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나꼼수와 함께하는 한미FTA 무효화 국제행동
11월 23일(수) 저녁 7시 서울 시청광장
24일 한미FTA 무효화 범국민 행동의 날
11월 24일(목) 오후 3시 서울 시청광장
26일 한미FTA 무효화 범국민 행동의 날
11월 26일(토) 오후 6시 서울 시청광장
25일 이집트 군부의 살인 진압 중단과 퇴진을 위한 연대 집회
11월 25일(금) 오후 3시 서울 이집트 대사관 앞
이명박의 한미FTA 날치기 통과. 레임덕 정권이 마지막 폭탄 하나를 던졌다. 더 망가지기 전에 FTA를 통과시키자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즉각적인 거리 시위에서 보듯 그것은 역풍을 불러올 것이다.
우선 FTA의 본질이 다시 확인됐다. 정부와 한나라당, 전경련과 경찰, 온갖 기득권세력이 계급이익이란 면에서 한통속이라는 게 확인됐다. FTA는 1퍼센트를 위한 대기업과 부자의 특권체제 확립이고, 99퍼센트를 짓밟고 미래를 희생시키는 것이다. 사람들은 점차 이를 알아가고 있었다.
그것을 1퍼센트 특권세력인 집권여당이 저렴하게 날치기한 것이다. 다른 갈등과 달리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대립은 너의 이익이 나의 손해인 관계다. 그래서 FTA 싸움이 ‘계급전쟁’(☞ 관련 내 글 보기)이라는 것이 분명해진 것이다. 그 점에서 계급전쟁을 노골화한 날치기는 싸움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인 셈이다.
저들은 민심이 너무 흉흉해 FTA 통과시킨다고 선거에서 더 손해볼 것 없다고 생각한 듯도 하다. 차라리더 우리 편이 기세등등해지기 전에 해치우자고 작심한 듯하다. 노무현이 시작한 것이니 위험 부담도 적을 것이라고도 여겼을 것이다.
예상대로 민주당은 오락가락 우왕좌왕했고, 머저리같이 날치기 시도를 일 분도 지연시키지 못했다. 물론 그것은 친노의 기억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이해관계 때문이다. 민주당도 2006년에도 지금도 1퍼센트 정당인 것이다.
그러나 더는 집권여당에게 기울 민심이 아니기 때문에, 더는 참아서는 안 되는 상황이 됐으므로 오히려 지금 사태는 선거 심판이 아니라 정권이 물러나라는 투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못박아 둘 게 있다. 저들은 강해서 한미FTA 날치기를 강행한 것이 아니다. 돌 맞을 각오를 하고 덤빈 건데, 이를 나중에 보자고 싸움을 물리면 오히려 저들에게 더 도발할 기회를 주는 격이다.
따라서 지금 동력을 확고히 하고 늘리는 것은 분노를 일반화하고 새로운 국면에 맞는 요구를 제시하는 것이다. 아무리 따져봐도 ‘정권 퇴진’이 아니면 거리로 뛰쳐 나올 사람들의 분노를 반영하고 집약시킬 구호가 없다. 지금은 ‘비준 무효’와 ‘정권 퇴진’을 걸고, 전면적 거리투쟁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이것은 정해진 것은 아니다. 그런 투쟁을 주도하고 조직해야 할 진보세력이 선거심판론에 그동안 경도돼 왔기 때문에 그것은 아직 미지수다.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의 최루탄 의거는 훌륭했지만,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 등 진보진영 현 지도부의 전략에 약점이 있었다.
믿지 못할 민주당과 [그래봤자 숫적으로 절대 열세인] 국회 안에서 야권연대로 FTA를 막자고 하며 선거심판론에 기댄 것이 패착이었다. 재협상 요구도 부족했다. 그것은 진정한 힘인 대중의 행동 참여를 소홀하게 만들었다. 한미FTA 폐기를 요구하며 대중투쟁을 불러일으키는 방향으로 갔어야 한다. 독립적인 대중투쟁의 힘으로 민주당의 발목을 잡고, 한나라당의 손을 묶었어야 했다.
약점이 있었지만 극복 가능하다. 선거 심판은 당연하지만, 선거는 어차피 시간 가면 오는 것, 그때 가서 심판하면 된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진 말자. 지금은 주먹 쥐고 싸을 때다. 오늘의 민심은 민중항쟁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조금은 보여 줬다. 의원직 총사퇴도 정부와 국회를 전면 거부한다는 상징적 효과가 있으니 향후 고려해 볼 만하다.
그동안 많은 울분이 싸여왔다. 진보세력은 역사적 책임을 진다는 마음으로 전면적인 항쟁을 조직해야 한다. 가장 필요한 것은 가장 중요한 세력인 민주노총이 공언한 바대로 진심으로 총력을 기울여 정권퇴진 투쟁에 앞장서는 것이다. 거리 항쟁이 발전하면 그 열기가 장차 파업 투쟁으로 이어져야 실질적인 정권 퇴진 투쟁이 될 수 있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목적의식적으로 이를 추진해야 한다.
정부가 맺은 조약, 정부가 날치기한 악법은 그 정부를 민중이 타도함으로써 얼마든지 무효화시킬 수 있다. 1997년 1월 한국처럼! 2011 1월 이집트처럼! 지금 여기서 우리도 하자!
※ 아래는 오늘(11/22) 발표한 ‘다함께’의 성명 전문이다. 이 글의 제목처럼 돼야 한다.
한미FTA 날치기는 이명박의 무덤이 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기어이 한미FTA 국회 비준안을 날치기 처리했다. 집권 내내 1퍼센트만을 위해 99퍼센트를 희생시키던 자들이 이제 그 완결판에 도장을 찍은 것이다.
한나라당은 24일로 예정된 본회의 일정도 무시하고 국회의장 직권으로 비준안을 날치기 처리했다. 한나라당 국회의장 박희태는 본회의가 열리기 한 시간 전에 문자메시지로 본회의 개최를 알렸다. 후폭풍을 염려해 영상은 물론 회의록도 안 남겼고 언론 취재도 원천 봉쇄했다. 경찰은 본회의 직후 국회 앞에 차벽을 둘렀다.
내년 선거를 우려해 합의 처리하자던 ‘협상파’들도 찍소리 없이 지도부의 결정에 따랐고 재보선 참패 이후 고개를 내밀던 ‘쇄신론’도 사기극이었음이 드러났다.
한나라당은 1퍼센트만을 위한 한미FTA를 날치기 함으로써 친기업ㆍ반노동ㆍ반민주주의적 본질을 다시 드러냈다. 이 점에 대해서라면 당내 ‘이견’ 따위는 애초에 없었다. 99퍼센트의 삶을 파탄낼 협정을 저들은 단 4분 만에 날치기해 버렸다. 따라서 이런 반역사적ㆍ반동적 날치기를 막아내려 한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의 행동은 전혀 비난받을 수 없고 완전히 정당하다.
이토록 막무가내로 비준안을 처리한 것은 이명박을 더 깊은 정치적 위기에 빠뜨릴 것이다.
물론 한나라당은 시간을 미룰수록 더욱 불리한 상황이 된다는 엄청난 위기감에 시달리다 행동에 나선 듯하다. 겁에 질린 폭력배가 마구잡이로 흉기를 휘두르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날치기라는 무리수는 부메랑처럼 돌아와 이명박을 무덤으로 몰아넣을 것이다.
이미 곳곳에서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정말이지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의 말대로 많은 사람들이 “폭탄이 있으면 한나라당 국회를 폭파시키고 싶”은 심정이다.
트위터 등 SNS에서도 “야당 의원 모두 국회의원 사퇴하고 정권 퇴진을 위한 거리투쟁에 돌입해야 한다” 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리수
민주당은 현재 날치기를 강력 규탄하고 있지만 사실 그동안 동요했던 게 사실이다. 특히 민주당 원내대표 김진표가 날치기 일정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진표와 민주당 ‘협상파’에 대한 불신이 그만큼 큰 것이다. 그 점에서 민주노동당 등은 더 강력하게 민주당의 동요를 비판하며 경계심을 높일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한미FTA 비준안이 통과됐다고 반대 운동이 좌절할 때는 아니다.
볼리비아의 노동자ㆍ민중은 강력한 투쟁을 벌여 IMF의 강요로 민영화된 상수도 시설을 재국유화시킨 바 있다.
국내에서도 공공부문 민영화, 의료민영화 등 1퍼센트를 위해 99퍼센트를 희생시키려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저항에 부딪혀 거듭 좌절돼 왔다. IMF가 엄청난 구조조정을 요구했던 1998년에도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은 강력한 투쟁으로 대규모 정리해고를 막아낸 바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 추진되던 철도ㆍ전기ㆍ가스 민영화 시도도 노동자들의 투쟁에 부딪혀 좌절됐다.
따라서 ‘내년 선거에서 심판’할 뿐 아니라, 지금 당장 규탄하고 항의하는 투쟁을 더 강력하게 전개해야 한다. 당장 날치기 무효화를 요구하며 예산안 처리를 비롯해 이 정부가 하려는 모든 일들을 막아야 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비준무효 명박퇴진'을 외치며 거리로 나서고 있다.
정권 퇴진 투쟁을 예고하며 “1996년 신한국당의 ‘노동법 안기부법 날치기’가 그들의 무덤이 되었듯, 2011년 날치기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의 무덤이 되게 할 것”이라는 민주노총의 선언을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
이집트의 타흐리르 광장에서, 미국의 주요 도시 곳곳에서 1퍼센트에 맞선 99퍼센트의 투쟁이 전진하고 있는 상황은 한미FTA 반대 투쟁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사기를 높이고 있다. 한미FTA 저지 운동은 이미 한미FTA 비준안 처리를 세 차례나 막아내고 결국 이명박이 날치기라는 무리수를 두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며 강력한 잠재력을 보여 줬다.
한미FTA가 날치기 통과된 오늘은 바로 한미FTA 폐기 투쟁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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