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민주화’를 요구하며 수많은 ‘을’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때로는 행동으로 나서고 있다.

 

이 덕분에 항공사 승무원을 때린 포스코 ‘라면 상무’는 사직했고, 호텔 직원을 때린 ‘빵 회장’도 꼬리를 내렸다. 영세 대리점들에게 ‘갑질’ 하던 남양유업은 불매와 판매 거부의 역풍을 맞고 있다.

 

최근 대한통운을 합병하며 택배 노동자의 배달 단가를 깎으려던 CJ에서도 노동자들의 파업이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슈퍼 갑’들은 지금도 ‘갑질’을 멈추지 않는다. 법을 어겨도 보호받기 때문이다.


불법파견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대법원 판결을 무시한 현대자동차는 농성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두들겨 패고, 농성을 못 하게 본사 앞에 못을 심는 작태를 저질렀다. 삼성 반도체 공장의 백혈병 피해자대다수는 산업재해 인정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에만 삼성의 반도체 공장에선 올해만 두 차례나 불산이 누출돼 노동자 한 명이 죽고, 세 명이 부상했다. 510일에는 현대제철 당진 공장에서 가스 누출로 노동자 다섯 명이 숨졌다. 대우조선 거제 조선소에서도 올해초 어린 하청노동자 셋이 사고로 죽었다.


그런데도 집권당이 기업의 산업안전 책임을 강화한 유해화학물질관리법 개정을 회피하고, 노동자들의 ‘기업살인법’ 제정을 거부하고 있다. 이런 비극적 사례는 더 많다.

 

이런 일들은 국가 자체가 슈퍼 갑들의 일원이기 때문에 그렇다. 부당해고로 고통받는 조리사, 영전강 등 학교비정규직들이 대량해고 위협을 받는 따위의 일이다. 갑을에도 못 끼고 병정 놀이하는 불쌍한 대한민국 사병들도 그 피해자 중 하나다.

그래서 박근혜가 ‘경제 민주화’ 공약에서 후퇴하고 있을 때, 이 사회의 99퍼센트인 ‘을’들의 반란이 터져 나온 것은 시사적이다.

 

앞서 간단히 살펴 봤듯이 ‘갑을’ 관계는 바로 자본주의 권력의 문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슈퍼 갑’들의 정권인 박근혜 정부가 99퍼센트 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리 없다. 기껏해야 기업 간 불공정 개선에만 관심 있을 뿐이다. 성골 갑과 6두품 갑 사이의 관계개선 말이다.


‘갑질’의 본질이 국가와 자본의 횡포라는 점에서 노동자가 ‘을’들의 반란을 이끌어야 한다그나마 일부 대기업에서 ‘을’인 노동자가 “형식적으로나마 회사와 대등한 관계로 표현되는 것은 노동조합이 있기 때문”이라는 민주노총의 지적이 옳다


노동자와 수많은 ‘을’들에게는 국가와 자본에 단호하게 저항하는 정치와 조직화가 필요하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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