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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27 서울 도심에서 좌파가 리비아 폭격 반대 집회를 하다

리비아 공습 개시일은 바로 8년 전에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날입니다. 날짜만 같은 게 아니죠. 그때처럼 폭격은 추악한 의도로 시작됐습니다. 벌써 민간인 피해가 생기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두고 제국주의 국가들끼리 분열해 있는 것도 비슷합니다.

다만 미국 등이 역량과 향후 전망 문제로 예상보다 소극적이고,진보진영이 분열한 게 차이라고 있습니다. 8년 전에 미국 지배자들은 거침 없었고, 전쟁반대로 진보진영이 단결해 있어 전쟁이 시작되자마자 공동 행동을 곧바로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지난 10년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전략이 실패한 것, 그래서 자신감이 부족한 것, 군사력 동원 자체도 쉽지 않은 것, 카다피는 서방과 화해한 지도자라는 점에서 그들은 제 개인적인 에상보다 좀더 뜨듯미지근하게 보입니다. 애초에 원하지 않은 개입이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더 그들의 폭격 의도가 더 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카다피와 맺은 석유 개발 계획을 보호하고, 국내 정치 위기를 전쟁으로 돌리며(제국주의 지배자들의 전형적인 술책이기도 한), 중동 혁명으로 손상된 지역 패권을 유지하는 방편(특히 유럽 열강들의 패권)으로 개입했다는 의도가 더 선명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국내 진보진영에 관해 말하자면, 지금은 진보신당은 비행금지구역을 지지하는 성명을 내고 리비아 폭격 반대 집회에 불참했고 참여연대 등 엔지오들은 아직 입장을 내지 못했습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도 사실상 폭격을 지지했습니다.

그래서 . 이날의 집회는 더 중요했습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단체와 개인들 다수는 진정으로 중동 항쟁을 지지하기 때문에 다국적군의 서방 폭격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분명히 했습니다[각주:1].

서방 강대국들이 민주화를 지지한다며 공습을 시작했기 때문에 진정으로 중동 혁명을 지지하는 좌파들이 폭격에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중동 대부분의 나라에서 노동자 민중은 대체로 서방 제국주의가 후원해 온 독재자들에게 반대해 들고 일어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혁명 지지와 서방 군사 개입 반대를 연결해야 합니다. 서방 지배자들이 혁명의 편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민중 혁명이 제국주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중동의 민중에게도 도움되지 않고, 제국주의를 우리가 이길 수 없다는 생각만 키워줄 뿐입니다. 한국의 우익들도 리비아 사례를 통해 북한 군사 압박을 정당화하려고 합니다. 폭격 지지는 우익들의 반동적 의제에 힘을 실어줄 뿐인 것이죠. 

무엇보다 서방 폭격은 혁명을 방해하고 더 큰 인도적 재앙을 낳을 것이 분명합니다. 일부 언론이 리비아 민중이 서방 개입을 환영하는 듯 보도하지만, 2003년 이라크 전쟁 때도 너무 억압받던 일부 이라크 민중이 미군을 환영했지만, 곧 점령의 진실이 드러났고 이들은 대미 항전으로 나섰습니다.

전쟁에 내재한 논리에 따라 서방이 지상군 개입으로 나아가거나 리비아와 중동의 민중 저항이 서방의 군사 개입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게 될 때 일관되게 혁명을 지지하는 운동을 건설하려면, 지금 올바른 견해를 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앞으로 혁명이 더 진전돼 다른 나라에서 유혈 충돌이 벌어질 때도 이 논쟁은 반복될 가능성도 큽니다.


‘다국적군의 리비아 폭격 규탄 집회’가 26일 오후 4시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열렸다.

다함께, 사회진보연대, 나눔문화, 대학생사람연대, 전국학생행진, 경계를넘어, 사회주의정당건설공동실천위원회, 평화재향군인회, 고려대 문과대 학생회 등 열두 개 단체에서 2백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다국적군의 폭격에 반대하는 것이 리비아 항쟁을 돕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미진

참가자들은 “다국적군은 리비아 폭격을 중단하라!”, “폭격 반대! 서방 개입 반대!”들을 외치며 집회를 시작했다.

사회를 맡은 반전평화연대(준) 공동간사 김어진 씨는 오늘 집회에서 다양하게 준비한 발언들을 들으면서 구호 소리가 더 커지길 바란다며 구호를 선창했다.

민주노동당 최창준 자주통일위원장은 미국 정부의 위선을 규탄하며, 리비아 폭격과 한반도 평화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비행금지구역에 많은 이들이 헷갈렸지만, 실상을 보니 미국이 맘 놓고 폭격하는 곳이었다.

“미국은 사상 최대의 군사 훈련을 지금 한국에서 하고 있다. 리비아 폭격을 용인하면, 한반도 평화도 못 지킬 것이다.”

다함께 전지윤 운영위원은 민간인 희생을 막으려면 서방 군사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리비아 민주화를 폭격한다는 것은 MB가 친서민하겠다는 말보다 더 큰 거짓말이다.

“프랑스는 알제리 독립을 막으려고 2백만 명을 죽였고, 이탈리아는 리비아를 식민 지배하면서 인구의 3분의 1을 죽였다.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1백만 명이 넘게 학살했다.

“카다피의 악랄함은 바로 이 제국주의자들에게서 배운 것이다. 제국주의가 카다피를 막고 인권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다.

“서방의 군사 개입과 동시에 바레인 등에서 유혈 진압이 시작됐다. 지금 군사 개입은 제국주의 반혁명의 시도인 것이다.

“중동의 민중 혁명과 국제연대를 결합해 중동을 거짓말 금지구역, 독재 금지 구역,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의 금지 구역으로 만들자.”

△8년 전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시작한 날, 리비아에서 서방의 공습이 시작됐다. 리비아 공습의 폭력적이고 반혁명적 성격이 상징적으로 드러났다. ⓒ이미진

전국학생행진을 대표해 발언한 서울대 지윤 총학생회장은 “리비아 민중의 해방은 리비아 민중의 힘으로 이뤄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계를 넘어’의 수진 활동가는 1990년대 이라크 비행금지구역은 미국의 명분과 달리 억압받던 쿠르드족과 시아파 민중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폭격 후에 오히려 쿠르드족은 후세인에게 학살됐고, 폭격으로 망가진 삶의 터전에서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것은 평범한 이라크인들이었다. 오히려 미국의 군사 개입은 2003년 전쟁으로 이어졌다. 같은 일이 발칸의 코소보에서 반복됐다.

“지금 리비아 민중을 구한다고 폭격을 지지하는 것은 이런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도 배우지 못하는 것이다.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것은 당연한 방법이 결코 아니다. 서방은 리비아에서 민중이 죽어가는 화면을 계속 내보내며 그것이 유일한 해결책인 것처럼 말해왔다. 그러나 그들의 프레임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왜 서방은 팔레스타인을 폭격하는 이스라엘에게 비행금지구역을 말하지 않을까. 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대화로 해결하라고만 할까. 폭격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과거를 잊었느냐고. 리비아 민중이 정말 자기 해결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지.”

나눔문화 김재현 활동가는 이 전쟁이 세계 평화를 더 위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방은 리비아 민중이 카다피에게 고통받고 있을 때, 무엇을 했는가. 오랜 경제 제재로 리비아 민중을 고통스럽게 해 왔다. 카다피에게 오히려 무기를 팔아 왔고 지원해 왔다.

“이번 전쟁은 인류 평화공존에 중대한 도전이다. ‘국민보호책임’은 전쟁의 문턱을 더 낮췄다. 이제 언제든 북한을 공격할 수 있게 됐고, 북한은 이 때문에 핵무장을 더 재촉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군사 개입이 세계 민중에게 좋은 결과를 낳은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믿어야 할 이유가 있는가. ⓒ이미진

사회진보연대 수열 활동가는 ‘민주화를 위한 군사 개입’이 고리대금업자의 광고와 같다고 비판했다.

“다급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것처럼 말하지만 대출업자들은 오히려 민중을 갈취한다.

“악덕 고리대금업자를 찾는 것처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군사개입을 요청했지만, 그들은 민중이 요구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통을 줄 것이다.

“1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미국은 민중이 요구한 자유와 전기, 수도는 거의 제공하지 않았다.”

서방의 리비아 공습을 두고 한국 진보진영이 분열해 있지만, 이날 집회 연사들은 매우 인상적으로 서방 군사 개입의 본질과 효과를 폭로했다.

리비아와 중동의 민중 혁명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왜 서방 지배자들의 거짓말에 속지 말고 군사 개입에 반대해야 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주장했다.

사회자의 바람대로 집회가 끝나갈수록 참가자들의 구호 소리는 높아지고 있었다.

폭탄은 해방을 가져올 수 없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이 평범한 진실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할 태세가 돼 있음을 보여 줬다.

※ 출처: http://www.left21.com/article/9486





 

  1. 제가 볼 때, 민주노동당은 이 문제에서 불분명합니다. 당 논평에서 리비아 민중항쟁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가 없습니다. 이날 집회에서도 미국을 규탄하고, 이를 한반도 평화와 연결했지만, 리비아 항쟁을 지지한다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것이 제3세계 민족주의 관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문으로]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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