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석 달여의 과정은 국정원 규탄 촛불운동의 가능성과 더불어 한계와 약점도 보여 줬다.


우선, 강성 우파인 박근혜 정부를 임기 첫 해부터 궁지로 몰기에는 운동의 규모와 폭이 아직은 충분치 않다. 박근혜 지지율도 크게 낮아지진 않고 있다. 이명박은 2008년 촛불항쟁이 1백만 명 규모로 성장하면서 지지율이 7퍼센트 대로 급락한 바 있다.


물론 박근혜의 복지와 경제 민주화 공약 철회, 노동자 지갑에서 돈 꺼내 부자와 재벌을 도우려는 세제개편 사기극, 전월세 대책 사기극에 대한 분노가 물밑에서 자라나고 있다. 


따라서 이런 불만을 더 키우고 거리로 끌어내려면 촛불 운동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총체적 불만의 결집점이 돼야 했다. 실제로 철도 민영화, 쌍용차 해고, 비정규직, 진주의료원, 공무원노조 등 다양한 의제들이 촛불 속에서 환영 받았다.


그런데 이 촛불운동을 이끌어 온 국정원 대선개입 시국회의(이하 시국회의)의 개혁주의 지도자들은 이런 과제 수행을 한사코 꺼려왔다.


운동에 참가하는 대중의 자발성도 아직은 개혁주의 지도자들의 통제력을 넘어설 정도가 아니다. 이런 한계 때문 속에서 시국회의 내 NGO 지도자들은 촛불운동이 민주당이 설정한 한계와 틀을 넘지 못하도록 통제하려 해 왔다.


문제는 이런 방향을 통합진보당이나 한국진보연대 등 시국회의 내 주요 노동·민중운동 단체들도 묵인·동조해 왔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들 역시 최근 수 년간 스탈린주의 인민전선 전략에 기초한 야권연대 노선을 추구해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NGO지도자들을 뒤따르며 민주당과 공동보조를 취하는 데 중점을 둬 왔다.


이런 한계와 약점들 때문에 촛불운동은 국정조사 마무리 이후에 방향을 분명히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내란음모 사건’을 국정원이 터트린 것이다.


개혁•해체의 대상으로 지목된 국정원을 전면에 내세워 탄압을 벌이는 것은 이 정권의 뼛 속 깊은 반동 DNA를 보여 주는 것이다. 이는 촛불운동의 약점과 틈을 겨냥한 것이기도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촛불운동이 해야 할 일은 이런 박근혜의 반동적 도발에 반대해 단결을 도모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탄압에 대한 대응 문제에서 촛불운동은 분열해 있다.


많은 이들이 ‘범죄집단 국정원의 말을 어떻게 믿느냐’는 올바른 입장이다. 반대로 어떤 이들은 ‘진보당 때문에 우리까지 종북•내란 동조 세력으로 매도당하게 생겼다’며 진보당을 촛불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진짜 문제는 시국회의 지도자들이다. NGO 지도자들은 이 사건과 어떻게든 거리를 두려고 한다. 시국회의가 공안탄압 반대 입장을 채택하는 것마저 부담스러워했다. 


‘통합진보당 탄압 건과 촛불운동의 국정원 개혁 요구는 별개’라며 이와 무관하게 촛불을 계속 들자는 주장도 편다. 


이처럼 공안탄압 반대를 회피하는 논리는 의도가 무엇이든 스스로 운동의 정당성을 허물고 자기 발등을 찍게 된다. 


국정원의 공안탄압에 침묵하거나 그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은 국정원의 국내 수사권을 폐지하라고 요구해 온 그동안의 주장과 모순되기 때문이다. 또한 정치 공작이 “정당한 대북심리전”이라는 저들도 억지도 제대로 반박하기 어려워진다.


무엇보다 이런 탄압에 맞서길 회피해버리면 ‘어떤 사상·단체는 안 된다’는 자기 검열이 운동 안에 자리잡게 된다. 그러면 운동은 더 사분오열할 수밖에 없다. 


경제 위기 고통전가 정책을 밀어불이려는 저들은 진보당과의 연관을 빌미로 철도노조, 전교조 등으로 탄압을 확대하려 할 것이다. 또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해 다른 진보정당들과 박원순  등으로도 마녀사냥을 확대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시국회의가 진정으로 촛불의 단결을 바란다면, 논쟁을 각오하고 국정원의 공안 탄압에 반대하며 촛불운동을 마녀사냥에 분명하게 반대하도록 이끌려고 해야 한다.

 

국정원이 중심이 된 저들의 총체적 정치 공작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므로 국정원 게이트를 규탄해 온 촛불이 민주주의의 핵심인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것은 정당할 뿐만 아니라 운동의 애초 취지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나와 다르고 잘못된 사상이더라도 그 자유는 옹호돼야 한다. 


더불어 촛불운동은 쟁점을 확대해 박근혜의 온갖 반동적 정책에 맞서는 더 많은 사회세력과 함께하려고 해서 저들의 고립·분열·약화 시도에 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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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 http://www.left21.com/article/13261

박근혜가 몸통이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하 대화록) 공개가 총체적 정치 공작의 일부였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우리가 집권하게 되면 [대화록을] 까겠다”고 한 권영세의 지난해 12월 10일 발언이 폭로된 것이다. 권영세는 당시 박근혜의 대선 캠프 종합상황실장이었다.

대선 당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김무성이 비공개 당내 회의에서 “원문을 보고 내부에서 회의도 해 봤[다] … 공개하려고 했[다]”고 말한 사실도 유출됐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14일 박근혜와 함께한 부산 유세에서 김무성은 “노무현 김정일 간 대화록을 최초로 공개하겠다”며 이번에 공개된 대화록에 있는 내용을 주욱 언급하고는 ‘친북 좌파세력이 정권 잡는 것을 목숨 걸고 막자’고 호소했다.

대화록은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관리하는 국가기밀이다. 이것을 새누리당 정치인들이 알고 폭로를 검토했다는 것 자체가 새누리당과 국정원의 커넥션을 입증한다.

이 당시 국정원장은 이명박과 꾸준히 독대했던 원세훈이었다. 측근들의 계획이나 남재준의 대화록 공개를 박근혜가 몰랐을 리도 없다. 자기 허락 없이는 측근들이 말 한마디도 함부로 못 하게 하는 게 박근혜 스타일이니 말이다.

결국 연이은 폭로로 첫째, 국정원의 불법적인 정치ㆍ선거 개입의 몸통이 박근혜(와 이명박)라는 것이 밝혀진 셈이다. 둘째,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이에 대한 검ㆍ경의 비호, 대화록 공개와 NLL 색깔론이 처음부터 한 몸통이었다는 것도 드러났다.

새누리당과 주류 지배자들은 국정원 같은 보안 사찰 기구를 틀어쥐고, 국내 진보진영과 노동운동을 사찰하며 정치 공작을 주도해 왔던 것이다.

원세훈 시절 국정원의 진보진영 사찰과 정치 공작은 이미 폭로된 바 있다. ‘반값등록금 운동 차단’ 문건이 대표적이다.

현 국정원장 남재준도 이런 공작정치를 ‘대북 심리전’이라고 정당화한다. 국민의 절반을 종북으로 몰면서 전쟁을 벌여 온 자들이 이 더러운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지금도 국정원의 범죄는 이어지고 있다. YTN의 기사 검열과 보도국 회의 사찰 사실이 최근 폭로됐고, 인하대에서는 시국선언을 사찰한 것이 새로 폭로됐다.

이제 ‘국정원게이트’는 전현직 대통령을 포함해 새누리당, 국정원, 검ㆍ경, 조중동 등 주류 우파가 총단결해 벌인 초법적 정치 공작에 관한 의혹이 됐다.

비상 계획

이번에 폭로된 대화에서 권영세는 “[대화록 공개는] 역풍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컨틴전시플랜(재난 따위의 비상 사태에 대비하는 장기 계획)”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 비상계획은 박근혜가 어려울 때마다 가동돼, 동요하는 우파를 결집하고 반대파를 분열ㆍ약화시키는 구실을 해냈다.

첫째, 정문헌이 NLL 대화록 문제를 처음 꺼냈을 때는, 지난해 10월 8일이었다.

당시 박근혜는 ‘인혁당 사법 살인이 옳았다’는 발언의 역풍에 몰려 사과 아닌 사과를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박근혜 필패론’이 부상하면서 곤경에 몰리고 있었다.

결국 대화록 공개 협박과 색깔론 공세로 우파 내부 동요를 단속하고 민주당과 안철수를 안보 프레임에 가둬 놓을 수 있었다.

둘째, 김무성이 부산 유세에서 대화록 내용을 공개한 12월 14일은, 인터넷 여론 조작에 동원된 국정원의 실체가 폭로된 직후였다. 또 TV 토론에서 이정희 후보의 맹공으로 박근혜가 ‘멘붕’을 겪던 시점이었다.

이제 와서, 박근혜는 이런 과정들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는데, 이 말을 믿을 사람은 없다. ‘비상계획’이 작동될 때마다 박근혜는 직접 나서 그 효과를 극대화해 왔다.

10월 정문헌의 발언 이후 박근혜는 “도대체 2007년 정상회담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다는 것인가” 하며 불을 지폈다. 12월에는 종북 좌파에 정권을 맡길 수 없다고 NLL 발언을 이용했다.

이번 대화록 공개 직후에도 박근혜는 “NLL은 젊은이들의 피와 죽음으로 지킨 곳”이라며 국정원을 비호했다.

기껏해야 원세훈과 이명박의 커넥션 정도가 밝혀질 것으로 기대했던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수사에 박근혜 몸통론이 등장한 것도 박근혜 정부가 자초한 것이다. 법무장관 황교안은 검찰 내부 갈등을 일으키면서도 원세훈을 대놓고 비호했다.

지금 국정원을 국정조사해 몸통을 밝히라는 여론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대학가에서 학생들의 시국선언은 이제 교수들의 시국선언으로 확대되고 있고 종교계 등으로도 번지고 있다.

이런 위기를 “도 아니면 모”라고 본 저들은 세 번째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가동해 대화록을 공개한 것이다.

“도 아니면 모”

따라서 이것은 저들의 자신감이 아니라 위기감을 보여 주는 것이다. 대화록을 불법적으로 공개하면서 스스로 통치의 정당성까지 훼손했기 때문이다.

저들의 무리수는 지금의 정치 위기를 한층 더 불안정한 상태로 내몰고 있다.

게다가 지금 경제 위기 조짐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박근혜는 이미 초유의 임기 초 위기를 겪었고, 이 속에서 조직 노동자들의 투쟁 자신감이 조금씩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고 있다. 을의 분노가 터져 나온 것도 슈퍼 갑들의 대변자인 박근혜를 곤혹스럽게 한다.

대기업 비리를 수사하는 쇼를 하는 것도 바로 이런 분위기를 달래 보려는 것이다.

여기에 국정원의 불법 정치 개입 몸통 의혹이 커지면서 박근혜는 또다시 우파를 결집하며 종북 몰이 색깔론에 기대고 있다.

동시에 박근혜는 지리멸렬한 민주당에게 기대를 걸고 있을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대화록 공개 협박에 움찔하며, 그럴 리가 없다고 수세적으로 대응했다. 지금도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가 안정을 위해 자제”하고 있는 게 민주당이다.

이런 탓에 새누리당의 의도대로 우파는 결집한 반면, 왼쪽에선 그와 맞먹는 결집이 이뤄질 수 없었던 것이다. 민주당이 휘둘리고 안철수가 침묵하는 가운데, 존재감이 약해진 진보정당의 목소리도 영향력이 미약한 실정이다.

지금도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색깔론 총공세로 우파 결집과 진보 분열을 노리고 있다. 경찰이 26일 범민련 사무실과 활동가 아홉 명의 집을 압수수색하며 두 명을 체포한 것도 이런 공세의 일부다. 

그러나 철도 노동자들이 박근혜에 맞서 민영화 반대 투쟁에 시동을 걸고 있고, 박근혜 규탄 시국선언이 번지면서 촛불집회도 당분간 이어질 기세다.

따라서 우리는 아래로부터 대중행동들이 더 확대되며 성과 속에서 고양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민주주의 유린과 각종 반동적 공격의 몸통인 박근혜를 정확히 겨냥해서 공세 수위를 높여 가야 한다.

ⓒ<레프트21> 107호 | online 입력 201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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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지난해 말 공중분해 위기로 몰렸던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후 온갖 사탕발림을 했었다. 당 강령에 경제 민주화를 삽입하고 보편 복지를 공약했다. 수구꼴통 이미지를 벗으려고 이준석ㆍ손수조 같은 20대 청년을 앞세웠다. 


물론 친기업 부패 우파 정권 4년을 지긋지긋하게 겪은 사람들은 쉽사리 박근혜의 ‘쇄신’ 사기극에 속질 않았다. 그래서 박근혜는 총선을 앞두고 이명박과 공조하며 우파 결집에 전력을 다하는 방향으로 달려갔다. 


“한미FTA에 반대하는 세력에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며 FTA 발효 바람잡이로 나섰고, 제주 해군기지 강행도 나서서 찬성했다. 


결국 민주통합당이 꾀죄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우파 결집으로 총선을 돌파한 박근혜는 그 뒤 새누리당을 ‘박근혜 유일체제’로 만들어 갔다. 그리고 이제 박근혜는 잠시 가려져 있던 ‘수구꼴통적’ 본색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최근 박근혜는 이석기ㆍ김재연의 의원직 제명을 추진하며 “국가관을 의심받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돼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선거로 당선한 의원도 개인 사상을 빌미로 의원직을 박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정희 향수’를 넘어서 아예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이다.


돌아보면, 박근혜는 2002년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만들 때 창당대회를 5월 17일로 잡았는데, 올해 새누리당 전당대회 날짜도 5월 15일이었다. ‘아버지 박정희’가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5월 16일을 어떻게든 출발점으로 삼으려고 애써 노력한 흔적이다.


한편, 민생법안 1호로 내놓은 ‘사내하도급법’도 박근혜의 계급적 본색을 드러낸다. 이미 대법원에서 정규직 전환 판결을 받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계속 비정규직으로 두겠다는 철두철미하게 1퍼센트만을 위한 법인 것이다. 


이런 법이 원활하게 통과되도록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에 하나회 출신 강창희를 내정했다. 



골수 우파


이 강창희를 비롯해 김용갑, 김기춘, 최병렬, 김용환 등 박정희ㆍ전두환 독재정권에서 권세를 부리던 늙고 추한 자들의 모임인 ‘7인회’가 바로 박근혜 후견 그룹인 것도 최근 드러났다. 


반동적이고 낡은 인물들 중에서 특별히 더 골수 우파적인 자들을 고른 것처럼 보일 정도다. 천주교 순교 막말을 한 장군 출신 한기호도 친박계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박근혜의 정치 기반은 가장 반민주적이고 부패했으며 영남 지역주의에 물든 세력인데, 박근혜의 우파적 본색은 이런 태생적 기반과 관계 있다. 


게다가 경제 위기 재발 조짐이 커지는 가운데 정권이 레임덕 위기로 휘청대고 있으니 집권당은 우파 결집을 위한 우경화 드라이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도 KTX 민영화 강행을 선언했고, 대법관 후임 인사를 모조리 자신과 가까운 보수 인사들로 채웠다. 검·경은 정권을 감싸고 있고, 군부는 통합진보당 당원명부를 활용하겠다고 한다. 이명박과 박근혜는 경쟁하듯이 번갈아 강경 우파 발언을 내뱉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과 청년층에게 인기가 없는 박근혜가 이처럼 우파 본색을 드러낼수록 과거 회귀에 대한 불안감과 대중의 반우파 정서도 커질 것이다. 이미 젊은층에서 ‘군사독재를 지지하는 우파의 국가관과 민주주의관부터 검증해야 한다’는 분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록 도를 넘는 우파적 공세가 이른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불안정성(특히 세계적 경제 위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을 보여 주긴 하지만, 절차적 민주화를 되돌리는 반동으로 당장 귀결되긴 어려울 것이다. 


절차적 민주화가 나름 1987년 이후 정치체제 안에 나름 구조화됐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도를 넘은 행태는 도리어 공식 정치권 안에서 갈등을 첨예하게 할 수 있고 집권당 안에서도 불만이 생길 것이다. 


무엇보다 공격의 진도를 더 나갔다간 조직 노동운동이 중심이 된 진보 운동의 반발도 고려해야 한다. [절차적 민주화에서 그 사회적 내용의 핵심은 노동계급 조직들(진보정당과 노동조합, 그리고 각종 단체들)이다.] 반동이 성공하려면 이들을 무너뜨려야 하는데, 그런 세력관계상 우위를 우파가 확보한 것이 아니다. ‘오버’하다가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따라서 지금 박근혜의 지지율이 올라간 것도 사상누각일 수 있다. 중도층이나 수도권 청년들 속에서 지지가 늘어난 [즉, 지지층 범위가 커져서 지지도가 높은] 게 아니라, 우파가 똘똘 뭉쳐서 [나머지 새누리당 후보들을 잠룡이 아니라 잡룡으로 만들면서] 지지율이 유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1997년과 2002년에 오만방자하던 이회창도 압도적 격차로 여론조사에서 앞서 나갔으나 결국 반우파 정서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 일은 자동으로 벌어지지 않는다. 저들도 위기감 속에서 나름 필사적이므로 지금처럼 진보진영이 무기력하게 대응한다면,  


따라서 진보진영은 광범한 단결을 추구하면서 반우파 투쟁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박근혜의 우파 본색과 이명박의 부패를 모두 공격해야 한다. 매카시즘 공세에 아랑곳 않고 기지개를 펴는 노동자투쟁들이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반우파 투쟁이 커질수록 ‘이명박근혜’는 분열할 것이고 우파는 고립될 것이다.



발단은 선거 부정인데, 사건의 귀결은 공안 탄압으로 가고 있다. 저들의 도박이 성공하지 못하도록 하려면 진보진영은 혁신과 구분해서 단결해 싸워야 한다.



□ 떠들썩하지만 보잘것없는 민주당 경선



엎치락뒤치락하는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 과정은 민주당이 처한 모순된 상황을 반영하는 듯하다. 


대주주들인 ‘친노’ 이해찬과 ‘호남’ 박지원이 당내 반발 속에서 ‘이박 담합’을 강행했지만 결과는 혼전 양상으로 가고 있다. ‘이박 담합’이 민주당이 처한 위기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지 않으면서 민주당 내 다양한 세력들이 태클을 걸고 나선 것이다. 


경선이 대선 후보 대리전처럼 진행되면서, 손학규 등 ‘비노’ 진영 대선 주자들이 문재인을 견제하려고 김한길을 지지했다. ‘비전’도 ‘감동’도 없이 이해득실만 난무하는 선거에서 후보들이 각자 자기 출신 지역에서 1위를 하는 등 퇴행적 현상도 계속됐다.   


사실 총선 패배 후 민주당 지도자들은 모두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를 중시하며 지나치게 ‘좌편향’한 것이 문제라는 ‘중도강화론’을 받아들였다. 껍데기뿐이던 ‘진보 시늉’조차 문제 삼은 것이다. 


경선에 참여한 대부분의 후보들이 이런 전제를 공유하고 있다 보니, 경선에서 정치적 쟁점도 형성되지 않았다. 국가관을 핑계로 한 새누리당의 이석기ㆍ김재연 사상 검증과 제명 시도에도 민주당의 입장은 오락가락하기만 했다. 


색깔론 마녀사냥에 대한 대중적 반감이 커지기 시작하자 그제서야 이해찬과 김한길이 ‘매카시즘 공세에 정면 대응하겠다’고 말을 바꾸고 있다. 


사실 지금으로선 누가 민주당 대표가 될 것인지 예측하기 힘들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대여 투쟁 지향적인 사람이 조금 더 유리하지 않을까.→ 이 글은 당대표 경선 결과가 나오기 전 씌여졌다.) 


그러나 선두 그룹인 이해찬ㆍ김한길은 물론이고 3위 그룹인 추미애ㆍ강기정 모두 친기업 정책을 표방해 왔던 전력이 있고, 민주당의 중도 강화론에 동조하고 있다. 


따라서 누가 대표가 돼도 포퓰리즘적 성격 때문에 오락가락하면서도 친자본주의 당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달라질 것 같진 않다. 다만, 새누리당과의 여야관계는 좀더 전투 지향적이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이 와중에도 박지원은 저격수 주특기를 되살려 박근혜 폭로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지지율을 낮추지도 민주당의 지지율을 올리지도 못하고 있다. 박근혜가 싫지만 민주당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들려면 폭로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보진영은 하루빨리 자체 위기를 해결하고 민주당과 차별되는 대안 건설에 나서야 한다. 



※ 이 글은 지난 주에 쓴 글이며, <레프트21> 83호에 축약해 두 꼭지로 나뉘어 실렸습니다. 

☞ 바로 가기 박근혜의 쌩얼 / 민주당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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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근혜’가 막가파식 공안몰이에 몰두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명분으로 ‘국가기구 정화 운동’이라도 벌일 기세다.

5월말 “북한보다 남한의 종북 세력이 더 문제”라며 본심을 드러냈던 이명박은 현충일 추념사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세력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결국 이명박은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을 보인 대법관들이 퇴임하는 자리에 TK·고려대 출신 등 보수 성향 측근 인사들을 채우려 한다. 대법원을 우파의 확실한 진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직 군인이 SNS 매체에 이명박을 비판했다고 군당국의 수사를 받고 자살 시도를 한 사건도 벌어졌다.

박근혜는 이석기·김재연의 의원직 제명을 지지하며 “국가관을 의심받고 있고 국민들도 불안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술 더 떠 새누리당 대표 황우여는 국무총리 출신인 이해찬에게까지 “의원 자격 심사”를 하겠다고 들이댔다.

이명박근혜는 공안몰이로 분위기를 다잡으면서 우파적 정책도 밀어붙이려고 한다.

정부는 KTX 민영화를 임기 안에 강행하겠다고 선언했고, 박근혜는 민생법안 1호로 ‘사내하도급법’을 내놓았다. 이 법은 이미 대법원에서 정규직 전환 판결을 받은 사내하청노동자들을 계속 비정규직으로 두겠다는 법이다.

이런 법을 내놓은 박근혜는 최근 국회의장으로 하나회 출신 강창희를 내정했다. 강창희는 ‘7인회’의 성원인데, 7인회는 박정희와 전두환 등 군사 독재 정권에서 득세했던 원로 일곱으로 구성된 박근혜 후견 그룹으로 최근 그 정체가 드러난 바 있다.



매카시즘 선풍에 걸려 미국에서 쫓겨난 위대한 찰리 채플린. 위 사진은 나치를 풍자한 <독재자>에서 채플린이 검문당하는 장면. 그런데 바로 이 영화가 매카시즘이 문제삼은 작품이기도 하다.



‘국가관’ vs ‘민주주의관’


<레프트21>이 총선 직후 지적했듯이우파는 총선 후부터 집권당 지위와 국회 내 세력관계 우위를 이용해 사회 전반의 세력관계를 우파 우위로 재편하려 시도해 왔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이명박 일당의 권력형 비리가 줄줄이 터지고 최측근들이 구속되는 지경까지 되면서 별 효력이 없는 듯 보였다.

하지만 자체 선거 부정 등의 문제로 통합진보당이 내분과 위기에 빠지고1당 목표 달성에 실패한 민주통합당이 ‘중도화’ 간판으로 오른쪽을 기웃거리면서우파의 기세가 되살아났다.

집권 우파는 통합진보당 위기 뒤에 숨어서 온갖 권력형 비리들이 사람들의 눈에서 멀어지길 바라고대선을 앞두고 야권을 분열시키며진보정치를 위축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저들의 의도가 그렇다는 것과 그 의도대로 상황이 흘러가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물론 정권의 치부를 가리는 데는 일부 효과가 있었다불법 사찰의 몸통이 이명박이라는 사실도이명박 최측근들이 죄다 구속되고 있다는 사실도, 2007년에 이명박의 BBK 의혹을 덮는 데 결정적으로 도움 된 편지가 한나라당이 만든 ‘가짜’라는 사실도 가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호기에서조차도 꾸준히 정권의 치부가 드러나고 공개되고 있는 것은 이명박의 레임덕 위기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부패가 가려진 것처럼 저들의 ‘위기’도 가려졌을 뿐이지 사라진 건 아닌 것이다.


매카시즘 


미국 위스콘신주(州) 출신 공화당 상원의원 J.R.매카시는 1950년 2월 “국무성 안에는 205명의 공산주의자가 있다”는 연설을 해 파장을 일으켰다. ‘반미매국’의 공산주의자 적발이라는 매카시즘 반공 마녀사냥이 시작된 것이다. 1949년부터 상원의 비미(非美)활동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한 매카시는 정부 내 의심세력부터 공격을 시작했지만, 이것은 곧 진보진영과 지식인, 문화계로까지 확산했다.

각종 블랙리스트가 돌고, 동료들을 고발하도록 만드는 마녀사냥의 광풍이 벌어졌다. 
매카시 선풍은 냉전 초기에 냉전 대결을 국내로 들여와 사상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억압한 냉전 우익적 반공 선풍이었다. 이에 저항하는 사람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1954년 상원이 매카시를 비난하면서 사그라들었다. 당시 매카시를 요즘 우리말로 묘사하면 수구꼴통 또라이 정도 되겠다. 



‘명박산성’ & ‘유신공주’


무엇보다 집권 내내 권력형 비리와 민주주의 파괴에 앞장섰던 부패하고 인기 없는 정권의 매카시즘 공세는 오히려 대중의 반우파 정서를 자극해 역효과를 낳고 있다.

존 매카시. 그의 영광은 잠시. 그의 퇴장은 쓸쓸했다. 긴 시야로 보면, 진실은 뜻밖에도 힘이 강하다.

사람들은 매카시즘 공세를 지켜보면서 박근혜와 새누리당에게 ‘군사독재를 지지하는 우파의 국가관과 민주주의관부터 자격심사해야 한다’고 분노한다

집권당을 ‘박근혜 유일체제’로 만든 새 ‘권력자’ 박근혜까지 공안몰이의 선봉에 나섰으니 ‘독재로 회귀한다’는 불안감과 반감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명박산성’과 ‘유신 공주’가 민주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것도 구토나는 일이다.

사실 선거로 당선한 의원을 개인의 사상을 심사해 의원직을 박탈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사실 자기들이 만든 ‘자유민주주의 헌법’조차 부정하는 독재적 발상이다.

우파가 절차적 민주화조차 언제든지 되돌릴 수 있는 악당들이긴 하나, 87년 이후 25년간 대체로 진전돼 온 절차적 민주화를 그 정도로 되돌린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어느 정도는 구조화돼 대중의 의식과 조직, 심지어 주류 정치인들조차 적응해 온 제도와 관행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을 선제공격하자는 꼴통 우파인 <중앙일보> 김진마저 ‘사삼 검증으로 의원직 박탈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고백한다. 사실 새누리당 스스로 ‘합헌적’ 법안을 만드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박근혜와 대선 후보 경쟁 중인 정몽준은 “종북주의 등 사상 문제를 이유로 국회의원을 하지 말라는 입장은 안된다”고 박근혜를 비판했다. (물론 우파 재벌 정치인이 진심으로 매카시즘에 반대하리라 믿을 순 없다.) 

이처럼 우파의 필사적인 마녀사냥 공세는 아직까지는 도리어 사회 세력관계에서 우위에 서지 못한 자신들의 처지를 보여 줄 뿐이다

우파 천국은 저들의 목표일 뿐이고, 그것은 저들 스스로 큰 정치적 희생을 치르는 도박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아예 그런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 점에서 저들에게 문제는 박근혜가 그런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냐는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식 권위주의는 우파들 안에서조차 반발을 살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의 지지 확장성의 한계는 우파 안에서 새로운 도전자들이 등장하게 만들 것이고, 이명박의 부패 천성은 계속해서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할 것이다. 

정치적으로 실패한 우파 정권의 집권당 새 지도자가 단기간에는 위기감을 자극해 매카시즘 공세에 우파를 동원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그것을 자신을 중심으로 하는 권력 체제로 굳힐 정도로 갈 수 있냐는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권력, 즉 이명박 문제가 미래 권력으로 박근혜가 서는 데 계속 걸림돌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세력관계는 그것을 굳힐 힘이 저들에게 없다는 걸 보여 준다. 

이런 상황에서 저항이 존재한다면, 집권당이 유일체제로 갈수록 분열 위험성은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경제 위기


531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 참석자들은 “세계경제가 ‘잃어버린 10년’을 맞을 수도 있다. 한국은 금융보다 실물경제 타격이 클 것”이라는 데 모두 공감했다.

경제 위기 재발 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서 이들은 또다시 정당성의 위기와 기층의 저항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실 이 경제 위기 공포감이 저들이 매카시즘 무리수를 두도록 만든 위기감의 뿌리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참에 위기에 빠진 진보정치세력을 할 수 있는 한 최대치로 약화시켜 놓는 것이 저항의 섟을 미리 죽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이쯤에서 동요하던 민주통합당도 태도를 바꿨다

민주통합당은 그동안 우파의 눈치를 보며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에 협조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내 왔다그러나 최근 당대표 경선 중인 이해찬과 김한길 등이 ‘새누리당의 매카시즘에 정면 대응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대중의 반감이 성장하는 것에 영합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민주화 반동의 정도가 지나치다는 실질적인 반감도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그 칼춤이 민주당의 일부에게까지 번졌으니 말이다. 

민주당이 통합진보당 공안탄압까지 진지하게 대응할 리는 없다고 본다. 이·김 제명 문제는 19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 지렛대 정도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물론 새누리당도 이런 협상에 응하면서 진보정당을 배제하는 양당 구조를 굳히려 할 수 있다.

필사적인 공세 속에서도 이미 대중의 반감과 절차적 민주주의의 일정한 구조화 때문에 균열 조짐이 집권당과 정치권 안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우파의 필사적인 매카시즘 공세는 자신감의 발로가 아니라 위기감의 발로이미 전세 굳히기가 아니라 전세 역전을 노린 도박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또한 언론 파업 등 곳곳에서 노동자들의 투쟁도 공안 정국 조성 기도에도 굴하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 

그럼에도 진보진영이 민주당과 야권연대로 정권을 바꾸겠다는 단순한 전략만 가지고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도박은 전부는 아니더라도 본전 이상을 거둘 수도 있다.

따라서 진보진영은 몇 가지를 유념하며, 광범위한 단결로 반우파 대중투쟁을 구축하려 해야 한다. 반우파 투쟁이 강해질수록 ‘이명박근혜당’은 오히려 분열할 것이고, 우파는 고립될 것이다. 

첫째이명박을 ‘죽은 권력’이라고 무시해선 안 되고, 애써 감추려는 치부를 철저히 폭로하고 맞서야 한다. 

이명박의 부패는 여전히 집권 우파의 아킬레스건이며분열의 씨앗이다무엇보다 국가 탄압과 우파 정책 집행자는 여전히 이명박이다.

둘째박근혜의 우파적 본질을 폭로해야 한다.

박근혜와 우파는 안보 공세로 정치 지형이 우경화할수록 거추장스런 복지 흉내를 벗어던질 것이다.

셋째, 민주당에 의존하면, 일관되게 대중의 반우파 정서를 대변하며 투쟁을 건설하기 힘들다.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는 총선 이후 민주당 중도화론자들의 주장이기도 하다. 그런 당이 지금은 또 ‘매카시즘’이라며 우파와 싸우고 있다

민주당에 의존하면 이런 좌우 오락가락하기에 투쟁의 중심이 흔들리게 된다.

넷째, 통합진보당의 내부 선거 부정 문제 해결 노력은 지속하되, 공안 탄압에 맞서서는 단결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석기·김재연은 당권파로서 정치적 책임을 지라는 차원에서 사퇴가 제기된 것이다. 사퇴 요구 지지 여부를 떠나 그들이 사상 문제로 의원직을 박탈당하는 것은 진보정치에게 강요된 후퇴다. 검찰이 선거 부정 수사한답시고 관계도 없는 통합진보당 당원 명부를 훔쳐간 것을 봐도, 저들의 목적은 처음부터 공안 탄압에 있었다는 것을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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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이 <경향신문> 사실상의 절독 선언을 했다[각주:1]. 진보정당과 개혁 언론의 충돌은 흔한 일이 아니다.

발단은 <경향신문> 10월 1일자 사설이다. 이 사설은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하면서, 이를 비판하지 않는 민주노동당도 함께 비판했다. 민주노동당은 그 직전 외부에서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3대 세습을 비판할 수 없다고 논평한 바 있다.

북한은 자본주의 계급사회

북한 지배계급은 수십 년 만에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의를 열어[각주:2] 김정일의 3남으로 알려진 김정은을 초고속 승진시켰다. 김정은은 북한군의 대장과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군 경력도 없고 서른도 안 된 인물이 사실상 최고 권력자의 지위 승계를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북한 체제가 사회주의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사회주의는 원리상 단지 몇 년에 한 번 대통령을 뽑는 자본주의의 민주주의와는 비교할 수 없이 민주적이다. 정치는 경제적 결정을 다루는 과정이 될 것이고, 무엇을 얼마나 생산하고 소비할지는 자유로운 대중들이 협력적으로 수요를 조사하고 토론하며 투표를 거쳐 결정할 것이다.

이런 권리들이 설사 외부적 요인으로 일시적으로 제약되더라도, 말그대로 그 제약이 일시적이어야 하며, 그것을 보장할 최소한의 기초적 권력은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사회적 지위에 따라 부와 권력이 애초에 불평등하게 배분돼 고착화된 사회다. 최고 지도자 지위의 세습은 두드러진 한 사례일 뿐이다.

명백한 계급사회인 것이다. 어떤 계급사회일까? 북한 경제는 국경 밖 자본이나 군사력과 벌이는 경쟁이 경제의 우선순위와 형태를 강제한다는 점에서 원리상 자본주의다. 폐쇄적 국가‘자본주의’라고 부를 수 있는 이 체제는 핵과 인공위성, 중공업 같은 경쟁과 자본 축적의 필요가 인민의 배고픔보다 우선시된다.

이들 국가자본주의 경제는 한때 유행하고 성공하기도 했다. 그래서 북한은 1970년대 후반까지 남한보다 더 빨리 성장했고, 1980년대 초반까지는 남한보다 더 잘 산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체제도 서방의 시장자본주의 경제와 마찬가지로[각주:3] 자본주의에 생래적인 주기적 경제위기를 겪어 왔다. 1980년대 후반부터 취약해진 북한 경제의 경쟁력은 옛 소련의 붕괴 후 역내 시장마저 잃어버리면서 더욱 약화됐다. 대홍수로 식량 기근까지 겹친 1990년대 중반부터 북한 경제는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가 볼 때, 김정은 권력 승계는 북한 지배계급의 호언장담과 달리 북한 체제가  지속적인 위기 상태라는 걸 보여주는 사건이다. 북한 지배계급이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권위, 일당 체제를 정당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 그나마 경제와 생활수준이 성장하던 시기에 최고지도자였던 김일성 ‘주석’의 후광 뿐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그것이 김정일이 주석 자리를 공석으로 둔 채 ‘유훈 통치’를 한 배경인데, 그 방식을 유지하려니 검증된 지도력이 아니라 그 혈통과 군부의 지지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인 것이다. 선군(先軍)정치는 이번에도 강조됐다. 물리적 억압력에 의존하는 것이다.

이번 당 대표자회는 이 때문에 조선노동당 규약도 손 봐야 했는데, 공산주의 등 명목상
용어 대신 김일성-김정일로 이어지는 '혁명전통'을 공식화하고, 그에 대한 '계승성'을 강조”했고 “선군(先軍)혁명이 추가됐다.[각주:4]

주체 혁명은 이제 권력세습과 군부를 앞세운 선군정치를 뜻하는 것이 됐다.



북한 비난하는 남한 지배자들의 위선

이것을 한국의 우파들은 김씨 왕조의 권력 세습이라고 비판했는데, 이것은 매우 위선적인 상징 조작이다. 

북한을 봉건왕조로 묘사하는 것은 남한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가 북한 ‘사회주의’(진실은 가짜 사회주의)보다 근본에서 더 우월한 체제라는 것을 깔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개인 왕조 체제인 것도 아니다. 북한은 관료적 자본가들의 집단 지배체제다[각주:5]

북한 모델이 진보적 대안 사회가 결코 될 수 없지만, 우파의 북한 비판과 선을 그어야 하는 이유다. 이 점을 혼동한 많은 좌파들이 냉전시대에 반공주의로 전향했다[각주:6]

그러나 권력과 부의 세습이란 점에서 남북이 다르지 않다. 대표 사례인 <조선일보>와 삼성재벌의 세습은 그것이 일개 기업이나 돈 더미 정도가 아니라 한국 사회 주류 중의 주류로서 보유한 권력까지 세습된다[각주:7]는 점에서 북한과 다르지 않다.

몇 년에 한 번 투표권이 있으며, 그나마 뽑힌 뒤 별 헛짓거리를 하고 다니는데도 어떻게 할 수 없이 임기 채우기만 기다려야 하는 자유민주주의도 허술하고 비민주적이긴 마찬가지다.

남한도 진정한 권력은 세습되고 있다. 진정한 통일과 남북 닮아가기는 남북 고위층에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두 사회가 자본주의적 계급 사회라는 공통점에 기초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양쪽 지배자들이 서로 상대 존재를 핑계로 내부 불만을 잠재워온 적대적 공생관계의 역사는 바로 지배계급이라는 공통적 속성에서 비롯한다. 

그래서 한국 사회 주류의 비판은 반박꺼리일 뿐 진지한 고려 대상이 아니다[각주:8]그렇다면, 진보진영 안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접근법 문제인데, 이 점에선 일단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논평을 비판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진보의 대안 될 수 없어

진보와 좌파의 보편적 기준에 북한의 권력 승계(외교적으로 좋게 표현하면)는 당연한 비판 대상이다. 무엇보다 그런 행위를 사회주의의 이름으로 한다면 지나칠 수 없다. 좌파의 신용이 걸린 문제기 때문이다.

사회주의자가 아니더라도 다수 대중의 진정한 이익과 의견 참여가 반영되는 체제가 진보진영에서 대강 합의 가능한 대안적 민주주의의 모습이라면, 북한의 권력 체제가 이를 봉쇄하고 억압하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논평에서 좀더 세련되게 내재적 접근론과 남복관계 고려론을 펴는데, 여기에 비판받을 대목이 있다. 우선 오직 북한 정권의 문제에 대해서만 내재적 접근론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지 북한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는 논평은 사실상 북한 체제의 비진보성에 눈 감겠다는 선언이다. 권력과 부의
세습이나 비민주성을 비판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안에서 체제 비판을 할 때 일관성의 문제가 생긴다. 삼성과 <조선일보>의 세습이 좋은 사례다. 한편, 국제적으로 제국주의를 비판할 때도 일관성 문제가 제기된다. 그들에게도 내재적 접근법을 써야 하나.

이정희 대표[각주:9]는 북한 최고 지도자를 비판했을 때 늘 대북 관계가 악화됐다며 이 논평을 정당화한다[각주:10]. 이 대표가 이 나라나 미국의 관료와 우익들이 평소에는 적대시하다가 북한 정권과 우호 관계가 필요할 때는 찬사를 늘어놓는 이율배반을 지적하는 것은 옳다[각주:11].

하지만 한반도에서 각 국의 관계를 결정하는 가장 핵심 요인은 미국의 패권전략과 여기에서 파생되는 한반도 주변국들의 관계지, 남한 정당들의 태도가 아니다. 1994년 정상회담 추진에서 급작스런 전쟁위기로, 1998년 햇볕 정책 아래서 서해교전을, 2000년 냉각 국면에서 정상회담으로 등 이런 변화는 미국의 태도 변화가 주요 변수였고 남한 정권은 종속변수였다. 

또한 미국의 전쟁 협박 같은 게 아니라 진보적 비판을 이유로 북한 정권이 거칠게 나온다면 그것은 북한 정권이 나쁜 거지 우리 잘못이 아니다. 우리가 이명박이나 삼성 이건희 일가를 깐다고 그들이 권력을 동원해 억압하면, 그게 그들이 나쁘기 때문이지 우리 탓인가.

미국 제국주의나 한국의 냉전 우익의 색깔 공세와 진보진영의 북한 비판을 구분하지 않고 싸잡아 매카시즘으로 치부하는 것은 명백한 오류다. 진보도 북한 체제를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쟁점이 된 <경향신문> 사설도 논점을 바꿔버렸다는 것이다. 사설에서 4분의 3 정도는 북한 비판과 북한 체제를 비판 못하는 민주노동당 논평의 약점을 비판하는 데 할애돼 있다. 여기까진 사실 문제 없다.  

그러나 사설은 글 말미에서 민주노동당이 “북한 체제를 비호하고, 나아가 상부로 간주한다는 비판에 부딪혀 분당이라는 아픔까지 겪은 바 있다”며 ‘종북’ 쟁점을 꺼낸 뒤,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북한 비판을 거부하는 것은 “냉전적 사고의 잔재”라고 말한다. 

냉전적 사고를 보통 남(南) 아니면 북(北)의 편에 서서 상대편을 죽이려는 사고 방식이라고 본다면, 경향의 사설이 민주노동당 지도부에게 냉전적 사고라고 비판하는 것은 이들이 북한을 ‘상부로 간주하며’ 남의 체제와 대결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에둘러 표현했지만 사실상 ‘민노당 종북론’인 것이다[각주:12]

이 때문에 민주노동당 지도부에게 입장을 바꿔달라는 경향의 호소는 마치 민주노동당 지도부에게 스스로 종북이 아님을 증명하라는 것처럼 돼 버렸다[각주:13]. 이정희 대표는 분명하게 이 점을 이유로 내세워 자신은 말하지 않을 권리를 사용하겠다고 답했다. 

이런 반응은 이해가 가는 면도 있지만, (경향 사설에 대한 판단과는 별개로) 모든 비판을 싸잡아 반공주의로 몰아가는 것은 과도한 면(역편향)이 있다고 본다. 국가 탄압으로 촉발된 논쟁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엔 아마 예상 못한 3대 세습이 자주파 내부에서도 혼란을 일으킨 게 과도한 대응의 주관적 배경이 아닌가 싶다.

유감스런 경향의 종북 공격

사실, 유럽의 스탈린주의 공산당들이 옛 소련의 정치적 국경수비대 구실을 한 역사가 있다. 남한의 자주파도 그런 경향이 없잖아 있고, 앞으로도 그럴 의향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옛 공산당들이 각국 진보운동의 자체 구조와 문화, 맥락을 완전히 무시하고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남한의 자주파도 남한 진보적 대중의 지지를 받아야 정치적으로 생존 가능하므로 친북 성향이라 할지라도 보통은 남한 정치의 맥락을 더 중요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남한의 자주파가 한미fta에 반대하고, 비정규직 투쟁에 연대하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해 대중행동 건설에 참여했을 때, 그것은 북한의 지령에 따른 것
(종북주의)이었나. 그렇다면, 비친북 좌파나 엔지오들은 북한의 지령에 따른 행동에 부화뇌동한 것인가.

이런 논리적 귀결 때문에 자주파를 일방적으로 종북주의로 내모는 것은 자기 얼굴에 침뱉기하는 것이다[각주:14]. 종북이란 용어가 뉴라이트에게서 시작한 것은 우연이 아닌 것이다.

북한 정권의 3대 세습을 비판하는 문제라면 누구나 한마디 거들 수 있고, 비판하기 뭣 하면 입을 다물면 된다[각주:15]. 진보진영 안에서 외교적 고려가 우선이냐, 가치가 우선이냐 등을 가지고 논쟁할 수 있다. 더 근본적으로 북한 사회가 사회주의인지, 정말 대안 사회의 자격이 있는지 토론해야 한다. 

그리고 종북론을 들먹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진보적 관점에서 북한 체제를 비판하고 자주파의 오류를 지적할 수 있다. <레프트21>은 종북론에 의존하지 않고도 북한 3대 세습과 자주파의 무비판적 태도를 비판했다.(☞ 관련기사 ①이것이 사회주의인가 / ②당대표자회의 정치적 배경 / 다음 호에도 추가 기사가 실릴 예정이다[각주:16])

사실, 민주노동당 안의 자주파 지도부가 3대 세습을 찬양하는지, 혼란스러워 하는지, 비판하는지 개개인들의 정확한 속내는 아무도 모른다. 민주노동당 당원 전체는커녕 범엔엘 경향의 내부 의견 분포도 정확히는 모른다.[각주:17]

그런데 <경향신문>처럼 당 전체를 싸잡아 “종북이냐, 아니냐” 묻고 증명의 책임을 상대에게 떠넘기는 방식은
레드컴플렉스를 자극할 수도 있어 위험할 수 있다.[각주:18] 

내가
마르크스주의 시각에서 북한 체제와 그 옹호론을 강하게 비판하고, 북한 체제 비판을 무조건 매카시즘으로 몰아가는 자주파 일부의 대응 방식을 싫어하면서도, 경향발 종북 소동이 찜찜한 이유다.

남한에서 북한 비판은 차고 넘친다. 문제는 어떤 비판이냐다. 진짜 쟁점은 북한이 사회주의냐, 아니라면 무엇이냐, 진보의 대안 사회는 무엇이냐가 돼야 한다.




 

  1.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은 경향신문에 항의문을 보내고 보도를 시정하지 않으면 절독 운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이 논조를 바꿀리 없으니 울산시당은 이미 절독을 선언함 셈이다. 결과는 우려스럽다. [본문으로]
  2. 이번 3차 당대표자회는 1966녀 제2차 회의 이후 44년 만에 처음 열리는 회의다. [본문으로]
  3. 2차대전 시기부터 1960년대 말까지는 서방까지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국가자본주의 형태가 큰 흐름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국가자본주의는 1930년대 대공황이 자유시장이나 미약한 국가개입에 맡겨서는 해결될 수 없다는 게 드러났고, 세계대전으로 주요 국가들이 국가통제 전시경제로 가면서 실업과 과잉생산이 해서된 것 때문에 유행하게 됐다. 이 체제의 선구자는 1930년대 옛 소련과, 나찌 독일, 일본이었다. [본문으로]
  4. 통일뉴스 9월 29일치 기사 인용. ☞ 개정된 北노동당 규약 서문, '공산주의' 문구 빠져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1961 [본문으로]
  5. 이 말은 김정일이 그랬듯이, 김정은도 북한 지배계급 핵심 집단에게서 최고지도자로서 검증과 인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본문으로]
  6. 심지어 일부 트로츠키주의자들마저 그랬다. 이들 일부는 네오콘이 되기도 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교훈이다. [본문으로]
  7. 김정은은 아마 세습 선배인 <조선일보> 사주 일가를 보면 “방가방가” 하고 인사할지도 모른다. 조선일보 사주 방씨 일가는 가계도 상으론 무려 4대째 세습이다. 2대 방우영/일영 형제는 사실 방응모의 양손자다. 김1성 가문이 3대 세습에 성공하려면 ‘남조선’의 ‘3성’ 가문을 보고 배워야 한다. [본문으로]
  8. 그들이 친미 독재 국가인 이집트나 싱가포르의 정권 세습이나 사우디아라비아 왕정, 후세인 시절 이라크, 중국 등을 이런 문제로 비난하는 걸 거의 보지 못했다. 심지어 2000년 미국 대선에서 부시가 대권을 강탈하는 걸 전 세계인이 지켜봤는데, 뭐라 한마디 했던가. 한국 주류 우익들의 북한 비난은 남한에서 좌파의 신용을 떨어뜨리려는 매우 의도적인 위선이다. [본문으로]
  9. 이정희 대표가 다음 블로그에 쓴 “진보임을 인정받기 위해 한 마디만 해 보라고?- 경향신문 9월31일자 사설에 대해” 라는 글이 논쟁이 되는데, 찬반을 떠나 아무도 말하지 않는 진실이 있다. 9월은 31일이 없다. 해당 사설은 10월 1일치다. (☞ http://blog.daum.net/jhleeco/7701325) [본문으로]
  10. 물론 이런 외교적 이유로 미국이나 한국 정부는 정부 차원에서는 가치 판단을 담은 논평을 내지 않았다. 그 점에서 이정희 대표의 견해는 자주파적이라기보다는 햇볕정책의 자장 안에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본문으로]
  11. 예를 들어,동아일보는 주석궁에 김일성의 보천보전투를 보도한 기사를 황금본으로 만들어 가져갔다. [본문으로]
  12. 암튼, 친북과 종북 두 용어는 쓰는 쪽에서나 받아들이는 쪽에서나 그 맥락이 다르다. [본문으로]
  13. 민주노동당의 자주파 지도부도 이 점을 민감하게 느껴 강하게 반발하는 듯하다. 경향신문의 후속 기사 제목도 자극적이다. [본문으로]
  14. 이 자기얼굴 침뱉기를 피하려면 자주파를 진보가 아닌 것으로 취급하면 된다. 종북론이나 반공주의를 수용하는 진보진영 일부가 자주파를 적대시하는 종파주의에 빠지는 것은 이런 논리의 귀결이라고 본다. [본문으로]
  15. 대한민국에서 북한 욕하기는 쉽다. 내가 진중권을 다룬 글에서 지적했듯 지배적 ‘상식’에 부합하는 것이니까. 그러나 국가보안법이 북한 체제를 명백히 비판하고 반대하는 좌파까지 처벌하는 것을 보면,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 체제를 어떻게 비판하는가다. 북한을 비판할 때도 남한보다 못한 체제로 비판하는 것과 남한처럼 권력과 부가 독점 세습되는 똑같은 자본주의 계급사회라고 비판하는 것은 다르다. [본문으로]
  16. 박노자 교수도 10월 1일자 레디앙 칼럼을 통해 북한‘만’ 악마화하는 경향을 비판했다.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후보도 맨처음 북한만 비판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세습 문제에서 남북 모두 비정상국가라는 논리로 바뀌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본다. 물론, 그럼 정상국가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은 남지만 말이다. [본문으로]
  17. 내부에 있을지도 모를 혼란과 외부적 부담을 모두 고려해 북한 체제를 비판하지 않겠다는 견해를 낸 것으로 보인다. [본문으로]
  18. 아니나다를까 후속 보도에서 경향은 북한 세습 비판을 이유로 민노당이 반발한다고 제목을 달았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종북 낙인찍기에 반발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절독 선언 같은 건 완전 에러다. [본문으로]
Posted by 단도직입[單刀直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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