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주의란 무엇인가? 기획 연재 ⑤] 옛 소련은 사회주의 사회였는가? wspaper.org/m/23946
소련이 잘 나갈 땐 공산당들이 소련이 사회주의라고 광고했다. 소련이 실패하니, 반공주의자들이 소련은 사회주의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둘 다 소련 경제와 사회의 흥망을 모두 설명하지는 못한다.
국가자본주의론은 소련의 최전성기에 태어나 소련과 동구권의 성공과 모순을 분석했고 그래서 위기도 예측하고 설명할 수 있었다. 소련 공산당 군부의 쿠데타가 실패하고 속절없이 소련이 해체되면서 모두가 꿀먹은 벙어리가 됐을 때, 확신있는 설명을 내놨다고 좌우 모두에서 눈총을 받았지만 말이다.
소련의 체제 성격 논쟁을 직간접으로 여러 번 경험했는데, 하다 보면 깨닫는 건, 사회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문제다.
자본주의를 세계체제로 이해하는 것이 첫째고, 자본주의가 일국 차원에선 국가자본주의 형태로 변형될 수 있고, 또 시장 경쟁처럼 군사적 경쟁을 벌인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둘째다. 셋째는 1930년대 같은 심대한 위기에는 자본주의가 살아남으려고 극단적 선택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다. 넷째는 전후 대호황도, 신흥국들의 성장도 있었지만, 자본주의 세계체제는 결코 고질적 위기와 강박적 경쟁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해의 과정에서 한몫하는 것은 정보를 그냥 머릿속에 나열한 지식보다는 아래로부터의 사회주의 정신이더라.
체제를 대중의 필요에 부합하도록 개혁한다는 목표 아래 대중이 체제를 수정하는 수준만 요구하도록 자제시키는 것이 아니라(설득과 거래로 얻어내려고) 자본주의가 결코 해결할 수 없는 경제, 사회, 생태적 차원의 대중의 필요와 염원을 중심 기둥으로 삼는 정치 말이다.
그래야 교조에 현실의 꿰맞추는 것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이분법적 진영논리도 그 일종) 신념(가치 판단)과 과학적 이론은 서로 대척되는 게 아니라 서로 영향을 미친다. 목적과 내용에 따라 효과적으로 결합되기도 하고 나쁜 이론을 내놓게 하기도 하고 마비를 겪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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