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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8.10.23 이명박에게 중형을 선고하라
  2. 2018.06.28 쌍용차 노동자 가족의 30번째 죽음
  3. 2014.07.24 경기 평택을 재선거 ― 노동자들의 후보 김득중에게 지지를!
  4. 2012.12.07 이정희의 진실 도전, 대선 판 흔들리다
  5. 2012.09.02 박근혜 ‘바뀌네 쇼’ ― 광폭 사기극의 실체

이명박에게 중형을 선고하라

기사들 2018. 10. 23. 18:19


이명박에게 중형을 선고하라부패만 아니라 노동자·민중 탄압 범죄도 처벌받아야


  • 260호
  •  
  •  2018-09-27
  •  
| 주제: 
  • 공식정치
  •  
  •  국가기관

9월 6일 이명박 재판에서 검찰은 징역 20년에 벌금 150억 원, 추징금 111억여 원을 구형했다. 재판부의 선고는 10월 5일 있을 예정이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이명박 구속 자체가 이미 촛불 운동의 성과지만, 이명박의 죗값으로 치면 구형 형량인 징역 20년도 부족하다. 이명박은 감옥에서 더 오래 고통받아야 하고, 더 많은 재산을 추징당해야 한다. 이명박이 중형을 받는다면, 쌍용차 노동자, 용산 참사 피해자 등 이명박이 못살게 굴고 궁지로 몰았던 수많은 사람들의 응어리가 조금 풀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조금’일 뿐이다. 이명박이 노동자들과 차별받는 사람들에게 저지른 야만적 탄압과 야비한 괴롭힘을 떠올리면, 1000년형에 전 재산 몰수를 해도 분이 다 풀리지 않을 것이다.

광우병 위험 소고기 수입 문제를 계기로 불거진 이명박 반대 촛불 운동에서 강경 진압을 해서 여중생, 여고생들까지 경찰 군홧발에 짓밟혔다. 인터넷에 정부 비판 글을 올렸다고 구속되고 직장에서 잘리는 일이 벌어졌다.

2009년 초에는 강제 철거에 반대했다고 경찰특공대의 공격을 받아 철거민 1인이 불에 타 죽었다. 오히려 피해자의 아들이 구속돼 수년간 고초를 겪었다.

해고에 반대해 파업을 한 쌍용차 노동자들도 지옥을 봤다. 진압 경찰은 헬기를 동원해 발암물질 포함 최루액을 수십 톤이나 뿌려댔다. 테이저 건 등 대(對) 테러 진압 무기와 부대들이 동원됐다. 그런 공격을 받으며 노동자들은 수십 일을 물과 전기가 끊긴 공장에 갇혀 있어야 했다.

파업이 끝나고도 이명박이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는 걷히지 않았다. 구속, 손배·가압류가 또 그들을 옥죄었다. 경찰이 잘한 일로 쌍용차 진압을 꼽았던 잔인무도한 자들은 뻔뻔하게도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20억 가까운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충격과 트라우마가 더 오래 간 이유다.

한 노동자는 헬기 소리를 듣고 어린 자녀 앞에서 벌벌 떨며 숨어야 했고, 한 노동자는 혼자 살던 자기 집을 생수통 등으로 가득 채우는 등 요새처럼 만들어 놓고 자살했다.

이명박―조현오 합작품
이명박―조현오 합작품 당시 공장밖에서 연대 투쟁을 하던 많은 이들이 폭력 진압 현장을 목격했다.(그들도 경찰·구사대 폭력의 대상이었다.)ⓒ이명익

용산 참사, 쌍용차 파업 모두 이명박이 강경 진압을 직접 지시한 일이 드러났다. 최근에는 이명박이 댓글 공작을 독려한 녹취록까지 나왔다. 폭력 진압을 진두 지휘한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 김석기(현 자유한국당 의원)와 경기지방경찰청장 조현오도 죗값을 치러야 한다. 그러려면 이명박에게 중형이 내려져야 한다.

이 밖에도 좌파와 정권 반대자들에 대한 광범한 사찰과 음해 공작, 2012년 대선 여론 조작 개입, 경남 밀양 송전탑과 제주 강정 해군기지 공사 강행과 건설 반대 운동 탄압, 노동법 대폭 개악 등 간단히 정리하기가 힘들 정도이다. 이를 위해 언론 장악도 시도해 장기 언론 파업이 벌어졌고, 해직 언론인이 다시 생겨났다.

사법 농단을 주도한 양승태를 대법원장에 임명한 것이 이명박이므로 양승태의 죄목 대부분이 박근혜만이 아니라 이명박의 죄목과 연결된다. 이처럼 박근혜의 온갖 야비한 탄압 작태 대부분이 이명박 때 시작됐다.

이명박, 박근혜 같은 사악한 권력자가 범죄자로 선 것은 노동자·민중이 저항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침내 이들을 재판대에 세운 바로 그 사람들이 지금 이명박에게 중형 선고를 바란다.

본지도 이명박의 탄압으로 곤경을 겪었다.

2010년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1년 넘게 같은 장소에서 〈노동자 연대〉(당시 〈레프트21〉) 신문을 정기 홍보·판매를 해 오던 독자 5명이 “사상 검증” 운운하는 경찰들에게 연행된 것이다. 결국 신문 홍보·판매가 집시법으로 처벌되는 초유의 일이 일어났다.

제주 해군기지를 위한 폭력 진압에 반대한 김지윤 기자도 형사 고발 등을 당하고 국정원과 해군 등의 조직적 음해 공작에 시달렸다. 

민간인 사찰 수첩에서 노동자연대 관련 메모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명박은 2008년 촛불 운동에 대항해 인터넷 공작을 벌였는데, 노동자연대에 대한 황당한 인터넷 음해도 이때 매우 극심했고 일부는 아직도 유포되고 있다.(최근엔 친문 열성분자들이 이를 재활용하고 있다.)


특별 사면 어림없다

검찰의 ‘구형 의견’을 보면, 이명박을 대통령의 책무를 저버린 권력형 부패 범죄자로 규정했다. 검찰은 삼성의 뇌물을 받고 이건희를 사면해 줬고, 다스의 실소유주로 비리를 저질렀다고 봤다. 이명박을 거짓말쟁이로 단정한 것이다.

정치체제 안정을 위해서는 (박근혜에게 한 것처럼) 이명박을 처벌해 대중을 달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계산하는 듯하다.

“피고인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력을 남용한 것을 넘어 이를 사유화했고 ... 국가 운영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했음에도] … 진실을 은폐 ...측근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기에 급급[했다.] … 엄중한 사법적 단죄를 통해 …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의 근간을 굳건히 확립할 필요가 있다.”

그럴 만도 하다. 다스 실소유주 의혹은 이명박이 대통령 후보 때 불거진 BBK 주가 조작 사건과 연결돼 있다. 결국 검찰 수사와 새로운 폭로들로 의혹 제기자들이 옳았음이 드러났고, 지배자들은 사기 범죄자를 대통령으로 앉힌 게 된 셈이다.

물론 우파 정부를 이끌다가 대중의 원성을 산 전직 대통령이 둘이나 중형을 받는 것을 지배자들이 썩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중형을 선고해 대중을 일단 달랜 뒤에, 항소를 포기해 빠르게 형을 확정하고는 정치 상황을 보며 대통령 사면권을 재촉할 계산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박근혜는 재판에서 핵심 혐의를 거의 인정하지 않았으면서도 대법원 상고를 하지 않았다. 형이 빨리 확정돼야 사면권 대상이 될 수 있어서 그런 거라는 추측이 공공연하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그럼에도 검찰과 박영수 특검이 뇌물죄 무죄 부분에 대해 상고해 실제로는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문재인이 말과 달리 적폐 청산에 어정쩡한 것이 문제다. 법원이나 기무사 등의 반동적 행태들이 드러났고, 적폐 집단이 하극상을 불사하며 적폐 청산에 저항하는 데에도 대응이 미적지근하다. 최근에 문화체육부 장관 도종환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업에 연루된 문화체육부 직원들을 사실상 징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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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노동자 가족의 30번째 죽음

생각 좀 해볼까 2018. 6. 28. 16:20

쌍용차 노동자와 가족, 30번째 죽음이란 소식 앞에서 



살인 진압의 절정이던 2009년 8월 4~5일 쌍용차공장 앞 상황이 떠오른다. 소리없는 그림들과 아비규환이라는 단어만 떠오른다.

그때 배운 것들. 분노(憤怒)는 이성(理性)을 더 차갑게 만든다. 냉정한 이성의 곁에서 분노는 더 잘 탄다. 무력한 분노야말로 지성(知性)의 작용을 방해한다.

결국 쌍용차 파업은 8월 6일에 패배로 끝이 났다. 영웅적으로 싸웠지만, 이기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와 사측, 재계는 총단결해 전투를 벌였는데, 노동계급 편에서는 그러질 못했다. 금속노조 연대파업 불발 탓이 컸다.


※ 살인진압 현장에서 쓴 기사들 일부.


7/20 쌍용차 경찰 진압 시도와 노동자 부인의 자살: 더 이상 죽이지 마라 https://wspaper.org/article/6811


8/4 살인 진압으로 대형참극이 시작되고 있다! 즉각 모두 평택으로! https://wspaper.org/article/6855 


8/4~5 쌍용차 살인 진압 시작 : 노동자들을 생지옥에서 구하기 위한 강력한 연대가 절실하다, 모두 다 평택으로! https://wspaper.org/article/6854


8/13 쌍용자동차 살인진압 진상보고 및 피해자 증언대회: “77일간 저들은 우리를 인간으로 대하지 않았다” https://wspaper.org/article/6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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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을 재선거 ― 노동자들의 후보 김득중에게 지지를!

내 기사 이야기 2014. 7. 24. 15:55

7·30 재·보선 경기 평택을

노동자들의 후보 김득중에게 아낌없는 지지를!


 

7·30 재·보선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은 새누리당이 참패하길 바랄 것이다. 세월호 참사 책임 회피, 부패 인사 참극, 고통전가 정책 등을 겪으며 분노는 더 커져만 왔다. 그러나 이것이 선거 심판론으로 크게 발전할 것 같진 않다. 선거적 대안이 시원찮기 때문이다.

제1야당이라는 새정치민주연합은 대안은커녕 ‘박근혜 정부의 인공호흡기’, ‘새누리당 2중대’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 7월 15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 농성장에 농성 닷새 만에 방문한 새정치연합 공동대표 김한길과 안철수가 격한 항의를 받은 것은 시사적이다.

한국 사회의 지배자들 사이에서 퍼져 가는 경제·안보 위기감 때문에 박근혜 정부는 인기를 잃는데도 우파적 고통전가 공세를 펼치려 한다. 같은 배경 때문에 엘리트 집단 내 자유주의자들도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새정치연합이 ‘2중대’ 구실을 벗어나지 못하는 배경이다.

진보정치세력들은 아직 존재감 약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진보정치세력 간 상호 불신과 분열의 영향이 크다. 경제·안보 위기도 개혁주의자들이 개혁을 얻어내는 능력에 제약을 준다. 탄압, 언론 배제, 불리한 선거법 등 기존 정치구조가 불평등하고 비민주적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노동계급 대중의 압력이 완화된 형태나마 공식정치 안으로 전달될 매개체가 더 부실한 상황인 것이다. 노동계급 대중이 공식정치를 보면서 느끼는 답답함의 배경이다.

대중투쟁이야말로 개혁의 성취 수단이다. 선거도 대중투쟁을 조직하는 관점에서 활용할 수 있다.

평택을에서 새정치연합 정장선은 쌍용차 정리해고 불가피론을 폈던 자다. 

그러므로 선거를 이용해 노동자들의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후보 전술도 유용한 면이 있었다. 

또한 하반기 쌍용차 8백 명 신규 채용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에 대한 대응 계획이 필요하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도 이런 고민 끝에 ‘노동자 살리는 정치’를 위한 도전을 직접 하기로 결정했을 것이다. 쌍용차지부 김득중 지부장이 평택을 재보선에 후보로 나오게 됐다.

스스로 진보 진영의 일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나 김득중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

 


□ 끈질긴 투쟁으로 지지와 연대를 확보한 쌍용차 노동자들

 

쌍용차 노동자들은 2009년 부당한 정리해고에 맞서 77일 동안 영웅적인 공장 점거 파업을 벌인 바 있다. 이명박 정부의 혹독한 살인 진압에 맞서 버텼지만 금속노조의 연대 파업 불발 등으로 힘에 부쳐 억울하게 패배했다.

그럼에도 싸움을 포기하지 않았다. 정리해고 이후 6년 동안 노동자와 가족 스물다섯 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그때마다 슬픔을 딛고 일어섰다. 

서울 대한문과 평택 공장을 중심으로 싸움을 끈질기게 이어 왔다. 쌍용차지부는 정리해고 반대의 상징이 됐다. 사회적 연대도 폭넓게 형성됐다.

그 결과, 정리해고를 위한 회계조작도 일부 밝혀졌고, 2심에선 부당한 해고라는 판결도 받아냈다.

그래서 쌍용차 노동자들의 선거 도전을 지역 진보정당들과 사회단체들이 모두 한목소리로 지지한 것이다. ‘진보 단일 노동자 후보’에 대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지원도 든든하게 이뤄질 예정이다. 

‘SKYM(쌍용·강정·용산·밀양)’ 투쟁을 함께했던 단체들도 지지하고 있다. 조국 서울대 교수, 정혜신 와락센터 소장, 박재동 화백 등 명사들도 김득중 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나섰다.

김득중 후보의 선거운동 자체가 쌍용차 문제를 환기시키고 해결을 호소하는 것이다. 김득중 후보는 쌍용차 노동자들이 겪은 고통을 노동계급 전체의 요구로 일반화해서 제기하고 있다.

 

□ 노동자가 직접 나서자

 

애초 평택을 선거구에는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실장과 노동부장관을 지낸 임태희가 출마하려 했다. 쌍용차 해고와 살인 진압을 주도한 정권의 실세이면서 비정규직법 개악, 사측에 유리한 복수노조제 도입 등 노동악법을 앞장서 추진한 자가 임태희다.

쌍용차지부는 그래서 임태희 낙선운동을 고려했다. 뚜렷한 선거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낙선운동이 그리 효과적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마침 임태희도 지역구를 수원으로 옮겨서 출마했다.)

이번에 평택을의 새정치연합 후보는 정장선이다. 자유민주연합 출신인 그는 지역구에서 벌어진 쌍용차 정리해고와 파업 당시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니 ‘노동자도 양보하라’는 입장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살인 진압도 수수방관했다. 당시 노동자와 가족들은 유권자를 배신했다고 분노했었다.

한편, 하반기 쌍용차 8백 명 신규 채용설 대응도 필요했다. 결국 쌍용차지부는 공개적으로 사측을 압박할 방법을 고민하고 토론한 결과로 독자 출마한 것이다.

지금 기성정당 후보들은 개발 공약으로 표를 사려고 한다. 새누리당 후보 유의동은 ‘안보도시’ 운운하며 미군기지와 평택항 개발에 따른 개발공약과 기업 지원을 내세우고 있다. 정장선은 미군기지 보상으로 삼성산업단지를 유치한 것이 특혜라며 추가 친기업 개발을 공약했다.

반면, 김득중 후보는 정리해고 철폐, 비정규직 고용요건 강화, 기업살인법 제정 등 노동계급의 일자리와 안전을 위해 기업 책임을 강화하는 것을 핵심 공약으로 강조한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 평택시 고교 평준화 시행, 쌀 관세화 반대 등도 중요한 요구다. 대부분 노동계급에게 필요한 공통의 요구(필요)들이다. 

 

□ 계급투표

 

김득중 후보의 선거운동은 후보와 공약만이 아니라 지역의 작업장과 노동자들을 만나는 것이 중요한 일정이다.

“평택시민(44만 명) 가운데 18만 명은 쌍용차, 만도, 한라공조 등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다.”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노동자만 2천4백여 명이 산다. 기성 정치권 누구도 못 믿겠으니 노동자들이 “직접” 정치에 나서겠다는 김득중 후보가 기댈 언덕은 바로 이 노동자들의 계급투표다.

김득중 선본은 쌍용차 노동자들이 겪은 고통을 정리해고 폐지, 기업살인법 제정 등으로 노동계급 공통의 요구로 일반화해서 제기하고 있다.

또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전략후보로 인적·물적 지원을 받기로 했다. 기아차 화성공장에서는 현장 활동가들이 세액공제, 유세 참가, 공장 안 홍보 등도 하기로 했다.

현재 여론조사를 보면 당선권과는 거리가 멀다. 지지율이 3~6퍼센트다. 주류 양당 구도에서 출발점으로 낙담할 수준은 아니다. 내일의 더 큰 투쟁을 위해 오늘 ‘계급 투표’라는 벽돌을 쌓아 올리는 선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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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의 진실 도전, 대선 판 흔들리다

기사들 2012. 12. 7. 16:03

진실을 말한 이정희 후보를 비난하는 우파

99퍼센트의 입을 막으려 하지 마라




“지지율 0.7퍼센트 후보에 휘둘린 TV 토론”(<동아일보>)

“판 깨러 나온 지지율 0.2퍼센트 후보”(<조선일보>)

“이정희가 다망쳤다” (<한국경제>)


12월 4일 18대 대선 TV 토론회를 마치고 난 뒤, 우익들이 광분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우익들의 지도자인 박근혜를 그로기 상태가 되도록 몰아붙였기 때문이다. 


박근혜 선대위 대변인 박선규는 “소중한 자리를 실망의 자리, 어쩔 수 없는 탄식의 자리로 만들어 놓았다”고 불평했는데, 실망과 탄식의 주인공이 ‘국민’이 아니라 [자신들의 지도자가 속절없이 모욕당하는 걸 지켜 본] 1퍼센트 부패 우파들이라면, 사실 틀린 말이 아니다.

 

우파가 노골적으로 방송 장악까지 해가며 감추려 했던 지배계급의 추악한 실체와 가려왔던 악행들이 너무도 속시원하게 똑똑히 폭로됐기 때문이다.  



<한겨레> 만평.



이정희 후보는 토론 시작부터 기성 정당 후보들이 외면하는 진정한 노동계급의 의제들을 거론했다. 쌍용차 해고자 투쟁, 제주 해군기지에 반대하는 강정마을, 용산 철거민 참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공 농성, 한미FTA 폐기 등.


특히, 발끈한 ‘행동하는 앙심’ 박근혜가 ‘애국가’ 논란으로 역겨운 색깔론 공격을 폈을 때, 이정희 후보의 반론이 압권이었다.


“충성혈서 써서 일본군 장교가 된 다카키 마사오[각주:1], 누군지 알 것이다. 한국 이름 박정희. 해방되자 쿠데타로 집권하고 한·일협정을 밀어붙였다. 뿌리는 숨길 수 없다. 친일과 독재의 후예인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한미 FTA를 날치기 통과해서 경제주권을 팔아먹고서 애국가만 부르면 용서가 되는가.”[각주:2]


또, “전두환 정권이 박정희가 쓰던 돈이라며 6억 원[각주:3] 줬다고 스스로 받았다고 했지 않은가, 당시 은마아파트 30채를 살 수 있었던 돈 아니냐”고 일갈한 것도 훌륭한 폭로였다. 연타를 맞고 멘붕에 빠진 박근혜가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약속을 얼떨결에 해야 할 정도였다.


이정희 후보는  “재벌과 권력의 유착이 권력형 비리의 핵심”이라며 “삼성 장학생이 참여정부 집권 초기 장악했다는 말 있다. 삼성장학생인지 아닌지 검증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고위직에서 제외시킨다는 약속을 하라”고 문재인도 압박했다. 


이런 이정희 후보의 활약은 2002년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TV 토론에 나와 “한나라당은 IMF당, 민주당은 정리해고당입니다. 한나라당은 부패원조당, 민주당은 부패신장개업당입니다” 하면서 지지를 얻었던 일을 떠오르게 한다. 


당황과 분노를 어쩌지 못하고 있는 <조선일보>는 이정희 후보가 “남쪽 정부”라고 표현한 것을 놓고 또 종북 색깔론을 펼쳤는데,  자신들도 지난해 6월 2일치 사설에서 “남쪽 정부”란 표현을 세 번이나 반복한 것이 드러나면서 꼬리를 내려야 했다. 


결국 새누리당과 우파의 광분은 “첫 대선 TV토론의 주인공은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라는 <PD저널>의 긍정적 평가를 거꾸로 확인시켜주는 것일 뿐이다.


이정희 후보가 대변한 진보 의제와 통쾌한 폭로는 사실 왜 독자적 진보정치세력이 필요한지 보여 준 훌륭한 증거라 할 수 있다. 또 진보세력이 의회나 선거 연단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모범 사례를 보여 준 것이다. 


그날 TV 토론에서 이정희 후보가 없었다면 쌍용차, 현대차, 강정의 억울함과 분노를 누가 대변할 수 있었겠는가? 억눌리고 빼앗겨 온 99퍼센트의 목소리를 어디서 들을 수 있었겠는가!


다카기 마사오


토론회 직후에 “다카키 마사오”와 “전두환 6억”이 검색어 1,2위에 오른 것은 이런 폭로와 비판이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한겨레> 정영무 논설위원은 이를 두고 “당연히 모든 유권자의 검증을 받아야 하지만 그만큼 드러나지 않았음을 반증한다”고 옳게 지적한다. 정 위원의 평가대로 “점령군에 장악된 방송의 마이크를 잠시 탈취한 잔 다르크 … 이정희 후보는 이미지를 조작하는 바보상자와 그 배후세력에 진실의 어퍼컷을 날린 것”이다. 


이는 박근혜가 우파 결집에 충실하면서 명실상부한 보수대연합 후보로 서고, 안철수의 압박으로 문재인이 오른쪽을 기웃거리면서, 밋밋하고 재미 없는 선거로 가던 대선 국면에 새로운 활기가 생겼다는 뜻이다. 


주류 후보들이 제대로 자신들을 대변하지 않는 것 때문에 ‘그 놈이 그 놈’이라는 냉소 속에서 대선에 흥미를 잃어가던 젊은 세대가 ‘다까끼 마사오의 딸이 여왕으로 등극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반우파 정서의 청년 세대가 “여자 1호는 여자 2호가 무섭다”, “6억씩이나 받고는 오빠가 다 늙어서 29만 원으로 산다는 데 돌봐주지 않나?”는 식으로 박근혜를 비꼬며 즐거워하는 것을 보라.  


바로 이런 효과 때문에 새누리당은 여론조사 15퍼센트 후보만 TV 토론에 나오게 하자는 속칭 “이정희 방지법”을 만들겠다는 역겨운 제안을 전광석화처럼 하고 있다. 2차 TV토론에서는 ‘환경’ 주제를 슬쩍 빼버렸다. 4대강과 핵발전으로 공격받을까 봐 선수를 친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대형마트 규제 법안 등에 굼뜨기 그지 없고 가로막기 급급했던 것과 천양지차다. 날치기 속도전이라도 펼치려는 것인가. 자기 지도자를 보위하려고. 쓴소리 막으려고 법도 뚝딱 만들어낼 수 있다는 그 마인드야말로 ‘유신 마인드’ 아니겠는가.(오죽하면 3자 출연 TV 토론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겠는가.)


그런데도 우파 뿐 아니라 자유주의 세력과 진보진영의 일부조차 이정희 후보의 활약에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예컨대, <한겨레> 사설은 “이 후보의 거친 토론 방식이 오히려 보수층 결집의 효과를 거두었다”며, “유력 대선주자 두 명이 … 진검승부를 벌이는 미국 대선토론회를 … 언제까지 부러워하고만 있어야 하는가”라며 진보 후보의 TV 토론 배제 압력에 호응하고 있다. 


유시민은 “거친 표현”이 “정상적이진 않았다“며 “이런 방식이 과연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을 얼마나 떨어뜨릴지 의심스럽다”며 <조선일보>가 기특하게 여길 말만 골라서 하고 있다[각주:4]. 


이미 박근혜의 높은 지지율이 보수대연합의 결과로 형성돼 있는데, 새삼 보수층 결집을 걱정하는 것은 우습다. ‘박근혜 쪽이 사실은 몰래 좋아하고 있을 것’이란 것도 말이 안 된다.


눈이 있다면 지금 우파가 답답하고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라는 것을 얼마든지 알 수 있다. 

지금 보수 대결집으로 형성된 박근혜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것은, 반우파 청년들의 열정을 불러일으켜 이들의 투표율을 높이는 것으로만 가능하다. 


우파와 박근혜에 대한 이정희 후보의 날선 공격이 문재인의 존재감을 약화시켰다는 비난도 우습다. 공평하게 시간이 주어지는 토론회에서 존재감이 사라졌다면, 자기 탓을 해야지, 누구 탓을 하나. 


사실 문재인의 박근혜 비판과 대안이 별 새롭지도 않고, 날카롭지도 않기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문재인은 박근혜와 덕담이나 주고 받다가 이정희를 오른쪽에서 압박하기도 했다. 


토론회 다음날 <리서치뷰>와 <오마이뉴스> 조사를 보면, 문재인 후보 지지층의 30.8퍼센트가 이정희 후보가 가장 토론을 잘 했다고 지목했다. 문재인이 자기 지지자조차 만족시키지 못한 것이 문제인 것이다. 


오히려 이정희 후보의 박근혜 공격으로 박근혜가 이기기 쉽던 대선 구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젊은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들썩이기 시작한 것이다. 저들이 강요한 명망성과 엘리트주의적 품격론의 룰 따위에 얽매이지 않은 덕분이다.) 


이정희 후보도 유시민 세력과 민주노동당의 통합을 주도하는 등 진보의 정체성을 훼손하던 때가 아니라 독립적인 진보의 목소리를 대변했을 때, 지지를 받는다는 사실을 새겼으면 한다. 


이정희 후보가 다음 토론 때는 이 추운 겨울 칼바람을 맞고 있는 쌍용차, 현대차, 용산, 강정의 절절한 목소리와 피눈물을 더욱 생생하게 전하며, 박근혜를 또 한 번 ‘멘붕’시키기를 기대한다.


※ <레프트21> 온라인 기사로 살짝 축약해 실렸습니다. 추가 박스 기사도 있으니 방문해서 보세요. 

☞ 바로가기 


  1. 박정희에겐 일본 이름이 하나 더 있다. 만주군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육사로 편입할 때, 더 일본식인 오카모토 미노루라는 새 일본 이름을 썼다. [본문으로]
  2. 솔직히 한국은 국민의례가 지나치다. 웬 스포츠경기를 보러가서도 국민의례를 해야 하는 건지, 아는 사람 손 들어보시라. [본문으로]
  3. 박정희의 비밀 금고에서 나온 돈이라고 한다. [본문으로]
  4. 유시민은 본인이 야권 단일 후보로 나간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점잔 빼다가 김문수에게 졌다. 유시민이 사실상 지휘한 노무현 고향 김해을 재선거서도 김태호에게 졌다. 1997년엔 김대중필패론을 책으로까지 내며 조순을 밀었다. 이미지와 달리 유시민의 판세 분석은 취약하기 짝이 없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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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바뀌네 쇼’ ― 광폭 사기극의 실체

기사들 2012. 9. 2. 07:00

박근혜가 8월 20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국민 통합”을 선언하더니 연일 “박근혜가 바뀌네 쇼”를 벌이고 있다. 


박근혜는 후보 선출 다음 날, 노무현 묘역에 갔다. 26일에는 반값등록금 운동의 학생 대표들과 만났고, 27일에는 청계천 전태일다리에서 헌화를 시도했다. 심지어 박정희가 죽인인혁당 피해자 유족들을 만나려 한다는 소식도 있다. 


이뿐 만이 아니라 김종인을 다시 앞세워 ‘경제 민주화’ 정책을 강조했고, 차떼기 수사로 인기를 얻었던 안대희를 정치쇄신특별위원장으로 영입했다. 


그러나 박근혜의 ‘광폭’ 사기극은 역풍을 일으키고 있다. 


27일 전태일 열사 유족들은 박근혜의 방문을 공개 거절했고,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 씨는 ‘쇼를 그만 두라’고 일갈했다. 박근혜는 발길을 돌려 청계천 전태일 동상에 헌화를 하러 갔다가 김정우 쌍용차 지부장에게 통쾌한 면박을 당했다. 


오히려 쌍용차 문제나 해결하라는 압력만 커졌고, [이왕 국민 통합을 선언한 마당에] 홍사덕 등의 유신 옹호 발언을 박근혜가 비판해야 한다는 반발이 친박 내부에서조차 나올 정도다. 


사실 박근혜는 ‘민주화 세력’의 핵심인 노동운동·진보진영과 ‘화해’할 생각이 눈꼽 만큼도 없다. 


박근혜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면담과 청문회 수용 등을 요구하며 새누리당 당사에 찾아가자 경찰을 시켜 접근을 가로막고 노동자들을 구타·연행했다. 박근혜가 사실상 소유한 정수장학회 산하 영남대의료원과 부산일보의 언론 탄압과 노동자 해고는 악랄하기로 유명하다. 


경제 민주화?


대선캠프 인사도 새로울 게 없다. 김종인과 안대희의 유명세를 앞세웠지만, 막상 새누리당 대선캠프의 돈과 조직을 총괄하는 자리는 최경환과 이주영 같은 친박 핵심들로 채워졌다. 

김종인이나 안대희 등은 “바뀌네 쇼”의 장식물일 뿐인데, 그 장식물들마저도 과장 광고로 덧씌워진 이미지가 전부다. 


김종인은 재벌 개혁하겠다며 나섰지만, 정작 현대차 재벌의 불법 파견에 침묵하면서 도리어 비정규직 해법의 걸림돌이 민주노조라고 말하는 자다. 그는 박정희와 전두환 정권 시절에 국회의원과 장관을 하면서 승승장구한 낡고 부패한 인물이다. 



△박정희 민주주의 하는 소리 박근혜의 국민 힐링은 민중 킬링이고, 박근혜의 변신은 노동자 봉변이다. ⓒ이미진



노태우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막강 권력을 누리던 시절, 동화은행 비자금을  뇌물로 받고,  노태우 비자금 사건에도 연루돼 실형도 살았다. 그래서 김종인이 2004년 17대 총선에 출마했을 때,  총선시민연대가 비례대표 부적격 후보라고 공표한 바 있다.


안대희도 전형적인 기회주의적 보수의 일원일 뿐이다. 


노무현의 사법고시 동기인 안대희는 [자신을 유명하게 해준] 2002년 대선자금 수사 과정에서, 삼성 비자금과 박근혜의 뇌물 수수 부분은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고 넘겨 버렸다. 


김용철 변호사는 안대희가 삼성 비자금인 걸 알면서도 넘겼다고 폭로한 바 있다. 


대법관이 된 뒤에는 ‘1퍼센트 프렌들리’ 판결로 두드러졌다. <중앙일보>조차 그를 당시 대법원에서 “보수의 핵”이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파업 참가를 이유로 전국공무원노조 조합원의 승진을 취소한 울산시장의 조처가 적법하다고 판결했고, 상지대 비리재단의 복귀를 결정적으로 돕는 판결을 했다. 강제 종교교육 거부해 퇴학당한 강의석 군에게도 퇴학이 정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출퇴근시 사고는 산업재해가 아니라는 판결로 개별 노동자의 권리도 위축시켰다. 


안대희는 벌써부터 박지만과 그의 처 서향희 관련 비리 의혹에 관해서는 “그런 의혹들이야 옛날에 거론된 것 ... 새롭게 거론되는 것 등을 ... 점검하겠다”며 박근혜 치부 가리개로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은 전태일재단 방문이 무산된 뒤, “갈등을 조장하는 세력을 반드시 물리치고 국민통합의 ‘100퍼센트 대한민국’을 건설하겠다”는 ‘유신 정신’ 충만한 성명을 내놓았다. 쌍용차 해고자를 ‘물리쳐야 할 세력’으로 규정해서 짓밟고 끌어내면서 전태일과 화해(?)하겠다는 것이 박근혜식 ‘국민통합’인 것이다. 


박정희처럼 권력을 휘둘러보고 싶어서 얼마나 안달이 났으면 박근혜가 이런 쇼를 할까 싶다. 


그런데 여전히 박근혜는 보수층·영남 기반을 넘어선 ‘표의 확장성’이 없다. 올해 총선에서 박근혜가 경제 민주화와 복지를 내세워 ‘중원’을 차지해서 승리했다는 일각의 평가는 신화일 뿐이다. 


총선에선 위기감을 느낀 우파들이 ‘이명박근혜’로 똘똘 뭉치고 [민주당이 별 볼 일 없어] 겨우 패배 위기를 넘겼을 뿐이다. 전국적으로 표를 더하면, 새누리당이 얻은 표는 이른바 야권연대로 모인 야당들의 표보다 적다. 


박근혜가 보수진영의 확고한 리더로 자리잡은 것은 2004년부터다. 노무현 정부의 온건 개혁조차 반대하면서 “국가정체성 투쟁”으로 맞서는 과정에서 박근혜는 한나라당을 장악했고, 당내 주류가 됐다. 박근혜의 확고한 보수층·영남 기반은 바로 이 때 다져진 것이다. 


수도권 중도층


그러나 이런 강한 우파적 성격 때문에 수도권과 청년세대 사이에서, 심지어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을 찍었던 사람들(수도권 중도[보수]층)조차 선뜻 박근혜를 지지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지금 박근혜는 ‘공공의 적’이 돼 버린 이명박과 갈라서지도 못하면서 ‘정책적으로만’ 선을 긋는 “바뀌네 쇼”를 해야 하는 모순에 직면해 왔다. 내곡동과 불법 사찰에 관한 특검을 민주당과 합의했다가 번복 논란이 벌어진 것도 이런 얄궂은 처지 때문이다. 새누리당내 일부의 유신 재평가 발언도 마찬가지다.


여기에는 이재오, 정몽준, 정운찬 등이 중도신당 따위로 분리해 나갈까 봐 노심초사하는 불안감도 깔려 있다. 사실 박근혜의 지지율은 2010년 8월 이명박과 회동 후 협력 선언을 하면서 재상승한 바 있다. 


박근혜의 ‘국민통합’에 이명박과의 협력도 핵심으로 포함돼 있는 이유다. 그러나 바로 그 [이명박을 찍었던] 수도권 중도 보수층에서 이반이 일어난 것이 한나라당 위기의 한 뿌리라는 점이 문제다. 


이제 중도 보수 성향에서 박근혜와 지지층이 겹치는 것은 바로 안철수다. 바로 그 때문에 경제 민주화와 복지 뿐만아니라, ‘소통과 통합’ 이미지도 보완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것은 이명박과 차별화 압력을 다시 키울 것이다.)


(그래서 둘 다 포퓰리즘 행보에 열중하고 있는 [2일로 예정된] 이명박―박근혜 회동은 [속마음이 무엇이든] 일단 겉으로는 민생에 힘 모으자는 식의 겉치레식 협력 제스처를 취하는 모양새를 연출할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 결과물을 내놓진 못할 것이다. 물론, 박은 조직적 협력과 정책적 차별화, 이 두 문제에서 양해와 합의를 얻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 위기 조짐이 커지면서 주류 지배자들의 반동적 태도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박근혜의 불안정한 “바뀌네 쇼”가 무한정 계속될 수는 없다. 


새누리 내부의 보수대연합 논쟁도 이런 모순된 처지를 배경으로 하는 것이다. 사실 “바뀌네” 정책들의 우파적 본질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박근혜는 5년 전 자신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는 친재벌·우파 정책) 원칙과 “경제민주화, 복지, 일자리 등 3대 원칙이 결코 배치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실토했다. 그래서 “재정 건전성을 무시하면서까지 복지를 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것이 박근혜의 본심이다. 


이런 한계 속에서도 박근혜가 대세론을 유지하는 데에는 민주당의 무능과 한계가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민주당의 찌질한 대선 후보 경선과 거듭되는 비리 의혹은 진보·개혁 대중에게 ‘짜증과 분열’을 주고 있다. 


김종훈, 안대희 등 박근혜가 올해 들어 영입한 인물들 다수가 민주당 정부에서 중용됐던 인사들이라는 것도 민주당의 한계를 보여 준다. 사실 노동자 가슴에 대못을 박고는 뒤로 어루만지는 척했던 쇼는 민주당도 자주 했던 쇼다. 


1997년과 2002년에 우파 진영을 분열시켜 정권을 잃고 대선에서 패배하게 만든 것은 경제 위기 요인과 함께 기층의 저항 압력이었다. 이는 진보진영이 지리멸렬한 민주당과는 결이 다른 진보적 대안을 내놓고 반우파 정치투쟁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 좌파는 노동운동의 급진적 정치리더십을 재구축할 수단을 내놔야 한다. 주장: 줄기찬 정치 폭로와 올바른 분석, 행동: 진보적 반우파 정치투쟁의 구축 등이 필요하다. 이 둘을 아우르는 과제는, 이런 일을 하려는 사람들의 네트워크와 조직을 강화하는 것이다.)


※ 이 글은 축약돼 <레프트21> 88호에 실렸다.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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