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 게이트 새누리당 정권의 총체적 정치 공작에 관한이명박근혜 게이트 발전하고 있다.


애초 박근혜는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하 대화록) 공개해서 선거 개입 의혹을 물타기하려 했다. 그러나 오히려 과정에서 대화록 공개 자체가 이명박의 국정원과 짜고 박근혜 일당이 대선 전부터 검토해 비밀 계획’이었음이 드러났다.


결국 몸통은 이명박과 박근혜이고 이들을 중심으로 국정원과 검찰, 경찰, 조중동, 방송이 총동원된 반동적 정치 공작이 지금 사태의 본질인 것이다.


총체적 비밀 정치 공작의 목표는, 2008년 촛불운동과 세계경제 위기 이후 위기와 공포감에서 탈출하려는 우파 지배자들이 노동자·민중 운동을 단속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이어갈 우파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이명박은 촛불운동 진압을 총지휘한 행정안전부 장관 원세훈을 이듬해 초 국정원장에 임명했다


이 원세훈이 민주노총과 전교조를내부의 ”으로 규정하고는 이상 우리 땅에 붙이고 없도록 만들어야한다고 한 것이야말로 진짜 목표였던 것이.


그래서 그는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에서 “종북좌파 척결 … 방법으로는 내부사람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비열한 프락치·분열 공작도 암시했다.


이런 본질야말로 반동적 “심리전”이 단지 선거용만이 아니었던 이유다. 사실 심리전 개념 자체가 흑색선전을 통해 적을 고립시키고 은밀하지만 물리적인 공격으로 적의 저항 의지를 꺾는 것을 포함한다.


그래서 저들은 “종북” 마녀사냥을 벌이며 국가의 억압기구와 비밀경찰들을총동원’했. 마치 노태우 정부가 공안정국을 조성하면서 안전기획부(국정원의 옛 이름)와 검찰, 경찰을 모아 ‘공안합동수사본부’를 꾸렸던 것처럼 말이다.


뿐만 아니라 경영진 물갈이, 노동조합과 PD수첩 등의 탄압과 해고, 마녀사냥, 조중동 종편 허가 등으로 반동적 심리전을 위한 매체 수단도 끝내 확보했다.





이런 공작의 결과, 이명박 집권 후 국가보안법 탄압이 꾸준히 늘어서 지난해에는 112건으로 첫해보다 2.4배나 입건이 늘었다.(통계청) 뿐만 아니라 탄압도 입체적으로 벌어졌다.


2009년에 경찰은 쌍용차 파업을 살인 진압하고, 검찰과 법원은 여러 항의 시위 참가자들에게 벌금을 남발하고 있을 , 국정원에선불법집회나 불법노조 정상화 강조되고 있었다


시국선언 교사들과 민주노동당 후원 교사들에 대한 징계와 검찰 기소, 유죄 판결이 전국에서 벌어지던 2011 초에도 원세훈의지시 말씀[전교조의] 확실한 징계를 위해 직원에게 맡기기보다 지부장들이 유관기관장에게 직접 업무를 협조[하라]” 것이었다.


원세훈은 2011 한미FTA 국회 날치기 통과 나흘 전에여론 악화되고 수습하려는 것은 이미 늦은 것이므로 [한미FTA에 관한] 치밀한 사전 홍보대책을 수립, 시행하[]” 지시했다. 또 ‘반값등록금 차단’도 지시했다.


지난해 총선 직후에는 조중동이 ‘통진당 주사파 장악설’ 소설을 쓰며 진격의 북을 울리고 새누리당은 이석기·김재연 의원 자격심사를 운운했고 검찰은 당원 서버를 탈취했다. 이 때도 같은 시기에 “종북좌파 세력들이 국회에 다수 진출 … 이들이 우리 사회에 발붙일 수 없도록 [하라]”는 원세훈의 지시가 하달되고 있었다.


절라디언들은 죽여 버려야 한다”, “빨갱이 ×레” 같은 일베충급 막말의 배후에도 국정원의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이 있을 것이다.


정부의 반동적 조처를 할 때마다 국정원과 검찰, 경찰, 조중동 종편과 우익들이 함께 움직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공작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한 달 새에만 ‘MBC 2580’ 불방 사태, YTN 보도 통제와 보도국 회의 사찰, 시국선언 학생회 사찰 등이 밝혀졌다. 지금도 국정원 내부에선 “표창원 제압”이나 “촛불 차단” 대책 문건이 작성돼 시행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현 국정원장 남재준도 대화록 공개 과정에서 이미 원세훈을 능가하는 대담함을 보여 줬다. 남재준은 710일에 대화록의 노무현 발언이 “휴전선 포기”라며 다시 도발했다.


남재준은 노무현의 국방장관 제의도 뿌리치고 나와 2007년부터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서 왔던 자다. 육군참모총장 출신들로 채워진 안보 라인(남재준―김장수―김관진)에서도 최고참이다. 무엇보다 국정원은 애초에 국민도 국회도 아닌 대통령에게 책임지도록 돼 있는 기관이다.


이런 자의 도발이 박근혜와 무관하다는 것을 누가 믿을 수 있나 박근혜는, 법무장관을 통해 원세훈의 선거법 기소를 막으려 했고, 대화록 공개 때는 “NLL은 피로 지킨 곳”이라며 편을 들었고, 지금은 “자체 개혁을 하면 된다”며 국정원을 감싸고 있다.


박근혜는 도리어 사이버안보를 총괄하는 기능을 국정원에 맡기려 한다. 새누리당도 생떼를 부리며 국정조사를 방해하고 있다.


결국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겠다는 것이고 강도질로 강도질을 덮겠다는 것이다. 색깔론 공세로 우파를 결집해 정당성 위기를 덮어 버리며, 철도 민영화 등 각종 개악 조처에 대한 저항을 무력화하려는 것이다.


지금 박근혜는 사건을 축소·왜곡하고 그나마 희생양을 찾아 책임을 전가하는 식으로 쏟아지는 화살을 피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주류 우파 집권세력의 심리전 매체가 된 방송과 종편들이 보도 외면색깔론으로 박근혜를 엄호하고 있다.


국정원 공작을 인터넷 댓글 문제로 축소해 수사 결과를 발표했던 검찰은 710일 원세훈을 개인 비리로 구속했다. 같은 날 감사원은 이명박의 4대강이 ‘국민사기극’이었다고 발표했다. 박근혜는 “사실이라면 국민을 속인 것”이라며 슬쩍 올라탔다.


그러나 이미 ‘이명박근혜’ 게이트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일당만 희생양 삼으려다가는 우파 분열과 추가 폭로 등 더 큰 역풍을 만날 수도 있다. 이미 원세훈이 ‘내가 다치면 친박 X파일을 까겠다’고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그러므로 박근혜의 이번 뻔뻔한 도발과 꼬리 자르기는 일관될 수 없다. 박근혜의 향후 행보는 우파를 결집하며 직진하는 듯하다가 멈추고 물타기로 우회하다가 다시 우파색으로 돌변하는 식의 동요가 특징이 될 것이다. 어쨌거나 기본 축은 우파 결집에 있다.


지금 난 데 없는 ‘귀태’ 소동도 감사원 결과에 이명박 쪽이 반발하면서 나온 것이다. 또 귀태 소동은 우파 결집용일 뿐아니라 ‘그 놈이 그 놈’ 식의 더러운 판 만들기 책략이다. 조중동과 방송들은 또 정치권 막말 공방 등 물타기 식 양비론을 쏟아낼 것이다.


대중의 분노 때문에 일관된 행보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이런 책략들이 성공하려면 국회에서 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민주당을 압박, 회유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대화록 열람에 새누리당과 합의하며 자신들이 ‘NLL 영토선’을 지킨 애국 세력이라는 것을 밝히는 데 더 치중하고 실효도 없을 국정조사에 안주하는 것이 한심한 까닭이다.


(직후에 귀태 발언을 한 홍익표 대변인이 사퇴했다. 귀태를 귀태라 못 부르는 민주당! 민주당의 이런 불철저함은 민주주의 문제에서도 노동계급이 진정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며 그들의 운동이 그것의 방어와 확장에서 핵심 구실을 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럼에도 박근혜의 기본축은 정치적 반동이므로 이런 대응들은 정치 불안정을 더 심화시킬 것이다. 검찰 수사가 별 볼 일 없고 국정조사가 무력해질수록 국회가 아니라 거리에서 싸우자는 분노는 더 커질 것이다.


이미 촛불은 서울에서만 1만 명 규모를 넘어섰고, 진주의료원, 철도 민영화 등에 맞선 노동자 저항과 만나고 있다. 대학생들이 시작한 시국선언은 이제 교수와 종교계, 법조계, 언론계, 노동계 등으로 번지고 있다.


안철수가 얼마 전까지 이 문제를 여야간 ‘정쟁’이라며 거리를 두다가 화들짝 놀라 남재준 해임 요구에 뒤늦게 편승한 것도 이런 압력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박근혜 반동을 파탄낼 열쇠는 진보세력과 노동운동이 국회 절차에 의존하지 않는 대중투쟁을 얼마나 강력하게 건설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려면, 민주주의와 민영화 등 노동자 투쟁과 사회·경제적 쟁점들을 결합해 ‘이명박근혜’를 겨냥하는 총체적 반우파 투쟁을 건설하려 해야 한다. 2008년 촛불이 그렇게해서 성장했듯이 말이다


아울러 종북 마녀사냥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종북을 골라내 차별하는 말이 아니다. 반우파 세력을 총칭하는 저들의 코드네임이다



※ 이 글을 축약해 <레프트21> 108호에 실었습니다. ☞ 바로가기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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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하 대화록) 공개가 정권 연장과 정권 안보를 위한 총체적 정치 공작의 일부였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26일 ‘우리가 집권하게 되면 [대화록을] 까겠다’고 한 권영세의 지난해 1210일 발언이 폭로됐다. 권영세는 당시 박근혜의 대선 캠프 종합상황실장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에는 당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김무성이 비공개 당내 회의에서 “원문을 보고 내부에서 회의도 해봤[] … 공개하려고 했[]”고 말한 사실이 유출됐다.


실제로 지난해 1214일 부산 유세에서 김무성은 “노무현 김정일 간 대화록을 최초로 공개하겠다”며 이번에 공개된 대화록에 있는 내용을 주욱 언급하고는 ‘친북 좌파세력이 정권 잡는 것을 목숨 걸고 막자’고 호소했다.


그런데 대화록은 국가정보원(국정원)이 관리하는 국가기밀이다. 기밀문서를 새누리당 민간 정치인들이 알고 폭로를 검토했다는 것 자체가 새누리당―국정원 커넥션의 방증이다.


이 때 국정원장은 이명박에게 꾸준히 단독 보고를 했던 원세훈이었다. 권영세, 김무성 등 측근들의 계획이나 남재준의 대화록 공개를 박근혜가 몰랐다는 것도 믿기 어렵다. 김무성이 예전에 발설한 바에 따르면, 박근혜가 가장 많이 쓰는 단어가 ‘하극상, 색출, 근절’이라는데 말이다.


이번 대회록 공개를 다룬 <동아일보> 26일치 보도를 봐도,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도 회의록을 국민께 공개해야 한다는 생각이 [국정원과] 같았다 … 우리가 자신감이 없었다면 공개했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연이은 폭로로 첫째, 국정원의 불법적인 정치·선거 개입의 몸통이 박근혜(와 이명박)라는 것이 밝혀진 셈이다

둘째,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이에 대한 정부와 검·경의 비호, 대화록 공개와 NLL 색깔론이 처음부터 한 몸통이었다는 것도 드러났다

셋째, 저들은 이런 총체적 사찰과 공작에 바탕한 종북 몰이 공안 탄압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새누리당과 주류 지배자들은 우파 정권을 연장하고 장기 집권하려고, 국정원 같은 보안 사찰 기구를 틀어쥐고, 국내 진보진영과 노동운동을 사찰하며 정치 공작을 주도해 왔던 것이다.


원세훈 시절 국정원의 진보진영 사찰과 정치 공작은 이미 폭로된 바 있다. 그 일부가 대선 전 청와대의 사찰 의혹으로 드러났고, 또 다른 일부가 올해 국정원의 무상급식 등 공작 문건 폭로로 드러난 바 있다.


현 국정원장 남재준도 이런 공작정치를 ‘대북 심리전’이라고 정당화했다. 국민의 절반을 종북으로 몰면서 전쟁을 벌여 온 자들이 이 더러운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지금도 국정원의 진보 운동 사찰과 탄압이 이어지고 있다. YTN의 기사 검열과 보도국 회의 사찰 사실이 최근 폭로됐고, 인하대에서는 시국선언을 사찰한 것도 새로 폭로됐다.


이제 ‘국정원게이트’는 새누리당의 장기 집권을 위해, 전현 대통령을 포함해 새누리당―국정원―검·경―조중동 등 주류 우파가 총단결해 벌인 초법적 정치 공작에 관한 의혹이 됐다.


이 과정에서 벌어진 색깔론, 우파 결집, 진보 분열이 이들의 노림수였던 것이다.


비상 계획


한편, 폭로된 대화에서 권영세는 “[대화록 공개는] 역풍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컨틴전시플랜(재난 따위의 비상 사태에 대비하는 장기 계획)”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 비상계획은 박근혜가 어려울 때마다 가동돼, 동요하는 우파를 결집하고 색깔론으로 반대파를 분열·약화시키는 구실을 해냈다.


첫째, 지난해 108일 정문헌이 NLL 대화록 문제를 처음 꺼냈을 때는, 박근혜가 곤경에 처해 있던 시점이었다.


박근혜는 9월 초 ‘인혁당 사법 살인이 옳았다’는 식의 발언으로 역풍을 맞았다. 결국 고심 끝에 사과 아닌 사과를 했지만,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박근혜 필패론’이 부상하면서 곤경에 몰렸고 결국 107일 측근 실세 최경환이 후보 비서실장에서 사퇴해야 했다.


결국 대화록 공개 협박과 색깔론 공세로 우파 내부 동요를 단속하고 민주당과 안철수는 애국과 반공 프레임에 가둬 놓을 수 있었다.


둘째, 김무성이 부산 유세에서 대화록 내용을 공개한 1214일은, 인터넷 여론 조작에 동원된 국정원의 실체가 폭로된 직후였다. TV 3자 토론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에게 맹공을 당한 후 젊은층이 움직이면서 박근혜가 위기를 겪던 시점이었다.


이렇게 보면, 이미 이때부터 대화록은 국정원 선거 개입 물타기용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박근혜는 이런 과정들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는데, 이 말을 믿을 사람은 없다. 비상계획이 작동될 때마다 박근혜는 직접 나서 그 효과를 극대화해 왔다.


10월 정문헌의 발언 이후 “도대체 2007년 정상회담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다는 것인가” 하며 대화록 공개 여론에 불을 지폈다. 12월에는 종북 좌파에 정권을 맡길 수 없다는 색깔론 공세에 NLL 발언을 이용했다.


이번 대화록 공개 직후에도 박근혜는 “NLL은 젊은이들의 피와 죽음으로 지킨 곳 … 피로 지킨 대한민국의 역사를 왜곡하는 일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국정원을 비호했다.


기껏해야 원세훈과 이명박의 커넥션 정도가 밝혀질 것으로 기대했던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수사에 박근혜 몸통론이 등장한 것도 바로 박근혜 정부가 자초한 것이다.


법무장관 황교안이 원세훈을 비호하며 검찰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면서 원세훈이 불구속 처리되고 [심지어 제보자는 기소됐는데] 동원된 국정원 직원들이 전원 기소조차 되지 않은 것이다.


바로 이 때문에 국정원을 국정조사해 몸통을 밝히라는 여론이 급속히 확산한 것이다.


620일부터는 광화문에서 촛불집회가 시작됐다. 대학가에선 학생의 시국선언이 번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교수들의 시국선언으로 확대되고 있다표창원 씨가 주도한 국정조사 청원 인터넷 서명에는 며칠 만에 10만 명이 넘게 참여했다


이런 위기에서 세 번째로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가동해 대화록을 공개한 것이다그러므로 국정원 게이트의 본질이 민주당의 매관매직 의혹이라는 새누리당의 주장은 어처구니 없는 적반하장이다.


애국?


NLL 발언으로 종북 마녀사냥과 애국주의 구도로 가려는 것은 저들의 자신감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위기감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화록을 불법적으로 공개하면서 스스로 통치의 정당성을 훼손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배계급 주류의 성마른 위기의식을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한데, ‘금도’를 넘어버린 투쟁은 박근혜의 정치 위기를 한층 더 불안정한 상태로 내몰고 있다.


따라서 대선과는 달리 이번에는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대선 후보 시절에는 실정의 책임을이명박이나 노무현에게 떠넘길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정권의 최고 책임자는 박근혜다.


그때와 달리, 경제 위기 조짐도 커져 왔고, 정치 양극화도 더 깊어져 왔다. 이 때문에 초유의 임기 초 위기를 겪었고, 이 속에서 조직 노동자들의 투쟁 자신감이 조금씩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고 있다. 을의 분노가 터져 나온 것도 슈퍼 갑들의 대변자인 박근혜를 곤혹스럽게 했다.


경제 위기 고통전가를 위해 임기 초에 민영화 등 개악 의제를 밀어붙여야 할 박근혜에게 조직 노동자들의 사기 회복이나 을의 분노는 결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대기업 사정을 하는 쇼를 하는 것도 바로 이런 분위기를 달래 보려는 것이다.


그러나 쇼는 지속될 수 없다. 여기에 국정원의 불법 정치 개입 몸통 의혹이 커지면서 박근혜는 또 다시 우파를 결집하며 종북 몰이 색깔론에 기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문제는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대화록 공개 협박에 움찔하며, 그럴 리가 없다고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올해도 국정원 몸통 의혹에 물타기하려고 대화록을 공개하자고 하는 것이 명백한데도, 노무현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며 대화록 공개에 손을 들어줬다.


이런 탓에 새누리당의 의도대로 우파는 결집한 반면, 왼쪽에선 그와 맞먹는 결집이 이뤄질 수 없었던 것이다. 민주당이 휘둘리고 안철수가 침묵하는 가운데, 존재감이 약해진 진보정당의 목소리도 영향력이 미약한 실정이다.


지금도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색깔론 총공세로 우파 결집과 진보 분열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철도 노동자들이 박근혜에 맞서 민영화 반대 파업을 준비하고 있고, 박근혜 규탄 시국선언이 번지면서 촛불집회도 당분간 이어질 기세다따라서 우리 운동은 시기를 집중해 대중 행동으로 왼쪽이 결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운동의 요구는 이번 국정원 정치 개입과 대화록 공개의 몸통인 박근혜를 정확히 겨냥해야 하고, 박근혜와 맞서야 하는 더 많은 세력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민주당처럼] NLL 영토 논리와 색깔론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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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 http://www.left21.com/article/13261

박근혜가 몸통이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하 대화록) 공개가 총체적 정치 공작의 일부였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우리가 집권하게 되면 [대화록을] 까겠다”고 한 권영세의 지난해 12월 10일 발언이 폭로된 것이다. 권영세는 당시 박근혜의 대선 캠프 종합상황실장이었다.

대선 당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김무성이 비공개 당내 회의에서 “원문을 보고 내부에서 회의도 해 봤[다] … 공개하려고 했[다]”고 말한 사실도 유출됐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14일 박근혜와 함께한 부산 유세에서 김무성은 “노무현 김정일 간 대화록을 최초로 공개하겠다”며 이번에 공개된 대화록에 있는 내용을 주욱 언급하고는 ‘친북 좌파세력이 정권 잡는 것을 목숨 걸고 막자’고 호소했다.

대화록은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관리하는 국가기밀이다. 이것을 새누리당 정치인들이 알고 폭로를 검토했다는 것 자체가 새누리당과 국정원의 커넥션을 입증한다.

이 당시 국정원장은 이명박과 꾸준히 독대했던 원세훈이었다. 측근들의 계획이나 남재준의 대화록 공개를 박근혜가 몰랐을 리도 없다. 자기 허락 없이는 측근들이 말 한마디도 함부로 못 하게 하는 게 박근혜 스타일이니 말이다.

결국 연이은 폭로로 첫째, 국정원의 불법적인 정치ㆍ선거 개입의 몸통이 박근혜(와 이명박)라는 것이 밝혀진 셈이다. 둘째,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이에 대한 검ㆍ경의 비호, 대화록 공개와 NLL 색깔론이 처음부터 한 몸통이었다는 것도 드러났다.

새누리당과 주류 지배자들은 국정원 같은 보안 사찰 기구를 틀어쥐고, 국내 진보진영과 노동운동을 사찰하며 정치 공작을 주도해 왔던 것이다.

원세훈 시절 국정원의 진보진영 사찰과 정치 공작은 이미 폭로된 바 있다. ‘반값등록금 운동 차단’ 문건이 대표적이다.

현 국정원장 남재준도 이런 공작정치를 ‘대북 심리전’이라고 정당화한다. 국민의 절반을 종북으로 몰면서 전쟁을 벌여 온 자들이 이 더러운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지금도 국정원의 범죄는 이어지고 있다. YTN의 기사 검열과 보도국 회의 사찰 사실이 최근 폭로됐고, 인하대에서는 시국선언을 사찰한 것이 새로 폭로됐다.

이제 ‘국정원게이트’는 전현직 대통령을 포함해 새누리당, 국정원, 검ㆍ경, 조중동 등 주류 우파가 총단결해 벌인 초법적 정치 공작에 관한 의혹이 됐다.

비상 계획

이번에 폭로된 대화에서 권영세는 “[대화록 공개는] 역풍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컨틴전시플랜(재난 따위의 비상 사태에 대비하는 장기 계획)”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 비상계획은 박근혜가 어려울 때마다 가동돼, 동요하는 우파를 결집하고 반대파를 분열ㆍ약화시키는 구실을 해냈다.

첫째, 정문헌이 NLL 대화록 문제를 처음 꺼냈을 때는, 지난해 10월 8일이었다.

당시 박근혜는 ‘인혁당 사법 살인이 옳았다’는 발언의 역풍에 몰려 사과 아닌 사과를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박근혜 필패론’이 부상하면서 곤경에 몰리고 있었다.

결국 대화록 공개 협박과 색깔론 공세로 우파 내부 동요를 단속하고 민주당과 안철수를 안보 프레임에 가둬 놓을 수 있었다.

둘째, 김무성이 부산 유세에서 대화록 내용을 공개한 12월 14일은, 인터넷 여론 조작에 동원된 국정원의 실체가 폭로된 직후였다. 또 TV 토론에서 이정희 후보의 맹공으로 박근혜가 ‘멘붕’을 겪던 시점이었다.

이제 와서, 박근혜는 이런 과정들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는데, 이 말을 믿을 사람은 없다. ‘비상계획’이 작동될 때마다 박근혜는 직접 나서 그 효과를 극대화해 왔다.

10월 정문헌의 발언 이후 박근혜는 “도대체 2007년 정상회담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다는 것인가” 하며 불을 지폈다. 12월에는 종북 좌파에 정권을 맡길 수 없다고 NLL 발언을 이용했다.

이번 대화록 공개 직후에도 박근혜는 “NLL은 젊은이들의 피와 죽음으로 지킨 곳”이라며 국정원을 비호했다.

기껏해야 원세훈과 이명박의 커넥션 정도가 밝혀질 것으로 기대했던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수사에 박근혜 몸통론이 등장한 것도 박근혜 정부가 자초한 것이다. 법무장관 황교안은 검찰 내부 갈등을 일으키면서도 원세훈을 대놓고 비호했다.

지금 국정원을 국정조사해 몸통을 밝히라는 여론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대학가에서 학생들의 시국선언은 이제 교수들의 시국선언으로 확대되고 있고 종교계 등으로도 번지고 있다.

이런 위기를 “도 아니면 모”라고 본 저들은 세 번째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가동해 대화록을 공개한 것이다.

“도 아니면 모”

따라서 이것은 저들의 자신감이 아니라 위기감을 보여 주는 것이다. 대화록을 불법적으로 공개하면서 스스로 통치의 정당성까지 훼손했기 때문이다.

저들의 무리수는 지금의 정치 위기를 한층 더 불안정한 상태로 내몰고 있다.

게다가 지금 경제 위기 조짐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박근혜는 이미 초유의 임기 초 위기를 겪었고, 이 속에서 조직 노동자들의 투쟁 자신감이 조금씩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고 있다. 을의 분노가 터져 나온 것도 슈퍼 갑들의 대변자인 박근혜를 곤혹스럽게 한다.

대기업 비리를 수사하는 쇼를 하는 것도 바로 이런 분위기를 달래 보려는 것이다.

여기에 국정원의 불법 정치 개입 몸통 의혹이 커지면서 박근혜는 또다시 우파를 결집하며 종북 몰이 색깔론에 기대고 있다.

동시에 박근혜는 지리멸렬한 민주당에게 기대를 걸고 있을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대화록 공개 협박에 움찔하며, 그럴 리가 없다고 수세적으로 대응했다. 지금도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가 안정을 위해 자제”하고 있는 게 민주당이다.

이런 탓에 새누리당의 의도대로 우파는 결집한 반면, 왼쪽에선 그와 맞먹는 결집이 이뤄질 수 없었던 것이다. 민주당이 휘둘리고 안철수가 침묵하는 가운데, 존재감이 약해진 진보정당의 목소리도 영향력이 미약한 실정이다.

지금도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색깔론 총공세로 우파 결집과 진보 분열을 노리고 있다. 경찰이 26일 범민련 사무실과 활동가 아홉 명의 집을 압수수색하며 두 명을 체포한 것도 이런 공세의 일부다. 

그러나 철도 노동자들이 박근혜에 맞서 민영화 반대 투쟁에 시동을 걸고 있고, 박근혜 규탄 시국선언이 번지면서 촛불집회도 당분간 이어질 기세다.

따라서 우리는 아래로부터 대중행동들이 더 확대되며 성과 속에서 고양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민주주의 유린과 각종 반동적 공격의 몸통인 박근혜를 정확히 겨냥해서 공세 수위를 높여 가야 한다.

ⓒ<레프트21> 107호 | online 입력 2013-06-27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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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예우, 강부자, 병역기피, 탈세 … 고위 관료는커녕 통반장 자격도 없다




박근혜정부가 장관 한 명 없이 출범했다. 새 행정부가 개점휴업인 셈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는데, 이미 절반이 지난 정부 같은 느낌도 준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강력한 정치양극화 속에서, 복지공약 뒤집기로 득표층마저 흔들리면서 지지율이 추락했고, 뒤이어 내각 후보로 내놓는 인물들이 죄다 문제투성이라는 게 강력한 반작용을 낳은 것이다. 분노한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민주당도 대충 넘어가주기 매우 힘든 것이다.


[※ 3월 4일 아침에 앵그리버드보다 화난 얼굴에 스타카도 말투로 대국민 위협 담화를 박근혜가 했는데, 민주당이야 엄청난 압박을 받겠고 그래서 인사청문회 통과에는 좀더 수월해질 수 있겠지만, 상황을 뒤집지는 못할 것이다. 내가 물론 박근혜의 초기 위기를 과장해서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빠진 것처럼 보는 것은 아니다. 예상보다 빠르게 정치 위기를 겪고 있는 점을 지적하려는 의도다.] 


명진스님은 인사청문회를 보고 “누가 더 더러운 걸레인지, 방걸레인지 똥걸레인지, 걸레 경연대회같다”고 힐난했다


탈사모(탈세 사랑 모임)’, ‘전사모(전관예우를 사랑하는 모임)’ 같은 말이 나오는 박근헤 1퍼센트 특권층 우익 내각 후보 명단을 보는 “보통사람들”의 마음도 명진스님과 같을 것이다.   


[첫 지명자가 낙마한 ‘덕분에’] 가까스로 총리가 된 검찰 출신 정홍원은 한보그룹의 서울 수서지구 개발 비리 사건을 수사한 뒤에, 바로 그 한보아파트를 분양 받아 시세차익을 챙겼다


경제부총리 후보 현오석은 2001년 당시 고위층 특혜 분양 비리가 터졌던 경기 분당 파크뷰아파트를 분양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국방장관 후보 김병관은 군 재직 시절, 군사보호구역 해제 예정지를 미리 헐값에 매입했다가 되팔아 차익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차익이 무려 80배나 된다. 손자병법을 3백 번이나 읽었다는 실력이 투기와 위장전입에서 드러나는 듯하다.


안전행정부 내정자인 유정복은 자기 형이 있는 회사에 특혜를 주는 개입을 한 의혹을 명쾌하게 해명 못 하고 있다. 


특히, ‘전관예우’ 관행이 사법, 경제, 국방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드러났난 것이 시사적이다. 고위관료 집단과 기업주, 각종 이익단체 등 1퍼센트 세력이 권력과 특권을 매개로 얼마나 단단하게 얽혀 있는지 보여 준다.


검찰 출신인 정홍원과 법무장관 후보 황교안도 퇴직 후 대형 로펌에서 매달 수천에서 1억 원씩 보수를 받았다외교부 관료 출신인 윤병세도 대형 로펌에서 큰 돈을 받고 재산을 불렸다., 


경제기획원을 거쳤던 현오석도 전관예우 관행을 이용해 재정경제부에서 1억 원이 넘는 특혜를 받았다. 교육부 관료 출신인 서남수도 퇴직 후 사학재단에서 전관예우 혜택을 크게 받았다. 


김병관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까지 했던 전력을 이용해 국방부를 상대로 무기수입상의 브로커로 활동했다. 현 고위장성 연루 의혹까지 나올 정도다.


지갑만 썩은 게 아니라 생각도 썩었다. 반민주·반노동 문제가 두드러진다.


정홍원은 “국기 경례 거부하는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 자격이 없다”고 하는 자고, 황교안은 “[국가보안법은] 정치권의 이해득실에 따라 그 개정이나 폐지가 논의될 수 없는 국가의 기간(으뜸이나 본바탕이라는 뜻)법”이라는 자다그는 “사유재산제도를 부인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 사용자가 처분가능한 범위 내의 사항이”어야 하므로 노동 관련 입법이나 정리해고 반대 파업이 모두 불법이라고 한 바 있다.


김병관은 제대 후 “종북세력 척결의 결사대가 되겠습니다” 하고 떠들고 다녔다. 교육부장관 후보인 서남수와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 유정복은 청문회에서 5·16이 쿠데타냐는 질문에 즉답을 회피했다


[※ 토요일(2일)에 국정원장으로 내정된 남재준은 육사-육참총장 출신이다. 군 회식 때마다 애국가를 불렀다는데, 노무현 초기에 ‘정중부의 난’ 운운하며 나댔던 인물이고, 국정원의 방첩업무가 죽었다고 벼르고 있는 인물이다. 금융위원장 내정자 신제윤은 한미FTA 협상팀이었고, 2004년 전경련 파견 근무 후 친재벌 정책을 펴겠다고 호언했던 모피아 출신이다.]


한편, 국토부장관 후보 서승환과 통일부장관 후보 류길재는 박정희 쿠데타를 지지하고 동조해 고위직을 지낸 자들의 아들이다. 현오석은 유신 정권의 경제개발계획에 직접 참여했던 자다. 심지어 CIA 요원이라는 의혹을 받는 김종훈까지 신설 공룡부처[각주:1]에 내정했다. 


오죽하면,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조차 “무슨 고구마 줄기도 아니고 자고 나면 문제가 터지고 있다”고 하는 말이 나오겠는가. 당 지도부에서조차 일부 인사의 자진 사퇴 얘기가 나오자, 원내대표 이한구는 “좌파가 낙마시키려는 후보를 물러나게 할 수 없다”고 맞섰다.(누가 진정으로 파당적인가???)


여야를 떠나 이런 자들에게 장관이 적격이라는 말을 한다면, 그 입들에 걸레를 물리고 싶다.



※ 이 글은 <레프트21> 99호에 축약해 실렸습니다. 여기에 주말 사이 드러난 내용을 약간 보충해 넣었습니다. ☞ http://www.left21.com/article/12655


  1.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은, 미래창조과학부로 개인정보관리, 전자정부 관련 사항이 집중돼 이 새 부처가 ‘빅브라더’로 가는 길을 닦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본문으로]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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