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별장게이트’ 의혹 제기 며칠 만에 새 법무차관 김학의가 옷을 벗었다. 이 때만 해도 ‘별장게이트’가 정국의 뇌관이 될 듯했다.


그러나 검찰, 경찰, 감사원, 국정원 등의 고위층까지 연루됐다는 의혹이 일자 수사가 뒷걸음치고 있다. 사건 초기에 서로 뒤질세라 선정적으로 ‘난교 파티’를 보도하던 조중동과 그 종편 방송들도 돌연 침묵으로 돌아섰다.


사건의 본질은 고위층과 기업이 ‘로비와 특혜’로 ‘유착’했다는 의혹이이다. ‘난교파티’ 묘사를 보면, 마치 박정희가 유신 시절 밤마다 벌였다는 술잔치가 떠오른다. ‘박정희 스타일’이 여전히 이 사회 최상층부의 부패 문화로 남아 있다는 게 드러난 것이다.


이 사건으로 박정희 시대 이후 이 사회 최상층부에서 군림해 온 자들이 얼마나 그물망처럼 유착돼 특권을 주고 받으며 부패한 사생활을 공유하고 있는지 일부나마 드러났다.


이런 문화가 저들 사이에 얼마나 흔한 것이면, 새누리당 최고위원 심재철이 국회 본회의 도중에 누드사진을 검색해 들여다 보고 있었겠는가. 집권당의 성추행 의원들 누구도 자격심사를 당하지 않았던 일도 떠오른다.


뜬 소문으로 묻힐 뻔한 사건이 다시 수면으로 떠오른 것도 박근혜가 [지금까지는] 의혹의 중심에 있는 김학의를 법무차관에 임명했기 때문이다. 김학의의 아버지는 박정희 시절, 육군 대령으로 베트남전쟁에 참전해 무공훈장을 받았던 인물이다.


박정희 시대를 재연하려다 박정희식 밤문화를 재연했다는 추문의 주인공을 끌여 들였고, 이것이 의도치 않게 조중동 종편의 특종 경쟁 대상이 되면서 사건이 확대돼 버린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검찰과 경찰간 수사권 관할 문제로 말미암은 묵은 갈등도 한몫했다.


지배계급의 추악한 삶의 단편이 공개됐다는 점 때문에 이 사건을 들추던 조중동도, 경찰도 뒷걸음을 치고 있다. 지뢰밭이 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결국 계급적 진실을 앞에 두고, 정권, 경찰, 지배계급의 언론 등이 모두 한통속인 셈이다.


이것은 아직 집권당의 정치 위기가 무르익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여진은 남아 출국금지 문제 등으로 검경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1퍼센트 특권층들이 엮여 있는 이 단단하기 그지 없는 부패의 그물망 때문에 [이들에 기반한] 박근혜 정부 시대에 부패 추문은 끊임 없이 정치 위기와 저항의 뇌관 노릇을 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터지냐 마냐 하는 문제와는 별개로 말이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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