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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지도부의 넥슨 항의 논평 철회를 둘러싼 논쟁




아래는 정희진 글에 대한 내 약평



막무가내 우격다짐이던 최근의 칼럼들보다는 나은 듯. 정의당 지도부의 논평 철회가 잘못인 것도 맞고 넥슨이 나쁜 짓을 했다. 반팔 티 하나 구매했다고 그가 메갈 일부의 잘못에 책임질 이유가 없다. 특별히 그 티 디자인 문구(‘Girls Do Not Need A Prince’: 여자에게 왕자는 필요 없다)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기는커녕 노동계급의 보통 남성들이야말로 쌍수 들어 환영해야 할 메시지 아닌가? 메시지가 문제가 아니라 후원금의 용처가 문제라고? 판매자와 구매자는 그럼에도 구분해서 봐야 한다. 서정주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 설사 서정주의 친일경력을 알고도 그의 시를 좋아했다 해서 그가 서정주의 친일에 동조했다는 비난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항상 현실의 말, 주관적 느낌보다 객관적으로 이 사회에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여성억압이 구조화된 사회, 여성억압으로 노동자 민중을 분열시켜 남녀 둘 다 열악하게 만들고 지배하는 것이 우리가 사는 사회다. 따라서 여성해방은 물론이고 (그 전이라도) 보통 여성의 사회적 지위 상승과 권익 확대, 차별 축소는 노동계급의 남성들에게도 좋은 일이다. 행여라도 낡은 편견 속에서 두려워 말고, 이를 지지해야 한다. 양성평등은 여성해방의 결과물이지 대체물이 아니다.

그러나 정희진은 또 오버해, 현실을 잘못 재구성(재현)하는 바람에 삼천포로 가는 건 여전. 한국의 남성 지배자들이 행정부, 검경, 법원, 전경련, 군부, 조중동 등이 아니라 일베당으로 집결했다는 건 (어떻게 논평하기도 힘든) ‘만화적’ 상상력에 불과하다(이런 음모론 웹툰이 있다면 재밌을 것 같다). 그러므로 진짜 여당 '일베당에 맞선 유일 전위 메갈리아'라는 설정도 비약일 수밖에. 이런 오류는 실재보다 담론을 중시하는 방법 때문에 일어난다고 본다.


남성을 싸잡아 적으로 보려는 관점 문제는 정의당 지도부의 논평 철회를 “남성 연대”로 보는 얕은 판단에서도 드러난다. 정의당 지도부가 남자들만으로 구성됐나? 정의당 지도부가 여성주의자들과 척을 지는 방식으로 일을 처리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옹호하는 게 아니라, 그들에게는 그런 종류의 여성주의자들도 필요하니까, 절충을 시도할 듯하다.


다종다양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를 싸잡아 (찬반 양쪽 모두) 단일한 무엇으로 규정하려는 것도 무리수다. 논쟁이 소모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본다. 거기엔 성차별 반대라는 긍정 요소도, 게이 혐오 등의 부정적인 요소도 있다. 다만 좌파나 진보, 여성해방론자들이 결코 해서는 안 되는 (분열적, 혐오적) 표현과 방식들이 있다. 그런 것들까지 변호하거나 미화해선 안 된다. 그것은 오히려 운동의 도덕적 기초를 허무는 짓이다.


그 도덕은 여성해방을 위해 필수적인 노동계급과 피억압민중의 단결과 의식 발전을 중요한 가치로 삼는다.


정희진의 <한겨레> 기고 글:(7/30)

“메갈리아는 일베에 조직적으로 대응한 유일한 당사자”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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