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9대 총선 단상 메모
새누리당의 어부지리
민주통합당의 한계와 실패
통합진보당의 성장과 아쉬움
1.
강력한 위기감과 반한나라 정서를 반MB 정서로 국한시키려는 박근혜의 쇄신·희석
사기극, 우파 결집용
의제 몰입 등으로 보수적 대중이 새누리당으로 결집. 친박연대 흡수통합, 자유선진당 몰락, 국민생각 유명무실 등 다른 우파 정당이 그 과정에서 희생됨.
한마디로, 새누리당이 살려고 자유선진당 등을 몰락시키면서 우파 결집을 했는데도, 새누리당의 성적은 18대 때보다 한 석이 줄었다.
그 결과, 18대와 비교하면 우파 정당들의 의석도 줄었고, 투표율이 올라갔는데도 비례 득표수는 18대 수준.(18대 한나라+친박연대+자유선진>19대 새누리+자유선진)
→ 양극화의 오른쪽이 새누리로 집결해 과반 확보했지만, 우파의
질적인 성장과 승리는 아닌 이유. 이는 여전히 이들이 대선을 앞두고 불안과 분열 요인을 안고 있다는 뜻. 축구로 비교하면, 야권은 이명박만 전담 바크하다가(反MB만 하다가), 박근혜를 놓친 것.
2. 문제는 민주당 중심의 반MB 야권연대에 있었다. 정확하게는 경제 위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정치 양극화의 왼쪽 극을 수렴하기엔 야권연대를 주도한 민주통합당이 부족한 당이라는 것.
그동안의
선거 실적과 광범한 반한나라당 정서를 고려할 때, 결국 새누리당에게 과반을 허용한 것은 대중이 여전히 도로열우당에 불신이 남아있다는 걸 보여 줌. 민주당은 야권연대의 도움을 얻어 18대보다 의석를 대폭 늘렸지만, 적극적 투표 동기를 줄 만큼의 대안적 매력은 없다는 한계가 드러남. 호남 지역에서 통합진보당의 선전도 이를 방증.
박근혜는 이 약점을 이용,
노무현과 이명박 모두와 거리를 둔 이미지 형성에 주력했음. 첨예한 양극화를 배경으로 봤을 때, 이런 과정에서 민주당의 보수적 지지층 일부는 박근혜에게 옮겨갔을 가능성 있음.(광주의 이정현 선전이 그 사례?)
→ 민주당 중심의 야권연대는 정치 양극화의 왼쪽을 담기엔 부족하고 부적절한 구조. 친노를 앞세운 반MB 연대 전략의 명백한 한계. 기대만큼 높지 않은 투표율도 이 문제. 진보정당은 선택적·제한적 야권연대로 대처했어야.
3. 약점의 내용: FTA, 해군기지는 물론이고, 여러 문제에서 실행은 없이 말만 번지르르해 오던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선거전에 돌입하자 말조차 아끼면서 적극적으로 투표해야 할 동기를 제공하지 못했다.
특히, 선거 막판 최대 호재일 수 있던 불법 사찰 문제에서 완벽한 무능을 보여 줬다. 사찰 원죄가 있는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이명박의 자해공갈에 무기력하게 꼬리를 내렸고, 야권연대를 신주단지처럼 모시던 통합진보당 지도부는 민주당을 비판할 수 없어, 이 문제에서 이슈 주도력조차도 발목잡혔다. 이 상황에서 박근혜는 ‘나도 피해자’라며 물타기 시도하며 이명박과도 차별화하는 꼼수 발휘.
4. 진보정치 전체로 보면, 반새누리·비민주당 급진화 속에서 성장 가능성 확인.
통합진보당은 야권연대의 도움을 얻어 수도권과 호남에 지역구 교두보를 마련. 호남에서 민주당과 맞붙어 지역구 당선과 정당비례 약진을 이뤄낸 것도 성과. 8년 만에 열 석을 돌파해 13석을 얻었다. 정당비례도 18대와 비교하면, 득표수 크게 성장.
정당비례를 보면, 통합진보당+진보신당+녹색당=11.91%(254만여 표). 최고치였던 17대 13.2%(277만여 표)보단 못해도 18대 민주노동당+진보신당=8.62%(147만여 표)보다 득표수 크게 증가. (득표율은 크게 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데, 2010년 지방선거 때 민주노동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지지율 합계 약 17%보다 저조. 무원칙한 통합이 정체성이 다른 대중의 지지율 단순 합산으로 이어지지 않을 거라는 경고가 옳았음을 보여 줌)
→ 진보정치가 양극화의 왼쪽 중심축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인 것.
4-1. 통합진보당의 수도권 약진에는 야권연대의 실리적 측면이 도움이 됐다. 그렇지만, 진보정치 스스로 어느 정도 기반을 만들어 온 지역들에서, 오래도록 진보진영을 대표하던 지도자들의 당선이란 점에서 단순히 야권연대
수혜라고만 할 수 없다. 영남 진보벨트의 노동자 밀집지구에서도 득표 수준을 보면, 분열로 낙선은 했지만, 계급투표는 꽤 이뤄졌다고 봐야 한다. 호남에선 민주당과 경쟁해 당선했다.
5.
반면에 야권연대 의존 노선은 정치의 내용을 후퇴하게 했다. 예를 들어, 불법 사찰의 본질이 노동운동 감시·통제라고 봤을 때, 피해 당사자이기도 한 통합진보당이 민주당 눈치를 보느라 정권심판 투쟁 건설로 이어가지 못한 것은 문제다. 특히, 앞으로 박근혜당 과반 국회에는 투쟁 구축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유감스럽다.
야권연대를 맹신해 통합진보당이 민주당의 보수적 지지층을 의식하다가 막상 전통적인 진보정당 지지층에서는 실망감을 낳기도 했다.
5-1. 일부 지역에선 후퇴도 함. 영남 노동벨트가 그곳이다. 우경적 통합으로 노동중심성이 후퇴한 영향, 진보정당간 분열과 불신(이건 진보 양당 모두 책임이 있다. 진보 일부의 종파주의도 문제다.)이 이곳에서 전패하는 뼈아픈 결과 낳음. 분열과 함께 전국적으로 출마 후보가 너무 적은 것도 정당 득표의 더 큰 성장에는 제약이 된 듯.
5-2. 한국 진보정치의 발전 수준이나 제도상의 제약을 고려할 때, 당선을 목표로 하는 선거주의 진보정당의 분화는 시기상조인듯. 진보신당의 몰락과 녹색당의 저조한 성적을 보니 그렇다. 그럼에도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은 불필요한 갈등으로 거제와 창원에서 최소 두 석을 날려 버렸다. 그 점에서 지난해 [서로 다른 이유지만] 통합진보당 당권파와 진보신당의 사실상 진보통합 회피와 태업은 여전히 유감스럽다.
6. 단상을 급하게 메모한 형식이라 조금 중언부언한 감이 없지 않은데, 종합적으로 볼 때, 박근혜의 어부지리 부상으로 더는 반MB만으로는 유의미한 진보라 할 수 없다. 그런 순진한 태도가 오히려 욕심에 못 미치는 지금의 총선 결과를 낳은 것이다. 그런 어리버리함을 배경으로 안철수의 조기 등판도 예상해 볼 수 있다.
명실상부 ‘이명박근혜’ 정권으로 가는 것은 우파나 반우파 진영 둘 다에게 위기이자 기회다. 총선 득표수를 계산하면, 우파 본색 전략·‘이명박근혜’ 동맹은 박근혜에게도 위험하다.
박근혜를 포함한 反우파 투쟁으로 가야 한다. 反우파 투쟁을 일관되게 수행할 수 있는 진보정당이 성장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선 그 가능성을 분명히 보여 줬다. 이 방향은 민주당과 상당한 긴장을 낳을 것.
6-1. 득표로만 보면, 야권연대론자들에게는 대선에서 야권연대를
더 강화해야하는 걸로 보이겠지만, 지금 ‘민주당 중심의 묻지마 야권연대’는 이명박근혜
정권 심판의 민심조차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라는 것이 드러났다.
민주당의 보수적 지지층을 끌어당기려다 급진화하는 청년층을 실망시킨 것이다. 여전히 반새누리(우파)·비민주당 급진화 정서가 유력하고 중요한 축이다. 이는 수도권 중심의 청년세대의 정서이기도 하다. 이들의 세대공감에는 계급적 불만이 깔려 있고, 여기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민주당의 약점과 불신 요소는 여기에서 나온다.
애초에 민주당과 진보정당의 야권연대는 이런 정서의 민주당 왼쪽 대중(특히 청년세대)이 민주당만으로는 계급적 불만이 제대로 대변되지 않고, 반우파 승리가 힘들다는 생각에서 요구한 것이다. 그러므로 중도정당으로서 자신의 좌우를 살피는 민주당의 ‘좌클릭’은 불안정과 동요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1:1 구도에서도 민주당이 충청과 강원, 야심차게 도전했던 부산 등에서 재미를 못 본 것은 민주당 오른쪽 지지자들을 박근혜에게 빼앗겼기 때문일 수도 있다. 좌우 양극화인 것이다.
이는 총선 후 민주당의 명목상 ‘좌클릭’조차 내부 도전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진보진영이 야권연대에만 의존하는 것이 갈수록 불편해지는 이유다.
진보정당은
민주당에 발목잡히는 ‘묻지마 야권연대’와 연립정부 전략 맹신을 버리고, 주요 쟁점에서 진보의 정체성과 독자성을 재확립하고, 노동중심성 복원과 진보진영의 단결에 주력해야 한다. (진보적 투쟁 중심의 반박근혜 연대?)
야권연대의 부정적 측면에서 우리는 투쟁이든 선거든 진보가 잘 하려고라도 정치적 쟁점들에 올바른 입장을 취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중요한 쟁점들에서 일관되고 차별성있는 진보의 대안을 제시하며 인내심있게 투쟁을 건설해 올해 ‘이명박근혜’ 정권과 맞서도록 해야 한다.
■ 18대와 19대 총선 정당비례 득표와 의석수 비교
□ 18대
*우파 정당
한나라당 6,421,727(37.48) / 지역구: 131 비례: 22 총 153석
자유선진당 1,173,463(6.84) / 지역구: 14 비례: 4 총 18석
친박연대 2,258,750(13.18) / 지역구: 6 비례: 8 총 14석
18대 비례 의석을 얻은 우파 정당 정당비례 총득표: 9,853,940 / 총 185석
*비우파 정당
통합민주당 4,313,645 (25.17) / 지역구: 66 비례:22 총 88석
창조한국당: 651,993 (3.80) / 지역구: 1 비례: 2 총 3석
민주노동당 973,445 (5.68) / 지역구: 2 비례:3 총 5석
진보신당 504,466 (2.94)
18대 비례 의석을 얻은 비우파 정당 정당비례 총득표: 5,939,083 / 총 96석
18대 비우파 4개 정당 정당비례 총계: 6,443,549
18대 진보 양당 정당비례 득표와 의석: 1,477,911 (8.62%) / 총 5석
□ 19대
*우파 정당
새누리당 9,129,226 (42.80) / 지역구: 127, 비례: 25 총 152석
자유선진당 689,843 (3.23) / 지역구: 3, 비례: 2 총 5석
19대 비례 의석을 얻은 우파 정당 정당비례 총득표: 9,818,569 / 총 157석
*비우파 정당
민주통합당: 7,775,737 (36.45) / 지역구: 106, 비례: 21 총 127석
통합진보당: 2,198,082 (10.30) / 지역구 7, 비례: 6 총 13석
진보신당: 242,995 (1.13)
녹색당: 103,811 (0.48)
19대 비례 의석을 얻은 비우파 정당 정당비례 총득표: 9,973,819 / 총 140석
19대 비우파 4개 정당 정당비례 득표 총계: 10,320,625
19대 진보 3당 정당비례 득표와 의석: 2,544,888 (11.91%) / 총 13석
■ 서울의 득표수 비교
18대 총선 한나라+친박연대+자유선진 203만여 표
2010년 서울시장 선거 오세훈(2,086,127)+지상욱(00,032)=2,176,159
19대 총선 한나라+자유선진 203만여 표
18대 총선 통합민주당(1,037,469)+민주노동당(138,751)+창조한국당(169,787)+진보신당(148,363)=148만여 표
2010 서울시장 선거 한명숙(2,059,715)+노회찬((143,459)=2,203,174
19대 총선 민주통합당(1,751,344)+통합진보당(484,735)+진보신당(67,826)=230만여 표