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지도부는 118G20에 ”평등하고 정의로운 세계를 위한 진보신당의 제언 ― G20 서울정상회의에 보내는 진보신당의 의제 제안서”(이하 제안서)를 보냈다.

제안서는 ‘금융거래세 도입’이나 ‘자본 건전성 규제 강화’, ‘환경 정의의 실현’, ‘더 좋은 일자리’ 등을 G20이 논의하고 합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G20 회의를 규탄하고 반대하지만 말고, G20의 논의에 개입해서 의제를 제안하고 영향을 끼쳐야 한다는 진보신당 지도부의 생각을 보여 준다.

그러나 G20은 개입해서 진보적 의제를 채택하라고 요구할 기구가 아니다. 항의하고 반대해야 할 기구다.

지난 네 차례 회의의 결과는 G20이 상호 경쟁하면서도 경제 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와 빈민 들에게 떠넘기고 자본가들을 보호하는 기구임을 보여 줬다[각주:1]. G20 정상들이 각 나라에서 바로 이 일들을 하고 있다.[각주:2]

진보신당 지도부도 제안서의 첫 문단을 “신자유주의 광풍으로 세계경제 체제를 위기로 몰아 간 당사자들이 그 해결 대안을 만들어가는 것에 동의할 수도 없다”면서 시작한다. G20 회의에서 “신자유주의 세계금융체제를 극복할 가능성도, 민중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구체적인 방안도 보이지 않는다”고도 지적한다.

진보신당 지도부는 G20이 대표성도 없고, 위기 해결 방안도 없다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G20 회의가 금융규제 등을 합의하는 ‘좋은’ 회의가 돼야 한다고 주문하는 셈이다.

당 대표인 조승수 의원은 G20 정상회의 지지 국회 결의안에 반대 투표하지 않고 기권했다.

이처럼 앞뒤가 맞지 않는 말과 실천은 진보신당 지도부의 개혁주의를 보여 준다. ‘책임 있는 공당’이 정책 대안 없이 ‘거리 정치’만 해선 안 된다는 생각 말이다.

그러G20 회의가 간단히 무시해 버리면 그만인 제안서로 위기의 나락에서 사람들의 삶을 구원할 수는 없다.

만약 G20이 실효성 있는 회의가 될 수 있다면 우리는 규탄이 아니라 응원하며 회의를 단순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환상"을 조장하는 것이다.[각주:3]

그래서 투쟁보다 ‘명망’을 중시하는 개혁주의 정치는 일관되고 효과적 대안이 못 된다 .

지배계급이 진보적 요구를 마지못해 수용하게 만들려면 많은 사람들이 G20의 반동적 대안에 분노하고 항의하는 투쟁을 벌여야 한다. 저들이 거짓 선전과 무장 경찰의 위협으로도 우리의 저항을 막을 수 없다고 느낄 때, 바로 우리가 개혁을 쟁취할 수 있다.


■ 참고 기사

▶정부 홍보가 보여 주지 않는 G20의 진정한 실체

G20, 한심하지만 동시에 위험한 기구

“G20 합의는 세계 민중의 삶을 개선하지 못한다”

G20 비판의 입을 틀어막으려는 이명박 정부

내가 G20에 반대하는 10가G 이유

▶ 긴축도, 부자를 위한 경기부양도 위기 해결책 아니다

G20 대국민 토론회: G20의 성격과 운동의 방향을 토론하다

G20 ‘맞짱 토론회’: 정부 측 논리의 군색함과 위선이 드러나다


■ 관련 포스트: 진보신당 논쟁과 대표 선거 ― 실패한 전략 반복하기?


  1. G20은 세계자본주의의 최고 정치 리더들이 모이는 자리다. 현재의 세계경제 위기에 책임있는 자들이 민중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회의가 G20이다. 이명박은 G20 회의를 통해 국내적으론 레임덕 탈출 기회로 삼고 한국내 고통전가 정책의 명분을 구하려 한다. 국제적으론 한국 지배계급의 지위(국격)를 상승시키려 한다. 결코 국민 대중의 격을높이려는 게 아니다. 우리가 G20에 반대해야 하는 핵심 이유들이다. [본문으로]
  2. 게다가 G20은 이명박의 4대강 죽이기를 녹색성장투자라고 칭찬해 줬다. [본문으로]
  3. 진보신당은 11월 3일 논평에서 G20이 “우스꽝스런 수준”에 불과한데 이명박이 “환상을 국민들에게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본문으로]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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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에 대한 모든 비판 목소리를 억누르려는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4일 오전 민주노총에서 열렸다.

민주노총 등 83개 시민ㆍ사회단체가 만든 ‘사람이 우선이다! G20대응민중행동’(이하 G20대응민중행동)은 기자회견에서 G20 회의가 가까워 오면서 일어나는 민주적 권리 억압 사례들을 폭로하고 규탄했다.


가장 중요한 사건은 ‘G20 서울국제민중회의’에 장소를 빌려주기로 한 서강대 당국이 갑자기 장소 대여를 불허한 것이다.

이 행사는 G20대응민중행동과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가 공동 주최하기로 해 이미 10월말에 서강대 당국의 공식 허가를 받았고, 11월 1일에도 “서강대 강의실 운영계획에 민중회의 일정이 명시되어 있[었다.]”(G20대응민중행동이 서강대 이종욱 총장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

그런데 11월 2일 서강대 이종욱 총장이 약속을 뒤집고 행사를 불허해 버린 것이다. “정치적 성격의 행사”라는 이유를 내세워서.

G20 정상회의가 ‘정치’ 지도자들의 회의인데,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행사는 정치적이면 안 된다는 것은 위선이다. 사실상 정부와 G20에 비판적인 목소리는 아예 틀어막겠다는 뜻이다.

서강대 당국은 11월 6일로 예정된 학생들의 학술행사도 “G20에 맞선”이란 표현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불허 통보를 했다[각주:1].

서강대 학생 김윤영 씨에 따르면 마포경찰서가 총장과 학생회에 연락해, ‘토론회가 시위로 둔갑할 우려가 있어서 학교 안에 경찰을 깔겠다’고 했다고 한다.

G20 국제민중회의는 G20 정상회의가 열릴 때마다 해당 도시에서 열렸다. 세계경제 위기의 해결책으로 G20 정상들이 내놓는 것과 다른 대안을 모색해 왔다. 이번에도 국제노총과 비아캄페시나, 지구의 벗 등 다양한 단체와 해외 인사 들이 참여해 지구촌 빈곤 해소와 기후 대응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G20대응민중행동 박석운 공동대표는 “서강대 총장이 벌벌 떨 정도의 고위층 압력이 아니면 하지 못할 부끄러운 짓”이라고 규탄했다.

민주노총 정희성 부위원장은 그밖의 탄압 사례도 발표했다.

이명박 정부는 파키스탄과 네팔의 노동운동 활동가들의 입국을 불허했다. 특히 파키스탄 “여성 노동자의 전화” 칼리크 부슈라 사무총장은 “테러 연관 가능성 국가” 출신이라 불허됐다. 정 부위원장은 부슈라 총장이 미국과 일본도 제약 없이 방문해 활동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정 부위원장은 G20을 비판적으로 보도한 것(☞ 관련 기사 모음) 때문에 경찰이 G20경호특별법을 내세워 <레프트21> 거리 판매를 중단할 것을 통보한 사례[각주:2]도 발표했다.

내가 좋아하는 만평이다. 누구가 이해하기 쉽게 매우 쉽고 위트있는 용어로 G20에 반대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이밖에도 11월 10일 종로구 내자동에서 하려던 “론스타 투기자본, 삼성재벌 비호하는 김&장 규탄대회”도 G20경호특별법 상 경호안전구역이라는 이유로 불허됐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서강대 당국의 불허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G20을 빌미로 기본적인 표현과 학술 토론의 자유마저 가로막는 작태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 밝혔다.

G20과 이명박 정부의 반민주성이 곳곳에서 반감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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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쉽게도 학생들은 이 요구를 수용했다고 한다. [본문으로]
  2. 마포서는 홍대입구역 거리판매자들에게, 서초서는 강남역 거리판매자들에게 거리 판매 중단을 요구했다. 둘 모두 집회신고서를 제출해 놓았는데도 그렇다. 마포서가 압박이라면, 서초서는 경호특별법상의 경호안전구역이라며 정식 금지 통보했다. [본문으로]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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