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트21>도 트위터 계정이 있습니다. 지난해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트위터가 부상할 때부터 팀을 꾸려서 시작했습니다. 비교적 초반부터 적응하려 한 셈입니다. 지금은 3천 명 가까이 팔로워가 생겼으니 대단한 건 아니지만 넷맹들 몇이 운영한 트위터치곤 그럭저럭 선방한 게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관련 기술 팁은 안고딩 님에게 절대 의존)
기사 소개 글을 기사 주소를 링크해 꾸준히 내보내고 있고, 주기적으로 검색해 좋은 정보 등은 취재에 활용하기도 하고, 리트윗 1하는 등 소통의 수단으로 삼기도 합니다. 지난 3월 기후변화 토론회는 트윗으로 생중계해 관심있으나 물리적 조건상(지방 거주 등)으로 참가하지 못한 분들에게 서비스를 하기도 했습니다. (마감 때가 되면 거의 못하긴 합니다)
요샌 <레프트21> 지면으로 소개하는 사회포럼과 맑시즘 행사를 트위터 홍보하는 것도 조금씩 늘리고 있습니다.
트위터를 하다 보면 재밌는 글이나 패러디 사진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특히 촌철살인으로 이명박 정부와 권력자들을 풍자하는 글들을 보는 재미가 있긴 합니다.
트위터 이용은 웹 상에서 레프트21이 조금더 알려지는데 도움이 되긴 했습니다. 지금까지 관찰한 결과를 보면, 트위터 애용자들 가운데 넓은 의미에서 진보적이라고 하는 분들은 표현의 자유 등 민주적 권리 탄압 소식에 가장 관심이 많은 듯합니다.
금호타이어 사측의 노동자 농성장 탄압, 고려대 문과대 학생회장 연행, 천안함 관련 유인물 배포 학생 연행 등의 온라인 기사는 올리자마자 조회수가 폭등했는데, 아무래도 트위터 홍보 덕분인 걸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지난 5월 <레프트21> 거리판매 독자들의 연행 사건이 트위터 상에서 엄청나게 리트윗되면서 신속하게 알려지고 많은 격려와 지원을 받았습니다. 유명 블로거 등이 직접 리트윗을 호소하기도 했죠. 그뒤 신문 기사 접속자가 일시에 크게 늘면서 정기구독과 후원 독자도 늘었습니다. 이 사건을 다룬 온라인 기사들의 조회수도 엄청 높았습니다.
그밖에도 4·19, 5·18과 한국전쟁을 다룬 기사를 추천한 트윗들이 한국현대사 복습하기 등으로 리트윗되면서 조회수가 높았습니다.
물론, 온라인 홍보 결과를 보면 대체로는 깊이있는 논쟁 글들이 트위터 상에서 인기가 높은 것 같진 않습니다. 앞서 든 사례들처럼 트위터라는 매체의 특성상 단발성 속보성 기사가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그 점에서 트위터 홍보는 홍보와 독자 조직에서 여전히 보조적 수단인 건 사실입니다.
트위터를 통해 확인하는 온라인 기사 인기도는 지금의 전반적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레프트21>은 문제를 다루는 방식에서 대중성을 지향하면서도 좀더 운동과 사상을 조직하는 데서 부딪히는 구체적 문제의식을 치밀하게 다뤄보려 하니까요.
최근에는 트위터 상으로 건의를 받거나 토론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몇달 꾸준히 하다 보니까, 이런 일들이 생기나 봅니다.
국내 진보언론들이 BP와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건을 별로 안 다룬다는 의견도 있었구요, 미국 아프가니스탄 사령관 맥크리스탈 해임 사건이 국내에 보도되자마자 이를 다룬 분석 글은 언제 나오냐는 문의도 트위터로 받았습니다.
다른 유명 트위터들을 흉내(고급 용어로 벤치마킹이라고 하죠)내서 여론 수렴을 하려 했는데, 첫째로 김상곤 교육감의 교사 경징계 조치 여론을 물어봤습니다.
답을 주신 분들의 의견이 갈렸습니다. 직무정지를 당할 수도 있는 불가피한 조건에서 경징계로 처리한 것을 인정해 줘야 한다는 전교조 교사 분도 있었고, 징계는 징계이므로 유감스럽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의견이 반반 갈리는 걸 보면서 이 문제는 꽤 신중하고 치밀하게 다뤄야겠구나 하고 판단하게 됐습니다.
최근에는 은평 재선거에 출마한 사회당 금민 후보를 왜 안 다루냐는 항의도 받았습니다. 몇가지는 사실과 어긋나는 근거를 댔는데, 조금 억지스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회당이 진보언론의 외면을 받는 건 정파적 이유도 있겠지만, 사회당이 스스로 자초한 면이 큽니다. 최근 금민 후보 건도 마찬가지입니다 2.(사실 제가 홍보담당 몇 년 해봤는데, 기자에게 기사 강요하면 대개는 역효과 나던데...)
많은 문제들에서 <레프트21>이 늘 정답을 갖고 있진 않습니다. 최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선거 기사도 뼈아픈 실수입니다. 제가 맡은 기사가 아니다보니 제대로 모니터링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투표권을 행사해야 하는 입장이고 정치 기사니까 저도 책임이 큽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독자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려 합니다. 트위터 운영도 그런 취지입니다. 사실 공식 트위터 관리는 대화의 내용과 폭에서 이런저런 제약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자들도 개인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더 밀착된 정보를 얻고 피드백 수단을 늘리는 좋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신문사에선 김인식 발행인과 장호종 기자, 김용욱 기자, 이미진 기자(사진)가 선구적으로 트위터를 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어떤 수단이든 피드백을 잘 하는 거겠죠. <레프트21>은 단순히 글좀 쓴다는 좌파 활동가들의 매체에 머물면 안 됩니다. <레프트21>은 좌파적 견해 표출보다 더 큰 꿈이 있습니다.
<레프트21>은 운동과 사람, 사상을 조직하려 합니다. 체제에 저항하는 노동자와 민중들이 세상을 바꾸는데 쓰이는 효과적인 무기가 되려 합니다. 그래서 세상을 바꾸려 합니다. 그래서 <레프트21>의 운영 재정과 필진 모두 지금보다 더 넓은 기반 위에 서야 합니다.
기자는 자기 글 취재하고 글 쓰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기고와 제보, 후원을 조직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뜻을 모았습니다.(저도 아직은 많이 부족합니다) 능동적인 <레프트21> 독자들도 더 많이 대화하고 소통하며 협력해 진보언론이 운동과 사상의 구심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독자편지 많이 보내주시고, 트위터에서 아는 체도 해 주시고, 블로그 댓글도 많이 남겨주셔요~~)
△ 조기 교육의 힘! 정답 처리한 선생님도 멋져요~
- 자신이 팔로우('친구'로 등록)한 트위터 사용자가 보낸 글을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다시 보내는 걸 말합니다. 한마디로 널리 알려달라고 퍼뜨리는 행위(일종의 추천)인 거죠. [본문으로]
- 물론 금민 후보도 지지받을 자격이 충분한 진보 후보입니다. 진보 단일 후보로 합의된다면 적극 지지할 것입니다. 다만, 민주노동당의 오류와 진보신당의 혼란을 빌미로 타 당에게 출마를 자진 포기하고 자신으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선빵날리기 식) 요구를 하는 것은 연대연합에 진지한 태도가 아니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불신을 걷어내고 협력과 설득이 중요한 시점인데요. 그나마 은평재선거 공동대응 공문도 진보신당에게만 보냈더군요. 솔직히 놀랐습니다. 진보연합을 하자는 건지, 깨자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저도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민주대연합 방침에 매우 비판적이지만, 그것이 이런 서투른 제안을 정당화해 줄 순 없습니다. 그동안 사회당은 진보진영의 정치적 단결보다 진보진영 안에서의 독자성을 더 고집하다 선거 득표도 계속 줄고 진보진영 안에서도 주변화됐습니다. 충심으로 고언하건대, 외향적 시각으로 자신들의 전략을 재검토할 때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2002년에 민주노동당과 통합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문으로]
'생각 좀 해볼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보신문 판매가 유죄? 언론사가 보도자료 낸 사연 (6) | 2010.08.11 |
---|---|
‘맑시즘2010’ ― 왜 노동자운동이 희망인가? (2) | 2010.07.19 |
부동산 하락과 금융 부실화 - ‘시장’에는 답이 없다 (0) | 2010.07.05 |
MB시대, 파시즘의 역사와 교훈을 돌아보다 (4) | 2010.06.26 |
10년의 저항, 10년의 사상, 10년의 추억 (4) | 2010.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