총 지도부가 구체적인 투쟁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언론과 조합원의 눈이 쏠리는 노동절 대회에서 중앙 차원의 대중 투쟁 계획을 발표했다면 고무된 분위기에 초점을 부여해 더 좋았을 텐데 말이다. 5~6월 임·단투에서 노동 개악 지침을 현장에서 무력화시키는 투쟁도 필요하지만, ‘총선 심판을 무시하고 거스르려는’ 박근혜 정부를 압박하고 물러나게 하려면 대정부 투쟁을 집중해서 건설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 그나저나 이렇게 즐거웠던 집회에서, 1년에 한번 노동절에나 만나는 여러 반가운 님들께서 하는 첫마디가 다들 체형이 부르주아가 됐다는 것이라니...









KT전국민주동지회가 KT노조의 부패를 규탄하며 홍보전을 하고 있다.


KT전국민주동지회가 KT노조의 부패를 규탄하며 홍보전을 하고 있다.




서울 노동청을 돌아 종로 대로를 향해 행진 중.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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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내 노사정위 야합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노동자 연대> 160호 | online 입력 2015-11-13



8월 18일 노사정위 복귀를 결정하려고 열린 한국노총의 중앙집행위원회는 산하 연맹 간부들과 조합원들의 점거로 결정을 미뤄야 했다.

당시 이를 주도한 것은 한국노총 산하 금속노련, 화학노련, 공공연맹이었다. 이 세 연맹은 8월 이후에도 한국노총 내부에서 지도부의 노사정위 복귀에 반대하고 있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하반기 국회에서 노동법을 개악하려고 노사정위 합의의 외피가 필요했고, 이를 위해 한국노총 지도부를 압박했다. 그래서인지 김동만 위원장은 세 연맹 위원장들과의 회동 자체도 거부했다고 한다.(이에 관해서는 올 여름 임명된 청와대 정무수석 현기환이 김동만 위원장과 같은 금융노조·한국노총 고위 간부 출신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8월 22일 열린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도 이들 연맹 소속 조합원들은 “노사정위 복귀 반대”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벌여 꽤 호응을 받았다.

그럼에도 한국노총 지도부는 8월 26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격한 반대 속에 복귀를 공식 결정했다.

이들 세 연맹은 노사정위 야합 후에도 노사정위 합의 파기와 탈퇴를 계속 요구해 왔다. 10월 16일에도 공동성명을 내고 “노동개악 지옥에서 당장 빠져 나와” “정권과 맞서 싸우는 한국노총이 될 것을” 촉구했다.

또한 한국노총의 노사정 합의 파기(와 사실상의 노사정위 탈퇴)를 촉구하는 단위노조 대표자 선언도 조직하고 있다. 10월 말까지 대표자 5백여 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세 연맹은 이 선언의 내용과 취지를 10월 28일과 29일 이틀간 <매일노동뉴스>에 광고를 냈고 한국노총 내 다른 연맹으로도 확산하려 한다.

고무적이게도 금속노련과 화학노련은 제조공투본 소속으로 11월 14일 민중총궐기 투쟁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한국노총 내에서 상대적으로 투쟁적이고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왔던 금융노조가 최근 민감한 현안들에 애매한 태도를 취하며 이 흐름에 합류하지 않는 것은 아쉽다.(금융노조는 지난해에도 유일하게 산별 하루 파업을 실행하고 올해도 2만여 명 규모의 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아래로부터의 압력

이런 움직임은 현재 비정규직법 개악에 관한 노사정위 후속 논의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노총 지도부에게도 압박이 되고 있다. 노사정위 노동시장구조개선특위가 합의 목표 시한으로 한 11월 16일 전체회의까지 비정규직법 관련 노사정 합의안을 도출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그동안 한국노총 지도부나 노동계의 노사정위 참여론 지지자들은 노사정위에 ‘개입’하는 것이 그나마 최악의 안은 막을 수 있는 길이고, 잘 하면 정부의 노동 개악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여겼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현실의 검증을 이기지 못한다. 이미 한국노총은 9월 중순 노사정위 야합 직후에 발의된 새누리당의 “노동 개혁 5대 입법”을 두고 합의 정신을 저버린 것이라거나 노사정위가 불공정하게 운영된다고 여러 차례 불평했다. 11월 10일에는 노사정위가 사용자측 입장을 일방적으로 언론에 브리핑하기도 했다.

이미 개악 법안 처리 절차가 국회에서 시작된 상황에서 정부와 새누리당이 8~9월처럼 ‘노사정위 합의가 늦어지면 정권 의지대로 강행하겠다’고 압박하면, 한국노총 지도부는 또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악만은 막자는 논리와 비정규직 개악마저 합의할 수는 없다는 압력 사이에서 말이다.

한국노총 지도부는 여권의 합의정신 위반과 노사정위의 불공정에 대해 불평만 하지 말고 노사정위에서 나와 개악 저지 투쟁에 나서야 한다.


△8월 22일 한국노총 노동자대회에서 한국노총 지도부의 노사정위 복귀에 반대하고 있는 노동자들. ⓒ김문성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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